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699)
698화 Una semana en Manchester
※ 2016 발롱도르 최종 순위 및 득표점수
-> 2016.12.12. 오전 11시 발표
1. 김다온(대한민국) : 742점
2.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 249점
3.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 180점
4. 앙투안 그리즈만(프랑스) : 108점
5. 루이스 수아레즈(우루과이) : 86점
6. 네이마르(브라질) : 58점
7. 가레스 베일(웨일스) : 52점
8. 리야드 마레즈(알제리) : 51점
9. 제이미 바디(잉글랜드) : 10점
10. 페페(포르투갈) : 8점
지안루이지 부폰(이탈리아) : 8점
12.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가봉) : 7점
13. 후이 파트리시우(포르투갈) : 6점
14.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스웨덴) : 5점
15. 아르투로 비달(칠레) : 4점
폴 포그바(프랑스) : 4점
17.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폴란드) : 3점
18. 루카 모드리치(크로아티아) : 1점
디미트리 파예트(프랑스) : 1점
토니 크로스(독일) : 1점
외 10인 무득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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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역사상 최초의 발롱도르 ? BBC(잉글랜드)/2016.12.12.(오전)]? 예상되었던 결과임에도 불구하고, 김다온의 발롱도르 선정은 축구의 역사를 통틀어 가장 놀라운 일로 남을 것이다. 과거와 비교할 때 투표단의 규모와 채점 방식 등이 달라졌긴 하지만, 742점은 역대 최고 점수다.
그는 2016년 한 해 두 개의 우수한 클럽에서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고 있으며, 챔피언스 리그 우승과 2016 리우 올림픽에서 그의 조국인 대한민국에 동메달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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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EW ICON ? ESPN(미국)/2016.12.12.(오전)]? 과거,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아성에 도전했던 경쟁자들은 무척 많았다. 하지만 그들 중 누구도, 실제로 두 사람을 넘어서진 못했다.
오직 다온만이 지난 3년 동안 메시/호날두와 꾸준히 경쟁을 펼쳐 왔고, 마침내 두 사람의 득표 점수를 합친 것보다 훨씬 더 큰 점수를 기록하며 발롱도르를 획득했다.
이제 현존하는 최고의 축구선수를 말할 때, 모두가 다온의 이름을 빠트리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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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를 표합니다. – 레퀴프(프랑스)/2016.12.12.(오전)]? 당신은 위대한 축구선수입니다. Via 홈페이지 메인 화면 전체를 김다온의 사진으로 채우며 유일하게 남긴 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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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로 향했던 16세의 어린 소년, 마침내 모두의 우상이 되다. – 풋볼베스트일레븐(대한민국)/2016.12.12.(오후)]? 프랑스 파리 시각으로 오전 9시(대한민국 기준 오후 4시), 프랑스풋볼이 김다온을 월드클래스로 선정했다. 대한민국 최초이자 아시아 최초의 발롱도르 수상이며, 2위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득표 점수에 3배 이상 앞선 압도적인 결과였다.
(중략)
불과 몇 년 전 가난과 따돌림으로 축구를 관두려고 했던 어린 소년은 이제,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축구선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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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온의 발롱도르 수상 순간, 대한민국 전체가 들썩였다. – OSEM(대한민국)/2016.12.12.(오후)]? (중략) 이례적으로 각 방송사가 정규방송 도중 속보를 내보냈으며, 거리 곳곳의 전광판은 김다온의 발롱도르 수상 소식으로 도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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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온의 발롱도르 수상을 축하하는 각계의 목소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한민국 축구협회는 그의 부모님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 스포츠뉴스24(대한민국)/2016.12.12.(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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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연소 발롱도르 순위에서 다섯 번째에 자리하게 된 김다온. – e투데이(대한민국)/2016.12.12.(저녁)]? 22세 11개월 26일에 발롱도르 수상자가 된 김다온은 최연소 발롱도르 순위에서 5위에 올랐다.
1위 – 1997년 호나우두(브라질) : 21세 3개월
2위 ? 2001년 마이클 오언 : 22세 4개월
3위 ? 2009년 리오넬 메시 : 22세 5개월
4위 ? 1968년 조지 베스트 : 22세 8개월
5위 ? 2016년 김다온 : 22세 11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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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온의 발롱도르 수상이 2년이나 늦었다고 말하는 리오 퍼디난드, “만약 그가 동양인이 아니었다면, 2014년에 발롱도르를 수상하며 최연소 기록을 깨트렸을 것이다.” – Sky Sports(U.K)/2016.12.12.(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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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os, ¿que puedo hacer con este talento?(신이시여, 이 재능을 어찌하오리까?) – 마르카(스페인)/2016.12.12.(밤)]? 발롱도르를 수상한 날 밤, 김다온은 후반 마지막 팀을 패배의 수렁에서 구해 냈다. 대체 이 축구선수는 우리에게 얼마나 더 놀라움을 보여 주려고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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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ite de Daon(다온의 밤) – 아 볼라(포르투갈)/2016.12.12.(밤)]***
[김다온의 발롱도르 수상 이후 선수와 감독, 관계자들의 반응 모음. – 풋볼베스트일레븐(대한민국)/2016.12.13.(오후)]? 장철주, “대한민국에는 항상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오른 스포츠 스타들이 있었다. 피겨, 골프, 양궁, 복싱, 심지어 e스포츠에도 말이다. 사실 내가 살아 있는 동안 과연 세계 최고의 선수가 대한민국 사람인 걸 볼 수 있을까 싶었다. 그와 또 그의 부모님에게, 무척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 차범근, “나는 그냥 최고의 공격수였지 최고의 선수는 아니었다. 만약 다온이가 계속 분데스리가에서 뛴다면, 내가 가진 득점 기록을 가볍게 넘어설 것이다. 그는 이미 나보다 훨씬 더 대단한 선수이며, 대한민국의 자랑이다.”
? 이영표, “김다온을 팀에 둔다는 건, 그가 있는 곳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 로베르 피레스, “다온은 오케스트라를 연상케 한다. 공격과 수비 모든 부분에서 환상적인 합주를 보여 준다. 분명한 건, 역대 그와 같은 선수는 없었다는 것이다. 그 누구도, 공수에서 그런 완성도를 가지지 못했다.”
? 티에리 앙리, “지난 3년 동안, 다온은 내가 가진 오랜 생각이 틀렸을 수도 있다고 알려 줬다. 과거 나는 최고의 동료를 묻는 말에 베르캄프를 최고라고 말했었다. 왜냐하면 메시는 인간이 맞는지 때때로 의심스러웠기 때문이다. 비록 함께 뛰어 본 적은 없지만, 다온 역시 마찬가지로 그가 정말 인간이 맞는지를 의심하게 한다.”
? 베르나르두 실바, “아주 간단하다. 그와 함께 일주일만 지내보면, 왜 그가 세계 최고 중 하나인지를 알게 된다. 그리고 그와 한 경기를 함께해 보면, 어째서 그가 유일한 세계 최고인지를 깨달을 수 있다.”
? 주제 무리뉴, “만약 모든 선수를 자유롭게 영입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게 된다면, 나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다온을 첫 번째로 선택할 것이다. 다온이 있다면, 수비를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축구 감독이 전술을 계획하는 것을 굉장히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 개리 리네커, “앞으로 5년은 더 지속될 것 같았던 메시와 호날두의 시대가 저물었다.”
? 오스카 카르도소, “벤피카에서 뛰고 있을 때도 다온은 이미 세계 최고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토록 무시무시한 속도로 성장하는 이를 본 적이 없다.”
? 조르제 제수스. “아마도 지금쯤 나를 포함한 세 명의 감독이 하나의 사실을 깨달았을 것이다. 다온이 곧 전술이라는 것을 말이다.”
? 다니 아우베스, “현재는 물론이고, 지난 3년 동안의 다온이 나의 전성기 때보다 더 낫다.”
? 후이 코스타, “다온의 발롱도르 수상이 기쁜 이유는, 비로소 사람들이 그의 진짜 모습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다온은 축구선수로서도 위대하지만, 그보다 더 훌륭한 인격체다.”
? 호나우두, “다온의 플레이를 볼 때면, 잠깐이나마 내 머릿속 역대 Best 11의 오른쪽 풀백 자리에 카푸 대신 그를 집어넣는 것을 고민하게 된다.”
? 마누엘 노이어, “다온을 정의할 수 있는 완벽한 단어가 있다. Genius(천재).”
? 펩 과르디올라, “다온이 축구를 이해하는 수준은 차원을 달리한다. 그리고 그가 피치를 이해하게 되면, 그 즉시 영향력을 발휘한다. 팀의 전력을 몇 배나 더 끌어올리고, 상대의 라인 하나를 완전히 지워 버린다. 나는 지금까지 그런 식으로 축구를 하는 선수를 보지 못했다. 아니, 애초에 축구가 그런 스포츠가 될 수 있다고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는 상식을 뒤엎는 유일무이한 선수다.”
? 파올로 말디니, “만약 그가 앞으로 10년 정도 더 같은 폼을 유지한다면, 축구 역사상 가장 뛰어난 수비수로 평가받는 이들의 자리는 하나씩 뒤로 밀려나게 될 것이다.”
? 펠레, “그는 역대 어떠한 클럽/대표팀에서건 주인공이 될 자질을 지녔다.”
***
2016년 12월 15일. 28005 마드리드, 스페인. 론다 데 세고비아 25. 서울 레스토랑(Seoul Restaurant. Ronda de Segovia 25. 28005 Madrid, Spain).
오늘은 아틀레티코에 합류한 후 첫 회식이다.
메뉴는 뜻밖에도 한식(韓食).
생일을 하루 앞둔 날 위한 자리였다.
“음-! 이 요리 뭐야? 진짜 맛있는데?”
“에-이! 다온!”
“응?”
“이거 뭐야??”
“아.”
뚝배기로 수저를 뻗는 후안프란에게, 나는 그것이 된장찌개이며 콩으로 만든 메주에 소금물을 섞어 발효시킨 장(醬)을 사용한 요리라 설명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걸 스페인어로 하는 건 쉽지 않았다.
그래서.
“콩으로 만든 스프야!”
“콩?! 콩이라고?”
“응. 그리고 게랑 두부를 때려 박았다고 보면 돼.”
“와-우! 이거 꽤 마음에 든다.”
밥을 먹는 시간보다 주변에 답하는 시간이 더 많긴 했지만, 그래도 난 기분 좋게 하루를 보내는 중이다.
“바보 같은 녀석. 이 맛있는 걸 못 먹다니.”
“누구? 앙투안?”
“응. 그 녀석 아니면 누구겠어.”
오늘 회식의 유일한 불참자는 앙투안 그리즈만이었는데, 녀석은 처음에 참석하겠다고 했다가 장소가 한식당이라는 것을 알자마자 갑자기 말을 바꿨다.
선약이 있었다느니 뭐니 하면 횡설수설했는데, 결국은 벌금을 내고 참석하지 않는 쪽으로 결정이 됐다.
자존심과 12만 5천 유로(약 1억 7천만 원)를 맞바꾼다는 게 내 상식으론 이해되지 않았지만, 앙투안 본인에게는 꽤 중요한 문제였던 것 같다.
참고로 12만 5천 유로는 앙투안 그리즈만이 아틀레티코에서 받는 주급의 절반이다.
이번에 아틀레티코에 합류하면서 난 굉장히 놀랐는데, 의외로(?) 다들 주급이 높았다.
공식적으로, 내 주급은 아틀레티코 내에서 여덟 번째다.
그리즈만이 주에 25만 유로를 받는 것을 시작으로, 고딘(22만 유로)/코케(20만 유로)/가비(18만 유로)/후안프란(18만 유로)/토레스(18만 유로)/루이스(15만 9천 유로)가 나보다 더 많은 주급을 받고 있다.
사울의 주급이 나와 같고, 사비치와 카라스코 역시도 여섯 자리의 주급을 받는다.
새삼스러웠다고 할까?
분데스리가가 경제적인 측면에서 얼마나 취약한 리그였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우웩-! 맛없어!”
“응?”
어딘가에서 질색하는 목소리가 들려와 고개를 돌리자, 1/3쯤 찬 소주잔을 손에 쥔 채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있던 코케가 눈에 들어왔다.
나직이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나 녀석이 앉은 테이블로 다가가자, 대체 이걸 왜 마시냐며 질문을 해 왔다.
[아~ 진짜. 애새끼도 아니고.]“뭐??”
[마-! 가마이 이써~ 행님이 보여 주께~]런던 올림픽에서 종우 형에게 부산 사투리를 배운 이후, 나는 아주 가끔 이런 식으로 말을 했다.
뚜껑을 따지 않은 소주병을 집어 들어, 아랫부분을 잡고 가볍게 휘저은 후 회오리를 만든 뒤에 뚜껑을 따고 병의 목 부분을 손가락 사이로 탁탁 쳐냈다.
그러자.
“오~”
“잠깐, 잠깐. 한 번만 더 해 봐.”
“일단, 있다가. 다들 잔 들어 봐.”
뭔가에 홀린 듯 내 말을 따르는 이들을 보며, 난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곤 병을 기울여, 병에 있는 술을 적당히 잔에 따라 냈다.
그렇게 술잔이 채워지고, 음료수 잔에 소주를 약간 담아낸 나는 이 술은 그렇게 먹는 게 아니라고 말을 했다.
“자, 잘 들어.”
“…….”
동료들은 이미, 내가 소주병으로 퍼포먼스를 보였을 때부터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무척 뜬금없는 말이긴 했지만, 나는 지금 이 순간 결혼을 참 잘했다고 생각을 했다.
집에서 홀로 소주를 즐겼던 아영이의 술 상대가 되어 주곤 했었던 나는, 아양을 떨 생각으로 빈 소주병에 물을 채워 다양한 동작을 연습하곤 했었다.
뮌헨에서 처음 내가 소주병으로 이런저런 것을 했을 때, 날 사랑스럽게 바라보던 아영이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훤하다.
사랑이란 본래, 내가 무엇을 해 주고 싶으냐가 아니라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고민하는 것이었다.
아무튼.
“이 술은 음미하는 게 아니야. 너희들 보드카 먹지? 아니면 테킬라라거나.”
“우-! 테킬라!!”
“패트로오오온-!!”
테킬라라는 단어에 반색하는 남자들을 진정시킨 뒤, 나는 그런 독한 술을 마실 때처럼 한꺼번에 목구멍에 털어 넣은 후 앞에 있는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했다.
마치, 와인의 마리아쥬를 찾는 것처럼 말이다.
이게 바로, 술찌인 내가 소주를 마시는 법이다.
“크으~~”
목구멍 가득 알코올을 털어 버린 후, 난 대충 손을 뻗어 앞에 놓인 계란말이 하나를 입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나머지는.
“오-!”
“이번엔 괜찮은데?”
“음- 좋아. 한 번 더 해 봐야겠어.”
“에이, 에이! 그거 나 줘 봐.”
소주병 하나로 낄낄대기 시작한 이들을 남겨두고, 난 뒤를 돌아 자리로 돌아가려고 했다.
그런데.
“응?”
“…….”
다른 테이블에 있던 이들이 저마다 소주병을 손에 쥔 채, 그것을 높이 들어 흔들고 있었다.
내게, 시범을 보이란 뜻이다.
[아- 씨팔. 오늘 술 취하겠네.]아영이와 함께 살기 시작하며 술이 조금 늘긴 했지만, 예나 지금이나 나는 술이 약했다.
‘에이, 뭐 어때.’
오늘은 조금, 나를 놓아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
“다들 잔 높이 들어!!”
“에?이!!!”
“그리고 뭐??”
[건배-!!!!] [건배-!!!]허공에서 부딪히는 소주잔과 내게서 배운 건배라는 단어를 외치는 동료들이, 나의 커리어 첫 발롱도르 수상을 축하해 주고 있었다.
그리고 난.
[흐으~~ 좋다~] [자기! 뭐 이렇게 술을 많이 마셨어??] [우웅? 자기?? 자기 왜 여기 있어??]얼마 되지 않아, 정신을 완전히 놓아 버렸다.
***
2016년 12월 16일. 28221 마드리드, 스페인. 마하라혼다, C. 세로 델 에스피노, s/n, 파벨론 2. 시우다드 데포르티바 완다 아틀레티코 데 마드리드.
“술이 약했었나?”
“……네.”
“큭큭큭큭. 지금은 조금 괜찮나?”
“머리가 아파요.”
“쿡쿡쿡쿡쿡.”
회식 자리의 테이블을 한 바퀴 전부 돌았을 때, 나는 이미 만취 상태였다.
얼추 소주 한 병 정도를 마신 것 같았는데, 짧은 시간 동안 급하게 마시다 보니 주량만큼 마신 것임에도 필름이 그만 끊겨 버리고 말았다.
완전히 취해버린 나를 데리러 온 건 아영이였고, 그녀 앞에서 무척 미안해했던 디에고와 동료들은 두 번 다시는 같은 일이 없을 거라고 약속했다.
시즌이 시작된 후에 합류를 했다 보니, 아틀레티코의 사람들은 내 주량을 정확히 알지 못했다.
“이거 받게나.”
“응? 이게 뭐죠?”
“부인에게 줄 선물일세.”
“……고마워요.”
“큭큭큭.”
오늘 아침 아영이에게 들은 바에 따르면, 아파트로 향하는 내내 실신해 있었던 나는 도착 후엔 갑자기 멀쩡해지며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단다.
그녀도 놀랄 만큼 난 괜찮아 보였고, 아파트의 사람들 중 누구도 내가 취했다는 것을 몰랐을 거라고 했다.
하지만 집에 들어서기 무섭게 그대로 혼절을 해 버렸는데, 이런 나를 씻기고 또 침대까지 운반하는 바람에 아영이는 오늘 휴가를 써야 했다.
아침에는 정말이지, 쥐구멍이라도 있다면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에이 씨. 내가 왜 그랬지?’
시메오네가 건넨 선물을 받아 들고, 나는 감독실을 나서서 아래층으로 향했다. 계단을 내려서자, 아무렇지도 않게 식당에 앉아 있는 동료들이 보였다.
아니 대체, 나만 취한 거야?
아무래도 그런 것 같다.
“여어~! Borracho!!”
“…….”
식당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나를 발견한 코케가 반갑게 손을 들어 올리며 날 보라초라고 불렀다.
보라초는 주정뱅이를 뜻한다.
‘아- 씨팔.’
특별한 별명 없이 잘 지내고 있었는데 느닷없이, 그것도 전혀 달갑지 않은 별명을 얻게 되었다.
“보라초? 진심이야?”
“큭큭큭큭. 자, 이거나 받아.”
“??”
코케 등이 앉은 테이블로 다가서자, 뭔가를 손에 든 녀석이 그것을 내게 던져 왔다.
난 이번에도, 엉겁결에 그것을 받아든다.
“뭐야?”
“열어나 봐.”
“…….”
틀림없이 짓궂은 무언가라 생각했던 나는, 의심스러운 시선을 지우지 못한 채 포장지를 뜯었다. 일단 손에 있는 감촉은 단단하고 작은 사각형의 무언가다.
의심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는 나를 보며 낄낄거리는 동료들을 눈앞에 둔 채, 난 포장지를 전부 벗겨 낸다.
‘어?’
조금 전 코케가 내게 건넸던 것은 고급스러워 보이는 손바닥 크기의 사각형 모양 상자였다.
그리고 그 안엔.
“…….”
“우리가 돈을 조금씩 모았어. 그리고.”
“?”
“믿기 어렵겠지만, 앙투안도 돈을 보탰어. 물론 녀석은 우리가 뭘 하려고 했는지 몰랐지만 말이야.”
“아-”
상자 안에 있던 물건은 다름 아닌 목걸이였다.
재질은 금이었고, 이런 문양을 하고 있었다.
Ballon d`or.
“다시 한번, 축하해. 넌 진짜 대단한 녀석이야.”
“……응. 고마워.”
“하하하. 그래도 술은 좀 배워야겠다.”
“시끄러워. 다 너희들 때문이거든?”
“크핫-! 그래도.”
“??”
“오히려 다들 그런 너를 보고 난 뒤에 더 좋아하게 된 것 같아. 인간이 아닌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더라고.”
“…….”
코케의 말에 나는 고개를 들어 주변을 돌아보았고, 앙투안을 뺀 모두가 날 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들, 얼굴에 미소를 띤 상태였다.
물론 그리즈만은 예외다.
녀석은 단 한 순간도 나를 보고 있지 않았다.
‘하여간.’
여러 의미로 존경스러운 인간이란 생각을 하며, 난 다시 고개를 돌려 코케를 바라보았다.
그러곤, 나답게 대답했다.
“고마워. 진심이야.”
“하하. 그래?”
“응. 그런데 있잖아.”
“?”
“이 촌스러운 목걸이를 걸고 다니는 일은 없을 것 같아. 대신 액자에 고이 모셔 두고, 평생 눈으로만 지켜볼게.”
“하-! 뭐???”
“큭큭큭큭큭. Vamos Amigo. 그렇잖아. 발롱도르라니. 내가 만약 이 목걸이를 걸고 다니면, 그것보다 우스꽝스러운 일은 없을걸?”
내 말이 그럴듯하다고 여겼는지, 입술을 삐죽였던 코케가 어깨를 으쓱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액자로는 보관할 거지?”
“물론이야. 사진도 보내 줄게.”
“뭐, 그럼 됐어.”
자리에서 일어선 코케와 포옹을 나눈 후, 나는 테이블을 찾아 움직였다.
그리고 그러면서, 난 생각했다.
‘오늘까지야.’
파스칼 페레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이번 발롱도르가 내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을 거라고 말을 했다.
하지만 그건, 내가 바라지 않는 일이다.
발롱도르의 수상 뒤에도, 나는 내 삶이 계속해서 전과 같기를 바라고 있다. 왜냐하면 내가 현재 쫓아가야 하는 상대들은 그것을 여러 개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때가 올 때까지, 난 계속 도전자로 머물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싶다.
그러니.
‘호들갑을 떨 건 없어.’
이력서에 발롱도르라는 단어 하나를 추가한 나는, 계속해서 모든 게 같기를 바라고 있었다.
***
작가의 말 ? 이번 발롱도르 수상에서 국뽕을 최대한 배제한 건, 이번 화에서 언급한 이유 때문입니다. 다온에게 있어 발롱도르가 받아들여지는 의미를 글에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전에 말씀드렸듯, 저는 이 소설이 국뽕이 아니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축구야말로, 어떠한 스포츠보다 더 국수(國粹)적이자 애국(愛國)에 가깝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라는 인간 개인의 사고방식보다, 축구라는 종목에 대한 특성을 최대한 많이 글에 반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