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689)
688화 Calificacion (14)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들이 손을 들어 올리며 외친다.
“에?이!!!”
“오프사이드!!”
그러나,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다.
주심은 대신 휘슬을 두 번 분다.
삑-! 삐?익!!
{“——!!!!”}
{“@!%#^!!!!!”}
피치가 뜨겁다.
끓어오르다 못해, 모든 걸 증발시킬 것 같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난 고개를 들어 올린다.
‘바로 이거지.’
온몸을 강타하는 전율에 몸을 맡긴 채, 난 얼굴에 희미한 미소를 짓고 있다. 그런 뒤 눈을 뜨며,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장소를 바라본다.
그곳엔.
‘저 빌어먹을 녀석.’
환상적인 라인 브레이킹으로 레알의 포백을 무너뜨린 후, 경기를 뒤집는 득점을 만들어 낸 앙투안 그리즈만이 있었다.
그래.
이제는 우리가 앞서 나가게 됐다.
.
.
.후반 27분
아틀레티코 3 : 2 마드리드
(대런 플레처) – BT Sports 코멘테이터
“0:2에서 1:2. 그리고 이제 3:2입니다! 그 어떠한 말로도, 이 경기를 설명하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마틴 커운) – BT Sports 공동-코멘테이터
“아틀레티코의 회복 수준이 정말 놀랍습니다. 0:2가 되었을 때까지만 해도, 레알 마드리드의 일방적인 승리가 될 줄 알았죠. 하지만 마침내 역전해 냈습니다.”
.
.
(정지현) – SBS Sports 해설위원
“이야~ 정말 명경기입니다! 흔히 말하는 펠레 스코어 게임. 역대 마드리드 더비 경기를 통틀어서도, 가장 극적인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배정세) – SBS Sports 아나운서
“역전골을 기록하는 앙투안 그리즈만! 하지만 이번에도! 김다온의 발끝에서 득점이 만들어졌습니다!”
.
.
(야니크 코른베르크) – Sky Sports Germany 해설위원
“다온의 훌륭한 패스와 그리즈만의 좋은 마무리였습니다. 현재까지 아틀레티코가 만들어 낸 득점 중, 두 사람의 호흡으로 만들어진 것들이 꽤 됩니다. 빼어난 실력을 지닌 월드클래스 레벨 선수들의 멋진 득점 장면입니다.”
.
리드를 허락한 직후, 레알 마드리드의 벤치가 바빠지기 시작했다. 앞서 몸을 풀고 있던 카림 벤제마의 뒤로,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뒤따르고 있었다.
전반전이 시작된 후 2분도 채 되지 않아 라파엘 바란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세르히오 라모스를 바로 교체 투입했어야 했던 레알 마드리드다.
현재 이뤄지고 있는 교체 이후엔, 더는 선수를 바꿀 수 없다는 뜻이다.
패배 위기에 몰린 지네딘 지단이 어떠한 식으로 팀을 변화로 이끌지, 한동안 확인을 해 봐야 할 것 같다.
“에-이!! 똑같이 해!! 똑같이!!”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 교체가 이뤄지는 사이, 코케와 가비를 불러 지시사항을 전달한 시메오네가 선수단 전체에게도 목소리를 높여 온다.
앞서는 상황이 되었다고 하여 잠그려고 하지 말고, 해 왔던 플레이를 이어 가라고 외친 것이다.
후반전 현재까지 팀의 기세와 레알 마드리드가 시도할 변화를 고려하면, 분위기를 한 차례 환기할 필요는 있었던 것 같다.
삐?익!!
오늘 처음으로 리드를 허락한 레알 마드리드는, 경기가 재개됨과 동시에 라인을 크게 끌어 올렸다.
방금 투입된 카림 벤제마가 최전방에 선 가운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가레스 베일이 각각 좌우 윙 포지션으로 이동한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중 레알 마드리드가 선택한 쪽은 호날두가 있는 왼쪽이었고, 사울 니게스와 후안프란을 앞에다 두고 돌파를 시도한 그가 다리에 걸린 듯 피치에 넘어진다.
삑-!
파울.
위험지역은 아니지만, 그래도 경계해야 하는 위치에서의 프리킥이다.
‘……4-2-3-1이네.’
선수 교체가 이뤄진 이후, 레알 마드리드의 전형은 기존 4-4-2에서 4-2-3-1로 바뀌어 있었다. 하메스를 메디아푼타(AM)에 넣어두고, 중원의 숫자는 그대로 유지했다.
4-4-2의 전술적 카운터가 4-2-3-1이기에 택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 자원의 한계 때문으로 봐야 할 것 같다.
지난 리그 11라운드 경기에서 경고를 받은 토니는 라 리가 경고 횟수 누적으로 오늘 뛸 수 없다.
팡-!
루카 모드리치의 프리킥이 제법 매섭게 골 에어리어로 날아들었지만, 잘 뛰어나온 오블락이 펀칭으로 축구공을 멀리 걷어 냈다.
사이드라인 멀리 축구공이 빠져나가고, 스로인을 가져간 레알 마드리드는 계속해서 볼을 점유한다.
“¡Hablar! ¡Hablar!”
틈이 날 때마다, 나는 주변에 계속 입을 멈추지 말라고 소리쳤다.
지금은 잔뜩 독(毒)이 오른 레알 마드리드의 공세를 버텨 내야 할 타이밍이고, 상대의 펀치를 버텨 내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대화를 나눠야만 한다.
일단 이 흐름을 한 차례 넘겨내면, 레알 마드리드는 이자를 더한 탈력(脫力)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반대로 만약 현재의 공세를 버텨 내지 못하게 되면, 경기는 다시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게 될 수 있다.
그렇기에 이젠.
팡-!
“?!”
“!”
“…….”
접근방법을 달리 가져가야 할 때였다.
다시 한번 왼쪽에서 돌파에 성공한 호날두가 왼발로 낮고 빠른 크로스를 보내왔고, 그것을 카림 벤제마는 잡을 수 없었지만 반대편 가레스 베일은 아니다.
굴러오는 축구공에 눈을 고정한 베일은 그대로 왼발을 가져가 슈팅을 시도할 준비 중이었다.
하지만 그의 발아래에 크로스가 도달하기 전, 몇 발 앞서 등장한 내가 볼을 커트했다.
탁-
“???”
그리곤 바로 뒤를 돌며, 깜짝 놀랐다가 정신을 차리고 달려드는 가레스 베일을 보았다.
‘어디?’
현재 내가 찾고 있는 사람은 필리페 루이스다.
그는 약간 떨어진 곳에 있다.
툭-
왼발을 사용해 축구공을 앞으로 슬쩍 밀어 보낸 후, 가레스 베일과의 충돌을 두 팔을 사용해 막아 낸다. 다급하게 속도를 줄인 웨일스의 공격수와는 얼떨결에 포옹을 했다.
그러는 사이, 볼을 발아래에 놓아둔 필리페 루이스가 전방으로 길게 축구공을 걷어 냈다.
앞쪽에 있던 케빈 가메이로를 겨냥한 롱패스지만, 볼은 간단하게 다시 레알 마드리드에게 넘어간다.
하지만 나쁠 건 없다.
호날두가 끊임없이 위협을 안겨다 주곤 있지만, 수비라인은 제대로 컨트롤 되고 있다.
디에고 고딘이 침착했고, 가비와 코케 두 메디오센트로(CM) 또한 골 에어리어를 중심으로 트랩(Trap)을 잘 설치해 주고 있다.
사울이 너무 오른쪽 공간을 많이 비워 두는 게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그래도 후안프란이 든든히 버텨 줬다.
하지만 그렇기는 해도.
파앙-!!
{“우워어어…….”}
“에?이!! 똑바로 해!!!”
날을 바짝 세우고 공격에 치중하는 레알 마드리드는 확실히 매서웠다.
지금도 빈틈을 찾아낸 카림 벤제마가 슈팅을 시도했고, 다시 한번 환상적인 선방으로 실점의 위기에서 팀을 구해 낸 오블락이 남은 이들을 향해 소리를 내질렀다.
특별히 누가 잘못한 것이 아니라는 것쯤은, 오블락도 분명히 알고 있을 거다.
그저, 파이팅이 필요했던 것뿐이다.
경기는 이제 후반 30분이 된다.
다시 한번 루카 모드리치의 코너킥이 골 에어리어로 날아들고, 복잡한 사람들 속에서 한 사람이 불쑥 높이 솟구쳐 뛰어올랐다.
‘호날두.’
투웅-!
홀로 다른 공기를 맡는 호날두의 헤더가, 현재 내가 선 곳으로 날아들었다.
난 반사적으로 오른쪽 무릎을 들어 올렸고, 오른쪽 옆구리 부근에서 무르팍에 맞고 튀어 나간 축구공은 앞쪽 선수들의 머리 위를 지나 페널티박스 밖으로 향했다.
얼마나 헤더가 강했으면, 단순히 발로 벽을 세웠을 뿐인데 반발력에 의해 한참을 날아가 버렸다.
‘후우~ 간 떨어질 뻔했네.’
아찔했던 순간이 연이어 우리의 의지를 강하게 시험하는 가운데, 절호의 득점 기회를 놓쳐 버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머리를 감싸 쥐며 거친 욕설을 내뱉었다.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말들이다.
어쨌든 거기에 신경을 둘 틈이 없었던 나는, 재빨리 움직여 본래의 포지션을 찾아 나갔다.
한차례 거센 공세를 보여준 레알 마드리드는 잠깐 호흡을 조절하는 모습이었지만, 어디까지나 센터백의 복귀를 위한 것일 뿐이다.
분명 다시 공세를 취해 올 거다.
파앙-!
어느새 아래로 깊숙이 내려섰던 루카 모드리치가 다시 호날두를 찾아 패스를 보내왔다. 오른쪽 수비진영이 다시 분주해졌고, 그 주위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러나.
“FUCK-!!!”
기껏 보디 페이크로 후안프란을 잘 속여 놓고도, 호날두는 발을 제대로 된 위치에 가져다 두지 못해서 축구공을 그대로 골라인 멀리 보내 버렸다.
스텝을 가져간 발끝이 축구공에 닿는 바람에, 그대로 멀리 퉁겨진 것이다.
또 하나의 거친 욕설 이후, 하늘을 올려다본 호날두는 뭔가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본인이 믿는 하늘 위의 누군가를 향한 원망을 내뱉은 것일 텐데, 신을 탓하기엔 호날두는 오늘 이미 좋은 시간을 마음껏 즐겼다.
팀 진영을 거칠게 휩쓸고 지나간 파상공세가 잠깐 늦춰진 후, 내가 말했었던 탈력이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들에게 찾아들고 있는 것 같았다.
호날두의 실수 이후 카림 벤제마와 마테오 코바치치가 각각 패스 미스를 범했고, 오버랩으로 높은 위치까지 침투했던 마레셀루 또한 크로스를 잘못 올렸다.
높게 떠오른 축구공이 골라인을 벗어나고, 머쓱한 마르셀루는 괜히 축구화를 탓한다.
그리고 그런 그를 향해, 어느 정도 여유를 되찾은 아틀레티코의 팬들이 조롱을 보낸다.
{“와하하하하하-!!!”}
{“그게 뭐야?!?!”}
{“내가 차도 그것보다는 잘 하겠어!!!”}
{“원숭이 녀석! 꺼져!!”}
다만 그게, 인종차별은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모두를 통제할 수 없다는 건 잘 알지만 말이다.
“후우- 잘 버텼어.”
후반 33분이 지나가는 현재, 레알 마드리드의 진영에 드리우고 있는 패배의 그림자가 내 눈에도 보이기 시작했다.
***
역전 골이 만들어진 이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공격수 앙투안 그리즈만은 다시 김다온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전반전 수준은 아니더라도, 의도적으로 김다온이 있는 곳을 등지거나 패스를 다른 선수에게 보내거나 하여 더 돋보이지 못하도록 만들려고 한 것이다.
만약 이대로 경기가 끝난다면 MoM은 김다온이 수상하게 될 가능성이 컸지만, 그래도 많은 이들이 자신의 역전 골을 말하며 동등한 위치였노라 말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반전과 마찬가지로, 앙투안 그리즈만의 시기(猜忌)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큰 해악을 끼치고 있다.
후반 42분.
‘이런!!’
역습을 전개할 수 있는 상황에서 김다온을 무시하고 패스를 뒤로 돌리는 선택을 한 그리즈만의 패스가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구른 것처럼 말이다.
“에?이!!!”
화들짝 놀란 디에고 시메오네의 커다란 목소리 따윈, 이미 그리즈만의 귀에는 들리지 않고 있었다.
“막아-!!! 빨리 돌아오라고!!!”
앙투안 그리즈만이 뒤로 패스를 보낼 때만 해도, 최종 목적지 부근에는 가비 페르난데스가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마테오 코바치치의 실수로 인한 역습이 전개될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아틀레티코의 미드필드는 라인을 빠르게 끌어올리던 중이었다.
팀 전체가 역습이란 명제에 맞춰 속도를 끌어 올리려고 할 때, 홀로 지연을 택한 그리즈만의 판단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재앙을 불러온다.
가비의 곁을 지나 축구공이 굴러간 곳에, 수비 복귀를 포기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군이 아닌 상대에 의한 것이기에, 당연히 오프사이드는 선언되지 않는다.
탁. 탁. 탁. 탁. 탁.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그리즈만이 전력을 끌어낸 스프린트를 가져가 보지만, 애초부터 20m 이상 떨어져 있던 거리는 전혀 좁혀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반면, 넝쿨째 굴러들어 온 행운을 거머쥔 호날두는 정신을 바짝 집중하고 있다.
파앙-!
“익-!”
다급하게 나오며 각도를 좁힌 얀 오블락.
오랜 연습에 충실한 동작으로 호날두의 슈팅을 막아 내려고 해 보지만, 파 포스트로 나아가기 시작한 축구공은 오블락의 손에서 한참 벗어난다.
살짝 떠올랐던 슈팅이 피치를 튕기고, 그대로 데굴데굴 굴러 마침내 아틀레티코의 골라인을 넘어선다.
“…….”
“…….”
{“…….”}
{“…….”}
황당함으로 웅성댔던 비센테 칼데론의 2/3가 고요하게 바뀌고, 열광 중인 남은 1/3이 모인 앞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높이 뛰어오른다.
“호-우!!!!”
많은 게 걸린 마드리드 더비에서의 해트트릭.
그리고 마지막 득점은 극적인 동점골이다.
주저앉은 자세 그대로 자신을 원망스럽게 바라보는 얀 오블락의 시선을 마주할 수 없었던 그리즈만이, 머리를 감싸 쥐며 인상을 찌푸린 채 고개를 돌린다.
그러나 그 앞에도.
“…….”
“…….”
그리고 다시 고개를 돌린 다른 곳도.
“…….”
“…….”
피치 위에 존재하는 모든 곳에서 똑같은 시선을 받게 된 그리즈만은 결국, 유일하게 자신을 쳐다보는 사람이 없는 땅바닥으로 눈을 가져갔다.
패닉에 빠져든 그리즈만은 현재, 속으로 계속 같은 문장을 반복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안 됐어. 이렇게 되면 안 됐어.’
자신은 그저, 견딜 수 없는 이와 같은 팀이 되고 그가 자신이 몸담은 도시에서 영웅이 되는 걸 볼 수 없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빌어먹을.”
지옥에서 천당으로.
다시 지옥으로.
오늘만 벌써 여러 번 극과 극을 오간 앙투안 그리즈만의 모습은, 애처롭다는 말로도 설명할 수 없는 것이었다.
***
.후반 44분
아틀레티코 3 : 3 마드리드
결정적이었던 앙투안 그리즈만의 실책 이후, 좀처럼 벤치에서 일어서고 있지 못한 디에고 시메오네는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고 있었다.
‘그를 뺐어야 했어.’
3:2로 경기를 뒤집은 후, 디에고 시메오네는 그리즈만이 다시 김다온을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모습을 보았다.
하지만 디에고 시메오네는 현재 벤치에서 대기 중인 자원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물론 개개인의 기량은 믿고 있지만, 더비의 중요한 길목에서 투입할 만큼은 아니었다.
뤼카 에르난데스, 시메 브르살코, 치아구 멘데스, 니콜라스 가이탄, 앙헬 코레아.
그중 누구도 현 아틀레티코의 Best 11을 대체해 레알 마드리드의 공세를 버텨 줄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러나 단 한 명.
최전방에 선 앙투안 그리즈만은 얼마든지 다른 선수와 바꿀 수 있는 선수였다.
앙헬 코레아를 투입해 기존의 투톱을 유지할 수도 있었고, 니콜라스 가이탄이나 치아구 멘데스를 투입하여 중원의 힘을 더하는 것 역시도 얼마든지 가능했다.
“…….”
고개를 숙인 채 머리를 쥐어뜯고 있는 디에고 시메오네는, 자신이 경기를 망쳤다고 생각하는 중이었다.
한데, 바로 그때.
{“오오오오-!!”}
“응?”
비센테 칼데론에서 환호성이 울려 퍼졌고, 고개를 든 시메오네의 눈앞을 누군가가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경황이 부족했던 시메오네는 반사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
잠시 뒤.
“에?이!!!”
삐—익!!
곁에 앉은 코치들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펄쩍 뛰었고, 다리에 걸려 쓰러지며 피치를 뒹굴었던 이가 벌떡 일어서더니 파울임을 확인하곤 자리에 드러누웠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넘어진 이와 시메오네의 사이에서 등장한 대기심이 추가시간을 알려왔다.
【“후반전 추가시간은 5분. 5분입니다.”】
후반전에만 네 개의 골이 터졌고, 교체 카드 역시 사용이 되었다 보니 넉넉한 추가시간이 주어졌다.
눈앞에 보이는 5라는 숫자에, 좌절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시메오네가 벌떡 일어서서 테크니컬 에어리어를 향해 다가갔다.
그러곤 몸을 풀고 있던 선수들이 있는 코너 플랫 쪽으로 손짓을 보내어, 앙헬 코레아와 니콜라스 가이탄을 가까이 불러들였다.
많이 늦었지만, 디에고 시메오네는 지금이라도 선수 구성에 변화를 주려고 한다.
“잘 들어. 짧게, 한 번만 말하겠다!”
“…….”
“…….”
설명할 시간조차 빠듯했던 시메오네가 두 명의 선수에게 지시를 내리고, 이야기를 모두 전해 들은 둘은 바삐 움직여 대기심이 있는 곳을 향해 나아갔다.
그러는 사이 김다온이 드리블로 얻어 낸 프리킥이 이뤄졌고 흐르는 볼이 그리즈만에게로 향하지만, 완전히 넋이 나가 버린 그는 간단한 트래핑조차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
앙투안 그리즈만의 왼발 아래를 통과한 축구공은 그대로 사이드라인을 벗어난다.
그리고.
{“도대체 뭐 하는 짓이야!!!”}
{“빌어먹을 암 덩어리 녀석 같으니라고!!”}
{“그를 교체해!! 당장!!”}
{“네가 우리를 망치고 있잖아!!”}
비센테 칼데론에서 아틀레티코의 등번호 7번을 향한 야유는, 지난 3년을 통틀어 처음 있는 일이었다.
합류 첫 번째 해부터 아틀레티코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마침내 월드클래스 공격수로 성장한 그리즈만은, 알레티의 자부심이자 가장 사랑하는 선수였다.
이런 팬들의 반응을 예상하지 못한 그리즈만의 동공은 더욱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래서 시메오네는 다급히 소리를 질러, 선수들에게 파울로 경기를 잠깐 끊을 것을 주문했다.
스로인 직후, 사울 니게스가 루카 모드리치를 곧장 밀쳐 넘어뜨린다.
삐?익!!
.
(배정세)
“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선수 교체입니다. 앙헬 코레아와 니콜라스 가이탄이 투입됩니다.”
(정지현)
“그리즈만을 빼죠? 다소 늦은 감이 있습니다. 역전 골을 기록하긴 했습니다만, 경기 내내 팀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모습이었거든요. 차라리 3:2가 된 이후에 그리즈만을 뺐으면 어땠을까도 싶습니다.”
.
교체가 이뤄지는 사이, 목이 터지라 소리치는 시메오네는 계속해서 선수들을 독려한다.
그리고 거기엔, 야유를 들으며 피치를 빠져나오는 그리즈만을 외면하기 위한 이유도 포함되어 있었다.
“포기하지 마라-!! 끝까지 뛰어!!”
“에-이!! 잘하고 있어!!”
마지막 순간까지 힘을 내 달라고 부탁하는 디에고 시메오네와 어려운 경기를 동점으로 이끈 선수들을 칭찬하는 지네딘 지단의 목소리가 피치 위에서 엇갈린다.
이후로도 둘은 한참 각자 소리를 내질렀고, 목이 쉰 기분을 느낀 시메오네는 허리를 굽혀 바닥의 물병을 집었다.
그리고 뚜껑을 비틀어 플라스틱병을 입가로 가져간 순간, 시메오네의 시야 끝에 한 남자의 모습이 닿았다.
“…….”
목을 축이는 상태로, 시선을 집중하는 시메오네.
그건 허리춤에 손을 얹은 김다온이었다.
그는 현재.
‘웃고…… 있어?’
아무도 웃을 수 없고 실제로 웃는 이 하나 없는 비센테 칼데론에서, 오직 김다온만이 또렷한 미소를 짓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