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717)
716화 La union hace la fuerza (9)
이번에도 0:0의 균형은 김다온에 의해 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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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현) – SBS Sports 해설위원
“어어어↗ 어어? 오-!!!”
(배정세) – SBS Sports 아나운서
“0:0의 균형이 깨집니다!! 득점의 주인공은 야닉 카라스코!! 스포르팅 히혼의 수비가 어수선한 틈을 타, 가볍게 밀어 넣으며 오늘 경기 첫 번째 득점을 기록합니다!!”
(정지현)
“네. 후반전 시작 후 20초도 지나지 않았습니다. 김다온이 곧바로 전방으로 찔러 준 패스가 케빈 가메이로의 머리에 맞았고. 아······ 지금은 스포르팅 히혼의 수비가 잠깐 집중력이 망가진 것 같죠? 실수를 놓치지 않은 야닉 카라스코의 손쉬운 득점이 터져 나왔습니다.”
***
.후반 01분
히혼 0 : 1 아틀레티코
확신은 없었지만, 가능성은 보고 있었다.
이건, 시즌 내내 반복되어 온 히혼의 약점이다.
하프 타임.
팀 토크가 끝나고 드레싱 룸에서 다들 모였을 때, 나는 앞장서서 한 가지 의견을 제시했었다.
[“한번 해 보자.”]데드(Dead)볼이 아닌 라이브(Live)볼 상황이었지만, 나의 제안은 일종의 세트플레이인 셈이었다.
킥오프와 동시, 잠깐 볼란치(Volante)로 이동한 내게 패스가 도달하면 그 즉시 곧바로 전방으로 길게 축구공을 보내자고 했다.
단, 여기에는 두 명의 스트라이커와 두 명의 측면미드필드가 사이드를 비워 두고 페널티박스를 향해 곧장 뛰어 들어가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언제나처럼 그리즈만은 내 이야기에 무신경했지만 해 보자는 주변의 반응에 반발이 없었던 걸로 봐서는, 조금이지만 흥미가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결과는 아주 좋았다.
케빈 가메이로의 머리에 스친 축구공이 뒤로 흐른 순간, 눈앞에 있는 공격수가 너무나도 많다는 것에 당황한 페르난도 아모레비에타(Fernando Amorebieta)가 볼을 흘렸다.
급하게 호르헤 메레가 커버에 들어갔으나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던 그리즈만이 절묘하게 진로를 가렸고, 볼을 컨트롤한 카라스코가 멋진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를 해냈다.
의도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거다.
“에—이!!”
“Vamos!! 네가 옳았어!!”
셀레브레이션을 위해 코너플랫으로 달려갔을 때, 미리 모여 있던 이들이 내 쪽을 돌아보며 환하게 미소 지은 이유다.
“흐름을 가져왔어. 알지?”
“응. 다음은 뭔데?”
“응?”
“다음 계획도 있는 것 아니었어?”
“하-! 내가 신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큭큭큭. 뭐, 그 정도로 대단한 건 아니고.”
“Cabron(얼간이). 정신이나 계속 바짝 차리고 있어.”
“큭큭큭큭.”
후반 시작과 동시에 펀치를 얻어맞은 이곳의 사람들은, 전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당연한 일이다.
아직 화장실에서 돌아오지 않은 사람들은 경기장에 입장한 후 전광판을 보고,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라며 주변에 묻거나 스스로에 반문할 것이다.
그 말은 곧, 히혼 역시 당황하고 있을 거란 의미다.
그리고 예상되는 반응은 두 종류다.
펀치에 발끈해서 거칠게 달려들거나, 아니면 얻어맞은 부위가 좋지 않아 휘청거리며 주저앉거나.
개인적으론 기왕이면 후자이길 원했으나 (한국에서만)‘남자의 팀’으로 알려진 히혼답게, 그대로 무너지는 대신 날카로운 반격을 가해 왔다.
실점 후 단 3분 만에, 히혼의 왼쪽 윙어 부리기가 다시 한번 우리의 오른쪽 라인을 무너뜨린 거다.
컷백을 예상한 후안프란이 슬라이딩 태클을 시도해 보지만, 부르기는 볼을 높이 띄워 올리는 것을 택했다.
그리고 그것은 페널티 박스로 뛰어든 세르지오 알바레즈의 앞에 도달한다.
“······.”
헤더를 시도한 라시나 트라오레의 점프가 시선을 가렸지만, 얼떨결에 가져다 댄 알바레즈의 오른발에 맞은 축구공은 오히려 슈팅하기 좋은 위치로 흘렀다.
그리고 그를 놓치지 않은 알바레즈가 슈팅 동작을 가져갔고, 들이마신 숨을 참은 나는 몸을 집어 던졌다.
퍼억-!!
“쿠흡-!”
목덜미 부근에 강한 충격이 느껴지고, 몸이 피치에 떨어진 통증을 느낄 수 없었던 나는 그대로 피치에 드러누웠다.
눈앞이 새까맣게 변한다.
‘아, 눈을 감고 있구나.’
눈을 감고 있어서 시야가 어둡다는 것을 깨닫고 힘겹게 눈꺼풀을 들어 올리자, 그제야 뭔가가 보이기 시작하며 동시에 소리도 들려왔다.
고통에 스터드를 피치와 몇 번 부딪히고 있으니, 멀리에서 달려온 팀 의료진이 눈에 들어왔다.
“괜찮은가?”
“어떨 것 같은데요?”
“하-! 말을 하는 걸 보니, 살 만한가 보군.”
“여기요. 여기 맞았어요.”
“몸을 돌려. 할 수 있겠나?”
“네.”
몸을 돌려 엎드리자, 목뒤에 시원한 감촉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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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 하보드) – Sky Sports La Liga 코멘테이터
“온몸으로 슈팅을 막아 냈습니다.”
(이안 크로커) – Sky Sports La Liga 공동-코멘테이터
“저런 부분이 바로 다온이 다른 선수들과 차별되는 점입니다. 수비수기에 그런 것이겠지만, 단순히 골에 관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몸을 던져 실점을 막아 냅니다. 그런데도 리그 최고의 생산성을 보여 주죠. 자친토 파케티, 프란츠 베켄바워와 비교됩니다만, 개인적으론 다온이 더 낫습니다.”
(가이 하보드)
“이번 시즌도 리그/컵을 통틀어 20골 18어시스트를 기록 중입니다. 올림픽 문제로 초반 리그 경기를 결장했음을 생각하면, 놀라운 기록입니다.”
(이안 크로커)
“라 리가는 일반적으로 공격 재능이 탁월한 선수가 공격포인트를 적립하기 쉬운 리그입니다. 개인적인 능력에 기대는 성향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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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를 받은 후 몸을 일으켜, 의료진과 함께 사이드라인 밖으로 향했다. 하지만 쉴 틈은 없기에, 밖으로 나감과 동시에 손을 들어 올려 주심에게 들여보내 달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매우 흥미로운 이름을 지닌 주심, 곤잘레스 곤잘레스(Gonzalez Gonzalez)가 내 신호에 응했다.
“곤잘레스 곤잘레스라니. 재미있지 않아요?”
“하-!”
농담에 반응하는 부심을 남겨 두고, 얼른 위치를 찾아 움직인 나는 도글라스에게 달라붙었다.
오늘도 히혼은 오른쪽 라인에 두 명의 풀백을 놓아두는 전술을 택했는데, 라시나 트라오레와 모이 고메즈에게 공간을 주기 위한 선택이다.
모이 고메즈가 오른쪽으로 이동하면 그만큼 중앙에 공간이 생기고, 거기로 세르지오 알바레즈가 뛰어들어 공격 숫자를 늘리는 사이 부르기가 왼쪽 진영으로 침투하는 식이다.
조금 전이 이러한 전술적 의도가 잘 드러난 장면이었는데, 몸을 날린 덕분에 실점을 막아 낼 수 있었다.
목뒤가 여전히 뜨끈뜨끈하긴 했지만, 실점 위기와 맞바꾼 것이니만큼 수비수인 내겐 일종의 훈장인 셈이었다.
그리고 이후로도, 위기는 이어졌다.
우당탕 혼전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어째서인지 오른쪽에 있던 부르기가 루즈볼을 붙잡았고, 그가 혼자 있는 것을 확인한 동료들이 손을 들어 올렸다.
‘이런 썅.’
몇 번이나 말을 했듯, 피치 위에서 발을 멈춰야 하는 순간은 휘슬이 불린 다음밖엔 없다.
그렇지 않다면 언제 어떠한 상황에서도 입을 다물고, 눈앞에 있는 볼을 처리해야 한다. 나중에 휘슬이 불리건 어쨌건, 후회하지 않으려면 이렇게 하는 게 옳다.
잘못되었을 수 있는 판단과 발을 멈춤으로써 아낄 수 있는 에너지 때문에 실점 위험을 감수하기엔, 단가(單價)가 영 맞지 않는다.
실제로 이번엔 주심이 휘슬을 불지 않았다.
그리고 난.
“에—-이!!!!”
태클 이후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뛰려는 노력을 멈춘 뤼카와 사비치를 질책했다.
화가 났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오른손 손바닥으로 강하게 이마를 두들겼다.
찰싹-!!
“이 빌어먹을 돼지 새끼들아!! 일단 뛰라고!!”
“······.”
“언제까지 내가 너희가 싼 똥을 닦아 줘야 하는데?! 질리고 부끄럽지도 않아?! VAMOS!! 여기서 실점하게 되면 동점이 된다고!! 다들 집중해!! 이런!!”
겉으로 볼 때 나는 잔뜩 화가 난 사람이겠지만, 속으로는 오래전부터 웃고 있었다.
해방된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목소리를 높여도 된다고 허락을 받은 이후, 피치에 선 모든 순간순간이 즐거워서 참을 수 없었다. 본래부터 나서길 좋아하는 성격이었던 건지, 이러는 게 무척 행복하다.
비로소, 축구를 하는 것 같다.
그럼 그 전엔 뭐였을까?
‘······아무렴 어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이적한 이후, 나는 줄곧 맨체스터 시티 이적과 발롱도르 두 가지만을 생각하고 있었다.
이곳의 사람들과 함께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이야 했었지만, 그것보다는 개인적인 문제에 조금 더 집중했다.
그래서 최근 방황했지만, 비고와의 경기에서 느낀 오기(傲氣)가 나를 원래의 장소로 데려다 놓았다.
매년 여름이 되면 모든 클럽이 새로운 출발선에서 경쟁을 시작하듯, 개인적으로도 1월을 기점으로 새로운 출발선에 서는 것에 익숙해지는 연습이 필요한 것 같다.
조금 더 일찍 깨달았다면 좋았겠지만.
‘뭐.’
앞으로 남은 축구 인생이 더욱 길다고 믿기에, 나는 오늘도 무언가를 배울 수 있었음에 만족한다.
물론.
“에-이!! 여기!!”
배우는 것에서 끝낼 생각은 없다.
난 그 모든 걸 내 것으로 만들 거다.
팡-
오른쪽에서 볼이 돌던 중, 발목의 불편함을 호소한 카라스코와 교체되어 들어온 토마스 파티가 골 에어리어 바깥에서 자유롭게 있던 코케에게 패스를 보냈다.
순간적으로 히혼 진영 왼쪽에 많은 숫자가 몰려 있었고, 코케가 볼을 받았을 때 그곳을 커버할 수 있던 유일한 선수는 미켈 베스가(Mikel Vesga)였다.
그래서 나는 만약 측면을 버려 두고 중앙으로 이동한다면, 코케에게 패스를 받았을 때 자유로운 상황에 놓일 수 있을 거로 판단했다.
파티의 패스를 받으며 몸을 돌린 코케는 자연스럽게 나를 발견한다.
팡-
오른쪽 측면에서 왼쪽으로 부드럽게 볼이 넘어오고, 왼쪽 하프 스페이스보다 메디아푼타에 조금 더 치우친 지점에서 볼을 받아 든 나는 바로 전방을 바라봤다.
곧바로 슈팅을 시도할 수 있는 거리였고, 망설일 이유가 없었던 나는 오른발을 즉시 가져갔다.
퍽-!
오른발에서 떠난 축구공은 커버를 위해 움직인 호르헤 메레의 발에 맞고 안쪽으로 굴절됐다.
그리고 그건 그리즈만의 발 앞에 떨어져, 오늘 경기 두 번째 득점으로 이어졌다.
삑-! 삐?익!!
히혼의 선수들은 굴절되는 시점에 그리즈만이 오프사이드 라인에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부심의 깃발은 내려가 있고 주심 역시 휘슬을 두 번 불어 득점을 선언했다.
분노한 이들이 부심에게 달려가 항의하고, 뿔난 관중들은 야유를 내뱉는다.
하지만 그건 우리와는 무관했다.
골대 옆에서 잔망스러운 춤을 춰 대는 그리즈만과 거기로 뛰어드는 동료들을 보며, 손뼉을 강하게 두드려 기쁨을 표현한 나는 주먹을 불끈 쥔다.
‘좋아쓰.’
속단하기에는 이르지만, 조금씩 경기력이 다시 살아나는 게 느껴진다.
훈련 도중 가벼운 부상을 입은 고딘이 정상적으로 복귀하게 된다면, 어렵기는 하지만 FC 바르셀로나와의 홈 경기 결과를 기대해 봐도 될 것 같았다.
물론, 그 전에.
‘독일이 먼저야.’
나는 독일로 돌아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에서 바이어 04 레버쿠젠을 상대해야 한다.
“에-이!! 클린시트로 가자!! 계속 집중해 보자고!!”
손뼉과 함께 다시금 높인 나의 목소리가, 조용한 에스타디오 엘 몰리논 한쪽에서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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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결과(La Liga 23R)
히혼 0 : 5 아틀레티코
[골] 야닉 카라스코 : 후반 01분(케빈 가메이로)앙투안 그리즈만 : 후반 09분(김다온)
케빈 가메이로 : 후반 35분(앙투안 그리즈만), 후반 36분(토마스 파티), 후반 40분(앙투안 그리즈만)
김다온 ? 96분 출전(1어시스트/평점 8.4)
MoM ? 케빈 가메이로(3골 1어시스트/평점 9.8)
***
[Duo Dinamico(다이나믹 듀오) – 마르카]? 또 하나의 득점을 합작한 김다온과 앙투안 그리즈만은 오늘, 1개의 골과 3개의 어시스트를 합작하며 아틀레티코의 5:0 대승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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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온과의 관계를 밝힌 앙투안 그리즈만 ? 아스]? 앙투안 그리즈만, “우리는 매우 프로페셔널한 관계이며, 함께 지내는 것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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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흥미로워지는 라 리가의 1위 경쟁 ? ESPN]? 아틀레티코가 히혼에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고 있을 때, 레알 마드리드 역시 알바로 모라타와 가레스 베일의 골을 앞세워 에스파뇰에 2:0 승리를 거뒀다.
그리고 FC 바르셀로나 역시, 리오넬 메시의 90분 페널티킥 골로 레가네스를 2:1로 제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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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에도 불구하고, 리오넬 메시는 FC 바르셀로나에서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 OK 디아리오]? 리오넬 메시는 최근 FC 바르셀로나 내부의 사정에 행복하지 않다. FC 바르셀로나는 시즌 후 메시와 재계약을 맺으려 하지만, 메시가 그것을 거부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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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넬 메시는 올 시즌 라 리가 우승과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기록하지 못할 경우, 루이스 엔리케를 내보낼 것을 원하고 있다. – 돈 발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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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넬 메시가 재계약의 조건으로 내건 네 가지 요구사항 ? 디아리오 골]? 최근 3년 중 가장 좋은 컨디션에도 불구, 메시가 FC 바르셀로나 클럽에 느끼는 불만은 상당하다.
리오넬 메시는 재계약의 조건으로 첫째, 루이스 엔리케의 후임을 자신과 상담해서 결정할 것. 둘째, 2017 여름 이적시장의 영입/방출 리스트를 사전에 공유할 것. 셋째, 차후의 선수 영입 계획을 브리핑할 것. 넷째, 중국 슈퍼 리그가 제안한 연봉(3,300만 유로/약 450억 원/주급 기준 평균 8억 6천만 원)을 세후 기준으로 보장할 것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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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월 19일. 엔필드 EN2 9AP, 잉글랜드. 핫스퍼 웨이, 화이트웹스 레인. 토트넘 핫스퍼 풋볼 클럽 트레이닝 그라운드(Tottenham Hotspur Football Club Training Ground. Hotspur Way, Whitewebbs Ln. Enfield EN2 9AP, England).
아직 시즌이 끝나려면 3개월이나 남아 있었지만, 내부적으로 평가한 토트넘 핫스퍼의 2016/17 시즌은 성공보다는 실패에 좀 더 가까웠다.
“좋은 날씨군요.”
“조금씩 따뜻해지고 있죠.”
“네. 아주 좋습니다. 호로로록.”
“······.”
눈앞에서 차를 마시는 남성을 보며, 토트넘의 감독 마우리시오 포체티노는 약간의 혼란을 겪고 있었다.
클럽이 제임스 그래험이라는 스코틀랜드 출신의 귀족에게 인수되었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지금까지 딱히 체감을 할 기회는 없었던 게 사실이었다.
토트넘은 여전히 다니엘 레비라는 희대의 장사꾼이 이끌었고, 클럽은 상당한 제약 속에서 운영되었다.
그건 주로 경제적인 부분이었다.
“내년, Mr. 레비가 물러날 겁니다.”
“저도 물러나는 겁니까?”
“하하. 예상한 반응이로군요.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반대?”
“네. 우리는 당신에게 재계약을 제안할 겁니다. 유럽대항전에 진출한다는 전제하에, 4년이 단단하게 보장되는 아주 훌륭한 계약이죠.”
“······.”
처음 제임스 그래험에게 토트넘이 인수되었다는 기사가 나왔을 때, 호들갑스러운 몇몇 미디어는 이 보수적인 클럽이 체질 개선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정작 이렇다 할 자금 지원은 없었고, 이제 사람들은 제임스 그래험이 단지 명성 때문에 클럽을 보유한 거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지금, 클럽의 운명이 바뀌려고 했다.
“그리고 이걸 받으시죠.”
“······이건 뭐죠?”
“영입 명단입니다. 당신의 허락 없이 먼저 행동해서 사과를 드립니다. 하지만, 저희에게도 이럴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드리는 명단이 마음에 드실 거라고 장담합니다.”
미심쩍은 시선을 거두지 못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가 찝찝한 마음을 품은 채로 제임스 그래험이 건넨 종이를 집어 들었다.
내용을 확인한 포체티노의 표정이 흥미롭게 변한다.
“이 선수들을 몽땅 데려올 겁니까?”
“원한다면요. 하지만 FFP의 규정을 피해 갈 순 없습니다. 물론 그것 때문에 UEFA에 연줄을 만드느라 그간 클럽에 개입할 수 없었긴 합니다만, 그래도 세간의 시선이라는 게 있죠.”
지금 제임스 그래험의 답은, 어째서 이 재벌 귀족이 그간 클럽에 투자하지 않았는지를 말해 주는 것이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역시, FFP가 허울뿐이며 공정하지 않은 불합리한 제재를 만들어 낸다 생각하고 있었다. 규칙이 제대로 작동되었다면 모를까,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아니었다.
지금 제임스 그래험이 한 것처럼, 돈과 권력을 갖춘 개인이 UEFA를 주물러 FFP를 피해갈 수 있었다.
“산체스, 가자니가, 포이스, 오리에, 요렌테. 이들은 오래전부터 토트넘이 눈여겨본 선수들이죠. 그리고 당신도 영입에 긍정적인 걸로 압니다.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네. 저는 거기에 몇몇 이름을 더 보탠 겁니다. 모두 젊고, 다양한 이유로 재능이 발현되지 않았으며, 올바른 지도 아래 얼마든 잠재력이 터질 선수들이죠. 마치, 쏘니처럼 말입니다.”
“······.”
2015/16 시즌 부침을 겪은 손흥민은 잉글랜드 특유의 극성스러운 여론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분데스리가로 돌아가려고 했다.
에이전시가 직접 다니엘 레비 회장에게 의견을 전달해, 볼프스부르크 이적을 앞두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포체티노가 가로막았고, 만족스러운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EPL의 템포에 적응한 손흥민은 점차 자신의 장점을 발휘하려 하고 있었다.
“······베가? 레알 마드리드의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페레스 회장과 함께 골프를 치며 대화를 나눴죠. 베가와 다닐루를 생각보다 저렴한 값에 영입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기존의 영입 명단에 제임스 그래험이 추가한 이름은 총 네 개였다.
레알 마드리드의 제로니모 베가와 다닐루, 맨체스터 시티가 노리는 AS 모나코의 뱅자맹 멘디.
그리고.
“킴?”
“아- 그는 당장 합류하진 않습니다. 스페인이나 독일로 당분간 임대를 보내려고 합니다. 하지만, 내년부터 이곳에서 일할 스카우트의 말에 따르면 유능한 재능이라더군요.”
“······.”
대한민국의 김민재 역시 토트넘 핫스퍼의 영입 후보에 올랐다.
제임스 그래험은 이들 넷을 영입하는 데 1억 유로가 필요할 거로 예상했고, 앞서 언급한 선수들의 이적료에 보태어 총 2억 유로를 여름에 지원할 거라고 약속했다.
“저는 토트넘을 세계 최고로 만들 겁니다.”
“그렇습니까?”
“네. 내년 여름은 그 시작일뿐이죠. 우리는 매년 여름 최고의 선수들을 데려올 것이며, 제 궁극적인 목표는 바로 리오넬 메시입니다.”
“!!!!”
리오넬 메시를 데려온다는 말에, 마우리시오 포체티노는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최근 메시가 FC 바르셀로나에 실망했다는 뉴스가 쏟아지고 있긴 했지만, 정작 공신력이 높은 미디어로부터는 아무런 말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임스 그래험은 자신만만해 보였다.
“저를 믿으시죠. 실패는 한 번이면 충분하니까.”
“네??”
“후후.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저, 조금 씁쓸한 기억일 뿐입니다. 차를 드시죠. 식기 전이 좋습니다. 호로로록-”
클럽하우스 한쪽에 만들어진 고풍스러운 테라스에 앉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는 무슨 일이 벌어지려고 하는지를 끊임없이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도저히 모르겠군.’
영문을 알 수 없었던 포체티노는, 자신에게 주어진 행운이 나쁜 결말로 이어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토트넘 핫스퍼.
그들도 이젠, 거대한 자본을 등에 업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