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613)
612화 das Vermachtnis (12)
(개리 리네커) – BT Sports 현장 스튜디오 호스트
“Football Never Lie. 인상적이네요.”
(리오 퍼디난드) – BT Sports 현장 스튜디오 패널
“I love it, I Love It. I LOVE IT! 그가 진실을 말했어요. 축구는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죠. 축구에서 승리를 거두는 것은 강한 팀이 아닙니다. 강한 팀이 승리를 거두는 거죠.”
(개리 리네커)
“금방 전반전의 하이라이트를 보셔서 아시겠지만, 바이에른 뮌헨이 레알 마드리드에 1:0으로 앞서 나가고 있습니다. 전반 38분, 다온의 패스를 이어받은 베르나르두 실바의 득점이 나왔습니다. 그럼, 다들 전반전을 어떻게 보셨나요?”
(앨런 시어러) – BT Sports 현장 스튜디오 패널
“지금껏 본 적이 없습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오늘처럼 무기력하게 느껴진 경우는 처음인 것 같아요. 물론 그도 인간이기에 때때로 부진하긴 합니다만, 오늘은 조금 느낌이 달랐습니다. 다온이 상당히 그를 괴롭혔죠.”
(개리 리네커)
“지금 화면을 통해서도 나오고 있습니다만, 호날두의 공격 시도 대부분이 막혔습니다. 전반전 초반은 몇 차례 날카로운 움직임이 나왔습니다만, 이후 대부분의 경쟁에서 다온이 승리를 거뒀습니다. 어김없이, 오늘도 다온에 관한 많은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군요.”
(리오 퍼디난드)
“저는 다온이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하는지 체감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수비수였고 또 호날두와 함께 뛰어도 봤기 때문이죠. 이건 정말 놀라운 겁니다. 더 대단한 건, 그가 결국엔 어시스트까지 기록했다는 점이에요.”
(앨런 시어러)
“공격수의 입장에서, 다온은 무척 끔찍한 존재입니다. 6-1(약 185.4cm)의 신장에 180파운드(약 81.6kg)의 체중. 그는 신체적으로 굉장히 단단합니다. 실제로 다온과의 몸싸움에서 승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죠. 게다가 세계 최고 수준의 스피드와 훌륭한 수비 능력도 곁들였어요. 축구를 이해하는 능력이야 말할 것도 없죠. 그는 토탈패키지입니다.”
(개리 리네커)
“다온은 전반전 단연 최고의 선수였습니다. 지네딘 지단으로서는 골치가 아플 겁니다. 호날두가 봉쇄당하고 있고, 베일과 벤제마도 사정이 나아 보이지 않죠. 후반전 레알 마드리드에는 반전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부터는 어떤 식으로 그들이 변화를 주어야 할지…….”
***
.전반 종료
레알 마드리드 0 : 1 바이에른 뮌헨
@ 레알 마드리드의 라커룸
실망스러운 전반전을 끝낸 레알 마드리드의 라커룸 분위기는 푹 가라앉아 있었다. 준비해 왔던 것 중에 어느 하나 제대로 펼쳐 보이지 못했다.
타개책이 절실한 상황.
“좋아. 모두 주목.”
“…….”
지네딘 지단은 아래로 떨어진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의 얼굴을 들어 올리도록 만든다.
“우리 모두 알고 있었다. 뮌헨은 강한 상대지. 그리고 인정해야 한다. 저들이 전반전에 우리보다 더 잘했어. 하지만 이건 결승전이다. 상대에게도 힘든 경기고, 그만큼 많은 에너지를 내고 있어. 그러니, 우리에게도 얼마든지 기회가 올 수 있다.”
지단이 준비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의 전술적 핵심은 측면에 있었다. 호날두와 베일에게 많은 1:1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공수에서 압박을 가하고자 한 것이다.
그럼 풀백을 돕기 위해 윙어들이 내려서거나, 아니면 센터백들이 좌우로 벌리게 되어 공간이 생겨날 수 있었다.
하지만, 김다온의 활약이 전술에 차질을 빚게 했다.
“우선, 선수를 바꾸겠다.”
“…….”
“베가. 네가 카림을 대신해 들어간다. 카림? 넌 무척 잘해 줬다. 이건 전술적인 판단이야. 네게 희생을 강요해서 미안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잘 받아들여 줬으면 좋겠군.”
세상의 그 어떠한 축구 선수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전반전만 뛰고 교체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특히 오늘의 벤제마처럼 나빴던 BBC 중에서도 그나마 괜찮은 플레이를 펼친 경우라면, 이런 교체는 다양한 종류의 불만을 초래할 수 있다.
당장이야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의 무게를 생각해 조용히 넘어가겠지만, 시즌 후 어떤 식으로든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카림 벤제마는 얼마든지 이런 식으로 반응을 할 수 있었다. 자신이 아닌, 호날두나 베일을 교체하는 게 상식적으로 올바른 결정이 아니냐고 말이다.
호날두는 전반전 15분까지는 두 차례의 슈팅을 기록하며 괜찮았지만, 이후 내리 30분을 꽁꽁 묶여 레알 마드리드 공격 전체를 무디게 했다.
그리고 이로 인한 영향이긴 했지만, 가레스 베일 역시 데이비드 알라바를 상대로 힘들어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카림 벤제마는 그러는 대신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지네딘 지단이라는 레블뢰의 전설을 향한 절대적인 충성심과 빅이어를 향한 열망이 동시에 작동했기 때문이다.
벤제마와 눈을 마주친 지단이 고마움의 표현으로 고개를 끄덕였고, 이후 선수단을 돌아본 그는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한 팀 토크를 시작했다.
“호날두. 후반전은 네가 중앙으로 간다. 그리고 베가. 네가 왼쪽이야.”
“…….”
“우리가 전반전에 힘들었던 건, 바이에른 뮌헨이 멋대로 날뛰도록 허락해 버렸기 때문이다. 저들은 오늘 4-1-4-1로 나섰지만, 3-4-3이나 3-3-3-1로 보일 때가 많았다. 그러니 그들이 그것을 하지 못하도록 하려면, 더 공격적으로 나가야 해.”
지단은 호날두를 스트라이커 포지션으로 보냄으로써, 김다온으로부터 그를 자유롭게 만들고 최근 폼이 가장 좋은 제로니모 베가를 이용해 측면을 압박하고자 했다.
“베가! 너는 계속해서 측면에 머물러 줘야 해. 다온을 공수에서 끊임없이 압박해야 한다. 그가 오른쪽 측면을 떠나지 못하도록 만들어. 수비할 때는 아래로 내려와. 마르셀루의 바로 위에 서. 호날두와 베일이 최전방에 있을 거다. 두 사람이 역습할 수 있도록 공간으로 볼을 차 넣어야 해.”
스스로 내린 진단 아래, 지네딘 지단은 빠르게 레알 마드리드를 전반전과 다른 팀으로 만들어 간다.
이런 임기응변은 그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형태는 다소 바뀌었지만, 기본적으론 우리가 준비해 왔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측면에서 안쪽으로 돌파해 주고, 측면을 무너뜨려서 득점한다. 뮌헨은 오늘 경기를 느리게 만들고 있어. 우리는 이 경기의 속도를 더 끌어올려야 해. 루카! 토니! 너희는 이 팀을 늘 환기해 줘야만 해. 다른 동료들이 너무 한쪽에 집중하는 것 같으면, 너희 둘이 방향을 바꿔 주고 측면과 중앙을 적절히 분배해 줘야 해. 알겠지? 힘들겠지만, 승리하려면 이 모든 것을 해내야 해. 우승은 그렇게 쉽게 따낼 수 있는 게 아니야. 좋아. 다들 준비하고, 후반전에 조금 더 잘 뛰어 보자. 레알을 위해!”
지단이 현역 시절에 이룩한 업적과 명성들은 그가 큰 목소리를 내지르지 않아도 모두가 집중하도록 만든다.
그래서 그의 팀 토크는 시끄럽거나 열정적인 경우가 거의 없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들은 지단의 말을 단 한 마디도 놓치지 않는다.
그리고.
“베가!”
“네.”
지네딘 지단은 제로니모 베가가 오늘 경기를 개인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잘 알았다.
시즌 후반 숨겨져 있던 사정을 모두 듣고 난 후, 어째서 그가 자신의 옛 친구들을 향해 비뚠 감정 표현을 하고 있는지를 이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은 그런 개인적인 감정마저도, 팀을 위한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꿔 줄 필요가 있었다.
“잘 들어. 넌 이미 최고의 선수야. 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을 네 아내와 가족들에게 승리를 선물하도록. 내가 널 믿고 있다. 무슨 뜻인지 알지?”
“……네.”
“좋아. 그럼, 피치에서 보자.”
“…….”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한 지단은 기대와 불안감을 모두 간직한 채로, 감독실로 들어섰다.
그에게도 잠깐의 휴식이 필요했고, 소파에 길게 드러누운 지단은 코치들에게 깨워 달라고 부탁한 후 눈을 감았다.
‘정말 대단했지.’
경기 중이라 되도록 상대 팀 선수의 플레이에 감탄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전반전 김다온의 플레이는 칭찬 외에는 다른 말을 보태기가 어려운 수준이었다.
그는 호날두를 거의 완벽한 수준으로 억제했고, 신경전에서는 오히려 앞서는 모습을 보여 줬다.
신체적인 능력이 전보다는 많이 떨어진 호날두긴 했지만, 스프린트와 몸싸움 모든 부분에서 약간이나마 우위에 점하는 선수를 실제로 볼 줄은 몰랐다.
‘그래도 너무 다투진 않았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부트라게뇨와의 대화 이후, 지네딘 지단은 김다온의 영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로 마음을 먹었다.
올림픽 기간 브라질로 건너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볼 생각이었고, 개인적인 친분을 만든 후 그가 스페인에 있는 동안 관계를 형성하고자 했다.
루머대로 김다온이 차기 시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임대된다면, 만날 기회는 훨씬 더 많을 거다.
‘내년 여름은 어쩌면…….’
레알 마드리드의 향후 5년 이상을 결정지을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 지단은, 그만 생각을 거두고 결승전에 다시 집중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지주.”
“……그래.”
어깨를 흔드는 손길이 느껴져, 눈을 뜬 후 몸을 일으켜 물병 하나를 집어 들었다.
그러곤 간단히 목을 축인 후, 코치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그럼, 갈까?”
수많은 우승과 수많은 영광을 거머쥐었던 지단이었지만, 복도를 걷는 내내 그의 머릿속은 온통 승리를 거두겠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마치 돈처럼, 아무리 많아도 절대 만족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길었던 시즌의 가장 마지막에서 맞이한 가장 중요한 남은 45분이 곧 시작될 예정이다.
***
.후반 시작 02분 전
레알 마드리드 0 : 1 바이에른 뮌헨
피치로 나서는 통로에 접어들었을 때, 나는 트레이닝 저지를 벗고 걸어오는 니모를 발견할 수 있었다.
“…….”
“…….”
잠깐 서로를 쳐다본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고개를 돌렸고, 걸음을 거의 나란히 한 채 복도를 뚜벅뚜벅 걸어 밖으로 빠져나왔다.
저 앞 하프라인이 눈에 들어오고, 전반전과 진영이 바뀌며 반대로 나아가야 했던 나는 순간 여전히 그가 옆에 있다는 것에 움찔했다.
하지만 이내, 상황을 이해했다.
교체를 준비해야 했던 니모는 대기심에게로 향하던 중이었고, 약간 머쓱해진 나는 머리를 긁적인 후 괜히 부끄러워 얼른 피치 안으로 뛰어들었다.
앞서 나섰던 베르나르두가 스크럼을 짠 곳에 서서, 날 돌아보며 말을 걸어온다.
“저거 니모 아니야?”
“그래, 맞아.”
“……교체?”
“아마도.”
“…….”
뒤쪽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베르나르두가 고개를 돌리고, 파이팅과 함께 손뼉을 친 나는 이후 손을 뺨으로 가져가 강하게 찰싹 두들겼다.
“좋아. 45분에 끝내는 거야.”
“…….”
“기억하지? 우리가 앞서는 것은 잊어. 0:0이라 생각하고, 1:0 승리를 거둔다고 생각하자.”
하프타임, 펩은 레알 마드리드가 빼앗긴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강하게 나올 거라고 예상했다. 경기 속도를 끌어 올리면서, 기회를 많이 잡을 속셈이라고 말이다.
또 중앙 미드필드를 조금 더 공격적으로 쓸 것으로도 보았는데, 1:0으로 지나 2:0으로 지나 저들에겐 마찬가지기에 뒤가 없는 플레이를 펼칠 거라고도 했다.
그리고 그에 우린, 전반전을 통해 확인한 레알 마드리드의 단점을 파고들 생각이다.
기본적으로 레알은 중앙에 많은 숫자를 두지 않는다. 미드필드를 구성한 선수들의 기량을 믿어서이기도 하겠지만, 공격진의 수비 가담 부족이 근본적인 이유라 봐야 한다.
또 카세미루의 수비 실력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레알의 장점임과 동시에 약점이기도 했다.
그래서 펩은 후반전 팀의 전형을 4-1-3-2의 형태로 바꿔, 베르나르두와 리베리에게 좌우 하프스페이스에 조금 더 카세미루를 흔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지금 막 생긴 변수라면, 니모의 투입으로 일어나게 될 레알의 변화다.
“…….”
일단 이쪽에서 지켜본 결과, 레알 마드리드 진영에 카림 벤제마가 보이지 않았다.
.
(배정세) – SBS Sports 아나운서
“아- 지네딘 지단 감독이 빠르게 결단을 내립니다. 후반전을 앞두고, 카림 벤제마를 빼고 제로니모 베가를 투입하는 결정을 합니다.”
(정지현) – SBS Sports 해설위원
“네~ 김다온에게 고전한 호날두를 중앙으로 이동시키고, 베가에게 측면을 맡길 속셈인 것 같죠? 라파 베니테즈의 밑에서는 활약이 저조했던 베가입니다만, 지단 감독 부임 후 후반기 레알 마드리드 최고의 선수로 평가를 받습니다. 뮌헨으로서는 조심해야겠죠.”
(배정세)
“과거 SL 벤피카에서 뛰었던 선수들이 빅클럽에 진출해 맹활약을 펼치면서 화제가 되고 있는데, 제로니모 베가도 그중에 하나입니다.”
.
삐?익!!
후반전이 시작되고, 선축을 가져간 우리는 먼저 볼을 뒤로 돌리며 천천히 경기를 진행시켰다.
기본적으로, 다급한 건 저쪽이다.
“이봐-!! 뒤-!!”
“응?”
파악-!
“욱-!”
하비의 패스를 받아 들자마자, 등 뒤에서 큰 충격이 느껴져 와 피치에 쓰러졌다. 클라텐버그가 휘슬을 불어 파울을 선언했고, 난 엎드려 앞꿈치로 피치를 몇 번 찍어 내렸다.
대둔근 쪽에 제대로 충격이 와닿았는데, 얼핏 본 금발은 날 넘어뜨린 게 니모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거, 인사 한번 거하네.
삐빅-! 삑!
‘응?’
엎드려 있을 때, 머리 위로 다급한 휘슬 소리가 들려왔다.
곧이어 주변이 크게 시끄러워졌고, 크고 복잡한 목소리들 사이에서 나는 내 가장 친한 친구의 것을 찾아낼 수 있었다.
[대체 넌 뭐가 문제야?!?!]후반 시작과 동시에 니모가 나를 거칠게 넘어뜨리자, 베르나르두가 과격하게 반응해 버린 것 같다. 프리시즌 때의 일도 있고, 그에겐 앙금이 많이 남아 있다.
자신을 다치게 만든 옛 친구가 연락 한 통 하지 않은 순간부터, 베르나르두는 니모를 적(敵)으로 규정했다.
나 역시 지금은 그렇지만, 경기가 끝나고도 그럴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아오, 아파라.”
아픈 주사를 맞은 것 같은 통증을 참아 내며, 몸을 일으킨 나는 경기 시작 1분 만에 라인 밖으로 빠져나간다.
파스만 대충 뿌려도 괜찮은 정도인지라, 오른쪽 엉덩이를 브라운 박사님께 맡긴 채 클라텐버그에게 얼른 나를 투입해 달라는 손짓을 보냈다.
곧바로 나는 다시 피치에 투입되었고, 계속해서 후방 빌드업 중인 우린 레알의 선수들을 끌어내려고 했다.
“저기-!”
하비에게 패스를 보낸 직후, 난 손을 뻗으며 그가 후방으로 내려앉은 베르나르두를 발견하도록 만들었다.
전반과 마찬가지로 베르나르두는 측면에 머물기보다는 중앙으로 내려앉는 식의 움직임을 가져가며 빌드업을 돕고 있는데, 이건 계속해서 먹혀들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예측하지 못한 선수가 예측하지 못한 곳에서 +1이 되어 나타나는 데 대비가 부족하다.
파앙-!!
‘그렇지.’
베르나르두가 내려서면서 전방의 공격 숫자 하나가 줄어들었지만, 레알 마드리드 역시 득점을 위해 후방인원을 대거 앞으로 보냈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단판 토너먼트에서 선제골이 중요한 이유다.
오늘 경기처럼, 어떠한 경우에는 선제득점을 가져감으로써 전술적인 의도를 더욱 명확히 드러낼 수 있다.
넓게 펼쳐진 레알 마드리드의 최후방과 골키퍼 사이 공간을 노린 베르나르두의 패스가 절묘한 위치에 떨어지고, 이를 향해 달려가는 레비를 라모스가 밀어 넘어뜨린다.
곧바로 들썩이는 피치.
“이봐아–!!!”
바닥을 데굴데굴 굴렀던 레비가 무릎을 꿇으며 중심을 잡은 후, 클라텐버그 주심을 향해 양팔을 들어 올린다.
휘슬을 분 후 부지런히 달려간 클라텐버그는 손을 내밀며 레비를 먼저 진정시켰고, 이후 속도를 늦추면서 상의의 주머니 쪽으로 손을 가져갔다.
그의 가슴팍에서 나온 노란색 카드가 머리 위로 올라가고, 후반 3분 만에 라모스가 경고를 한 장 받았다.
아직 경기가 40분 이상이나 남았기에, 레알의 포백 중에서 가장 중요한 남자의 경고는 어떤 식으로든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아니야? 아니라고?”
“…….”
“그럼, 그러지 뭐.”
직접 슈팅을 위해 앞으로 움직이던 나는, 손을 휘젓는 티아고를 확인한 후에 수비 진영에 머물렀다.
대략 35m 정도 되는 거리고 레알 마드리드가 세트피스 수비 후 역습을 노리고 있다 보니, 나와 베르나르두를 후방에 남겨 두고 헤더를 노려볼 생각인 것 같았다.
“후우~ 나쁘지 않아.”
전반전의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은 후반 초반, 티아고의 프리킥이 레알의 페널티 박스 안으로 날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