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682)
681화 Calificacion (7)
[김다온의 Goal 50 수상 소식에 불쾌감을 표현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 엘 콘피덴시알(스페인)/2016.11.10.(오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골 50? 그게 뭐 대수인가. 골 50을 수상하지 못했다고 해서 세계 최고가 아니라는 것은 아니다. 진짜 세계 최고를 알려 주는 상은 발롱도르다. 그리고 조만간, 모두가 골 50이 얼마나 바보 같은지를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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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인터뷰에 분노한 Goal.com의 편집 에디터들. – BBC(잉글랜드)/2016.11.10.(오후)]? 제임스 디킨슨, “매우 무례하고 불쾌한 인터뷰였다. 그는 지금까지 벌써 세 번이나 Goal 50을 수상했다. 그리고 그때마다 무척 영광이란 인터뷰를 했다. 그건 대체 뭐란 말인가?”
? 멜리사 레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가식덩어리다. 모두가 그의 진짜 모습을 알아야 한다.”
? 크리스 휘틀리, “호날두가 옳다. 골 50은 대수롭지 않다. 발롱도르가 현시점 최고의 축구 선수를 알려 준다는 것도 맞다. 중요한 것은 그가, 내가 이번 발롱도르 투표에서 누구에게 표를 던질지를 정해 주었다는 점이다.”
? 웨인 비시, “추잡한 이야기다. 우리 Goal.com의 사람들은 지난 12개월 동안 최고라 부를 수 있었던 50명의 선수를 뽑기 위해 일주일 간격으로 1년 동안 미팅을 진행한다. 앞으로 그가 골 50을 수상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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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돌로레스, “감히 그들이 우리 아들에게 세계 최고가 아니었다고 말하고 있다. 세상에는 무지한 인간들이 많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쉬이 지껄인다.” – 제로제루(포르투갈)/2016.11.10.(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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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소셜네트워크 계정에 호날두가 최고라는 사진을 올린 엘마 아베이루. – 가디언(잉글랜드)/2016.11.10.(오후)]? 호날두의 누나 중 하나인 엘마 아베이루는 골 50의 수상자가 발표된 후, 김다온이 피치 위에 쓰러진 모습에 호날두의 셀레브레이션 모습이 합성된 사진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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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한 질문이 없었음에도, 김다온의 골 50 수상 소식에 관한 의견을 밝힌 캐나다의 감독 마이클 핀들레이. – ESPN(미국)/2016.11.10.(오후)]? 마이클 핀들레이, “다온은 정말 놀라운 선수다. 아시아인으로서, 그는 모든 사람의 인식을 뒤엎고 있다. 개인적으로 그의 골 50 수상을 축하한다. 그리고 만약 경기 전 축하하는 자리가 있다면, 우리 역시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싶다.”
***
2016년 11월 11일. 대한민국. 충청남도 천안시 서북구 백석동 번영로 208. 천안종합운동장.
.경기 시작 05분 전
대한민국 0 : 0 캐나다
&Match-Up’s Best Eleven(대한민국/상대팀)
&Tactics(대한민국/상대팀) : 4-3-3/4-2-3-1
GK ? 권순태 / GK ? 사이먼 토마스
RB ? 김창수 / RB ? 칼 위미티
CB ? 김기희 / CB ? 만레카르 제임스
CB ? 연제민 / CB ? 데이비드 에드가
LB ? 홍철 / LB ? 마르셀 데 용
DM ? 손준호 / CM ? 아담 스트레이스
CM ? 김보경 / CM ? 사무일 피에트
CM ? 문창진 / RAM ? 프레이저 에어드
RW ? 남태희 / CAM ? 마르코 부스토스
LW ? 염기훈 / LAM ? 맥심 티소트
ST ? 김신욱 / ST ? 마르커스 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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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50이 발표된 이후, 언제나처럼 수많은 논란이 뒤따랐다. 매년 그렇지만, 뭔가 커다란 상이나 일이 있고 난 뒤엔 어김없이 말들이 많았던 것 같다.
아마도 그건 모두가 이 축구를 사랑하고, 그들 나름 사랑하는 선수들이 있기 때문일 거다.
누구도, 자신이 사랑하는 선수가 최고가 아니길 바라지는 않을 테니까 말이다.
그래서 나는 호날두의 가족이 한 인터뷰에 별로 화가 나지 않았다. 만약 내게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면, 아영이나 누나가 분명 한마디를 했을 것이다.
그것은 단지, 애정의 그릇된 표현일 뿐이다.
[“경기장에 계신 축구 팬 여러분!”]“Er du klar(준비됐어)?”
“jo da(그럼요).”
“Ha ha. Lad os ga. Dette er blot begyndelsen(하하. 가자. 이건 단지 시작일뿐이니까).”
“…….”
어깨를 두드려오며 환한 표정을 지어 보인 요나스의 말이 참 좋았다.
그러니까, 시작일 뿐이라는 말.
지금까지 나는 오른쪽 풀백 포지션에서는 최고로 평가를 받았었지만, 포지션은 막론한 순위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자리해 본 적은 없었다.
그렇기에 이번 골 50은 내게 더 각별한 느낌으로 다가왔고, 큰 행복감과 그보다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김! 다온!!”]{“와아아아아아-!!!!”}
{“—–!!!!!”}
장내 아나운서가 큰 목소리로 내 이름을 외쳤고, 그와 동시에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커다란 함성이 쏟아져 내렸다.
대기 중이던 복도를 빠져나가 그라운드를 밟은 순간, 좌우에서 길게 도열해 있던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장철주 회장님과 차범근 기술 이사님을 비롯한 KFA의 사람들과 오늘 평가전의 스폰서 관계자들이다.
그분들은 나를 향해 박수를 보내오고 계셨고, 난 사전에 전달받은 내용에 따라 고개만 살짝 숙인 뒤 앞으로 걸어 나갔다.
그리고 사이드라인을 넘어서자, 이번에는 오늘 경기 양 팀의 베스트일레븐이 나를 맞이했다.
한국의 동료들과 오늘 처음 만나는 캐나다의 대표팀 선수들이 미소와 함께 박수를 보내왔다. 그리고 가장 끝엔, 대표팀의 주장인 성용이 형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왔냐?”
“아우, 쪽팔려.”
“쪽팔리긴 인마. 축하한다.”
“응.”
성용이 형의 손에 들린 꽃다발을 전달받는 것은 조금 뒤의 일이다. 지금은 준비되어 있는 단상의 옆으로 가, ‘Goal.com’이 제작한 트로피를 건네받을 때였다.
‘Goal.com’을 상징하는 축구 골대 모양의 트로피 하단부엔, [Goal 50 Winner 2016]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난 그것을 먼저 전달받았고, 바로 뒤에는 올해부터 제작한다는 나의 얼굴이 새겨진 부상(副賞)도 함께 전달받았다.
[Congratulation.]“땡큐. 잇 이즈 언 아너.”
[하하하.]오늘 이곳엔 ‘Goal.com’ 아시아지부의 CEO인 도널드 제이콥슨(Donald Jacobson)씨가 함께했다.
본래는 이런 성대한 시상식이 아닌 파주 NFC를 찾는 정도 선에서 그치려고 했었지만, 호날두의 그의 가족이 한 인터뷰가 논란이 되며 즉흥적으로 내용이 바뀌었다.
캐나다 감독인 마이클 핀들레이(Michael Findlay)의 인터뷰에서 영감을 얻은 장철주 회장님의 주도로, 이 모든 것들이 하루도 채 되지 않아 만들어졌던 것이다.
또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Goal.com’의 전폭적인 협력도, 이런 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었던 이유였다.
홍콩에 있던 도널드 제이콥슨 씨가 급하게 여기로 날아온 것이라든가, 글로벌 총괄 디렉터인 제임스 디킨슨의 영상 편지가 제작된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급하게 일정이 잡혔던 것 치곤 치밀하고 완성도 높았던 시상식이 끝난 후, 난 팬들에게 인사할 기회를 얻는다.
곁으로 얼른 다가온 요나스가 트로피와 꽃다발을 받아 내 손을 자유롭게 만들어주었고, 덕분에 나는 두 손을 높이 들어 박수를 보내고 정수리로 손을 옮겨 하트를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뒤엔, 복도 안으로 자리를 옮겨 미디어와의 인터뷰 자리를 가졌다.
삼파올리 감독님과 동료들의 배려로, 나는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미디어를 만날 수 있었다.
나 역시 경기가 끝난 뒤엔 온전히 시합에 뛴 사람들에게 관심이 집중되기를 바랐기에, 동료들과 함께하지 못하는 미안함을 무릎 쓰고 이 자리에 서기로 했다.
준비된 회견실로 들어서서, 인터뷰가 준비되는 동안 앞쪽에 있는 스폰서 물품들을 확인한다.
[다온아.] [?] [오늘 사람들은 호날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할 거야.] [……네. 각오하고 있어요.] [응.]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반응을 발표한 ‘엘 콘피덴시알’은 공신력이 뛰어난 곳은 아니지만, 해당 기사를 기고한 루벤 후아레즈(Ruben Juarez)는 신뢰할 수 있는 기자다.
디지털 일간지로서 경제/정치에 특화되어 있던 ‘엘 콘피덴시알’의 이름을, 스포츠 쪽으로도 가져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드리드의 소식을 주로 다루는 미디어 대부분이 그러하듯, ‘엘 콘피덴시알’ 역시 친(親) 레알 마드리드다.
추후 호날두가 자신의 인터뷰를 부정하는 내용을 발표하겠지만, 나와 요나스를 비롯한 대다수의 축구 관계자들은 그게 진실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이번 골 50은 미디어와 축구팬들의 사이에서, [미리 보는 발롱도르], [미니 발롱도르]라는 평을 받아왔다.
한데 평소보다 더 주목도가 컸던 이번 골 50에서, 호날두는 1위 표를 단 하나도 받지 못했다.
익히 알려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경쟁심과 최근 유독 빗나가고 있는 독선적인 성격 등을 종합해보면, ‘엘 콘피덴시알’의 인터뷰는 순도 100%의 진심일 것이다.
잠시 뒤.
“Yes. There.”
인터뷰가 시작되고, 미리 참석 기자들의 소속과 질문 내용을 미리 파악해둔 요나스가 나와 상의한 바에 따라 순서대로 질문할 사람을 지목했다.
일단 그 시작은 가볍게.
[우선, 축하합니다.] [하하. Obrigada.]현재 내가 환하게 웃어 보인 이유는, 첫 번째로 질문을 한 남자가 익숙한 얼굴이기 때문이었다. 경기 직전 도착해 다소 피곤해 보이는 저 남자는 ‘아 볼라’의 기자였다.
[드디어 최고가 되었네요. 그러니까, 수비수로서 메시, 호날두, 수아레즈, 네이마르와 같은 선수들보다 더 높은 위치에 섰다는 겁니다. 어떤 기분이고 또 어떤 의미가 있나요?] [음- 우선, 기쁘네요. 하하하.]골 50이 처음 만들어진 이래, 수비수가 Top 3 안에 이름을 올리는 건 내가 처음이었다. 2012년 이케르 카시야스가 2위를 차지했지만, 수비수는 전혀 없었다.
그렇기에 이 상은, 내게 무척 특별하다.
[음- 저는 줄곧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동양인은 할 수 없다든가, 수비수는 절대 최고가 될 수 없다든가 하는 이야기들을 들어왔죠. 그렇지만 저는 늘 최고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말이 틀렸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죠.] […….]“…….”
[그렇지만 아직 충분한 위치에 도달하지는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오해는 마세요. 저는 골 50이 무척 훌륭한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트로피를 좀 보세요. 또 제 얼굴은요. 얼마나 근사합니까? 안 그런가요?] [하하하하!!] [?]“??”
포르투갈어로 대답 중이다 보니, 알아듣지 못한 사람들은 웃지 못하고 어리둥절하고 있었다. 그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난 오늘 많은 언어로 인터뷰를 할 생각이다.
추후 통역이 내용을 전달해 줄 때까진, 불편함을 조금 참아 달라고 말해 주고 싶다.
[어쨌든, 제 곁에 있는 좋은 벗 요나스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건 시작일 뿐이라고요.] […….]나는 다음 달이면 23살이 된다.
한국 나이로는 25살이며,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에 따르면 축구 선수로의 성장은 끝난 나이다.
이제부터는 선수로서 더 나아지는 것이 아닌, 축구를 더 알아가고 더 익숙해지며 때로는 나 자체가 축구로 보이기도 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그런 점에서, 순수 성장이 끝난 시점에 골 50을 수상한 것은 분명히 큰 의미가 있었다.
[이 상은 제게는 채찍이자 동기부여이며, 또한 구속과도 같은 겁니다. 이제부터는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할 때니까요. 그리고 그것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다시 한번 저를 믿어준 Goal.com과 그곳의 디렉터분들에게 감사를 표합니다.]대답을 끝마친 후 슬쩍 도널드 제이콥슨 씨를 바라봤는데, 포르투갈어를 이해하는 것인지 환한 미소를 짓고 계셨다.
조금 전까진 흥미롭다는 얼굴이었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틀림없이 내 말을 전부 이해한 것 같았다.
‘아 볼라’와의 인터뷰 이후로도, 나는 각각 잉글랜드/독일/미국/덴마크에서 온 사람들의 질문을 받았다. 그리고 그에 맞춰, 내 대답도 각각 다른 언어를 띠었다.
아직 한국 기자들의 질문이 없는 이유는, 요나스가 미리 사전에 양해를 구해뒀기 때문이었다.
대한민국의 기자를 홀대하는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인터뷰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었다.
마지막 질문 자격을 가진 두 개의 유럽 미디어를 남겨둔 상태에서, 난 한국 기자들과의 인터뷰를 이어갔다.
간혹 중복되는 질문이 있을 땐, 요나스가 먼저 나서서 정리를 해줬다.
그리고 이제 드디어.
[올 것이 왔어.] [네.]가장 중요하고 핵심을 관통하는 질문을 던질 두 개의 미디어만이 남게 되었다. 독일에서 날아온 ‘빌트’의 레녹스 베이커와 ‘마르카’의 카를로스 카르피오(Carlos Carpio)다.
두 사람 모두 유럽 내에서는 뛰어나기로 정평(定評)이 나 있는 기자들이고, 던져올 질문 역시 무척 날카로웠다.
우선, 레녹스 베이커의 차례.
[당신은 바이에른 뮌헨에서의 경험을 통해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했죠. 하지만 상을 받는 현재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소속입니다. 누구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죠? 바이에른 뮌헨?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어떻게 보면 이것이야말로, 가장 바라는 질문이었다.
최근 바이에른 뮌헨이 다시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이면서, 내가 계획했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처음 내 셀레브레이션으로 비난했던 이들 또한, 지금은 날 붙잡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기에 지금의 질문은, 많은 이들에게 확답을 줄 수 있는 것이었다.
나의 미래가 어디에도 속해 있지 않음을.
미래는 오직 내 손에 있음을.
레녹스 베이커는 언뜻 뮌헨의 팬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듯한 질문으로, 내게 그것을 말할 기회를 주고 있었다.
그 점에 대해, 난 무척 고맙게 생각한다.
[뮌헨에서의 경험은 정말로 환상적이었죠.] […….] [저는 항상 뮌헨이 제게 해 준 것을 감사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분명 더 나은 축구 선수가 될 수 있었죠.]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지금 한 말은 완벽한 나의 진심이었다.
도시 그 자체와 클럽하우스가 있는 재베너 슈트라세를 포함한 뮌헨의 모든 것들은, 분명 축구 선수로서 지내기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환경이었다.
매 경기 경기장을 가득 채워준 팬들과 한국의 명절이나 광복절과 같은 날들을 기념해 외벽을 수놓았던 알리안츠 아레나의 전경은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들이다.
그러나 그것들이, 나의 미래를 결정하는 부분에 있어 중요하게 작용하지는 않는다.
[바이에른 뮌헨은 현시점 분명 세계 최고의 클럽일 겁니다. 그리고 제가 그중 하나의 구성원이라는 건, 분명 대단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저는 더 뮌헨을 떠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지금 내가 내뱉은 말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처음으로 밝힌 뮌헨을 떠나겠다는 표시였다. 이전까지는 재계약을 거부하는 것으로만 에둘러 의사를 밝혔을 뿐이다.
물론 수많은 이들이 내가 뮌헨을 떠날 것으로 말들 했고, 내부적으로도 내가 이적 요청을 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말하는데, 나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공식적인 인터뷰 자리에서 뮌헨을 떠나겠다고 말한 적이 없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많은 뮌헨의 팬들이 내게 배신자라는 별명을 붙인 것이다.
독일어를 알아들을 수 있는 기자들을 중심으로 웅성거림이 번져나가고, 통역을 거쳐 내용이 다른 이들에게 전달되었을 땐 내부는 확연히 시끄럽게 바뀌었다.
나는 잠시 침묵했고, 레녹스 베이커 역시 입을 꾹 다문 채로 다음 이야기를 기다렸다.
‘역시.’
레녹스 베이커는 자신의 질문에 대해 내가 어떠한 식으로 반응할지를 알고 있었던 것 같다.
[크흠.] [??]“??”
내가 마이크의 앞에서 헛기침하자, 웅성거림은 조금씩 잦아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난, 다음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아직 질문에 대한 답은 안 했으니까.
이젠, 거기에 답을 할 때였다.
[아시다시피, 현재 저는 아틀레티코에 속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상은 지난 12개월을 기준으로 선정된 것이고, 그리고 그중 저는 대부분을 바이에른 뮌헨에서 보냈죠.] [……그게 대답인가요?] [네. 바이에른 뮌헨의 팬들이 있었기에 저는 이 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그들에게 좀 더 고마워해야겠죠.] [하지만 당신은…….]말끝을 흐리는 레녹스 베이커가 숨겨둔 이야기는 지겹도록 밝혔던 셀레브레이션에 관한 것임이 틀림없었다.
그리고 이를 두고도 수많은 이들이 말을 했지만, 아마도 내가 9월 마지막 주 경기에서 했던 셀레브레이션은 축구 역사상 가장 많이 회자 된 골 뒤풀이였을 거다.
미국의 ‘ESPN’과 같은 경우에는 굳이 ‘THE CELEBRATION’이란 표현을 써가며, 그것이 가지는 특별한 의미에 대해 말을 하고자 했다.
마이클 조던이 만들어낸 ‘THE SHOT’ 이후, 미국 언론이 스포츠 경기에 THE + 명사를 쓴다는 건 그만한 파급력을 가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도 그랬던 것 같다.
오늘 이전 내가 성취한 그 어떠한 업적을 말할 때보다, 뮌헨과의 경기에서 셀레브레이션을 펼치고 난 다음의 반응과 후일담이 훨씬 더 거셌다.
그렇기에 난 이렇게 답할 수밖에 없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제 셀레브레이션은 다비데 안첼로티를 향한 것입니다. 그가 틀렸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고, 골을 넣은 순간 그 감정이 격해졌죠. 뮌헨의 친구들과 팬들에게 상처를 줄 마음은 전혀 없었습니다.]내 답을 들은 레녹스 베이커가 고개를 끄덕이고, 약간 숙연해진 분위기 속에서 마르카의 베테랑 기자가 오늘 자리의 마지막 질문을 던져왔다.
그리고 이건, 레녹스 베이커가 던진 질문에 관한 나의 대답을 담백하게 만들어 여전히 남아 있는 셀레브레이션에 관한 수군댐을 끊기게 해줄 것이다.
왜냐하면, 정말 커다란 질문이었으니까.
[호날두는 당신이 세계 최고가 아니라고 했죠. 발롱도르 때 만인이 진실을 알게 될 거라고도요. 그리고 이번 A매치 주간이 끝난 바로 직후, 당신은 그를 만나게 됩니다.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죠. 그 경기가 감정적으로 흐를 거라고 봅니까?] […….]“…….”
기자회견장 안에 있는 모든 이들이, 나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들 대부분은 이번 골 50으로 인해 생긴 기류가 마드리드 더비까지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
현시점 이보다 더 뜨거운 감자는 없기 때문이며, 근래 어떠한 라이벌리보다 구도가 잘 잡혔기 때문이다.
질문을 들은 후, 나는 잠시 침묵하며 까슬까슬하게 자라난 턱의 수염을 매만졌다. 그리곤 턱선을 따라 손을 움직여 볼 주위에 난 수염의 감촉을 느꼈다.
오늘 나는 이 질문이 전해져온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 그리고 요나스와 대화를 나눈 끝에, 축구라는 지상 최대의 쇼(Show)에 기꺼이 몸을 담그기로 했다.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축구만 잘해서 되는 게 아니라, 그만한 상품성을 지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나는 위험부담을 감수하기로 했다. 그 어느 때보다 잃을 것 많은 판을 만들기로 말이다.
이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판을 펼쳤고, 요나스와 나는 그가 솔직하지 못한 말로 수습해 체면을 차리기 전에 그 역시 물러날 곳이 없도록 상황을 이끌려고 한다.
그래서, 나의 대답은 바로 이것이었다.
[감정적으로 될 거냐고요? 아뇨. 아닙니다.] [아니라고요?] [네.]조금 전 레녹스 베이커와 지금의 카를로스 카르피오 모두, 내가 어떠한 대답을 할지를 미리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은 인터뷰 자리에 참석한 이들 중, 대답을 미리 아는 유이한 이들이다.
그런데도 모르는 척 연기를 하는 그들과 나를 보고 있노라니, 웃음이 나오려고 해 잠깐 입을 손으로 가려야 했다.
각본대로 흘러가고 있는 인터뷰 자리지만, 그렇다고 내가 지금 내뱉을 말 역시 연기는 아니다.
금방 진지함을 되찾고, 난 다시 이야기를 이어간다.
[마드리드 더비는 저나 호날두의 것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두 팀의 오랜 역사와 사연이 묻어 있는 경기가 되어야겠죠. 그러니 그와 저 모두, 개인적인 문제를 거기에 개입시켜서는 안 될 겁니다. 대신, 이렇게는 할 수 있겠죠.] [?] [각자의 팀을 승리로 이끄는 것으로, 자격을 증명할 수는 있을 겁니다.] [자격이요?] [네. 자격이요.]Calificacion.
이게 바로 우리가 하려고 했던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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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결과(Friendly Match)
대한민국 3 : 0 캐나다
[골] 남태희 : 전반 22분(김신욱)김신욱 : 후반 13분(손준호)
이근호 : 후반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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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5. 경기 결과(월드컵 최종 예선)
대한민국 4 : 0 우즈베키스탄
[골] 손흥민 : 전반 16분(김다온), 전반 37분(이재성), 후반 01분, 후반 17분(황의조)***
작가의 말 ? 기자회견 뒤엣 내용은 마드리드 더비가 시작될 때부터 다시 다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