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599)
598화 Meter aguja y saca reja (10)
.전반 05분
바이에른 뮌헨 0 : 0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홈&어웨이 매치업의 재미있는 부분 중 하나는 두 번째 경기에서는 딱히 탐색전이랄 게 없다는 것이다.
약간, 후반전부터 시작한다는 느낌이랄까?
오늘도 변함없이 예외는 아니다.
팡-!
삑-!
‘아- 젠장.’
달려 나가는 방향으로 찔러준 베르나르두의 좋은 패스를 다이렉트 크로스로 연결하려고 했는데, 필리페 루이스가 기민하게 반응해 와 발을 가져다 댔다.
굴절된 축구공은 곧바로 골라인 밖으로 벗어났고, 코너킥이 선언되는 걸 확인한 후 난 자리를 찾아 움직였다.
이제 고작 5% 남짓 진행되었을 뿐이지만, 단순하고 직선적인 축구는 확실히 효과를 보이는 것 같다.
[에이, 저기!!] [사람을 놓치지 마!]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페널티박스가 부산해지고, 손을 들어 올린 리베리가 왼발로 코너킥을 띄워 보낸다.
적당한 높이에서 날카롭게 꺾여 들어간 축구공은 제롬의 바로 앞에서 페르난도 토레스에 의해 가로막혔고, 밖으로 클리어된 축구공은 내가 선 위치로 떨어져 내렸다.
난 거기에 시선을 고정했고, 살짝 발을 움직인 후 떨어지는 타이밍에 맞춰 오른쪽 발등을 가져갔다.
다이렉트로 걷어찬 슈팅은 골대를 향해 날아가는 듯했지만, 워낙 박스 안이 복잡했던 탓에 누군가의 몸통을 맞고 굴절이 되어버렸다.
다시 코너킥.
방향은 반대쪽이다.
삑-! 삐빅-!
“응?”
크고 빠른 휘슬 소리가 들려와 고개를 돌려 보니, 올리버 토레스가 쭈그려 앉은 채 인상을 잔뜩 쓰고 있는 게 보였다.
옆구리에 손을 올린 걸로 보아, 슈팅을 금방 막았던 게 저 친구인 것 같다. 잠깐 경기가 멈춘 사이, 난 토마스 뮐러에게 좀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 달라고 요청했다.
올 시즌 많은 득점을 기록한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뮐러의 뛰는 방식이 전과는 많이 달랐다.
라움도이터(Raumdeuter)로서의 모습은 줄고, 전형적인 세컨스트라이커처럼 뛰기 시작한 것이다.
여전히 월드클래스긴 하지만, 유니크했던 움직임은 많이 죽어 버렸다. 측면에서 함께할 때보다, 이렇게 바로 곁에서 호흡을 맞추니 좀 더 적나라하게 느껴진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처럼 기계적인 팀을 공략하려면, 토마스 뮐러가 가진 창의력과 그만의 비전이 필요하다.
그것 역시, 단순하고 직선적인 우리의 축구에 복잡함을 더해 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문제는 전후 관계야.’
토마스 뮐러가 전처럼 뛰지 못하는 이유를 단순히 선수에게만 돌려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펩의 전술이 문제라고 하기에도 어려운 문제다.
뮐러가 가장 좋았을 때, 우린 프랑크 리베리-아르연 로번이라는 윙어를 두었다.
‘간단했지. 워낙 전형적이니까.’
아르연 로번이 안쪽으로 잘라 들어가는 것을 사랑한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뮐러 역시, 로번이 볼을 잡았을 때 어떻게 뛰어야 할지를 알고 있었다.
어떠한 위치에서 공간이 생기고, 어떠한 타이밍에 거기로 뛰어 들어가야 하는지가 명확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올 시즌 뮐러가 세컨스트라이커로 뛸 때면, 그 파트너는 베르나르두 실바/더글라스 코스타/킹슬레 코망과 같은 남자일 때가 많았다.
즉, 공간을 창출해 내는 분야에서 딱히 뛰어나지 않은 이들과 함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는 거다.
드리블러인 코스타와 코망은 자신이 치고 나갈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고, 거기가 항상 비어 있어야만 본연의 능력을 100% 발휘할 수 있었다.
또 베르나르두 역시 마찬가지다.
베르나르두의 가장 큰 장점은 탈압박과 볼을 소유하는 능력이고, 그는 자신의 이런 역량을 발휘하고자 의도적으로 공간이 좁은 곳으로 움직여 수비수를 끌어들인다.
얼핏 로번이 하는 일과 비슷해 보일 수도 있지만, 그 방식과 위치가 매번 다르기에 생겨나는 공간이 매번 변화한다.
무엇보다 이런 플레이를 통해서 발생한 공간을 가져가려면 베르나르두와 비슷한 수준으로 연계를 할 수 있는 추가적인 한 명의 선수가 필요했다.
아마도 토마스 뮐러에겐, 베르나르두가 만들어 낸 공간은 무척 복잡해 보였을 것이다.
그 공간을 연주하려면 훨씬 더 많은 악기가 있어야 했는데, 정작 그것을 켜 줄 연주자는 부족하다 보니 그대로 내버려 둘 수밖에 없었다는 거다.
‘저거야.’
아마도 지금쯤이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역시 우리가 평소와 전혀 다른 축구를 하려 한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계속해서 측면으로 패스를 보내고, 이후에는 저돌적인 드리블로 골라인 부근까지 이동해 박스 안을 겨냥한 크로스를 띄워 올리고 있으니 말이다.
조금 있으면 그에 맞춰 어떤 변화가 있을 거라고 보는데, 내가 생각하는 시점은 바로 그때였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측면에 많은 인원을 세우고, 그 많은 인원 사이로 볼을 잡은 베르나르두가 침투했을 때, 난 거기로 뮐러가 뛰어 들어가 주기를 원한다.
과연 녀석은 그렇게 해 줄까?
‘……이따가 말 좀 해야겠어.’
대화로 못을 박아 둔다면, 분명 그럴 거라고 본다.
***
.전반 14분
바이에른 뮌헨 0 : 0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토마스 뮐러가 태어난 바일하임 인 오버바이에른(Weilhein in Oberbayern)은 인구가 2만이 조금 넘는 작은 도시다. 그리고 그곳에서 뮐러는 늘 축구를 가장 잘하는 소년이었다.
4살밖에 되지 않던 1993년 지역 유소년 클럽인 TSV 푈(TSV Pahl)에 입단하게 된 것도, 가장 작은 꼬마 아이가 서너 살 많은 형들을 제압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시 토마스 뮐러를 TSV 푈로 이끈 감독은, 그에게 [“너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뛸 재능이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고는 했다.
아무것도 몰랐던 어린 뮐러에겐, 자연스레 그때부터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겠다는 열망이 생겨났다.
몇 년이 지나 이런 토마스 뮐러의 재능은 주변에 알려졌고, 그는 한 스카우트의 권유를 받아 지역에서 약 50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던 바이에른 뮌헨의 주니어 팀 입단 테스트에 참여하게 된다.
당시 10살이던 토마스 뮐러의 플레이를 본 뮌헨의 관계자들은, 그가 언제가 뮌헨의 유니폼을 입게 될 거라는 걸 알았다.
입단 테스트가 끝난 즉시 뮐러에게 함께하고 싶다는 의사를 나타낸 관계자들은,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짓던 깡마른 소년을 이렇게 기억했다.
[“그는 10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14살이나 15살들을 능히 상대할 만한 실력이었다.”]그렇게 11살부터 바이에른 뮌헨의 주니어 팀에 합류한 토마스 뮐러는 클럽의 철저한 관리 아래 꾸준히 성장했고, 마침내 2008년 꿈에 그리던 데뷔 무대를 가지게 된다.
그리고 데뷔전 이후, 뮐러는 생각했다.
바이에른 뮌헨이 아닌, 다른 클럽에서 뛴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이다.
뮐러는 4살 때부터 꿈의 클럽이던 곳에서 살아간다는 사실에 행복감을 느꼈고, 뮌헨에서의 삶은 목가적인 사고방식을 지닌 그에겐 완벽이나 다름없었다.
수많은 클럽의 유혹에도, 매번 여름 토마스 뮐러가 바이에른 뮌헨을 떠나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이유다.
하지만, 2015년 여름 상황이 바뀔 뻔했다.
토마스 뮐러는 바이에른 뮌헨을 떠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했었다. 단짝이던 토니 크로스가 마드리드에서의 삶에 만족하는 걸 보며, 잠깐 그 믿음이 흔들렸던 것이다.
물론, 단순히 그것만이 이유는 아니었다.
뮐러는 축구가 재미있지 않았다.
자신을 본격적인 주전으로 기용했던 루이 판 할과 자신을 세계적인 선수로 평가받도록 만들어준 유프 하인케스.
이 두 사람과 함께하며 토마스 뮐러는 축구에 대한 재미를 느꼈고, 즐김에서 오는 긍정적 에너지를 원동력 삼아 선수로서 쑥쑥 성장해 나아갔다.
그러나 펩 과르디올라가 부임하고 많은 것들이 변하기 시작하면서, 뮐러는 자신이 정체된다고 생각했다.
적응기였던 2013/14 시즌에는 모든 것이 괜찮았으나, 월드컵 우승 이후 동기부여라는 측면에서 예전과 같지 않음을 느꼈던 것이다.
게다가 볼파르트 클리닉과 펩 과르디올라 사이의 불화라든가, 연이은 부상자가 생기며 로테이션과 전술의 일관성이 사라진 것도 영향을 주었다.
특히.
“여기-!!”
베르나르두에게서 김다온으로 패스가 연결된 순간, 토마스 뮐러는 [“본능을 억누르지 말라.”]는 동료의 말을 떠올리며 빈 곳으로 내달렸다.
이에 빠르게 반응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라인을 끌어 올리며 오프사이드를 유도했다.
그리고 최근 토마스 뮐러는 이러한 방식의 움직임에서, 열에 아홉 오프사이드를 선언받곤 했다. 사람들은 이를 두고 뮐러의 잘못이라 말했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었다.
파앙-!!
“?!!”
각도가 없는 상황에서 몸을 비튼 김다온이 아웃프런트로 축구공을 걷어차며, 보이지 않던 패스길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그것은 오밀조밀 밀집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선수들을 지나쳐, 라인을 무너뜨리게 된 토마스 뮐러의 발밑으로 향했다.
살짝 오른쪽으로 휘었던 패스를 받아 들기 위해 발을 길게 뻗은 토마스 뮐러의 얼굴엔, 미소 비슷한 것이 생겨난다.
‘바로 이거야.’
토마스 뮐러는 일종의 판독기와도 같은 존재다.
감독과 주변 동료의 능력에 관해서 말이다.
어지간한 전술적 역량 없이는 절대 뮐러가 만들어 내는 공간을 활용할 수 없다.
그가 최근 불만을 느꼈던 부분도 이것이다.
펩 과르디올라의 전술적 역량은 부인할 수 없지만, 조금 다른 방향에 초점이 맞춰진 탓에 자신이 가진 장점을 충분히 발휘하기 어려웠다.
무엇보다 시즌 초반 함께했던 더글라스 코스타/킹슬레 코망은 자신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이에 뮐러는 좌절을 느꼈고, [요즘은 그가 무엇을 잘하는지 모르겠다.]라는 세간의 평가를 뒤엎고자 본격적으로 득점을 기록하는 일에만 집중했다.
그 결과 공격포인트의 측면에서 커리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곤 있었지만, 충분히 만족스러웠던 것 역시도 아니었다.
한데 지금.
[오프사이드-!!!]‘아니거든?’
토마스 뮐러는 근래 처음으로 자신이 살아 있다는 것을 생생하게 느끼고 있었다.
김다온이 무리를 해서라도 보낸 아웃프런트 패스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최종 수바라인을 완벽하게 무너뜨렸고, 오른쪽 측면 공간을 점령한 뮐러는 거침없이 질주했다.
그리고 이런 뮐러의 눈엔, 시시각각 변화하는 피치의 모습과 그에 따라 생겨나고 사라지는 공간이 보였다.
득점을 노리고자 쇄도하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수비수 둘을 달고 움직였고, 그 앞 빈 곳으로 뛰어드는 베르나르두 실바는 손을 들어 올리고 있었다.
다급해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선수들은 주변 공격수를 막는 것에만 급급한 것처럼 보였는데, 이를 확인한 토마스 뮐러의 한쪽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빠르게 판단을 내린 그의 행동은 컷백.
팡-!
“!!”
“?”
하지만 그 목적지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나 베르나르두 실바가 아니었다.
‘앞으로 한 발. 아니 두 발?’
긴박하게 흘러가는 피치 위에서 약 두 번 정도의 프레임이 지나갔을 때, 어떠한 곳에서 가장 넓은 공간이 만들어질지를 뮐러는 알 수 있었다.
이건 결코 훈련으로 터득이 가능한 것이 아니다.
천부적으로 타고나야만 하는 재능이다.
뮐러가 축구공을 떠나보낸 순간 골대를 향해 일제히 움직이던 많은 이들의 발이 멈춰 섰고, 아무도 없던 공간에 불쑥 등장한 한 사내가 신중한 동작으로 왼발을 가져다 댔다.
슈팅의 강도는 컷백에서 오는 에너지를 전환하는 것에 기댄 이 왼발 슈팅은, 인프런트 패스를 보내는 것처럼 오직 정확도에만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토마스 뮐러는 알고 있었다.
‘충분해.’
앞으로 굴러오는 축구공을 받아쳤을 때, 얼마나 큰 힘을 얻을 수 있는지를 말이다.
실제로, 축구공은 마치 강하게 후려 찬 것처럼 빠르게 날아갔다. 그리고 그것은 여전히 사람들의 발을 멈추게 한 상태에서, 그대로 그물 안으로 꽂혀 들어갔다.
“이예에에에-!!!”
이에 불끈 쥔 두 주먹을 들어 올린 토마스 뮐러가 소리를 내질렀고, 그런 그의 앞으로 달려온 한 남자가 힘껏 점프해 온몸을 내던져 안겨 들어왔다.
그런 그를 뮐러는 안아 올린다.
그러곤 귀 기울여 소리를 들었다.
“봤어?! 봤냐고-!!”
허무할 정도로 쉽게 무너져 버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수비. 토마스 뮐러의 라움도이터로서의 재능을 사용한 단 한 번의 플레이가, 매치업의 균형을 무너뜨렸다.
여전히 김다온을 안아 올린 토마스 뮐러는, 다시 한번 살아 있다는 것을 느끼며 이렇게 외쳤다.
“Es ist Fußball, Es ist Fußball!!”
이게 바로, 축구라고 말이다.
매치-업이 시작된 후 약 110분.
두 팀의 첫 번째 득점이 마침내 터져 나왔다
***
같은 시각, 디에고 시메오네가 숙였던 고개를 든다.
“휴우-”
선제 실점을 허용한다는 건 늘 나쁜 것이지만, 오늘과 같은 경기에서는 더욱 뼈아팠다.
‘곤란하게 됐군.’
본래 디에고 시메오네는 전반전을 0:0으로 끝마치는 것을 그려왔다. 양 팀의 성향과 전력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그게 최선의 그림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득점 경쟁으로 가 봤자 불리할 것이 뻔했기에, 오늘 경기를 한 골 싸움으로 끝내기를 원했던 것이다.
한데 생각보다 훨씬 이른 시점에 실점을 허용했다.
그리고 이것은 팀 전체를 시험에 빠트렸다.
1:1이 되면, 원정 득점 우선 법칙으로 인해 불리한 쪽은 바이에른 뮌헨이 된다.
하지만 득점을 하려면, 팀을 조금 더 공격적으로 끌어 올릴 필요가 있다.
페르난도 토레스와 앙투안 그리즈만을 투톱 형태로 세워 역습을 시도하곤 있지만, 예상을 깨고 중앙미드필드 자리에 투입된 김다온이 역습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중이다.
무지막지한 활동량과 적극성을 앞세워, 강한 전방 압박으로 후방에서 볼이 뻗어 나가는 걸 지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제한된 기회만을 가져가는 중이고, 역습의 속도가 늦춰지자 펩 과르디올라가 바라는 대로 지공을 펼치게 되었다.
이 말은 즉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 역시, 충분히 정돈된 뒤라는 뜻이었다.
‘선수들이 이해할까?’
사실 지금도, 1골 싸움이라는 것 자체는 변하지 않았다. 만약 팀이 득점하게 된다면, 승리하는 쪽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 시메오네는 선수들 역시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래서 시메오네는 지금 후회하고 있었다.
어째서, 거기까지 말하지 않았던 것일까?
아우구스토 페르난데스의 방향 전환 패스가 다소 길어 사이드라인 밖으로 벗어나고, 이를 추격하던 앙투안 그리즈만이 찌푸린 얼굴로 시메오네를 쳐다봤다.
그리고 다른 쪽으로 고개를 돌린 시메오네는, 공격을 요구하는 선수들의 시선을 읽을 수 있었다.
애석하게도, 선수들은 여전히 한 골 싸움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한 듯했다.
“…….”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 시메오네는 계속해서 생각을 이어 나간다. 공격을 위해 라인을 끌어 올리는 것이야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그럼 그만큼 실점 가능성이 커진다.
하프타임이 되면 선수들을 설득할 수 있겠지만, 지금 당장은 공격성을 억누르기 쉽지 않았다.
계속해서 같은 전술을 고집하면 별문제가 없지 않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부정적인 감정이 오래도록 쌓이게 내버려 두는 것 역시도 현명한 판단은 아니다.
선택의 시간은 점점 더 다가오고 있다.
그런데, 바로 이때.
“—!!!”
삑-!! 삐빅-!! 삑!!
그라운드가 갑자기 출렁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