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693)
692화 Spater reden (3)
.2016.11.27. 경기 결과(La Liga 13R)
오사수나 0 : 3 아틀레티코
[골] 디에고 고딘 : 전반 36분(코케)케빈 가메이로 : 전반 37분(앙헬 코레아)
야닉 카라스코 : 후반 45분
김다온 ? 83분 출전(교체 OUT/평점 7.2)
MoM ? 앙헬 코레아(1어시스트/평점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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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FIFA 올해의 선수상 최종 후보 발표 ? FIFA 홈페이지/2016.11.27.(밤)]? 김다온(아틀레티코 마드리드/바이에른 뮌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
***
2016년 11월 29일. 28005 마드리드, 스페인. 파세오 데 라 비르겐 델 푸에르토, 67. 에스타디오 비센테 칼데론.
오늘은 따로 경기가 없는 날이지만, 나는 특별한 일정을 소화하고자 훈련을 끝마치고 비센테 칼데론을 찾았다.
멀리서 온 이로부터, 상패 하나를 건네받는다.
“정말 축하합니다.”
“영광이네요. 감사합니다.”
“당신은 아시아의 자랑입니다. 아시아의 모든 유소년이 당신을 꿈꾸며 매일매일 땀을 흘리고 있어요.”
“저도 더 열심히 해야죠.”
내일, 아부다비에 있는 에미레이프 팰리스 호텔에서는 2016 AFC AWARDS가 펼쳐질 예정이다.
각 분야의 수상자는 이미 결정되었고, 난 2016 AFC 올해의 해외파 선수상을 받게 되었다.
토트넘에서 뛰는 흥민이 형과 동화와도 같았던 레스터 시티의 2015/16 EPL 우승을 이끈 오카자키 신지가 2016 AFC 올해의 해외파 선수상의 경쟁자들이었다.
2012년에 상이 창설된 이래, 처음으로 두 차례 수상자가 되었다는 게 제법 기분이 좋았다.
찰칵-
팀 일정과 거리상 시상식에 참여할 수 없는 관계로, 상의 수여와 촬영은 이곳 비센테 칼데론에서 이뤄졌다.
“이제 끝인가요?”
“네. 공식 일정은요.”
“그렇군요.”
AFC의 관계자에게서 일정이 끝났다는 답을 들은 나는, 곁으로 온 요나스에게 상을 보여주었다. 나의 성실한 에이전트는 최근, 기분이 무척 좋다.
가족 외에도 나의 성공을 자기 일처럼 기뻐해 주는 이가 곁에 있다는 사실이, 기분을 훨씬 나아지게 만들어 준다.
“저, 실례가 안 된다면.”
“?”
요나스와 함께 상패를 확인하고 있을 무렵, AFC의 관계자가 내게로 다가와 사진과 사인을 부탁해왔다.
거절할 이유가 전혀 없었던 난 흔쾌히 부탁을 받아들였고,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사진을 찍은 후에 가족들에게 줄 것을 포함한 여섯 개의 사인을 해드렸다.
그러자 크게 기뻐한 관계자는 알라의 축복이 있을 거라며, 크게 고마워했다.
“알라의 축복이라. 호날두가 이길 길이 없겠는데?”
“하하. 아직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잖아요.”
“글세. 과연 그럴까?”
“?”
잠시 뿌듯한 미소를 지었던 요나스가 비밀이라는 듯 검지를 입으로 가져가더니, 자신의 휴대전화를 꺼내어 들어 화면을 매만졌다.
그리곤 누군가와 주고받은 메시지를 내게 보여줬다.
“발신자를 확인해 봐.”
“파스칼…… 페레? 페헤?”
“페레. 파스칼 페레. 누구일 것 같아?”
“글쎄요. 분명한 건 당신이 불어도 능숙하게 할 줄 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확인했다는 거네요.”
“하하하. 파스칼은 디렉터야.”
“Vamos. 굳이 수수께끼를 풀어야 하나요?”
“아니. 그렇지 않아.”
내게서 도로 휴대전화를 가져간 요나스가 바뀐 화면을 다시 내게 보여줬다.
그것은 주소록 일부였고, 조금 전에 내가 보았던 파스칼 페레(Pascal Ferre)라는 이름 아래 그가 어떠한 곳에 소속되어 있는지가 표시되어 나타났다.
바로.
“프랑스 풋볼??”
“응. 파스칼 페레는 프랑스 풋볼의 디렉터이자, 매년 누구보다 가장 먼저 발롱도르 수상자를 직접 찾아왔던 사람이야. 이게 무슨 뜻인지는 알아들었겠지?”
“…….”
“다온? 혹시 놀랐어?”
“…….”
놀랐냐고?
그야 당연히.
잠깐 그대로 굳었었던 나는, 퍼뜩 정신을 차린 후에 요나스를 향해 이렇게 소리를 질렀다.
“진짜예요?!?!”
“……뭐?”
“진짜 그 소식을 이렇게 맥없이 알린다고요?! 그것도 아영이도 없는 곳에서?! Vamos, Amigo!! 당신이 담백한 사람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번 건 너무 심심했다고요!”
“하-! ……조금 그랬나?”
“조금이라고요? 아뇨! 엄청 심심했어요!”
FIFA와 함께했을 당시, 발롱도르는 매년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명소에서 개최되는 시상식에서 발표되곤 했다.
그렇지만 다시 ‘France Football’이 발롱도르를 독자적으로 발표하길 결정하면서, 수상 방식 또한 예전의 것 그대로 다시 돌아왔다.
발롱도르를 수상할 이가 결정되면, 지금처럼 프랑스 풋볼의 메인 디렉터가 찾아와 상을 수여했다.
그리고 지금.
“저, 잠시만요. 전화 좀.”
“그래, 그렇게 해.”
고개를 끄덕인 나는, 얼른 한쪽으로 멀어지며 아영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잠시 뒤,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자기?
“자기야. 바빠?”
– 조금? 왜?
“소리 지르지 마.”
– ??
“아마도 이번에 내가 발롱도르를 받을 것 같아.”
– …….
“응? 자기야?”
순간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 난 전화가 끊긴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잠시 뒤.
– 꺄아아아악-!! 자기야, 진짜야?!?! 어, 어떻게 해~ 나 눈물 나려고 그래. 어머님한테는 전화했어?! 얼른 전해드려! 나도 엄마한테 전화해야겠다. 그리고 오늘 밤 어떻게 하지? 레스토랑을 예약할 수 있을까? 나 너무 대충 나왔는데, 어떻게 해. 장이라도 미리 봐둘걸. 아! 그러면…….
예상했던 모습에서 한 치도 벗어남이 없는 아영이의 반응을 듣고 있으니, 비로소 발롱도르 수상으로 인한 기쁨이 밀려옴을 느낄 수 있었다.
청명한 늦가을 하늘 아래, 난 영원히 이어질 것 같은 목소리를 들으며 비센테 칼데론의 한 곳을 거닐었다.
***
[2016 AFC AWARDS 결과 ? OSEM(한국)/2016.11.30.(밤)]? 올해의 선수 : 오마르 압둘라흐만(U.A.E)
? 올해의 해외파 선수 : 김다온(대한민국)
? 올해의 여성 선수 : 케이틀린 푸어드(호주)
? 올해의 유망주(남) : 도안 리츠(일본)
? 올해의 유망주(여) : 나가노 후카(일본)
? 올해의 감독(남) : 최강희(대한민국)
? 올해의 감독(여) : 다카쿠라 아사코(일본)
? 올해의 협회 : 대한민국 축구협회
? 올해의 발전 협회 : 인도 축구협회
? 드림 아시아 : 카타르 축구협회
? 올해의 원석 : 김민재(대한민국)
***
2016년 12월 2일. 8044 취리히, 스위스. 포렌바이트슈트라세. FIFA 본사(FIFA Headquarters. Forrenweidstrasse. 8044 Zurich, Swiss).
축구 관련 미디어와 단체가 2016년을 정리하는 가운데, FIFA 역시 며칠 전 올해의 선수상 최종 후보 3인을 그들의 홈페이지를 통해 알렸다.
그런데 바로 그 이후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여전히 그대론가?”
“불행하게도, 네. 그렇습니다.”
“빌어먹을.”
FIFA의 고위직을 맡은 틸 겜펠러(Till Gempeler)의 인상이 구겨지고, 보고를 위해 사무실을 찾은 직원의 어깨가 절로 움츠러든다.
요제프 블라터의 불명예 퇴임 이후 승진을 거듭한 겜펠러는 대쪽 같지만 불같은 성격으로 유명했다.
“저…… 그리고.”
“뭐지?”
“그쪽에서 향후 FIFA가 주관한 상에 관한 어떠한 코멘트도 없을 거라고…….”
“이런 괘씸한!!”
쾅-!!!
“!!”
틸 겜펠러의 손에 쥐어진 무언가가 날아 사무실의 벽에 부딪혀 떨어진다. 바닥을 구른 그것은 티끌 하나 찾아볼 수 없는 알 수 없는 재질의 둥근 구체였다.
과거에도 여러 차례 같은 행동을 했었는지, 금방 구체에 부딪혔던 벽면의 곳곳이 움푹 들어가 있었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 틸 겜펠러가 알아듣기 힘든 속도로 많은 문장을 내뱉는다.
“!@%!%#X같은!@%@!$씨발새끼!%#$^%창녀@%$^!X@!%#@X!%#배은망덕한@!%@#!!은혜도모르는개새끼@!%$%!”
며칠 전, ‘Gestifute’의 수장 조르제 멘데스가 개인적인 친분을 활용해 틸 겜펠러에게 접근해왔다.
정확히는 겜펠러가 아닌, 그의 직속 직원이었다.
조르제 멘데스는 특정한 정보를 알길 원했는데, 상사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던 직원은 1만 유로에 직장을 내어놓는 대신 틸 겜펠러에게 보고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현명한 부하직원이 전했던 말은 바로.
“다온이 수상자라면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X까라지! FIFA에는 올해의 선수상만 있는 게 아니야!!”
“…….”
“애니!!!!”
한참 동안 저주의 말을 내뱉은 틸 겜펠러가 밖으로 목소리를 크게 높여 자신의 비서를 불렀다.
그러자 겜펠러의 성질머리에도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붉은 머리카락의 여성이 등장했다.
“하아- 제발요, 보스. 제게 화를 내지 말아주세요.”
“조르제 멘데스를 연결해! 당장!!”
“하아-”
“이건 축구를 X으로 보는 행위야!!”
FIFA가 이번 올해의 선수상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는 건,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요제프 블라터를 포함한 FIFA 고위위원들의 부정부패와 비리로 추락한 위상과 ‘발롱도르가 더 권위 있고 뜻깊다.’라는 인식을 모두 신경 써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직접 담당자가 되기로 한 틸 겜펠러는, FIFA 올해의 선수상과 FIFPro Best ?을 발롱도르 못지않게 중요한 상으로 만들고자 했다.
한데 그 시작부터, ‘Gestifute’의 조르제 멘데스가 문제를 일으키고 있었다.
그는 만약 자신의 고객이 수상자가 되지 않는다면, 시즌 중이라는 점을 이유로 시상식 불참을 하겠다고 통보를 해왔다.
하지만 이는 사실상 일종의 협박이나 다름없었다.
FIFA의 권위를 볼모로 삼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상을 달라고 말한 것과 같다.
“저…… 보스?”
“?”
“지금은 바쁘다고, 나중에 본인이 연락한다고 해요!”
“이건 또 무슨…….”
현재 조르제 멘데스가 보여주고 있는 태도는 FIFA를 발아래에 두고 있는 듯한 것이었다.
이를 모를 리 없었던 틸 겜펠러.
그는 다시 한번 검은색 구체를 한쪽 벽면으로 집어 던졌다.
쾅-!!
별도의 공개적인 시상식을 시행하지 않는 ‘발롱도르’와는 달리, FIFA가 주관한 시상식은 늘 성대하게 치러져 왔다.
FIFA의 세(勢)를 과시함과 동시에, 상업적인 이득을 취하고 합법적으로 다양한 축구 관계자가 모일 자리를 만들어 구린 대화를 주고받기 위함이었다.
물론 틸 겜펠러에게 마지막은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지만, 그는 자신의 힘만으론 비리와 부패를 막기 어렵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대신에 자신이 주관했거나 관여한 분야만큼은, 그런 나쁜 부분이 최소화되기를 바랐다.
한데 그런 나쁜 부분을 신경 쓰기에 앞서, 터무니없는 요구 사항으로 인해 시작 전부터 꼬이게 되어버렸다.
다시 한번 사무실 안을 배회하며 멘데스와 호날두를 저주한 틸 겜펠러가, 일부러 사무실의 문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크게 소리를 질렀다.
“엿이나 먹으라지!!!”
축구 역사상 최고이자 최악의 에이전트로 평가받는 조르제 멘데스의 영향력은, 제프 블라터가 물러난 이후 물갈이가 이뤄진 FIFA 내에도 미치고 있다.
누군가는 분명 멘데스에게, FIFA 내부의 정보를 판매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틸 겜펠러는 지금 자신의 목소리가 어떠한 방식으로든 멘데스에게 전달되길 원했다.
“두 번 다시 호날두가 FIFA 올해의 선수를 수상하는 일은 없을 거야!! 알아들어?!?! 그 빌어먹을 녀석들은 우리를 개똥으로 봤어!!”
아직 한 달여가 남은 2016 FIFA AWARDS.
하지만 그 시작은 순탄하지 않다.
“너희들을 몽땅 저주하겠어!! 평생 치질, 발기불능, 탈모에 시달리다 고통스럽게 뒈져버리라지!!!”
분노한 틸 겜펠러의 목소리는, 제법 오랫동안 그의 사무실이 있는 층 전체에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졌다.
***
.2016.12.03. 경기 결과(La Liga 14R)
아틀레티코 2 : 0 에스파뇰
[골] 앙투안 그리즈만 : 전반 29분(김다온)니콜라스 가이탄 : 후반 14분(김다온)
김다온 ? 95분 출전(2어시스트/평점 8.9/M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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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on del Atletico ? 아스(스페인)/2016.12.03.(밤)]? 아틀레티코의 선물(don)과도 같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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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4일. 08860 바르셀로나, 스페인. 가스테드 데펠스. 파세이지 데 라 크레우.
하루 전 레알 마드리드와의 ‘엘 클라시코’는 리오넬 메시에겐 만족스럽지 않았다. 결과는 1:1 무승부였지만, 2위로 올라설 수도 있었던 기회를 놓쳐버렸다.
무엇보다, 경기력 자체가 좋지 못했다.
세 명의 얼간이 중 하나(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빠진 바르셀로나의 미드필드는 공격전개에 애를 먹었고, 패스를 공급받지 못한 MSN은 답답한 모습을 보여줬다.
토니 크로스와 가레스 베일이 각각 가벼운 부상으로 결장했다는 사실이 다행으로 여겨질 만큼, 바르셀로나는 캄노우에서 나쁜 경기를 펼쳤다.
그리고 이런 경기를 치른 다음이면 으레 그러하듯, 리오넬 메시의 기분은 다음 날은 오늘까지 쭉 나빴다.
하지만 현재, 메시는 조금 다른 이유로 화를 내고 있다.
“No, Papa! 전 그러지 않을 거예요.”
“그렇지만, 리오.”
“싫어요!! 저는 아버지를 사랑하지만, 거기까지 강요할 수는 없다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저는 그의 첫 번째 발롱도르를 직접 축하해주고 싶어요.”
“…….”
리오넬 메시는 자신의 아버지이자 에이전트이기도 한 호르헤 메시에게 한껏 짜증을 내고 있었다.
왜냐하면 조금 전, 호르헤가 아들에게 다음 달 취리히에서 있을 2016 FIFA AWARDS 불참을 권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오넬 메시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는 무조건, 시상식에 참석할 생각이었다.
“다온은 좋은 친구예요.”
“동양인과 말이냐?”
“아빠!! 제발 그런 편견은 버려 달라고요!! 그게 저를 얼마나 곤란하게 만드는지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다니나 네이마르에게도 같은 말을 할 수 있으세요?!”
“…….”
“이 문제로 두 번 다시는 대화를 나누지 않겠어요. 알아들으셨어요?”
“그래. 그러마. 미안하구나.”
“후우- 저는 조금 달리고 올게요.”
멋쩍은 얼굴의 호르헤 메시를 남겨둔 채, 건물 아래층으로 향한 리오넬 메시가 러닝머신에 올라탄다.
리모컨을 집어 든 그는 바르셀로나의 전력분석팀으로부터 전달받은 영상을 틀었다.
“…….”
현재 리그 3위에 그치고 있는 FC 바르셀로나는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단 평가를 받고 있었다. 특히, MSN의 부진이 길어지는 중이었다.
최근 세 경기 FC 바르셀로나의 득점 총합은 2점에 그쳤고, 5경기로 확대를 해도 5점밖에 되지 않았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이유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부재(不在)를 꼽았다.
라 리가 9라운드 발렌시아 원정에서 부상을 입은 그는, 어제 후반전 복귀하기 전까지 4경기 반을 결장했다.
‘후우~ 이대로는 안 돼.’
리오넬 메시는 지난 9월 아틀레티코전에서의 2:3 패배를 여전히 기억하고 있었다.
또 최근의 아틀레티코에 대해서도 잘 알았다.
11승 2무 1패를 기록하며 라 리가 1위에 올라있는 아틀레티코는 득실에 있어서도 리그 최고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아틀레티코는 강한 상대야. 우린 더 강해져야 해.’
화면 속 지지부진한 빌드업을 보여주는 팀의 미드필드 진영을 보며, 리오넬 메시가 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살짝 찌푸린다.
현재 알 사드 SC에서 뛰고 있는 차비 에르난데스의 부재가, 지금처럼 뼈아프게 느껴진 적은 없었다.
마일리지가 누적되며 운동능력이 크게 떨어진 세르히오 부스케츠는 예전처럼 탈압박을 보여줄 수 없었고, 마찬가지로 신체적 능력이 떨어지기 시작한 이반 라키티치도 강하게 맞부딪히는 상대로 약점을 노출했다.
근래에는 아예, 바르셀로나를 만나는 팀들마다 부스케츠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전술을 펼치고 있었다.
딸깍-
잠깐 물로 목을 축인 메시가 다시 화면에 집중했고, 그와 동시에 볼을 빼앗기는 안드레 고메스의 모습이 보였다.
어떻게 1:1로 비겼는지가 신기할 만큼, FC 바르셀로나의 미드필드는 레알 마드리드의 젊은 미드필드 두 사람(이스코/마테오 코바치치)이 보여주는 에너지를 이겨내지 못했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 또한, 승리를 거머쥘 만큼의 모습은 아니었다.
마드리드 더비에서 패배한 후 탐욕이 더욱 심해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주변 좋은 위치에 뻔히 동료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드리블 돌파를 고집했다.
FC 바르셀로나엔 다행히도 어제 세르지 로베르토의 경기력이 좋았고, 호날두의 드리블을 잘 막아낸 그로 인해 바르셀로나가 다시 경기를 주도할 수 있었다.
오른쪽 풀백.
세르지 로베르토의 수비와 포지션을 생각하던 메시의 머릿속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김다온으로 이어진다.
‘불가능하다는 건 알지만 말이야.’
현재 리오넬 메시는 김다온과 같은 팀이 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적과 같은 현실적인 이유를 전부 차치한다고 치더라도, 김다온 스스로가 그것을 원치 않기에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뛰는 일은 없을 것이다.
대신 김다온은 메시를 따라잡아야 할 존재로 생각하며, 맞대결을 하는 것을 즐기고 있다.
자신 외의 어떠한 축구 선수도 신경 쓰지 않았던 리오넬 메시였지만, 어째서인지 김다온의 감정 앞에서는 응해주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벽이 되고 싶다.
가로막고 싶다.
김다온은 리오넬 메시에게, 자신이 최고의 자리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존재였다.
만약 그에게 완벽한 패배를 인정해야 하는 날이 온다면, 그땐 최고라는 왕관을 물려주고 난 다음일 것이라고 말이다. 그것을 원치 않았던 메시는 계속해서 정진하고 싶었다.
오랫동안 잊고 있던 자극과 열망을 안겨다 주는 유일한 경쟁자였기에, 메시는 김다온에 좋은 감정을 품고 있다.
‘우리가 정말 한 팀에서 뛴다면 멋지지 않을까?’
올 시즌 김다온의 플레이를 보며, 리오넬 메시는 그가 MSN의 한 자리를 차지하거나 아니면 4-3-3의 메짤라(Mezz`ala)로 뛰면 근사할 거로 생각했다.
어쩌면 역대 최고의 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 틀림없이 그럴 거다.
‘과연 그런 날이 오게 될까?’
은퇴하기 전 한 번쯤.
메시는 김다온과 함께 뛰고 싶었다.
자신에게 허락된 시간이 더욱 짧다는 게, 이런 생각을 하는 메시를 조급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지금.
“후우~”
현실을 다시 바라보기로 한 메시는 내년 1월 스위스에서 만나 김다온을 축하해주는 것만을 생각했다.
아직 수상자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모두가 김다온이 모든 올해의 선수상을 휩쓸 거라고 말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메시 역시 마찬가지다.
‘너는 정말 빨리 성장하는구나.’
어제와 오늘을 통틀어 가장 인자한 미소를 지어 보인 리오넬 메시는, 스위스에서 만나게 될 김다온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말이 있었다.
하지만 그건, 조금 뒤의 이야기다.
계속해서 화면에 집중하고 있는 리오넬 메시의 러닝은, 전날 경기의 복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계속되었다.
***
[D-2 : Bayern Munich VS Atletico Madriid ? UEFA 홈페이지/2016.12.03.(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