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645)
644화 Miragem (18)
(우영호) – KBS Sports News 아나운서
“두 개 대회 연속 메달을 획득한 남자 올림픽 팀 국가대표팀이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한발 앞서 리우데자네이루를 떠난 김다온 선수가 마드리드에…….”
***
2016년 8월 25일. 나바라, 스페인. 31008 팜플로나. 데 피오 XII 거리, 36. 나바라 대학 클리닉(Clinicc Universidad de Navarra. Av. de Pio XII, 36, 31008 Pamplona, Navarra, Spain).
마드리드에 도착한 순간부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큰 환대를 보여 주었다. 기술 이사인 안드레아 베르타를 포함한 많은 스태프가 공항에서 날 기다리고 있던 것이다.
그러곤 곧장 주차장으로 직행해, 차 안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팀복으로 갈아입었다.
차량이 날 이끈 곳은 메디컬 테스트가 진행되는 장소였다.
“특별히 불편한 건 없죠?”
“Si.”
현재 나의 메디컬 테스트 장면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자체 방송 카메라를 통해 고스란히 담기고 있다.
안드레아 베르타의 말론, 오늘 저녁이 되기 전에 자체 채널에 업로드될 거란다.
“그대로 가만히 있어 주세요.”
고개를 가볍게 끄덕인 뒤, 심전도 등을 확인하기 위한 침대에 누워 정신없이 흘러간 지난 며칠을 떠올려 본다.
정말 다행히도, 우린 동메달을 획득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만난 나이지리아는 쉽지 않은 상대였지만, 물러날 곳이 없었던 우리의 군(軍) 면제를 향한 의지를 꺾어 내지는 못했다.
전반 27분 창훈이의 그림 같은 중거리 슛이 나이지리아의 그물을 갈랐고, 이후 계속해서 경기를 지배한 우리는 이렇다 할 위험 없이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건, 동메달을 따낸 후에 운 사람이 없었다는 점이다.
브라질전이 끝난 후 전부 다 토해 냈기 때문인 것 같았는데, 순수하게 기뻐했다는 측면에서 우리가 올림픽을 즐겼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좋은 소식이 몇 개 더 있다.
“여기를 잡고 걸어 주시면 돼요.”
“그냥 천천히 걸어도 되나요?”
“일단 처음은요.”
“아, 이해했어요.”
“불편을 느끼면 말해 주시고요.”
“그러죠.”
우선, 마르세유와 강하게 링크되던 의조 형이 리그 앙 진출에 성공했다.
이적료는 생각보다 더 많은 330만 유로(약 45억 원)였고, 주급 역시 4만 유로(약 5,400만 원)로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 내 최상위 수준이었다.
의조 형을 향한 마르세유의 기대가 고스란히 반영된 조건이었는데, 경쟁할 실력은 넘치고도 남으니만큼 첫 단추만 잘 끼운다면 무난히 적응할 거라고 본다.
그리고 재성이 형 또한, 다수의 유럽 클럽으로부터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대부분이 EFL(잉글랜드 챔피언십)과 2. 분데스리가 팀이라는 것은 아쉽지만, 형은 2부 리그에서 인정받은 후 더 높은 무대로 나아가도 괜찮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올림픽 후 ‘아레나 11’과 계약을 맺었다.
플로리안 베르탈란(Florian Bertalan)이라는 에이전트가 배정되었는데, 요나스의 말로는 재성이 형의 상황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란다.
유럽 중소리그 쪽에 넓은 인맥을 자랑하고 있어, 재성이 형의 선택지를 넓혀 줄 수 있을 거라고 했다.
루마니아의 강호 CFR 1907 클루지, 불가리아 퍼르바 리가의 전통적인 강팀 PFC CSKA 소피아 등을 재성이 형에게 추천해 줬다고도 했다.
두 클럽 모두 빅클럽의 레이더망 아래에 있는 곳인 데다, 유럽대항전에도 진출할 수 있어서 경험을 쌓고 증명한다는 측면에서 좋은 선택지라면서 말이다.
그래서 난 재성이 형에게, 굳이 당장 결정할 필욘 없다는 조언을 했다.
지금 시기 자체가 썩 좋지 않기 때문이다.
축구클럽 대부분이 이적시장에서 철수한 상태라, 오랜 기간 지켜봐 온 선수가 아니라면 ‘헐값’으로 찔러볼 가능성이 커 주전을 보장받기 힘들다.
또 감독이 아닌 보드진의 입김이 더 강하게 작용할 수 있어, 이적을 하고도 경기에 뛰지 못할 수도 있다.
의조 형이야 1년 넘게 마르세유가 관찰을 해 와서 괜찮지만, 이재성이라는 선수가 널리 알려진 건 이번 리우 올림픽을 통해서였다.
그러니 이르면 다가올 겨울, 아니면 내년 여름 이적을 하는 게 재성이 형에 있어서도 최선이다.
분명 앞으로 많은 유럽의 클럽이, 재성이 형의 경기를 보기 위해 전북으로 스카우트를 보낼 것이다.
“따끔할 거예요.”
“…….”
그리고 전북의 이야기가 나온 김에, 마지막으로 민재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민재는 일단 K리그로 가닥을 잡았다.
또 그 행선지는 전북일 거다.
올림픽 Best 11에 뽑힐 정도로 주가를 높인 지금이 가장 이적에 있어 최선이라고 보지만, 전북이 지금까지 해 주었던 게 있어 유럽 진출을 나중으로 미뤘다.
어김없이 관심을 보내온 벤피카와 지금은 스포르팅 CP의 지휘봉을 잡고 계신 제수스 감독님께도, 당장은 이적을 성사시키기 어렵다고 말을 전달해 두었다.
당사자에게 전하지는 않았지만, 양쪽 모두 내 이야기를 듣고 크게 아쉬워했다.
자유계약으로 영입할 수 있는 96년생 대형 센터백 유망주를 놓쳤으니 당연한 반응이다.
“수고하셨어요. 메디컬 테스트는 지루한 과정이죠.”
“그렇지만 꼭 필요하죠. 기초훈련처럼요.”
“하하. 그거 멋진 말인데요?”
“고마워요.”
길었던 검사가 끝난 후, 나를 맞이한 아틀레티코의 스태프 한 사람이 샤워실을 안내해 준다.
이곳은 오늘 내 메디컬 테스트가 진행되는 장소를 완전히 폐쇄해 두었는데, 창문 밖으로 보이는 병원 내의 사람들이 휴대폰을 손에 쥐고 촬영을 해 오고 있었다.
아직 확인해 보지는 않았지만, 이미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많은 사진과 영상이 업로드되었을 것이다.
“밖에서 기다리죠.”
“네. 금세 나갈게요.”
“하하. 천천히 씻고 나와도 돼요.”
드르르륵-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미지근한 물에 몸을 적신다. 그리고 점점 더 물의 온도를 내려, 마지막에는 냉수로 몸에 묻은 바디워시를 씻어 냈다.
그리고 다시 밖으로 나오자, 탈의실 한가운데에 내가 입을 검은색 수트가 준비되어 있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선수단이 입는 것과 같은 옷이었는데, 솔직히 이렇게까지 받아도 되나 싶었다.
실은 임대 신분인 나를 위해 기술 이사를 포함한 이런 인력을 보냈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 일이다.
보통 임대생의 영입은 중견급의 관리자가 메디컬 테스트를 감독한 후, 곧바로 클럽하우스나 구단 건물로 이동하고 나서야 고위 관계자들을 만날 수 있다.
원래는 아무 생각 없었는데.
‘살짝 부담되려고 하네.’
받은 만큼 돌려주는 게 또 성격이다 보니, 벌써부터 몸이 근질거리려고 한다.
아까 들은 이야기로 대충 추측해 보자면, 나의 라 리가 데뷔전은 9월 A매치 주간이 끝난 10일의 리그 3라운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어차피 9월 대표팀 소집에서 제외된 상태기에, 휴식과 훈련을 겸하며 마드리드에서의 삶에 적응하는 시간을 가질 것 같다.
딸깍-
수트를 갖춰 입고 밖으로 나서자,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이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내게 다가왔다.
옷이 참 잘 어울린다는 말에, 나는 훌륭한 수트 덕분이라 답을 하며 감사의 답을 전했다.
“그럼, 갈까요?”
“네.”
이제 우리의 목적지는 디에고 시메오네와 다른 선수들이 기다리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클럽하우스다.
오늘을 위해 특별히 초빙한 쉐프가 만드는 음식을 맛보며, 선수단과 프런트의 고위 관계자 전원이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 자리가 될 거라고 했다.
그렇게 병원 밖으로 나섰을 때.
{“오-!! 그야!! 그가 등장했어!!”}
{“와아아아아아아-!!!!”}
몇 시간 전만 해도 아무도 없던 병원 주위에 모여든 인파가 커다란 함성을 보내어 왔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주변도 깜짝 놀란 모습이다.
어느새 출동한 경찰이 바리케이드를 쳐 두었고, 나는 그 밖에서 환호성을 보내오는 이들에게 손을 들어 올리면서 첫 번째 인사를 건넸다.
분명 내 임대 사실이 알려진 건 24시간도 채 되지 않았건만, 벌써 사람들은 응원가를 만든 것 같다.
{“Da-On, Da-On. Uno de los jugadores mas importantes para el Atletico campeon del Cholo Simeone…”}
대충 내용은 시메오네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가장 중요한 선수가 되어 달라는 것인 듯했다.
예상하지 못하게 듣게 된 응원가에, 나는 차에 올라타기 전까지 손을 흔들다가 위치를 가슴팍으로 옮기면서 고마운 마음을 전해 보고자 노력했다.
그렇게 잠시 뒤에 나를 태운 밴이 출발했고, 경찰차의 호위를 받으며 클럽하우스로 움직였다.
이동하는 중간중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팬들은 도로 위에서도 내게 소리를 질러 왔다.
거의 몸의 절반 이상을 창밖으로 빼낸 여성이 벤피카 시절의 유니폼을 흔드는가 하면, 오토바이에 몸을 실은 두 명의 청년들이 계속해서 뭔가를 외쳐 오기도 했다.
그러다 경찰들이 다가가 단속을 했는데, 처벌까지는 받지 않았으면 하는 게 개인적인 바람이었다.
“이런 경우는 처음입니다.”
“네?”
“지금까지는 이런 일이 없었거든요. 당신이 어떤 선수인지 실감이 되네요. 다들 축제라도 벌이는 것 같습니다.”
“내년 5월에 그래야죠. 안 그런가요?”
“?! 하하! 네. 그게 바로 우리가 원하는 겁니다.”
안드레아 베르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니, 시간은 빠르게 흘러 목적지에 도착했다.
클럽하우스 주변에도 많은 팬이 운집해 있었고, 베르타의 허락 아래 창문을 살짝 내린 나는 연신 내 이름을 외치는 이들에게 다시 손을 흔들어 주었다.
곳곳에서 경적이 울려 퍼지고, 힘겹게 클럽하우스 안으로 들어선 뒤에야 비로소 상황은 정리가 된다.
“그럼, 내리실까요?”
“그러죠.”
“네. 부인분은 먼저 도착해 계실 겁니다.”
“네. 감사해요.”
인천에서 따로 출발한 아영이는 나보다 두 시간 늦게 마드리드에 도착했다. 아틀레티코는 그녀를 마중하기 위한 인력을 따로 보내 두었고, 우린 이곳에서 만나는 걸로 알고 있었다.
리우로 떠나기 전날 밤이 마지막이었으니, 아내의 얼굴을 거의 한 달 만에 보는 셈이었다.
드르르륵-
[자기!!]문을 열고 내리자마자, 날 크게 부른 아영이가 단숨에 내게 달려들었다. 우리는 곧 서로를 부둥켜안은 채, 서로를 얼마나 그리워했는지를 조금이나마 확인했다.
남은 건, 둘만 있을 때 확인해 볼 생각이다.
[안 힘들었어?] [응. 너무 보고 싶었어.] [나도.]조금 더 둘만의 세계에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한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져 포옹을 풀어야 했다.
바로 앞에, 익숙한 얼굴이 있다.
“Bienvenido a madrid. 기분은 어떤가?”
마드리드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말하며 손을 뻗은 사람은, 내가 이곳으로 오기로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를 제공해 주었던 디에고 시메오네다.
전술적으로 빈틈이 없고, 피치 밖에서는 펩과 완전히 다른 유형의 사람이다.
그리고 이런 디에고 시메오네와 단기간의 동거를 하며, 이곳이 가져 보지 못했던 것에 도전해 보려고 한다.
나는 얼굴 가득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리고 시메오네의 손을 맞잡았다.
착.
“참 멋진 환대를 받았어요. 고맙습니다.”
“하하. 언제든 나를 디에고라 불러도 좋네.”
“네. 그러죠.”
마드리드에 도착한 후 보낸 지난 4시간은, 내게 부푼 기대를 하도록 만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
[¡Daon! ¡Llega a Madrid! – 아스(스페인)/2016.08.25.]? 다온을 향한 아틀레티코의 환대는 정말로 놀라웠다. 메디컬 테스트가 이뤄진 나바라에서 마드리드로 오는 길 내내, 팬들은 한시도 쉬지 않고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그리고 클럽하우스 앞에서 기다리는 이들 역시, 수 시간을 기다리며 다온의 얼굴을 보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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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다온, 호날두.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모두 보유하게 된 라 리가. – ABC(스페인)/2016.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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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바이에른 뮌헨은 다온을 임대 보냈을까? – 빌트(독일)/2016.08.25.]? 김다온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임대 사실이 알려진 지도 벌써 24시간이 지났다. 그리고 그동안, 독일 축구계는 커다란 충격에 휩싸여야만 했다.
어째서 바이에른 뮌헨은 다온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임대 보내야만 했을까?
뮌헨 측은 다온이 재계약을 거부하며 클럽을 떠날 의사를 밝혔다고 하지만, 그래도 완전 이적이 아닌 임대는 이해하기 무척 어렵다.
그리고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다온의 재계약 조건은 다름 아닌 펩 과르디올라 이후 선정될 감독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알다시피, 카를로 안첼로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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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온의 임대 여부와 자신은 무관하다고 밝힌 카를로 안첼로티. 그는 뜬금없는 루머에 불쾌함을 표시했다. – ARD(독일)/2016.08.25.]***
※ 2016/17 챔피언스리그 그룹스테이지 추첨 결과
-> 2016.08.25.(밤) 모나코에서 추첨
Group D.
바이에른 뮌헨(독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PSV 아인트호번(네덜란드)
FC 로스토프(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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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성사된 DA-ON Derby!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이름이 Group D에서 호명된 순간에 포착된 바이에른 뮌헨 관계자들의 표정에는 당혹스러움이 가득했다. – Sky Sports Germany/2016.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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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내 최고의 선수를 적으로 마주하게 된 바이에른 뮌헨. – ESPN(미국)/2016.08.25.]***
2016년 8월 26일. 98000 모나코, 모나코. 부마쉐 스퀘어. 호텔 에어미타쥐 몬테-카를로(Hotel Hermitage Monte-Carlo. Sq. Beaumarchais, 98000 Monaco, Monaco).
“네. 남은 건 내일…….”
-딸깍-
전화를 끊은 사내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가운을 걸친 채, 레드 와인을 채운 잔을 손에 든 그가 객실의 창가 쪽으로 걸어간다.
5성급 호텔 객실의 창밖으로 보이는 모나코의 풍경은 정취가 넘쳤지만, 사내는 그것을 충분히 즐길 수가 없다.
“휴우~”
바이에른 뮌헨의 기술 이사 겸 임시 단장직을 소화 중인 미하엘 레쉬케.
그는 몇 시간 전, 클럽을 대표해 2016/17 챔피언스리그 그룹 스테이지 조 추첨 장소를 찾았었다.
‘참으로 짓궂기도 하지.’
이번 김다온의 임대에서 뮌헨 상대의 출전 불가 조건은 삽입되지 않았다. 같은 리그로 임대를 보낼 땐 로컬(Local) 룰이 적용되지만, 리그가 달라졌을 땐 상위 기관의 원칙을 따르는 게 보통이다.
그리고 2014년, UEFA는 원소속 출전금지 조항 무효에 관한 선례를 이미 만들어 놓았다.
당시 첼시 소속의 골키퍼였던 티보 쿠르트와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임대되어 있었고, 양 팀은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에서 맞붙게 되었다.
이에 첼시는 임대 과정에서 출전금지 조항을 포함시켰다며 쿠르트와가 출전해서 안 된다 주장했고, 만약 출전을 하게 되면 계약에 따라 250만 파운드를 지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UEFA는 스포츠의 순수성 유지가 원칙임을 내세워, 소속 구단이 아닌 다른 어떠한 구단도 선수 출전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아무리 구단 간 계약이 있다지만, 스포츠의 순수성을 지킨다는 원칙이 우선이란 판단에서 나온 결정이었다.
그래서 이후, 타 리그 간의 임대에서 원소속 팀 출전 불가 조항은 포함이 어려워졌다.
“후우~~”
한숨이 깊어지는 미하엘 레쉬케의 머릿속에, 미래 바이에른 뮌헨의 상황이 펼쳐진다.
이미 서포터 그룹은 정식으로 클럽에 항의 서한을 보내 해명을 요구하는 한편, 어제오늘 클럽하우스와 경기장 주변에 진을 치고 보이콧에 관한 의사를 표명했다.
독일 최고이자 세계 최고의 클럽이라 주장하는 뮌헨이 어째서 세계 최고의 선수를 지키지 못했는가에 관한 불만을 표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서, 지난날의 이적들도 재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배신자로 불렸던 토니 크로스와 바이에른 뮌헨에서의 은퇴를 거부한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가 이적을 택한 것엔, 전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이다.
그러면서 모든 비난의 화살은 카를-하인츠 루메니게에게로 집중되었다.
뮌헨의 팬들은 복귀가 점쳐지는 회네스의 재임을 강력히 바라기 시작했고, 카를로 안첼로티에 관해서도 우려의 시선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한데 이런 상황에서 만약 김다온의 맹활약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패배라도 한다면?
‘……아찔하군.’
미하엘 레쉬케는 그날, 걷잡을 수 없는 분노의 목소리가 바이에른 뮌헨을 강타하게 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레쉬케가 금방 짓궂다고 표현한 것이다.
축구의 신은 절대, 자비를 베풀지 않는다.
단잠은 이미 오래전에 깨어졌지만, 그 이후 마주한 현실이 이토록 잔인할 것이라곤 바이에른 뮌헨의 기술 이사는 전혀 알지 못했다.
늦은 시각까지 잠을 이를 수 없는 미하엘 레쉬케.
그는 계속해서 술잔을 기울인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은, 저 먼 스페인 마드리드의 한 고급 빌라에서 행복한 꿈에 빠져든 아틀레티코의 기술 이사 안드레아 베르타와 극명하게 대비되고 있었다.
지난날의 영광이 빠르게 사라져 감을 느끼는 뮌헨에, 모나코 밤하늘에 내려앉은 것과 같은 먹구름이 밀려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