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751)
751화 Feliz Noche
카스티야(Castilla).
카탈루냐(Catalunya).
그리고 바스크(Basque).
오랜 기간 스페인 정치의 화두(話頭)로 존재해 온 분리주의를 상징하는 이 지역들은, 스페인 사람들의 정서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에 있어 중요한 부분으로 꼽히고 있다.
각기의 지역은 공용어인 스페인어 외에도 각각의 언어를 따로 보유하고 있으며, 카탈루냐와 바스크 지방의 경우에는 지역적 정체성을 우선시하기도 한다.
그런 이들은 이를 ‘작은 조국(Patria Chica)’라 칭하며, 자신을 스페인이 아닌 카탈루냐 혹은 바스크인으로 소개한다.
이렇게 지역적 성격이 강한 이유는, 스페인이 레콩키스타(Reconquista/재정복)를 통해 이슬람 세력을 축출해 나가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국가라서다.
무어(Moor)인들을 이베리아반도에서 쫓아내기 위한 재정복은 무려 770년 동안 이어졌는데, 중세 스페인의 문화 속에 이슬람의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어쨌든 이러한 관점에서 보았을 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바스크인들이 만든 축구 클럽이다.
제2차 산업혁명 이후 공학(工學)을 배우고자 마드리드로 온 세 명의 바스크인들이, [“매주 축구를 보러 마드리드에서 바스크로 가긴 힘들다.”]는 이유로 곤란해하는 다른 바스크인들을 위해 아예 구단을 만들어 버렸다.
그래서 한때 마드리드(카스티야)의 사람들은 아틀레티코를 마드리드의 클럽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이들 역시 스스로 카스티야의 정체성을 지니는 것을 거부했다.
클럽 창단 당시의 이름이 현재의 ATLETICO가 아닌 영어식 표현인 ATHLETIC이었던 것도, 그들 스스로가 ‘바스크 민족의 팀’이라는 인식을 지녔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는 이런 인식이 많이 흐려지긴 했지만, 여전히 아틀레티코는 분리주의자나 레알 마드리드의 극성 울트라스들에겐 바스크 클럽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또 이는 지금까지, ‘엘 데르비 마드렐리뇨’가 뜨거울 수 있었던 원인이 되어 왔다.
“이번 카드 섹션은 무척 중요합니다!”
“…….”
“…….”
“예행연습이긴 하지만, 그래도 완벽해야 합니다. 무슨 말인지 알죠? 모든 것들이 제자리에 있어야 합니다. 그러니 제발 실수하지 말아 주세요.”
.
.
2017년 5월 6일. 28005 마드리드, 스페인. 파세오 데 라 비르겐 푸에르토, 67. 에스타디오 비센테 칼데론.
.경기 시작 4시간 30분 전
아틀레티코 0 : 0 에이바르
킥오프까지 약 270분을 남겨 둔 지금, 비센테 칼데론의 총괄 관리자인 미겔 레녜로(Miquel Lenero)가 단기로 고용된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지시 사항을 전달한다.
라 리가 우승에 있어 중요한 오늘 경기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상대 에이바르의 선수와 팬들을 위축시키기 위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나흘 뒤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는, 오늘보다 더욱 도발적인 카드 섹션을 선보일 예정이었다.
미겔 레녜로는 그것이 완벽하길 원했고, 그래서 매우 후한 하루 치 임금을 약속하며 경기 준비를 돕는 데에 있어 스페셜리스트로 평가되는 아르바이트생들을 모은 것이다.
카드보드를 놓는 방법과 주의사항을 모두 전달한 미겔 레녜로가, 손뼉을 치며 아르바이트생들을 자리로 보냈다.
잠시 뒤.
“여어-!”
“응?”
매서운 눈길로 관리 감독을 시작한 레녜로의 곁으로, 또 다른 총괄 스태프 중 한 사람인 마르크 카스티예로(Marc Castillero)가 다가왔다.
마르크는 경기장의 음향과 경기 진행에 필요한 각종 통신 장비들을 담당하고 있다.
“그거 들었나?”
“뭘?”
“오늘도 매진이라더군. 듣기론 남은 두 경기도 매진이 예상되나 봐. 헬레나가 즐거운 비명을 지르더군.”
“셋.”
“뭐라고?”
“셋이라고. 코파 델 레이까지 총 세 경기야.”
“아- 그렇군. 이런! 나도 참.”
오늘의 에이바르 경기를 제외, 아틀레티코는 앞으로 총 세 번의 경기를 이곳 에스타디오 비센테 칼데론에서 가지게 된다.
리그의 마지막 경기인 38라운드 아틀레틱 빌바오와의 매치업과 5월 27일에 있을 코파 델 레이 결승전. 그리고 나흘 뒤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이다.
그리고 이것들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각각의 대회에서 비센테 칼데론에서 치르게 되는 마지막 경기들이었다.
“참으로 오랫동안 이곳에서 일했어.”
“…….”
“처음에 여기 왔을 때 나는 24살이었지. 그런데 지금은 딸이 손자를 배고 있네. 그리고 자넨 두 번째 부인을 얻었군.”
“이런! 잘 나가다가 또?”
“큭큭큭. 부러워서 그렇지.”
“흥-!”
카스티예로의 시답잖은 농담에 콧방귀를 뀌긴 했지만, 레녜로 역시 이곳에 많은 애정이 있었다. 무려 18년 동안 아틀레티코의 스태프로 근무를 해 왔다.
그러는 동안 자신의 머리엔 희끗희끗한 털이 돋아나기 시작했고, 회사 동료와 바람나 헤어진 첫 번째 부인과 이혼하고 자신에게 헌신적인 두 번째 부인을 얻게 되었다.
많은 이들에게 그러하듯, 비센테 칼데론은 레녜로의 근무지이자 가장 많은 추억을 쌓은 공간이었다.
“그런데, 마르크.”
“응?”
푸근한 표정으로 비센테 칼데론을 내려다보고 있던 카스티예로가 대답과 함께 손에 들고 있던 보온병 잔을 입가로 가져간다.
거기에 담긴 꿀차는 주로 국화나 캐모마일로 우려낸 것이었는데, 이는 카스티예로의 오랜 습관이었다.
젊은 시절 간염으로 건강이 크게 나빠진 이후, 카스티예로는 술 대신 꿀차를 평생의 친구로 삼기로 했다.
“호로로록-”
따뜻한 차 한 모금으로 속을 데웠을 무렵, 잠시 침묵하던 레녜로가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최근 궁금한 것이 있었다.
“소문을 들었네.”
“흐음- 자네의 입에서 그 말이 나올 때면 좋은 이야기는 거의 없었는데 말이야.”
“안심해. 이번엔 그런 건 아니니까.”
“그래? 그럼, 말해 봐.”
“응. 손자의 이름 말이야.”
“……호로로록-”
조용히 다시 차를 마시는 카스티예로.
그는 이어질 질문을 짐작하고 있었다.
“다오니라고 하던데 그거 진짜인가?”
“호로로록-”
“이런, 세상에나. 아무래도 진짜인가 보군.”
“큭큭큭. 딸아이와 사위 녀석의 고집이 좀 강해야 말이지.”
“사위야 모르지만, 딸? 자네의 핏줄 아닌가?”
“큭큭큭큭큭.”
마르크 카스티예로의 딸인 루시아 몬테(Lucia Monte)는 최근, 내년 2월에 태어날 사내아이의 이름을 다오니(Danoni)로 하겠다며 통보를 해 온 상태였다.
본래 스페인엔 다시아(Dacia/건강한 치아), 다니(Dani/하나님), 다리오(Dario/한결같은)와같은 남자아이를 위한 이름들이 있었고, 카스티예로는 그것이 요즘 세대 방식의 기존의 것에 개성을 부여한 것이라고만 생각을 했다.
그래서 그는 다오니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물었는데, 돌아온 대답은 매우 뜻밖의 것이었다.
[“다온.”] [“……뭐?”] [“왜요? 멋지잖아요. 우리 아이도 그처럼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가 될 거라고요. 아빠도 그분이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말씀하시지 않았어요??”] [“…….”]내년 2월에 태어날 다오니 몬테(Daoni Monte)는, 김다온의 팬인 부모로부터 자연스럽게 아틀레티코와 김다온을 응원하면 성장해 나갈 것이다.
“혹시 아는가? 정말 그렇게 될 수도 있지.”
“하-! 자네의 그 구린 운동신경을 보고도 하는 말인가? 또 자네 사위는 어떻고? 변호사라고 했나?”
“젠장. 고작 2km를 달리는 데 죽으려고 하더군.”
“하핫-! 그것참 좋은 축구 선수가 되겠는데?”
“아무렴 어떤가? 다온의 부모도 운동선수는 아니었잖지 않나. 그들은 평범한 회사원과 가정주부였다고.”
카스티예로 부녀(父女)의 무모한(?) 꿈에 관한 대화가 끝난 후, 두 사람은 다른 주제로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아마도 다른 사람들도 같지 않을까?”
“응?”
“지금 혹은 가까운 미래, 수많은 부모가 다온의 이름을 자신의 자식에게 붙이려고 할 거야. 왜 최근 몇 년 부쩍 리오나 크리스티아노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들이 많아지지 않았나.”
“하긴. 그건 그렇지.”
2010년대 이후, 스페인에는 레오(Leo)/레오나르도(Leonardo)/레오넬(Leonel)과 같은 이름이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그리고 끄리스티안(Christian)/끄리스토페르(Christopher)와 같은 이름 역시도 마찬가지다.
이것들은 전부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이름을 스페인식으로 재해석한 것들이었다.
그리고 머잖은 미래, 김다온을 재해석한 이름들이 수많은 남자아이에게 붙여질 것이다.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를 받아들이는 유럽의 문화란, 바로 이런 것이다.
“진짜 대단한 남자야.”
“……그렇지.”
“1년 만에 여기는 물론이고, 이 도시의 분위기를 바꿔 놨어. 리그에서만 16경기 연속 매진이라니. 레알 마드리드도 그건 못했을걸?”
자연스러운 침묵이 두 사람의 곁에 내려앉았고,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리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가장 오래된 직원들의 귀를 간질였다.
조용한 것을 그리 좋아하는 성격들은 아니었지만, 이들에겐 지금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다.
이별(離別).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았어.”
“그래. 하지만 아직 끝나진 않았네.”
“큭큭. 하긴. 아직 좋은 꿈인지 아니면 나쁜 꿈인지조차 결정되지 않았지.”
바스크인들의 손에 의해 카스티야의 땅에서 만들어진 아틀레티코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마드리드의 주인이 되어 본 적이 없었다.
축구 성적이 나빴던 게 가장 큰 원인일 수도 있겠지만, 냉소적인 이들은 성적이 받쳐 줬어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말하곤 했다.
애초부터 카스티야가 아닌데, 어떻게 감히 이 도시의 주인이 될 수 있겠느냐고 말이다.
그런데, 바이에른 뮌헨을 떠나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깜짝 임대를 떠나온 대한민국의 축구 선수가 이러한 생각들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아틀레티코 역시, 마드리드의 클럽이었다.
특히 아직 주관이 잡히지 않은 10대들 사이에서는, 레알 마드리드보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더욱 응원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었다.
가십을 사랑하는 마드리드 기반의 웹사이트 ‘OK 디아리오’부터, ‘ABC’나 ‘아스’같은 공신력 있는 정론지와 타블로이드에서도 인정한 사실이다.
자라나는 어린 세대에선, 김다온은 확실히 메시나 호날두보다도 인기에서 우위에 있었다.
그리고 이는, 올 시즌 후 김다온을 맨체스터 시티로 떠나보내야 하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겐 엄청난 무게로 다가올 숙제이기도 했다.
‘후우- 기왕이면.’
‘기왕 떠날 거면.’
마지막까지, 행복한 기억을 안겨 주기를.
김다온이 떠난 자리는 분명 허전하게 느껴질 테지만, 그래도 그 마지막이 너무 아프지는 않길 바라는 레녜로와 카스티예로였다.
본격적으로 떠오른 마드리드의 햇살이 구름 사이를 뚫고 비센테 칼데론에 쏟아지기 시작했다.
***
.경기 시작 05분 전
아틀레티코 0 : 0 에이바르
&Match-Up`s Best Eleven(AT/상대팀)
&Tactics(AT/상대팀) : 3-4-2-1/4-4-2(D6)
GK ? 얀 오블락 / GK ? 요엘 로드리게스
RCB ? 호세 히메네스 / RB ? 아나이츠 아르비야
CB ? 디에고 고딘 / CB ? 이반 라미스
LCB ? 뤼카 에르난데스 / CB ? 플로리앙 르죈
RWB ? 사울 니게스 / LB ? 다비드 준카
CM ? 가비 / RAM ? 페드로 레온
CM ? 코케 / DM ? 곤잘로 에스칼란테
LWB ? 김다온 / DM ? 다니 가르시아
AM ? 앙투안 그리즈만 / LAM ? 이누이 타카시
AM ? 니콜라스 가이탄 / ST ? 세르지 엔리히
ST ? 야닉 카라스코 / ST ? 키케 가르시아
.
.
대다수의 유명 클럽이 그렇지만, 여기 아틀레티코도 공식 앤썸(Anthem)이 있다. 제목은 ‘Himno de Atletico de Madrid’로, 적힌 그대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축가다.
오늘도 어김없이, 경기 전 세레모니가 진행된 이후 같은 노래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Atleti, Atleti, Atletico de Madrid…….”}
그리고 동시에, 진행 요원이 목소리를 높였다.
“자~ 입장합니다~!!”
“¡¡Ay Vamos!!, 힘껏 뛰는 거야!!”
손뼉을 두들기며 복도가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질 정도로 목청을 높인 나는, 호응해 주는 동료들과 함께 그라운드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처음 이 의식을 시작했을 땐 상대편에서 불쾌해하는 경우가 꽤 많았지만, 현재는 많이 알려졌기 때문인지 다들 그러려니 하는 분위기였다.
딱딱한 복도를 통과해 푹신한 잔디를 밟은 뒤에도, 여전히 팬들은 우리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Jugando, ganando, peleas como el mejor, porque siempre la aficion, se estremece con pasion(경기를 하고, 승리해, 너는 최고처럼 싸우지. 항상 팬들을 위해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 줘).”}
그리고 그것을 들으며 자리에 선 순간.
“오-!!”
“응?”
“에-이!! 다들 저기를 좀 봐!!”
무언가를 본 사울이 한쪽 골대의 뒤쪽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기 시작했다.
그곳엔.
{“Yo me voy al Manzanares, al estadio Vicente Calderon(나는 만자나레스로 갈 거야, 비센테 칼데론이 있는 곳으로)”}
.
(개리 탭하우스) – Sky Sports LaLiga 코멘테이터
“거대한 카드 섹션입니다. 오늘 비센테 칼데론은 정말 장관이로군요. Estoy orgulloso de ti. 제가 옳게 해석한 것이 맞았다면, 당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뜻일 겁니다. Somos Atleti. 자신들을 아틀레티로 칭하고 있습니다.”
.
홈에서 치러진 모든 경기에서 카드 섹션이 펼쳐지긴 했었지만, 오늘의 것은 뭔가 더 특별해 보였다. 글자들이 훨씬 선명했고, 그 안에 적힌 메시지도 묵직한 맛이 있었다.
팬들은 우리를 자랑스러워했고, 자신들을 알레띠라고 설명한 후에 우리가 마드리드의 주인이라고 주장했다.
리그에서 1위를 차지하고, 나흘 뒤 마드리드 더비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정말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최소한 이곳 마드리드라는 도시에서, 올 시즌 아틀레티코보다 더 높은 단계로 올라간 팀은 없기 때문이다.
“젠장. 어떻게 하지?”
“응?”
“두근대기 시작했어. 당장 뛰고 싶다고.”
“Calmate, Amigo. Calmate.”
“…….”
잔뜩 의욕이 솟아올랐는지, 곁에 있는 야닉이 제자리에서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금 먼 곳으로 시선을 두자, 다른 이들 역시 같은 심정이 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절정으로 치닫기 시작한 이 앤썸과 눈앞에서 끊임없이 바뀌고 있는 카드섹션으로 인한 문구들이 이렇게 만든 것이다.
‘젠장. 이래서야…….’
내가 뜨거워질 틈이 없지 않은가?
그래서 난 유니폼의 목 부분을 입에 물었다.
.
(개리 탭하우스)
“3년 만의 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입니다. 현재 레알 마드리드에 승점 5점이 앞서 있죠. 잘하면 리그 37라운드 경기에서 우승을 확정 지을 수도 있습니다.”
(앤디 비숍) – Sky Sports LaLiga 컬러-코멘테이터
“이 팀의 역사를 잘 아는 분들이라면, 이것이 쉽게 다가오지 않는 기회라는 것을 알고 계실 겁니다. 그리고 기회가 주어졌을 땐, 그걸 꽉 붙잡아야 하죠. 아마도 사람들은 다온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을 겁니다. 현시점, 승리에 가장 가까운 남자죠. 바이에른 뮌헨을 떠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이적한 현재도, 가장 높은 곳에 오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개리 탭하우스)
“말 그대로입니다. 바이에른 뮌헨은 또 다른 마드리드의 클럽인 레알 마드리드에 의해 8강전에서 패배했습니다. 그리고 참으로 묘한 건, 뮌헨을 떠나 임대를 간 두 명의 남자가 속한 클럽이 현재 준결승을 펼치고 있다는 겁니다. 다온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그리고 베르나르두 실바의 AS 모나코가 유벤투스를 상대하고 있죠. 더 놀라운 건, 이들이 각자 1차전에서 승리를 거뒀다는 점입니다.”
.
이틀 전, 나는 유벤투스를 상대로 2:1 승리를 거두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베르나르두와 통화를 하며 시즌 마무리를 제대로 해보자고 말했다.
쿠페 데 프헝스(Coupe de France)와 쿠페 데 라 리게(Coupe de la Ligue)란 두 개의 프랑스 내 컵 대회에서 PSG에 패해 탈락한 AS 모나코지만, 그들 역시 리그와 챔피언스 리그 우승이란 더블을 기록할 기회가 남아 있었다.
그러니 꼭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만나, 서로를 상대로 멋진 경기를 펼치자고 했다.
미래의 일은 모르는 거라지만, 아마도 이번이 우리가 서로를 적으로 상대하는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다면서 말이다.
[“우린 잉글랜드로 갈 거잖아.”] [- 그래, 그건 그렇지.] [“하지만 지금은 마드리드와 모나코에 있어. 스페인, 그리고 프랑스지. 올해가 아니라면, 과연 언제 이 두 나라에서 영웅이 되어보겠어. 안 그래?”] [- 한쪽은 아니라는 건 알지?] [“물론이야. 그런데 그거 알아?”] [- 뭐?] [“다른 녀석이라면 모르지만, 너라면 시상대에 있어도 난 아무렇지 않을 거야. 오히려 축하해 줄걸?”] [- 퍽이나! 네가?]만약에 이 매치업이 성사된다면, 나는 무척 멋진 일이 될 거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니.
‘Vamos, Amigo. 해 보는 거야.’
삐?익!!
경기 시작을 알리는 주심의 휘슬이 울려 퍼지고, 관중들의 큰 함성을 뒤로한 채 난 잠깐 챔피언스리그로 향해 있던 정신을 이 피치 위로 가져온다.
오늘 역시, 난 이곳에서 승리를 거둘 것이다.
퍽-
“윽!”
차징에 밀려 넘어진 페드로 레온을 그대로 지나쳐, 나는 저 앞으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