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676)
675화 Calificacion
.경기 결과(2016/17 La Liga 9R)
세비야 0 : 1 아틀레티코
[골] 케빈 가메이로 : 전반 46분(김다온)김다온 ? 95분 출전(1어시스트/평점 8.2)
MoM ? 얀 오블락(평점 8.4)
***
※ 2016 Ballon d`Or 후보 1차 발표
-> 2016.10.24. 정오 1차 발표
-> 2시간 간격/5人 총 6회에 걸쳐 발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LW)
세르히오 아게로(맨체스터 시티/ST)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도르트문트/ST)
가레스 베일(레알 마드리드/RW)
지안루이지 부폰(유벤투스/GK)
***
2016년 10월 24일. 파리, 프랑스. 92130 이시 레 물리뇨. 145 루 쟝 쟈끄 호쏘우. 프랑스 풋볼 매거진(France Football Magazine. 92130 Issy Les Moulineaux. 145 RUE JEAN JACQUES ROUSSEAU. Paris, France).
지난 5년, 발롱도르는 그 명예에 심각한 훼손을 받아 왔다. 저널리즘이 거대 영리 기업과 손을 맞잡았을 때, 어떠한 결과가 만들어지는지를 다시 한번 확인한 시간이었다.
바로 그런 부분 때문에, 프랑스의 주간 잡지인 ‘France Football’은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을 택했다.
요제프 블라터가 FBI와 CIA 등이 주도한 부패 혐의에 정신이 팔린 사이, FIFA의 재계약 제안을 거부하고 발롱도르를 다시 본인들만의 것으로 가져온 것이다.
다시, ‘France Football’은 저널리즘에 기반한 발롱도르 선정을 가져갈 수 있게 되었다.
오후 2시를 앞두고, 이곳의 수장 쟝-끌로드 브루뉴(Jean-Claude Bruneau)가 반응을 기다리는 이유였다.
조금 전 정오, ‘France Football’은 2016 발롱도르 최종 30인 중 5명의 이름을 최초로 발표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가장 먼저 거론되었고, 남은 네 명이 후보에 올랐다.
그 이후 약 110여 분 동안, 쟝-끌로드 브루뉴를 포함한 사람들은 세간의 반응을 살피느라 여념이 없었다.
소셜네트워크상에서의 사람들은 주로, 후보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어째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가장 먼저 이름을 올렸는지를 궁금해했다.
많은 이들이 김다온이 첫 번째여야 한다고 말했고, 아시아권의 여론을 제외해도 이는 크게 차이가 없었다.
그리고.
삐빅- 삐빅- 삐빅- 삐빅-
딸깍.
“…….”
알람이 울리는 타이머로 손을 가져갔던 쟝-끌로드 브루뉴가 키보드로 손을 옮겨 F5키를 가볍게 누른다.
탁-
“…….”
새하얗게 변했던 화면에 다시 색(色)이 채워지고, 글과 사진으로 표현되는 것 중에서 쟝-끌로드가 마우스 커서를 가져다 댄 곳은 가장 맨 위에 있는 링크였다.
딸깍-
“…….”
‘France Football’이 두 번째로 발표한 다섯 명의 선수들은 맨체스터 시티 소속의 케빈 더브라위너와 파울로 디발라, 디에고 고딘, 앙투안 그리즈만, 곤살로 이과인이었다.
‘계획했던 대로야.’
쟝-끌로드 브루뉴는 지금쯤이면, 많은 이들이 발표의 규칙성을 이해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메인타이틀을 차지하긴 했지만, 실은 지금까지 발표된 10명의 선수 모두 알파벳 순서를 따른 것에 불과했다.
다시 두 시간이 지나 발표될 세 번째 차례에서도, 다음 차례인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부터 시작될 것이다.
김다온은 바로 그때 발표 후보에 포함된다.
이니에스타, 코케, 크로스가 함께다.
똑똑똑-
“들어오게!”
딸깍-
브루뉴의 사무실에 문이 열리고, ‘France Football’의 총괄 디렉터인 노엘 옘멜리(Noel Hemery)가 얼굴을 빼꼼 안으로 들이밀었다.
“아무 문제 없어요.”
“그래야지. 반응은?”
“머리가 돌아가는 사람들은 일이 어떻게 되는지 알아챘죠. 우리가 약간의 장난을 쳤다는 것도요. 그들은 오후 4시에 다온의 이름이 메인에 걸릴 걸로 예상하고 있어요.”
“그게 흥미를 떨어트릴까?”
“아뇨. 전혀요.”
“그래. 알겠네.”
“네. 필요한 게 있다면 언제든지 부르세요.”
딸깍-
옘멜리가 문을 닫으며 떠나고, 다시 혼자가 된 브루뉴는 커피머신의 앞으로가 직접 우려낸 케냐산(産) 원두의 찌꺼기를 쓰레기통에 넣어 버렸다.
그리곤 그 아래 받아진 액체만을 따로 컵에 옮겨, 크림을 부은 후 자리로 돌아왔다.
“호로로록-”
이번 2016 발롱도르는 어느 때보다도 중요했다.
‘France Football’과의 재계약에 실패한 FIFA는 ‘The Best FIFA Football Awards’를 새롭게 만들어, 내년 1월 9일 스위스에서 첫 시상식을 가진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기존 감독과 선수에게 의견을 묻는 방식을 이어 간 FIFA 올해의 선수를 포함 다양한 분야를 신설하여 성대한 무대를 만들려고 한다.
지금까진 발롱도르가 압도적인 명성을 바탕으로 ‘최고의 권위를 갖춘 상(償)’이라는 인식을 얻고 있었지만, 미래는 누구도 알 수 없다.
팬들은 발롱도르가 아닌 FIFA의 손을 들어줄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건 미친 짓이야.”
후보 명단을 발표하는 오늘, 모든 업무를 중단하고 회사의 주요 인력에 보너스까지 주며 자정까지의 업무를 요청한 것도 바로 이것 때문이었다.
FIFA가 지닌 거대한 힘과 축구 정치에서 벗어난 이번 발롱도르는 반드시 성공을 거둬야 한다.
그러곤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FIFA가 머물다 간 흔적조차 찾을 수 없다는 듯. 아무렇지 않게 과거의 권위와 영광을 계속해서 이어 나가야만 한다.
‘France Football’이라는 주간 잡지가 현재의 위치를 가질 수 있었던 것도, 전부 발롱도르가 있기 때문이었으니 말이다.
발롱도르는 그 상을 받을 이에게 평생의 자랑거리이자, 파리 이시 레 물리뇨의 한 빌딩에서 근무하는 이들을 먹여 살릴 상품이기도 했다.
인터넷 세계에서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이 실시간으로 메신저를 통해 쟝-끌로드에게 보고되고, 중간중간 직원들과 대화를 나눈 그는 다시 초조한 모습으로 컴퓨터 앞에 앉는다.
오후 3시 57분.
“…….”
이제 3분 뒤면, 리오넬 메시보다 훨씬 더 많이 언급되고 있는 한 사내의 이름이 ‘France Football’ 홈페이지에 오르게 될 예정이다.
벽 한쪽에 달아 둔 고풍스러운 시계의 초침이 유달리 느리다고 생각을 하며, 쟝-끌로드는 무엇이 홀린 사람처럼 움직이는 바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째깍.
째깍.
시곗바늘은 이제 겨우, 한 바퀴를 돌았을 뿐이다.
***
【같은 시각】 82031 바이에른, 독일. 그륀발트 바바리아 필름플라츠 7. 아레나 11 스포츠 그룹 GmbH.
“그리고오…… 지금!”
“!”
딸깍-
아레나 11 스포츠 그룹의 공동 CEO인 비외른 비즈마와 토비아스 잔다르가 조금 상기된 표정으로 새하얗게 변한 모니터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뒤, 둘은.
“예에-!!! 바로 이거야!!!”
“그것 봐! 내가 뭐랬어?!!”
각자의 방식으로 환호성을 내질렀다.
새롭게 업데이트된 화면 속에는 금방 발표된 2016 발롱도르 세 번째 후보군이 표시되어 있었다.
“잠깐. 다시 봐. 메인인 거지?”
“네, 메인이 맞아요.”
“당연하지!! 그 빌어먹을 호날두도 메인을 차지했는데! 만약 안 그랬다면 당장 프랑스 풋볼에 전화를 걸었을 거야! 훠-우!! 이봐-!! 밖에-!! 다들 확인한 거지?!?!”
열어둔 문을 통해 바깥에 있는 사람들이 내지르는 목소리가 들려오고, 그것이 만족스러웠던 토비아스 잔다르가 요나스 보럽과 통화를 하겠다며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그사이, 비외른 비즈마는 직원을 재촉하여 최상단의 링크를 클릭해 보도록 유도했다.
딸깍-
화면은 다시 새로이 업데이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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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 Ballon d`Or 후보 3차 발표
김다온(아틀레티코 마드리드/RB)
국적 : 대한민국
나이 : 22,
포지션 : 수비수
소속팀 :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발롱도르 2015년 순위 : 2위
2016년 주요 기록 : 챔피언스리그 우승, 분데스리가 우승, DFB-포칼 우승, DFL-슈퍼컵 우승, 2016 리우 올림픽 동메달.
.
.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맨유/ST)
안드레스 이니에스타(FC 바르셀로나/CM)
코케(아틀레티코 마드리드/CM)
토니 크로스(레알 마드리드/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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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을 읽어 본 비외른 비즈마가 만족스럽다는 듯한 표정이 되어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까지도 그렇고 앞으로 발표될 후보들을 생각해 봐도, 김다온만큼 화려한 2016년을 보낸 선수는 없는 것 같았다.
유로 우승과 2015/16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에 오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만이, 김다온과 경쟁을 벌일 만한 상대라고 할 수 있었다.
실제로 여론 역시, 올해 발롱도르는 김다온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2파전이 될 거란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비교조차 할 수 없어.’
비외른 비즈마는 커리어에 기록된 한 줄 이상의 차이가 김다온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사이에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2016년 7월 11일에 펼쳐졌던 UEFA 유로 2016 결승전에서, 포르투갈은 홈팀 프랑스를 1:0으로 제압하며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승리를 일궈 냈다.
그러나 정작 포르투갈의 기둥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디미트리 파예의 태클에 부상을 입으며 전반전 25분 만에 피치를 떠나야만 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다친 발로 환상적인 결승 골을 뽑아낸 김다온의 활약과 비교조차 하기 어렵다.
“어때? 뭐 누락된 건 없지?”
“응. 제대로 일을 했어. 요나스는?”
“다온과 함께 있어. 금방 알렸대.”
“반응은?”
“하하. 어떨 것 같아?”
잠깐 입을 다물고 김다온의 평소 모습을 떠올린 비외른 비즈마의 머릿속엔, 잠깐 아내와 포옹하며 기뻐한 뒤 일상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어깨를 으쓱인 비외른 비즈마가, 이내 생각을 정리하곤 조금 전 떠올렸던 아이디어를 토비아스 잔다르에게 전한다.
“우리는 좀 더 미디어가 자주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을 다루도록 만들어야 해.”
“음- 올바른 판단이야.”
고개를 끄덕인 토비아스 잔다르가 목청을 높이며 세 명의 직원을 사무실 안으로 불러들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들어오는 직원에겐, 문을 닫아 달라고 요청했다.
딸깍-
“좋아, 다들 잘 들어.”
“…….”
“우리는 지금부터 전 세계의 모든 미디어가 다온의 영웅적이었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말하게 할 거야. 그럼 벤치에서 응원만 보냈던 호날두와 더 극명히 대비되겠지.”
“…….”
김다온과 함께 몸집을 크게 불린 아레나 11 스포츠 그룹은, 2016년 7월을 기준으로 유럽에서 6번째로 큰 스포츠 에이전시로 성장한 상태였다.
조르제 멘데스와 미노 라이올라가 여전히 1,2위를 차지한 가운데, 아레나 11 스포츠 그룹보다 앞서는 곳은 몬디알/미디어 베이스/스텔라뿐이었다.
2, 3년 전과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명성을 갖추게 된 지금, 아레나 11 스포츠 그룹은 특정 미디어에 얼마든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그리고 보통이라면 이런 것들은, 주로 이적과 관련된 부분일 때에 사용이 됐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자신들의 고객을 ‘아시아 출신 최초의 발롱도르 수상자’이자 ‘역대 네 번째 수비수 출신 발롱도르 수상자’로 만들기 위해, 아레나 11 스포츠 그룹은 전력을 투자하려고 한다.
이는 선수 개인과 에이전시로서의 본분을 다하기 위함이기도 했지만, 늘 최초가 되는 것을 지켜만 봐 왔던 미안함을 한꺼번에 만회하려는 노력에 좀 더 가까웠다.
후보 발표와 동시에 특별팀을 구성하기로 한 두 명의 CEO의 손과 입은 한시도 쉬지 않고 바삐 움직인다.
“더 많이 떠들게 해. 더 많이…….”
“그가 여전히 과소평가되고 있다는 걸…….”
“중요한 건 이거야! 결승전에서의 활약!”
“클러치!”
“그는 최고라고!”
“그가 최고라는 것을 알게 해야 해!!”
비외른 비즈마와 토비아스 잔다르의 이런 노력은, 오늘 아레나 11 스포츠 그룹을 활기차게 만들고 있다.
***
[마드리드 더비에 발롱도르 더비까지 되어 버린 2016/17 시즌 라 리가 12번째 라운드에, 벌써부터 사람들의 이목이 쏠리기 시작했다. – ESPN(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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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마드리드 더비에서의 승자가, 발롱도르라는 왕관을 뒤집어쓸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그날 밤 약속을 전부 취소하기를 권유한다. – 레녹스 베이커(기자) Via Twi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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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이름으로 불러도 좋다. 중요한 건, 이 매치-업이 2016년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이라는 것이다. – BeIN Sports]? A.마드리드 VS R. 마드리드 ? 마드리드 더비?
? 김다온 VS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 발롱도르 더비?
***
2016년 10월 25일. 28221 마드리드, 스페인. 마하라혼다, C. 세로 델 에스피노, s/n, 파벨론 2. 시우다드 데포르티바 완다 아틀레티코 데 마드리드.
세상이 떠들썩하게 변하는 거에도 익숙해진 현재, 내가 가장 먼저 선택했던 일은 저 밖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귀를 닫는 것이었다.
“늘 있었던 일인데요, 뭐.”
“늘 있었다고?”
“네. 골든보이, 발롱도르, 또 FIFPro. 매년 특정 시기가 되면 사람들은 시끄러워지잖아요.”
물론 속으로는 발롱도르 수상에 대한 의지를 밝히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훈련이나 경기에 쏟아야 할 에너지를 낭비하고 싶진 않았다.
어차피 내가 발롱도르 수상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해 봐야 축구밖에 없지 않겠는가?
저 바깥의 정치와는 이번 아틀레티코 임대와 내년 여름 이적을 주도한 것을 끝으로 졸업하기로 한 상황이다.
앞으론 에이전시에서 더 많은 부분을 신경 써 줄 것인데, 이번 발롱도르도 작년까지는 하지 않았던 로비와 같은 것에 힘을 줄 생각이라고 한다.
투표권을 쥔 기자를 회유하는 건 아니고, 그저 더 자주 미디어에 이름이 오르내리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들었다.
“어쨌든, 제 하루는 늘 똑같아요.”
“…….”
“이제 가 봐도 되나요?”
“큽-!”
“??”
“크하-! 하핫-!! 크크크크큭.”
조금 전까지 나를 어이없다는 눈으로 바라보던 시메오네가, 갑자기 커다랗게 웃음을 터뜨리더니 고개를 숙이곤 한 손으로 입가를 가렸다.
그러곤 남은 한 손으로 가 봐도 좋다는 듯 손짓을 보내왔는데, 막상 이러니 가기가 조금 애매했다.
하지만 시메오네의 앞에서 가만히 있는 것도 뭣했던 관계로, 난 엉거주춤하며 슬금슬금 멀어져갔다.
“무슨 일이야? 디에고가 저렇게 웃네.”
“글쎄. 나도 모르겠는데?”
“응?”
“아무래도 디에고는 조금 묘한 웃음 포인트를 지닌 것 같아. 난 진짜 아무 말도 안 했다니까.”
“설마-”
“아니, 진짜.”
“…….”
동료들의 곁으로 돌아온 나는 나흘 남은 말라가와의 홈 경기를 위한 훈련에 돌입했다.
이번 10라운드 경기가 치러지기까지 6일의 시간이 있었는데, A매치와 챔피언스리그 병행이란 강행군에 지쳤던 몸을 달래기에 좋은 기회였다.
그래서 어제는 훈련 없이 하루 휴식을 취했는데, 난 잔뜩 늦잠을 자다가 아영이가 퇴근할 시간에 맞춰 그녀를 태우고 시내에서 짧은 데이트를 즐겼다.
훌륭한 음식과 근사한 분위기가 매력적인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고, 달콤한 말들을 주고받으며 사랑을 나눴다.
조금 우스울 수도 있겠지만, 어제처럼 보내는 게 내가 꿈꿀 수 있는 가장 완벽한 휴식이다.
“이봐.”
“엥?”
“잠깐 이야기 좀 해.”
“……네.”
훈련이 끝나고 잠깐 쉬는 시간이 주어졌을 때, 가까이 다가온 후안프란이 나를 한쪽으로 불러냈다.
“뭐야? 또?”
“응. 오늘 궁금한 게 많나 봐.”
“하-! 잘 다녀 와.”
약간 어처구니없어하는 얀 오블락에게 엄지를 치켜세운 후, 같은 발롱도르 후보가 된 고딘의 옆구리를 살짝 찌르고 뤼카의 뒤통수를 가볍게 찰싹 두드리며 후안프란의 뒤를 따랐다.
잠시 뒤 우리는 사람들과 조금 떨어진 장소에 도착했고, 잔디에 털썩 주저앉은 후안프란이 옆자리를 권유해 왔다.
“뭐 해? 앉아.”
“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후안프란 토레스는 이미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갈 만한 오른쪽 측면 수비수다.
필리프 람/다니 아우베스/다니 카르바할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남자라는 거다.
최근 EPL 쪽에서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와 엑토르 베예린, 나다니엘 클라인(Nathaniel Clyne), 카일 워커(Kyle Walker)를 위 명단이 끼워 넣으려고 하지만 내가 볼 땐 한참 멀었다.
‘그러고 보니…….’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오른쪽 풀백의 80%가 스페인 라 리가에서 뛰고 있었다.
이것도 기이한 우연이라고 생각을 하며, 나는 순순히 후안프란의 옆자리에 앉았다.
“이해가 안 되는 게 있어.”
“네. 말해 보세요.”
“네가 분명 그렇게 말했잖아. 나스리를 막는 게 그리 어렵지 않았다고.”
“그렇게 말했었죠.”
“뭔가 그의 버릇이라도 찾은 거야?”
“버릇이요? 아뇨. 그건 아니에요.”
“그럼?”
후안프란은 오늘 아침에도, 오블락에게 양해를 구해 마사지 침대를 바꾸곤 계속해서 내게 질문을 던져 왔었다.
지난 세비야 원정을 TV로 보며 느꼈던 감상을 질문으로 바꾼 것 같았는데, 생각이 조금 저 정리가 된 것인지 지금은 질문이 훨씬 더 구체적이었다.
이럼 나도 답하기 쉬워진다.
“간단해요, 그것밖에 없었거든요.”
“……뭐?”
“누누 산투는 측면 빌드업을 선호하죠. 그리고 나스리는 재미있게도 하프 스페이스에서 뛰는 걸 즐겼어요. 하지만 거긴 드리블을 하기 좋은 위치는 아니죠. 주변 수비수들의 접근이 빠르니까. 그래서 저는 가정을 세웠어요. 나스리가 측면으로 벌린다면 드리블. 하프스페이스에 머문다면 연계와 패스. 나머지는 그냥 운에 맡겼죠.”
“…….”
어떻게 들릴지는 잘 알고 있지만, 이렇게 말고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펩과 함께 축구를 한 이후 종종 겪는 일이었는데, 갑자기 머릿속이 파바박 움직이고 상대의 전술이 읽히기 시작하는 순간이 다가온다.
그리고 그 시간이 지나면, 특정 선수가 어떻게 움직일지 그려지고 실제로 대부분은 맞아떨어진다.
확률로는 한 70%? 80%?
그래도 이런 이야기를 했다간 엉터리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잘 알았기에, 난 최대한 뭔가 그럴듯한 느낌으로 설명을 계속 이어 나갔다.
이후로도 후안프란은 몇 가지 질문을 던졌고, 진지하게 대답을 들었으나 고개를 끄덕이지는 않았다.
그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로 이마를 긁는다거나 콧구멍 바로 아래를 손가락으로 문댈 뿐이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이봐아-!! 쉬는 시간 끝이야!!”
“데이트는 끝내라고!!”
“하하하하-!!”
후안프란과 나를 부르는 동료들의 짓궂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서 난 엉덩이를 털며 먼저 일어섰다.
“그러면, 가죠?”
“어? 아- 어, 응. 그래.”
손을 뻗어 후안프란을 일으킨 뒤, 고개를 살짝 올린 채 걸음을 옮겨 본다. 온통 푸른빛으로 채워진 마드리드의 가을 하늘 한쪽, 멀리 자그맣고 동그란 구름 하나가 보였다.
내가 미친 것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저게 축구공일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해 본다.
저 하늘 위의 누군가가 너무나도 심심한 나머지, 구름으로 축구공을 만들어 하늘을 피치 삼아 뛰어다닌다고 말이다.
‘나도 참 진짜…….’
축구밖에 모르는 구제 불능이라는 말을 듣는 것을 사랑하는 나였지만, 막상 내 스스로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되니 썩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다.
마드리드에서의 하루는, 오늘도 평화롭게 흘러가는 중이다.
***
작가의 말 ? 본문은 9,078자입니다.
마지막 김다온과 후안프란 대화 부분은 의도적으로 생략한 부분이 많아 주석 느낌으로 보탭니다.
과거 리오넬 메시는 [“수비수들이 내 생각대로 움직여서 축구가 무척 즐거웠다.”]라고 인터뷰한 적이 있습니다. 수비수가 어떻게 움직일지를 아니, 그런 굉장한 장면들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말입니다.
다온이도 약간 그런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제 이야기의 큰 줄기는 마드리드 더비(발롱도르 더비)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