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587)
586화 Venganza (2)
.2016.04.16. 경기 결과(Bundesliga 30R)
바이에른 뮌헨 3 : 0 샬케
[골]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 후반 09분(아르투로 비달), 후반 20분(하피냐)아르투로 비달 : 후반 28분(프랑크 리베리)
김다온 ? 결장(명단 미포함)
MoM ? 아르투로 비달(1골 1어시스트/평점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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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 일부에 휴식을 부여한 바이에른 뮌헨. 샬케 04를 3:0으로 제압하다. – ZDF] [4경기 연속 분데스리가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다온의 기용 여부를 두고, 펩 과르디올라는 챔피언스리그에 집중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 ARD]***
2016년 4월 19일. 80939 뮌헨, 독일. 베르너-하이젠베르크-알리 25. 알리안츠 아레나.
.전반 28분
바이에른 뮌헨 0 : 0 베르더 브레멘
&Match-Up`s Best Eleven(뮌헨/상대팀)
&Tactics(뮌헨/상대팀) : 4-1-4-1/4-2-3-1
GK ? 마누엘 노이어 / GK ? 펠릭스 비트발트
RB ? 김다온 / RB ? 테오도르 게브레 셀라시
CB ? 하비 마르티네스 / CB ? 야니크 베스테르고르
CB ? 데이비드 알라바 / CB ? 파피 질로보지
LB ? 후안 베르나트 / LB ? 야넥 슈테른베르크
DM ? 사비 알론소 / CM ? 플로리안 그릴리치
RAM ? 베르나르두 실바 / CM ? 클레멘스 프리츠
CM ? 필리프 람 / RAM ? 삼부 야타바레
CM ? 토마스 뮐러 / CAM ? 즐라트코 유누조비치
LAM ? 프랑크 리베리 / LAM ? 핀 바르텔스
ST ?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 ST ? 클라우디오 피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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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절되며,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는 축구공.
잠깐 발이 멈췄던 난 급하게 몸을 움직였다.
‘제발.’
탁-!
‘됐다!’
길게 뻗었던 오른발 안쪽을 두들긴 축구공이 반대 방향으로 튕겨 나가고, 다이렉트 슈팅을 시도했던 피사로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면서 무릎을 꿇는다.
그리고 그 앞에 주저앉아 있던 나는 옛 동료를 바라보며 씨익 하고 웃어 보였다.
“이건 너무한 거 아니냐고? 제기랄.”
“그러게 조금 더 빨리 차지 그랬어요?”
“축구공이 그 속도로 왔거든?”
“큭큭큭큭.”
작년, 클라우디오 피사로는 팀을 떠나 베르더 베르멘으로 자유계약 이적했다.
2014/15 시즌 워낙 활약이 좋지 못해 분데스리가 팀으로의 이적은 의외라는 평이 많았지만, 피사로는 이런 주변의 우려를 비웃으며 분데스리가 득점 랭킹 상위권에 올라 있다.
어떠한 사람들은 이를 두고 펩이 멀쩡한 스트라이커를 쓰지 않았다며 비난을 하지만, 레비가 워낙 풀타임의 욕심이 큰 데다가 잦은 지각 탓에 코칭스태프로부터의 평가가 나빴던 게 가장 큰 원인이었다.
오히려 매번, 펩은 클라우디오 피사로를 분데스리가 최고의 공격수 중 하나라고 인정해 왔다.
“잡아. 일으켜 세워 줄게.”
“고마워요.”
피사로가 나를 일으켜 세워 주자, 알리안츠 아레나에서는 따뜻한 박수가 쏟아졌다.
“요즘도 브레멘에서 지각해요?”
“아니. 안 그러는데?”
“그거 제가 아는 거랑은 조금 다르네요.”
“알면서 왜 물었어?”
“당신이 얼마나 솔직한지 보려고요. 피자 배달부 아저씨.”
“이런-!”
펩이 오기 전, 피사로는 뮌헨의 피자 배달부(Pizza Express)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이탈리아의 이중국적자답게, 피자 사랑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물론 정작 이탈리아에서 생활을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은 함정이지만 말이다.
“있지? 다음엔 그러지 마.”
“노력해 보죠.”
내가 지금 이렇게 피사로와 잡담을 나눌 수 있었던 건, 코너킥이 선언된 상황에서 베르더 브레멘의 한 선수가 피치에 누워 있었기 때문이다.
조금 전 볼이 굴절되는 상황에서, 즐라트코 유누조비치가 통증을 느낀 것 같았다.
치료가 늦어지자, 동료가 걱정된 피사로가 내 엉덩이를 가볍게 툭 두드린 후 한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나 역시 골대가 있는 쪽을 향해 움직였는데, 날 발견한 노이어가 다가와 잘했다며 등을 두드려 주었다.
“네가 이 몸을 도왔다. 아주 좋았어.”
“여부가 있으려고.”
“역시 넌, 가장 쓸모 있는 녀석이야.”
“하하.”
이제 어느덧, 노이어가 자신을 이 몸이라 부르는 것에도 완전히 익숙해졌다.
“막아. 날 위해서라도.”
“늘 그러고 있어.”
“좋아.”
요즘 같은 시기엔 가끔, 노이어가 차라리 필드플레이어였으면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왜냐하면 이 남자는 항상 태도가 똑같기 때문이다.
처음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했을 때부터, 노이어는 누구보다 승리에 집착하는 사람이었다.
어쩌다 패배라도 하는 날이면,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고 단체 스냅챗에다가 자신의 감정을 고스란히 표출한다.
어째서 패배했지?
왜 실수한 거지?
왜 더 열심히 뛰지 않았을까?
그것들은 마치 자신을 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우리 모두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었다.
본래는 이전까지 이런 노이어의 질문에 답을 하는 사람이 없었는데, 지금은 나와 레비가 이런 노이어와 따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한 날은 괴체가 우리보고 따로 방을 파라며 진심이 잔뜩 섞인 농담을 던져 왔는데, 우리 세 사람의 승부욕이 그를 조금 불편하게 한 것도 같았다.
하지만 그만큼 내겐, 누구보다 듬직하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었다.
노이어.
레비.
가끔 내가 마치 나 혼자 승리를 원하는 것처럼 말하긴 하지만, 최소한 이 둘은 그렇지 않다.
그리고 또 한 명 더.
파앙-!!
“그거야-!! 잘했어!!”
좋은 위치 선정에 이은 클리어를 하여, 노이어에게 칭찬받은 베르나르두도 누구보다 승리를 원하는 녀석이다.
멀리 날아간 축구공이 브레멘의 진영에 떨어지고, 후방에 머물던 셀라시에가 롱패스를 시도하지만 그냥 볼을 지키며 템포를 조절하는 편이 나았다.
그저 페널티 박스 안으로 보내는 것에만 급급했던 셀라시에의 롱패스는 그대로 노이어의 품에 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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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준) – KBS Sports N 해설위원
“브레멘이 그래도 조금 분위기를 끌어올렸죠? 경기 시작부터 계속 두들겨 맞기만 했었는데, 지금은 날카로운 역습에 이어 세트피스까지 연결했습니다.”
(이후재) – KBS Sports N 아나운서
“네, 그렇습니다.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 볼을 안고 천천히 주변을 바라봅니다. 오른쪽으로 볼을 굴리는군요. 김다온 선수가 볼을 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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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습을 허용하기 전 2분 동안, 우리는 정말 거칠게 브레멘을 밀어붙였었다.
중원에서 훌륭한 연계가 이어지다가 토마스 뮐러에게 컷백의 기회가 만들어지기도 했고, 후안 베르나트의 좋은 오버랩이 베르나르두의 슈팅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득점으로는 연결되지 않았는데, 지금의 역습 허용은 좋은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에 대한 대가였다.
축구에서는 항상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어김없이 그 뒤에 위기가 찾아오곤 한다.
말인즉슨.
‘이번엔 우리 차례야.’
파앙-!
볼을 받기 좋은 위치로 이동한 베르나르두를 겨냥해 축구공을 굴린 후, 나는 수비 전체에 크게 손짓을 보내어 라인을 더 높은 곳까지 전진시켰다.
우리를 위축시키고 있는 감정을 떨쳐 내려는 노력이기도 했는데, 다들 능숙하게 그것을 다루고 있다.
베르나르두가 중앙미드필드로 출전한 필리프와 오른쪽 측면에서 2:1을 주고받았고, 손쉽게 전진하는 녀석을 보면서 난 오버랩의 타이밍을 잡았다.
지금까지 줄곧 브레멘을 한쪽으로 몰아 둔 뒤 하프스페이스로 볼을 보내 반대편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택해 왔으니, 이제는 한 번쯤 상대에게 혼란을 더해 줄 때도 됐다.
나의 스프린트를 확인한 클레멘스 프리츠가 손짓과 함께 목소리를 높여 온다.
“저기-! 막아-!”
프리츠가 베르나르두를 압박해 들어가는 사이, 함께 협력 수비를 하려던 야넥 슈테른베르크(Janek Sternberg)가 나를 막기 위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베르나르두의 절묘한 패스가 슈테른베르크가 전혀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움직였다.
녀석은 사이드라인으로 벌리는 게 아닌, 조금 전까지 슈테른베르크가 서 있던 위치를 패스의 방향으로 택했다.
저곳은 앞으로 달려가는 나는 볼 수 있지만, 슈테른베르크가 볼을 확인하려면 뒤를 돌아봐야 한다.
탁-!
“?!”
사이드라인을 따라서 달리던 나는, 베르나르두가 볼을 굴린 곳으로 방향을 바꿔 움직여 들어갔다.
갑작스레 자신을 향해 전진하는 모양새가 된 나를 본 슈테른베르크는 당황하는 듯했고, 일단 먼저 어깨를 들이밀며 오른쪽 몸통으로 내 진로를 막아섰다.
쿵-!!
“아악-!”
일부러 더 커다랗게 비명을 지른 내가 그대로 피치에 넘어지자, 주변에서 큰 목소리가 뒤따랐고 곧바로 주심의 휘슬 소리가 귀에 들려왔다.
지금은 명백한 진로방해다.
액션이 과하지 않았어도 충분히 파울을 얻어 냈을 수도 있겠지만, 만에 하나라는 것도 있고 또 부수적인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뭐요? 진짜?”
바로 이런 거.
주심 토비아스 슈티일러가 슈테른베르크에게 경고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는 제법 억울한 것 같았지만, 이것 역시 내 액션이 아니었더라도 충분히 카드가 나올 수 있는 장면이었다. 축구공을 완전히 놓친 수비수가 진로를 고의로 막았으니 말이다.
“괜찮아?”
“응. 별것 아니야.”
“큭큭. 그럴 줄 알았지. 바로 그거야, Amigo.”
“그래- 바로 이거지.”
지금 베르나르두와의 대화는 조금 전 합을 맞춘 플레이를 뜻한 것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최근 우리 둘 사이에서 화두인 부분을 겨냥한 부분이 조금 더 컸다.
바로 승리를 향한 욕구 말이다.
우선 그 전에 한 가지를 먼저 설명하자면, 우리 뮌헨에서 열심히 뛰지 않는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경기에 출전하는 모두가, 자신의 에너지를 전부 쏟아 낸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엔 허점이 있다.
바로 ‘생각’만 한다는 것.
나도 그렇지만, 모든 축구 선수가 늘 100%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할 수는 없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항상 100%일 수 있다면 아마도 그는 기계일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80~90%의 컨디션을 100%로 설정해 두고 시즌을 진행한다.
이는 시즌의 진행 정도와 부상 여부 등에 따라 약간의 차이를 보일 뿐, 세상의 그 어떠한 축구 지도자/선수도 매번 완벽한 상태를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끊임없이 100%에 가까워지려고 노력을 해 볼 수는 있을 것이다.
펩이 뮌헨에 부임하자마자 인스턴트 푸드와 케이크 등을 금하고 식단을 요구했던 것이나, 현재 나와 레비가 수행하고 있는 철저한 자기 절제가 이런 노력에 포함될 수 있다.
이것들은 우리가 경기에 임할 때의 ‘육체적 컨디션’을 단 1%라도 더 높이는 부분에 도움을 준다.
그리고 모든 경기에서 승리하고자 하는 열망과 패배를 견디지 못하는 모습들은 ‘정신적 컨디션’을 조금 더 완벽에 가까운 것으로 끌어올리는 데 도움을 준다.
축구란 육체적으로만 완벽하다고 해서 잘할 수 있는 스포츠도 아니고, 그렇다고 정신적으로만 준비가 되었다고 해서 최고가 될 수도 없다.
육체적인 컨디션에 비해 정신적인 컨디션이 모자란 이는 경기 중 잦은 실수를 저지르고, 폼이 일괄적이지 못해 큰 기복을 보인다.
데이비드 알라바, 더글라스 코스타, 킹슬레 코망, 토마스 뮐러, 아르투로 비달과 같은 친구들이 이런 케이스다.
반대로 정신적으로는 준비되었으나 몸이 준비되어 있지 않은 경우, 부상을 쉽게 당하며 강하게 밀어붙이는 상대의 앞에선 여지없이 약점을 보인다.
이건 마리오 괴체와 티아고 같은 친구들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다.
또 이는 동시에, 어째서 펩이 특정 선수를 선호하는가에 관한 대답이 될 수도 있다.
필리프 람,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마누엘 노이어, 베르나르두 실바, 사비 알론소, 그리고 나.
우리는 작은 기복과 사소한 동기부여의 결여를 겪기는 해도, 이 클럽에서 가장 꾸준하고 일관된 컨디션을 유지하는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항상 비슷한 수준의 경기력을 낼 수 있고, 이런 예측 가능함은 감독에겐 큰 도움이 된다.
자신의 철학을 펼쳤을 때의 축구가 어떠한 모습으로 진행이 될는지를 미리 짐작하며 퍼즐을 맞춰 보는 일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펩은 늘 우리에게 말했다.
[“일관적인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물론 이건 나쁜 쪽으로 일관적인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당연한 거겠지.
삐-익!
프리킥이 준비되고, 사비가 띄워 올린 프리킥이 어째서인지 홀로 자유로웠던 뮐러의 이마에 닿는다.
지금 박스 안쪽에 브레멘 선수가 한 명 넘어져 있었는데, 이를 본 상대 팀 선수들이 골이 들어간 이후 주심에게 파울이 있었다며 강하게 어필을 해 왔다.
하지만 주심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고, 넘어졌던 베스테르고르가 항의하지 않는 걸로 봐선 파울은 없었던 것 같다.
이 말은 곧, 우리의 득점이 인정되었단 뜻이다.
“예에-!!”
오른손으로 키스를 날리고 오른발로 점프를 해 다시 오른손으로 주먹을 휘두른다는 괴상망측한 메커니즘을 보여 준 토마스 뮐러의 셀레브레이션은 오늘도 형편없다.
보통 점프한 상태에서 오른발이 앞에 있으면 왼팔을 휘두르는 게 자연스럽지 않나?
저건 마치 걸을 때, 오른쪽 발과 오른쪽 팔을 한꺼번에 내민 것과 같다.
하지만 나는 저런 게 토마스 뮐러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요즘 조금 답답함을 유발하긴 하지만 그래도 믿을 수 있는 친구에게 다가가 애정 어린(?) 손길을 보내 주었다.
찰싹-! 찰싹-! 찰싹-!
“잘했어, 이 새끼야. 응? 잘! 했다고!”
찰싹-!
철썩-!
“어?”
“…….”
마지막으로 등을 두드린다는 게 너무 강했고, 인상을 팍 찌푸리며 날 돌아본 뮐러가 손을 들어 올려 반대로 내 머리를 두들겨 왔다.
탁- 탁- 탁-!
“아파-! 앙?! 아프다고! 아파-!”
“윽, 윽, 윽. 잘못했어.”
“너도 아프지? 응? 아팠으면 좋겠네. 아팠으면 진짜 좋겠어. 더 맞아, 더!”
어김없이 투닥거리는 우리를 보며, 몇몇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빠르게 멀어져 갔다.
반면 레비는 끝까지 곁에 머물다가, 상큼한 미소와 함께 이 말을 남기고 떠났다.
“매번 느끼지만, 너희는 참 사이가 좋아.”
“뭐?! 이게?!”
“이봐-! 나 지금 구타당한 거 안 보여?”
“가끔은 형제 같아서 부럽다니까.”
“레비! 어떻게 그런 심한 말을 할 수 있는 건데?!”
“얘가 내 핏줄이면 난 그냥 죽을래.”
“토마스! 그건 내가 할 말이거든?”
“오우, 그래. 반사다 이 새끼야.”
“!!”
지금 내가 깜짝 놀란 이유는 토마스 뮐러가 지금 꽤 정확한 발음으로, [반사다 이 새끼야] 라는 부분을 한국어로 말했기 때문이다.
평소에 내가 뮐러와 말싸움을 벌일 때면 자주 하던 말이다 보니, 어느새 이 녀석도 그걸 습득한 거다.
“친구-! 어느새 그걸 익혔어?”
“지금 꽤 좋았지 않았어?”
“완전!! 한국인인 줄 알았다니까?”
“예에-! 바로 그거야! 나 곧 혼자서 한국 간다.”
“큭큭큭. 멍청이.”
어느새 투닥거림을 멈추고 시시덕거리는 우리의 모습에, 저 앞에서 필리프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한심하다는 눈빛을 보내오고 있었다.
“저건…….”
“무시할까?”
“그러자.”
“하아~ 멍청이들.”
“못 들은 척해.”
“응. 그럴 거야.”
“다 들리거든??”
이러니저러니 해도, 난 동료들을 사랑한다.
처음 우리 집으로 쳐들어와 내 넋을 완전히 나가 버리게 만들었던 날부터 지금까지, 단 한 순간도 동료들을 미워해 본 적은 없다.
단지 우리가 훨씬 더 대단한 일을 만들 수 있는 팀이라는 것을 알기에, 늘 그것이 아쉬웠을 뿐이다.
삐?익!
전반 30분에 터진 토마스 뮐러의 선제골로 1:0 리드를 안은 지금, 우린 DFB-포칼컵 결승 진출에 한 발짝 다가섰다.
***
【같은 시각】
@ 관중석
전반 37분, ‘Sky Sports German’의 카메라가 디에고 시메오네를 발견한다.
이 모습은 곧바로 TV 화면에 송출되었고, 사람들은 시메오네가 전력분석을 위해 알리안츠 아레나를 찾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챔피언스리그 4강전과 같은 큰 경기를 앞두고, 전력분석차 경기장을 찾는 건 흔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로 시메오네의 알리안츠 아레나 방문에는 전력분석의 목적이 있었다.
DFB-포칼 준결승은 독일 내에서는 무척 큰 의미가 있는 대회였고, 이런 높은 단계에서 바이에른 뮌헨이 최고의 전력을 드러낼 거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시메오네는 확신하기 힘들었다.
과연 뮌헨이 4-1-4-1을 쓰려고 할까?
‘틀림없이 아니겠지.’
올 시즌 바이에른 뮌헨은 유럽의 모든 클럽을 통틀어, 가장 많은 전형과 전술을 활용한 팀이었다.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서 사용한 3-4-3을 시작으로, 3-3-3-1, 3-1-3-3, 3-1-4-2, 3-4-1-2, 3-5-2처럼 쓰리백으로 쓴 전형만 여섯 개에 달했다.
포백 역시도 기존의 4-1-4-1/4-3-3/4-2-3-1은 물론, 4-4-2 Double 6와 플랫 형태의 4-5-1까지 활용했다.
총 11개의 포메이션.
그리고 전술의 개수는 그보다 더 많았다.
‘상대에 맞춘 약점을 가장 잘 파고들 수 있는 축구’가 과르디올라의 핵심 전술이라 말해도 좋을 만큼, 올 시즌 바이에른 뮌헨은 말 그대로 카멜레온 같았다.
축구 감독에겐, 꿈과 같은 이야기다.
‘그래도 공통점은 존재해.’
디에고 시메오네는 오늘 높은 곳에 앉아, 뮌헨의 라인이 움직이는 것만을 뚫어지게 관찰했다.
그리고 그 결과, 시메오네는 바이에른 뮌헨이 사용하는 모든 전술이 기본적으로 FC 바르셀로나의 4-3-3 형태에 근간을 두고 있다고 확신하게 됐다.
물론 이전에도 쭉 생각해 온 점이긴 했지만, 오늘로써 그것이 확실해졌다.
8일 뒤 비센테 칼테론에서 펼쳐질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바이에른 뮌헨은 4-3-3을 가져 나올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펩 과르디올라에게 가장 익숙한 전술이고, 동시에 현재 상황상 오히려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선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쉽게 현혹되는 법이다.
하나, 시메오네는 그렇지 않다.
“재미있겠군.”
디에고 시메오네의 머릿속에는 지금, 그날의 경기에서 펼쳐질 장면들이 훤히 그려졌다.
바이에른 뮌헨은 늘 해 왔던 대로 볼을 점유하며 공세를 취해 올 것이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역시 두 줄의 플랫을 내세워 그걸 막아 낼 것이다.
그리고 축구의 역사에서 늘 그래 왔던 것처럼, 이런 치열함 속에서 영웅이 탄생하게 될 거다.
과연 그것은 익숙한 얼굴일까?
아니면 새로운 누구일까?
이것마저도 아니라면, 예상 밖의 인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겐 복수전이 될 매치업을 조금 앞두고, 디에고 시메오네는 특유의 이글거리는 눈빛을 번뜩이기 시작한다.
다시 카메라에 잡힌 이 모습은 말 그대로,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보스(Boss)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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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결과(DFB-포칼 준결승)
바이에른 뮌헨 2 : 0 베르더 브레멘
김다온 ? 95분 출전
MoM ? 토마스 뮐러(2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