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651)
650화 Efecto Daon (5)
.전반 04분
아틀레티코 1 : 0 스포르팅 히혼
(레이 허드슨) – BeIN LaLiga 코멘테이터
“오-! 이건 정말 좋은 패스입니다! 루이스에게 완벽한 오픈 기회를 열어 주는 다온. 크로스가 안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가메이로-!! 2:0!!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경기 시작부터 스포르팅 히혼을 난타하며 마구잡이로 펀치를 날리고 있습니다!! 시즌 두 번째 득점을 기록하는 케빈 가메이로!! 그리고 필리페 루이스의 시즌 첫 어시스트입니다!!”
(개리 베일리) – BeIN LaLiga 컬러-코멘테이터
“마지막 득점 과정도 훌륭했습니다만, 그 전에 공간을 완전히 벌려 주는 다온의 움직임과 패스가 무척 훌륭했습니다. 첫 번째 득점 상황에서도 다온이 케빈 가메이로가 어시스트를 기록할 수 있도록 훌륭한 침투 패스를 보여 줬죠.”
(레이 허드슨)
“아틀레티코의 팬들은 이런 장면을 보기를 기대했을 겁니다. 디에고 시메오네도 기뻐하는군요.”
.
2승 1무를 기록하며 리그 3위에 올라 있는 스포르팅 히혼은 아벨라르도(Abelardo)의 꼼꼼한 지도하에, 인상적인 초반 전력을 과시 중이다.
4-2-3-1을 바탕으로 한 전술은 높은 공수 밸런스를 갖추었단 평을 듣고도 있다.
특히 강도 높은 전방 압방으로 상대의 빌드업을 방해했는데, 볼이 없을 때 포지션이 무너지기 쉽다는 단점을 어느 정도 상쇄함으로써 전술의 완성도를 높였다.
그리고 오늘 아벨라르도는 오른쪽에 두 명의 풀백을 배치함으로써, 본인의 전술 의도를 명확히 드러냈다.
수비를 강화하고, 최대 일곱 명의 선수를 박스 주변에 밀집시켜 실점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런 선택은 대실패로 돌아갔다.
시즌 첫 두 경기 우리가 점유율을 60% 이상 가져가고도 득점하지 못한 것에서 영감을 얻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애초에 점유율을 넘겨준다는 것 자체가 위험한 일이다.
게다가 최근 우리는 무척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
상대가 잠근다고 해도, 뚫어 낼 힘이 있다는 거다.
게다가 이곳은 아틀레티코의 홈.
어드밴티지는 분명 존재한다.
{“Vamos Alteti, Vamos~! Vamos Aleti, Ale~!”}
{“Vamos Alteti, Vamos~! Vamos Aleti, Ale~!”}
전반 5분 만에 두 골을 기록하자, 비센테 칼데론에 모인 팬들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진다.
반쯤 넋이 나간 히혼의 선수들은 위축된 것처럼 보였고, 앞으로 나온 아벨라르도가 열심히 자신의 선수들을 독려했다.
삐?익!!
주심이 휘슬을 불어 경기를 재개하고, 볼을 뒤쪽으로 돌린 히혼은 최대한의 안정을 추구하며 흔들리고 있는 전력을 재정비하려고 했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한층 무뎌진 투톱의 전방 압박을 보았는데, 그것을 곧바로 지적하려다 일단 한 번 참아 넘겼다.
사흘 뒤 캄노우 원정을 생각하면, 되도록 힘을 아끼는 게 더 나았기 때문이다.
히혼 진영에서 한참을 돌았던 축구공은, 세르히오 알바레즈(Sergio Alvarez)를 거쳐 왼쪽 윙어인 부르기(Burgui)에게로 향했다.
시메 브르살코의 빠른 접근은 좋았지만, 만약 나였다면 굳이 성급히 볼을 빼앗으려고 들지 않았을 것이다.
최근 껌딱지처럼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뤼카에게 말한 것처럼, 풀백이 수비할 때 가져야 할 기본적인 소양은 위험지역이 아닌 이상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굳이 내가 뚫렸을 때 허용하게 될 위험을 자초(自招)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시메 브르살코의 가랑이 사이로 축구공이 통과되고, 순식간에 뻥 뚫려 버린 뒷공간으로 부르기가 파고든다.
이에 스테판 사비치(Stefan Savic)가 커버를 나서지만, 애초부터 사비치가 커버하도록 만드는 상황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몬테네그로 국적의 저 센터백은 스토퍼가 되어 상대의 전진을 태클로 저지할 때 빛나는 수비수다.
하지만 커버를 가게 되면, 느린 스피드와 판단력의 부족이라는 단점만 더 두드러진다.
‘이런!’
예상대로, 스테판 사비치는 안쪽으로 볼을 차 두는 부르기의 드리블에 반응이 늦었다.
골라인 앞쪽까지 드리블에 성공한 부르기가 컷백을 보내어 오고, 처음부터 빅토르 로드리게스(Victor Rodriguez)를 목표로 두고 달렸던 나는 몸을 날려 태클을 시도했다.
촤?악!
“??”
곧바로 다이렉트 왼발 슈팅을 가져가려 했던 로드리게스가 헛발질하며 넘어진 순간, 히혼의 선수들이 일제히 손을 들어 올려 페널티 킥을 주장했다.
로드리게스 역시 억울해하며 다니엘 오콘 아라이즈(Daniel Ocon Arraiz)를 바라보지만, 주심은 그저 손짓할 뿐이다.
짝짝짝짝짝짝-
그렇게 위기 상황이 넘어가자, 비센테 칼데론에 모인 팬들은 나를 위해 박수를 보내어 왔다.
하지만 난 마냥 취할 수는 없었다.
지금은 지적을 해 줘야 할 때다.
바이에른 뮌헨의 스타일 말고.
“시메!”
“?”
“진정해. 지금은 갈 이유가 없었다고.”
“…….”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스타일로 말이다.
고개를 끄덕인 시메 브르살코가 내게 엄지를 치켜세워 왔고, 성질을 다 풀지 못해 답답했던 나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면서 양 손바닥을 강하게 두들겼다.
전반 13분.
나는 조금 더 히혼을 밀어붙여 일찌감치 무장해제 시키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고 있었다.
***
【같은 시각】28918 마드리드, 스페인. 레가네스, C. 아르키넥투라, s/n. 에스타디오 무니시팔 데 부타르케(Estadio Municipal Butarque. C. Arquinectura, s/n. Leganes. 28918 Madrid, Spain).
.경기 시작 02분 전
레가네스 0 : 0 바르셀로나
비센테 칼데론에서 차로 단 20분 거리에 자리 잡은 레가네스 역시, 15분 늦게 경기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시즌 초반 5위에 올라있는 레가네스는, 드높은 기세를 앞세워 바르셀로나를 상대로도 위축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통로에 메시가 모습을 드러낸 순간부터, 단단해 보였던 레가네스의 전의(戰意)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웃음기 하나 없는 메시의 모습은 공포를 안겨다 주기에 충분했다.
‘대체 무슨 일이야?’
화가 난 것 같은 메시의 얼굴을 보며, 그를 상대할 레가네스의 왼쪽 수비수 디에고 리코(Diego Rico)가 불안감을 느낀다.
메시가 얼굴을 굳혔다는 것은 오늘의 경기를 유별나게 생각한다는 의미였고, 그런 날은 보통 그를 상대하는 수비수는 처참한 하루를 보내야만 했다.
스페인 라 리가에서 뛰어 온 사람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누가 저 남자를 화나게 한 거야, 제기랄.’
“입장합니다-!!”
“…….”
디에고 리코가 짜증을 내던 도중 입장을 알리는 목소리가 들려왔고, 천천히 피치로 발걸음을 옮긴 양 팀의 선수들은 각자의 루틴대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가볍게 허리를 숙여 그라운드를 손으로 만진 메시가, 그것을 입으로 가져가 가볍게 입을 맞추곤 하늘을 가리켰다.
현존하는 축구의 신(神)이, 그를 가호하는 또 다른 신(神)에게 보내는 메시지처럼 보였다.
.
(호르헤 발다노) – Canal+ 코멘테이터
“오늘도 주목해야 할 사람은 당연히 메시입니다. 지난 3라운드 경기에서 휴식을 취한 만큼, 오늘 더 놀라운 활약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결의에 찬 표정의 메시. 그는 자신의 경기력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인터뷰를 했습니다. 이미 충분해 보이는데, 어디까지 가려는 걸까요.”
.
삐?익!!
주심의 휘슬과 함께 경기가 시작되고, 홈에서 FC 바르셀로나를 강하게 압박하려는 레가네스의 전술은 초반부터 적잖은 성과를 얻어 낸다.
바르셀로나의 전진과 빌드업을 효과적으로 견제하며, 전반전 10분까지 단 하나의 유효슈팅도 내어주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MSN을 효과적으로 고립시키며, 연계가 효과적으로 이뤄지는 것 역시도 방해했다.
하지만 전반 14분.
메시를 따라 하프라인 아래까지 무리하게 전진했던 파블로 인수아(Pablo Insua)가 가랑이 사이로 볼을 흘리면서, 의도치 않은 역습을 허용하게 되었다.
볼이 흘러간 곳에 있던 루이스 수아레스가 몸싸움 경쟁을 이겨 내며 오른쪽 측면을 돌파하고, 라인이 완전히 무너진 상황에서 레가네스는 메시를 저지하지 못한다.
루이스 수아레스의 땅볼 크로스를 이어받은 메시가, 가볍게 왼발로 득점에 성공한 것이다.
프리시즌 파격적인 염색 머리로 등장해 놀라움을 안겨다 준 메시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수아레스에게 다가간다.
“고마워, 루이스. 정말 고마워.”
포옹을 나눈 두 사람에게로 다른 FC 바르셀로나의 선수들이 달려오고, 셀레브레이션을 끝낸 메시는 양손을 들어 올리며 고개와 함께 하늘을 가리킨다.
‘더 끌어올려야, 돼. 더.’
2016년 여름은 리오넬 메시의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간이었다.
2013년 6월에 불거졌던 탈세 혐의가 유죄로 최종 확정되면서, 크게 흠집이 없었던 커리어와 명예에 큰 상처가 생겼기 때문이다.
‘강력범죄가 아닌 2년 징역형 이하의 초범은 보호관찰로 형을 대신할 수 있다’라는 스페인의 형법상 감옥행은 면했지만, 집행유예를 받은 후의 비난은 피할 수 없었던 것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할지도 모르는 축구 방송인인 개리 리네커는 이에 독설을 날리기도 했고, 평소 그를 싫어했던 수많은 사람이 때를 기다렸다는 듯 비난을 퍼부었다.
특히, 재판 도중 [“유령회사를 통한 절세는 합법.”]임을 주장했던 것을 겨냥한 이야기가 많았다.
가뜩이나 2015/16 시즌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인 적이 없었던 메시는 현재, 탈세로 인한 문제까지 겹치면서 전성기에 비해 무뎌진 모습을 보여 주고 있었다.
그렇기에, 메시는 더욱 다급했다.
그토록 바래 온 순간이다.
김다온과 같은 라 리가에서 경쟁을 한다는 것.
자신을 자극하는 수비수와 맞붙는다는 것.
개인으로서 축구선수의 정점에 선 일이 너무나도 오래되었던 메시기에, 그 또한 김다온이 바이에른 뮌헨에서 느꼈던 것과 같은 권태(倦怠)를 느끼고 있었다.
과거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에서 탈락해 유로파로 향하던 길목에서 울고 있던 김다온에게, [“너는 축구가 재미있니?”]라 물었던 사내는 더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그 자리엔, 축구 외적으로 많은 문제가 생겨 버린 몸과 마음 모두 성치 않은 29살의 남자가 있을 뿐이다.
‘네가 있어서 참 다행이야.’
이제 다시, 레가네스와 바르셀로나의 경기가 시작된다.
삑!
***
삐?익!! 삐—익!!
{“!@%$#^$%&!!!!”}
{“@#%$^&$#&!!!”}
그림 같은 궤적을 그린 김다온의 프리킥이 스포르팅 히혼의 그물을 다시 한번 뒤흔든 순간, 비센테 칼데론은 용광로처럼 끓어올랐다.
.
.
.전반 30분
아틀레티코 3 : 0 스포르팅 히혼
(레이 허드슨)
“바로 이겁니다!! 비센테 칼데론에 인사를 건네는 다온!! 그는 한국(Corea)에서 왔고,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 중 하나입니다!! 수비수 중에는 단연코 첫 번째죠!!”
(개리 베일리)
“This is Superb Goal. 골키퍼가 전혀 손을 쓰지 못하는 방향으로 꽂혀 들어갔죠. 페널티 박스 주위에서 파울을 범했을 때부터 느낌이 좋지 않았을 겁니다.”
(레이 허드슨)
“라 리가에서만 벌써 두 번째 골인데, 이 두 개의 골 모두가 그림과도 같았습니다. 앞선 첫 번째 골도 이 주의 골에 뽑혔는데, 2주 연속 수상도 가능해 보입니다!”
.
올림픽을 다녀와 우려를 했었지만, 데뷔전을 시작으로 김다온은 종횡무진 피치를 누비고 있다. 단순히 경기력만 끌어올린 게 아니라, 결과까지 만드는 중이다.
첫 두 경기에서 2무에 단 1득점에 그쳤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그렇지만 김다온의 데뷔 이후 벌써 14번째 득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디에고 시메오네의 시대가 시작된 이후 첫 번째 기록이고, 아직 경기가 끝나려면 60분이 남아 있다.
경악에 가까운 반응을 보인 동료들에게 안겨 셀레브레이션을 함께한 김다온이, 이후 몸을 돌려 비센테 칼데론에 있는 팬을 향해 박수를 보낸다.
그러자, 응원가가 쏟아진다.
{“다온-! 우리는 네가 개고기를 먹는다고 하지 않을 거야! 그리고 아시아인이 눈이 작다는 짓 따위도 하지 않아! 우리는 벌써 전범기를 내다 버렸지! 네가 우리에게 그게 올바르지 않다는 걸 알려 줬거든-! 다온-! 그러니 우리에게 우승을 안겨다 줘-!!”}
김다온은 이미, 아틀레티코 최고의 스타처럼 보인다.
그리고 이 달아오른 열기가 채 식기도 전, 김다온과의 협력 수비로 볼을 빼앗아 낸 코케가 침투를 시작하는 앙투안 그리즈만에게 절묘한 패스를 보낸다.
히혼의 라인을 파괴하며 뛰어든 프랑스의 공격수가 골키퍼를 넘는 감각적인 칩슛을 선보이고, 정확히 37초 만에 4번째 골이 터져 나온다.
비센테 칼데론이 다시 한번 뜨겁게 달아오르고, 내일 목이 쉬는 것을 걱정하지 않는 사람들은 미친 듯 환호하며 아틀레티코의 축구를 즐겼다.
얼굴이 벌겋게 변한 채 웃고 소리 지르고 또 노래하며, 마드리드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축제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이 열기 속, 디에고 시메오네는 자신이 알던 것과 전혀 다른 팀이 된 모습을 가만히 지켜본다.
“큭큭큭큭큭큭.”
이전까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수수한 이미지를 가진 클럽이었다. 스페인의 강호로서 높은 평가를 받긴 했지만,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최근 세 경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흑백으로 이뤄졌던 그림에 색이 입혀진 것만 같은 모습이었다.
기존의 역습을 바탕으로 한 득점은 물론이고, 중앙으로 수비를 밀집시킨 후 측면으로 넓게 빠져나가는 그림 같은 패스나 금방의 프리킥과 같은 원더골이 이어졌다.
여전히 아틀레티코의 사령관은 코케였지만, 팀에 색을 입히고 있는 게 누구인지는 굳이 말할 필요가 없었다.
김다온의 팀 합류 후 3주.
시메오네는 확신한다.
올 시즌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참여하는 모든 대회에서 트로피에 도전할 수 있을 거라고 말이다.
이제, 시메오네의 눈은 위로 향한다.
‘해 볼 만해.’
마피아 보스라는 별명이 딱 어울리는 카리스마 넘치는 사내의 눈앞엔, 빅이어라는 절대적인 상징이 가까이 보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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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결과(La Liga 4R)
아틀레티코 7 : 0 스포르팅 히혼
[골] 앙투안 그리즈만 : 전반 02분(케빈 가메이로), 전반 32분(코케)케빈 가메이로 : 전반 05분(필리페 루이스)
김다온 : 전반 30분(F.K)
페르난도 토레스 : 후반 27분(앙헬 코레아), 후반 46분(니콜라스 가이탄)
니콜라스 가이탄 : 후반 33분(김다온)
김다온 ? 95분 출전(1골 1어시스트/평점 8.8/MoM)
.
.
.경기 결과
레가네스 1 : 7 바르셀로나
[골] 리오넬 메시 : 전반 13분(루이스 수아레즈), 전반 30분(네이마르), 후반 10분(네이마르)루이스 수아레즈 : 전반 31분(리오넬 메시)
네이마르 : 전반 44분(루이스 수아레즈), 후반 34분(리오넬 메시)
하피냐 : 후반 19분
***
2016년 9월 18일. 81547 뮌헨, 독일. 재베너 슈트라세 51-57. 바이에른 뮌헨 서비스 센터 및 훈련시설.
김다온의 임대 이적에도 불구하고, 바이에른 뮌헨은 시즌 전승을 유지하며 순항 중이다.
“말하지 않았습니까.”
“…….”
“이곳은 너무 심취해 있었어요.”
“…….”
리그 3라운드 잉골슈타트 전 3:1 승리를 거둔 다음 날, 카를-하인츠 루메니게는 클럽하우스의 주차장에서 클럽의 감독 카를로 안첼로티를 만났다.
바이에른 뮌헨의 승리보다 더 큰 화제를 불러 모은 김다온의 프리킥 골에 관한 이야기가, 두 사람의 사이를 쉽게 차지했다.
“화려한 것? 좋죠. 하지만 알고 있지 않습니까. 승리와 화려함에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습니다.”
“…….”
“제가 틀렸나요?”
외부의 목소리와는 무관하게, 바이에른 뮌헨은 분명히 순항 중이었다.
분데스리가 경기에서 전승(全勝)을 거둔 것은 물론, 챔피언스리그 그룹 스테이지 첫 번째 경기인 FC 로스토프와의 경기에서도 5:0의 대승을 거두었다.
그리고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일부 사람들은 뮌헨이 본연의 정체성을 되찾았다고 주장했다.
펩 과르디올라의 시대에서 벗어나, 유프 하인케스가 지도했던 바이에른 뮌헨의 모습을 카를로 안첼로티와 함께 더욱 발전시켰다고 평가했던 것이다.
하지만 카를-하인츠 루메니게는 이제야, 그토록 듣고 싶지 않았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이는 카를로 안첼로티가 뮌헨 부임 이전 이탈리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논란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었다.
뮌헨은 분데스리가의 한계에 수혜를 입었다.
그들은, 진정한 강팀이 될 수 없다.
“28일 경기가 무척 중요하오.”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장담하죠. 우리는 그날 승리를 거둘 겁니다.”
“당신의 말대로 되었으면 좋겠군요.”
다가올 28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원정경기 승리를 확신하는 안첼로티를 보며, 카를-하인츠 루메니게가 불안감을 가시지 못한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주차장에서 만난 두 사람의 짧은 대화가 끝나고, 각기 다른 건물로 향한 둘은 각자의 생각에 빠져든다.
엄밀히 말해, 생각에 잠긴 쪽은 카를-하인츠 루메니게 단 한 사람이었다.
‘그를 붙잡아 두었어야 했어.’
클럽 내의 정치(政治)로 김다온과 펩 과르디올라를 잃었다는 게 확실시되는 지금, 카를-하인츠 루메니게는 바이에른 뮌헨의 정체성에 관한 의문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그 내면엔, 과연 앞으로 바이에른 뮌헨이 유럽 대항전에서 얼마나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한 의심이 숨어 있었다.
더구나 올 시즌, 바이에른 뮌헨은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에서 김다온이 속한 아틀레티코를 만나게 되었다.
만약 이 시점에서 뮌헨이 패배하면 어떻게 될까?
그리고 그 속에서, 김다온이 맹활약을 했다면?
‘끔찍하군.’
상상하기조차 싫은 가정을 마주한 루메니게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부디 미래가 순탄하기를 기원했다.
하지만 루메니게는 동시에 알고 있었다.
김다온을 관통하는 단어를 말이다.
Wunder 혹은 Wonder.
스페인 라 리가 내에서 그의 포지션을 고려하면, 필리프 람과 대결하게 될 가능성이 컸다.
그런데 만약 독일 최고의 오른쪽 풀백을 상대로 김다온이 그를 가볍게 제압하는 퍼포먼스를 펼친다면, 바이에른 뮌헨은 그들의 가장 신뢰받는 소식통인 크리스티안 폴크의 말을 부정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머저리’라는, 뼈를 때리는 치명적인 말을 말이다.
카를-하인츠 루메니게는 이를 우려하며, 자신의 걱정이 그저 기우(杞憂)에 그치기를 원하고 있었다.
걱정으로 가득한 하루.
묘한 운명의 수레바퀴가 굴러가고 있는 2016/17 시즌, 바이에른 뮌헨과 아틀레티코의 희비(喜悲)가 갈리기까지는 단 열흘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
[Mesias(구세주) VS Absoluto(절대자) – 아스 Via FC 바르셀로니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경기를 대대적으로 광고하며]? 아르헨티나와 FC 바르셀로나의 구세주는, 아틀레티코로 둥지를 옮긴 절대자의 도전을 견뎌야 할 것이다.
***
작가의 말 ? 등번호 관련 이슈는 제 실수입니다. 스페인 라 리가 규정을 뻔히 알면서도, 멘탈이 줄곧 나가 있어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독자님들께 사과를 드리며, 다온의 등번호는 25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