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654)
653화 Efecto Daon (8)
축구는 실수의 스포츠다. 만약 모든 선수가 완벽하게 뛴다면 스코어는 여전히 0:0일 것이다.
현(現) UEFA의 회장 미셸 플라티니가 했던 이 말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왜냐하면 이것에, 축구의 거의 모든 것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축구는.
{“!@#%%%%!!!!”}
{“—–!!!!”}
어디까지나, 기술(技術)의 영역에 있는 스포츠다.
그렇기에 반드시 실수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후우~”
전반 33분, 기어코 오른쪽 측면을 무너뜨린 네이마르의 어시스트 패스가 정중앙에서 침투하던 메시의 발에 맞고 골라인을 넘어섰다.
.
.
.전반 33분
바르셀로나 1 : 0 아틀레티코
(에네코 산도발) – BeIN LaLiga Spain 코멘테이터
“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올- 리오넬 메시!!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네이마르! 훌륭했던 크로스! 적절한 침투로 균형을 무너뜨린 건 리오넬 메시!!”
(마우로 페스코스) – BeIN LaLiga Spain 해설위원
“오늘 경기 시작부터 아틀레티코의 오른쪽 수비가 흔들렸죠. 결국 그것이 실점을 초래했습니다. 네이마르의 돌파도 분명 훌륭했지만, 그전 수비의 위치 선정에 아쉬움이 남아요.”
.
대부분의 실점 상황이 그렇지만, 지금은 많은 부분이 좋지 못했다.
가비가 엉뚱한 곳으로 패스를 보냈고, 파울로 끊을 수 있었음에도 멈칫한 코케는 자신이 제대로 파울을 하지 못했을 때의 상황을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결국 그것이 라카티치에게 자유로운 역습 전개를 허용해 버렸고, 첫 번째 발을 앞쪽으로 가져갔던 후안프란의 판단 역시도 실수에 가까웠다.
우리는 이번 실점 상황에서 기술적 또 전술적으로 충분하지 못했다.
FC 바르셀로나와 같은 클럽을 상대로 이토록 많은 실수를 저질렀으니, 실점을 허락한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씁쓸한 입맛을 힘겹게 삼키며 돌아서는 길, 우리는 전반 25분 이후 다시 상대에게 주도권을 넘겨주고 말았다.
전반전 남은 시간 동안 우리가 반격할 수 있을까?
아직 이곳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겠다.
삐?익!!
다비드 보르발란(David Borbalan)의 휘슬과 함께 경기는 재개된다. 선취골로 기세를 탄 FC 바르셀로나는 우리를 더욱 거세게 압박해 온다.
네이마르는 최전방에서 정말 미친 듯이 뛰어다녔고, 루이스 수아레즈 역시 부지런히 움직여 후방 빌드업을 방해했다.
그리고 그러는 동안, 체력을 아낄 기회를 얻은 메시는 하프라인 주변에 서서 상황을 주시했다.
‘확실히 달라.’
이제 겨우 두 경기하고도 절반만 뛰었을 뿐이지만, 라 리가는 확실히 분데스리가와 달랐다. 그리고 포르투갈 프리메이라 리가와도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여긴, 조금 더 ‘개인적인 무대’다.
전술적 특징도 분명 확실하고 순간적으로 공간을 좁혀 짧은 패스를 교환하지만, 이것을 라 리가의 특색이라고 부르기엔 많이 부족하다.
볼이 머물지 않은 곳에서 라 리가는 개인에게 더 많은 공간을 제공하려고 하며,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선수와 선수 사이의 간격에 분데스리가보다 더 넓다.
그리고 포백 역시 라인을 올리기보다 적절함을 유지하는 성향이 짙어, 파이널 써드에서 공간이 주어지지 않는 경우가 훨씬 더 많았다.
연계를 갖춘 공격수보다 드리블에 장점을 갖춘 선수를 조금 더 선호하는 것도 아마 이 때문일 것이다.
‘나도 실수를 범한 걸 수도…….’
코케가 전달한 패스를 곧바로 걷어차 반대편으로 보낸 뒤, 나는 천천히 움직이며 조금 전 실점 상황을 생각했다.
당시에 나는 역습이 전개될 것을 생각하고, 왼쪽으로 넓게 벌려서 달려 나가는 루이스 수아레즈에게 달라붙었다. 필리페 루이스가 당연히 중앙을 커버할 줄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실점 상황 당시 필리페 루이스는 중앙보다 측면에 좀 더 치우쳐 있었다.
‘내가 중앙으로 뛰는 게 맞았을 수도.’
필리페 루이스에게 수아레즈를 맡겨 두고, 내가 중앙으로 이동해 힘을 보태는 게 어땠을지 상상을 해 본다.
물론 이렇게 한다고 해서 실점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차후 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를 위해서는 한 번쯤 생각해 볼 만한 것이다.
적응하는 단계라는 사실이 조금 아쉬워지기 시작할 무렵, 이번에도 FC 바르셀로나는 우리의 오른쪽 측면을 공략했고 결국 코너킥을 얻어 냈다.
어느새 경기는 전반 40분을 향해 가는 중이다.
추가 실점 없이, 전반전을 끝내야 한다.
삑-!
하지만 현실은 내가 원했던 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메시가 가까이 온 이에게 패스를 전달했고, 오른발 쪽으로 볼을 이동시킨 이니에스타가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려 왔다.
그리고 그것은 자유롭게 침투한 이반 라키티치의 머리에 맡고, 다시 한번 골라인을 넘어서고 말았다.
캄 노우가 다시 한번 들썩거렸고, 곱절만큼의 탈력(脫力)을 느낀 나는 유니폼 상의를 끌어 올려 스폰서 로고가 붙어 있는 부분을 잘근잘근 씹었다.
분명 나쁘지 않은 전개였건만, 전반 중반에 내어준 주도권을 되찾아오지 못한 대가는 무척 뼈아프게 다가오고 있다.
“씨팔.”
패배라는 녀석이 갑자기 성큼 내 곁으로 와 있는 느낌이다. 그리고 그건, 나를 무척 짜증 나게 만들고 있었다.
***
【같은 시각】80939 뮌헨, 독일. 베르너-하이젠베르크-알리 25. 알리안츠 아레나.
.경기결과(Bundesliga 4R)
바이에른 뮌헨 3 : 0 헤르타
[골] 프랑크 리베리 : 전반 16분(아르연 로번)티아고 : 후반 23분(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아르연 로번 : 후반 27분(토마스 뮐러)
.
.
“어떻게 됐지?”
“0:2예요, 파파. 바르셀로나가 아예 박살을 냈다고요.”
“…….”
바이에른 뮌헨이 홈에서 펼쳐진 헤르타와의 경기에서 3:0 승리를 거둔 이후, 카를로 안첼로티는 감독으로서 해야 할 일을 끝마치고 감독실로 돌아왔다.
선수들은 퇴근을 서두르는 중이고, 전승(全勝) 가도에 사람들은 펩과 김다온의 흔적을 서서히 지워 가는 중이었다.
거기에 눈엣가시와도 같은 김다온이 속한 팀이 바르셀로나에 처참히 짓밟혔다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안첼로티의 표정에는 금세 만족스러운 미소가 나타났다.
소파에 비스듬히 드러누워, 안첼로티가 그의 사위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이곳에서 저녁을 먹고 가자꾸나.”
“네, 파파.”
고개를 끄덕인 다비데가, 카를로의 부임 이후 새롭게 생겨난 미니 와인셀러의 앞으로 걸어갔다. 안에는 이탈리아 산(産) 와인이 한가득 있었다.
똑똑똑-
“응?”
“?”
다비데 안첼로티가 와인셀러에 손을 뻗기 전, 노크 소리가 들려오고 감독실의 문이 열렸다.
그곳엔, 클럽의 회장 카를-하인츠 루메니게가 있었다.
그는 승리를 축하하러 왔다고 말을 했다.
“오늘도 이곳에서 밥을 먹는 겁니까?”
“네. 사위에게 메시지를 보냈죠.”
“그렇군요.”
“함께하겠습니까?”
“…….”
카를-하인츠 루메니게의 시선이, 화이트 와인 한 병을 꺼내어 오는 다비데에게로 향한다.
“그러고 보니, 전에 와인을 드렸었죠.”
“네. 집에 잘 있습니다.”
“지금 마시면 딱 좋을 때인데요.”
“틀림없이 그렇겠죠. 언젠가 독일 음식을 잔뜩 쌓아 두고 우승을 축하하게 될 날을 위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렇습니까?”
“?”
의아해하는 카를로 안첼로티를 돌아본 루메니게가 싱긋 미소를 지어 보인 후, 초대를 사양한다. 시간이 많이 늦었다며, 건강상 야식은 사절하는 중이란 핑계를 댔다.
잠시 뒤 감독실의 문이 닫히고, 그곳을 잠깐 쳐다보던 카를로 안첼로티가 다비데에게 질문을 던졌다.
“아들아.”
“네, 파파.”
“금방 말한 독일 와인은 어디에 있지?”
“그거라면, 이미 다른 사람을 줬어요.”
“누구?”
“독일에서 만난 어떤 여자요. 이름은 벌써 잊어버렸어요. 똑같은 것을 사 와야 하나요?”
“아니. 됐다. 그거면 들킬 일은 없겠어.”
“네, 파파. 그나저나, 그건 정말 맛없었다고요.”
“큭큭큭큭.”
루메니게가 선물한 와인이 자신의 집에 있다고 태연하게 거짓말을 한 카를로 안첼로티는, 조금의 죄책감도 보이지 않는 얼굴을 내려 다시 TV에 시선을 고정했다.
화면 속에서는 바르셀로나와 아틀레티코의 후반전이 준비되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뒤 김다온의 얼굴이 비쳤고, 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안첼로티는 보기 싫다는 듯 잠깐 시선을 돌렸다.
‘다들 정신이 나갔어.’
카를로 안첼로티가 정식으로 바이에른 뮌헨의 감독으로 부임한 순간부터, 클럽의 주인공은 자신이 아니었다. 김다온이 항상 모든 관심을 독차지했다.
또한 새로운 감독과 함께한다는 기대보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실패한 감독’을 향한 우려가 컸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거대한 자아(Ego)를 지닌 카를로 안첼로티에겐 거부감으로 다가왔다.
어느새 김다온이라는 존재에 ‘과거의 실패’를 대입한 카를로 안첼로티에겐, 대한민국 풀백의 패배와 추락은 어떠한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통쾌함을 안겨다 주는 일이었다.
카를로 안첼로티는 부디, 착각에 단단히 빠진 사람들이 환상에서 헤어나기를 바라고 있었다.
‘꼴도 보기 싫은 녀석 같으니라고.’
남자의 질투란, 여자의 질투보다 더 추한 법이다.
***
.후반 00분
바르셀로나 2 : 0 아틀레티코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시메오네는 변화를 꾀했다.
수비 가담이 전혀 되지 못했던 사울 니게즈를 대신해, 페르난도 토레스를 투입한 것이다. 그리고 대신 앙투안 그리즈만을 오른쪽 윙어로 배치했다.
녀석의 공격력이, 조르디 알바의 전진을 막아 줬으면 하는 바람이 숨어 있다고 볼 수 있겠다.
그리고 최전방에 페르난도 토레스와 케빈 가메이로라는 전형적인 센터포워드를 배치함으로써, 공격력을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도 들어 있었다.
삐?익!!
남은 45분 동안 최소 두 골을 만회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짊어진 채, 주심의 휘슬과 함께 후반전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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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현) – SBS Sports 해설위원
“전반전 2:0에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변화를 줬습니다. 이제는 실점 전처럼 마냥 내려앉을 수만은 없거든요? 아마 후반전은 아틀레티코도 공격적으로 나설 겁니다.”
.
후반전 우리는 당연히 공격적으로 나선다.
그러기 위해 우선, 라인을 끌어 올렸다.
MSN을 상대로 라인을 끌어 올린다는 것 자체가 미친 일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스스로 위기를 초래한 만큼 그것을 극복하려면 어차피 떠안은 위험부담 이상으로 잘해야 한다.
“호르헤-!!”
“…….”
코케가 보낸 패스를 받아 든 후, 나는 빙그르르 돌아 접근한 이반 라키티치를 따돌렸다. 이런 내 앞에는 공간이 생겨났지만, 가메이로가 달리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젠장.’
저런 곳으로 뛰어 버리게 되면, 공격수가 수비수를 도와주는 것밖에는 되지 않는다.
비교하고 싶지는 않지만, 만약 저 위치에 레비나 뮐러가 있었다면 훨씬 더 흥미로운 상황을 연출해 볼 수 있었을 거다. 이건 호흡의 문제가 아닌, 역량의 문제다.
이반 라키티치를 잘 따돌리고도 추가적인 공격 전개가 불가능해지자, 나는 그냥 뒤로 패스를 보내 버렸다.
오히려 답답해하는 가메이로를 보고 있노라니 뒤통수를 후려치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너무 멀리 있어 참기로 하겠다.
이런 나를 보던 메시가 다가와 슬쩍 엉덩이를 두들긴다.
그래서 나도 가볍게 손을 뻗었다.
툭-
손가락과 손가락이 가볍게 맞닿고, 짜증을 털어 버리기로 한 나는 측면으로 넓게 벌려 움직인 후 다시 볼을 받을 준비를 했다.
하지만 내가 선 쪽을 슬쩍 쳐다보던 가비는 오른쪽 그리즈만을 목표로 삼고 빌드업을 전개했다.
아마 그가 선 위치에서는 내게로 향하는 패스길이 잘 보이지 않았을 거로 생각한다. 중간에 한 번 선수를 거치면 되었지만, 아틀레티코의 4-4-2에서는 그것도 쉽지 않다.
게다가 후반전 변화도 고려해야 한다.
현대 축구에서 4-3-3과 4-2-3-1과 같은 전술이 선호받기 시작한 건, 지금까지 언급해온 이유 외에도 종(縱)적 강화란 의도 역시 숨어 있다.
플랫(Flat)을 사용하는 전술에서 부족한 6번(DM)과 10번(AM)에 선수를 채워 넣어, 삼각형을 만들기 쉽게 만들었다.
그러나 플랫 전술에서 삼각형은 각 라인과 라인 사이에서만 성립하는 개념이 되어 버린다.
그러다 보니, 삼각형의 형태도 크고 패스가 뻗어 나갈 수 있는 길에 한계가 생기고 만다.
대신 그만큼 더 많은 개인 공간을 가져갈 수 있게 되는데, 현재까지 내가 느끼는 시메오네의 가장 큰 특징인 임기응변(臨機應變)도 바로 이런 부분 때문인 것 같다.
곧, 내 생각은 벽에 부딪힌다.
프리시즌을 생략한 채 새로운 팀에 합류한 데에서 오는 어려움이 나타나는 순간이다.
“……퉷-!”
다시 한번 씁쓸해져 버린 입맛을 감추려 침을 피치에 내뱉은 후, 바르셀로나가 볼을 가져간 상황을 확인하며 수비를 위해 라인을 아래로 끌어 내렸다.
어느새 메시는 10번(AM) 위치로 이동해 있었다.
전반처럼 나는 그를 따라가려 했지만, 시메오네의 지시가 생각나 그것을 관뒀다.
시메오네는 아틀레티코의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내게 리그 3라운드 경기와 같은 플레이를 요구했다. 하프스페이스를 점유하고, 측면 공간을 벌려 주길 기대한 것이다.
일단은 그것을 따르려고 한다.
아마도 옳은 판단일 테니까.
FC 바르셀로나라는 강팀을 상대로 두 골이나 뒤지고 있다는 불리한 상황이, 내가 여전히 이곳에 적응 중이란 사실을 떠올리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
.후반 07분
바르셀로나 2 : 0 아틀레티코
자신의 경기력에 불만을 가지는 것과는 별개로, FC 바르셀로나의 선수들은 김다온의 플레이에 가장 큰 신경을 기울이고 있었다.
전반 모든 이들의 발을 얼어붙게 했던 라보나부터 시작해, 가장 위협적인 장면을 김다온이 연출했기 때문이다.
“달라붙어-!!”
“압박해-! 공간을 조여!!”
하프라인 아래에서부터 가한 강한 압박으로 FC 바르셀로나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빌드업 속도를 늦추려고 하지만, 탈압박에 성공한 김다온이 피치의 반대편으로 패스를 보낸다.
그리고 이를 지켜보던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는 지금과 같은 패스가 축구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떠올렸다.
‘……좋은 패스네.’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끝난 지난 하프타임, FC 바르셀로나의 선수들은 김다온으로부터 파생되는 위협을 견제해야 한다고 대화를 주고받았었다.
그들을 지도했던 펩 과르디올라의 축구 철학을 발전된 상태에서 받아들인 김다온의 플레이가, 후반전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거로 여겨졌다.
그러던 후반 09분.
“응?”
세르지오 부스케츠의 보기 드문 실수 하나가, FC 바르셀로나가 가장 우려한 장면을 초래한다.
탁-
“???”
후반 시작부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평소보다 더욱 강한 전방 압박을 가해 왔다. 최전방의 공격수를 비롯해, 필드플레이어 전체가 강도 높은 스프린트를 이어 온 것이다.
성과가 없을 때는 박탈감이 더해진 체력적 손실을 불러온다는 단점을 감수한 플레이였지만, 캄 노우에서 두 골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시도해 봄 직한 선택이었다.
그리고 지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이런 전방압박에 관한 첫 번째 성과를 맞이한다.
페르난도 토레스의 압박이 제라르 피케의 패스를 차단한 후 파울까지 이끌어 낸 것이다.
삐?익!!
다비드 보르발란이 휘슬을 불어 파울을 선언하고, 고의성이 다분했던 제라르 피케의 플레이에 옐로카드를 꺼내 든다.
“지금은 정상적인 플레이라고요.”
좋지 않은 예감을 느낀 제라르 피케가 주심에게 어필을 하지만, 자신의 판정에 일말의 의심도 없는 다비드 보르발란은 슬쩍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으쓱인다.
그리고 심판 수첩을 꺼내어 제라르 피케의 이름과 시간을 적었을 땐, 이미 양 팀의 선수들이 준비를 마친 뒤였다.
그래서 이를 확인한 보르발란은, 배니싱(Vanishing) 스프레이를 꺼내 들어 아틀레티코 선수들 앞에 뿌렸다.
치—익!
일회성에 가까운 거품이 선수들의 발아래 그어지고, 스프레이를 뒷주머니에 넣은 보르발란이 뒷걸음질 치며 물러나 프리킥을 진행시킬 준비를 한다.
현재 파울이 선언된 지점은 골대와 대략 35m가량 떨어진 위치였고, 이곳에서 직접 슈팅을 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였다.
실제로도 프리킥이 준비되고 있는 주변엔, 코케와 앙투안 그리즈만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아틀레티코의 장신(長身) 선수들은 박스 안에 자리를 잡았고, 누가 보기에도 지금의 세트피스는 안쪽으로 볼을 보내어 헤더를 노리는 상황으로 흘러갔다.
김다온이 주변에 자리를 잡고 있었지만, FC 바르셀로나의 선수들은 직접적인 킥은 없을 거로 예상했다.
그들 역시, 김다온이라는 축구 선수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삐?익!
한참의 씨름 끝에, 다비드 보르발란이 휘슬을 불어 멈춰 있던 경기를 진행시킨다. 그러자, 프리킥을 준비하던 앙투안 그리즈만이 제자리걸음을 몇 번 한 이후 축구공을 향해 다가섰다.
벽을 세운 앞쪽의 두 선수는 크로스가 향할 것으로 생각해 몸을 띄워 올렸지만, 그리즈만의 선택은 옆으로 축구공을 굴려 보내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곳엔.
“이봐아-!!!”
조금 전까지 무심한 표정으로 서성이고 있던 김다온이 기다렸다는 듯 달려들고 있었다.
잠시 뒤.
‘젠장. 늦었어.’
좋지 않은 예감을 느낀 이반 라키티치의 생각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앙투안 그리즈만이 굴려 보낸 축구공을 향해 달려든 김다온이 강하게 오른발을 휘둘러 왔다.
퍼억-!!
골대 바깥 30m 지점에서 들려온 파열음을 따라, 굉장한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한 축구공이 FC 바르셀로나의 골대를 향해 그대로 날아든다.
그리고 이 모습은 마치 갈락티코 1기 시절, 호베르투 카를루스가 걷어찬 프리킥을 연상케 했다.
몸을 날리는 테어 슈테겐.
그러나.
“????”
“?!?!”
미처 손이 닿기도 전에 골라인을 넘어선 축구공은, 라 리가 데뷔 이후 파격을 계속 이어 나가고 있는 김다온의 또 다른 득점을 전 세계에 알려 주고 있었다.
삑-! 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