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700)
699화 Una semana en Manchester (2)
[고맙다, 바이에른 뮌헨. 당신들 덕분에, 1996년 마티아스 잠머가 계속해서 분데스리가 소속 마지막 발롱도르로 남을 수 있게 되었다. – 크리스티안 폴크(기자) Via Twitter/2016.12.16.(밤)]***
2016년 12월 17일. 28005 마드리드, 스페인. 파세오 데 라 비르겐 델 푸에르토, 67. 에스타디오 비센테 칼데론.
.경기 시작 02분 전
아틀레티코 0 : 0 라스 팔마스
&Match-Up`s Best Eleven(AT/상대팀)
&Tactics(AT/상대팀) : 4-4-2/4-1-4-1
GK ? 미겔 앙헬 모야 / GK ? 하비 바라스
RB ? 시메 브르살코 / RB ? 미셸 마세두
CB ? 스테판 사비치 / CB ? 마우리시오 레모스
CB ? 디에고 고딘 / CB ? 페드로 비가스
LB ? 김다온 / LB ? 엘데르 로페스
RAM ? 사울 니게스 / DM ? 비센테 고메스
CM ? 가비 / RAM ? 나빌 엘 자르
CM ? 코케 / CM ? 호케 메사
LAM ? 야닉 카라스코 / CM ? 앙헬 몬토로
ST ? 앙투안 그리즈만 / LAM ? 조나단 비에라
ST ? 케빈 가메이로 / ST ? 마르코 리바야
.
.
유럽에서 축구를 하기 시작한 후 지금까지, 나는 관중석에서 펼쳐지는 카드섹션을 수없이 많이 보아 왔다.
보통 그것들은 하나의 메시지를 담고 있었는데, 어떠한 날을 기념한다거나 구단의 특별한 기억을 되새기게끔 하는 내용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런 인식 때문이었을까?
이건 무척 감동이었다.
“······.”
현재, 비센테 칼데론은 나의 모습과 발롱도르라는 글자를 카드섹션을 통해 보여 주고 있었다.
또 다른 특별한 감정이다.
축구를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
(배정세) – SBS Sports 아나운서
“안녕하십니까. 캐스터 배정셉니다. 지금부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라스 팔마스의 2016/17 스페인 라 리가 16라운드 경기를 중계해 드리겠습니다. 아- 지금, 관중석에서 카드섹션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정지현) – SBS Sports 해설위원
“그렇습니다. 김다온 선수와 발롱도르라는 글자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팬들이 보여 주고 있습니다. 서포터 그룹 대변인에 따르면, 김다온 선수를 위한 생일 선물이라고 했습니다.”
.
경기를 위해 클럽하우스를 떠나 비센테 칼데론을 찾았을 때, 버스가 내리는 곳에서 기다리던 안드레아 베르타가 다가와 나를 따로 불러냈다.
그러곤 어떤 남자를 소개해줬다.
보르하 카마레로(Borja Camarero)는 벌써 6년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서포터 그룹 대변인을 맡은 사람이었다.
[“당신을 위해 선물을 준비했습니다.”]그는 서포터 그룹에 속한 사람들이 만들었다는 선물을 한가득 보여 줬다. 눈앞에 산더미처럼 쌓인 상자가 전부 내 생일 선물이었는데, 확인하는 데에만 몇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일단 대표로 하나 받아들었던 건, 마드리드 시내의 거리에서 그림을 판매하는 이가 만든 점묘화였다.
그림이 한눈에 마음에 들었던 나는 이미 그것을 거실 한쪽에 걸어 두기로 했다.
외의 물건들은 클럽에서 직접 집으로 배송해 주기로 했는데, 늦어도 저녁 전에는 도착할 거랬다.
내일 일정이 끝난 후, 아영이와 함께 선물을 뜯으며 시간을 보내면 될 것 같다.
{“예에에에-!!!”}
{“알레티-!! VAMOS!! ATLETI-!!”}
카드섹션이 펼쳐지는 시간이 끝나고, 비센테 칼데론에 모인 팬들이 박수와 함께 소리를 내질렀다. 그리고 그것은 커다란 응원으로 바뀌어, 노래로 이어졌다.
오늘은 2016/17 라 리가 16라운드 경기가 펼쳐지는 날.
전반기 마지막 리그 경기다.
.
(정지현)
“독일 분데스리가만큼은 아니긴 합니다만, 스페인 라 리가 역시 겨울 휴식기가 있습니다. 20일 귀후엘로와의 코바 델 레이 2차전 경기가 펼쳐지긴 합니다만, 1차전에서 이미 6:0의 대승을 거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입니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이미 2진급들을 투입하겠다고 밝혔거든요? 사실상 오늘, 총력전을 펼칠 것 같습니다.”
(배정세)
“그렇습니다. 김다온과 함께 돌풍을 일으키며 11승 3무 1패로 스페인 라 리가 선두에 올라 있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입니다. 핵심 풀백 필리페 루이스가 부상으로 시즌 전체를 결장하게 되었습니다만,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김다온 선수가 있어 잘 할 수 있을 거란 인터뷰를 했습니다.”
.
삐?익!
주심의 휘슬과 함께 경기가 시작됐다.
현재 라 리가 10위에 올라있는 라스 팔마스는 주포(主砲)를 뗀 상태로 오늘 경기를 치르고 있다.
제롬의 이복형으로 잘 알려진 케빈-프린스 보아텡은 지난주 비야레알과의 경기에서 경고를 받으며 누적 횟수로 인한 결장을 하게 됐다.
대신 그 자리엔 본래 세컨드스트라이커에 가까운 메디아푼타(Mediapunta/AM), 마르코 리바야(Marko Livaja)가 선발로 출전을 했다.
득점력은 그리 뛰어나진 않지만, 전방에서 볼을 지켜내고 공격을 전개하는 일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일단 지금은 탐색전을 가질 시간.
나빌 엘 자르를 마주한다.
“······.”
“······.”
팡-
잠깐 주춤거리며 망설이던 엘 자르가 뒤로 패스를 보내고, 볼이 호케 메사(Rogue Mesa)에게 이어진 순간 미드필드 전체가 라인을 끌어 올렸다.
결국 상대는 최후방으로 볼을 보내게 됐고, 강한 전방 압박을 시도했던 그리즈만은 상대 골키퍼 하비 바라스(Javi Varas)의 실축을 끌어냈다.
다급히 걷어 낸 킥은 사이드라인을 그대로 벗어나 우리의 스로인으로 이어졌다.
“에-이! 고딘!!”
“?”
왼쪽 풀백 자리로 다시 돌아오고 나니, 아틀레티코의 전술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미드필드로 뛸 때도 느꼈던 것이지만, 아틀레티코의 수비는 저 우루과이 출신의 베테랑 센터백에게 너무나도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사비치/히메네스/에르난데스 모두, 고딘을 파트너로 두지 않으면 경기력이 뚝 떨어져 버린다.
그런데 최근 고딘의 컨디션이 썩 좋지 못하다.
지친 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인지는 모르겠다.
또 다른 베테랑 수비수인 후안프란 역시 12월 들어 폼이 급격하게 떨어져 있는 상태인지라, 고딘은 경기마다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나는 그 짐을 덜어 줄까 한다.
“기억하지? 자리를 지켜!”
목소리를 높이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고딘이 곧 고개를 끄덕이며 엄지를 치켜세운다.
본래라면 아틀레티코는 내려앉는 공격수를 고딘의 파트너가 수비하고 저 남자가 라인 조율을 맡아 줘야 했지만, 근래 수비가 총체적으로 흔들리다 보니 많은 일을 하게 되었다.
고딘과의 대화를 끝마친 이후에도, 나는 계속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소리쳤다.
야닉 카라스코는 좀 더 측면으로 벌려 줘야 했고, 코케와 가비는 센터백과의 거리를 좁혀 플랫과 플랫의 사이를 촘촘하게 유지해 줘야 했다.
어차피 이 팀의 전방 압박은 그리즈만의 활동량에 크게 기대는 만큼, 굳이 나머지가 더 뛸 이유를 만들 필요가 없다.
하나 이런 노력에도, 우리는 라스 팔마스에 위험한 상황을 허락한다.
“뚫었어-!”
“막아-!”
섣부르게 앞으로 나섰던 시메가 드리블과 킥이 좋은 미드필드 조나단 비에라(Jonathan Viera)에게 돌파를 당한 것이다.
당연히 수비는 크게 흔들렸고, 스테판 사비치는 자신의 가장 결정적인 단점인 상황판단과 포지셔닝에 있어 또 한 번의 문제점을 노출했다.
굳이 적극적으로 커버에 나설 이유가 없었음에도, 자리를 지키는 걸 포기하고 비에라에게 달려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위치만 지켜도 충분했다.
키퍼가 각도를 잘 좁혔으니까.
‘젠장.’
사비치를 끌어들인 비에라가 욕심을 부리지 않고 마르코 리바야에게 패스를 보낸다. 그리고 슬쩍 후방으로 물러앉았던 리바야는 충분한 슈팅 공간을 확보해 오른발을 휘둘렀다.
매섭게 날아드는 축구공을 향해 모야가 몸을 날렸고, 거의 골이 될 것 같았던 슈팅을 골라인 바로 앞에서 막아냈다.
팡-!
“!”
“!!”
왼발을 쭉 뻗은 모야의 환상적인 슈퍼세이브에, 비센테 칼데론에서 탄성이 터져 나오는 것이 들렸다.
손을 맞고 떨어진 축구공은 내 앞으로 굴렀고, 거기에 접근하는 등 뒤에서 나빌 엘 자르가 압박을 시도해 왔다.
‘걷어 낼까?’
보통이라면 코너킥을 주더라도 바로 볼을 사이드라인 밖으로 보내는 게 올바른 판단이다.
하지만.
“······.”
툭.
바로 골라인을 따라 축구공을 밀어 넣었던 나는 몸을 돌려 볼이 굴러가는 방향으로 달렸다. 엘 자르는 계속 추격해 왔고, 우리는 코너플랫 앞에서 마주 보게 되었다.
뒤쪽에서는 라스 팔마스의 풀백 미셸 마세두(Michel Macedo)가 접근해 오고 있다.
얼핏 상대의 전방 압박에 갇혀 버린 것 같겠지만.
‘가자.’
오른쪽.
그러니까 사이드라인에서 멀어지는 방향으로 축구공을 슬쩍 밀었던 나는, 볼을 쓰다듬듯 오른발을 움직인 뒤에 바로 발 안쪽을 사용했다.
흔히 플립-플랩으로 잘 알려진, 하지만 브라질과 포르투갈에서는 엘라스치쿠(Elastico)라 부르는 이 동작은 단어 그대로 고무줄처럼 탄력이 느껴지는 개인 기술이다.
내가 오른쪽으로 움직일 거라 믿었던 엘 자르의 균형이 무너지고, 그로 인해 생겨난 공간으로 나는 몸을 가져갔다.
화들짝 놀란 미셸 마세두가 급하게 몸으로라도 나를 막아 세우려고 했지만, 그 역시 쉽게 따돌릴 수 있었다.
나를 가둬두려고 했던 라스 팔마스의 전방 압박을 빠져나오자, 상대의 라인 전체가 덜컹거리는 게 보였다.
전방에 많은 숫자를 둔 라스 팔마스의 뒷공간은 헐거워진 상태였고, 바로 코케에게 패스를 굴려 보낸 나는 전방을 가리키며 목소리를 높였다.
“호르헤-!! 앞이야!!”
“······.”
몸통을 전방으로 움직이며 축구공을 받아 든 코케가, 앞을 슬쩍 바라본 뒤에 바로 오른발을 휘두른다.
그리고 그것은 앙투안 그리즈만에게로 향했는데, 저 녀석은 내가 압박을 뚫어 낸 순간 대강 이런 그림을 머릿속에 그려 두고 있었을 것이다.
절대 인간으로서 저 녀석을 좋아할 수는 없겠지만, 축구선수로서는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디에고 시메오네의 역습 전술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고, 또 거기에 적합하기도 하며 팀이 흔들릴 때에도 꾸준한 폼을 유지해 주고 있다.
물론 코케는 그것을 더러운 성격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그에게 아무렴 어떠냐고 말을 했었다.
굳이 인간으로서 존중할 수는 없어도, 피치 위에서는 얼마든지 함께할 수 있지 않겠냐면서 말이다.
단 두 번의 패스로 무너진 라스 팔마스의 수비 라인을 뚫어 낸 그리즈만. 하지만 그가 시도한 슈팅은 골키퍼는 넘었지만, 골라인은 통과하지 못한다.
방향을 너무 측면으로 틀었던 탓에, 골포스트 옆을 아슬아슬하게 빗겨 나간 것이다.
{“아······.”}
안타까움의 장탄식이 비센테 칼데론에 울려 퍼지고, 고개를 들어 올리며 얼굴을 손으로 감싼 그리즈만이 괴로워한다.
아마도 저 녀석은 자신을 용납하지 못할 거다.
득점 기회를 놓친 것도 것이지만 그보다 나로 인해 만들어진 기회를 마무리 짓지 못했다는 게, 마치 경쟁에서 패배한 것처럼 느껴질 것이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동료 관계라면 굳이 할 필요가 없는 생각이지만, 난 그것 역시도 포기해 버린 상태다.
오히려 지금은 그리즈만이 내게 더욱 경쟁 심리를 가져 주길 바라고 있다.
왜냐하면 그것이 저 남자의 동기부여이고 꾸준한 폼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요소라면, 난 그것마저도 이용해 빅이어를 품에 안고 싶다.
그리즈만의 컨디션이 좋으면 좋을수록, 그 확률은 높아질 테니 말이다.
그래도.
‘재수 없는 새끼.’
여전히 예쁜 구석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고 생각을 하며, 난 수비진영을 천천히 거닐었다.
비록 하루가 지나긴 했지만, 나는 오늘의 승리를 생일 선물로 받고 싶다.
“온다-!”
“야닉! 돌아와!”
발롱도르 트로피를 침실 한쪽에 장식해 둔 현재, 많은 것들이 바뀔 거라던 사람들의 말과는 다르게 나의 하루는 풀백으로 돌아와 보는 풍경처럼 그대로다.
그리고 난 그것이.
파앙-!!
‘나쁘지 않아.’
길게 걷어 낸 축구공이 조명 사이로 잠깐 사라지고, 나는 모든 것이 이전과 같다는 것에 작은 안도감을 느끼고 있었다.
***
.후반 36분
아틀레티코 2 : 0 라스 팔마스
라스 팔마스의 패스가 오른쪽으로 향할 때마다, 디에고 고딘은 무모하다는 생각을 감추기 어려웠다. 한편으론, 제법 우직한 팀이란 느낌도 받았다.
만약 자신이 라스 팔마스의 감독이었다면, 절대 오른쪽 측면으론 볼을 보내지 않도록 했을 것이다.
파앙-!
후반 15분, 나빌 엘 자르를 대신해 교체로 투입된 윙어 모모(Momo)가 허탈해하며 고개를 떨어트린다.
‘······그것 봐. 내가 말했잖아.’
며칠 전 비야레알 원정에서 잠깐 지켜보긴 했지만, 풀백으로 뛰는 김다온의 모습은 미드필드로 뛸 때와는 매우 색다른 느낌을 전해 주고 있었다.
‘쟤는 뚫을 수 없어.’
아일랜드의 전설적인 풀백이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황금기를 이끈 주역 중 한 사람인 데니스 어윈(Denis Irwin)은, 파올로 말디니를 가리켜 이렇게 표현했었다.
[“그는 스타일리시하다.”]디에고 고딘은 늘, 수비와 스타일리쉬를 묶는 것이 가능한지가 항상 궁금했다.
물론 파올로 말디니는 우아함과 기품이 느껴지는 수비수였긴 했지만, 약간 다른 뉘앙스의 스타일리시라는 단어와는 조금 거리가 멀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고딘의 생각에 스타일리시는 무언가 따라 하고 싶게 만드는 요소가 있어야 했다.
하지만 전 세계의 어린 축구선수 중 99%는 절대, 수비수의 동작을 따라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대신 아이들은 화려한 개인기를 지닌 공격수와 골을 집어넣는 스트라이커가 되기를 열망한다.
그런데.
‘이젠 뭔 말인지 알겠어.’
우루과이의 국가대표 센터백이 보기에, 김다온은 분명 스타일리시했다.
볼이 없을 땐 거의 완벽한 수비수였고, 볼을 발아래에 두었을 때는 아틀레티코에서 가장 능숙하게 축구공을 다루며 빌드업의 시작점이 되어 줬다.
그러다가도 공간이 생기면 어마어마한 속도로 달려가 라스 팔마스의 오른쪽 수비를 헤집어 놓았다.
마치, 전혀 다른 세 명의 뛰어난 축구선수가 하나의 몸에 깃든 것 같았다.
“고딘!!”
‘응? 아.’
잠깐 김다온의 플레이에 정신이 팔렸던 고딘이 정신을 차려, 페널티박스로 진입한 후 왼쪽에서 날아온 크로스를 가볍게 헤더로 막아 냈다.
최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폼이 많이 떨어져 있던 고딘이었지만, 오늘만큼은 수비에서 완벽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생각했다.
평소보다 훨씬 더 축구를 하는 일이 편해졌는데, 당연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이다.
“후우~”
라스 팔마스의 공격 흐름이 한 차례 지나간 후, 이번엔 아틀레티코가 볼을 점유하며 빌드업을 진행시켰다.
필드플레이어 가장 뒤쪽에서 이를 지켜보던 고딘은, 다소 욕심을 부리다가 패스 타이밍을 놓쳐 버린 그리즈만을 보며 이렇게 생각했다.
‘Vamos, 앙투안. 쟤는 네가 날을 세울 상대가 아니야.’
고딘과 그리즈만은 전혀 다른 성격과 인성의 소유자였지만, 한편으론 잘 맞는 구석이 있었다.
그리즈만이 에리카의 첫 번째 임신 사실을 고딘에게 전했을 때, 그 자리에서 아무런 고민을 하지 않고 대부가 되어 주겠단 약속을 했을 정도로 말이다.
그런 두 사람이기에 서로 많은 대화를 주고받았는데, 근래 그리즈만은 온통 김다온을 헐뜯는 이야기뿐이었다.
인간으로서도 또 축구선수로서도 인정을 할 수 없다며, 언젠가 과대평가가 벗겨질 거라고 했다.
하지만.
촤—악!!
“??”
“!?!”
분명 조금 전까지 공격 진영 깊숙한 곳에 있다가, 불과 수 초 만에 수비진영으로 내려와 정확한 태클로 볼을 뺏어 내는 김다온은 도저히 그렇게 될 것 같지 않았다.
과대평가는커녕, 오히려 과소평가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가 느껴질 정도였다.
“······.”
과거,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세컨드 스트라이커 데니스 베르캄프는 이렇게 말했다.
[“파올로 말디니보다 뛰어난 풀백이 있던가?”]그리고 현재, 고딘은 이렇게 답한다.
‘아마도?’
현재 서른 전후를 바라보는 모든 수비수에게 있어, 파올로 말디니는 항상 우상과도 같은 존재였다.
그런데, 지금.
“······새로운 시대인가?”
김다온 역시, 현재 10대 초중반이거나 그 이하인 아이들에게 있어 우상이 되어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아니.
.
(배정세)
“토레스! 토레스!! 고오올-!! 3:0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페르난도 토레스!! 김다온의 어시스트 패스를 감각적인······.”
.
‘틀림없겠네. 그렇겠어.’
어느새 다시 파이널 써드로 올라가 토레스에게 훌륭한 키 패스를 찔러 준 김다온을 보며, 어처구니가 없어진 디에고 고딘은 고개를 하늘로 들어 올렸다.
그러곤, 자신이 믿는 절대자에게 이렇게 속으로 물었다.
‘이봐요, 당신. 뭔가 실수한 것 아닙니까?’
피치 위에서의 김다온은, 결점이라곤 하나도 찾을 수 없는 그런 존재가 되어 가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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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결과(La Liga 16R)
아틀레티코 3 : 0 라스 팔마스
[골] 앙투안 그리즈만 : 전반 31분(야닉 카라스코)사울 니게스 : 후반 13분
페르난도 토레스 : 후반 42분(김다온)
김다온 ? 96분 출전(1어시스트/평점 8.0)
MoM ? 사울 니게스(1골/평점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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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 확실히 제가 글 쓰는 컨디션과 습관이 망가진 걸 이번 주에 느끼네요. 기존 연재보다 고작 한 편이 늘었을 뿐인데, 이걸 몸과 정신이 못 버티고 있습니다.
그래서 염치불구, 다시 연재주기 변경입니다.
횟수는 이번주와 동일한 10연재입니다.
다만 221221이 아닌, 2212111로 갈까 합니다.
다음주는 금토일은 각각 한편입니다.
지금 당장은 다른 것보다 일요일까지 연재를 함으로써 글 쓰는 습관을 다시 들이는 게 올바른 판단이라고 생각해, 2연재 횟수 하루를 줄이고 일요일 한 편 올리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주말 잘 보내시고.
월욜에 뵙겠습니다.
(_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