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630)
629화 Miragem (3)
올림픽 축구의 위상이 떨어지기 시작한 건, 80년대 이후 세계 축구의 주류가 유럽으로 오롯이 넘어가면서였다.
월드컵과 함께 유럽과 남미가 만나 우승을 겨루는 유일한 대회라는 상징성이, 힘의 균형이 무너지며 EURO에 더욱 많은 힘을 실어 주었기 때문이다.
이후 한동안 올림픽 축구는 ‘소속팀에서 출전이 어려운 젊은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대회’ 정도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지난 2012 런던 올림픽을 기점으로, 올림픽 축구를 바라보는 시선에도 변화가 생겼다.
4강에 진출한 국가 모두가 비(非)유럽 팀으로 채워진 첫 번째 올림픽이었고, 런던 올림픽을 통해 주목받은 젊은 선수 중 상당수가 빅리그에서 실력을 증명하고 있었다.
여전히 선수 차출에는 달가워하지 않고 있음에도, 유럽 클럽이 가장 실력이 뛰어난 스카우트를 파견해 유망주를 발굴할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하는 이유다.
오늘도 폰치 노바 아레나에는 많은 스카우트가 운집했고, 그들은 과거부터 주목해 온 혹은 새롭게 떠오르는 샛별에게 레이더망을 들이대고 있다.
그러나 이런 이들도 지금은 솔직하게 감탄한다.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이변(異變)에 대해.
후반 43분.
전광판에 적힌 점수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것이다.
.
.
.후반 43분
독일 1 : 4 대한민국
후반 3분 독일이 심상민의 어설픈 백패스를 가로채 득점으로 연결했을 때만 해도, 많은 이들은 대한민국이 힘든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비 젤케의 득점이, 답답했던 독일의 경기력을 풀어주는 계기가 될 거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점 이후 정확히 2분 뒤, 하프라인까지 뛰어 올라온 김다온이 라스 벤더를 강하게 압박해 볼을 빼앗아 낸 일이 있었다.
이에 위기를 느낀 라스 벤더가 곧바로 김다온의 목을 끌어안으며 저지하려는 동작을 취했고, 휘슬을 분 주심이 가슴팍으로 손을 가져가는 순간 폰치 노바 아레나가 술렁였다.
전반 17분 권창훈에게 가한 태클로 이미 경고를 받았던 라스 벤더기에, 다시 경고를 받는다는 것은 곧 퇴장을 의미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회 골로 분위기가 한창 뜨거워지던 독일에 얼음장과도 같은 찬물이 끼얹어졌고, 5분 후 코너킥 상황에서 김민재의 헤더 득점이 터지면서 경기는 완전히 기울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5분 전.
지쳐서 발이 무거워진 독일의 선수들을 상대로, 손흥민과 황의조가 환상적인 팀플레이를 보여 주며 희미했던 희망이란 불씨를 완전히 꺼트려 버렸다.
순간적으로 포지션을 바꾼 두 사람은 왼쪽 진영에서 독일을 공략했고, 포스트플레이로 손흥민이 보낸 리턴 패스를 황의조가 박스 밖에서 절묘한 인프런트킥으로 마무리한 것이다.
오래전 이미 실의에 빠진 독일의 팬들 사이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요리 로덱(Joeri Rodijk)이 휴대폰을 만진다.
그는 가끔 즐기는 스포츠 배팅 사이트에 접속해, 대한민국의 4:1 승리에 걸린 배당을 확인한다.
‘450배.’
굉장히 높은 고(高)배당에, AFC 아약스의 스카우트가 아쉬운 입맛을 다신다.
독일의 2:0 승리에 가장 많은 돈을 걸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대한민국의 3:1 승리에도 약간의 돈을 걸어두었다.
만약 조금 전 황의조의 네 번째 득점이 없었다면, 로덱은 꽤 짭짤한 부수입을 챙길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그가 가장 사랑하는 딸아이를 위한 선물로 쓰일 수도 있었다.
‘뭐, 어쩔 수 없지.’
아쉬움을 털어 버리는 것에 익숙했던 로덱이 휴대폰의 화면을 꺼버린 후, 랩톱으로 손을 뻗어 이메일을 작성한다.
향후 자신의 일정 조절을 위한 보고서를 클럽 측에 전달하기 위함으로, 본래 로덱은 이번 경기 후에 리우로 향하려고 했다. 이유는 포르투갈을 지켜보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
타닥. 타다다닥. 탁. 타다닥.
빠르게 글자를 채워가고 있는 요리 로덱은 계속 사우바도르에 머무는 게 훨씬 더 나을 거란 판단을 했다.
FC 포르투 소속의 스트라이커 곤찰루 파시엔샤(Gocalo Paciencia)나 FC 바르셀로나의 유망한 센터백 에드가 레(Edgar Le)보다, 훨씬 더 흥미로운 재능이 이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조금 전 스포츠 배팅을 한 것에서도 드러나듯, 요리 로덱은 즉흥적인 판단에 많은 의존을 하는 사람이다.
스포츠 스카우트로서 훌륭한 자질이라고 볼 수 있는데, 현재의 AFC 아약스가 유망주의 산실로 자리 잡게 된 것도 로덱과 같은 좋은 스카우트를 다수 보유해서였다.
덴마크의 유망주 카스페르 돌베르(Kasper Dolberg), 카메룬 국정의 안드레 오나나(Andre Onana), 콜롬비아의 다빈손 산체스(Davinson Sanchez)가 이런 스카우트들의 작품이었다.
다만 최근까진 아시아 시장의 경쟁력은 약하다고 여겨 소홀히 했는데, 김다온이 대두(擡頭)된 이후로는 아시아 사정에 밝은 스카우트를 고용하여 범위를 더욱 넓혀가고 있다.
그리고 이번 2016 리우 올림픽은, AFC 아약스가 쌓아 둔 스카우트 지식을 발휘할 최적의 기회였다.
타다닥. 타다닥. 타다다다닥.
[‘대한민국의 4번과 9번을 계속해서 흥미롭게 보고 있음. 9번은 다소 나이가 많지만, 4번은 클럽의 철학에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선수임. 개인적으론 산체스나 바주르보다 더 좋은 재능으로 보임. 이런 이유로, 계속 사우바도르에 남으려 함.’]보고서를 완성한 후, 손가락을 패드로 가져가 커서를 보내기에다 놓아두는 요리 로덱.
그리고 그와 동시에.
삑-! 삐?익!! 삐—익!!
{“우와아아아-!!!!”}
“…….”
경기의 끝을 알리는 주심의 휘슬소리가 들려와 그는 숙이고 있던 고개를 살짝 들어 올렸다.
거대한 폭풍우가 한차례 휩쓸고 간 피치 위, 넋이 나가 버린 독일의 선수들은 피치에 주저앉거나 드러누운 채로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을 부정하고 있다.
성인 대표팀과 올림픽 팀을 통틀어, 독일이 대한민국에 세 골 차로 패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단 두 경기 만에 조별 예선 통과를 확정 지은 대한민국 대표팀의 선수들이 피치 위에서 기쁨을 표현했고, 요리 로덱은 그 사이로 조용히 움직이던 한 선수에게 눈길을 두었다.
2016 리우 올림픽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주장은 지금, 멍한 표정의 독일 선수들을 일으켜 세우고 있었다.
아직 축구 선수로서 완성되지 않은 선수들이 다수를 이룬 올림픽 무대에서, 김다온은 축구 실력으로도 또 매너로도 차원이 다른 위치에 서 있는 사람처럼 보인다.
‘어른이로군.’
정작 김다온이 1993년 12월생이라는 걸, 완전히 망각하고 있는 AFC 아약스의 스카우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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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결과(리우 올림픽 C조 조별 예선 2차전)
독일 1 : 4 대한민국
[골] 손흥민 : 전반 03분(김다온), 전반 27분(권창훈)김민재 : 후반 17분(권창훈)
황의조 : 후반 38분(손흥민)
김다온 ? 96분 출전(1어시스트)
***
※ 2016 Rio Olympic Group C Table
-> 2016.08.07. 경기 후 기준
1. 대한민국 : 2승 0무 0패/16득 1실 +15/승점 : 6
2. 멕시코 : 1승 1무 0패/7득 3실 + 4/승점 : 4
3. 독일 : 0승 1무 1패/3득 6실 -3/승점 : 1
4. 피지 : 0승 0무 2패/1득 17실 ?16/승점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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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que(충격)!! Completamente quebrado Alemanha(완전히 부서져 버린 독일)!! – Brazilian Football(브라질)/2016.08.07.(밤)]? 독일을 파괴해 버린 대한민국은 그들이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얻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과시했다. 대한민국은 현시점 올림픽에서 가장 강한 팀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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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4:1 제압!! 한국!! 아시아의 자존심을 살렸다. – 사커다이제스트(일본)/2016.08.07.(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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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에조차 출전하지 못한 중국. 올림픽에서 독일을 4:1로 격파한 대한민국. 두 나라의 축구 격차는 50년만큼이나 떨어져 있다. – 시나스포츠(중국)/2016.08.07.(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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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gnidade do lider(리더의 품격) – A Bola(포르투갈)/2016.08.07.(밤)]? 김다온은 승리 후 셀레브레이션을 하기보다, 주저앉아 슬퍼하는 독일 올림픽 팀의 선수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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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tastrophe(참사) – 슈피겔(독일)/2016.08.07.(밤)]? 한국이 독일의 축구를 산산이 분해해 버렸다. 비록 호르스트 흐루베슈의 축구가 독일 대표팀의 수준과 큰 격차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나, 1:4의 패배는 그 어떠한 변명으로도 용납되지 않는 결과다. 오늘 밤은 독일에 큰 상처로 남게 된 그런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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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s ist so seltsam(뭐가 그리 이상한데)? – 빌트(독일)/2016.08.07.(밤)]? (중략)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은 단 하나다. 분데스리가 최고의 선수가 늘 리그에서 해 왔던 것처럼, 독일 축구를 박살 내 버렸다. Was ist so seltsam? 김다온은 지난 3년 동안 늘 같은 일을 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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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전 이후 일부 바이에른 뮌헨의 팬들이 소셜네트워크상에서 김다온에게 독일을 떠나라고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 OSEM(한국)/2016.08.08.(오전)***
2016년 8월 8일. 81547 뮌헨, 독일. 재베너 슈트라세 51-57. 바이에른 뮌헨 서비스 센터 및 훈련시설. 퍼포먼스 센터, 선수 전용 식당/카페테리아.
“네?”
“그렇게 됐네.”
“…….”
독일 올림픽 팀이 대한민국 올림픽 팀에 박살 나는 것을 지켜본 다음 날, 바이에른 뮌헨의 주장 필리프 람은 카를-하인츠 루메니게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건 바로, 클럽이 김다온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임대로 보낼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지난 며칠 뮌헨은 김다온을 판매하고자 다시 한번 노력했다. 손해를 보지만 않으면 된다는 생각에서, 요구 이적료를 8,500만 유로까지 대폭 떨어트린 것이다.
그리고 이는 곧바로 다른 클럽의 흥미를 유발했다. 리그 앙의 AS 모나코와 아직 시즌 2개의 영입밖에 올리지 못한 첼시 FC가 곧바로 제안서를 보내온 것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당연히 그것을 수락했고 이를 아레나 11에 통보했지만, 6시간 후 돌아온 것은 두 개의 팀으로도 이적을 원치 않는다는 절망스러운 답변이었다.
게다가 AS 모나코의 경우, 그들의 조건을 제안해 볼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거절을 당했다.
이후 유럽 클럽 관계자들의 사이에서 두 가지 추측이 나돌았는데, 김다온과 뮌헨 사이에 뭔가 큰 문제가 있거나 아니면 선수가 떠날 클럽을 이미 결정했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루머가 선수의 몸값을 떨어트리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던 루메니게이기에, 그는 김다온을 얼른 뮌헨과 떨어트려 두는 게 나을 거란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물론 임대 이적이 큰 충격과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내기야 하겠지만, 시일을 시즌 시작과 겹쳐서 잡는다면 빠르게 언론의 관심을 돌릴 수 있었다.
중요한 건, 뮌헨의 선수단이 받아들일 충격을 컨트롤하는 일이었다.
“시즌 개막 이틀 전에 발표될 걸세.”
“임대는 결정된 거군요?”
“아니. 그건 아니야. 하지만 에이전시의 반응으로 봐선, 스페인으로 향하기로 결정된 것 같더군.”
“……완전 이적 조항은요?”
“…….”
“없다고요? 진짭니까?”
“…….”
“하-!”
김다온 정도쯤 되는 선수가 완전 이적 조항이 포함되지 않은 임대생 신분이 된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 이야기다. 리오넬 메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다른 클럽에 빌려준다는 것과도 같았다.
안첼로티 부자(父子)와의 문제로 김다온이 떠나는 것에 지지를 보낸 필리프 람이었지만, 이별의 모양새가 이런 식이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우리도 그게 궁금하네.”
“정말 아무 일도 없었다고 믿으라는 겁니까?”
“필리프. 내가 왜 자네에게 거짓말을 하겠나? 맹세코, 나도 어쩌다 일이 이 지경이 되었는지 알지 못한다네.”
“…….”
최근, 바이에른 뮌헨은 매년 여름이 되면 클럽의 중요한 선수들과 마찰을 일으켜 왔다.
그리고 그 끝에는 늘 이별만이 존재했다.
하나, 이전의 것들은 이유가 명확했다.
토니 크로스는 더 높은 주급을 받길 원했고,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그는 뮌헨에서 뛸 때보다 여덟 배나 많은 돈을 받으며 스페인 생활에 만족하는 중이다.
그리고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역시, 뮌헨의 전설치고 말년이 초라하긴 해도 새로운 여자친구와의 삶에 누구보다 만족하고 있기에 부족함을 나무라기 어려웠다.
“나야말로 자네들에게 묻고 싶어.”
“?”
“혹시 우리가 모르는 뭔가를 알고 있는가 해서 말이지.”
“전혀요. 다온은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을 원한다고만 말을 했어요. 다른 클럽에서, 최고인 우리를 꺾고 싶다고요. 그리고 그건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였죠. 알다시피, 그런 게 바로 다온과 어울리는 일이니까요.”
“…….”
지난 한 달, 카를-하인츠 루메니게는 베르나르두 실바를 폭발하기 직전까지 집요히 괴롭혔다.
수시로 1:1 면담 자리를 가지며, 김다온의 마음이 떠난 이유와 흘러가고 있는 상황을 물어보았다. 그러나 베르나르두 실바 역시, 지금 필리프 람이 한 것과 같은 대답을 했다.
이외 다른 선수들에게서도 마찬가지였다.
카를-하인츠 루메니게는 열 명이 넘는 선수들에게서, 김다온이 뮌헨을 떠나려는 이유가 새로운 도전을 원하기 때문이란 답을 들을 수 있었다.
물론 그게 사실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지만, 이런 상황에서 진짜 이유는 보통 베일에 가려지는 법이다.
주급에서 시작된 토니 크로스의 불만도 사실은 펩 과르디올라와의 재계약을 회의적으로 보고 있던 게 결정적인 이유로 작용을 했다.
홈그라운드 디스카운트를 고려했던 토니 크로스는 뮌헨이 제안한 주급을 받아들이려고 했었다.
그리고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역시 대외적으로는 커리어 막바지 새로운 도전과 금전적인 부분을 모두 챙기기 위함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론 그의 여자친구 때문이었다.
감추고픈 진실은 종종, 잘 포장된 거짓말에 의해 사실로 여겨져 세간에 공개된다.
그러면 대중들은 그것을 실제 일어난 일이라 받아들이고, 이는 현대의 권력자들이 권력을 손에 준 이유를 설명해 준다.
현재, 김다온과 바이에른 뮌헨의 구도에서 권력을 쥔 쪽은 클럽이 아닌 선수 쪽이다.
과연.
‘그도 우리에게 같은 짓을 했을까?’
필리프 람에게 끝까지 시치미를 떼긴 했지만, 카를-하인츠 루메니게는 김다온이 밝힌 뮌헨을 떠나고픈 다른 이유를 몇 가지 알고 있었다.
그는 우선 2014/15 시즌에 일어난 볼파르트 클리닉과의 문제에서 짙은 피로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토니 크로스와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를 놓친 것을 예로 들며, 바이에른 뮌헨이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한 충분한 의지가 있는지도 의문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클럽의 매력에 관해서도 말이다.
[“돈이든 뭐가 되었든. 분명 우리는 지난 4년 동안 전 세계 최고의 클럽이었는데, 지금도 많은 축구 선수는 뮌헨이 아닌 다른 클럽을 최고라고 생각해요.”]이것은 이번 2016/17 여름 이적시장의 계획을 전달받았을 때 김다온이 했던 말로, 뮌헨이 목표로 했던 선수 중 상당수가 합류를 거부했기 때문에 나온 이야기였다.
본래 뮌헨의 의도는 영입에 실패하긴 했지만 클럽이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보여 주려고 한 것인데, 그의 말처럼 다시 한번 선호받지 못하는 리그 소속이라는 걸 입증한 셈이었다.
아직 유망주 수준에 머무는 선수들과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선수들에겐 그렇지 않지만, 꾸준한 성공에도 불구 뮌헨은 여전히 두 번째 그룹에 속한 클럽이었다.
모두가 최고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정작 자신이 소속되어 뛰고 싶지 않은 곳이라는 뜻이기도 했다.
뮌헨의 감추고픈 부분을 여과 없이 들춰내는 김다온의 모습에, 당시 클럽의 A.G 상당수는 큰 상처를 받기도 했다.
바로 그때부터, 클럽 내부에서도 김다온을 내보내야 한다는 의견이 조성되었다.
“후우~ 어쨌든, 일은 그렇게 되는 거네요. 그렇죠?”
“……유감이지만, 그러하네.”
“네. 알겠어요. 일단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을 시작으로, 미리 언질을 주도록 할게요. 그래야 충격이 줄어들 테니까요.”
“부탁하지.”
“네. 그럼 이야기는 끝난 건가요?”
“그러네.”
“…….”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선 필리프 람이 몇 걸음을 걷다 말고 다시 뒤로 돌아온다.
그러곤, 최근 선수단 사이의 불만을 전달했다.
“클럽에 여자들이 너무 많아요.”
“……이해했네. 조절하지.”
“네.”
최근 바이에른 뮌헨 선수단의 사이에서는, 다비데 안첼로티의 여자친구와 딸 카티아 안첼로티가 클럽하우스를 자유롭게 드나들고 있다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었다.
물론 선수들이 이용하지 않는 시간에 출입한 것이긴 하지만, 클럽에 고용되지도 않은 이들이 클럽하우스에 들어선다는 것 자체가 문제였다.
선수들은 자신의 영역인 클럽하우스가 존중받길 원했고, 이는 사기(士氣)를 위해서라도 빠르게 고쳐져야 하는 것이었다.
필리프 람이 완전히 자리를 떠난 후.
“후우~”
벌써 피로를 느낀 루메니게가 얼굴을 쓸어내린다.
마티아스 잠머의 후임을 구하지 않았다 보니, 단장이 해야 할 일들까지도 회장인 자신이 나서서 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물론 루메니게는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울리 회네스의 복귀와 동시에 자신은 단장직을 맡게 될 것이고, 프란츠 베켄바워는 미리 단장으로서의 감각을 회복하길 바라는 의도에서 후임을 구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과연 클럽의 회장이 명예 단장의 명령에 따르는 게 올바른 모습일까?
어쩌면, 카를-하인츠 루메니게에게 있어 최고의 복수는 회네스에게 최악의 환경을 안겨다 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카를로?”
뮌헨에 충성한 이후 처음으로, 루메니게는 클럽의 슬로건에 짙은 회의를 느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