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723)
722화 El fin de la era
.후반 21분
아틀레티코 1 : 2 바르셀로나
후반전 시작 후 20분, FC 바르셀로나의 최전방에 선 리오넬 메시는 염증(厭症)을 느꼈다.
지난 2년, 클럽은 서서히 추락하고 있었다.
FC 바르셀로나의 상징적인 ‘라 마시아’의 존재 의의가 조금씩 퇴색되기 시작했고, 클럽을 위해 헌신해 온 스태프 중 상당수가 헌신짝처럼 버려졌다.
이에 리오넬 메시는 회장 바르토메우를 찾아가 그런 행동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클럽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말만을 반복해서 들어야만 했다.
그리고 이어진 2016년 여름 이적시장.
메시는 클럽이 잘못되어 간다고 느꼈다.
[“왜 다니의 대체자는 없는 거죠?”]오래전부터 스페인을 떠나길 원했던 다니 아우베스는 메시의 간곡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결국 유벤투스로 떠났다.
2013/14 시즌 비야레알 원정에서 팬이 바나나를 투척한 사건을 비롯해, 경기장 안팎에서 끊임없이 반복되어 온 인종차별과 클럽 내 정치에 질려 버렸기 때문이다.
펩 과르디올라의 뮌헨 부임과 2014/15 시즌 트레블을 기록하기 전, 자신을 향한 클럽 내부의 평가절하 역시도 클럽을 떠나고자 했던 이유였다.
트레블과 메시의 설득으로 2017년까지 계약 연장을 하긴 했지만, 2015/16 시즌이 끝난 직후 메시를 찾은 아우베스는 바르셀로나에서 더는 동기부여를 느끼기 어렵다고 고백했다.
그렇게 메시는 가장 좋은 친구의 행운을 빌어 주었고, 그 즉시 바르토메우에 아우베스의 대체자를 구해 달라 말했다.
하지만, 클럽의 영입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세르지와 알레시가 있네.”] [“네! 하지만 둘은 아직 어려요! 언젠간 좋은 선수가 되겠지만, 당장 우린 더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고요!”] [“얼마든지 그럴 수 있네. 자네가 있지 않은가?”] [“…….”]2016년 여름 새롭게 바르셀로나에 합류한 선수들 중, 리오넬 메시가 원했던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심지어 루이스 엔리케가 원했던 이들도 아니었다.
현장의 요구와는 완전히 단절된 이적시장에, 루이스 엔리케는 좌절했고 메시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그렇게 시작된 2016/17 시즌, 잔뜩 의욕을 높이고 있는 메시를 포함한 MSN이 성적을 내고는 있었으나 클럽의 전력은 어느 때보다 불안정했다.
차비와 아우베스의 대체자를 구하지 못한 것이 결정적 이유였는데, 그건 얼마든지 겪지 않아도 되는 실수였다.
{“오오오오-!!”}
‘또?’
오른쪽 사이드라인 앞에서 이뤄진 김다온의 드리블에 루이스 수아레즈가 볼품없이 엉덩방아를 찧고, 뤼카 디뉴가 막아서려고 해 보지만 무모한 도전이었다.
다시 한번 FC 바르셀로나의 오른쪽 라인을 무너뜨린 김다온으로 인해, 페널티박스 안에는 혼돈이 찾아든다.
어느새 골라인 앞까지 파고든 김다온은 왼발을 사용해 컷백을 보냈다.
파앙-!!
{“우오어어-!”}
{“아…….”}
강력했던 코케의 슈팅을 테어 슈테겐이 놀라운 선방으로 막아 내긴 했지만, 주도권은 온전히 아틀레티코에 있다.
코너킥을 차려 움직이는 김다온이 손을 휘두르며, 팬들에게 더욱 큰 응원을 보내 달라고 요구한다. 그러자 비센테 칼데론은 바로 거기에 응답했다.
{“Vamos campeon / 가자 챔피언들아
Pongan huevos / 오늘 승리를 위해,
que hoy ganamos / 전부를 쏟아붓자
Estoy descontrolado / 난 열광하고 있어”}
현재 관중석에서 울려 퍼지고 있는 노래는 스스로 알레띠를 자처하는 이들이 가장 기세가 올랐을 때 부르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목소리에, FC 바르셀로나는 점점 더 깊은 늪으로 빠져들어 가고 있다.
김다온이 띄워 올린 프리킥이 디에고 고딘의 머리에 닿아 골대를 다시 한번 날카롭게 겨냥하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치우친 탓에 테어 슈테겐의 품에 안기고 만다.
하지만, 노랫소리는 끊이지 않는다.
{“Yo te quiero / 나는 나의 챔피언을
ver campeon! / 지켜보는 것을 사랑해
Jamas, jamas / 절대, 절대.”}
‘……Te dejara esta hinchada, En las buenas en las malas(클럽이 좋을 때든 나쁠 때든, 이 팀의 팬이 되는 것을 후회하지 않을 거야).’
다음 이어지는 노랫말을 머릿속으로 되뇐 리오넬 메시는 지금, 같은 문장을 자신에게 대입해 보고 있었다.
전반전 두 개의 득점을 기록하며 김다온의 앞에서 호언장담했던 말을 지키는 듯했던 메시였지만, 세르지 로베르토의 퇴장이 드러낸 팀의 민낯에 무기력해지는 자신을 느꼈다.
테어 슈테겐이 짧게 패스를 보내며 바르셀로나가 빌드업을 시도하지만, 오른쪽 네이마르에게 볼이 연결되자마자 아틀레티코가 다시 점유율을 되찾아간다.
“…….”
“…….”
그런데도 조용하기만 한 FC 바르셀로나.
지난 10년여 동안 전 세계에서 가장 위대했던 클럽도, 한 시대를 이끌어온 이들에게 불어닥친 세월과 방만(放漫)한 경영이 불러온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었다.
***
어렸을 때부터, 축구가 팀 스포츠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적은 단 한 순간도 없었다.
이러한 믿음은 유럽에서 축구를 하기 시작하며 점점 더 굳어졌고, SL 벤피카와 바이에른 뮌헨을 거쳐 온 지금은 하나의 신념이 되었다.
그 누구도, 혼자 모든 걸 이뤄 내진 못했다.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전설들인 펠레와 디에고 마라도나라고 해도 예외는 아니다.
펠레는 셀레상(Selecao/작자 주 : 선택받은 자, 브라질 대표팀의 애칭) 역사 속 최고의 골키퍼인 지우마르(Gylmar), 카푸 이전 최고의 라이트백으로 꼽힌 카를로스 아우베르투(Carlos Alberto), 떨어지는 프리킥의 창시자이자 역대 최고의 플레이메이커로 꼽히는 디디, 그 대단한 가린샤 등과 함께했다.
외에도 브라질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센터백 중 하나이자 가장 위대했던 주장 힐데랄두 벨리니(Hilderaldo Bellini)와 중원의 핵심이었던 지투(Zito)도 펠레의 동료들이었다.
마라도나 또한, 세르히오 바티스타(Sergio Batista)/다니엘 파사레야(Daniel Passarella)/부루차가(Burruchaga)/오스카르 루헤리(Oscar Ruggeri)와 같은 이들과 함께 1986 FIFA 멕시코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하나같이 뛰어난 선수들이다.
외에도 역대 최고라 평가받는 모든 축구 선수들은 항상 뛰어난 동료들과 함께했다.
반면 스스로 빼어난 기량을 지녔음에도 주변이 받쳐 주지 못한 선수들의 이름 앞엔 ‘아쉬운’ 혹은 ‘비운의’라는 수식어가 어김없이 달라붙었다.
주로,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어려운 국가에서 태어난 훌륭한 실력의 선수들에게 이런 평가가 뒤따랐다.
그렇다면, 과연 스타는 어떻게 탄생하는 걸까?
어떻게 펠레/마라도나/메시/호날두 등은 국가대표와 클럽 등에서 함께한 동료들보다 월등한 평가를 받으며, 다른 이들을 들러리로 만들 수 있었을까?
만약 이 질문을 내게 한다면 정확한 답을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이것 하나 정도는 이야기해 볼 수 있다.
그건 바로, 드라마(Drama).
가장 필요하고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결과를 만들어, 피치 위에 허락된 스포트라이트를 독점하는 횟수가 많은 선수만이 다른 이들을 들러리로 만들 자격이 있다.
삐?익!!
.
(앤디 비숍) – Sky Sports LaLiga 공동-코멘테이터
“오, 끔찍한 실수입니다. 굳이 저곳에서 그리즈만을 밀어 넘어뜨릴 필요는 없었습니다. 지금은 위험 상황도 아니었고, 바르셀로나의 수비도 전부 갖춰져 있었거든요. 결과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만, 제가 바르셀로나의 감독이었다면 크게 질책했을 겁니다.”
(개리 탭하우스) – Sky Sports LaLiga 코멘테이터
“파코 알카세르의 파울입니다. 수비를 굳히기 위해 메시 대신에 투입이 됐었죠.”
.
.
.후반 43분
아틀레티코 1 : 2 바르셀로나
후반 39분 메시는 그라운드를 떠났고, 난 루이스 엔리케의 악수 요청을 거부하며 벤치로 향하는 그를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세르지 로베르토의 퇴장 전까지만 하더라도, 메시는 이 경기의 주인공이 되어 가던 중이었다.
높은 확률로 해트트릭을 기록했을 수 있고, 더 높은 확률로 우리에게 시즌 두 번째 패배를 안겨다 줬을 거로 본다.
‘드라마를 거의 만들 뻔했지.’
물론 메시의 해트트릭은 진부한 소재지만, 워낙 많은 주목이 쏟아지고 있고 배우가 좋으니 큰 성공을 거뒀을 것이다.
그러나 갑자기 (FC 바르셀로나의 입장에서)빌런이 튀어나왔고, 이후 크게 뒤바뀐 전개로 인해 극은 더욱더 흥미진진한 양상으로 흘러나갔다.
하지만 역시일까?
오늘 방영된 2시간짜리 드라마의 결말은 초반에 예측된 대로 흘러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계속해서 바르셀로나의 골문을 두드렸으나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고, 끊임없는 공세로 팀 전력에서 주요한 선수들도 조금씩 지친 기색을 보였기 때문이다.
지금만 해도, 파코 알카세르에게 밀려 피치에 넘어진 그리즈만이 허벅지의 통증을 호소하고 있었다.
쥐도 난 것 같은데, 현재 녀석은 가까운 곳에 드러누워 의료진으로부터 치료를 받는 중이다.
“직접 찰 거지?”
“응. 그럴 거야.”
“그래. 한 방 날려 줘. 그건 진짜, 지금 우리에게 빌어먹게 필요한 것이니까.”
“응.”
고개를 끄덕인 코케가 가슴팍을 두드린 후 그리즈만의 곁으로 향하고, 나는 자리에 가만히 서서 몸통의 정면을 골대에 둔 채 똑바로 앞을 보았다.
슈팅이 가능한 영역에서의 프리킥 기회는 이번이 세 번째였는데, 앞선 둘은 힘이 너무 들어가고 말았다.
“후우~ 세 번은 안 돼.”
매년 프리킥으로 몇 개의 골을 집어넣곤 있지만, 실패하는 횟수가 훨씬 더 많다.
그래서 일주일에 두 번씩 추가로 개인 훈련하는데, 성공률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현재 10% 중반대인 성공률을 20%로 끌어올리게 되면, 시즌당 많게는 서너 골 정도를 더 추가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유럽에서는 프리킥 횟수 대비 골 성공률이 10%가 넘는 선수를 ‘뛰어난 수준’으로, 15%가 넘는 선수를 ‘스페셜리스트’로 규정한다.
그리고 지난 시즌 15%를 넘긴 선수는 나와 AS로마에서 뛰었던 미랄렘 퍄니치밖에 없었다.
킥에 일가견이 있다고 평가받는 하칸 찰한오울루와 안드레아 피를로가 10%대 초반이었고, 메시는 7.2%.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그보다 낮은 5.7%에 불과했다.
“괜찮아?”
“응. 뛸 수 있어.”
“…….”
생각을 이어 가고 있을 때, 뒤쪽에서 그리즈만이 일어섰다.
“……성공시켜.”
“!”
“…….”
습관적으로 고개를 돌려 그리즈만을 보고 있었는데, 눈이 마주친 녀석이 뚱한 얼굴로 잠깐 나를 쳐다보더니 한마디를 툭 내뱉곤 뒤로 돌아섰다.
얼마 만이더라?
아니, 그런 적이 있었던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합류한 이후, 날 선 대화를 뺀 직접적인 대화는 없었던 것도 같다.
“에이, 뭘 보고 있어?”
“어? 어??”
그렇지만 애석하게도, 조금 전 그리즈만이 내게 한 말을 들은 다른 사람은 없었나 보다.
곁으로 온 사울에게 그리즈만이 한 이야기를 듣지 못했냐고 물었지만, 녀석은 또 싫은 소리를 들은 것이냐며 무시하라고 말한 뒤에 믿겠다는 말을 남기곤 곁을 떠났다.
벽이 있는 곳으로 걸어간 그리즈만은 다리를 절뚝이며 자리를 잡았고, 난 녀석을 바라보았으나 그는 내 시선을 기를 쓰고 무시하고 있었다.
저건 또 평소의 그리즈만이다.
‘도대체 뭐야?’
갑작스럽게 한마디를 듣고 나니, 괜히 더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이번에 실패하면 직접 프리킥을 자신이 차겠다고 주장하려는 걸까? 시메오네를 찾아 이런저런 말을 해 온 그리즈만이기에 그럴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녀석을 신뢰할 수 없는 나로선, 생각이 자꾸 좋지 못한 방향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안 될 말이지. 넘겨줄 수 없어.’
여타 다른 프리키커들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직접 프리킥을 향한 욕심이 큰 편이다. 그래서 이 자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배움과 연습을 멈추지 않는 거다.
모처럼 여름에 축구 일정이 없는 올핸, 한국에서 머물 보름 동안 아카데미에서 특별 훈련도 할 생각이다.
아카데미의 공동 대표가 되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는 중인 권준 형과 함께, 무회전을 거는 슈팅을 집중적으로 연마해 보려고 한다.
앞서 강조한 성공률을 높이고자 하기 위함이며, 그럼 높이 떠오르는 슈팅 횟수도 줄어들 걸로 보고 있다.
“…….”
잠깐 고개를 돌려 확인한 전광판의 시곗바늘이 지금 막 멈춰 섰다. 이후 시선은 자연스럽게 사이드라인으로 향했고, 대기심이 추가 시간 4분을 선언하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4분이면 골을 넣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지만, 지금을 가장 좋은 기회로 봐야 한다.
‘성공시켜야 해.’
부담감과 압박이 더해지는 게 직접적으로 체감되고 있었지만, 더한 적도 있었다고 생각하며 골대와 20m 정도 떨어진 이 위치에서 허리를 숙였다.
축구공은 살짝 젖어 있었으나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다.
‘좋았어.’
볼을 자리에 놓아둔 후, 허리를 펴곤 축구공 바로 왼쪽에 왼발을 가져가 보았다.
바로 이 위치가 슈팅 직전에 발을 디딜 곳이었는데, 발바닥으로 몇 차례 두드려 잘 다져 놓은 이후 거리를 재어 가며 천천히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그러는 동안 벽을 세운 주심이 휘슬을 불었고, 난 잠깐 앞을 바라보았다.
‘기대했던 대로는 아니었지.’
작년 9월과 비교하면, 오늘 FC 바르셀로나와의 경기는 어딘지 모르게 조금 심심했다.
세르지 로베르토의 퇴장 때문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가장 결정적인 것은 이 경기를 대하는 나의 태도 때문인 것 같았다.
MSN을 상대하는 건 수비수로서 두근대는 일이지만, 지금의 난 그보다 더 자극적인 MSG를 원하고 있었다.
이를 생각하면 할수록, 그것은 스페인이 아닌 다른 곳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바라던 새로운 도전은 아직 첫발도 내디뎌지지 않았다.
하지만.
“후우~”
나는 여전히 피치 위에 있고, 경기의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면 오직 그것만이 중요해진다.
경쟁하는 것보다.
증명하는 것보다.
축구 선수로서 입고 있는 유니폼과 팬 그리고 동료에게 부끄럽지 않은 경기를 하는 것이야말로, 지금 이 순간 내가 집중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렇기에, 조금도 아쉽지 않다.
이 심심함이 말이다.
‘가자.’
볼을 보낼 장소를 결정한 후, 앞으로 발을 내디디면서 나는 어렸을 때부터 줄곧 꿈꿔 왔던 순간을 상상한다.
피치 위에서 내가 주인공이 되어, 이곳에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를 모두 독점하는 순간을 말이다.
어떠한 이는 상상 속에서 그래미(Grammy)를 들어 올리고 있을 것이고, 어떠한 이는 아카데미 트로피를 손에 쥔 채 어린 시절부터 가다듬어 왔을 소감을 말할 것이다.
하지만 난 그런 것들은 꿈꿔 본 적 없다.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경기장을 찾아 이기형 선수의 대포알과도 같은 슈팅을 지켜본 이후, 나의 꿈은 줄곧 여기 피치 위에 있었다.
퍼억-!!!
“푸우-!”
발등의 감각과 함께 몸이 살짝 위로 떠 오르고, 빠르게 쏘아져 나간 축구공은 벽과 먼 방향으로 움직여 골키퍼가 서 있던 곳과 가까운 쪽 골대 구석 상단을 뒤흔들어 놓았다.
거리가 그리 멀지 않았기에, 벽을 넘기지 말고 곧장 골대를 보자고 판단했던 게 주효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중요한 건.
.
(배정세) – SBS Sports 아나운서
“슈우우우우우우우우웃-!! 고오오올-!!! 골입니다!! 골!! 김다온!! 이번에도 아틀레티코를 패배의 위기에서 구해 낸 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수호신!! 김다온입니다!!”
.
우리가 마침내 오늘 경기를 동점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후반전, 우리는 팀으로서 완벽한 경기를 펼치며 MSN을 완벽히 봉쇄하고 FC 바르셀로나의 수비를 끊임없이 시험에 빠트렸다.
운이 따라 주지 않으면서 비록 이른 시간의 득점으로 이어 가지는 못했지만, 결국은 이렇게 균형을 맞췄다.
승점 3점이 아닌 1점이라는 게 조금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아직 경기 시간이 남았으니 그건 지켜봐야 한다.
{“—-!!!!”}
{“—!!!!!!”}
환호하는 사람들의 앞으로 달려가, 나는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으며 양손을 위로 들어 올렸다.
어느덧, 나는 이 셀레브레이션을 좋아하게 된 것 같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호우 셀레브레이션이 있다면, 지금 이것은 나만의 것이자 내가 이 특별한 득점을 기뻐하는 방법이었다.
.
(개리 탭하우스)
“Fantastic Free Kick Goal by Kim Da-On!! He is a King of Atletico Madrid!”
(앤디 비숍)
“다온과 같은 스페셜리스트가 있는 팀을 상대로, 한 점 앞서고 있는 팀이 박스 부근에서 파울을 범하는 건 매우 실망스러운 플레이일 겁니다. 데드 볼 상황은 수비가 통제할 수 없으니까요. 오직 프리킥을 차는 선수와 골키퍼만이 능동적으로 상황에 관여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정말 훌륭한 프리킥이로군요. 환상적인 선수가 보여 준, 또 하나의 환상적인 득점입니다.”
(개리 탭하우스)
“경기장이 떠나갈 것 같은 환호성이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후반 추가 시간에 나온 다온의 극적인 득점. 이 친구는 정말 극적인 상황을 좋아하는군요! 다온을 상대하는 팀이라면 누구든, 경기가 끝나기 전을 가장 조심해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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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현) – SBS Sports 해설위원
“지금 프리킥 골은 속도가 궁금할 정도입니다. 후반전 몇 차례나 슈퍼 세이브를 보여 준 테어 슈테겐이 볼 근처로 손조차 가져다 대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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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허드슨) – BeIN LaLiga 코멘테이터
“리오넬 메시. 침울해 보입니다. 전반전 두 개의 골을 집어넣으며 좋은 출발을 알렸지만, 결국은 이렇게 되는군요.”
(개리 베일리) – BeIN LaLiga 컬러-코멘테이터
“어쩌면 오늘 이후, 메시와 바르셀로나 사이의 이야기가 더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루이스 엔리케의 거취에 대한 말도 나오겠네요. 그만큼 많은 것들이 걸린 한 판이었습니다. FC 바르셀로나는 반드시 승리를 거뒀어야 합니다.”
***
.경기 결과(La Liga 24R)
아틀레티코 2 : 2 바르셀로나
[골] 앙투안 그리즈만 : 전반 45분(김다온)김다온 : 후반 46분(F.K)
김다온 ? 95분 출전(1골 1어시스트/평점 9.0/M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