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591)
590화 Meter aguja y saca reja (2)
2016년 4월 26일. 28005 마드리드, 스페인. 파세오 데 라스 아카시아스, 40. 홀리데이 인 마드리드(Holiday Inn Madrid ? Piramides, an IHG Hotel. Paseo de las Acacias, 40. 28005 Madrid, Spain).
마드리드에 도착한 후, 우린 호텔에 짐을 풀고 비센테 칼데론으로 이동해 약 40분의 적응 훈련을 치렀다.
그런 뒤엔 다시 호텔로 돌아와 일정을 따랐는데, 많은 인원이 들어갈 수 있는 컨퍼런스 룸으로 가 전력분석 시간을 가지고 의견을 교환했다.
이후 약간의 휴식을 취했고, 나중엔 다시 호텔 로비에 모여 인근에 예약해 둔 식당에서 다 함께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호텔.
난 현재 TV를 보고 있다.
혼자는 아니고, 조금 많은 사람과 함께다.
“오-! 지금은 아슬아슬했어.”
“벌써 몇 번째지? 다섯 번째?”
“아마 그 정도 될 거야.”
“너무 일방적인데?”
“그러니까.”
우리의 경기에 하루 앞서, 맨체스터 시티와 레알 마드리드가 잉글랜드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첫 번째 경기를 치르고 있다.
전반전은 의외로 홈 이점을 살린 맨체스터 시티가 앞서는 모양새였는데, 다비드 실바와 케빈 데 브라위너가 중원을 장악했던 게 컸다.
하지만 전반 40분 다비드 실바가 갑자기 절뚝이며 그라운드를 떠났고, 이후 판도가 급변했다.
부상까지야 그렇다 치지만, 이후 마누엘 페예그리니가 선택한 교체 카드가 무척 나빴다.
아무리 이전까지 중원 다툼에서 앞서 나갔다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4-2-3-1 전술의 체너(Zehner/AM)인 케빈 데 브라위너와 왼쪽 윙어로 나선 다비드 실바 덕분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다비드 실바가 몸의 이상을 느껴 그라운드를 떠났고, 이는 분명 경종을 울려야 하는 일이었다.
한데 마누엘 페예그리니는 데 브라위너를 왼쪽으로 보내며, 공격수인 켈레치 이헤나초를 투입해 전형을 4-4-2로 바꾸는 선택을 보여 줬다.
다비드 실바 없이도 계속 중원의 힘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던 것인데, 이는 대단한 착각이었다.
‘그는 원칙을 무시했어.’
현대축구에 접어들며 측면의 중요성이 전보다 많이 대두되었다지만, 여전히 볼이 가장 많이 머무는 것은 중앙이다.
한데 페예그리니는 그곳을 비워 버렸다.
케빈 데 브라위너를 왼쪽으로 보내 버린 순간, 기존에 그가 담당하던 구역에 많은 공간이 발생한 것이다.
이는 빌드업에 애를 먹던 레알 마드리드 중원엔 단비와도 같았고, 공간확보가 수월해진 카세미루와 토니로부터 양질의 패스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레알 마드리드로 주도권이 넘어가게 된 순간인데, 아게로와 이헤아나초 모두 수비에 큰 도움을 주기 어려운 선수라는 면에서 더 이해할 수 없는 판단이었다.
오히려 라힘 스털링(Raheem Sterling)을 투입하고, 데 브라위너를 그대로 중앙에 놓아두는 게 더 나았을 거다.
보통 플레이메이커가 측면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순간은 중앙 지역에 함께 공격을 전개해 줄 파트너가 존재할 경우다.
이러한 지원이 없다면, 선수의 활약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축구 감독들이 측면에 플레이메이커 형태의 선수를 기용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다른 플레이메이커가 중앙에서 볼을 지키다 적절하게 측면으로 패스를 보냈을 때, 이후 수비가 움직이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공간을 효율적으로 공략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세르히오 아게로와 켈리치 이헤나초는 이러한 것에는 재주가 없는 유형이다.
그나마 이헤나초가 연계에서 약간의 장점을 보인다지만, 케빈 데 브라위너나 다비드 실바가 ‘Zone 14’에 머무는 것에 비할 수는 없다.
결국 이는 좋은 활약을 펼쳤던 케빈 데 브라위너까지 고립시키는 결과를 낳았고, 그 결과 이렇게 후반전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게 된 거다.
축구란 예측하기 지독히 어렵지만, 나쁜 쪽으론 꼭 그렇지만도 않은 스포츠다.
‘뻔히 알았을 텐데, 어째서?’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전반 40분의 교체는 마누엘 페예그리니의 실수로밖에 여겨지지 않았다.
오늘 조 하트의 컨디션이 최고조가 아니었다면, 지금쯤 0:2나 0:3으로 뒤처졌을 거다.
“오-!!!”
“대체 이게 무슨…… 또 막았잖아!!”
“큭큭. 얼른 돈이나 내놔.”
“제기랄!”
슈팅과 선방을 두고 가벼운 내기 중인 베르나르두와 비달이 돈을 주고받는다.
“이봐. Amigo.”
“응?”
“네 생각은 어때?”
“뭐가?”
“너도 당연히 맨시티가 올라왔으면 하지 않아?”
“인제 와서 쉬운 상대를 찾겠다고?”
어깨를 으쓱이는 베르나르두에게, 난 뒤에 받쳐 두고 있던 배게 하나를 집어 던졌다.
하지만 그것을 가볍게 받아 든 녀석은 그걸 자신의 발밑에다 가져다 놓으며 쿠션으로 사용했다. 그러곤 내게 윙크를 찡긋 보내왔는데, 너무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나왔다.
“그래서? 대답 안 할 거야?”
“난 어떤 쪽이든 상관없어.”
“응. 오히려 힘든 상대가 나아.”
“진짜?”
“그래야 승리했을 때 기분이 더 좋으니까. 마지막 단계에 와서 요행으로 이겼다는 소리 따위는 듣고 싶지 않아. 그건 내 취향이 아니라고.”
어깨를 으쓱인 베르나르두가 다시 TV로 시선을 가져가고, 나 역시 마찬가지로 화면에 눈길을 두었다.
TV 스크린에서는 라힘 스털링이 비치고 있었는데, 이제라도 전반전의 4-2-3-1로 돌아가는 게 어떨까 싶었다. 데 브라위너를 다시 중앙으로 보내고 말이다.
세르히오 아게로의 활약이 거의 없다시피 했던 만큼, 그를 빼는 게 옳아 보인다.
어차피 전방엔 같은 포쳐(Goal Poacher)인 이헤나초가 있으니, 아게로를 빼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엥?”
“뭐야? 이거 진짜야?”
마누엘 페예그리니는 보는 우리조차 의아한 결정을 다시 한번 내리고 있었다.
“대체 무슨 생각이야?”
한두 차례 키패스를 보낸 것 말고는 화면에 잡히는 일조차 많이 없던 아게로 대신, 그나마 역습 상황에서 제 몫을 해 주던 헤수스 나바스를 불러들인 것이다.
이러면 4-4-2는 그대로 유지가 된다는 뜻인데, 정확한 내부사정이야 알 수 없지만 과연 제정신인가 싶기도 했다.
만약 내가 방송 패널 등으로 중계에 참여하고 있었다면, 페예그리니에게 이런 말을 남겼을 거다.
승리할 마음이 없는 것 같다고.
예상대로 교체 이후에도 맨시티의 경기력엔 변화가 없었고, 오히려 좋은 기회로 이어질 수 있던 장면에서 아게로와 스털링이 번번이 실수를 저질렀다.
오직 조 하트만이 계속해서 눈부신 선방을 펼치며, 침몰하는 맨시티의 멱살을 붙들었다.
삑-! 삐?익!! 삐—익!!
“아- 뭐야? 0:0? 진짜?”
“그럼 내기는 누가 승리한 거야?”
“글쎄. 0:0에 건 사람이 있었어?”
경기가 끝난 뒤 모두가 아까 컨퍼런스 룸에서 진행한 내기에 집중하는 사이, 나는 리모컨을 들어 TV를 끄고 안에 있는 사람들을 방 밖으로 내보냈다.
어차피 돌아갈 생각이었던 친구들은 순순히 내 말을 따랐고, 정리를 시작했을 땐 베르나르두만 남은 상태였다.
“너는 안 가?”
“…….”
“설마 잠든 건 아니겠지? 그럼, 그냥 내가 네 방에서 자고. 그것도 나쁘진 않으니…… 응?”
굽혔던 허리를 펴 침대가 있는 쪽을 돌아봤을 때, 난 뭔가를 골똘하게 생각하는 베르나르두를 보게 되었다.
녀석은 날 뚫어지게 쳐다봤고, 몸을 일으키더니만 한쪽으로 걸어가 문을 닫아 버렸다. 그리고 그것도 모자랐는지, 아예 걸쇠까지 걸었다.
찰칵-
촤르륵-
“무슨 일이야?”
“Amigo. 너도 봤지?”
“뭘?”
“뭐긴. 맨체스터 시티지.”
“…….”
“저 팀에 우리 둘이 들어간다고 생각을 해 봤단 말이야. 정말이지, 진짜 끔찍했어.”
확실히, 그렇기는 했다.
맨시티의 전력은 대단치 않다.
알곤 있었지만, 생각보다 더 나빴다.
“펩이 마법을 일으킬 수 있을까?”
“그게 무슨 소리야?”
“그러니까 내 말은, 그는 갖춰진 팀에나 익숙하지 지금의 맨시티처럼 만들어 나가야 하는 팀과는 처음이라는 거야.”
현재 베르나르두가 하는 걱정은 펩의 맨시티 부임이 발표된 후, 많은 전문가들이 이야기한 것과 거의 비슷했다.
그들은 EPL 특유의 분위기와 맨시티의 현재 상황 등을 종합하며,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부분들이 펩을 어렵게 만들 것으로 예측했다.
평소에도 자극적인 말을 자주 하던 인사의 경우엔, 아예 대놓고 펩이 3년을 채 버티지 못할 거라고 했다.
펩 과르디올라와 비슷한 철학을 지닌 루이 판 할의 실패를 예시로 삼으며, 전술적으로도 그의 축구가 잉글랜드에서는 통하지 않을 거라고 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거 알아?”
“뭐?”
“그거 3년 전에도 똑같이 일어났던 일이야.”
“…….”
2013년 6월 펩이 뮌헨의 감독이 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 분데스리가의 관계자들은 ‘티키타카’가 독일에서는 통하지 않을 거라고 주장했다.
위르겐 클롭의 게겐프레싱 등을 예시로 들며, 조금씩 낡아 가고 있는 ‘티키타카’에 대한 우려를 표한 거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달랐다.
펩은 첫해 트레블을 기록했고, 3년 연속 압도적인 차이를 벌리며 분데스리가 우승을 확정 지었다.
“또 펩은 도전을 즐기는 사람이야.”
“그건 그래.”
“응. 그리고 너랑 나도 그런 사람이고.”
“…….”
“Vamos, Amigo. 여기까지 와서 새로운 도전이 두렵다고 꽁무니를 뺄 생각은 아니지? 그리고 어차피, 우리가 합류하는 시점은 당장 올해가 아닐 거잖아. 펩이 먼저 길을 잘 닦아 놓을 거야. 우린 나중에 합류해 힘을 보태면 되는 거고.”
입술을 살짝 내민 채 고개를 끄덕이던 베르나르두.
녀석은 이내 잠갔던 문을 다시 활짝 열었다.
“쓸데없는 고민이었던 것 같아.”
“그렇고말고. 잘 자.”
“그래. 너도.”
밤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
다들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시청한 탓인지, 우리가 전세 놓은 층의 복도는 조금 떠들썩했다. 지금의 이 어수선함이 지나가려면,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그럼, 난 슬슬 자 볼까?’
고개를 빼꼼 내밀고 복도를 살폈던 나는 문을 닫고 침대로 돌아와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다른 도시에 있는 아영이에게, 잠자리에 든다고 메시지를 보낼 시간이었다. 현재 그녀는 장모님 또 처제와 함께, 바르셀로나를 여행하고 있다.
내일이면 마드리드에 도착할 텐데, 시내를 구경한 후 경기를 관람하러 올 예정이다.
‘후우- 질 수야 없지.’
사랑하는 이의 앞에서는 항상 승률이 좋았던 만큼, 난 이번에도 그녀가 내 부적이 되어 주길 바라고 있다.
침대에 눕기 무섭게, 잠은 쏟아져 온다.
준비는 이제 전부 끝났다.
남은 건 컨디션을 정돈하는 것과 피치로 나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그들을 응원하는 사람들을 슬프게 만드는 일뿐이다.
‘우리가 누구인지를 보여 주는 거야.’
후회나 미련 따윈, 절대로 남겨 두고 싶지 않다.
난 내일도 어김없이, 가진 전부를 쏟아 낼 거다.
반드시.
***
2016년 4월 27일. 28005 마드리드, 스페인. P.º 데 라 비르겐 델 푸에르토 67. 에스타디오 비센테 칼데론.
.경기 시작 2시간 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0 : 0 바이에른 뮌헨
&Match-Up`s Best Eleven(뮌헨/상대팀)
&Tactics(뮌헨/상대팀) : 4-3-3/4-4-1-1
GK ? 마누엘 노이어 / GK ? 얀 오블락
RB ? 필리프 람 / RB – 후안프란
CB ? 하비 마르티네스 / CB ? 스테판 사비치
CB ? 데이비드 알라바 / CB ? 호세 히메네즈
LB ? 김다온 / LB ? 필리페 루이스
DM ? 사비 알론소 / RAM ? 사울 니게즈
CM ? 아르투로 비달 / CM ? 아우구스토 페르난데스
CM ? 티아고 / CM – 가비
RW ? 토마스 뮐러 / LAM ? 코케
LW ? 베르나르두 실바 / SS ? 앙투안 그리즈만
ST ?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 ST ? 페르난도 토레스
.
.
하루 전 맨체스터 시티와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가 다소 심심한 0:0으로 끝나면서, 오늘 경기에 더욱 커다란 이목이 쏠리고 있었다.
특히나 이 매치업은 기사로 삼기 좋은 에피소드들이 많이 존재했다.
2013/14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의 복수전을 시작으로, 과거 SL 벤피카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김다온과 얀 오블락 사이의 이야깃거리도 있었다.
당연하게도 기자들은 이런 좋은 소재를 놓치지 않았고, 그들이 작성한 수많은 기사는 경기장에 운집하고 있는 팬들에겐 좋은 흥밋거리가 되었다.
홈팀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승리를 절대적으로 바라면서도, 경기 그 자체에 대한 흥분을 떨치지 못하는 이유다.
“휘이~ 장난 아닌데?”
“뭐가?”
“소셜네트워크. 이 경기를 향한 관심은 정말 장난이 아니야. 이 숫자들 보여? 오늘 시합을 해시태그로 검색한 숫자만 거의 수백만이야.”
미리 도착해 스케치를 준비 중인 기자들 사이에서도, 이런 흥분은 존재하고 있다.
마드리드 기반의 ‘아스’ 소속으로 높은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프란시스코 하비에르 디아즈(Francisco Javier Diaz) 역시, 이번 경기를 무척 기대하는 사람이었다.
디아즈는 대부분이 레알 마드리드의 소식만을 쫓으려고 할 때, 꾸준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취재해 왔다.
덕분에 현재는 스페인 내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관련 소식으론 손에 꼽히는 인사가 되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사랑하고 소셜네트워크와 같은 현대적인 흐름을 중시하는 디아즈에겐, 현재 사이버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무척 고무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건 정말 큰 판이야.’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를 제외한 스페인 라 리가의 축구팬들은, 하나같이 이 양강 체재가 하루라도 빨리 무너지기를 바라고 있다.
왜냐하면 이들의 독주가 리그의 경쟁력을 저해하며, 동시에 경제력 또한 약화한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 5년 동안, 디에고 시메오네와 함께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양강 체재를 무너뜨리는 일에 누구보다 가까웠던 클럽이었다.
실제로 2013/14 시즌에는 라 리가의 정상에 오르기도 했고, 이젠 명실상부한 강팀이 됐다.
하지만 이후로는 늘 한끝이 부족했고, 결국은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지닌 명성과 부(富)가 승리하게 되는 그림이 다시 반복됐다.
그렇기에 오늘과 같은 큰 주목을 받는 경기에서 승리하는 일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겐 무척 중요한 일이었다.
단순한 승리 이상의 것들을 클럽에 가져다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만큼 잃을 것도 많지.’
많은 것들이 걸려 있다는 건, 패배한 쪽이 지불해야 하는 대가가 크다는 말과도 같았다.
바이에른 뮌헨의 경우에는 ‘안방 강자’라는 편견을 다시 한번 고착시킬 수 있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역시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에 견주기엔 부족하다.’는 평을 듣게 될 것이다.
이는 단순히 명예에 금이 가는 것을 넘어, 선수 영입과 스폰서의 유치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즉, 돈과 명성 모두 손해를 본다는 거다.
현재 이 두 팀이 높은 위치까지 올라와 있는 게 오히려 독(毒)이 되어, 추락에 따른 피해를 더욱 크게 입힐 것이란 뜻이기도 했다.
디아즈가 볼 때, 이건 단순한 축구가 아니었다.
‘총성 없는 전쟁이지. 진부한 표현이지만.’
그리고 이런 총성 없는 전쟁에서, 양 팀의 열쇠를 쥐고 있는 사람은 분명해 보인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코케와 앙투안 그리즈만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을 것이며, 바이에른 뮌헨 역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와 김다온의 실력에 기대고 있다.
따라서 이들 역시, 이번 매치업을 통해 얻는 득실(得失)이 꽤 커다랄 것이다.
특히 이적설이 무성한 김다온은 이번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통해 증명해야 할 것이 존재했다.
1억 5천만 유로란 전대미문의 이적료를 지불할 만큼, 자신이 뛰어난 축구선수인지를 보여 주어야 한다.
‘오- 이 경기는 재미있을 거야.’
휴대폰 화면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는 디아즈의 입가에 환한 미소가 걸리고, 그러는 사이 비센테 칼데론은 경기를 치를 환경이 조금씩 갖추어져 간다.
온통 초록빛이던 그라운드에 흰색 줄이 그어지고, 사람들이 흔히 피치라 부르는 모습으로 바뀐 것이다.
50분 뒤 선수들이 웜업을 위해 잔디를 밟았을 땐, 이곳은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일 거다.
지상 최고의 쇼가 펼쳐질 무대에 걸맞은 모습으로 말이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챔피언스리그 경기가 펼쳐진 모든 축구 그라운드는 항상 그래 왔다.
‘오- 그렇고말고.’
챔피언스리그는 꿈의 무대임과 동시에,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냉혹한 현실이었다.
***
작가의 말 ? 이번 이적 사가는 골치 아프게 꼬아 놓은 건 없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대단히 직관적으로 진행이 되고, 복선의 회수는 주로 첫 번째 이적 사가에서 일어났던 일들과 관련된 것들입니다.
다온이가 뮌헨을 떠나는 과정에서 나오는 모든 정치적인 요소들과 분데스리가 클럽의 한계를 보여주는 50+1 규정들 또한, 첫 번째 사가에서 다루었던 내용입니다.
현재 이 내용을 아시는 상태에서 첫 번째 이적 사가를 다시 읽어 보신다면, 제가 애초부터 이렇게 떠날 컨셉을 잡아 두고 글을 썼다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다만 중간에 재미있는 일은 있을 겁니다. 2016/17시즌은 저도 꽤 기대하고 있는 시기입니다.
그럼.
(_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