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644)
643화 Miragem (17)
티잉-!!
“!!”
“!!!!”
.
(배정세) – SBS 축구 아나운서
“아~!! 골대를 맞춥니다!! PSG의 센터백 마르퀴뇨스의 실축!! 대한민국이 다시, 동률을 만들 기회를 얻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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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차기
브라질 : 2
대한민국 : 1
(네이마르O/가브리에우 바르보자O/마르퀴뇨스X)
(김다온O/황의조X/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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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부차기를 두고, 많은 축구인은 ‘11m의 미학(美學)’이라 표현하곤 했다. 하지만 선수의 관점에서 말하자면, 미학보다는 폭탄 돌리기에 훨씬 더 가깝다.
아니면 러시안룰렛이나.
동준이를 완전히 속인 마르퀴뇨스의 킥이 골포스트를 두들기자, 브라질과 우리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기세를 올린 것은 당연히 우리 쪽이다.
“가자, 가자! 할 수 있어!!”
“파이팅, 파이팅!!”
앞으로 걸어가는 재성이 형을 향한 응원을 보내며, 나는 손뼉을 강하게 두들겼다.
앞서 의조 형의 슈팅을 가로막은 베베르통(Weverton)의 얼굴엔, 제법 큰 자신감이 드러나 있다. 잘 찬 슈팅을 막았던 것이라, 사기가 치솟은 것이다.
“…….”
“…….”
달갑지 않은 긴장감이 우리 사이에 가득하다.
어떠한 이는 차마 상황을 지켜볼 수 없다.
승부차기를 처리하기 위한 적당한 거리에 자리 잡은 재성이 형이 허리춤에 손을 올리고, 양팔을 좌우로 쭉 뻗어 보인 베베르통은 제자리에서 가볍게 뛰었다.
마라카낭에 운집한 브라질의 팬들은, 재성이 형의 실축을 바라며 갖은소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그리고 그 사이로 휘슬이 울린다.
삐?익!!
재성이 형의 상체가 한 차례 들썩이고, 허리춤에 얹은 팔을 내린 형이 몸을 왼쪽으로 가져가며 스텝을 밟는다.
곧이어 마지막 디딤발이 축구공 옆에 놓였고, 킥이 이뤄진 순간 베베르통이 그의 기준 오른쪽으로 몸을 날렸다.
축구공 역시, 같은 방향으로 향한다.
‘안 돼.’
베베르통이 길게 뻗은 손이 축구공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보며,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을 느낀다. 만약 이번에도 실축이 된다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갈 수도 있다.
“!!”
하지만 다행히도, 축구공이 뻗어 나간 각도가 베베르통의 직관보다 더 좋았다. 골키퍼의 손을 넘어 그물을 흔든 슈팅에, 우리는 두 주먹을 불끈 쥐며 크게 환호했다.
어쩌면 우리보다 더 심장이 철렁했을 재성이 형도, 좀처럼 보기 힘든 격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었다.
여전히 브라질이 선축(先蹴)의 이점을 살려 우위를 점하고는 있지만, 의조 형의 슈팅이 가로막혔을 때보다는 상황이 훨씬 괜찮았다.
기세로만 놓고 본다면, 우리 쪽이 더 좋다.
그리고 그 압박은 고스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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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챔피언) – U.S ESPN 코멘테이터
“부담이 크겠군요. 가브리에우 제주스. 팽팽한 진행되는 승부차기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에 키커로 나섭니다. 양 팀의 슈퍼스타인 네이마르와 다온은 킥을 성공시켰고. 이후, 의조 황과 마르퀴뇨스의 실수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조금 전에는 재성 리가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맞췄습니다. 이제 다시 브라질이 앞서나가려면, 제주스의 득점이 가장 중요합니다. 심호흡하는 동준 킴. 한국에겐 그의 선방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스튜어트 롭슨) – U.S ESPN 해설위원
“그렇습니다. 만약 제주스가 실패를 하고 남한이 득점을 올린다면, 브라질의 다섯 번째 키커가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승부차기에서 선축이 유리하게 여겨지는 것은 맞지만, 흐름에 따라 얼마든지 그 관계가 뒤바뀔 수 있습니다. 그래서 승부차기가 축구에서 가장 잔인한 겁니다. 멋대로 운명을 결정지으려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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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제주스의 뒷모습을 보는 순간 동준이가 해낼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마르퀴뇨스의 실축이 나오기 전까지 어두웠던 표정도 평온함을 되찾았다.
유독 길게 느껴지는 준비 시간이 흘러가고, 마침내 들려온 휘슬 소리 이후 제주스가 스텝을 밟아 나갔다.
멈칫.
멈칫.
“…….”
동준이의 수를 읽고 타이밍을 빼앗기 위해 주춤거리는 스텝을 택한 제주스였지만, 충분히 힘을 얻지 못한 슈팅은 평범한 속도를 갖고 왼쪽으로 날았다.
그리고 그곳으로 몸을 던진 동준이의 오른쪽 손바닥이 제주스의 슈팅을 막아 낸다.
파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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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세)
“와아아아-!!! 막았어요!!! 김동준! 대한민국의 수호신, 김동준!! 승부차기를 앞두고 교체 투입된 김동준이 브라질 최고 유망주 가브리에우 제주스의 승부차기를 막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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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껏 포효하는 동준이를 보며, 가슴속 깊은 곳에서부터 뭉클한 감정이 끓어올랐다. 파주에 있을 때부터, 동준이는 스스로 올림픽 팀에 참여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 왔다.
팀을 리우까지 이끈 일등 공신임에도 불구, 한일전 이후 쏟아진 무책임한 비난이 그렇게 만들어 버렸다.
소리를 지르며 끊임없이 손뼉을 치고 있던 나는, 부디 이번 선방이 동준이의 삶에 반전을 마련해 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했다.
배려심 없는 어떤 이의 무책임한 말에 고통을 받기엔, 동준이는 너무 좋은 녀석이다.
“창훈아!!”
“?”
동준이를 향한 환호가 끝난 후, 나는 창훈이를 불러 침착하게 차라는 손짓을 보냈다.
녀석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분명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조금 무거웠다.
‘힘내라.’
나는 창훈이가 지금 어떤 마음일지 알고 있다.
자신의 운명을 결정짓는 순간이다.
올림픽 메달. 나아가 병역을 면제받아 오랜 기간 유럽에서 뛸 기회를 붙잡을 기회가 자신의 발아래에 놓여 있다. 동시에, 동료들의 미래 역시도 마찬가지다.
그 무게가 얼마나 될지.
짐작이나 되는가?
‘할 수 있어 창훈아, 할 수 있어.’
첫 번째 키커로 나서 킥을 성공시킨 이후부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이렇게 파이팅을 불어넣어 주는 일밖에는 없었다.
그리고 이것은 나에게 괴로운 기분이 들도록 만든다.
더 많은 걸 해 주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다.
킥을 차는 선수와 그것을 막는 선수뿐만 아니라, 이렇게 뒤에서 기다리는 사람에게도 승부차기는 자신의 잔인함을 거리낌 없이 보여 준다.
어쩌면, 축구가 지닌 가장 나쁜 얼굴이 승부차기일 수도 있다.
삐?익!!
다시 휘슬이 들려오고, 잠시 멈춰 있던 뒤에 움직인 창훈이가 힘껏 도움닫기를 하여 왼발을 축구공으로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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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세)
“권창훈! 그대로오~~! 아이유!!”
(정지현) – SBS 축구 해설위원
“아~~~ 네, 이렇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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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게 차려고 했던 생각이 컸기 때문인지, 창훈이의 킥은 너무 왼쪽으로 치우치고 말았다. 축구공은 그대로 골대 밖으로 벗어났고. 주변 동료들은 좌절하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래서 난 그런 이들을 곧바로 일으켜 세웠다.
실망한 건 알지만, 이런 반응은 좋지 못하다.
현재 누구보다 괴로울 창훈이가 이런 모습을 본다면, 더 큰 죄책감을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일어서! 아직 안 끝났어!!”
“…….”
몸을 돌려 바라본 창훈이는 거의 울기 직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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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세)
“권창훈의 킥이 빗나가면서, 승부차기는 점점 더 안개 정국이 됩니다. 쓰읍- 하아- 지금 집어넣었다면 정말 좋았겠습니다만, 아직 끝난 것은 아닙니다.”
(정지현)
“맞습니다. 권창훈 선수. 이번 올림픽 기간 내내 정말 잘해 줬거든요? 공격형 미드필드 자리에서 대체 불가능한 활약을 보여 줬습니다.”
(배정세)
“다시 김동준을 믿습니다! 브라질의 다섯 번째 키커는 FC 바르셀로나의 하피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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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피냐는 티아고의 동생이다.
U-19 시절까지만 해도 형과 함께 스페인 대표로 뛰었지만, 이후 브라질로 국적을 결정하며 2013 남미 청소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부터 연령별 대표팀으로 활약했다.
현재는 FC 바르셀로나 소속이었는데, 아무래도 포지션 경쟁자가 다니 아우베스라 출전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올림픽 초반 브라질이 부진한 경기력을 보여 줬던 것도, 전술이 맞지 않았던 것도 있었지만 기대를 가지고 선발한 하피냐의 부진 역시도 한몫을 차지했다.
브라질의 중원자원 중에서는 가장 유명하고 몸값 역시도 가장 높은 선수이다.
네이마르의 부진이 워낙에 커서 상대적으로 비난을 덜 받았지만, 이번 올림픽 기간 내내 하피냐의 활약 정도는 분명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오늘도 딱히 인상적이지 못했다.
‘제발…….’
지금까지의 부진이 승부차기 순간에도 계속해서 이어지기를 바라며, 나는 동료들과 어깨동무를 한 채 하프냐의 승부차기를 기다렸다.
분명 저 친구도 부담을 느끼고 있을 거다.
정규 키커 중 마지막이니 말이다.
삐?익!!
어깨를 한 번 들썩인 하피냐가 주심의 휘슬 소리가 끝난 후 힘차게 도움닫기를 하여 왼발을 휘둘렀다.
그리고 그것은 제대로 방향을 잡고 몸을 날린 동준이의 손 옆을 빠져나간다.
“…….”
“…….”
브라질의 선수들이 있는 곳에서 큰 목소리가 들려왔고, 고개를 숙인 나는 다시 손뼉을 치며 희망을 이어 나갔다.
우리의 마지막 키커는 희찬이다.
감히 오늘 MoM이라고 꼽겠다.
지독한 부진을 이어 나가고 있는 흥민이 형의 자리를 200% 채워 주며, 결국 우리가 동점을 만들고 승부차기까지 올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천성적으로 겁이 없고 배짱도 굉장히 두둑한 녀석이라, 크게 떨려 하고 있지는 않을 거로 생각한다.
‘가자, 희찬아. 할 수 있어.’
희찬이는 우리 대한민국이 이번 올림픽에서 발굴해 낸 최고의 샛별이다. 본래 유망주로서 큰 주목을 받아왔지만, 자신의 실링(Ceiling)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 줬다.
RB 잘츠부르크는 좋은 선수를 얻었고, 올림픽이 끝나면 삼파올리 감독님도 대표팀에 희찬이를 부를 것이라고 본다.
삐?익!!
휘슬이 불림과 동시에, 망설임 없이 발을 내디딘 희찬이의 스텝은 무척 경쾌해 보인다. 녀석의 왼발이 축구공의 옆에 놓였고, 그것을 본 순간에 나는.
‘어?’
몸의 무게중심이 너무 높다고 생각하기 무섭게, 페널티 스팟에서 출발한 축구공은 높이 솟구쳐 올라 크로스바 위를 멀리 벗어나고 말았다.
그리고 그 순간, 마라카낭에 지진이 일어났다.
{“—-!!!!!”}
“—-!!!!!!”
열광하는 브라질의 선수들이 한쪽으로 달려 나가고, 곁에서 엎드려 울부짖고 있는 창훈이의 등을 두드려 준 나는 천천히 앞으로 걸어 앞쪽으로 나아갔다.
그곳엔, 실축 이후 제 자리에 쪼그려 머리를 감싸 쥐고 있는 희찬이가 있었다.
나는 녀석의 곁에 나란히 쭈그려 앉아, 등과 머리를 부드럽게 토닥여 주며 곁에 있어 주었다.
그러곤 얼굴을 가린 채 소리 내어 울고 있는 희찬이에게, 진심을 담아 이야기를 전했다.
“괜찮아. 네 잘못 아냐.”
“…….”
“네가 제일 잘했어. 누구도 그걸 부인하지 못해. 만약 부인하는 사람이 있으면, 형이 혼내 줄게. 그리고 동메달이 남았잖냐. 형이 꼭 메달 딸 수 있게 할 테니까, 다음에. 다음 올림픽이나 월드컵 때, 꼭 더 잘해 볼 수 있도록 하자. 응?”
“…….”
“넌 X나게 잘하는 놈이야. 잘난 놈이고.”
“…….”
“지금은 마음껏 울어. 괜찮으니까.”
마음껏 울라는 말에, 희찬이는 더욱 많은 눈물을 쏟아 냈다. 그리고 이런 우리의 주변으로 곧 브라질의 선수들이 다가왔고, 그중 마르퀴뇨스가 말을 걸어왔다.
[Ay. 괜찮아?] [그래. 축하해. 기왕 우리를 꺾었으니, 꼭 올라가서 금메달을 따길 바라. 그래야 우리가 좀 덜 우스우니까.] [하하. 우습다니. 오늘은 내가 지금까지 했던 축구 경기 중에서 가장 힘들었다고.] [그거 조금 위안이 되네.] [하하하. 저기…….]마르퀴뇨스가 이쪽으로 온 건, 내가 아닌 희찬이에게 유니폼을 교환하자고 하기 위함이었다.
울고 있던 희찬이의 표정이 살짝 멍해진다.
[통역 좀 해 줄래?] [물론이야.] [진짜 대단했다고 전해 줘. 막느라 진땀을 뺐다고. 얘 어디에서 뛰고 있어?] [잘츠부르크.] [오스트리아?] [응.] [그럼 이렇게도 전해 줘. 곧 빅리그에서 보게 될 날을 기다리겠다고. 네게서 많은 것들을 배운다면, 분명 언젠가 큰 무대에서 보게 될 것 같다고 말이야.] [하하. 마지막 말은 뺄게.] [뭐?] [굳이 내게서 뭘 배울 필요는 없거든. 얘는 이미 그만큼 충분히 좋은 선수니까.]미소를 짓는 마르퀴뇨스에게서 고개를 돌려, 나는 약속한 대로 그의 이야기를 전했다.
잠시 뒤, 둘은 유니폼을 교환했다.
[Ay, Amigo.] [응?]한결 나아진 희찬이에게서 멀어지며 움직이고 있을 무렵, 내게로 걸어온 네이마르가 유니폼 교환을 요구한다.
올림픽에서만 벌써 두 번째였던가?
[금메달을 따. 알지?] [물론이지. 널 이겼잖아? 우리가 세계 최고가 속한 팀을 꺾은 거라고.] [제기랄. 너희는 그냥 세계 최고잖아.] [큭큭큭. 그건 그렇긴 해.] [재수 없는 놈.] [큭큭큭큭.]서로 환한 미소를 지으며 유니폼을 교환한 네이마르와 나는 몇 마디 더 덕담을 주고받은 뒤에 헤어졌다.
그 이후로도 나는 이곳저곳을 돌며 울고 있는 동료들을 일으켜 세웠고, 그들에게 아직 이번 올림픽이 끝난 것은 아니니 고개를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을 했다.
무엇보다.
“저기를 봐.”
“…….”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된 얼굴을 한 창훈이에게, 나는 한쪽으로 손을 뻗어 우리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는 관중들을 바라보도록 만들었다.
마라카낭을 찾은 한국인 팬들은 물론이고, 브라질의 사람들마저도 우리에게 박수를 보내오고 있었다.
저것은 세계 최고이자 이번 올림픽 최강의 팀으로 불린 브라질을 패배 직전까지 몰아붙인, 우리 대한민국을 향한 존중심을 담은 표현이었다.
“모든 패배는 받아들이기 어려워.”
“…….”
“근데 있잖아, 창훈아. 이런 패배는 처음도 아니고 절대 마지막도 아닐 거야.”
과연 또 언제 올림픽 준결승이란 무대에 진출해 볼 수 있겠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진정으로 강한 팀이 된다면 생각보다 자주 이 위치에 설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대한민국 축구협회는 많은 부분을 개혁했고, 유소년을 육성하는 시설과 지도자들이 철저한 관리 감독 아래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그 시간을 살아가는 우린, 분명 언젠가 비슷한 무대에 설 수 있을 거다.
“또 이 무대에서 패배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네 축구는 끝나는 게 아니야. 네가 포기하지 않는 이상, 축구는 계속될 거고 우린 이길 수도 있고 때로는 질 수도 있어. 그러니까, 넘어가자. 동메달을 따야지.”
“훌쩍. 응.”
창훈이를 마지막으로 위로하며 다시 걸어가는 길.
신태용 감독님이 우리를 맞이하신다.
감독님의 얼굴엔 실망은 전혀 보이지 않았고, 숨길 수 없는 자랑스러움과 뿌듯함만이 보이고 있었다.
“고맙다. 진짜 고맙다.”
“뭘요. 아직 한 경기 남았어요.”
“그래. 동메달은 따야지.”
“네.”
아직 맞아들일 사람이 많은 신태용 감독님을 남겨 둔 채, 네이마르의 유니폼을 어깨에 걸쳐 둔 나는 팬들에게 박수를 보내면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그리고 조금 전 나의 모습이, 먼 과거에 보았던 누군가의 모습과 무척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세계 최고의 선수를 도발한 대가를 뼈저리게 느꼈었던 과거의 어느 날, 나는 다가온 리오넬 메시에게 내가 희찬이를 위로한 것과 비슷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당시 그는 내게, 축구가 재미있냐고 물었었다.
“하하하.”
난 축구가 재미있다.
이 삶이 너무 좋다.
주장이 된다는 것의 의미와 그 무게에 대해서도 잘 알게 됐고, 나 혼자만 잘하는 게 아닌 동료들의 실력을 끌어올리는 재미를 조금 느낄 수 있었다.
이것은 어쩌면, 앞으로 내가 축구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어 놓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때마침.
‘이제 곧.’
나는 독일을 떠나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계속해서 앞으로 발을 옮기며, 나는 얻은 것이 많다는 것에서 위로를 얻는다. 패배는 정말 쓰고 괴롭지만, 나의 축구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기에 견뎌 낼 수 있을 것 같다.
저 뒤에서 계속 들려오는 환호성을 뒤로한 채, 난 이제 올림픽 무대의 뒤쪽으로 사라져갔다.
***
※ 디에고 시메오네와 오스카 세레소의 전화 통화
오 ? 발표를 늦추자고?
디 ? 네. 가능하다면 사흘 뒤가 좋겠군요.
오 ? 왜지?
디 ? 오늘은 발표하기 좋은 날이 아니니까요. 임대로 인한 관심보다, 그가 팀을 추스를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오 – ……그럼 언제가 좋겠나?
디 ? 올림픽이 끝나는 날이요. 그러니까, 다온의 올림픽 경기가 끝나는 날이 좋을 것 같습니다.
오 ? 알겠네. 달라지는 것은 없으니 뮌헨에게 전달해 두지. 그쪽에게도 발표를 늦춰 달라고 하겠네.
디- 그거 멋지군요. 그럼.
오 ? 그래.
-딸깍-
-딸깍-
***
※ 2016 리우 올림픽 3/4위전과 결승전 결과
(금)브라질 2 : 1 독일(은)
(동)대한민국 1 : 0 나이지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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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 리우 올림픽 Best 11
-> IOC 선정
-> 4-3-3 전술
GK ? 티모 호른(독일)
RB ? 김다온(대한민국)
CB ? 마르퀴뇨스(브라질)
CB ? 김민재(대한민국)
LB ? 루카스 클로스터만(독일)
CM ? 헤나투 아우구스투(브라질)
CM ? 존 미켈 오비(나이지리아)
CM ? 막스 마이어(독일)
RW ? 가브리에우 바르보자(브라질)
LW ? 네이마르(브라질)
ST ? 가브리에우 제주스(브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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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최우수 선수 ? 네이마르(브라질)
***
[빌트 단독 : 바이에른 뮌헨은 그들의 최고 선수인 김다온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의 임대 이적을 받아들였다!! – 빌트(독일/2016.08.24.(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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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ial) 충격!! 김다온!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전격 임대!! – BBC(U.K)/2016.08.24.(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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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eso den(어째서)? – ARD(독일)/2016.08.24.(오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