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755)
755화 Feliz Noche (5)
삑-! 삐?익!!
처음 스페인으로의 임대를 결심했을 때, 내가 가장 기대했던 것은 아무래도 메시와의 만남이었다.
그는 나의 첫 번째 우상이었고, 처음으로 마주한 공포의 대상이었으며, 처음으로 같은 팀에서 뛰어 본 적이 없음에도 친구가 되고 싶었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정작, 아틀레티코에 온 이후 내 축구 인생의 중심 무대로 가까이 다가왔던 것은 레알 마드리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였다.
엘 데르비 마드렐리뇨(El Derby Madrileno).
그러니까, 마드리드 더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를 응원하는 이 도시의 사람들에겐, FC 바르셀로나와의 경기는 강팀 간의 흥미로운 격돌이긴 해도 마드리드 더비처럼 중요한 경기는 아니었다.
그리고 이런 클럽의 문화는 어느새 내게 영향을 미쳐서, 나 역시 어느 순간부터는 메시나 FC 바르셀로나가 아닌 레알 마드리드를 보며 지내게 되었던 것 같다.
실제로, 내가 여태까지 경험했던 마드리드 더비는 어떠한 경기보다도 뜨거웠다.
90분과 그에 더해진 추가 시간 내내 피치 곳곳에서 감정적인 충돌이 일어났고, 상대방을 꺾고자 하는 열망은 이따금 페어플레이 정신에 어긋난 플레이를 불러왔다.
그것은 하나뿐인 마드리드의 왕좌(王座)를 차지하기 위한 축구 전쟁이었으며, 늘 그러했듯 승자가 모든 영광을 가져갔다.
얻는 것이 큰 만큼 잃을 것도 많은 경기.
그래서 그렇게 치열했던 건 아니었을까?
최소한 내가 직접 경험한 마드리드 더비는 단 한 순간도 일방적인 흐름으로 흘러가지 않았었다.
그러니까.
“이야아아아아아-!!!”
“¡¡VAMOS!!”
오늘 경기 전까지는 말이다.
화이트 스트라입스의 ‘Seven Nation Army’의 멜로디가 비센테 칼데론에서 울려 퍼지고, 거기에 맞춰 소리치는 사람들은 박자에 맞춰 손뼉을 두들기고 있다.
.
(개리 탭하우스)
“그리즈마아안-!! 더 달아납니다!! 2:0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양 팀의 간격은 이제 더욱 벌어집니다!! 앙투안 그리즈만의 페널티 킥 득점! 키코 카시야가 방향을 제대로 잡았습니다만, 그리즈만의 슈팅이 조금 더 빨랐습니다!”
.
.
.전반 15분
아틀레티코 2 : 0 레알 마드리드
디에고 고딘의 헤더 득점이 만들어지고 약 4분, 스스로 얻어 낸 페널티 킥을 마무리한 그리즈만이 코너플랫으로 달려가 순수하게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평소에 보여 줬던 경박한 춤사위 대신, 주먹을 휘두르고 목소리를 높이며 사람들을 환호하게 만든 거다.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던 난, 주변으로 시선을 돌려 고개를 숙인 레알 마드리드의 사람들을 바라봤다.
“…….”
“…….”
침묵하고 있는 사내들.
이건 나쁜 신호다.
물론 레알을 상대하는 우리에겐 좋은 현상이긴 하지만, 정상적이라면 최소 한두 명 정도는 목소리를 높여 할 수 있다며 독려를 해 주는 것이 옳았다.
하지만 그것을 해 줄 수 있는 세르히오 라모스가 침묵하자, 레알 마드리드의 누구도 동료를 위해 소리치지 않았다.
다니 카르바할과 케일러 나바스가 부상으로 빠졌다는 점도, 레알 마드리드가 침묵하게 된 또 하나의 이유일 것이다.
‘전의가 꺾였어.’
여전히, 레알 마드리드가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세 골을 넣어야 한다. 종합전적 3:3이 되면, 원정 경기 득점 우선 원칙상 그들이 승리 팀이 된다.
그러나 그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비센테 칼데론에서 세 골을 넣는다는 것도 그렇지만, 우리가 가만히 맞고만 있지는 않을 거기 때문이다.
조금 전 페널티 킥을 얻어 낸 장면도 보면, 공격에 잔뜩 힘을 주던 레알 마드리드가 라인을 무리하게 끌어 올리다가 역습을 허용한 상황에서 나왔다.
3-5-2로 전술이 바뀌면서 볼을 점유하는 축구로 변화 중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우린 유럽에서 가장 날카로운 역습을 할 줄 안다.
삐?익!!
셀레브레이션 이후 경기가 재개되고, 볼을 뒤쪽으로 돌린 레알 마드리드가 다시 라인을 잔뜩 끌어 올린다.
다시 역습을 허락할 수 있다는 것을 뻔히 알고 있을 그들이지만, 현재 처해 있는 상황이 어쩔 수 없이 위험부담을 감수하도록 만들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난, 시메오네가 나를 중앙으로 배치한 이유를 끊임없이 증명하고자 한다.
“밖으로!! 밖으로 몰아!!”
.
(한희준) – SPORTV 해설위원
“오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압박은 굉장히 탁월합니다. 레알 마드리드를 끊임없이 사이드로 몰아가고 있는데, 중앙 지역을 거친 패스가 조금 전부터는 실종 상태입니다.”
(김정명) – SPORTV 아나운서
“마르셀루의 크로스. 하지만 얀 오블락 골키퍼가 가볍게 점프해서 잡아냅니다.”
.
디에고 시메오네가 나를 중앙으로 배치한 이유는 1차전 경기를 통해서 얻은 영감 때문이었다. 그는 내가 피보테로 뛰게 되면, 레알이 측면으로 볼을 몰아 줄 걸로 예상했다.
그리고 내게 주어진 임무 또한, 쓰리백과 미드필드의 수비 방향을 조율하여 레알 마드리드가 계속해서 측면으로 볼을 보내도록 만드는 일이었다.
[“내 의도는 상대를 단순하게 만드는 거다.”]흔히 센터 포워드(CF)로 알려진 포지션이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으로 여겨지던 시절, 감독들은 수비할 때 상대를 측면으로 몰아가는 것을 중시했다.
사이드라인 밖으론 볼을 가져나갈 수 없기에, 공격하는 쪽의 진행 방향이 한정되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술이 발달하면서 측면에도 새로운 의미가 부여되었고, 현대 축구로 와서는 윙(Wing)과 사이드백이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다.
우수한 윙어들은 ‘사이드로 몰게 되면 적은 인원으로 수비할 수 있다’라는 편견을 깨부쉈고, 측면에서 균열을 일으키며 크랙(Crack)이란 이름으로 활동했다.
그래서 그들을 막을 수 있는 뛰어난 풀백이 중요한 위치로 도약했고, 인버티드(Inverted)라는 개념이 보편화되면서는 풀백이 공격까지 해 줘야 하는 상황으로 진행되었다.
윙어들이 중앙으로 침투하며 생겨난 공격 진영의 공간을 점유하여, 크로스를 띄워 올린다거나 연계를 이어 나가는 과거 윙 포지션의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 이스코 시프트란 특수한 전술을 사용 중인 레알 마드리드는 이런 개념이 더욱 극명해졌다.
이스코를 뺀 세 명의 미드필드와 두 명의 공격수 모두 측면에서의 플레이 비중이 부족하다 보니, 사이드백이 높은 위치까지 올라서 주는 게 더욱 중요해진 거다.
지단은 이를 보완하고자, 이스코에게 측면으로의 이동과 연계에 집중하란 지시를 내렸다.
[“이건 오직 너만 할 수 있는 일이야.”] [“그거 두근대는 말이네요.”] [“과장이 아니야. 오직 너만이, 내가 지금부터 말하는 것들을 해낼 수 있어.”]지네딘 지단이 내세운 이스코 시프트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이스코의 탁월한 오프-더-볼로 수비가 압박을 자유자재로 가져갈 수 없도록 만드는 것에 있었다.
측면에서 공격이 전개된다고 가정했을 때, 이스코는 볼 없는 상황 때 항상 수비의 압박 방향과 반대로 뛰어 주며 볼을 가진 선수에 쉽게 다가설 수 없도록 했다.
좌우 풀백이 볼을 빼앗기게 되면 그 순간 바로 측면에 허점을 노출하게 되기에, 압박의 부담을 덜어 주는 일은 이스코 시프트의 전술적 약점을 가려 주는 핵심적인 요소였다.
그것을 해낼 수 있는 이스코나, 선수가 그런 일을 해낼 수 있음을 파악한 지단이나 전부 대단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대로 밀어붙여!!!”
내가 피보테(Pivote)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며 이스코를 항상 경계할 수 있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그의 오프-더-볼 자체가 의미를 잃어버린다.
지금도 이스코는 수비수가 부담을 느낄 만한 장소로 이동해 마르셀루를 향한 압박을 가져갈 수 없도록 만들고자 했지만, 내가 거길 지키자 동료들은 자유로워졌다.
사비치와 가비가 마르셀루를 압박해 볼을 빼앗아 내고, 전방으로 단숨에 연결된 패스는 카라스코에게 도달했다.
역습에 당황한 라파엘 바란이 다리를 걸어 카라스코를 넘어뜨리고, 휘슬을 불며 달려간 주심이 바란에게도 노란색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로써 레알 마드리드의 센터백 두 사람 모두가 경고를 받게 된 것이다.
그것을 확인한 나는 고개를 다시 옆으로 돌려, 마르셀루를 막아 낸 사비치를 향해 손뼉을 두들겼다.
“바로 그거야!”
조금 전 이스코에게 볼이 연결되었다고 해도, 사비치가 측면으로 이동하면서 생긴 공간을 내가 커버 중이었기에 위험 상황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을 거다.
방향을 바꿔 반대편에서 공격을 가져간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탁-!
“?!”
“…….”
지금은 이스코가 드리블을 가져가다가 나의 수비에 가로막혔다. 연계가 어렵게 되자 직접 공격을 시도한 것인데, 이 또한 우리가 바라는 모습이다.
이스코가 아닌 선수가 측면에서 볼을 오래 가지면 가질수록, 이스코의 볼 터치가 길어지면 질수록 우리의 의도대로 움직이는 셈이 된다.
가로챈 볼을 앞쪽으로 가져가며, 나는 다닐루의 뒤쪽에 노출된 공간을 바라봤다.
그리곤 그곳을 향해 달리고 있는 그리즈만의 앞쪽으로 축구공을 길게 굴려 보냈다.
파앙-!!
하프라인 아래에서 출발한 패스에,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는 그대로 문제점을 노출한다.
단숨에 파이널 써드까지 침투한 그리즈만이 축구공을 잡아 두며 박스 안을 바라봤고, 바로 왼발을 휘두른 그가 중앙으로 쇄도 중이던 카라스코에게 크로스를 보냈다.
두 개의 패스와 한 번의 볼 터치.
그리고.
툭-
“!!!”
“?!”
발끝만을 가져다 댄 간결한 슈팅.
이스코에게서 볼을 빼앗은 후 불과 10초 남짓한 시간 만에, 우리는 레알 마드리드의 그물을 다시 한번 뒤흔들었다.
“이거지-!! 바로 이거야!!!!”
테크니컬 에어리어에 서 있던 시메오네가 뒤로 돌아서며 격렬한 감정 표현을 보여 주고, 어깨동무하며 나란히 달린 그리즈만과 카라스코는 코너 플랫의 앞에서 셀레브레이션을 시작했다.
그것을 보며 잔뜩 미소 짓고 있었던 난, 고개를 들어 전광판의 시계를 쳐다봤다.
“…….”
19분.
우리가 레알 마드리드를 완전히 격침(擊沈)시키는 데까지 걸린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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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리 탭하우스)
“19분!! 단 19분 만에 경기는 3:0이 됩니다!! 과연 누가 이런 상황을 예상했을까요? 환상적입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정말이지 압도적인 경기 내용입니다!”
(앤디 비숍)
“레알 마드리드와 그 팬들에게 이번 시즌은 기억에서 완전히 지워 버리고 싶은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 경기는 남아 있습니다만, 그들이 현 상황을 뒤집는 그림은 잘 그려지지 않습니다.”
(개리 탭하우스)
“침통한 표정의 플로렌티노 페레스입니다. 이렇게 되면 지네딘 지단의 거취도 우려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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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준)
“어떠한 상황에서도 지단 감독의 해임은 없을 거라고 말한 플로렌티노 페레스이긴 합니다만, 이대로 경기가 끝나게 되면 성난 팬들을 진정시킬 방법도 생각해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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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로 페스코스) – 스페인 BeIN Sports 해설위원
“지금까지 10년 넘게 해설해 오고 있습니다만, 이 정도로 심각한 차이는 본 적이 없습니다. 라 리가를 오랫동안 지켜봐 온 사람으로서, 무척 충격적입니다.”
(에네코 산도발) – 스페인 BeIN Sports 코멘테이터
“비센테 칼데론은 완전히 축제 분위기입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진출 티켓을 거의 획득한 것처럼 보이는군요. 종합점수 4:0. 이 점수를 뒤집는다는 건, 신의 장난이 아닌 이상은 불가능해 보입니다.”
***
.경기 결과(UCL Semi-Final 2nd Leg)
아틀레티코 3 : 1 레알 마드리드
[골] 디에고 고딘 : 전반 11분(코케)앙투안 그리즈만 : 전반 15분(P.K)
야닉 카라스코 : 전반 19분(앙투안 그리즈만)
김다온 ? 96분 출전(평점 8.0)
MoM ? 앙투안 그리즈만(1골 1어시스트/평점 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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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는 여러 가지 얼굴이 존재하고, 오늘은 그중 가장 잔인한 모습이 레알 마드리드를 쳐다본 하루였다. 경기가 끝난 순간, 피치에 드러누운 그들의 얼굴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결승으로 간다!! 우리가 결승으로 간다고!!!”
“마드리드는 이제 우리 거야!!!”
환호하는 동료들을 지나쳐, 나는 주저앉은 채 고개를 떨구고 있는 한 남자에게로 다가섰다.
토니 크로스.
내 좋은 친구의 앞이다.
“유감이야.”
“…….”
“올 시즌은 우리가 운이 좋았어.”
“하하.”
힘없이 웃은 토니에게 손을 뻗어 일으켜 세운 후, 나는 그와 포옹을 나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우리가 운이 좋았어.”
“운이라. 그것참 할 말 없는 말인데?”
“좋은 경기였어, 토니. 넌 진짜 잘했다고.”
“후우- 유니폼이나 바꿀까?”
“그래. 그렇게 하자.”
곧바로 벗은 유니폼을 토니에게 건넨 후, 나는 그에게 받은 것을 어깨에 걸쳤다. 그리곤 시합 중에는 나눌 수 없었던 이야기를 몇 마디 더 이어 간 뒤에 인사를 건넸다.
나중에 연락하자는 말과 함께 서로에게서 돌아서고,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한 나는 두 손을 높이 들어 올렸다.
이는 여전히 경기장을 떠나지 않는 팬들을 위한 것이었는데, 전광판 화면에 내 모습이 잡힌 것인지 갑자기 경기장의 데시벨이 크게 높아졌다.
그래서 난 미소를 지었고, 이후에는 다가오는 이들 한 명 한 명과 인사를 나눴다.
“이렇게 된 거, 우승해 버리라고.”
“그럴 거야.”
“그래. 그래야 우리가 조금 덜 우스워지잖아?”
“좋은 경기였어, Amigo.”
“너희에겐 그랬겠지.”
가슴을 툭툭 두들긴 카세미루가 떠나간 뒤엔, 교체로 투입되었던 아센시오가 다가와 축하를 건네왔다.
“올해 발롱도르도 네 것이겠는데?”
“그 말 하긴 너무 이르다고.”
“하하하.”
그렇게 아센시오까지 떠나보낸 뒤엔, 레알 마드리드의 감독 지단을 만나게 되었다.
그는 손을 뻗어 나를 안아 왔다.
“자네의 시대로군.”
“과찬이세요.”
“과찬? 오히려 이 표현도 부족한 것 같은데, 겸손인가? 그것도 나쁠 건 없군. 앞으론 EPL이 강력해지겠어. 그리고 이건 개인적인 부탁인데.”
“??”
“계속해서 정진하게나. 자네는 겨우 23살이야. 앞으로 10년을 자네의 시대로 만들어 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군.”
“하하. 고맙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해요.”
“별말을. 멋진 경기였네.”
“네.”
오늘 처음으로 대화 몇 마디를 나눠 본 게 전부이긴 했지만, 지단은 정말 멋진 분인 것 같았다.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품위와 같은 것이 느껴졌다.
그렇게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이 지나간 후, 경기장을 빠져나가려고 했을 때 클럽 스태프 한 사람이 곁으로 다가왔다.
미디어 담당자인 이케르 소리아노(Iker Soriano)로, 경기 후 인터뷰에 관해 할 말이 있는 것 같았다.
따로 인터뷰 대상이 되었다거나, 아니면 믹스드존에서의 주의 사항 등을 전달하려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네?”
이케르 소리아노는 조금 특별한 이야기를 전해왔다.
그는 내가.
“아- 아-”
{“–!!!”}
“잘 들리시나요??”
{“예에에-!!!”}
{“다온-!!”}
{“미치도록 사랑한다 이 개자식아!!!”}
“하하하. 그 표현 마음에 드네요.”
{“–!!!!”}
이케르 소리아노는 경기장 내 스피커와 연결된 마이크를 통해, 비센테 칼데론의 팬들에게 한마디를 해 줬으면 한다고 말을 해 왔다.
스페인 라 리가의 클럽들은 시즌 마지막 홈 경기가 끝난 뒤 종종 이런 식으로 팬들에게 감사를 전하곤 했는데, 오늘 그것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더구나 우리의 홈 경기는 아직 남아 있었고, 그리고 누군가 이걸 한다면 그건 가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이 자리가 무척 영광스러웠고, 또 팬들에게 이런 말을 할 수 있게 되어서 무척이나 기뻤다.
“음…… 우선.”
{“…….”}
뜸을 들이려던 것은 아니었는데, 놀랍도록 조용하게 변한 경기장을 보고 있으니 계속해서 이것을 즐기고 싶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건 팬들을 향한 예의가 아닐 것이다.
그래서 난 미소를 지은 채, 바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우선 첫 마디는.
“Feliz Noche.”
{“!!”}
승리로 수놓은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이 펼쳐진 밤을 팬들과 함께 즐기는 것이었다.
“오늘은 진짜 멋진 밤이네요.”
{“예에에에에에에에에-!!!!”}
열광하는 팬들의 앞에서 나는 환하게 미소를 지어 보였고, 그들이 부르기 시작한 승리의 찬가(讚歌)를 들으며 마이크를 이케르 소리아노에게 건네주었다.
그 역시 미소를 지은 채,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멋진 마이크웍이었어.”
“하하. 멋진 팬들이니까요.”
“그라시아스. 진짜 고마워.”
“네. 나중에 또 봐요.”
등 뒤로 들려오는 사람들의 노랫소리는 영원히 계속될 것만 같다.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단일 시즌 네 차례의 승리를 거둔 데에서 온 기쁨과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올랐다는 자랑스러움이 목소리를 통해서 잘 전달되고 있다.
마치 클럽에 온 것처럼 쿵쿵 울려대는 복도를 걸으며, 나는 아직 이 축제가 끝이 아님을 생각했다.
그리고.
‘이제 다시 네 차례야.’
지금쯤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이 경기를 지켜보았을 내 친구에게 바통을 다시 넘겼다.
***
.2017.05.11. 경기 결과(UCL Semi-Final 2nd Leg)
유벤투스 1 : 1 AS 모나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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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스리그 결승전 확정 ? UEFA 홈페이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VS AS 모나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