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70)
69화
·2012.01.08. 경기결과(Liga ZON Sagres 14R)
U.D 레이리아 0 : 4 SL 벤피카
[골] 브루노 세자르 : 전반 9분오스카 카르도소 : 후반 3분(호드리구)
호드리구 : 후반 28분(브루노 세자르)
후반 31분(막시 페헤이라)
김다온 ? 명단 미포함(사유 : 허벅지 통증)
***
2012년 1월 14일. 1500-313 리스본, 포르투갈. 에우제비오 다 시우바 페헤이라 거리. 이스타디우 다 루스.
·경기 시작 40분 전
SL 벤피카 0 : 0 Vt. 세투발 FC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 전체에 큰 인상을 남긴 김다온의 데뷔전도, 벌써 열흘 전의 일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이후 두 번째 프리메이라 리가 경기를 앞둔 SL 벤피카는 여전히, FC 포르투와의 선두경쟁에 한창이다.
공동취재구역에 모인 기자들이, 지나가는 조르제 제수스를 발견하곤 크게 목소리를 높인다.
“조르제!! 그 꼬마는 언제 출전하나요??”
“준비되면!”
“그 준비가 대체 언제인데요?”
“그걸 지금 나한테 물어보려는 건가?”
“아, 이런!”
기자들 사이에서 불리는 조르제 제수스의 또 다른 별명은 바로, ‘Rei do Bluff’이다.
상대 팀에 거짓 정보를 흘리는 것에 워낙에 능한 데다가, 팀의 약점을 감추는 방법에도 능통하여 저런 별명이 붙었다.
의미는 바로, ‘속임수의 왕.’
어지간해서는 제수스의 속마음을 알아내기 힘들다.
그런 제수스에게서 부상선수의 복귀를 물었던 행동은, 거짓말을 듣겠다는 의미와 같은 것이었다.
다만 여기에서 기자들이 간과하는 부분이 하나 있었다면, 이미 자신들이 속고 있다는 점이었지만 말이다.
김다온을 컵 경기에 출전시키고, 성급한 출전에 대한 비난을 몽땅 코치진들이 짊어진다는 제수스의 노림수는 완벽한 성공으로 끝이 났다.
SL 벤피카의 팬과 지역 미디어는 리그 컵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김다온의 모습을 보며, 팀의 선택과 선수의 기량에 품고 있던 의심들을 이미 말끔히 지워버린 상태다.
오히려 비싼 이적료를 주고 영입한 선수를 세심하게 관리하지 않았다며, 제수스의 성급한 판단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반대로 김다온을 컵 대회에서 출전시키지 않았다면, 팬과 미디어는 ‘어째서 1,250만 + @를 지출하고 영입한 선수를 벤치에만 앉혀두는 것이냐?’고 물었을 것이다.
팬과 미디어란, 본래 제멋대로인 법이다.
“어? 킴!!”
그리고 그 제멋대로 중 하나인 ‘ZeroZero’ 의 바스코 레고(Vasco Rego)는 헤드폰을 착용한 채, 저 멀리에서 걸어오고 있는 김다온을 발견하곤 소리쳤다.
“필드에서 몸을 푼 것 같은데, 좀 어때요?!”
“Desculpe!! E muito rapido!!”
“이런!!”
말이 너무 빠르다며 사과한 김다온이 멀어지자, 자신이 너무 성급했다는 것을 깨달은 바스코는 주변의 핀잔에 멋쩍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김다온이 인터뷰하기 힘든 선수란 것은 이미 벤피카를 취재하는 이들에게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 새로운 풀백은 무척이나 좋은 성격을 지닌 청년이었지만, 클럽으로부터 미리 언질을 받았는지 어지간해서는 기자들과 인터뷰를 나누려고 하지 않았다.
시합에 뛰지 않은 선수에겐 인터뷰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는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의 정책상, 기자들은 이를 두고 딱히 서운해하거나 기분 나빠할 수도 없었다.
그저, 하루라도 빨리 실전으로 복귀하는 날만을 손꼽아 기다릴 뿐이다.
“한국 기자들은 어디에 있어?”
“걔네? 보나 마나 한쪽에 모여 있겠지. 그런데 걔네한테 딱히 뜯어낼 것도 없잖아? 우리보다 더 모르던데, 뭐.”
“젠장. 이거야 원. 완전히 애인을 목놓아 기다리는 꼴이잖아?”
“큭큭큭. 애인이 있었던 적이나 있어?”
“시끄러워! 쯧.”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씹어대던 바스코는 지난 4일에 있었던 기미랑이스 SC와의 컵 대회를 떠올렸다.
첫 번째 골의 계기가 되었던 오버랩, 그리고 악셀 비첼과 절묘한 호흡을 주고받은 끝에 카르도소의 골로 연결된 두 개의 어시스트 패스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물론 기미랑이스 SC의 왼쪽 수준을 고려했을 때 앞으로 더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하겠지만, 최소한 공격적인 부분에서는 특출난 장점이 있다는 걸 증명한 셈이었다.
특히 남미 출신처럼 개인기로 1 : 1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소위 ‘치달’이라고 말하는 드리블을 선호하는 점이 인상 깊었다.
“휴우- 우릴 이렇게나 목놓아 기다리게 하다니, 꼬마 녀석.”
20분 전에 발표된 경기의 선발명단을 바라보던 바스코 레고는, 그곳 어디에도 김다온의 이름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곤 종이를 구겨 버렸다.
***
·경기 시작 20분 전
지난 열흘, 나는 주로 B팀의 훈련에 참여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자체적으로 치러진 U-18 팀과의 비공식 경기에서 뛰며, 실전 감각을 조율해왔다.
팀은 고맙게도 거짓 정보까지 흘려가며 내게 적응할 시간을 주었고, 제수스 감독님은 하루에 한 번씩 면담을 요청하며 팀이 추구하는 축구에 대한 이런저런 것들을 알려줬다.
덕분에 복잡했던 머릿속의 생각들도, 지금은 많이 정리되었다.
그래서 앞으로 필드에 나섰을 때, 내가 어떠한 플레이를 해야만 하는지도 좀 더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이크!! 야!!”
[어때? 시원해요? Legal?]“아니, 차가워!! 대체 뭐야. 쯧.”
나는 오늘 경기에서 휴식을 약속받은 파블로 아이마르에게 장난을 치는 중이다.
“큭큭큭. 너 원래, 이런 애들 싫어하지 않았어?”
“지금도 싫어. 이런 장난은 딱 질색인데.”
“그런데도 잘 지내잖아. 안 그래?”
[응? 응?]아이마르의 목에 묻은 물기를 대신 닦아준 엔초 페레즈(Enzo Perez)가, 내게 장난은 적당히 치라고 말해 온다.
안 그래도, 그만할 생각이었다.
다음에도 또 장난을 치려면, 적당히 맺고 끊을 줄도 알아야 하는 법이니까.
“팝! 오늘도 이것저것 알려줄 거죠?”
“하아- 그래. 약속했잖아.”
아이마르와는 벌써 따로 밥을 먹기도 했고, 어제는 그의 집에 초대도 받아 가족을 소개받기도 했다.
다음 날, 이를 두고 팀 동료들은 꽤 경악스럽다는 반응을 보여줬었는데, 그 이유는 지금까지 아무도 아이마르의 집에 초대받은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아이마르가 2008년 7월에 팀에 합류했다는 걸 고려하면, 동료들과 사이가 나쁘다 오해받기 딱 좋은 말이었다.
하지만 조용하기론 전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아이마르는, 발렌시아 시절에도 합류 3년이 넘을 때까지 누구에게도 생일을 알려주지 않을 정도로 특이한 남자였다.
이유도 참으로 웃긴 것이, 생일축하를 받는 상황 자체가 부담스럽고 시끄럽기 때문이란다.
또 2001년에 결혼식을 올릴 때의 에피소드도 있는데, 약혼 이후 기자들의 앞에서 ‘만약 내가 축구를 하지 않았다면, 평생 독신으로 살았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여자한테 말을 걸지 못해서.’라고 말한 것은 무척이나 유명한 일화였다.
솔직히 말해, 나로서는 하나도 이해할 수 없는데 말이다.
아이마르는 잘생긴 외모 때문에, 한국에서도 팬클럽이 있을 만큼 수려한 미모(?)를 뽐낸다.
“OK!!! ATENCAO!!!”
“일단 나중에 이야기해.”
“Sim!”
미팅을 끝마친 코치진들이 입장하자, 시끌벅적했던 라커룸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정돈되었다.
[늦었지? 미안.] [목 빠지는 줄 알았어요.] [하하하. 미안, 미안. 일이 조금 밀려서.]헐레벌떡 등장한 경훈이 형이 제수스 감독님의 말을 통역해주기 시작한다.
“특별히 할 말은 없다!! 평소처럼 라인을 공격적으로 가져가고, 빠르고 또 많이 뛴다!! 빌드업 상황에서는 늘 주변의 상황을 파악해둬라!! 평소처럼 플레이하면 승리할 수 있는 경기이니까, 방심만 주의하도록.”
[······라네.] [네, 형. 고마워요.]이전까지 뛴 덴마크 수페르리가엔이 FC 쾨벤하운의 독주 속에 강등권 두세 팀을 제외한 나머지 전력이 비슷하다면, 이곳 리가 존 사그레스는 Big-4와 나머지로 구분할 수 있었다.
2000년대 이후 포르투갈 프리메이라 리가의 최강자로 군림 중인 FC 포르투와 우리 SL 벤피카. 또 SC 브라가와 스포르팅 CP가 거의 모든 시즌 1~4위를 나누어 가지는 모양새다.
이러한 점은 리그 경쟁력이라는 측면에서는 단점일 수 있지만 수많은 유망주에게는 커다란 장점으로 다가오는데, 이 네 팀에서 뛰게 되면 유럽대항전 출전은 거의 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리그 순위싸움의 경우, 이 Big-4를 제외한 남은 팀들과의 경기에서 얼마나 많은 골을 넣느냐가 순위경쟁의 결정적 요소가 되는 시즌도 존재했다.
네 골이나 다섯 골이 기록되는 경기의 숫자도 무척이나 잦았고, 스코어가 크게 벌어지다 보니 중반 이후 경기가 늘어지는 경우도 많았다.
Big-4의 다득점 경기에 무실점 횟수가 적은 것도, 스코어가 벌어지거나 혹은 경기 시작 직후 느슨한 순간이 존재해서다.
“가자. 우리는 먼저 가 있어야지.”
“네. 가요.”
아이마르가 날 이끌어 라커룸을 나서고, 경기에 출전할 일이 없는 우리 두 사람은 조금이라도 일찍 그라운드에 나가 벤치에 편히 앉아있으려고 했다.
그렇지만 난 벤치로 향하는 대신, 입구 근처에 멈춰 서서 경기장 전체를 한 번 둘러 보고 있었다.
아까 전 가볍게 몸을 풀 때도 느꼈지만, 이곳 이스타디우 다 루스는 정말로 장관이었다.
초록빛 그라운드와 극명하게 대조되는 붉은색 좌석은 벤피카의 별칭인 ‘Encarnados’를 의미한다.
이 단어는 말 그대로의 ‘빨간색’으로, 영광의 팀이란 의미를 지닌 ‘Glorioso’와 함께 벤피카의 정체성을 대변했다.
그리고 외에도 벤피카의 상징이 하나 더 있긴 하지만, 그것은 아껴두었다가 나중에 말하려고 한다.
다 이유가 있어서 그렇다.
아무튼, 붉은색 좌석은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을 뛰게 만든다.
스탠드는 총 네 개의 단으로 구성되었는데, 세 번째 단이 귀빈석으로 가장 비싸고 다음이 두 번째, 첫 번째, 마지막으로 네 번째 단 순으로 티켓 가격이 정해졌다고 한다.
외에도 특징이 있다면, 바로 좌석의 배치다.
FC 노르셸란이 팀을 상징하는 FCN을 노란색 좌석을 섞어 표시한 것에 반해, 이곳 SL 벤피카는 흰색 좌석을 군데군데 배치하여 스폰서의 이름을 만들었다.
정면으로 보이는 BTV는 Benfica TV의 약자로, 따로 케이블 채널을 소유한 SL 벤피카는 리그를 거치지 않고 독자적으로 중계권을 협상하는 덕분에 제법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듣기론 한국의 SBS Sports에게서도 꽤 만족스러운 금액을 받았다고 하던데, 벌써 팬들은 나를 영입한 효과라며 말하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뭐 그야, 중요치 않다.
“후-아.”
두근거리는 마음을 간신히 부여잡으며 심호흡을 한 나는, 얼른 뛰고 싶어서 안달 난 몸의 근육들을 진정시키고자 노력했다.
토요일인 오늘, 이곳엔 총 56,000명의 관중이 찾아주었다.
올 시즌에 치러진 홈경기 중에서 두 번째로 많은 관중 숫자라고 하던데, 클럽에서는 이를 두고도 전부 내 덕분이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그저, 오랜 시간 홈경기가 없었다 보니 축구를 보고 싶었던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 것에 불과했다.
굳이 자처해서 부담감 하나를 더 짊어지고 싶진 않았기에, 난 되도록 좋은 방향으로 해석하는 중이다.
“잠시, 잠시!! 조금만 비켜주세요!!”
“응?”
오-!!
“지나갑니다-! 비켜주세요!”
조금 전에 내가 SL 벤피카를 상징하는 것이 ‘빨간색’과 ‘영광의 팀’이라고 말하지 않았나?
바로 남은 하나가 바로 저, ‘Aguila’다.
그러니까, 독수리.
SL 벤피카는 경기 외적으로도 유명세를 떨치는 부분이 하나 더 있었는데, 그게 바로 홈경기마다 치러지는 특별한 세레머니다.
이곳엔 ‘Gloria(영광)’와 ‘Rei(왕)’이라는 이름을 지닌 두 마리의 독수리가 있고, 둘 중 훈련 성과가 좋은 한 마리가 금방 스태프가 저기에 가져다 놓은 엠블럼 위에 착지하는 묘기를 선보인다.
이때 독수리의 발에는 SL 벤피카의 색인 붉은색과 흰색 끈을 묶어두는데, 그걸 휘날리며 나는 모습이 실로 장관이란다.
바로 그 장면을 지금, 내 눈으로 직접 보게 된 것이다.
스타디움 높은 곳에서, 독수리가 힘찬 날갯짓을 시작한다.
그러자.
“우-와!!!”
곧바로 엠블럼을 향해 날아온 독수리가 엠블럼이 있는 방향을 정확히 날아, 부드럽게 그 위에 안착해 버렸다.
난 깜짝 놀라 저절로 감탄해버렸고, 다른 조련사 한 분이 관중들의 박수와 환호성을 유도하며 경기장의 분위기를 한층 더 뜨겁게 달구기 시작했다.
독수리 세레머니가 끝날 때부터 시작된 56,000명의 관중이 한목소리로 부르는 SL 벤피카의 응원가는, 나를 더욱더 미치게 하고 있었다.
뛰고 싶다. 지금 당장 저 필드 위로 나가, 미친 듯이 뛰어다니고 싶다.
내일 당장 다리가 망가져도 좋으니, 내가 가진 모든 에너지를 그라운드 위에다 쏟아붓고 싶다는 마음이 일었다.
“훗. 뛰고 싶어 어쩔 줄 모르겠다는 얼굴이로군.”
[엥?]갑자기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고,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 선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에두! 보아 노이찌.”
“보아 노이찌. 정말 멋지지. 그렇지 않아?”
“Si, Sim?”
“큭큭큭. 이보게!! 경훈!!”
에두 크루즈는 꽤 정확한 발음으로 경훈이 형을 불렀고, 얼른 달려온 형이 합류하자 다시 이야기가 시작됐다.
“저 세레머니야 말로, 우리 SL 벤피카의 정수라고 말할 수 있어. 우린 저 독수리처럼 왕이었고 또 앞으로도 왕이 될 수 있는 팀일세. 자네가 지금 그렇게 끓어오르는 것도 무리는 아냐.”
다시 한번 생각해봐도, 금방의 세레머니는 정말로 피가 끓어오르는 것이었다.
“어떤가? 다음 경기에서는 뛸 수 있겠나?”
[어, 그야 감독님이 원하신다면요?]“하핫-! 좋은 태도로군. 겸손해. 팀에 잘 적응 중이란 이야기를 들었네. 유스팀 선수들과도 아주 잘 지내고 있다는 것도 말이야. 그리고······ 응?”
대화 도중, 갑자기 에두 크루즈의 눈이 커지더니만 그가 깜짝 놀라 몸을 옆으로 피해버렸다.
덩달아 놀란 나도 반사적으로 얼굴을 가리며 몸을 움츠렸는데, 그 순간 어깨 위에 뭔가 묵직한 느낌이 전해져왔다.
그리고.
‘아, 아파.’
송곳 같은 것 여러 개로 어깨를 꾹 눌러오는 듯한 느낌도.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와아아아아아-!!!!!}
지금까지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커다란 함성이 그라운드 전체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대체 뭐야?
의아했던 난 어깨가 묵직하고 아픈 와중에도,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팔을 아래로 내렸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으왁-!!!]가뜩이나 정신없던 나를 더욱 깜짝 놀라게 만든 한······.
어, 그러니까.
[도, 도도, 도, 독수리???]한 마리의 독수리.
내 어깨엔 어느새 독수리 한 마리가 얹어져 있었고, 잠깐 넋이 나갔었던 나는 저 멀리에서 뛰어오는 아까의 조련사분과 텅 비어버린 엠블럼을 보며 상황을 유추해 보게 되었다.
[너, 너. 설마.]저기에서 내 어깨로 지금 날아온 거야?
고고한 모습으로 빳빳이 고개를 들고 있던 독수리는 이내, 고개를 숙이면서 머리를 내 볼에 가져대 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를 지켜보던 경훈이 형이 말하길.
[말도 안 돼······.] [네?] [이런 건 지금껏 본 적도 없었다고! 미친 거야, 완전!] [???]뭐야, 이거.
엄청난 일인 거야?
지금 내게 필요한 건, 벌어진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누군가의 설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