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648)
647화 Efecto Daon (2)
.전반 종료
셀타 비고 0 : 0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단을 자극하는 앙투안 그리즈만의 인터뷰가 있었음에도, 아틀레티코의 경기력에는 딱히 변화가 없었다. 개선이 없는 모습에, 드레싱 룸의 분위기는 무거워진다.
“왜 다들 따로 움직이는 거야?”
“…….”
“우린 좀 더 팀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우리도 알아.”
“뭐?”
“그만 몰아붙여, 앙투안. 네가 그렇게 말을 할수록, 우리가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
그리즈만의 계속되는 불만에 사울 니게스가 반응하고, 분위기가 격해지려고 할 때 주장인 가비 페르난데스가 끼어들어 두 선수를 진정시켰다.
불만이 남은 그리즈만이 중얼대며 몸을 돌린다.
[병신 같은 놈.]팀 분위기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그리즈만의 혼잣말에 몇몇이 눈살을 찌푸려지고, 몰래 한숨을 내쉰 코케가 파이팅을 외치려 할 때 디에고 시메오네가 등장했다.
강한 카리스마를 지닌 클럽 보스의 등장에, 불만과 불안은 잠시 수면 아래로 내려앉는다.
“우린 괜찮았다!”
“…….”
“그건 사실이야! 지난 두 경기에 비해, 전반전은 분명히 괜찮았어! 하지만 우리는 그것보다 더 잘해야 한다! 지금 가장 큰 문제는 라인의 간격이다! 수비, 미드필드, 공격. 이 셋이 전부 따로 놀고 있다. 그리고 그건 팀이 아니다! 빌어먹을 이기적인 개새끼들의 단순한 집합이라고!”
가멸찬 비판을 가하는 시메오네의 목소리에, 아틀레티코 선수들의 고개가 아래로 떨어져 내린다.
“후반, 우린 선수를 바꾼다.”
“?!”
디에고 시메오네의 시선이 드레싱 룸 한쪽에 고정되고, 그 시선을 받은 사내는 고개를 끄덕였다. 웜업용 저지를 벗는 모습에, 많은 이들의 눈빛에 기대감이 피어난다.
현존하는 가장 뛰어난 축구선수이자, 역사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22살로 평가받는 김다온이 출전을 준비하는 것이다.
앙투안 그리즈만은 이런 동료들의 반응에 질투를 느꼈지만, 그것을 외부로 표출할 수 없었던 그는 표정을 감추기 위해 고개를 라커 쪽으로 돌렸다.
“야닉! 다음에 넌 이것보다 더 잘해야 할 거다.”
“…….”
“다온! 네가 왼쪽에서 뛴다.”
“Si, Boss.”
“좋아.”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 시메오네가, 전반전에 부족했던 부분들에 대해서 지적을 시작한다. 전술적인 부분과 선수 개개인을 아우르는 꼼꼼한 설명이었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모두 지켜보던 헤르만 부르고스는, 선수들의 표정에 굉장한 자신감이 피어났다고 생각했다.
이틀 동안 진행되었던 팀 훈련을 거치면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선수단 전체는 김다온의 능력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스페인 라 리가라는 전 세계 최고의 축구 무대에 속한 이들답게, 함께 훈련하는 것만으로 김다온의 실력이 진짜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던 것이다.
무려 두 번이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챔피언스 리그에서 좌절시킨 남자다.
애초부터 의심한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다.
‘효과 한번 확실하군.’
어느새 다시 벤치로 나온 헤르만 부르고스는, 후반전이 시작되기 전 교체투입을 준비 중인 김다온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괜히 두근대는 자신을 발견했다.
리그 타이틀 획득 때문이 아닌, 특정 선수가 뛰는 모습을 보고 싶어 두근거림을 느끼는 건 드문 경험이었다.
준비를 끝마친 김다온이 드디어 대기심이 있는 곳으로 향하고, 이를 발견한 발라이도스의 관중석에서 엄청난 크기의 환호성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붉은색의 축구화에 파란 양말과 파란 바지. 그리고 붉은색과 흰색 세로줄이 교차하는 유니폼을 입은 김다온의 모습은, 분명 어딘가 모르게 어색해 보였다.
하지만 그것은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다.
김다온이 현재.
‘저 유니폼을 입었다는 게 중요하지.’
커다란 환호성을 받으며 피치 반대편 왼쪽 측면으로 향하는 김다온의 얼굴엔, 더 큰 기대를 품도록 만드는 숨길 수 없는 자신감이 드러나 있었다.
***
.후반 03분
셀타 비고 0 : 0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사실 준비할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기껏해야 최대 8시간.
하지만 그건 핑계에 불과하다.
“여기-!!”
“…….”
팡-
셀타 비고의 오른쪽 진영 선수들을 내게 불러들인 후, 난 왼쪽 사이드라인을 타고 달리는 필리페 루이스의 앞쪽으로 패스를 굴려 보냈다.
화려하지 않은 플레이와 마르셀루라는 존재로 인해 저평가를 받고 있지만, 저 친구는 라 리가 최고의 풀백 중 하나다.
공수 밸런스가 뛰어나고, 의도적으로 공격을 몰아주었을 때도 어지간한 윙어 이상의 폭발력을 보여 줄 수 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유독 활약이 저조했는데, 이유는 시즌 초 왼쪽 미드필드로 출전한 야닉 카라스코와 궁합이 전혀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카라스코는 주로 볼을 받기 전에 사이드라인 멀리 벌려 선다. 그리고 그런 뒤 가운데로 좁혀 움직인다.
일단 윙어가 사이드라인으로 붙게 되면 풀백의 포지셔닝은 많이 어려워지는 데다가, 카라스코의 공격 전개도 박스 안쪽에 집중된 지라 기껏 오버랩을 해도 패스를 받기 어려웠다.
만약 내가 필리페 루이스였다면, 카라스코에게 사이드라인에 서 있지 말고 안쪽에 서라 소리를 질렀을 거다.
카라스코가 사이드라인 앞에 선 이유가 전술적인 부분에서 나온 게 아니라, 단순히 본인이 선호하고 더 쉽게 잘하는 플레이를 하려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메시나 호날두처럼 팀이 본인을 위해 희생해도 될 만큼의 클래스라면 모를까, 카라스코의 저런 행동은 팀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바이에른 뮌헨이었다면 당장에 지적하며 논쟁을 펼쳤겠지만, 지금의 나는 임대생의 신분이다.
그래서, 그냥 플레이로 보여 주려 한다.
‘방법은 얼마든지…….’
세 명의 선수가 내 주위로 모여든 덕분에, 필리페 루이스는 왼쪽 측면에서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굉장히 여유로운 상황에서 크로스가 올라왔고, 페르난도 토레스의 이마에 정확히 맞은 헤더가 빠른 속도로 꺾여 날아가 셀타 비고의 크로스바를 두들긴다.
티잉-!
“!!”
{“우오-!!!”}
아쉬워하는 토레스와 루이스가 머리를 감싸 쥐고, 그들을 향해 박수를 보내려고 한 순간 벤치가 있는 곳에서 시메오네의 커다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바로 그거다!! 계속 몰아붙여!!”
그래서 나는 입을 다물고, 양손을 각각 두 사람에게로 뻗어 보이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득점이 이뤄졌다면 좋았겠지만, 셀타 비고의 측면 수비가 허술하다는 걸 확인했으니 수확은 있었던 셈이다.
‘할 수 있어.’
수비진영으로 내려서며, 나는 주변에 계속 목소리를 높인다. 다들 득점에 마음이 동해 있는 것은 알지만, 지금은 두 개의 플랫(Flat) 사이 간격이 너무 넓었다.
이렇게 되면 후방에서 미드필드로 패스가 이어질 때 시간이 잡아먹히는데, 라볼피아나(Lavolpiana)를 두지 않는 시메오네의 축구에선 치명적이다.
어차피 축구란 경기가 종료되기 전, 상대보다 한 골만 더 넣으면 승리하는 스포츠다.
시간이 충분함을 늘 기억하고, 우리의 축구가 어떠한 것인지 떠올릴 필요가 있다는 거다.
‘온다.’
골키부터 전방까지 빌드업을 이어 온 셀타 비고가, 파블로 에르난데스(Pablo Hernandez)/조셉 세네(Josep Sene)/이아고 아스파스(Iago Aspas)를 활용한 공격을 시도해 온다.
중앙으로 잠깐 이동해 있었던 나는 재빨리 측면을 커버하며, 전진하려던 루이스를 진정시켰다.
“¡Colocar! ¡Colocar!”
지금 내 이야기는 공간을 주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었고, 완벽히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진 그는 앞으로 튀어나오려던 것을 멈추고 자리에서 대기했다.
그러자 조셉 세네가 뛰어들 공간이 사라졌다.
덩달아, 아스파스 역시 애매해졌다.
이에, 볼을 발아래에 두고 있던 파블로 에르난데스가 움찔하며 망설이는 모습을 보여 준다.
머릿속이 하얗게 변한 듯했다.
저건. 내게 좋은 먹잇감이다.
‘실례.’
“??”
파블로 에르난데스의 발밑에서 볼을 밀어낸 후, 가볍게 그를 왼손으로 제압한 나는 넓게 펼쳐진 공간으로 튀어나왔다.
그리고 그 순간 앙투안 그리즈만과 눈이 마주쳤고, 망설일 이유가 없었던 나는 그가 뛰어들만한 공간을 겨냥해 오른발을 휘둘러 축구공을 앞으로 보냈다.
지난 시즌 라 리가 최우수 선수답게, 그리즈만의 반응 속도는 정말이지 놀라웠다.
레비가 훨씬 더 좋은 공격수이긴 하지만, 그도 지금 그리즈만 같이 반응을 하지는 못했을 거다.
구스타보 카브랄(Gustavo Cabral)의 뒤쪽으로 축구공이 떨어져 내리고, 한 차례 피치에서 튕긴 축구공을 향해 달려든 그리즈만이 오른발을 곧바로 가져다 댄다.
그리고 축구공은, 역습을 차단코자 나온 세르히오 알바레즈(Sergio Alvarez) 골키퍼의 머리 위를 넘어섰다.
호(弧)를 그리며 움직인 그리즈만의 슈팅이 피치에 떨어지고, 숨죽인 모두의 시선을 한 몸에 맞은 구체는 피치를 통통 튕기며 나아가 골라인을 통과한다.
“?!”
“!!!!”
{“!!”}
‘그렇지!’
두 주먹을 불끈 쥐자마자, 주심은 휘슬을 불었고 생각보다 더욱 큰 함성이 경기장을 뒤흔들었다.
.
(레이 허드슨) – BeIN LaLiga 코멘테이터
“들어갑니다!! 그리즈만!! 골키퍼가 나온 것을 보고 가볍게 위로 넘기는 감각적인 득점입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주목하고 싶은 것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전혀 다른 팀이 되었다는 부분입니다.”
(개리 베일리) – BeIN LaLiga 컬러코멘테이터
“디에고 시메오네는 다온을 풀백으로 쓰지 않으려는 것 같습니다. 지금도 그는 왼쪽 미드필드에서 뛰고 있죠. 하지만 뭐 어떻습니까. 다온은 이미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여러 개의 포지션에서 뛰었습니다.”
(레이 허드슨)
“지금의 득점은 세계적인 수준의 두 선수가 클래스를 보여 준 완벽한 합작품입니다. 기뻐하는 디에고 시메오네. 왜 아니겠습니까. 저라도 그럴 겁니다.”
.
셀레브레이션에 참여하기엔 어색함이 컸던 나는, 코를 슬쩍 문지른 후 디에고 시메오네를 쳐다봤다. 벤치 바로 앞에 선 그는 날 바라보며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이고 있다.
그래서 난 엄지를 치켜세운 후, 표정을 가다듬으며 손뼉을 가볍게 두들겼다.
이제 득점을 올렸으니, 셀타 비고는 기어를 끌어 올릴 것이고 우린 그것을 영리하게 이용해야 한다.
“호르헤! 호르헤!!”
“??”
호르헤는 코케의 본명이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중원에서 가장 중요한 저 남자의 진짜 이름은, 호르헤 레수렉시온 메로디오(Jorge Resurreccion Merodio)라는 멋진 것이었다.
난 특히 레수렉시온이 마음에 들었다.
영어로는 Resurrection.
소생, 부활을 의미한다.
“더 측면으로 넓혀도 돼!”
“…….”
“더 자유롭게 움직이라고! 뒤는 내게 맡겨!”
“…….”
코케 역시 오늘 전반, 중앙 미드필드에서 활동 범위가 제한된 모습이었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카라스코가 사이드라인 쪽으로 벌리다 보니 가까운 쪽 측면 공간이 넓어진 거다.
박스-투-박스와 메짤라(Mezz`ala)의 역할을 모두 수행해야 하는 코케에겐, 그 넓어진 공간은 참기 힘들었을 것이다.
바로 그 점이 코케의 활동 영역을 특정 지었고, 덩달아 오른쪽의 공격 지원이 부족해지는 이유가 됐다.
플랫 4-4-2의 단점이라고나 할까?
측면에 가담해 줄 자원이 다른 전술에 비해 부족하다 보니, 중앙 미드필드 두 명 모두가 볼이 머물러 있는 방향으로 이동해 주는 게 무척 중요하다.
한데 코케와 가비 사이의 공간이 넓어지게 되면서, 빌드업의 다양성이 사라졌고 측면의 숫자도 부족해졌다.
전술과 어울리지 않는 한 명의 선수가 팀 전체에 균열을 만들어내는 모습은, 내게도 무척 신선하게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그래서 나는 계속 왼쪽 하프스페이스에 머무르며, 필리페 루이스와 코케에게 공간을 내어주려고 했다.
당장은 더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칠 수 없기에, 저 둘과 교감을 나누면서 팀이 가진 정체성을 되찾아오려고 한다.
이곳에 속한 모두가 심지어 저 재수 없는 앙투안 그리즈만도 세계 최고 수준의 축구선수이니만큼, 지금 내가 주는 약간의 힌트에서 영감을 얻을 거라 믿고 있다.
그리고 이런 내 믿음은 곧장 맞아떨어진다.
오늘 경기에서 거의 처음으로 오른쪽 측면으로 깊숙이 이동한 코케가, 멋진 접기 동작으로 조니 오토(Johnny Otto)를 완전히 속여낸 후 크로스를 띄워 올렸다.
박스 안 공격 숫자가 조금 부족해 보였지만, 볼이 떨어지는 곳으로 정확히 뛰어든 그리즈만이 첫 득점 후 고작 3분 만에 경기의 스코어를 2:0으로 만든다.
골대 뒤쪽의 카메라 앞으로 달려간 그리즈만이, 미국의 래퍼 드레이크(Drake)가 부른 ‘Hotline Bling’의 춤 동작을 따라 하는 세레머니를 펼친다.
벌써 여유를 부르는 꼴이라니.
‘재수 없는 녀석.’
그렇지만, 그의 축구 실력은 인정해야 할 것 같다.
피치의 분위기가 완전히 바뀔 때까지, 시간은 단 8분이면 충분했다.
***
.후반 45분
셀타 비고 0 : 5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하프타임을 기점으로 전혀 다른 팀이 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공격은 셀타 비고를 완전히 무장해제 시켜 놓았다.
후반 28분 해트트릭을 완성하는 그리즈만의 세 번째 득점이 터져 나왔고, 다시 8분 뒤에는 셀타 비고의 전의를 완전히 꺾는 페르난도 토레스의 득점이 나왔다.
그리고 다시 8분 뒤, 정규시간 종료를 앞두고 교체투입 된 앙헬 코레아가 기어코 다섯 번째 득점을 성공시켰다.
‘이건 너무 비현실적이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골키퍼 얀 오블락이, 뜻밖의 재회를 했던 김다온을 쳐다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자신의 위치에서 본 김다온의 영향력은 실로 어마어마한 것이었다.
투입과 동시에 막혀있던 왼쪽 사이드라인 앞에 공간을 만들었고, 이후에는 왼쪽 하프스페이스를 완벽하게 장악하며 코케에게 자유를 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수비가 이뤄질 땐, 오히려 바이에른 뮌헨 시절보다 더욱 큰 절망을 선사했다.
자신의 바로 뒤에 필리페 루이스라는 뛰어난 풀백을 둔 김다온은, 적극적으로 압박에 나서며 셀타의 오른쪽 공격을 무력화했다.
이에. 조셉 세네가 피오네 시스토(Pione Sisto)와 교체되어 나갔다.
“…….”
전반전 간헐적인 역습을 허용했던 것과는 달리, 얀 오블락은 후반전 매우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 빌드업 상황에서 볼을 몇 번 터치한 것을 빼면, 축구공을 전혀 가까이 두지 못했다.
그리고 현재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셀타 비고의 진영에서 공격을 전개 중이었다.
어느새 영혼의 단짝처럼 보이게 된 코케와 김다온은 서로 패스를 주고받으며, 너무나도 간단하게 셀타의 압박을 피해 앞으로 나아갔다.
깊숙이 뛰어 들어간 필리페 루이스의 크로스가 사울 니게스의 슈팅으로 이어지지만, 높이 올려진 부심의 깃발이 오프사이드 상황임을 말해 준다.
득점이 취소된 니게스가 아쉬워하고, 멀리에서 박수를 친 오블락은 다시 김다온에 눈을 고정한다.
‘완전 괴물이 되었잖아.’
현재의 결과와 오늘의 대승을 전부 김다온의 공로로만 돌릴 수는 없겠지만, 만약 MoM을 꼽아야 한다면 그가 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아마 사람들은 해트트릭을 기록한 그리즈만에게 MoM을 주려고 할 것이다.
주어진 3분의 추가시간 중 1/3이 지나가고, 세르히오 알바레즈의 골킥으로 멀리 날아온 축구공이 앞으로 뛰어나간 디에고 고딘의 머리에 맞고 하프라인 너머로 나아간다.
아래로 조금 내려서 있던 그리즈만이 가슴팍으로 축구공을 받아 들고, 축구공이 피치로 떨어지기 전 김다온이 크게 목소리를 높이며 앞으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AY-!!!!”
“???”
지금 그리즈만의 패스는 조종받은 것으로 봐야 할 것 같다. 동료의 목소리에 반응한다는 축구선수로의 본능이, 그가 왼발을 휘두르도록 만든 것이다.
줄곧 머무르던 왼쪽 하프라인을 벗어나 중앙으로 파고든 김다온이 그리즈만의 패스를 받아들고, 골대로부터 28m 떨어진 지점에서 그는 주저 없이 오른발을 휘둘렀다.
퍼엉-!!!
과연 발등과 축구공이 맞닿으며 나는 소리가 맞나 싶은 의문을 느끼며, 오블락은 쭉 뻗어 나가는 축구공을 본다.
자신도 모르게 몸을 움찔한 그의 머릿속엔, 만약 자신이 세르히오 알바레즈였다면 반응을 할 수 있었을지에 대한 궁금증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얀 오블락은 답을 내릴 수 없었다.
왜냐하면.
“-!!!!”
“워어-!!!”
“뭐?!?!?”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머리를 감싸 쥐게 만든 김다온의 슈팅이, 완전히 얼어붙은 알바레즈를 지나쳐 골대의 오른쪽 상단 구석으로 정확히 꽂혀 버렸기 때문이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을 벌린 디에고 고딘이, 이내 손을 내리고 어깨를 살짝 들어 올리며 자신이 금방 본 것이 무엇인지 질문을 보내어 왔다.
하지만 얀 오블락은 마찬가지로 답을 할 수 없다.
그 역시, 이런 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6:0이 된 상황에서 나온 셀레브레이션이라기엔 많이 과한 감정이, 지금 김다온이 선 곳 주변을 휘감고 있다.
.
.
.경기 결과(La Liga 3R)
셀타 비고 0 : 6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골] 앙투안 그리즈만 : 후반 04분(김다온), 후반 08분(코케), 후반 28분(사울 니게스)페르난도 토레스 : 후반 36분(코케)
앙헬 코레아 : 후반 44분(사울 니게스)
김다온 : 후반 48분(앙투안 그리즈만)
김다온 ? 49분 출전(1골 1어시스트/평점 8.9)
MoM ? 앙투안 그리즈만(3골 1어시스트/평점 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