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574)
573화 Pronto (3)
2016년 3월 24일. 대한민국.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화랑로 260. 안산와~스타디움.
.전반 00분
대한민국 0 : 0 레바논
&Match-Up`s Best Eleven(대한민국/상대팀)
&Tactics(대한민국/상대팀) : 4-3-3/4-2-3-1
GK ? 김승규 / GK ? 메흐디 칼릴
RB ? 김다온 / RB ? 누르 만수르
CB ? 김영권 / CB ? 모하마드 타한
CB ? 홍정호 / CB ? 유세프 모하마드
LB ? 김진수 / LB ? 왈리드 이스마엘
DM ? 기성용 / CM ? 조안 우마리
RAM ? 이재성 / CM ? 모타이즈 주나이디
CM ? 정우영 / RAM ? 아드난 하이다르
CM ? 구자철 / CAM ? 압바스 아트위
LAM ? 손흥민 / LAM ? 하산 마투크
ST ? 황의조 / ST ? 수니 사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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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의 몰수패 처분으로 우리의 최종예선 통과는 사실상 확정되었다. 그렇지만 오늘 경기는 여전히 중요한데, 오늘 이겨야 최종예선 톱시드를 확보할 수 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다른 의미도 있다.
삐?익!!
중국 출신의 닝 마(Ning Ma) 주심이 휘슬을 불고, 레바논이 선축을 가져가며 경기가 시작된다.
최후방에서 곧장 이쪽으로 볼이 넘어오지만, 다소 길었던 축구공은 그대로 사이드라인을 빠져나간다.
“다온아, 여기.”
“…….”
난 일단, 스로인을 영권이 형에게 보냈다.
.
(박성문) – SBS 해설위원
“많은 축구팬들이 의아해합니다. 이미 최종예선이 통과된 상태에서 한 경기를 위해서 꼭 유럽파까지 불러야 했느냐고 말씀들을 하시는데요. 실은 최근 유럽파 선수들의 사정이 썩 좋지 못하지 않습니까? 김다온과 구자철, 홍정호, 이청용 정도를 제외하면 딱히 주전으로 뛰는 선수는 없는 상태거든요.”
(배정세) – SBS 아나운서
“경기 시작 전에도 조금 말씀드렸습니다만, 김진수 선수는 6경기. 박주호는 10경기를 연속해서 결장했습니다.”
(박성문)
“네. 기성용과 문선민은 부상에서 복귀한 지 얼마 안 됐고, 석현준 선수도 교체로만 10분에서 20분씩만 뛰고 있거든요? 특히 손흥민 선수가 EPL 무대에 전혀 적응하지 못하면서, 최근 매우 나쁜 폼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
이번 대표팀 명단이 발표된 후, 대한민국의 팬들은 유럽파가 특혜를 받는다며 성토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아무리 올림픽 대표팀으로 인해 선수 구성에 제한이 있다고는 하지만, 경기에 뛰지 못하는 유럽파보다는 K리그 개막에 맞춰 몸을 끌어올린 선수들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에 삼파올리 감독님은 공식 기자회견 자리에서, 이번 선발 명단에 관한 의견을 밝혔다.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유럽파가 최종예선에서 해 줘야 할 부분이 많고, 오히려 이런 부담 없는 상황에서 경기에 뛰지 못하는 이들에게 실전 경험을 줄 수 있는 점이 좋다면서 말이다.
물론 대표팀은 경험을 쌓기 위한 곳이 아닌 증명하기 위한 곳이지만, 지금까지 해 왔던 것들이 있기에 한 차례 더 기회를 주는 것이란 말도 덧붙이셨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여전히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고, 훈련 첫날 삼파올리 감독님은 현 상황을 이런 식으로 풀어내었다.
팬들이 의심하는 것은 당연하며, 이번 대표팀 생활을 통해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얻길 바란다고 했다.
현재 팀에서 자주 기용되고 있지 못하는 것에 좌절을 느끼기보다는, 경쟁을 통해 실력으로 극복을 하거나 아니면 조금 더 현명한 선택을 했으면 한다고 말이다.
여기에서 삼파올리 감독님이 말씀하신 현명한 선택이란, 이적을 의미했다.
특히 애초부터 뛰는 것과 상관없이 축구행정가로서의 실무를 배우는 부분에 더욱 중점을 둔 주호 형의 경우, 그 실력을 썩혀 두는 게 얼마나 바보 같은 일인지를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선택은 본인의 몫이며 자신은 그저 오랫동안 함께한 대표팀 감독으로서, 조언한 정도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도 덧붙이셨다.
개인적으로는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이야기였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어떤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분명한 건, 몇몇 형들은 확실히 느슨해졌다.
대표적으로 왼쪽 풀백들.
‘이런-!’
진수 형은 금방, 너무 쉽게 돌파를 허용했다.
경기에 뛰지 못한 부분이 대번에 드러난 거다.
연습할 때는 폼이 떨어진 부분이 크게 와닿지 않을지 몰라도, 실전에 들어서면 감추기 힘들다.
오직 실전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긴장감과 템포는 아무리 강도 높은 훈련으로도 채울 수 없는 부분이다. 마치, 최근 내가 경쟁에 목말랐던 것과도 비슷하다.
아드난 하이다르(Adnan Haidar)의 크로스.
다소 길게 넘어온 축구공은 내 머리 위를 지나쳐 뒤쪽에 떨어졌고, 몸을 돌려 달려 나간 나는 왼쪽 멀리에서 다가오는 왈리드 이스마엘(Walid Ismael)을 보았다.
축구공을 쟁취하기 위한 경쟁이 비슷한 거리 차를 둔 곳에서부터 시작됐고, 그도 나도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속도는 내가 조금 더 빨랐으나 진행 방향이 왈리드에게 유리했기에, 축구공을 향해 발을 뻗었을 땐 간발의 차라 표현해도 좋을 만큼 아슬아슬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툭-
‘됐다.’
내 쪽이 이겼다는 거다.
“?!”
발끝에 맞은 축구공은 왈리드가 달려온 방향으로 튕기며 그의 등 뒤에 떨어졌고, 관성에 의해 사이드라인 밖으로 벗어났던 나는 잔발을 내디디며 급격히 브레이크를 밟은 후 방향을 왼쪽 90도 꺾어 다시 속도를 붙였다.
{“오오-!!”}
그렇게 왈리드와의 경합에서 승리한 나는, 빠른 역습을 전개할 기회를 얻는다.
왼쪽 풀백의 전진으로 인해 레바논의 진영은 텅텅 빈 상태였는데, 사실상의 텐백을 사용한 상대에게 이 정도로 넓은 공간이 발생하는 경우는 흔치 않을 거다.
이 말인즉슨 기회를 제대로 살려 나가야 한다는 사실이었고, 다시 축구공을 길게 차 버린 나는 하프라인까지 달려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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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세)
“김다온! 빠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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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겁지겁 후퇴 중인 레바논.
왈리드의 전진으로 왼쪽이 비기는 했지만, 그래도 수비의 숫자가 많다.
반대 방향에서 달려 주고 있는 의조 형과 더 멀리에서 손을 뻗는 흥민이 형이 눈에 들어오지만, 의조 형 주변엔 사람이 너무 많았고 흥민이 형 역시 위치가 별로였다.
사실 이번만큼 흥민이 형이 시무룩해 보였던 적은 없었는데, 토트넘에서 뭔가가 잘 안 되는 것 같았다.
또 갑작스럽게 클럽 인수가 진행되고 있어, 훈련에 집중하기도 어려운 환경이랬다.
[“확실히 EPL은 좀 다르더라.”] [“어떻게?”]흥민이 형의 말에 따르면 가장 큰 차이점은 속도였다.
EPL 쪽의 템포가 훨씬 더 빠르다.
그런 만큼 변수도 많은데, 분데스리가가 그냥 축구공이라면 EPL은 탱탱볼을 차는 것 같은 느낌이랬다.
공수 전환의 횟수도 잦고 그 속도도 빠르다 보니, 잠깐만 멍하니 있어도 경기의 진행을 따라가기 벅차다고 말이다. 체력과 집중력의 소모가 어떨 땐 몇 배는 됐단다.
[“그리고 거칠어.”] [“많이?”] [“엄청.”]프리메이라 리가를 거친 내겐 분데스리가도 체격 조건이 좋은 리그였지만, 흥민이 형의 말에 따르면 EPL이 그보다 한 수 위랬다.
그만큼 신체적인 조건을 활용하는 플레이가 잦고, 몸끼리 부딪치는 경우가 다반사라 자연스레 감정이 격해진다.
과격한 욕설이나 몸싸움은 기본이고, 상대가 조금만 유약하다 싶으면 여지없이 그 부분을 파고들어 질려 버릴 때까지 괴롭히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댔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EPL의 수준이 분데스리가보다 뛰어나다는 건 아니란 말도 보탰다.
[“전술적으로는 분데스리가가 낫지.”] [“어떤 면에서?”]분데스리가는 세리에 A와 더불어, 전술적인 성향이 가장 도드라지는 리그다.
이는 팀플레이를 강조하는 독일 특유의 축구 문화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며, 감독 수업을 하려는 사람들이 독일로 향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되고 있다.
반면 EPL은 이런 곳에서 만들어진 전술을 수박 겉핥기 느낌으로 응용한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나쁜 의미가 아니라 속도가 워낙 빠르기 때문이었다.
세밀한 전술을 구사하려면 팀플레이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속도로 경기가 진행되어야 하는데, 그것이 허락되지 않기에 큰 줄기만을 따라간다는 느낌이랬다.
리버풀에서도 게겐프레싱을 사용 중인 위르겐 클롭이 크리스마스 이후부터 고전 중인 이유도 이것이다.
같은 전술을 쓰더라도, EPL 쪽이 다른 리그보다 훨씬 더 많은 체력이 필요하다. 게다가 게겐프레싱은 애초부터, 체력의 소모량이 압도적으로 많다.
[“뭐랄까, 그냥 개인의 실력이 더 중요해진 느낌이야.”] [“그래?”] [“응. 어떨 땐 한 사람이 다한다는 느낌도 들어.”]EPL에 관한 이야기야 늘 다른 형들에게서 들어 왔지만, 아무래도 분데스리가에서 뛰다 EPL로 향한 흥민이 형의 이야기가 내게는 더 와닿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대화가 전부 끝났을 때, 난 EPL에서 뛰고 싶다는 참을 수 없는 욕망을 느꼈다.
단순히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 EPL의 속도와 거친 플레이 등이 절로 상상되었기 때문이다.
그곳이라면 내 안에 있는 모든 에너지를 토해 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내가 그런 걸 좋아하니까.’
툭-
“!!”
{“오-!”}
{“우와아아-!!”}
흥민이 형과 나눈 대화가 떠올라 버린 나는, 끓어오르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드리블해 달려 나가는 방법을 선택했다.
다만 이번엔 방향을 안쪽으로 꺾었고, 이 과정에서 모타이즈 주나이디(Mootaz Jounaidi)와 어깨가 부딪혔다.
그는 몸까지 들이밀어 가며 내 속도를 저지하려고 했지만, 난 그것을 힘으로 버텨 낸 후 왼쪽 팔을 사용하여 주나이디를 어렵지 않게 떨쳐 버렸다.
‘약해.’
얼추 40m 이상 이어진 드리블.
난 자유로워진 상황에서 고개를 들었다.
“…….”
왼쪽에서 흥민이 형이 파고들려는 것이 살짝 보였지만, 개인적인 판단에 저긴 오프사이드다.
그래서 내 선택은 모하마드 타한(Mohamad Tahan)의 곁에서 그의 뒤로 파고들 준비를 하고 있던 의조 형이었다.
팡-
왼발 안쪽으로 밀어낸 축구공이 레바논의 센터백 사이로 진입하고, 라인을 깨트리며 파고든 의조 형이 환상적인 퍼스트터치로 슈팅을 할 각도를 확보했다.
‘저 형이 저건 안 놓치지.’
의조 형이 반대편 포스트를 겨냥해 낮게 깔리는 슈팅을 하고, 골포스트 안쪽을 맞은 축구공이 그대로 라인을 넘어서며 오늘 경기의 첫 번째 득점을 알린다.
패스를 보내고 부심을 확인했었는데, 깃발은 올라가 있지 않았다.
지금도 마찬가지.
삑-! 삐?익!!
전반전 1분이 조금 넘어서 나온 득점에 난 주먹을 불끈 쥐었고, 이후엔 나를 양손으로 가리키는 의조 형에게 다가가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찰싹-
EPL에서 뛰고 싶은 열망에 불타고 있는 난, 오늘 그 에너지를 조금이나마 안산에서 배출해 볼까 한다.
.
.
.경기 결과(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9차전)
대한민국 5 : 0 레바논
[골] 황의조 : 전반 01분(김다온), 전반 43분(이재성)손흥민 : 전반 07분(이청용)
구자철 : 후반 16분(황의조)
김영권 : 후반 29분(기성용)
***
2016년 3월 26일. 81547 뮌헨, 독일. 재베너 슈트라세 51-57. 바이에른 뮌헨 서비스 센터 및 훈련시설. 프런트 오피스, 단장실.
A매치 주간이 한창인 현재, 바이에른 뮌헨의 A.G는 9주 후부터 새로운 감독이 될 카를로 안첼로티를 맞이하기 위한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했다.
“총 네 사람이야.”
“누구죠?”
“마놀라스, 로데, 호이비에르. 그리고 괴체.”
“?! 마리오도요?”
“그래. 카를로가 직접 내게 말한 부분일세.”
“…….”
단장실에 모인 사람들 일부가 당혹감에 이마를 긁적인다.
“대신 영입을 원하는 선수는요?”
“특별히 없네. 첫해는 우리의 과정을 존중해 주겠다더군.”
“그럼, 이적 진행은 변함이 없군요.”
“그렇지. 다행인 일이야.”
흔히 새로운 감독이 부임하게 되면, ‘살생부’로 불리는 방출 명단이 작성된다. 이는 새롭게 지휘봉을 잡을 이의 축구 철학으로 인한 지극히 당연한 수순이다.
안첼로티는 지난 3개월 동안 뮌헨의 경기를 지켜본 후, 네 명의 선수를 방출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렇기에 뮌헨은 안첼로티를 위해 해당 선수의 방출 작업을 준비해야 했고, 선수와 에이전시에게 이를 알리는 타이밍을 잡아야 했다.
“우선 마놀라스를 뺀 세 사람은 3월 이내에 처리하지.”
“마놀라스는요?”
“그는…… 시즌이 끝난 뒤가 좋겠어.”
“배신감을 느끼겠군요.”
“그렇겠지. 하지만 그도 프로니까 이해할 거야.”
어떻게 보면 직장 동료를 내쫓는 자리였다 보니, 회의실의 분위기는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들 역시 프로인지라 곧바로 프로세스를 작성했고, 각자 업무를 배분하여 선수와의 관계가 최대한 틀어지지 않는 선에서 은밀히 일을 처리하기로 했다.
“안첼로티는 잘 지내나요?”
“그렇다더군. 여자 문제 때문에 조금 골치가 아픈 것만 빼면 말이야.”
“카를로가요?”
“아니, 그의 아들.”
“……결혼하지 않았어요?”
“그렇지. 그런데 뭔가 문제가 생긴 모양이야. 이런 말은 하고 싶지 않지만, 이탈리아인 아닌가? 그들에게 여자 문제는 숨 쉬는 것만큼이나 당연할 거야. 일단 미팅을 끝내지.”
“네.”
안첼로티의 살생부를 정리하는 시간이 끝난 후, 마티아스 잠머가 곧바로 다른 이들을 사무실로 불러들였다.
이번엔, 좀 더 중요한 안건이 진행된다.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일이다.
바로.
“자금 확보에 실패했네.”
“……최악이군요.”
“그래. 풋볼위크스 때문에 하이너도 몸을 사리는 것 같더군. 결국 재계약은 우리가 쥐어짜 낼 수 있는 최대한의 한도에서 처리할 수밖에 없을 것 같네.”
“e.V들이 가만히 있을까요?”
“휴우~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루메니게가 골치를 썩이고 있지. 지금도 통화를 하고 있어.”
바이에른 뮌헨의 2016년 오프시즌 가장 중요한 최우선 과제는, 김다온과의 재계약을 체결하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불행히도 스폰서 그룹으로부터 추가자금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는데, ‘아디다스’는 ‘풋볼위크스’의 폭로 등을 이유로 추가자금을 보태는 걸 거부했다.
가뜩이나 2013년의 건도 밝혀지면 큰 문제가 되는데, 추가로 자금을 대었다간 FIFA로부터의 제재도 들어올 수 있었다.
만에 하나라도 스폰서 참여 금지와 같은 처벌이라도 받게 되면, ‘아디다스’가 입게 될 손실 규모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랄 게 분명했다.
그래서 헤르베르트 하이너는 완전히 발을 빼기로 했고, 이는 ‘아디다스’의 자금력에 큰 희망을 걸고 있던 뮌헨에겐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었다.
“결국, 똑같군.”
“네. 그렇죠.”
“…….”
30분가량 깊이 있는 논의를 계속했음에도, 마티아스 잠머가 얻게 된 결론은 김다온 측에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들이 이미 거부한 두 번째 제안이 현재 뮌헨이 끌어낼 수 있는 재정적인 조건의 최대치였다.
분기마다 e.V.가 직접 지정한 회계그룹으로부터 감사를 받는 뮌헨이었기에, 회장이나 단장이 독단적으로 선수의 계약 규모를 지정할 수 없다.
‘50+1’의 한계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순간이다.
“휴우~ 죽겠군.”
오전 미팅이 모두 끝난 후, 마티아스 잠머가 인상을 찌푸리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김다온과 재계약을 체결하는 일은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딸깍-
“응?”
노크 없이 문고리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려오고, 소리에 반응해 고개를 돌린 잠머는 루메니게가 안으로 들어서는 것을 본다.
그 역시, 표정이 좋지 못했다.
“실패입니까?”
“빌어먹을. 다들 병신들밖에 없군.”
“말했지만, 울리의 복귀가 가까워졌으니까요.”
“휴우~ 그래. 그리고 무엇보다.”
“?”
“프란츠가 이걸 기회로 삼으려는 듯하네.”
“그게 무슨…….”
카를-하인츠 루메니게는 자신의 지지 세력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잠머에게 전달했다.
김다온과의 재계약이 지지부진하다는 것은 뮌헨 내부의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리고 프란츠 베켄바워는 이를 권력을 되찾기 위한 수단으로 쓰고자 했다.
만약 김다온과 재계약이 어긋나 그가 다른 팀으로 이적하게 된다면, 책임을 물어 마티아스 잠머를 쫓아내려고 했다.
카를-하인츠 루메니게 역시 쫓아내고 싶었지만, 뮌헨에 워낙 오랜 기간 헌신한 사람인 데다가 나름의 세력과 또 울리 회네스로부터 신임도 얻고 있어 거기까진 불가능했다.
“저를…… 말입니까?”
“미안하네.”
“허-!”
결국 자신이 축구 정치의 희생양이 된다는 말에, 마티아스 잠머가 허탈해하며 자리에 앉는다.
“자네의 자리는 내가 만들어 주겠네.”
“어떻게 말이죠?”
“생각이 조금 있네.”
다시 한번 미안함을 표현한 루메니게가 프란츠 베켄바워가 최근 ‘Sky Sports German’의 분석위원 하나와 친하게 지내는 중이라는 사실을 말해 줬다.
하산 살리하미지치(Hasan Salihamidzic)가 새로운 뮌헨의 단장이 될 것이며, 그 시점은 아마도 2017년 여름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그 이야기는 울리 회네스의 재임과 동시에, 잠머가 뮌헨에서의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뜻이었다.
“도대체 어쩌다 이렇게 됐죠?”
“…….”
“우린 분명 주도권을 쥐었는데 말입니다.”
“나도 그렇다고 믿었네. 하지만, 아니었나 보군.”
“…….”
김다온의 재계약 난항과 클럽 내의 정치싸움.
이 두 가지 소식이, 뮌헨의 두 남자를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
작가의 말 ? 눈 때문입니다…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