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708)
707화 One of a Kind (4)
※ 2016 FIFA Football Awards 식순(式順)
1. 푸슈카시 후보 발표
1. FIFPro World Best 11 발표
1. 요한 크라위프 추모
1. THE FIFA FAN AWARDS
1. ->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리버풀 FC 서포터스
1. FIFA WOMEN`S PLAYER
-> 칼리 로이드(미국/휴스턴 대쉬)
1. THE BEST WOMEN`s COACH
-> 실비아 나이트(독일)
1. THE FIFA Award for Outstanding Career
-> 팔캉(브라질/풋살 선수)
1. FIFA Fair Play Aw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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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 속에서 비극은 언제나 벌어진다.
꼭 나와 관련된 것이 아니더라도, 세상 어딘가에서 누군가에게는 나쁜 일이 찾아든다.
작년 11월 29일이 그랬다.
브라질 상파울루 남부에 있는 과룰류스(Guarulhos) 공항에서, 아소시아상 샤피코엔시 지 푸테보우의 선수단을 태운 라미아항공 2933편이 출발했다.
당시 샤피코엔시는 콜롬비아의 아틀레티코 나시오날을 상대하기 위해 원정을 떠나던 중이었고, 이륙 후 4시간이 지난 새벽 2시 59분경 콜롬비아의 메데인 근교에서 추락했다.
이로 인해 샤피엔시의 코칭스태프 전원과 22명의 선수단 중 19명이 사망했고, 전체 탑승 인원 77명 중 71명이 세상을 떠나는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다.
사고가 아닌, 인재(人災).
애초부터 예정 비행시간과 연료가 동이 나는 시간이 같아, 비행 자체가 허가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게다가 기장과 부기장 역시 이해할 수 없는 판단을 보였음이 밝혀져, 수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무엇보다, 샤피코엔시는 하부리그를 전전하다 2010년대에 접어들며 강팀으로 도약한 전형적인 신데렐라 클럽이었다.
특히 2016시즌엔 부족한 재정적인 여건과 환경, 그리고 브라질 리그 내에서도 그리 뛰어나지 못한 선수단을 가지고도 대륙대회 결승전에 진출하는 기적을 일궈 냈다.
유럽의 미디어와 축구 관계자는 샤피코엔시를 2015/16 시즌 EPL 우승을 차지한 레스터 시티에 비유하며, 그들이 기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은 없어.’
과연 우리가 신이라는 존재에 기대는 게 옳은가라는 의문만, 내게 더해 줬을 뿐이다.
“힘들어요. 이 자리에 서기까지 너무 힘들었습니다.”
현재 FIFA Fair Play Award를 위해 단상에 오른 건, 샤피코엔시의 결승전 상대였던 클루브 아틀레티코 나시오날의 회장인 Dr. 후안 카를로스 데 라 쿠에스타다.
그는 자신들이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몇 번이나 되물었다며, 자격은 다른 이에게 있다고 말을 했다.
그렇지만 장담하는데, 이곳에 있는 그 누구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비극적인 사건 이후 아틀레티코 나시오날이 어떠한 행동을 했는지를 알게 된다면, 전 세계의 모든 사람이 수긍할 거라고 장담한다.
비극이 벌어진 후, 아틀레티코 나시오날은 남미축구연맹(CONMEBOL)에 기권 의사를 내비치며 샤피코엔시를 우승 팀으로 정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
UEFA로 따지자면 빅이어를 양보하겠다는 것이었기에, 엄청난 용단이 요구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CONMEBOL은 중계권료와 스폰서 계약 그리고 입장수익 등을 이유로 이를 거부하려 했고, 이에 화가 난 Dr. 후안 카를로스 데 라 쿠에스타는 이렇게 반응했다.
만약 CONMEBOL이 결승전을 강행할 경우, 유소년들을 출전시키거나 경기 시작과 동시에 자책골을 200개라도 퍼부어 중계가 무의미해지게 만들겠다고 말이다.
이에 CONEMEBOL은 비난만을 얻은 채 결국 굴복하게 되었고, 이 이야기는 곧바로 세계 전체에 알려졌다.
Beautiful Defeat ? BBC
The Angels ? ESPN
전 세계의 유력 미디어들이 아틀레티코 나시오날의 행보를 칭찬했고, FIFA 역시 거기에 동참하는 의미로 나시오날에 페어플레이상을 준 것이다.
끝까지 미안해하며 겸손을 잃지 않았던 Dr. 후안 카를로스 데 라 쿠에스타에게, 어느 때보다도 큰 박수가 쏟아진다.
나 역시 뮌헨이 십시일반으로 걷은 성금에 동참했었기에, 진심에서 우러나온 박수를 보냈다.
“감동적이네.”
“그러니까요.”
아틀레티코 나시오날의 수상은 내게, 피치를 제외한 모든 곳에서 겸손함을 잊지 말라는 메시지가 되고 있었다.
그렇게 감동이 지나가고.
“이제 다음이야.”
“네.”
현재 화면에서는 THE Best Men`s Coach 부분 최종 후보에 선정된 이들이 나오고 있었다.
레알 마드리드의 지네딘 지단과 나의 스승인 펩 과르디올라가 차례대로 화면에 띄워졌다. 하지만 오늘, 지단은 참석했지만 펩은 아이들의 건강 문제로 참석하지 못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올해 그 자리는 내 것이 아니야.”]펩은 이미 FIFA로부터 이 상을 누가 받게 될지 전해 들었다. 물론 그것 때문에 참석을 안 한 건 아니다. 현재 정말로 아이들이 고열에 시달리고 있다.
나 역시 수시로 연락하며, 펩에게 아이들이 괜찮은지를 물어보는 중이다.
현재 단상 위에는 에바 롱고리아와 농담을 주고받는 디에고 마라도나가 올라와 있다. 무대 경험이 풍부한 사람답게, 수상자를 발표하러 나온 사람 중 가장 여유가 있다.
수상자가 적힌 큐시트를 받은 마라도나가 한쪽으로 걸어가고, 마이크에 앞에 선 그가 이름을 말한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박수가 뜨겁다.
모두가 레스터의 동화를 알고 있다.
2013/14 시즌 챔피언십 우승으로 EPL에 복귀한 레스터는, 단 2년 만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PL 우승을 일궈 냈다.
더는 꿈만 꾸고 싶지 않다며 꿈을 현실로 만들겠다고 밝힌 클라우디오 라니에리는, 1/5000의 확률을 뚫고 레스터 시티를 PL의 정상에 올려놓았다.
그렇기에, 지금 저 자리에 있는 거다.
“Sir?”
“네.”
오늘 두 번째로 자리에서 일어서고, 아영이와 요나스를 자리에 남겨둔 채 FIFA의 스태프를 따라서 다시 무대 뒤쪽으로 이동한다.
그러는 동안 라니에리는 특유의 조크를 보여 주며, 많은 이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걸어가는 동안, 나는 새삼 의문이 들었다.
정말로 저게 대단한 일일까?
그러니까, 나도 물론 레스터 시티의 업적과 클라우디오 라니에리의 역량을 마음 깊이 존경하고 있다.
하지만 1/5000의 확률을 뚫은 PL의 우승이, 감독 커리어 세 번째 트레블을 일궈 낸 펩의 업적보다도 더 대단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냉정하게 말해, 만약 레스터 시티가 유럽대항전을 병행했다면 과연 PL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을까?
물론 이것은 겨울 휴식기가 있는 라 리가와 분데스리가 팀에게도 해당하는 말이겠지만, 나는 그래도 4관왕을 이룩한 펩이 라니에리보다 더 앞선다고 본다.
[“당연한 거야.”] [“당연해요?”] [“그래.”]맨체스터에서 펩과 나눈 대화가 떠오른다.
그때 이미 펩은 결과를 알고 있었다.
나 역시 그렇긴 하지만 말이다.
[“뭐든 처음이 대단해 보이는 법이지. 그게 두 번째나 세 번째가 되어 버리면, 기준이 높은 곳에 맞춰지게 되어 있어. 그래서 아무리 성과를 내도 대단해 보이지 않는 거야.”]펩의 이야기는 마치, 내가 바이에른 뮌헨에서 겪었던 매너리즘을 말하는 것도 같았다.
그 역시, 그걸 알고 있었고 말이다.
[“자네도 그렇지 않나?”] [“…….”]펩은 영광이나 명예를 좇는 사람이 아니다.
만약 그랬다면, 뮌헨을 떠나지 않았을 거다.
아니, 바르셀로나를 떠나지 않았겠지.
그는 항상 새롭고 더 어려운 도전을 원했고, 그것을 위해 더 어려운 환경으로 자신을 데려갔다. 뮌헨은 강팀이긴 했지만, 새로운 리그에서의 도전은 쉽지 않았으니 말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나도.
“여기에서 기다리시면 돼요.”
“네. 고마워요.”
“뭘요. 제가 영광이죠.”
미소를 지어 보인 스태프가 곁을 떠나고, 혼자 남겨지자마자 저 앞쪽에서 큰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
클리우디오 라니에리가 단상을 내려선 것이다.
그리고 이런 내 곁으로, 한 남자가 다가왔다.
“올라.”
“?”
“처음 만나는 거지? 네 플레이는 잘 보고 있어.”
“와-우. 당신이로군요.”
“하하. 그렇게 거창하게 불릴 사람은 아닌데 말이야.”
“그럴 리가요. 당신은 전설이에요!”
“그렇게 말해 주니 고맙네.”
“제 상상 속의 상대가 몇 명 있는데. 아니. 사실 두 명 있는데, 그중 한 사람이 당신이에요.”
“다른 하나는? 아, 알겠다. 리오?”
“네.”
현역 시절에는 볼 수 없었던 덥수룩한 곱슬머리를 자랑하는 사내는, ‘Il Fenomeno(경이로운 존재)’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호나우두다.
“리오도 대단한 녀석이지. 바르셀로나가 그를 얻은 것은 큰 행운이야. 그리고 맨체스터 시티도 그렇고.”
“아직 거기에서 뛰지도 않았는데요.”
“그렇지. 하지만 어쩐지 난 그 미래를 알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아?”
“…….”
호나우두의 말에, 나는 그저 침묵하며 미소를 지었을 뿐이었다. 그러자 그가 얼굴의 드리운 미소를 더욱 짙게 가져가며, 내 어깨를 두드려왔다.
“내 별명이 아깝지 않은 녀석은 너뿐이야.”
“그거 엄청난 영광인데요?”
“하하! 진심이야. 앞으로도 계속 사람들에게 Il Fenomeno라는 별명으로 불려줬으면 해. 그래야 나도 계속해서 기억되지 않겠어? 요즘 어린 애들은 내가 어떤지 모른단 말이야.”
“……네. 이해했어요.”
“그래. 그럼.”
조금 전 호나우두가 내게 건넨 말은, 시상식 전 마라도나를 만났을 때를 떠올리게 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과연 20년 뒤의 나는 어떨까?
20년 뒤에 축구에 푹 빠져든 어린아이들이, 과연 나를 어떠한 사람으로 기억하게 될까? 그리고 그 시대 최고인 이들과 비교하며 어떠한 평가를 매길까?
‘……질 수 없지.’
오늘 나는 그 어떠한 때보다, 미래의 나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말한 새로운 세계란 이런 걸까?
새로운 고민과 새로운 목표가 마구 생기고 있다.
“Sir. 이제 곧 이름을 부를 거예요. 준비되셨나요?”
“네. 물론이죠.”
“좋습니다. 제가 사인을 드릴게요.”
“보고 있을게요.”
“하하. 네.”
또 다른 스태프로 인해 정신을 바짝 차리게 된 나는, 내 이름이 불릴 것을 기다리며 수트를 정돈했다.
그리고 이런 내 귀에, 조금 전 무대로 걸어 나간 호나우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The Winner of The FIFA Puskas Award 2016 is. Kim Da-On.”
“이제 들어가시면 돼요.”
오늘만 두 번째로 나서는 무대다.
객석에 앉은 이들이 뜨거운 박수를 보내어 오고, 난 호나우두에게 걸어가 그의 손에 쥐어진 푸스카스 트로피를 받았다.
2009년 처음으로 상이 만들어진 이래 최초의 아시아 출신 수상자이자, 역대 두 번째로 높은 투표율(70.42%)로 얻어 낸 값진 결과였다.
상을 전달한 호나우두가 내게 이런 말을 해 온다.
“아직 한 번 남았네. 안 그래?”
“하하. 네. 그렇죠.”
생에 첫 푸스카스 수상.
하지만 나의 첫 경험은 아직 하나가 더 남았다.
그리고 나의 첫 FIFA Football Award 참가도, 매년 이곳에 있고 싶다는 새로운 목표를 안겨다 주며 절정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마이크 앞으로 걸어가, 난 소감을 말한다.
“우선, 저와 경쟁했던 이들에게 먼저 박수를 보냅니다. 이번에는 제게 운이 따랐네요.”
이제, 남은 상은 단 두 개뿐이었다.
***
[축구 역사상 최초의 기록!! 발롱도르/푸슈카스/FIFA 올해의 선수를 김다온이 모두 독점했다. – 풋볼베스트일레븐(한국)/2017.01.12.(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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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런 선수가 있을까? – ESPN(미국)/2016.01.17.(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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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OTHER WONDER! DA-ON : INDIVIDUAL TREBLE ? BBC(잉글랜드/2017.01.12.(밤))? 우리는 오늘, 영원히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진 발롱도르/FIFA 올해의 선수/푸슈카스를 한날한시에 거머쥔 축구 선수를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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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tronomical, Uncountable ? Fortune(미국)/2017.01.13.(오후)]? 김다온은 축구를 뛰어넘어 스포츠 역사상 손꼽히는 아이콘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현재 그의 시장 값어치는 천문학적이며, 감히 셀 수 없을 만큼 주가가 폭등하고 있다. 당분간 그를 거머쥐는 곳이, 잭팟을 손에 넣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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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UNDERBAR-!! DA-ON!! WUNDERBAR-!! – 키커(독일)/2017.01.13.(오후)]? FIFA 올해의 선수상을 거머쥔 직후, 다온은 바이에른 뮌헨과 뮌헨의 팬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그들의 지원이 있었기에 현재 위치에 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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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On : Conquer of the Era ? TIME(미국)/2017.01.14.(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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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으로 타임 한국/아시아/유럽판에서 동시에 표지모델이 된 김다온 ? OSEM(한국)/2017.01.14.(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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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온의 수상이 축구 역사에 있어 큰 의미가 되었다고 밝힌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 ? NZZ(스위스)/2017.01.14.(오후)]? 잔니 인판티노, “김다온은 축구계 전체에 있어서 무척 중요한 사람이다. 그로 인해 아시아의 많은 어린 선수들이 자신들의 꿈이 실현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나는 앞으로도 아프리카,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등에서도 다온과 같은 선수가 나와 주기를 바라고 있다. 내가 꿈꾸는 것은 진정한 축구의 세계화이며, 축구로 인해 전 세계가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그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다온은 현재 유일무이(One of a Kind)한 존재기 때문이다.”
***
2017년 1월 14일. 28005 마드리드, 스페인. 파세오 데 라 비르겐 델 푸에르토, 67. 에스타디오 비센테 칼데론.
.전반 09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1 : 0 레알 베티스
&Match-Up`s Best Eleven(AT/상대팀)
&Tactics(AT/상대팀) : 4-4-2/5-3-2
GK ? 미겔 앙헬 모야 / GK ? 안토니오 아단
RB ? 시메 브르살코 / RB ? 크리스티아노 피치니
CB ? 스테판 사비치 / RCB ? 호세 라미레스
CB ? 디에고 고딘 / CB ? 헤르만 페쩰라
LB ? 김다온 / LCB ? 라이언 동크
RAM ? 니코 가이탄 / LB ? 리자 두르미시
CM ? 사울 니게스 / CM ? 다르코 브라사나크
CM ? 가비 / CM ? 조나스 마흐텅
LAM ? 코케 / AM ? 다니 세발로스
ST ? 앙투안 그리즈만 / ST ? 알렉스 알레그리아
ST ? 페르난도 토레스 / ST ? 루벤 카스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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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과 스위스를 오가는 2박 3일의 일정이 피곤할 법도 했건만, 전날 마드리드로 돌아온 김다온은 쌩쌩한 컨디션을 보여 주고 있었다.
지금도 그의 발끝에서 득점이 만들어졌다.
아틀레티코의 감독 디에고 시메오네가 테크니컬 에어리어의 끝에서 열정적으로 손뼉을 치는 이유다.
“바로 그거다!! 잘했다 다온!! 바로 그거야!!”
지난 에이바르와의 원정 경기 이후, 디에고 시메오네는 과거 바이에른 뮌헨과 대한민국 대표팀의 경기를 늦은 시간까지 시청했다.
자신의 철학으로는 100% 활용이 어려운 김다온을 보다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거기에서 얻은 영감 몇 가지를 전날 훈련에서 팀에 설명했는데, 지금은 그것이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중원에서 볼을 점유하며 브르살코의 위치를 높인 후, 오른쪽 측면의 니콜라스 가이탄과 사울 니게스가 하프스페이스를 점하도록 한 후 반대 방향을 보게 했다.
파이브백을 썼으나 중앙의 숫자가 부족했던 레알 베티스는 방향 전환에 취약점을 드러냈고, 반대로 볼이 넘어가는 과정에서 공간을 드러내고야 말았다.
이를 놓치지 않았던 김다온은 드리블로 페널티박스 근처까지 전진한 후, 접어 두는 동작으로 수비수를 떨어트려 놓은 뒤에 반대 방향의 니콜라스 가이탄을 찾아냈다.
왼쪽에서 오른발로 감아 찬 크로스가 정확한 위치를 찾아 이동했고, 거기로 뛰어든 가이탄이 다이렉트로 마무리했다.
“후우~ 시작이 좋아.”
“하하. 기뻐 보이는군.”
“왜 아니겠나. 나답지 않게 타협했어. 당연히 결과를 내야지. 그렇지 않다면, 나를 견딜 수 없을 테니까.”
“원 참.”
“응?”
“자네의 고집을 꺾어 놓다니. 정말 대단한 녀석이야. 그렇지 않은가?”
디에고 시메오네에게 던진 헤르만 부르고스의 농담에는, 약간의 진심 역시도 섞여 있었다.
영원히 축구계를 떠나기 전까지, 디에고 시메오네의 축구는 변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던 게 사실이었다.
“우리에게도 처음이지 않은가.”
“응?”
“과연 전 세계에서 몇이나 되는 남자가 다온, 메시, 호날두와 같은 남자를 지도해 보겠나? 그 대단한 퍼기도 호날두를 중심으로 전술을 재편했던 시기가 있었네. 그리고 현재 레알 마드리드는 호날두를 살리는 전술을 선호하지.”
“그것도 그렇군.”
지금 디에고 시메오네가 한 말엔, 아무리 감독이 노력을 해도 결국 그것을 실현하는 것은 선수라는 의미가 숨어 있었다.
감독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서는, 좋은 선수를 보유하는 것 또한 중요했다.
기적과도 같은 동화를 일궈 낸 레스터 시티 역시도, 제이미 바디(Jamie Vardy)와 리야드 마레즈라는 우수한 선수들을 보유했기에 우승이란 업적을 일궈 낼 수 있었다.
“이건 시작일 뿐일세. 앞으로 이 팀은 더 나아질 거야.”
“그것도 올해뿐 아닌가?”
“…….”
즐거운 표정으로 이야기를 하다 입을 꾹 다무는 시메오네를 보며, 헤르만 부르고스는 괜한 말을 했다는 죄책감을 느꼈다.
씁쓸한 표정이 된 시메오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올해뿐이지, 헤르만. 하지만 그래서 더 간절한 거야.”
“……미안하네.”
“그럴 필요 없네.”
헤르만 부르고스의 무릎을 두드린 디에고 시메오네가 자리에서 일어서고, 다시 테크니컬 에어리어로 걸어간 그는 팔짱을 낀 채 피치를 바라보았다.
선제 실점을 허락한 레알 베티스는 크게 휘청거렸고, 계속해서 아틀레티코에 기회를 허락했다.
파앙-!!
{“!!……. 아-!”}
{“오…….”}
날카로웠던 페르난도 토레스의 슈팅이 골포스트를 아슬아슬하게 빗나가고, 덩달아 안타까워했던 아틀레티코의 팬들은 크게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덩달아, 아틀레티코의 기세도 드높아진다.
“호르헤!!”
한 차례 전개 방법을 바꿔야 한다고 판단한 아틀레티코의 중원이 패스 길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어 가고, 목소리를 높인 김다온이 빠르게 나아가며 볼을 발아래에 둔다.
생각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에 당황한 크리스티아노 피찌니(Christiano Piccini)가 몸을 써서 가로막자, 달려가던 김다온은 그대로 넘어진다.
데굴데굴 구르는 사내의 모습에, 디에고 시메오네와 비센테 칼데론에 모인 팬들이 동시에 함성을 내지른다.
“이봐아-!!!”
{“에—이!!!”}
휘슬을 분 주심이 피찌니에게 다가가 옐로카드를 꺼내 들고, 몇 바퀴 굴러 피치에 넘어졌던 김다온은 그것을 확인한 뒤 토레스의 도움을 받아 몸을 일으켜 세운다.
다행히도, 별문제는 없어 보인다.
‘하여간…….’
자신이 걱정한다는 것을 알고 바로 이쪽을 보며 엄지를 치켜세우는 김다온의 모습에, 기분이 좋아진 디에고 시메오네가 고개를 숙이며 미소를 감춘다.
세계 최고의 선수를 보유하고 그를 지도하며 그가 뛰는 플레이를 본다는 것.
그건 감독으로서.
‘특권과도 같은 거지.’
한 번 경험하면 쉽게 놓아 버릴 수 없는 중독과도 같은 감정을 전해 오고 있었다.
티?잉!!
“이런!!”
디에고 고딘의 헤더가 크로스바를 맞고 튀어 오르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한 디에고 시메오네가 그대로 피치에 무릎을 꿇는다.
평소보다 과장된 액션과 커다란 목소리.
시메오네는 지금.
‘기분이 좋아 보이는군.’
헤르만 부르고스의 생각처럼, 무척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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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결과(La Liga 18R)
아틀레티코 3 : 0 레알 베티스
[골] 니코 가이탄 : 전반 09분(김다온)페르난도 토레스 : 전반 44분(시메 브르살코)
야닉 카라스코 : 후반 36분(니콜라스 가이탄)
김다온 ? 94분 출전(1어시스트/평점 8.2)
MoM ? 니콜라스 가이탄(1골 1어시스트/평점 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