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596)
595화 Meter aguja y saca reja (7)
2016년 4월 28일. 81547 뮌헨, 독일. 재베너 슈트라세 51-57. 바이에른 뮌헨 서비스 센터 및 훈련시설. 퍼포먼스 센터, 선수 전용 식당/카페테리아.
하루 전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마치고, 이튿날 오후 우린 회복훈련을 위해 클럽하우스에 모였다. 썩 만족스럽지만은 않은 경기 내용과 결과였지만, 그래도 긍정적으로 바라보려고 한다.
또, 희소식도 있다.
“그럼 뛸 수 있는 거야?”
“응. 충분해. 일단 모레 뛸 것 같아.”
“그리고 바로?”
“응.”
“……멋지네.”
“그러니까. 잘된 일이야.”
오랜 기간 인대 손상으로 빠져 있던 제롬이 오랜 재활을 거쳐 복귀하게 됐다. 최근 2주 동안 B팀 경기에 출전했기에, 실전 감각도 어느 정도 올라온 상태다.
일단 펩은 이틀 뒤 묀헨글라트바흐 경기에서 제롬을 출전시켜 본 후, 상황을 살펴보며 준결승 2차전 출전 여부를 결정지을 것 같다.
제롬의 컨디션이 만족스러운 수준이라면, 팀에겐 무조건 좋은 일이었다.
“너도 모레 쉬는 거지?”
“응.”
“그럼 어떻게 되는 거야? 11명은 채울 수 있어?”
“뭐, B팀에서 한둘 끌어 올리지 않을까?”
“이런-! 복귀전부터 쉽지 않겠네.”
“언제는 쉬웠다는 것처럼 말한다.”
“큭큭큭. 그래- 그건 그렇다.”
챔피언스리그를 위해, 펩은 다시 한번 분데스리가 경기에 벤치 멤버를 대거 투입하기로 했다. 이미 꽤 많은 이들의 결장이 확정됐고, 난 아예 집에서 대기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엔트리 자체에서 빠진다는 뜻이었는데, 요즘은 익숙한 일이라 아무렇지 않게 그것을 받아들이는 중이다.
“휴우~ 빌어먹을.”
“아직도 그 생각이야?”
“완전 멍청하게 뛰었어.”
“진정해 레비, 넌 잘했어.”
“그래? 난 아닌 것 같아.”
현재 레비가 이렇게까지 괴로워하는 이유는, 어제 경기 종료 직전에 잡았던 결정적 기회를 놓쳐 버렸기 때문이다.
후반 47분.
필리프의 크로스를 걷어 내려던 스테판 사비치가 헤더와 가슴트래핑 중 결정을 제대로 내리지 못했고, 애매한 위치에 맞고 떨어진 축구공이 레비의 발밑으로 향했었다.
그러나 반응 속도가 늦었던 탓에, 슈팅하려 오른발을 휘둘렀을 땐 이미 수비수가 달라붙은 뒤였다.
만약 반 박자만 슈팅이 빨랐다면 얼마든지 득점도 가정해 볼 수 있었던 상황이었던지라, 무척 아쉬운 장면이었다.
그리고 지나간 일이니까 편히 말하는 건데, 어린 선수들에게는 반면교사로 삼을 만한 것이기도 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모든 가능성을 담아 둔다는 마음가짐을 위해서 말이다.
포지션을 막론하고, 축구선수라면 항상 경기가 종료되기 전까지 모든 상황에 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축구공은 늘 우리의 생각보다 더욱 빠르고 또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움직이기에, 충분한 대비에 소홀히 한다면 절대로 좋은 선수가 될 수 없다.
절대.
그렇지만 레비의 상황은 이해가 가능한 것이었다.
체력이 떨어지면, 모든 기능이 저하된다.
우린 신은 아니니까.
결함이 있기에 인간인 거다.
“레비. 잊자고. 더 중요한 시합이 남았잖아.”
“그래. 그럴 거야.”
“응. 그렇겠지.”
“하하하. 고마워.”
“별말을. 우린 친구니까. 당연한 거야.”
전에도 말했지만, 레비와는 반복적인 1:1 내기 덕분에 빨리 친해지게 되었다. 또 각자의 부인들끼리의 사이가 좋다는 점도, 우리의 관계를 설명해 준다.
최소 일주일에 한 번은 부부 동반 모임을 하고, 부인들이 여자만의 시간을 보낼 때면 베르나르두까지 끼워 인근으로 낚시를 떠나거나 고카트(GoKart)를 즐겼다.
그러다 조금 더 시간이 나면, 뮌헨 시내의 분위기 좋은 카페나 식당으로 향했다.
우리 셋 모두 특별한 날이 아닌 이상 음주를 하지 않다 보니, 보통 남성들처럼 스포츠 펍은 출입하지 않는다.
그런데, 날 보는 레비의 표정이 이상하다.
“왜?”
“아니, 그냥. 지금 친구라고 말해서.”
“응? 그럼, 아니야?”
“아냐. 친구 맞지. 그것도 아주 좋은 친구. 넌 좋은 녀석이야. 다만…….”
“?”
“동료라고 부르지 않아서.”
“…….”
확실히 레비는 감이 좋다.
섬세한 사람이랄까?
그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한해, 레비는 늘 사소한 표정 변화나 미묘한 어감의 차이를 잡아내고는 했다.
“언제까지 비밀로 할 셈이야?”
“…….”
현재 테이블에는 나와 레비만 앉아 있다.
사실, 타이밍을 재고 있었긴 하다.
지금이 좋은 시기일까?
‘아마도.’
잠깐 고민을 했던 나는 결심을 굳히곤 모든 것을 이야기하기로 한다.
지금까진 오직 베르나르두만 아는 사실을 말이다.
당연히, 전부 말하지는 않을 거다.
“재계약을 하지 않을 거야.”
“…….”
“이미 클럽에는 전부 말해 뒀어.”
“왜?”
이적을 결심한 지 꽤 되었다 보니, 이유를 묻는 레비의 질문에도 막힘없이 답을 할 수 있었다.
“나는 더 경쟁하고 싶어.”
“…….”
“물론, 이곳에서도 충분히 경쟁하고 있지. 하지만 내가 원하는 건, 그보다 더한 거야. 무슨 말인지 알아? 난 모든 경기에서 패배가 조금 더 가까웠으면 해.”
스스로 판단했을 때, 난 지난 1년 동안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하지는 못한 것 같다. 익숙함이 더해지고 경험이 쌓인 것뿐이지, 선수 그 자체론 크게 달라진 것을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이런 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개인 훈련 시간도 늘려 보고 축구 관련 자료와 서적을 탐닉하기도 했지만, 머리로만 뭔가를 배운다는 느낌이었다.
처음엔 분명 펩을 따라 움직인다는 느낌이 강했지만, 지금은 그보다 내가 가장 중요했다.
“조금 더 다양한 축구를 경험해 보고 싶어. 더욱 당황한 상황에 놓이고, 가끔은 패배하는 날이 있었으면 해. 물론 그건 이기는 것만큼 기쁘지는 않겠지만…….”
“널 성장시킬 수는 있겠구나.”
“응. 미안해, 레비. 이미 결심을 굳혔어.”
“…….”
날 바라보던 시선을 거둔 레비가 고개를 숙이더니 위아래로 끄덕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뒤, 그는 푸근한 미소를 담은 채로 나를 돌아봤다.
레비는 내게, 손을 내밀어 왔다.
“납득할 수 있는 이유였어. 행운을 빌어.”
“!!…… 응. 그래.”
친구를 슬프게 만들지 않았다는 사실에, 난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의 손을 맞잡았다. 물론 슬프지 않은 건 아니겠지만, 말처럼 납득할 수는 있을 거다.
“그래서?”
“응?”
“내일은 어디에서 모일까?”
“하하. 이번엔 네가 고를 차례거든?”
“그랬나? 흐음- 오케이. 오늘 저녁까지 정해서 메시지를 보내 놓을게.”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식탁의 분위기는 다시 본래대로 돌아왔다.
그리고 나는 생각했다.
그저 다른 것뿐이라고.
다른 동료들이 바이에른 뮌헨이 만족하고 있다고 해서, 그들이 야망이 없다거나 경쟁심이 부족하다는 뜻은 아니다.
절대로 그렇지 않다.
사실 야망의 크기로만 따진다면, 언젠가 대통령이 되겠다는 프랑스 매부리코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또 경쟁심이라면 마누엘 노이어가 정말 어마어마하다. 난 그래도 가끔 그냥 넘어가는 것도 있지만, 노이어는 약간의 흠결도 있어서는 안 된다.
피치 위에서 노이어가 폭군(Tyrann)이라는 우리 사이의 애칭으로 불리는 것도, 바로 이런 경쟁심 때문이다.
내가 조금 많이 유별난 것은 맞지만, 단 한 번도 동료들의 열정의 크기를 의심해 본 적은 없다.
그냥, 원하는 게 다른 거다.
“말했어?”
“하하. 보고 있었어?”
“응. 그리 가려다가, 뭔가 심각해 보이길래 다른 테이블로 옮겼지. 다른 애들도 못 가게 막았고.”
“고마워. 역시 너밖에 없다니까.”
“그래- 알면 됐다.”
“큭큭. 멍청이.”
[반사다, 이 새끼야.]어김없이 완벽한 베르나르두의 한국어 실력에, 난 오늘도 웃기에 바빴다.
그렇지만 확실히, 기분은 매우 홀가분하다.
“Ay, Amigo.”
“응? 그나저나, 500유로 내라.”
“시끄러. 이따가 낼 거야. 어쨌든, Amigo.”
“왜?”
“꼭 이기자. 여기에 있는 애들은 전부 좋은 사람들이야. 얘네를 위해서라도, 나는 꼭 빅이어를 들어야겠어.”
“…….”
“? 대답 안 해?”
대답을 재촉하는 나를, 베르나르두는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다.
지금 녀석의 눈빛은 뭔가를 바라는 종류다.
‘이건 또 무슨……. 응? 아-’
퍼뜩 뭔가가 머리를 스쳐 지났고, 기껏 채워 넣은 감정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낀 나는 어깨를 추욱 떨어트렸다.
“진짜 그 말이 듣고 싶은 거야?”
“무슨 말? 난 모르겠으니까 일단 해 봐.”
“하-!”
하여간에 이 바보 같은 녀석.
이 와중에 그게 중요해?
하지만 난 말을 하지 않는다면, 오늘 남은 하루가 괴로워질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아~ 그래, 그래. 우릴 위해서도 들어 올리자.”
베르나르두는 내가 자신을 뺀 남은 사람들을 위해 빅이어를 들어 올리자는 말을 한 게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거다.
그래서 우리를 위해서라는 말을 보태자 금세 기분이 좋아져선, 씨익 웃어 보이면서 고개를 끄덕거렸다.
뭔가, 바보가 된 기분이 든다.
그럼 갚아 줘야지.
찰싹-!
“악-”
베르나르두의 등짝을 강하게 후려갈긴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테이블에서 일어서기로 했다. 점심을 먹었으니 이젠, 마사지를 포함한 관리를 받을 시간이었다.
계획은 마사지를 받으며 20분 정도 잠깐 쪽잠을 자는 건데, 이 녀석이 방해하지 않는다면 가능할 거다.
어김없이, 베르나르두는 내가 일어서기 무섭게 행선지를 물어 왔다.
“어디 가?”
“너 없는 곳으로!”
“그건 아니지-! 이봐-! 그런 곳은 없어-!! 무슨 말인지 알아?!! 넌 나를 벗어날 수 없다고-!!!”
크게 소리를 내지르는 베르나르두의 모습에, 주변 동료들은 또 시작이냐는 듯 한심하다는 시선을 보내왔다. 개인적으론 무척 억울했지만, 어필해 봤자 씨알도 먹히지 않을 거다.
총 세 개의 마사지실을 들락거린 나는, 자리가 하나밖에 남지 않은 곳을 찾아 남은 침대를 차지했다.
이러면 베르나르두가 올 수 없으니까.
“하하. 보아하니, 오늘도 사랑싸움이야?”
“뭐라고요?! 그게 아니죠! 일방적인 짝사랑이라고요.”
“그래도 어쨌든 사랑이라는 건 인정하는 거네?”
“……지금 이야긴 없던 걸로 해요.”
“큭큭큭큭. 얼른 눕기나 해.”
“네…….”
오늘도 이렇게, 평소와 전혀 다를 것 없어 약간은 서글픈(?) 하루가 흘러가고 있다.
***
2016년 4월 30일. 80939 뮌헨, 독일. 베르너-하이젠베르크-알리 25. 알리안츠 아레나.
.후반 22분
바이에른 뮌헨 1 : 0 묀헨글라트바흐
&Match-Up`s Best Eleven(뮌헨/상대팀)
&Tactics(뮌헨/상대팀) : 4-3-3/3-5-2
GK ? 마누엘 노이어 / GK ? 얀 좀머
RB ? 하피냐 / CB ? 하바르트 노르트바이트
CB ? 코스타스 마놀라스 / CB ?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
CB ? 제롬 보아텡 / CB ? 니코 엘베디
LB ? 후안 베르나트 / RM ? 이브라히마 트라오레
DM ? 아르투로 비달 / CM ? 그라니트 자카
CM ? 제바스티안 로데 / CM ? 토르강 아자르
CM ? 요주아 키미히 / CM ? 마흐무드 다후드
RW ? 킹슬레 코망 / LM ? 오스카 벤트
LW ? 더글라스 코스타 / ST ? 안드레 한
SS ? 마리오 괴체 / ST ? 라파엘
.
.
교체를 위해, 데이비드 알라바를 대기심 쪽으로 보낸 펩 과르디올라.
그는 고개를 숙인 채 생각에 잠긴다.
‘이렇게 되면…….’
주요 선수들에게 대거 휴식을 준 오늘 과르디올라가 신경을 쓴 부분은 승리도, 그렇다고 시즌 유일한 패배를 안겨 준 묀헨글라트바흐에게 복수를 하는 것도 아니었다.
{“우오-!”}
“응?”
데이비드 알라바의 교체 투입 후, 바이에른 뮌헨에 바로 위기가 닥쳐온다.
활약이 미흡했던 토르강 아자르(Thorgan Hazard)를 대신하여 교체 투입된 라스 슈틴들(Lars Stindl)이, 뮌헨의 최종 수비라인을 관통하는 패스를 보낸 것이다.
이는 알라바의 곁을 스쳐 지나 안드레 한(Andre Hahn)에게로 이어졌고, 묀헨글라트바흐의 공격수는 주어진 1:1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삑-! 삐?익!!
주심이 휘슬과 함께 센터라인을 가리키고, 이를 본 펩 과르디올라의 표정이 살짝 찌푸려진다. 수비수를 바꾼 후 40초도 채 되지 않아, 교체한 선수 쪽에서 실점 빌미를 제공했다.
이유를 막론하고, 이는 감독의 책임이다.
“후우~”
과르디올라는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머리를 손바닥으로 문지르며, 데이비드 알라바를 센터백으로 두는 게 더는 전술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2013/14 시즌까지만 해도 데이비드 알라바는 월드클래스 풀백처럼 보였지만, 프랑크 리베리의 장점이 아닌 단점을 더 많이 흡수하며 잔부상을 달게 되었다.
자기관리에 소홀했던 대가는 재능만으로 축구를 하도록 만들었고, 노력 없는 재능은 흘러가는 시간에 조금씩 떠내려가 보이지 않던 단점을 나타나게 했다.
팀의 사정 때문에 데이비드 알라바를 센터백으로 보낸 것도 맞지만, 후안 베르나트보다 딱히 낫다고 말할 수 없는 상태인 것도 맞다.
‘어쩔 수 없군. 제롬을 투입해야겠어.’
과르디올라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2차전, 제롬 보아텡의 선발을 결정짓는다. 홈 경기임을 고려하면, 그의 파트너론 안정감을 더해 줄 수 있는 하비 마르티네스가 좋아 보였다.
코스타스 마놀라스 역시 볼파르트 클리닉의 관리 소홀 영향으로, 이번 시즌은 단 한 번도 정상이 아니었다.
그렇게 센터백 조합을 일찌감치 결정한 과르디올라는 이제, 가장 어려운 과제에 직면한다.
‘상대는 다른 선택지가 없지.’
바이에른 뮌헨이 올 시즌 10개가 넘는 전술을 활용해 온 것에 비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전형과 전술은 지난 3년 동안 단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선수 개개인의 전술적 역량과 이해도는 뮌헨 선수들이 훨씬 더 앞서지만, 조직력은 아틀레티코가 훨씬 낫다.
이제, 펩 과르디올라는 1차전으로 돌아간다.
경기 결과 자체는 0:0 무승부였지만, 감독 간의 지략(智略) 대결에서는 디에고 시메오네의 판정승이었다.
겉으로 볼 땐 ‘공격의 바이에른 뮌헨과 수비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잘 표현되었지만, 점유율을 뺀 모든 지표에서 ‘공격의 바이에른 뮌헨’은 존재하지 않았다.
과연 그렇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펩 과르디올라는 답을 알고 있다.
‘크랙이 없었지.’
축구에서 드리블러(Dribbler)의 값어치는 단 한 번도 저평가되지 않았다. 선수 개개인에 대한 평가가 갈리기는 해도, 드리블러는 그 자체로 전술적 키가 된다.
하지만 과르디올라는 그릇된 판단으로, 그 스스로 팀의 드리블러들을 봉인해 버렸다.
바이에른 뮌헨의 드리블러.
바로.
‘베르나르두.’
펩 과르디올라는 베르나르두 실바가 3년 안에 세계 최고의 윙어로 평가받을 거란 강한 확신이 있었다.
타고난 부지런함과 창의성이란 쉽지 않은 조합을 갖춘 그는,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 중 유일하게 드리블로 상대방의 허를 찌를 수 있다.
하지만 펩 과르디올라는 베르나르두 실바를 오른쪽이 아닌 왼쪽으로 보내면서 그의 역량 중 일부를 봉쇄했다.
본래 의도는 또 다른 전방 플레이메이커로서, 티아고와 함께 체너(Zehner/AM)가 되어 레반도프스키와 토마스 뮐러가 투톱처럼 뛸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건, 상대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아니었을 때 효과를 발휘했을 선택이었다.
자신은 팀 승리를 위해, 베르나르두 실바를 계속해서 오른쪽에 두어야 했다. 그리고 또 다른 드리블러이자 크랙인 리베리를 왼쪽에 투입했어야 했다.
물론 결과가 더 나빴을 수도 있지만, 그것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는 이런 선택이 더 나아 보이는 게 사실이었다.
‘그렇다면…….’
경기는 어느새 후반전 40분으로 치닫고 테크니컬 에어리어에 선 펩 과르디올라는 경기를 보고 있었지만, 과르디올라의 눈과 정신은 챔피언스리그를 겨냥하고 있다.
빠르게 밑그림이 그려지고, 1차전을 통해 얻은 교훈을 반영한 바이에른 뮌헨의 모습은 사흘 전보다 더 나아 보인다.
삑-! 삐?익! 삐—-익!!
결국 1:1로 끝나 버린 경기.
알리안츠 아레나를 가득 채운 팬들은 묀헨글라트바흐를 상대로 시즌 승리를 뽑아내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지만,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았던 과르디올라는 슈베르트에게로 다가갔다.
만족스러운 표정을 한 묀헨글라트바흐의 감독이 손을 내밀어 오고, 그것을 잡은 과르디올라는 상투적인 말을 보낸다.
“많이 배웠습니다. 좋은 팀이로군요.”
“하하. 과찬입니다.”
“조심히 돌아가시죠. 그럼.”
정작 머릿속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경기에 관한 내용으로 가득하다는 건, 과르디올라 혼자만의 비밀이었다.
***
.경기 결과(Bundesliga 32R)
바이에른 뮌헨 1 : 1 묀헨글라트바흐
[골] 더글라스 코스타 : 전반 06분(요주아 키미히)김다온 ? 미출전(명단 미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