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601)
600화 Meter aguja y saca reja (12)
지난 2016년 1월은 레알 마드리드의 운명을 결정지은 중대한 시기였다.
부임 당시부터 기대보다는 우려가 컸던 라파 베니테즈는 팀의 강점을 전혀 살리지 못한다는 평과 함께 해임되었고, 후임으로 임명된 지네딘 지단은 자격 논란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이 위대한 미드필드는 스페인 하부리그에 속한 클럽을 지도하는 데 필요한 라이선스 없이 팀을 이끌었고, 팀에서 아들을 편애한다는 의심을 받았다.
그리고 한술 더 떠, 2016년 1월 14일에는 FIFA로부터, ‘18세 미만 이적 금지 조항 위반에 따른 1년 동안의 영입 금지’ 징계를 받기까지 했다.
모든 상황은 레알 마드리드에게 좋지 않게 흘렀고, 일부 비관론자들은 차기 시즌까지 레알 마드리드가 힘겨운 시간을 보낼 것이라 입을 모았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흘러갔다.
지네딘 지단의 부임과 동시에 레알 마드리드 특유의 중원 장악력이 살아났고, 단조롭고 부족한 움직임을 지적받았던 BBC 라인 역시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기 시작한 것이다.
무엇보다 훌륭했던 건.
“25만 유로. 그 이하로는 양보할 수 없습니다.”
라파 베니테즈가 활용법을 전혀 찾지 못했던 제로니모 베가를 라 리가 최고의 선수 중 하나로 성장시킨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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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5일. 마드리드, 스페인. 데 알레한드로 데 라 소타 거리. s/n. 28055 시우다드 데포르티바 델 레알. 파벨론 발롱세스토 시우다드 데포르티바 레알 마드리드(Pabellon Baloncesto Ciudad Deportiva Real Madrid. Av. de Alejandro de la Sota, s/n, 28055 Ciudad Deportiva del Real, Madrid, Spain).
FIFA의 이적 금지 징계가 확정된 후, 레알 마드리드는 제프 블라터와 플로렌티노 페레스의 개인적인 친분을 무기로 징계 시점을 반년 정도 미루려 노력하고 있었다.
아무런 대비조차 없이 징계를 선언 받은 상황이라, 이적이 금지될 1년 동안의 자금을 한꺼번에 쏟아부을 기회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 감독 지네딘 지단은 현 스쿼드에 만족감을 표하며 영입보다는 내부 단속에 조금 더 힘을 써 줄 것을 요청했다.
오늘의 이런 자리가 만들어진 이유다.
“터무니없군요. 그 금액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맞은편 사내의 기름진 미소에, 에밀리오 부트라게뇨(Emilio Butragueno)의 인상이 살짝 찌푸려진다.
지네딘 지단에 이어 레알 마드리드의 단장으로 부임한 부트라게뇨는 현재, 멀리 잉글랜드에서 온 에이전트와 대화를 나누는 중이다.
“올 시즌 가레스 베일의 기록이 어떻게 됐죠? 그리고 그가 없는 두 달 동안, 누가 그 자리를 채웠습니까? 23살의 나이에 벌써 세계 최고의 공격수가 되었습니다. 저는 충분히 이 조건을 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건 단순히 저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에이전시 전체의 의견입니다. 그만큼 이번 계약 건은 저희에게도 중요합니다.”
“…….”
최근 3년 사이 눈부시게 성장한 ‘프레데터’는 젊은 선수들로부터 가장 선호되는 에이전시로 평가되었고, 레알 마드리드의 제로니모 베가 역시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선수들이 원하는 바를 클럽에 어떻게든 관철(貫徹)한다는 측면에서, 누구보다 든든한 파트너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선수들에게만 해당하는 말로, 클럽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가장 거래하고 싶지 않은 에이전시로 손꼽혔다.
클럽과의 관계는 고려하지 않고 쓸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는 모습은 마치, 조르제 멘데스와 미노 라이올라의 나쁜 면만을 더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결국 축구만 잘한다면 모든 것이 합리화된다는 사고방식이었기 때문이다.
“솔직하게 말하죠. 25만 유로면 팀 내 3위입니다.”
“멋지군요. 베가의 위상과 걸맞습니다.”
“걸맞다고요? 아닙니다. 넘친다고 보는 게 맞겠죠. 우리가 제안한 주급도 나쁜 조건이 아닙니다. 15만 유로면 카림과 같은 수준이고, 팀 내 다섯 번째입니다.”
“그건 받아들일 수 없군요.”
“…….”
마치 벽을 보고 대화한다는 느낌을 받은 에밀리오 부트라게뇨가 잠깐 기다려 달라는 손짓을 한 뒤에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곤 귀빈실을 빠져나가, 클럽의 회장인 플로렌티노 페레스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렵습니다.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더군요.”
– ……얼마를 부르던가?
“25만 유로. 한 푼도 양보할 수 없다고 합니다.”
– 빌어먹을. 온통 바퀴벌레들밖에 없군.
“그 제안을 받아들이면, 클럽의 모든 주급 체계가 송두리째 흔들릴 겁니다.”
레알 마드리드 역시, 여느 클럽과 마찬가지로 그들만의 주급 체계가 존재하고 있다.
선수의 실적과 가치평가 등을 종합해 적절한 금액을 산출하고, 거기에서 선수의 중요도에 따른 ±@가 고려되어 최초 제안이 만들어진다.
이후 협상 상황에 따라 기준선을 약간 벗어날 수도 있긴 하지만, 그런 금액들은 보통 주급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지급되고 있었다.
예를 들어 클럽 내에서의 위상과 비교해 터무니없이 적은 주급(8만 유로)을 받는 마르셀루의 경우, 연 600만 유로 수준의 초상권 보너스를 받아 간다.
이는 주급을 연봉으로 환산한 416만 유로보다 더 많은 금액으로, 보너스를 주급에 합산했을 때 약 19만 유로의 주급을 받아 가는 셈이 됐다.
반대로 표면적인 위상을 더 중요시 생각한 가레스 베일은, 복잡한 보너스보다 주급(25만 6천 유로) 그 자체를 택했다.
세금이라는 측면에서도 훨씬 더 좋지 않은 조건이었지만, 어떠한 축구선수에겐 주머니에 들어오는 돈보다 명예와 위상이 더 중요한 법이다.
– 철수하게. 선수를 설득해 봐야겠어.
“베가를 프레데터와 떨어트려 놓을 생각이십니까?”
– 그래야지. 만약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면, 내년 여름을 노려봐도 돼. 또 지단에게 베가의 기용 빈도를 줄이라 말할 수도 있지 않은가?
“그렇죠.”
– 방법이야 얼마든지 있네. 수고했네. 그럼.
-딸깍-
플로렌티노와의 통화를 끝마친 후, 다시 귀빈실 안으로 들어선 부트라게뇨가 자리에 앉는 대신 테이블 앞으로 가 상대방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더 이상의 협상은 없다는 뜻이었고, 이에 프레데터의 에이전트가 이런 말을 남긴다.
“지금이 가장 저점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그야 두고 봐야겠죠.”
“아쉽군요. 나름대로 좋은 조건이라고 생각했는데 말입니다. 이렇게 되면, 저희도 다른 클럽을 찾아봐도 되나요?”
“…….”
자신들의 요구 조건을 들어주지 않았으니 클럽을 떠날 준비를 하겠다는 말. 이것은 전형적인 에이전시의 방식으로, 클럽과 선수 사이의 힘 싸움이 시작됐다는 뜻이기도 했다.
하지만 에밀리오 부트라게뇨는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곳은 레알 마드리드고, 에이전시의 알량한 수작에 넘어갈 호락호락한 클럽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상대방이 걱정하는 게 옳았다.
부트라게뇨는 악수한 손에 힘을 더했다.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섣부른 시도를 하다, 결국 선수와 이별하게 된 에이전시가 한둘이 아니었다.
얼핏 축구 계약은 선수의 의지를 대신하는 에이전트와 클럽 사이의 문제처럼 비치지만, 여전히 그 본질은 선수의 요구를 클럽이 얼마나 맞춰 주느냐에 있다.
클럽은 언제든 에이전시를 거치지 않고 선수와 대화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선수를 설득해 계약한 에이전시를 버리라 요구할 수도 있었다.
게다가 지금처럼 선수가 클럽의 감독을 크게 신뢰하는 상황이라면, 주도권은 에이전시가 아닌 클럽이 쥐었다고 봐야 한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겠죠. 그리고 우리에게 펀치를 날렸다고도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아닙니까?”
“하하. 저는 당신네들과 같은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습니다. 결국 선수를 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신들의 배를 불리기에만 바쁘죠. 나가는 길은 저쪽에 있습니다. 이후는 알려 드리지 않아도 괜찮겠죠?”
“…….”
불쾌한 표정이 된 손님을 보며, 부트라게뇨는 작은 승리감을 느낀다. 자신이 너무 무례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애초부터 실례는 에이전시 쪽에서부터 했다.
‘프레데터’는 이적 협상과 관련된 모든 절차를 무시한 채, 오직 자신들의 조건을 내세우기에만 바빴다.
그리고 그것도 모자라 선수를 설득해 클럽을 떠나도록 만들겠다는 어설픈 협박까지 했다.
제아무리 파격적인 협상으로 명성을 얻는 중이라지만, 그래도 어디에나 지켜야 할 선은 존재했다.
“……버러지 같은 놈들.”
에밀리오 부트라게뇨는 이번에도 역시, 레알 마드리드가 에이전시를 누르고 승자가 될 거로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늘 그래 왔던 것처럼.
……그러나.
이 세상에 절대란 없는 법이다.
레알 마드리드의 클럽하우스를 빠져나가 주차장으로 향한 붉은색 머리카락의 남성이, 렌트한 차량에 올라탄 후 서류 가방을 보조석에 던져뒀다.
그리고 그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어딘가로 메시지를 보냈다.
지금까지 쭉 그래 왔던 것처럼, ‘프레데터’는 결국 원하는 바를 쟁취하게 될 것이다.
***
2016년 5월 6일. 81547 뮌헨, 독일. 재베너 슈트라세 51-57. 바이에른 뮌헨 서비스 센터 및 훈련시설. 퍼포먼스 센터, 선수 전용 식당/카페테리아.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이 확정된 후, 클럽하우스에는 안도와 긴장감이 공존하는 묘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작년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탈락보다는 더 좋은 성과를 기록했다는 점과 남은 경기 중 절반이 트로피를 결정짓는 단판 승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환경 속에서, 우리 선수단은 비교적 차분하게 다음 분데스리가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는 내일 남부 바이에른으로 떠나 잉골슈타트 원정 경기를 갖고, 이후엔 일주일 간격으로 분데스리가-포칼-챔피언스리그를 치를 예정이다.
일단 나는 컨디션 조절을 원활하게 가져가고자, 남은 경기 전부를 빠지지 않고 뛰기로 한 상태다.
“큭큭큭큭. 그래서 있지 내가…….”
“아, 그거 진짜 바보 같은 행동이었어.”
“하핫-! 진짜?!”
그리고 오늘은 여느 때와 같은 평범한 오전이었다.
새벽 훈련을 끝마친 우리는 지금부터 점심을 먹고 쭉 휴식을 가진 후, 퇴근 전에 브리핑실에 모여 선발 명단과 최종 전술 등을 설명받을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실내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의 채널이 바뀌었고, 공영 채널인 ‘ZDF’가 화면에 틀어졌다.
뭐지, 뉴스인가?
“잠깐. 저거?”
“오~! 진짜야?”
화면 속 ‘ZDF’의 남성 앵커는 지금, EPL의 토트넘 핫스퍼가 스코틀랜드를 기반으로 한 사모펀드 회사에 매각되었다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금액은 총 16억 파운드(약 2조 5,470억 원)였고, 시즌이 끝난 후 인수 절차가 마무리될 거라고 말을 했다.
“16억 파운드라니. 엄청난데?”
“대체 얼마야?”
“대강 2조 5천억 정도 될 거야, 아마.”
“휘이~ 저런 돈은 다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그러게 말이야.”
다소 심심할 수도 있었던 포칼 결승전까지의 일정을, 토트넘 핫스퍼의 인수란 뉴스가 채워 주고 있었다.
EPL의 클럽 사정을 우리가 신경 쓸 이유가 없지 않으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대답해 주고 싶다.
왜냐하면.
“나온다-! 쉿!”
“…….”
바로 이 부분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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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 알터만) – ZDF 아나운서
“이 사모펀드 그룹은 인수 후 토트넘에 약 2억 유로를 투자하겠다 약속했고, 영입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선수는 발렌시아의 안드레 고메스, 레스터 시티의 은골로 캉테, 레알 마드리드의 제로니모 베가, 그리고 바이에른 뮌헨의 베르나르두 실바와 김다온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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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
“뭐?”
사무엘 알터만(Samuel Altermann)의 말에, 졸지에 이쪽 테이블에 시선이 집중됐다. 황당한 표정의 베르나르두가 고개를 가로저었고, 난 그냥 어깨만 으쓱였다.
저런 식의 이야기야 누구든 할 수 있으니 말이다.
굳이 저런 걸 귀담아들을 필요는 없다.
‘……뭐래. 방금 아니래 놓고서는.’
실은 우리가 EPL의 인수 소식을 신경 쓴 이유는, 보통 저런 과정 뒤에 대규모의 엑소더스(Exodus)와 그 이상의 폭풍 영입이 뒤따른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토트넘을 인수할 정도의 기업이라면 자금력은 충분하다는 뜻이었고, 실제로 벌써 2억 유로를 투자할 거라는 소문이 잉글랜드도 아닌 독일 공영 채널에서 흘러나오는 상황이었다.
다가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우리 뮌헨의 선수들도 목표가 될 수 있다는 건데, 엉뚱하게도 나와 베르나르두가 찍혀 버리고 말았다.
이후 사무엘 알터만이 다른 이야기를 시작하자, 다시 채널은 ‘Sky Sports German’으로 돌아갔다.
“놀랐네, 진짜. 혹시 알고 있었어?”
“내가 어떻게? 넌?”
“…….”
“응? 베르나르두?”
“……잠깐 이야기 좀 할까?”
베르나르두가 밖으로 나가자는 고갯짓을 보냈고, 접시를 전부 비웠던 난 거절하지 않고 거기에 응했다.
건물 밖으로 나선 우리는 그늘에 있는 벤치를 찾아, 나란히 앉았다.
“뭐야? 왜 갑자기?”
“그게. 실은 이야기를 들었거든.”
“이야기? 뭐?”
알다시피, 이 친구의 에이전시는 내겐 썩 이미지가 좋지 않은 ‘프레데터’다. 하지만 베르나르두가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래도 일은 꽤 잘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신념이라는 개인적인 이유에서, 절대 일은 함께하고 싶지 않다.
“사실 에이전시가 몇 주 전에 질문을 하더라고.”
“어떤?”
“런던에 있는 팀에서 뛸 생각은 없냐고.”
“…….”
토트넘은 북런던을 연고로 하고 있다.
“난 그때 아스널이나 첼시 뭐 이런 곳에서 연락 온 줄 알았어. 하지만 그게 토트넘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
끼워 맞추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베르나르두의 의견은 분명 일리가 있었다.
축구 클럽의 인수라는 게 하루 이틀 만에 결정될 것도 아니고, 큰 틀에서의 합의는 생각보다 훨씬 더 오래전에 이뤄졌을 수 있다.
그렇다면, ‘프레데터’가 언급한 런던의 팀이 토트넘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었다.
“뭐, 어차피 가지는 않겠지만 말이야.”
“그건 또 그러네.”
“응. 그냥, 뭔가 재미있는 상황 같은데 괜히 안에서는 눈치가 보여서 밖으로 나오라고 그랬어.”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선 후, 나는 베르나르두에게 클럽하우스 건물로 돌아가자고 말했다.
잠깐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이제는 그 호기심을 거두고 일상으로 돌아갈 때였다.
“그건 그렇고, 결국 밝혀졌더라”
“뭐가? 아- 그거? 응. 맞아.”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이 끝난 다음 날, 그리즈만에게 인종차별을 당했던 여성이 황색언론으로 유명한 ‘ABC’에 그날의 사건을 폭로하는 일이 있었다.
당연하게도, 마드리드가 발칵 뒤집혔다.
미레야 폰즈(Mireya Fonz)라는 이름의 여성은 스페인 이민자 3세로, 스페인에서 태어나고 스페인 국적을 지닌 완벽한 스페인 여성이었다.
그녀는 당시에는 너무 충격적이라 경황이 없었다며 얼떨결에 합의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는데, 방송 인터뷰 자리에서 받은 돈을 모두 돌려주겠다고 말을 해 버렸다.
순식간에 그녀는 인종차별과 커대란 축구클럽에 저항한 용감한 여성이 되었고, 소셜네트워크 세상에서는 아예 영웅으로 추앙을 받았다.
폭로를 통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판단이 섰을 뿐이라는 진실 따윈, 누구도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았다.
어쨌든 이 일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앙투안 그리즈만은 스페인 축구협회와 UEFA 및 FIFA로부터 굉장한 철퇴를 맞게 되었다.
우선 스페인 축구협회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측에 홈 3경기 무관중이라는 징계와 함께, 25만 유로의 벌금과 클럽 인원 전체에게 인종차별 반대 수업 이수를 명했다.
그리고 UEFA 역시 챔피언스리그 경기 2경기 홈 무관중을 지시했고, FIFA는 앙투안 그리즈만에게 사회적 책임을 물어 A매치 5경기 출전 금지 처분을 내렸다.
축구계에서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인종차별 사례 중에서 가장 큰 처벌이었는데, 그건 미레야 폰즈가 인터뷰에서 던진 말 때문이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다온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상대로 뛰는 것을 보며, 나 역시도 용기를 얻었다.”]누군지는 모르지만, 그녀의 뒤에 있을 변호사가 무척 영리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폴 포그바 등과의 일로 반(反) 인종차별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가 되어 버린 나를 교묘히 이용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바로 다음 날, ‘아스’의 기자 프란시스코 하비에르 디아스가 이런 제목의 기사를 기고했다.
[Meter aguja y saca reja.]한국어로 대충 끼워 맞추자면 ‘되로 주고 말로 받았다’는 속담으로 해석할 수 있었는데, 업보가 되돌아와 결국 큰 피해를 보게 되었다는 느낌이 더 올발랐다.
어쨌든 한 선수의 미성숙했던 행동으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씻을 수 없는 이미지의 손해를 입게 되었고, 그로 인해 올여름 그리즈만을 팔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도는 상태다.
참.
‘재미있다니까?’
이러한 일들 때문에라도, 나는 평생 축구를 끊지 못할 것 같다.
***
[토트넘 인수 후 새롭게 보드진에 부임할 인사들은, 당분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에게 기회를 주려 할 것이다. 그들은 현재 뛰어난 축구 감독들 대다수가, 최근 1년 사이 새로운 직장을 구해 영입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 인디펜던트] [토트넘을 인수한 사모펀드 그룹의 관계자들은, 앞으로 약 3년 동안 5~7억 유로의 투자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 사실은 많은 토트넘의 팬들을 흥분케 만들고 있다. – 런던 이브닝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