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640)
639화 Miragem (13)
2016년 8월 17일. 리우데자네이르 ? RJ, 20271-130 브라질. 포르탕 3 ? 마라카낭. 카스텔루 브랑쿠 대통령 거리. 이스타지우 두 마라카낭(Estadio do Maracana. Av. Pres. Castelo Branco, Portao 3 – Maracana, Rio de Janeiro – RJ, 20271-130 Brazil).
.경기 시작 1시간 전
브라질 0 : 0 대한민국
&Match-Up`s Best Eleven(대한민국/상대팀)
&Tactics(대한민국/상대팀) : 4-2-3-1/4-4-2(D6)
GK ? 구성윤 / GK – 베베르통
RB ? 김다온 / RB – 제카
CB ? 정승현 / CB ? 호드리구 카이우
CB ? 김민재 / CB – 마르퀴뇨스
LB ? 심상민 / LB ? 도글라스 산투스
CM ? 이찬동 / DM ? 헤나투 아우구스투
CM ? 문창진 / DM – 왈라씨
RAM ? 이재성 / RAM ? 가브리에우 바르보자
CAM ? 권창훈 / LAM – 네이마르
LAM ? 손흥민 / ST – 루앙
ST ? 황의조 / ST ? 가브리에우 제주스
.
.
마지막 단계에 다다른 2016 리우 올림픽 남자축구 4강전의 두 경기 중,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곳은 이곳 이스타지우 두 마라카낭이다.
전 세계의 미디어가 이 두 가지의 키워드를 내걸며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이다.
복수전(Revenge).
김다온 VS 네이마르.
지금으로부터 4년 전 런던 올림픽 결승전에서 만난 두 선수는, 올림픽 팀의 막내에서 주장이 되어 양 국가를 나란히 이끌고 있었다.
“울 준비나 해.”
“그건 네 얘기지.”
“4:0이나 5:0이 된다고 해도 너무 상처받지 말라고.”
“오-! 여기가 어디였더라? 아, 그래. 그거 알아? 너희가 설레발을 부렸던 곳이네. 몇 년도였더라? 1950년?”
본격적인 웜업이 시작되기 전, 하프라인을 끼고 만난 김다온과 네이마르가 덕담(?)을 주고받는다.
이번 2016 리우 올림픽 최고의 스타 두 사람이 우애(?)를 나누는 모습에, 카메라맨들이 누르는 셔터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정신없이 울려 퍼진다.
촤라라라라라-
촤라라라락-
물론 이들은 두 사람이 친분을 기반으로 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그나저나, 대체 어떻게 되는 거야?”
“뭐가?”
“뮌헨에 남을 거야? 카를로가 그 지랄을 했는데?”
“하하하. 알잖아. 난 말할 수 없어.”
“Vamos, Amigo. 그렇게 깐깐하게 굴지 말라고.”
“경기가 끝나면 말해 줄게.”
“진짜?”
“응. 그래야 상처받았을 네 마음이 조금이나마 치유될 테니까. 흑흑흑흑.”
김다온의 너스레에 네이마르가 인상을 찌푸렸다.
물론 그 역시 장난을 치는 중이다.
잠시 뒤, 둘은 페어플레이를 다짐하는 악수를 했다.
“경기가 과열될 수도 있어.”
“나도 알아.”
“그래. 적당한 열기는 내버려 두자.”
“동감이야. 그럼, 나중에 또 봐.”
“응.”
이제, 두 사람은 각자의 위치로 돌아간다.
‘둘이 친한 건가?’
관중석 한쪽에서 이 모든 모습을 지켜본 안토니오 루이스(Antonio Luiz)가 의외라는 표정을 지어 보인다. 김다온과 네이마르의 우정은 별로 조명되지 않았던 부분이다.
마드리드 기반의 라디오 방송국 ‘카데나 코페’ 소속의 안토니오 루이스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정보통 중 한 사람으로 명성이 높았다.
하지만 지금은 순수한 한 사람의 축구팬으로서 마라카낭을 찾았다.
‘엘레나는 알고 있으려나?’
같은 곳에서 근무하는 바르셀로나 전담 여기자가 떠오른 안토니오 루이스가, 휴대폰을 꺼내 들어 마드리드에 있을 직장 동료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그리고 그러는 사이, 안토니오 루이스의 뒤쪽으로 분데스리가 함부르크 SV의 관계자들이 지나쳐 갔다.
[뭐? 그게 진짜야?]“응?”
난데없이 들려오는 독일어에, 안토니오 루이스가 고개를 뒤로 돌린다. 아직은 관중석의 절반 정도밖에 차 있지 않아, 주변의 소리가 잘 들렸기 때문이다.
정신없이 통화 중인 목소리의 주인공은 안토니오 루이스의 바로 근처 좌석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그 좌우의 빈자리를, 똑같아 보이는 브리프케이스를 든 이들이 차지했다.
안토니오 루이스는 오랜 경험에서 오는 본능으로, 그들이 축구 관계자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
‘분데스리가인가?’
올림픽과 같은 대회에서 각 대륙의 축구 관계자들을 보는 건 무척 흔한 일이다. 축구 산업이 기반을 잡으면서, 유망주의 수집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지 오래였다.
더구나 오늘 마라카낭에서 경기를 치를 두 팀에는 군침을 흘릴 만한 유망주가 여럿 포함되어 있었다.
이변이 없는 한 마르퀴뇨스와 함께 올림픽 Best 11 센터백을 차지할 김민재와 아직 오피셜이 없는 가브리에우 바르보자는 가장 뜨거운 주목을 받는 존재들이다.
“…….”
안토니오 루이스는 슬쩍 시선을 내려, 계단 쪽에 앉은 사내가 내려 둔 브리프케이스를 확인했다.
‘응? 저건…….’
눈에 익지는 않은 엠블럼.
하지만 그는 곧, 파란색과 검은색이 인상적인 저 문양이 독일 함부르크 SV의 것임을 떠올릴 수 있었다.
‘함부르크라. 그런데 세 명이나?’
보통 클럽의 스카우트들은 혼자서 활동한다. 가끔 2인 1조가 구성될 때도 있지만, 그런 경우 남은 한 사람은 스카우트를 보조하는 인력인 경우가 99%다.
집에서도 유망주의 실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어 버린 지도 오래인 지금, 세 명이나 되는 관계자를 파견한다는 건 시대착오적인 발상이었다.
‘그렇다는 말은?’
오늘 경기에서 뛰는 선수 중 최소 한 사람은 함부르크 SV와 조만간 계약을 체결하게 될 것이다.
혹은 이미 계약했을 수도 있다.
이제, 안토니오 루이스는 저들이 스카우트가 아닌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정도의 직급을 가진 함부르크 SV의 고위 관계자라는 것을 파악한다.
어느새 기자로서의 습성이 완전히 되살아난 안토니오 루이스가 태연한 척 자리에서 일어나 휴대폰을 꺼내 든다.
그러고는 전화기를 귀에다 가져가며, 함부르크 SV 관계자들이 앉은 바로 뒤쪽 통로에 섰다.
“그래. 나야.”
당연하게도, 안토니오 루이스는 통화를 하고 있지 않다.
그는 그저, 이야기를 엿듣고 싶었을 뿐이다.
과거 사내에서 뜨겁게 사랑했던 독일 출신 여기자와의 연애가, 이럴 때 도움이 될 거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 다온 @#!@ 뮌헨…….]“…….”
김다온과 바이에른 뮌헨의 이름이 함부르크 관계자의 입에서 흘러나오고, 그것이 조금 이상했던 안토니오 루이스는 더욱 몰입하여 귀를 쫑긋 세운다.
하지만 말이 워낙에 빨랐던 데다가, 점점 경기장이 시끄러워지고 있어 이야기를 거의 알아들을 수 없었다.
답답했던 그는 약간의 위험부담을 감수키로 하며, 세 사람의 바로 뒤에 서는 강수를 둔다.
때마침 많은 인파가 통로를 통해 이동 중이었던지라, 이런 안토니오 루이스의 행동은 큰 의심을 받지 않는다.
“미안합니다.”
[…….]뒤를 돌아본 관계자 중 한 사람이 심드렁한 얼굴로 안토니오 루이스를 바라보다, 별다른 의심 없이 다시 고개를 돌린다.
그리고 잠시 뒤.
[그건 말이 안 돼. 임대라고?]‘응? 임대?’
Verleih.
잘못 들은 것이 아니라면, 지금 분명 함부르크 SV의 관계자는 임대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김다온과 뮌헨.
그리고 임대.
이 세 가지의 단어에서 연관성을 찾을 수 없었던 안토니오 루이스가 혼란을 느끼고 있을 무렵, 그의 귀를 두들기는 정확한 바름의 또렷한 단어가 정신을 번쩍 깨웠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니. 대체 어쩌다가?]“뭐라고?!?!?!”
순간 전율을 느낀 안토니오 루이스가 소리를 빽하고 지르자, 통화를 멈춘 이와 좌우의 수행원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안토니오 루이스를 쳐다봤다.
그러자 더는 위험하다고 판단한 안토니오 루이스는 다시 한번 사과를 보내며, 수화기를 귀에다 가져다 댄 채로 세 사람이 있는 곳에서 최대한 멀어졌다.
그렇게 얼마를 걸었을 무렵, 뒤를 돌아본 그가 자신을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곤 가슴을 쓸어내린다.
하지만 그의 심장은 여전히 쿵쾅대고 있었다.
김다온. 뮌헨. 임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정확한 문장을 알아들은 건 하나도 없었지만, 이 네 개의 단어와 통화 중이었던 사내의 목소리로 대강의 정황을 유추해 볼 수는 있었다.
그러나 그건.
‘말도 안 돼.’
상식적으로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었다.
축구계에서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다.
“…….”
믿을 수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가능성이 아예 없는 일은 아니었다. 그리고 한 번 파 본다고 해서, 특별히 문제가 되는 부분 역시도 아니다.
더구나 오랜 기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전담 기자로 활약해 온 안토니오 루이스에겐, 믿을 수 있는 내부 정보통이 못해도 열 손가락은 넘었다.
정보의 무게로 따졌을 때 꽤 많은 돈이 들 수도 있겠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충분히 투자할 값어치가 있었다.
아니, 넘치고도 남았다.
이런 특종 정보를 단독으로 가장 먼저 발표하게 된다는 건, 기자들의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부와 명예를 독점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3년 만의 휴가를 떠나왔다는 것을 어느새 까맣게 잊어버린 안토니오 루이스의 손이 부지런히 움직인다.
그는 가장 믿을 수 있는 정보원에게 메시지를 보낸 후, 그것도 모자랐는지 두어 명의 사람에게 더 같은 내용을 보냈다.
정보에 합당한 수준 이상의 보상을 챙겨 주었던 기자의 연락에, 늘 돈이 고팠던 클럽의 주니어 스태프들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답장을 보내왔다.
그것이 마음에 들었던 안토니오 루이스는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이거지.’
항상 가장 좋은 정보를 제공해 주었던 이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안토니오 루이스가 김다온의 임대에 관해 아는 것이 없는지를 묻는다.
상대는 금시초문이란 반응이었고, 확인을 부탁한다는 말을 남긴 안토니오 루이스는 남은 이들에게도 전화를 걸어 같은 이야기를 했다.
이제, 밑밥은 모두 던져졌다.
남은 건 찌가 움직이길 기다리는 것뿐이다.
허탕을 치게 될지 아니면 월척을 낚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만약 후자가 된다면 그 물고기는 지금껏 낚았던 어떠한 것보다도 큰 대어(大漁)일 것이다.
“휴우~ 이래서 이 일을 관둘 수 없어.”
비밀이란, 예상 밖의 곳에서 새어 나가는 법.
그리고 그 예상 밖의 곳의 존재가 되는 것의 기쁨을 알고 있었던 안토니오 루이스의 얼굴엔, 숨길 수 없는 즐거움이 드러나고 있었다.
***
.경기 시작 02분 전
대한민국 0 : 0 브라질
곧, 입장을 알리는 목소리가 들려올 것 같다.
난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본다.
“…….”
걱정했던 것보다, 동료들의 얼굴은 훨씬 더 괜찮았다.
약간의 긴장감과 공포가 뒤섞여 있긴 했지만, 브라질을 상대하는 팀이라면 누구든 비슷할 것 같았다.
“자, 파이팅 파이팅!!”
“?”
손뼉을 두드리며 크게 목소리를 높이자, 의아해하던 이들이 피식하고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나쁘지 않은 반응이라, 나는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번 경기를 두고 복수전이네 뭐네 말이 많았지만, 난 그런 것들은 전부 신경 끄자고 했다.
4년 전은 4년 전의 일이고, 그때 없었던 이들은 오늘 경기의 무게만 짊어지면 됐다.
런던에서의 일은 당시 거기에 있었던 나와 흥민이 형 정도만이 책임지면 되는 문제다.
[입장합니다!!]진행요원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나는 힘차게 발걸음을 앞으로 가져가며 복도 밖으로 나섰다.
78,838석을 꽉 들어 채운 관중의 90%는 브라질을 응원하고 있었는데, 올림픽 시작 후 처음으로 적지(敵地) 한가운데에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까지는 환대받는 쪽에 더 가까웠지만, 오늘 그러기는 힘들 것이다.
.
(배정세) – SBS 축구 아나운서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캐스터 배정셉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에서 펼쳐지는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올림픽 축구 4강전을 전해 드리겠습니다. 정지현 해설위원과 돌아온 박지성 특별해설위원이 함께합니다. 다시 한번 올림픽 4강의 진출한 대한민국 대표팀. 4년 전 런던 올림픽에서의 패배를 만회할 수 있을지요. 브라질은 홈에서 펼쳐지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기 위해 네이마르까지 출격시켰습니다. 대한민국 대표팀에게 무척 어려운 경기가 예상됩니다.”
(정지현) – SBS 축구 해설위원
“그렇습니다. 예선전에서의 모습만을 놓고 보면 대한민국 대표팀이 충분히 해볼 만할 수도 있다고 말씀드렸겠습니다만, 브라질도 이제는 완전히 살아났거든요? 호제리우 미칼레 감독이 4-4-2로 전술을 바꾼 것이 주효했습니다.”
.
삐?익!!
주심의 휘슬과 함께, 우리의 선축으로 드디어 올림픽 준결승이 시작됐다. 볼은 먼저 후방으로 길게 돌았고, 예상대로 브라질은 강한 전방압박을 해 오고 있다.
4-4-2로 변화를 준 이후 경기력이 살아난 가장 큰 이유도, 바로 이런 전방압박 때문이다.
사실상 네 명의 세컨드 스트라이커를 배치한 셈이다 보니, 발 빠른 공격수들이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수비진영에서의 빌드업을 방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난.
“승현아!!”
팡-!
수비수들에게 일단 볼을 발아래에다 두면, 빠르게 처리하라고 말해 두었다. 조금이라도 망설였다간,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사고가 나 버릴 수도 있다.
지금만 해도 승현이의 볼 처리가 늦지 않았건만, 어느새 주위엔 두 명의 브라질 공격수가 붙어 있었다.
쭉 뻗은 가브리에우 제주스의 발을 아슬아슬하게 지나친 축구공이 측면에 있는 내게로 온다.
그러자.
“Pressao! Pressao!!”
바로 등 뒤에 있는 브라질의 벤치에서 압박하라는 커다란 목소리가 들려온다.
지금 나는 충분히 볼을 처리해 창진이나 재성이 형에게 패스를 보낼 수 있었지만, 분위기와 전반 초반임을 고려해 약간의 도박을 해 보기로 한다.
어차피 지금 내가 선 위치도 하프라인 뒤 5m 지점이라, 볼을 빼앗긴다고 해도 리커버리가 가능하다.
‘계산 완료.’
득실(得失)에 관한 계산이 명확히 내려지고, 결정을 내린 나는 의도적으로 볼 처리를 늦추며 네이마르가 다가오기를 기다렸다.
몸을 풀 시간도 필요 없다는 듯, 경기 시작부터 계속 전력 질주 중인 네이마르가 엄청난 속도로 달려왔다.
그리고.
툭-
“!!”
“…….”
나는 그가 발을 뻗는 타이밍에 맞춰, 가랑이 사이로 볼을 흘려내어 안쪽으로 드리블을 했다. 순간 관중석에서 탄성이 들려왔지만, 거기에 신경을 쓸 시간이 없었다.
벗겨져 나간 네이마르가 재차 다시 수비를 해 왔기 때문인데, 이렇게 적극적인 네이마르는 처음이다.
얼마나 압박을 느끼는 걸까?
조금 안쓰럽기도 하다.
‘그건 그거고.’
툭-
“!!!!”
두 번 연속 네이마르의 가랑이 사이로 볼을 통과시키자, 피치의 분위기가 확연히 바뀌는 것이 느껴졌다.
이후 패스를 넘겨받은 창진이 역시, 자신의 장점인 탈압박을 발휘하여 왈라씨(Walace)의 수비를 벗겨내고 전진을 시작했다.
결국 이를 막아야 했던 헤나투 아우구스투(Renato Augusto)가 파울을 범했고, 마침내 경기가 멈춘 뒤에 관중석에서 큰 환호성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브라질 응원단의 기에 눌려 있던 한국의 팬들이 드디어 그 목소리를 높인 거다.
{“대~~한!민!국!”}
{“대~~한!민!국!”}
여전히 브라질 응원단의 소리가 높아 평소만큼 잘 들리진 않았지만, 그래도 처음보다는 확실히 나아졌다.
무엇보다.
“야, 야! 움직여!!”
“뒤! 뒤에 있어!!”
“빨리 처리해! 빠르게!”
약간 얼어붙어 있던 동료들의 입과 몸이 부드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게 가장 고무적이었다.
치열한 볼 다툼이 계속해서 중원에서 펼쳐지고, 다시 브라질의 파울이 선언되자 마라카낭 가득 야유 소리가 울려 퍼졌다. 루앙(Luan) 역시, 억울한 듯 인상을 찌푸리고 있다.
나쁘지 않은 초반.
그리고 다시 파울.
삐?익!!
{“BOOOO-!!!!”}
{“우—–!!!”}
예상외의 강한 반발에 당황한 브라질은 미드필드가 얇다는 약점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볼을 점유하지 못하고 있다.
‘나쁘지 않아.’
도박을 통해 동료들에게 안겨다 준 자신감이 피치 위에서 드러나는 것을 지켜보며, 난 조용히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