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605)
604화 das Vermachtnis (4)
※ 2015/16 분데스리가 리그 결산
ㅁ 골
1.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 : 35
2. 피에르 에밀-오바메양(도르트문트) : 25
3.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 : 23
4.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레버쿠젠) : 17
5. 앤쏘니 모데스트(쾰른) : 15
ㅁ 어시스트
1. 김다온(바이에른 뮌헨) : 28
2. 헨리흐 므히타랸(도르트문트) : 15
3. 베르나르두 실바(바이에른 뮌헨) : 14
4. 카림 벨라라비(레버쿠젠) : 11
5. 즐라트코 유누조비치(브레멘) : 10
하파엘(묀헨글라트바흐)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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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 이달의 선수
8월 : 김다온(바이에른 뮌헨)
9월 :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
10월 : 피에르-에밀 오바메양(보루시아 도르트문트)
11월 : 김다온(바이에른 뮌헨)
12월 :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레버쿠젠)
1월 : 김다온(바이에른 뮌헨)
2월 :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
3월 : 김다온(바이에른 뮌헨)
4월 : 헨리흐 므히타랸(도르트문트)
5월 :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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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 DFB 선정 2015/16 분데스리가 Best 11
GK ?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
RB ? 김다온(바이에른 뮌헨)
CB ? 마츠 훔멜스(도르트문트)
CB ? 요나스 헥토르(쾰른)
LB ? 웬델(레버쿠젠)
CM ? 헨리흐 므히타랸(도르트문트)
CM ? 율리안 바이글(도르트문트)
CM ? 카림 벨라라비(레버쿠젠)
RW ? 베르나르두 실바(바이에른 뮌헨)
LW ?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
ST ?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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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 DFB 선정 2015/16 올해의 감독
펩 과르디올라(바이에른 뮌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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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 DFB 선정 2015/16 분데스리가 올해의 선수
김다온(바이에른 뮌헨)
***
2016년 5월 18일. 82031 바이에른, 독일. 그륀발트 바바리아필름플라츠 7. 아레나 11 스포츠 그룹 GmbH.
어떠한 것들은 시즌이 진행되는 동안 그 위대함을 드러내지만, 어떠한 것들은 시즌이 끝난 후에 도드라지기도 한다. 시간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도 있기 때문이다.
분데스리가 시즌이 정산되던 지난 사흘 동안, 아레나 11이 느낀 감정들이 바로 그랬다.
“요나스! 또 다른 전화예요.”
“어딘데?”
“도이체 은행이요. 신뢰감 있는 사람이 필요하대요.”
“쭉 말해 왔잖아, 엔베 내가 뭐라고 했지?”
“독일 기업은 거절. 다국적 기업은 승낙.”
“그런데?”
“실은, 이미 거절했어요. 그냥 자랑이라도 한 번 해야 할 것 같았거든요. 그럼, 이만.”
딸깍-
나브니에트 브하브가 문을 닫자, 못 말리겠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은 요나스 보럽이 맞은편에 앉은 파트너를 바라본다.
“참 똑똑한 친구지?”
“그래. 저런 것만 빼면 말이야.”
“큭큭큭. 그냥 자랑하고 싶은 거잖아, 요나스. 그가 금방 한 말처럼! 휘이~ 내가 신입 때 너 같은 상사가 있었다면, 진즉 에이전트가 되는 걸 관뒀을걸?”
“네 실력이 형편없는 이유를 이제야 알겠네.”
“워-우! 한 방 먹었는데?”
“이거나 처먹어, 프레드.”
탁-
요나스가 집어 던진 땅콩 봉투를 뜯은 프레드 클라우스(Fred Klasus)가 의자를 빙글 돌리며 사무실 바깥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3년 전 도산 직전의 UNC에서 아레나 11로 막 일자리를 옮겼을 때만 해도, 요나스 보럽의 사무실은 낡은 책상 하나가 전부인 볼품없는 공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에이전시의 가장 유능한 파트너로서, 새롭게 단장한 실내가 한눈에 보이는 사무실의 주인이 됐다.
“운 좋은 녀석 같으니. 질투가 날 지경이야.”
“하-! 누가? 네가?”
프레드 클라우스는 5년 전, 병환으로 별세한 그의 조부(祖父)로부터 막대한 양의 유산을 물려받았다.
덕분에 그는 현재 롤스로이스를 몰며, 7년 동안의 결혼생활을 조용히 정리하고 12살이나 어린 배우와 만나며 동시에 16살 어린 불가리아 모델과 밀회를 즐기고 있었다.
아레나 11에 근무하는 대다수의 남성 직원이, 프레드 클라우스를 질투하는 이유다.
“그래서 네가 좋은 거야, 요나스. 넌 질투심이 없거든.”
“난 내가 노력하지 않은 돈에는 관심 없어.”
“바로 그거야! 그래서 네가 내 친구인 거라고.”
“친구라면 저기 전화 좀 받아, 프레드. 그 전에 씹고 있는 땅콩이나 좀 삼키고.”
“넵! 분부대로 하죠!”
요나스 보럽이 능청을 부리는 프레드 클라우스를 흘끗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다른 사람들은 그가 회사의 돈만 축낸다고 하지만, 여전히 이곳의 에이전트인 것은 이유가 있다.
“할로? 오-! 어디시죠?”
언변이 화려한 프레드 클라우스는 첫 만남부터 호감을 얻을 줄 아는 사람이었고, 그래서 에이전시의 가장 중요한 고객을 만날 때 CEO들과 동행했다.
그는 운동선수가 아닌, 각종 회사의 사람들과 만나 에이전시가 영향력을 확장하도록 돕고 있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일로, 그래서 아레나 11은 프레드 클라우스를 요나스 보럽과 함께 ‘대체 불가능한 인력’으로 분류를 해 둔 상태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딸깍-
통화를 한창 이어 가던 프레드 클라우스가 보류 버튼을 누른 후 요나스를 올려다본다.
“코카콜라야. 받아들일까?”
“파워에이드?”
“응.”
“멋지네. 내가 받아서 다행이야.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끝나면 다시 연락 달라고 해.”
“그럴게.”
시즌의 끝이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 스포츠산업과 관련된 수많은 기업이 그들의 새로운 얼굴을 찾기 위해 분주하게 뛰어다니고 있다.
그리고 그들 중 상당수는 2015/16 분데스리가 최고의 선수가 된 김다온과의 계약을 바라는 중이었다.
하지만 곧 벌어질 일을 고려해, 일단 독일 내의 기업은 피하고 있었다. 또 독일 외의 기업과도 계약을 체결하기 전, 비밀조약이 걸린 미팅을 진행코자 했다.
앞으로 벌어질 일은 전례에 없었던 일이며, 그 파장은 누구도 예상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너 변했어.”
“뭐?”
“너 말이야, 요나스. 처음엔 무슨 꼭 샌님 같았는데, 지금은 누구보다 프로같이 되었잖아.”
“나 프로 맞아. 너도 그렇고.”
“글쎄- 난 한량이 더 어울리는 것 같거든? 범생이 역할은 네가 맡는 걸로 하자. 사람들이 나를 욕하긴 하지만, 욕할 사람이 하나쯤 있어야 더 잘 뭉치잖아? 안 그래?”
“넌 구제 불능이야, 프레드.”
“큭큭큭큭. 나도 알아.”
웃음을 터뜨린 두 남자가 각자의 일을 하다, 잠시 뒤 눈을 마주쳤다.
“그가 정말 특별한가 봐. 그렇지?”
“너도 한번 만나 봐.”
“글쎄- 걔도 범생이라며? 주변에 범생이는 너 하나면 충분해, 요나스. 가뜩이나 너랑 이렇게 놀 때마다, 몸 여기저기에 두드러기가 하나씩 나는 거 있지?”
“범생이라…….”
“응?”
새로운 사무실에 가져다 놓은 짐을 정리하던 요나스가, 하던 행동을 멈추고 잠깐 상자 위에 팔을 걸쳤다.
“너도 전부 알고 있지? 왜 그 계획 말이야.”
“오-! 그 위대한 계획?”
“그렇게 부르는 건 너뿐이지만, 아무튼. 그래 그 계획.”
“그게 왜?”
“……들어 봐. 이게 내 생각이야.”
분명 16살의 김다온은 모범생이었지만, 최근의 김다온은 그것과는 약간 거리가 멀었다.
물론 그는 누구보다 성실하고 또 축구에 충실하지만, 흔히 모범생이라는 단어에서 오는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오히려, 타고난 천재라는 표현이 더 적합했다.
그런 부류 특유의 오만함이 있고, 자신의 눈높이에서 타인을 바라보려는 습관들도 존재한다.
“장담하는데, 그는 훌륭한 지도자는 못될 거야.”
“어차피 그럴 생각은 없다면서?”
“최소 15년 뒤의 일이잖아. 누구도 모르는 거야. 어쨌든. 그 시선을 받았을 때, 난 이런 기분이 들었어.”
“??”
“나도 그렇게 되자.”
“뭐?”
“그의 눈높이에 맞는 사람이 되자고 생각했어. 실바 알지? 베르나르두 실바? 언젠가 그가 내게 한 이야기도 같은 거야. 다온의 곁에 있다 보면, 그가 꿈꾸는 것들에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어.”
“…….”
묵직했던 발언에, 요나스 보럽의 사무실 안에는 잠시 침묵이 찾아든다.
하지만 그것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그는 꿈을 꾸게 하는 사람이야, 프레드.”
“…….”
“그리고 난 거기에 동참하기로 했고.”
이미 김다온은 많은 것들을 이뤄냈다.
수비수 최초로 골든보이에 선정되었고, 아시아인 최초로 유로파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모두 거머쥐었다.
전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Kicker Rangliste’ 측면수비수 부분에서 한 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뷔케(WK) 등급을 받았으며, 3년 연속 DFB Best 11에 뽑히기도 했다.
외에도 2년 연속 UEFA Best 11, 2년 연속 FIFA World Best 11에 들어 국제적인 명성도 차곡차곡 쌓아 나갔다.
그렇지만 요나스는 잘 알고 있었다.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라는 걸.
“앞으로 그가 얼마나 할지가 잘 상상되지 않아. 그건 아마, 지금까지 이룬 것도 대단하기 때문이겠지. 지금까지 그의 커리어를 은퇴한 풀백에게 덮어씌우면 어떻게 될까?”
“……월드클래스지.”
“그래. 정확해.”
요나스 보럽은 장담할 수 있었다.
만약 올 시즌 다시 한번 뮌헨의 트레블을 이뤄 내는 데 김다온이 결정적 활약을 펼친다면, 그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시 한번 크게 달라질 것이다.
“그래서 나는 참을 수 없어.”
“보잘것없어 보이는 것 말이지.”
“응.”
김다온은 빠른 속도로 아레나 11의 손아귀를 벗어나려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건 동시에, 요나스 보럽의 손을 떠나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물론 두 사람의 관계는 여전히 굳건했지만, 언젠가 주위에서는 틀림없이 이런 말을 할 것이다.
[“아레나 11을 떠나.”] [“멘데스를 찾아가.”] [“아니면 라이올라든지.”]언젠가 그런 상황이 왔을 때, 요나스는 당당하게 증명할 수 있기를 원했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조르제 멘데스도 미노 라이올라도 아닌 아레나 11에서 근무하고 있는 자신이며, 김다온의 에이전트가 될 자격이 있다고 말이다.
이를 위해서는 더 유능한 에이전트가 되어야 했고, 그것은 단순히 선수의 편의를 채워 주는 것만을 뜻하지 않았다.
“내가 그를 지켜줘야 해.”
“무엇으로부터?”
“글쎄. 이번 경우에는 정치겠지. 축구 정치 말이야. 그리고 미디어도. 후우~ 그들은 정말이지 사정없이 다온을 물어뜯으려고 할 테니까.”
“……넌 할 수 있어, 요나스.”
“하하. 고마워. 땅콩은 다 먹었어?”
“응! 하나 더 줄래?”
땅콩이 담긴 봉투 하나가 더 사무실 안을 날았고, 이번에도 가볍게 그것을 받아 든 프레드 클라우스가 봉투를 뜯으며 안에 담긴 견과를 입으로 가져갔다.
오독- 오도독-
“……넌 언젠가 보스가 될 거야.”
“하하. 그럴 수도.”
오독- 오도독-
“아니, 진짜. 틀림없이 그럴 거라니까.”
“…….”
미소와 함께 눈빛을 교환한 두 남자는 이제, 온전히 각자의 일에 집중한다.
그리고 그 모습은 마치.
“저걸 봐. 완전 개미와 베짱이잖아.”
“대체 요나스는 왜 프레드와 친한 거야?”
“쉬잇- 듣겠어.”
많은 이들에게 부지런한 개미와 게으른 베짱이를 연상케 하도록 했다.
***
[바이에른 뮌헨 VS 도르트문트! 2015/16 시즌 마지막 Der Klassiker!! ZDF로 시청하세요! – ZDF]***
2016년 5월 19일. 44309 도르트문트, 독일. 아디-프라이슬러-알리.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트레이닝젠트룸.
승리보다 패배가 많았던 분데스리가 경기와 모두를 책임지기로 했던 위르겐 클롭의 사임.
2014/15 시즌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겐 잊고 싶은 시간이었고, 영원히 함께할 줄 알았던 리더가 떠난 자리는 아직 검증이 필요한 42살의 젊은 감독이 차지하게 되었다.
그랬던 만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향한 기대치는 높지 않았고, 다들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면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또 시즌 도중 토마스 투헬이 경질된다고 해도, 전혀 놀라지 않을 거라는 말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게 아니잖아-!! 모두 그마안-!!”
삐—익!!!
이런 예상은 모두 멋지게 빗나갔다.
“잘 들어-! 펩 과르디올라는 모든 상황에 대한 대비책이 있는 남자야! 그러니 대충이라는 건 다 집어치우자고!”
“…….”
“무슨 말인지 알겠지?! 오전에 미팅한 대로 해 보는 거야! 좋아, 다시 처음부터.”
삐?익!!
토마스 투헬은 도르트문트 보드진의 기대치를 한참 뛰어넘어 클럽을 다시 강자의 자리로 되돌려 놓았다.
지난 시즌 크게 부진했던 일카이 귄도안과 헨리흐 므히타랸에게 새로운 역할을 부여해 완전 부활시켰으며, 결정력이 늘 발목을 붙잡았던 오바메양을 각성시키는 데에도 성공했다.
또 젊은 선수의 발굴이 장점인 것답게, 율리안 바이글을 장래 독일 대표팀에 뽑힐 만한 재능으로 성장시켰다.
그러나 이런 도르트문트에게도 부족한 건 있다.
바로, 우승.
“좋았어-!! 바로 그거야!! 한 번 더 해 보자고!!”
삐?익!!
시즌을 26승 6무 4패로 마감한 도르트문트는 자신들이 세운 분데스리가 팀 기록을 경신한 바이에른 뮌헨에 밀려, 승점 78점과 +48의 골득실차를 기록하고도 리그 2위에 머물렀다.
리그 종료 후 독일 내 많은 미디어가 이 부분을 다뤘으며, 이와 같은 성적이면 꽤 많은 시즌에 도르트문트가 우승을 차지했을 거란 기사를 기고했다.
그리고 그 안의 내용 전부 도르트문트의 시즌을 찬양하는 것들로 채워졌지만, 이 클럽의 누구도 기쁘지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좋아-! 바로 그거야 마르코! 더 압박해! 더!”
“…….”
“그거지!! 그게 바로 내가 원하던 거야!!”
도르트문트의 사람들은 전부 화가 나 있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모든 말들이 약간의 시간만 지나면 휴지 조각보다도 쓸모없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자기 위안을 삼을 수 있는 것 정도였는데, 분데스리가 정도 되는 경쟁에 익숙한 사람들이 거기에 만족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지금까지의 노력과 자신들이 잘해 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더더욱 그랬다.
역대 최다 승점 분데스리가 2위.
2015/16 유로파 리그 8강.
얼핏 좋아 보이는 이 허울 좋은 말들은 전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무관(無冠)이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을 뿐이다.
삐—-익!!
“그만-!!”
강도 높게 진행되었던 훈련이 잠깐 멈추고, 5분 동안의 휴식을 알린 토마스 투헬이 한쪽 구석에서 훈련을 참관하던 남성의 곁으로 자리를 옮긴다.
미하엘 초르크(Michael Zorc).
도르트문트에서 태어나고 현역 시절 전부를 도르트문트에 헌신했으며, 은퇴와 동시에 단장으로 부임해 클럽의 모든 것을 함께한 사람이다.
“보시기엔 어떻습니까?”
“멋지더군. 다들 열정적이었어.”
“그렇죠. 전부 이렇게나 잘했는데,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얼간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긴 싫을 거니까 말입니다.”
“…….”
“우리끼리 얘깁니다, 미하엘. 밖에서는 절대로 이런 말을 하고 다니지 않아요.”
토마스 투헬은 위르겐 클롭의 커리어를 그대로 밟아 왔지만, 성격과 철학은 천지 차이였다.
위르겐 클롭이 클럽에서 근무하는 모든 이들의 얼굴과 이름을 외웠던 반면, 토마스 투헬은 선수와 스태프를 제외한 사람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매번 이름이 아닌 [“거기”], [“너”], [“빨강 머리”] 등과 같은 말들로 타인을 불렀는데, 당연히 거기에 상처를 받았던 이들이 많았다.
예를 들어 투헬을 위해 매일 아침 커피포트를 채워 넣었던 인턴의 경우, 3개월 전 자신을 보고 누군데 사무실에 들어와 있느냐며 역정을 내는 것에 충격을 받아 사표를 제출했다.
그뿐만 아니라 잔디를 정리하는 직원이 패스를 찾지 못해 입구에서 허둥대고 있자, 잡상인은 받지 않는다며 진지한 얼굴로 그를 쫓아내려 한 일도 있었다.
이것은 토마스 투헬의 성격을 잘 보여 주는 것이었는데, 그는 정말로 축구 외의 것들에는 전혀 재주가 없었다.
미하엘 초르크에겐 이것이 조금 불만이긴 했지만, 그래도 능력을 보고 참고 넘어가는 중이었다.
“어떻게 예상하나?”
“50:50이요. 아니면 51:49 정도이겠죠.”
“우리가 49인가?”
“네. 그래도 기왕이면 50:50이면 좋겠네요.”
“하하. 솔직하군.”
그래도 이런 솔직한 모습은 미하엘 초르크가 투헬에게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 부분이었다.
“필요한 게 있다면 말만 하게.”
“음- 일단 저 빌어먹을 녀석을 이곳에 계속 눌러 앉히게 할 수는 없나요? 그리고 외에 팀을 떠나겠다고 아우성을 지르는 녀석들을 이곳에서 계속 뛰게 해 달라고요.”
“……노력하겠네. 약속하지.”
“후우~ 우린 내년 챔피언스리그에 나간다고요. 그거 알죠? 그 일정을 버티려면, 저는 저기에 녀석들이 전부 필요해요.”
“…….”
매년 그랬지만,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주요 선수들의 이탈을 우려하고 있었다. 최근의 연속된 성공에도 불구, 여전히 클럽은 경제적으로 안정적이지 못하다.
오히려 레버쿠젠이나 베르더 베르멘과 같은 팀들이 재정적으로는 더욱 탄탄하며, 도르트문트의 경제력은 분데스리가 중위권 수준이었다.
그래서 주급 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고, 빼어난 활약을 펼친 이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붙잡으려고 한다.
시즌 후 계약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게 될 마츠 훔멜스와 헨리흐 므히타랸 역시, 한참 전부터 재계약을 거부하며 팀을 떠날 생각을 하고 있었다.
또 일카이 귄도안 역시, 재계약 과정에서의 불만으로 보드진과의 관계가 크게 틀어졌다.
“저 녀석들은 그저, 자신을 위해 뛰고 있을 뿐입니다.”
“……그거면 충분하네.”
“당신은요. 하지만 저는 그렇지 않아요.”
“…….”
“그럼, 이만. 5분이 다 끝나 가네요.”
멀어지는 투헬을 보며, 미하엘 초르크가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현(現) 도르트문트의 감독은 보드진을 마음에 들지 않아 했고, 그것은 당장 이번 여름 이적 시장부터 클럽을 힘겹게 할 것 같았다.
그리고 이는, 토마스 투헬과 장기적인 동행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그건 아무래도 좋아.’
미하엘 초르크는 미래가 어찌 되어도 좋으니, 한 경기밖에 남지 않은 시즌을 멋지게 마무리하고 싶었다.
포칼컵 하나가, 도르트문트에 최소 500만 유로 이상의 경제적 이득을 안겨다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린 그 돈이 필요하지.’
분데스리가 1위와 2위.
DFB-포칼 결승에서 만날 이 두 팀의 순위는 분데스리가의 가장 꼭대기에 있었지만, 그 실상은 전형적인 빅클럽과 중소클럽의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