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61)
60화
[2011.11.04. – 2011.11.20. 일제히 월드컵 예선에 돌입한 전 세계의 축구. – FIFA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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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복수의 클럽이 FC 노르셸란의 사이드백 김다온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 Goal.com INT/2011.11.06.] [김다온을 위해 1,100만 유로를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는 PSG. – FourFourTwo/2011.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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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온에 대한 영입 의향을 부정한 PSG. “검토 단계에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구체적 협상은 진행된 바 없다. 우리의 최우선 목표는 아니었기 때문.” – RMC/2011.11.09.] [17살의 사이드백에게 쏟아지는 관심에, FC 노르셸란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 ESPN/2011.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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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의 포르투갈 클럽이 김다온에게 관심을 표현한 가운데, 특정한 클럽이 1,200만 유로가 넘는 거금을 제시했다는 소문이 있다. – Jornal de Noticias/2011.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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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쇼크. 1 : 2 패배 직후, 조광래 감독의 경질 사실을 발표한 대한축구협회. – SPORTS KOREA/2011.11.15.] [차범근 대한축구협회 부기술위원장, “후임은 해외파 감독이 될 예정이며, 조광래 감독이 물러난 건 패배 여부와는 상관없이 미리 결정된 사항이었다.” – SPORTS KOREA/2011.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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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 벤피카가 김다온 영입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팀이란 소문이 무성하다. – A Bola/2011.11.18.(오전)] [SL 벤피카가 오는 겨울 이적시장에서 김다온을 데려오는 주인공이 되었다. 현재 확인된 이적료는 1,250만 유로지만, 금액은 더 올라갈 수 있다고 한다. – A Bola/2011.11.19.(오전)]***
2011년 11월 19일. 셸란, 덴마크. 스네르바이 7, 3500 배얼래쇠.
#오전 09 : 56
부르르르르-
부르르르르-
뚝-
부르르르르-
부르르르르-
······.
대략 30분쯤 전부터, 내 휴대폰은 마치 불이라도 날 것처럼 정신없이 울려대고 있다.
[하아- 장난 아니네. 다녀올게요!!] [조심하고-! 알겠지?] [네에-!!]현관을 빠져나와 문 옆에 대어다 둔 자전거에 올라탄다.
그러는 사이에도 휴대폰은 계속해서 울렸고, 중간중간 메시지가 도착했다는 알림음 역시 줄을 이었다.
[난리네, 진짜.]SL 벤피카와 사인을 끝마치고 덴마크로 다시 돌아온 날을 기점으로, 내가 FC 노르셸란을 떠나 다른 클럽으로 이적할 거린 기사들이 부쩍 늘어나기 시작했다.
처음엔 헛발질을 반복하는 미디어의 모습을 보면서, 이래서 뜬소문이 그렇게 무성하게 나는 것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용하게도 미디어의 이적 관련 기사 내용은 점점 더 구체적으로 바뀌었고, 마침내 포르투갈의 가장 공신력 있는 언론사인 ‘A Bola’가 뜬소문의 마침표를 찍어버렸다.
뚜르르르- 뚜르르르-
지금 것은 전화가 아니라 건널목의 알림음이다.
오늘은 평소 출근하던 코스가 아닌 한적한 길을 따라 움직이고 있는데, 인사를 하며 지내던 사람들이 이적과 관련된 기사에 대해 질문해올 것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그게 귀찮은 건 아니지만, 솔직히 그분들에게 뭐라고 말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끼익-!
자전거를 타고 도착한 클럽하우스. 입구에서 날 발견한 사람들이 갑자기 어색한 표정이 되더니 인사를 건네왔다.
저들은 당연히, 이적 사실을 알고 있을 거다.
“고 모언, 킴.”
“고 모언. 좋은 아침이죠?”
“어, 어? 어, 그래. 그, 그렇지.”
“수고들 하세요.”
“어, 어. 그, 그래.”
현재 우리에게 남은 전반기 스케줄은 리그 3경기와 유로파 2경기를 포함한 총 다섯 개의 시합이 전부다.
우선은 내일 쇠네르위스케를 홈으로 불러들여 경기를 가지고, 27일 실케보르 원정을 치르고 나면, 다음 달 1일 FC 취리히와 유로파 그룹스테이지 다섯 번째 매치업을 진행하게 된다.
그리고 이날의 결과에 따라, 마지막 12월 14일 SS 라치오 원정을 떠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SL 벤피카는 협상이 끝난 뒤 구단측에 나를 최대한 아껴달라 말했고, FC 노르셸란 역시 유로파 녹아웃 스테이지 진출이 확정될 경우 굳이 날 출전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자칫 부상이라도 입었다간 계약 자체가 무효화 될 가능성도 있다고 들었다.
그래서 리그도 홈에서만 경기에 나설 확률이 높았다.
전부, 에이전시와 통화하며 알게 된 내용들이다.
“휴우-”
라커룸 안으로 들어서기 전, 앞에 서서 한 차례 심호흡을 가져갔다.
이제부터, 동료들에게 모든 걸 솔직히 말해야 할 때다.
스톡홀름은 대강 알고 있었던 것 같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이적을 꿈에도 몰랐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마음이 불편한 건, 가장 충격을 받았을 내 소중한 친구 때문이다.
하지만, 피하는 건 답이 아니다.
진실은 외면했을 때 독이 된다고 배웠다.
난 이내, 결심을 굳혔다.
“고 모언-!!”
굳게 마음을 먹고 라커룸 안으로 들어서며, 난 평소처럼 크고 또 밝게 아침 인사를 건넸다.
그러자 라커룸에 있던 동료들의 시선이 전부 한꺼번에 내게로 쏟아졌는데, 그들의 눈동자에 어린 복잡한 감정이 순식간에 전해져왔다.
역시, 내가 감췄다고 생각하는 걸까?
딱히 그런 건 아니었는데.
“여어- 꼬마!”
찰싹-!!
“이크! 니콜라이?”
마사지를 받고 온 것으로 보이는 스톡홀름이, 내 등을 손바닥으로 두들기며 라커룸에 들어섰다.
그리고 내 곁에 선 그는 어깨에다 손을 두르면서, 라커룸에 있는 동료들에게 축하를 해주지 않고 뭐하냐며 소리쳤다.
스톡홀름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동료들의 표정이 바뀌었다.
하나둘 내게로 다가온 이들이 미소와 함께 축하를 건네왔고, 이적에 관한 자세한 내용을 묻기 시작했다.
“전반기 끝나고 바로?”
“젠장! 이거 후반기에 좀 어렵겠는데?”
“이 대단한 녀석! 겨우 2년 만에 그러기 있어? 앙?”
“고마워요, 안드레아스. 그리고 당신도요.”
아쉬운 감정들을 손쉽게 털어버린 이들과는 달리, 저쪽에서 어색해하는 올루프는 아직 생각을 정리하지 못한 것 같다.
이거 어떻게 한담?
어렵지만, 그래도 가는 게 옳다.
그는 나의.
“올루프.”
올루프는 덴마크로 와 알게 된 가장 친한 친구이자, 동시에 터울이 얼마 나지 않는 형제 같은 존재였다.
한 날은 파룸 시내의 음식점에서 우리 사이에 비밀을 만들지 말자고 맹세를 하기도 했었지만, 나는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아무리 사정이 있었다곤 하지만, 그래도 올루프에게만큼은 먼저 말해줘야 했지 않았겠냐고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만약 에이전시에서 허락했더라면, 가족들 다음으로 틀림없이 올루프에게 모든 것을 말했을 거다.
“뭘 말해도 변명이라는 건 알아. 그렇지만······.”
“그만. 그런 말을 듣고 싶은 게 아니야.”
“올루프.”
“난 그냥······.”
인상을 살짝 찌푸리며 고개를 갸웃한 올루프.
녀석은 곧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축하한다며 포옹을 해왔다.
그리곤 복잡미묘한 얼굴로 내게 말했다.
“내 형제가 더 큰 무대로 간다는데 당연히 축하해야지. 말하지 않은 건 진짜로 서운한데, 사정이 나름대로 있을 거니까 이해할게.”
“응. 고마워.”
“다만 조금······.”
“조금?”
올루프는 살짝 머뭇거리고 있다.
표정을 보니, 화가 난 것 같진 않다.
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우리 사이에 못할 말이 있어?”
“네가 부러웠어.”
“뭐?”
“부럽다고, 이 멍청아.”
솔직한 표현이라고 생각되는 올루프의 한 마디를 기점으로, 우린 금세 원래대로 되돌아왔다.
이후로도 계속해서 서로 장난을 주고받았고, 훈련을 마친 뒤에는 함께 점심을 먹고 또 함께 집으로 돌아가며 평소와 전혀 다를 것 없는 하루를 보냈다.
“그럼 언제 떠나는 거야?”
“글쎄. 일단 FC 취리히 경기가 끝나봐야 알 것 같아.”
“이기면 빨라지고, 지면 늦어지고?”
“응.”
“이거, 그날 팀이 이겨야 할지 져야 할지 모르겠네.”
“당연히 이겨야지, 뭔 소리야? 수당이 얼만데.”
“뭐?! 큭. 큭큭큭큭. 넌 진짜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난 언제까지고 네 형제이자 친구일 거야. 너도 알지?”
“그래- 알고말고. 그럼, 이제는 집에 가야겠다.”
“응. 파베엘.”
“그게 아니지! 비 세이스! 몰라?”
“하하. 그래. 네 말이 맞아. 비 세이스.”
파베엘(Farvel)은 영어로 Good Bye.
비 세이스(Vi Ses)는 그냥 Bye다.
평소에도 난 파베엘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해왔지만, 올루프는 그렇게 헤어지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비 세이스라고 하면, 내일 또 볼 것 같으니까 그런 거겠지.
멀어지는 친구를 보며, 난 자리에 계속해서 서 있었다.
‘Farvel, Min ven.’
지금의 이 말은 Good Bye My Friend.
하지만 너도 그거 알지?
축구를 하는 한.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야.’
지난 2년 동안 항상 든든한 편이 되어준 친구를 떠나보내며 돌아서는 길, 어쩐지 마음이 조금 쓸쓸해졌다.
***
[(Official) 1,250만 유로 + 부대 조항. SL 벤피카가 FC 노르셸란의 어린 사이드백을 영입하기 위해 지출한 금액은, 그들의 클럽 레코드를 가볍게 넘어섰다. – A Bola/2011.11.19.(저녁)] [김다온의 영입을 통해 추가적인 재정적 이득을 확보하려는 SL 벤피카. 그들은 아시아의 재능을 영입함으로써, 중계권 협상과 상품판매와 같은 부수적인 요소를 기대하고 있다. – Sapo Desporto/2011.11.20.(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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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20. 경기결과
FC 노르셸란 3 : 0 쇠네르위스케
[골] 미켈 베크만 : 전반 26분(P.K)후반 24분(니콜라이 스톡홀름)
후반 41분(김다온)
김다온 ? 90분 출전(평점 8.6/팀 내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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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17살의 어린 풀백은 분명 재능이 넘치나, 덴마크와 포르투갈 리그의 차이로 인해 고전할 수 있다. 조금 더 장기적인 관점으로 바라봐야 할 것.” SL 벤피카의 풋볼매니저 에두 크루즈는 클럽 레코드를 지출한 사이드백에게 시간이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ZeroZero/2011.11.22.(오후)]? 우리가 그렇게 재정이 넉넉한 팀이었어?
? 동양인에게 포르투갈의 돈을 1,250만 유로 이상 퍼줬어. 그렇다면 뭔가 즉각적인 답이 나와야지?
? 아직 17살이잖아. 1월에 합류해도 아직 18살이고. 엄청난 돈을 받았으니 뭔가가 있는 것 아닐까?
? 뭔가? 실패, 그리고 멍청함이 남겠지.
? 돈은 그래도 엄청 벌겠네. 중국은 엄청 큰 나라잖아?
? 얜 한국인이거든 병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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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25일. 셸란, 덴마크. 스네르바이 7, 3500 배얼래쇠.
며칠이 지났다.
축구장과 집을 오가는 나의 일상에는 변화가 없지만, 그런 일상 이외의 모습은 상당히 달라져 있다.
“따라 해봐. 쁘라젤. 엥. 꼬네셸루.”
“쁘라젤. 엥······ 엥??”
“꼬네셸루.”
“꼬네셸루.”
“쁘라젤 엥 꼬네셸루.”
“쁘라젤 엥······.”
일단은 새로운 과외선생님이 생겼다.
차이점이 있다면 전에는 구단이 선생님을 구해줬던 것에 반해, 이번에는 에이전시가 선생님을 구했다는 점이다.
본래라면 좀 더 일찍 선생님을 구하려고 했지만, 우리 집에서 출퇴근이 쉽고 또 능숙하게 포르투갈/덴마크어 혹은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덕분에 21일이 되어서야, 겨우 사람을 구하게 되었다.
고용 기간은 약 2주.
시간이 없는 만큼, 배울 게 무척이나 많다.
“수고하셨어요.”
“응. 숙제 내어준 것 잊지 말고. 알겠지?”
“네. 그럴게요.”
“그럼, 인사는?”
“어······ 오브리가두 뻴라 쑤아······ 비지따?”
“Perfeita!! 완벽해!!”
“이스또우 무이뚜 아그레데씨두.”
“하하하. 배움이 빠르네. 그럼, 진짜 안녕.”
딸깍-
[후우- 머리 아파.]포르투갈어를 배우면서 가장 힘든 부분은, 남성향과 여성향 단어가 따로 존재한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같은 사물을 표현하더라도, 총 두 개의 단어를 외워야만 했다.
하지만 선생님은 그건 현지에서 생활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익혀질 테니, 단어에는 굳이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하셨다.
실제로도 포르투갈어를 배우다 보니, 거의 음절 하나만 다른 수준이라 큰 문제는 없어 보였다.
[아이구, 아들. 고생했네.] [뭘요. 당연히 해야 하는 건데.] [기특해서 그래, 기특해서. 과일 좀 깎아줘?] [네. 지금부터는 또 공부해야 해요.]이적이 없었더라면 지금쯤 한가롭게 소파나 침대에 누워 시간을 보냈을 테지만, 요즘에는 컴퓨터 앞에 앉아 에이전시와 SL 벤피카가 보내준 자료들을 살피며 조금 다른 공부를 했다.
포르투갈 리그의 성향이라든가 문화와 같은 것들은 주로 에이전시의 자료일 때가 많았고, SL 벤피카의 자료 90%는 그들의 축구가 어떤지를 보여주는 것들이었다.
그리고 이것들을 보면서 느끼는 건데.
‘후우- 쉽지 않겠어.’
덴마크의 수페르리가엔이 분데스리가나 EPL과 흡사한 성향을 지닌 하위리그 느낌이라면,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는 스페인의 1부 리그인 라리가에 좀 더 근접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리그에서 선수단을 제약하는 규정이 아예 없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영상으로 보는 포르투갈 리그는 무척이나 자유분방하고 또 개성이 넘쳤다.
이점은 덴마크와는 명백히 다른 부분이다.
선수들이 드리블하는 횟수도 덴마크보다 훨씬 더 많았고, 특히 측면에서 1 : 1을 시도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유로파 무대에서 상대한 스포르팅 CP가 패스와 몸싸움을 가장 많이 활용하는 팀처럼 느껴질 정도로 말이다.
과연 저곳에서, 난 어떤 축구를 하게 될까?
하지만 그 대답은 지금은 찾을 수 없다.
화면을 보는 동안, 지난달 영표 형과 나누었던 대화가 머릿속에서 흘렀다.
포르투갈에서 나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고, 팬과 미디어는 분명 내게 많을 돈을 쓴 이유를 찾고 싶어 하겠지.
이런 상황에 대한 경험이 없는 나로서는, 뭐든 처음부터 겪어나갈 수밖에 없다.
결국, 중요한 건 나만의 축구라는 것.
환경이 아무리 바뀌더라도, 나 자신을 믿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는 조언을 들어왔다.
부지런함이야 당연한 기본 옵션이다.
다들 그렇게 할 테니, 부지런하다는 건 내세울 게 못 된다.
하지만 그 전에 내가 뛰는 팀이 가진 철학이 무엇인지, 또 감독님이 어떠한 축구를 펼치길 원하는지를 아는 것이 순서이긴 하다.
그러면 새로운 환경에서도 내가 해야 할 일들이 보이고, 축구의 새로운 면이 보이고,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을 테니까.
그 뒤에 나만의 축구를 거기에 접목하면 된다.
서두르기보단, 올바로 가는 게 더 중요했다.
이제야 조금, 새로운 무대로 향한다는 것이 실감 되고 있다.
그리고 그만큼, 덴마크에 머물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는 것도.
잠깐 머리를 식히려고 거실로 나왔을 땐, 부모님이 오붓하게 이삿짐을 포장하고 계셨다.
이사를 도울 사람들은 전부 에이전시에서 알아서 할 것이다.
또 우린 꽤 많은 것들을 이곳에 버려두고 갈 거다.
덴마크에서 구매했던 가구 중 절반 이상은 중고였다.
그렇지만 포르투갈에선,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돈을 아끼지 않아도 될 테니까.
‘돈이 아닌 무언가.’
더 좋은 축구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돈을 좇는 것만이 아닌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했다.
축구를 잘하게 되면, 돈은 자연히 따라오는 거라면서.
그때는 몰랐는데, 어쩌면 그 말이 옳을 수도 있겠다.
축구와 돈, 아직은 둘 다 내겐 나란한 존재다.
하지만 아마도.
‘축구가 먼저.’
순서를 정해볼 수는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