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76)
75화
·2012.02.05. 경기결과(Taca da Liga)
SL 벤피카 3 : 0 CS 마리티무
[골] 넬송 올리베이라 : 전반 13분(하비에르 사비올라)호드리구 : 후반 27(니코 가이탄), 35분(니코 가이탄)
김다온 : 90분 출전(평점 7.4 ? 팀 내 공동 5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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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1. 경기결과(Liga Zon Sagres 18R)
SL 벤피카 4 : 1 CD 나시오날
[골] 에제키엘 가라이 : 전반 9분(파블로 아이마르)오스카 카르도소 : 후반 21분(니코 가이탄)
호드리구 : 후반 29분(놀리토), 후반 36분(놀리토)
김다온 : 45분 출전(평점 6.6 ? 팀 내 최하위)
***
2012년 2월 13일. 세이샬, 포르투갈. 벤피카 캠퍼스 ? 스포르트 리스보아 벤피카 인턴십 및 교육센터. 제1 연습구장.
최근 두 경기, 나는 CD 산타 클라라전과 마찬가지로 오른쪽 풀백으로 선발출전 해 경기를 치렀다.
일주일 전에 있었던 CS 마리티무와의 컵 대회는 그럭저럭했지만, 어제는 또다시 실수를 범해 실점의 빌미가 되고야 말았다.
곰곰이 생각을 해보면, 내가 출전했던 시합에서 실점의 원인은 항상 나였던 것 같다.
이러한 생각 때문에 시무룩했던 나.
그런 나를 누군가가 불렀다.
“Vamos! Vamos!!”
놀랍게도. 그 누군가는 막시 페헤이라다.
이건 또 무슨 일이야?
“왜 그렇게 굼떠?”
“네? 아, 그게. 그러니까.”
“됐어. 너 지금부터 나랑 같이 어디 좀 가자.”
“응?”
“Vamos La!! 이런!”
재촉하는 듯한 막시의 손짓에, 나는 얼떨결에 그를 뒤따르게 되었다.
팀에서 ‘작은 막시’라는 별명으로 불리곤 있지만, 정작 ‘큰 막시’와는 거의 대화를 나눠보지 못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 지내는 모습만 보면, 아이마르처럼 딱히 조용한 스타일도 아닌 것 같은데 말이다.
따지고 보면 내가 ‘작은 막시’라는 별명을 얻게 된 것도, 이 남자처럼 말 많고 활발한 이미지를 주어서다.
그런데 정작 막시는 나를 외면하는 일이 잦았다.
혹시, 내가 싫은 건 아닐까?
그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그건 싫은데.
의아해하는 나를 이끌고 막시가 향한 곳은, 제1 연습장에서 조금 떨어진 다른 연습용 그라운드다.
“여기에서 잠깐 기다려. 알겠지?”
“Sim.”
“좋아. 그럼.”
“······.”
5일과 11일 내가 선발로 출전했던 이유는 어디까지나, 팀이 15일에 있을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와의 챔피언스 리그 16강전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감독님은 챔피언스 리그에서 뛸 수 없는 나를 포르투갈 내 경기에 출진시켜왔다.
이를 두고 한국 포털사이트에서는 내가 막시와의 경쟁에서 이겼다는 식으로 말했는데, 그건 사실과 정말 거리가 멀다.
막시는 나보다, 훨씬 더 좋은 풀백이다.
그것도, 몇 배는 더.
[휴우- 아. 자존감 떨어지네, 진짜.]그제와 어제 종일, 나시오날과의 경기에서 저지른 실책이 머릿속에서 떠나려고 하지 않았다.
본래는 이렇게까지 실수에 예민하게 굴지 않았던 것 같은데, 비슷한 실수들이 연달아 일어나서 그러는지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는 일이 무척이나 힘이 들게 느껴졌다.
특히나 지난 경기에서는 막시와 경기력 비교가 너무 직접적으로 드러났다.
후반전에 나와 교체되어 투입된 막시는 특유의 안정감 넘치는 플레이로 팀 분위기를 완벽하게 바꾸었다.
막시는 내가 가지지 못한 부분들을 대부분 가진 풀백이다.
양발을 능숙하게 쓸 줄도 알고, 상대의 크로스도 거의 허용하지 않으며, 반대로 자신은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린다.
무엇보다 안정감이 뛰어났는데, 활발한 오버랩을 시도하면서도 수비상황에서는 항상 신기할 정도로 제자리에 있었다.
공격을 진행하다 볼을 빼앗기면 헐레벌떡 되돌아오곤 했던 내 모습과 비교하면, 전혀 다른 세상에서 축구 하는 것만 같았다.
어째서 포르투갈 내 최고의 오른쪽 풀백으로 손꼽히는지, 직접 플레이를 눈으로 보고서야 깨닫고 있는 요즘이다.
“이봐, 꼬마!! 여기야!!”
“응?”
다시 막시의 목소리가 들려와 고개를 돌리자, 그가 무언가를 낑낑거리면서 들고 오는 모습이 보였다.
난 곧장 달려나가 막시의 짐을 덜어주었고, 한결 편안한 표정을 짓던 그는 그라운드로 가자면서 다시 나를 이끌었다.
그런데, 이것들 전부.
“훈련 도구?”
“그래. 훈련 도구야. 지금부터, 내가 어렸을 때부터 하던 훈련방법들을 조금 알려줄게.”
“Que??”
“하아-. 날 봐. 보고. 그냥 배워. 알겠어?”
“······Sim.”
보고 그냥 배우라고 했으니, 일단은 그렇게 해보려고 한다.
이것이 훈련이라는 거야 쉽게 알 수 있고, 무엇보다 지금의 나는 도움이 필요했다.
팀이야 뭐, 늘 똑같았으니까.
덴마크에서 뛰며 알게 된 것인데, 유럽은 프로선수 개개인을 아마추어처럼 가르치려고 들지 않는다.
따라서 개인이 경기력에서 겪고 있는 문제나 고민은, 일단 그들 스스로가 해결해야 할 문제로 본다.
그리고 그건, 이곳 포르투갈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대체, 뭘 알려주려는 걸까?
능숙한 모습으로 장비들을 그라운드 곳곳에 내려두기 시작한 막시 페헤이라가 잠시 뒤 내 앞에 섰다.
“잘 들어. 천천히 말할게.”
“네.”
막시는 내가 실수를 하는 원인을 몸의 방향전환에서 찾았다.
반대 발을 쓰거나 혹은 양발을 자유자재로 쓰는 선수들이 많은 포르투갈 리그의 특성상, 민첩하게 방향전환을 할 수 있는 능력은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라면서 말이다.
“그래서 내가 이런 도구들을 가져온 거야. 우선은 하는 방법을 보여줄게.”
“네.”
“좋아. 그럼, 잘 봐둬.”
“······.”
난 진지한 막시의 모습을 보며, 집중하기 위해 노력했다.
현재 바닥에 펼쳐진 도구들은 본래, 컨디셔닝 훈련을 할 때 사용하던 것들이다.
사다리와 폴, 디스크 콘과 같은 것들 말이다.
하지만 사용방법은 지금까지 배워온 것과 조금 달랐다.
금방 내게 막시가 했었던 말처럼, 그가 보여주고 있는 훈련방법은 언제 어떠한 상황에서도 능숙하게 방향전환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저런 도구들을 가지고, 이런 식으로 훈련을 한다는 건 생각도 못 해 본 일이다.
“후우-! 자, 봤지? 내가 옆에서 봐줄 테니까. 너도 똑같이 해봐. 틀려도 괜찮아. 이해했어?”
“네. 이해했어요.”
“좋아. 그럼? IR!!”
***
김다온과 막시 페헤이라가 훈련에 한창 집중하고 있을 무렵, 인근 높은 곳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는 두 사람이 있었다.
“막시가 드디어 경계를 풀었군.”
“1,700만 유로 아닌가. 처음엔 경쟁자라고 판단했을 거야. 하지만 보면서 깨달았겠지. 자신이 틀렸다는 걸.”
“그렇지만, 어지간히도 귀여움을 받는군.”
“매력 있지 않나, 에두. 정말 좋은 성격을 지녔어.”
“벌써 반해버리기라도 했나?”
“그럴 리가. 좀 걷겠나?”
“그러지.”
본인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현재 김다온이 겪고 있는 문제들은 당연히 거쳐 가야만 하는 통과의례였다.
덴마크와 포르투갈의 축구는 아예 다른 종목이라고 봐도 무방할 만큼, 많은 면에서 차이를 보인다.
만약 김다온이 이런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다면, 두 사람은 기쁘기야 하겠지만 오히려 더 불안해했을지도 몰랐다.
하나하나 거쳐 가며 빅클럽으로 진출한 경우가 아닌 이상, 합류 초기에 혼란과 실수를 범하는 건 선수가 제대로 나아간다는 증거였으니까 말이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더군.”
“꼬맹이의 플레이 말인가?”
“그래. 최소한 TV로 볼 땐 그랬어. 아무래도 뭐든 특정한 부분이 크게 두드러져 보이는 법이니까. 어제만 해도 보게나. 혼자서 달리기로 네 명을 뚫어냈어.”
“큭큭큭. 그래, 맞아. 보기 좋은 장면이었지.”
“그런데 이후 1분 만에, 멍청한 실수를 하더군.”
“큭큭. 그것도 맞지.”
김다온의 이런 경기내용 때문에, 주위에서도 다들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어떠한 언론은 그가 월드클래스 재능을 타고났다고 했고, 어떠한 언론은 SL 벤피카가 최악의 실수를 한 것일지도 모른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런데 말일세, 조르제.”
“말해봐. 뭔지 알 것 같지만.”
“녀석을 차라리 계속 오른쪽에서만 뛰게 하는 편이 낫지 않나? 난 녀석이 혼란을 겪는 것처럼 보여.”
“혼란? 평범한 녀석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지.”
“뭐라고?”
조르제 제수스는 여전히 매일 김다온과 면담을 진행했고, 오늘도 연습 전에 따로 30분 정도 만나 다양한 것들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었다.
그래서 이것은 이제, 제수스의 머릿속에서만 가지고 있는 생각이 아니었다.
“이보게, 에두. 믿기 어렵겠지만, 녀석은 왼쪽에서 뛰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지 않아. 오히려 뭐라고 말했냐면, 방향을 잡는 건 분명 어렵지만 그건 오른쪽도 마찬가지라고 하더군.”
“······그래서?”
“이런!! 내가 잠시 실수했군!! 에두 크루즈가 천하에 둘도 없는 멍청이라는 것을 깜빡했지 뭔가?”
“너무 많이 들어서 이젠 화도 나지 않아. 그래서, 뭔가?”
“하아- 재미없군.”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제수스가 잠깐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바라봤다.
“조르제?”
“저 구름을 보게나. 어느 장소에서 보건, 내가 보고 있는 구름은 항상 저런 모양이지.”
“뭐?”
“녀석은 자신이 실수하는 이유의 가장 핵심적인 이유를 알고 있어. 녀석이 겪는 문제가 꼭 오른쪽에서 뛰기 때문에 벌어지는 건 아니라는 거지. 내가 장담하는데, 에두. 몇 달 만 더 기다려 보게나.”
“어차피 기다리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게 없어.”
“내 말은 그게 아니야.”
“??”
많은 이야기를 생략하고, 실제 결과물로 말하길 즐겼던 제수스는 에두의 어깨를 두드리며 걸음만 재촉할 뿐이었다.
그런 제수스를 보며 허탈해하던 에두였지만, 바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없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저 언제나처럼, 제수스를 믿을 뿐이다.
“뭐, 아무래도 좋아. 유럽대항전에서 우승하면, 설사 저 녀석의 영입이 실패되더라도 보드 진에서 그냥 넘어가겠지.”
“큭큭큭. 그게 아니면 우리 둘 다 잘리겠지.”
“그런 끔찍한 소리를 잘도 하는군.”
“암. 그렇고말고. 나야 뭐 직업을 구하기 쉽지 않나? 큭큭큭. ”
사무실로 돌아가 커피를 마시기로 한 두 사람.
제수스는 시야에서 김다온과 막시 페헤이라가 완전히 사라지기 전, 뒤를 돌아보며 흐뭇한 미소를 피워 올렸다.
‘넌 그날 의문을 가졌어. 뭔가 바뀌었다는 것을 알았고, 그 전에 충분히 생각하며 뛰었다는 거지. 그건 정말 중요한 재능이다, 꼬마. 네가 그걸 알려면, 아직 한참 남았겠지만 말이야.’
CD 산타 클라라와의 경기에서 용병술을 통해 흐름을 바꿨던 조르제 제수스.
그는 그 날 SL 벤피카의 경기력이 눈에 띄게 바뀐 이유를 김다온이 깨닫는다면, 그때는 더 포르투갈 무대에 남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았다.
왜냐하면, 그건 SL 벤피카보다 더 높은 수준에서 뛸 준비가 되었다는 신호와도 같은 것일 테니까 말이다.
“뭐하나?! 늙어서 더 다리가 움직이지 않아?”
“자네의 그 튀어나온 배보다는 낫지! 지금 가네!”
“허-! 한 마디도 지지 않는군.”
정점에서 조금씩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한 태양이, 이곳에 있는 네 남자를 비추고 있었다.
***
2012년 2월 14일. 리스본, 포르투갈. 알라메다 다스 코무니다데스 포르투귀사스. 리스본 포르텔라 국제공항.
#오전 08 : 26
[잠깐만요!! 잠깐만 지나갈게요~!! 지나가욧-!!]“으왓-!! 응? 지금 건 뭐야?”
“뭐긴 뭐야. 작은 막시랑 큰 막시지.”
“뭐??”
“어제부터 좀 봐. 저 녀석. 완전 집사가 따로 없다니까?”
“······.”
지금부터, 우리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떠난다.
10시간이 넘는 긴 비행길이 될 것이기에, 이렇게 아침 일찍이 모여 전용기에 탑승했다.
그리고 말했듯, 난 오늘 경기에서 뛸 수 없다.
같은 시즌에는 유니폼을 달리하여 유럽대항전에 출전할 수 없다는 조항 때문인데, 하지만 나는 훈련파트너 자격으로 팀과 동행해 이동하게 된 상태다.
[혹시 안 불편해요?]“뭐?”
“목이요, 목. 괜찮냐고요.”
“아- 오케이. 좋아.”
“멋지네요!!”
“······이봐, 꼬마.”
“아! 그렇지, 참. 여기 사탕 좀 줄까요? 한국에서 사 온 사탕들이 조금 있는데.”
“이봐!! 꼬마!!”
“네??”
“난 괜찮아. 그냥 나를 좀 쉬게 해주겠어?”
“아, 네!! 물론이에요!”
막시에게 이것저것을 챙겨주고 싶었지만, 일단 목베개에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통로 반대편으로 기울였던 몸을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자, 오른편에서 손을 뻗고 있는 아이마르의 모습이 보였다.
이건 또 대체 무슨 의미?
“뭐야-! 나는! 난 사탕 안 줘?”
“아-! 여기요.”
“······하-! 어이가 없네, 진짜.”
“Que??”
“배신자!! 알아들었어??”
“배신자?? 내가?? 왜요??”
“하아- 말을 말자. 응? 아무튼, 사탕 두 개 가져갈게.”
“Sim!”
심통이 난 것 같은 아이마르가 왜 저러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일단 그를 내버려 두기로 하곤 마저 남은 짐들을 정리했다.
[어디 보자······.]어제 막시는 내게 무척이나 많은 것들을 알려줬고, 난 훈련이 끝나기 무섭게 그의 앞에서 무릎 꿇곤 제자로 삼아 달라면서 소리쳤다.
물론 그가 한국어를 알아들을 리는 만무했기에, 화들짝 놀란 그는 나를 일으키며 대체 무슨 짓이냐고 물었었다.
하지만 그 뒤에 내가 사전을 뒤적여 꺼내든 단어는, 막시를 더욱 기겁하게 했던 것 같다.
“아, 저기. 사부!!”
“사부 아니라니까?! 그런데, 왜?”
“상대가 직선으로 드리블을 할 때, 몸을 이런 방식으로 밀어 넣으라고 했었죠?”
“하아- 그래, 맞아. 그런데 나 좀 잠깐 내버려 두라. 알겠지?”
“Sim!!”
“아아- 젠장. 보나 마나 너 또 말 걸 거야. 그렇지?”
“Sim!!”
“······됐다. 내가 졌어. 내가 졌다고.”
“응? 응?”
사실 나는 막시가 하는 말 대부분을 알아듣지 못했다.
전용기 안이 워낙 시끄러웠기 때문이다.
아무튼, 난 어제부터 막시를 사부(Mestre) 삼기로 했는데, 본인은 부끄러운지 사부라고 말할 때마다 질색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의 모든 것을 배울 때까진, 나도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 생각이다.
“저- 사부.”
“으아아-! 아니, 뭐든 다 물어도 좋으니까. 제발 사부라고는 부르지 말아 줄래?”
“Que?”
“NAO MESTRE!! 알겠어?”
일단 원하는 대답을 들으려면 양보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배웠기 때문에, 난 고개를 끄덕이면서 팀으로부터 받은 자료화면을 막시에게 보여주었다.
더 좋은 플레이를 할 수도 있었다고 여기는 장면을 보여주고 막시의 조언을 얻음으로써, 다음번 같은 상황이 왔을 때 그렇게 해보려고 해서다.
목베개에다 안대, 또 귀마개까지 착용했었던 막시가 길게 한숨을 내쉬더니, 머리를 긁적이곤 몸을 숙여 설명을 보태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번엔, 경훈이 형이 근처에 합류했다.
“나라면 이렇게 안 뛰었을 거야.”
[그러면요?]“얘를 봐. 얘는 뻔히 왼발이 주 무기이면서, 오른쪽으로만 자꾸 가려고 하고 있잖아. 이건 90% 이상 속임수야.”
[그런가요?]“응. 그리고 네 자세도 좀 봐. 애가 자꾸 오른쪽으로 속임수를 주니까, 너도 모르게 몸이 열렸잖아. 이렇게 되면 얘가 왼쪽으로 갔을 때 반응이 늦어. 어제 내가 뭐라고 했지?”
[유리한 발 방향은 무조건 닫아둬라.]“정답이야. 그리고 만약 반대라면?”
“맞았어. 그러면 그것들 전부를 이 상황에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 생각해봐. 그리고 이제 진짜 잘 거니까, 절대 방해하지 마.”
“SIM!!!”
“당신도. 제발 얘 좀 어떻게 해줘요.”
“응? 응?”
큭큭거리기 시작하는 경훈이 형과 다시 안대와 귀마개를 착용하고 눕는 막시.
그리고 영문을 몰라 하던 나는 경훈이 형의 통역을 듣고 나서, 화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왼쪽을 처음부터 좀 더 닫아뒀어야 했구나. 그럼 플레이가 조금 더 편했을까?······ 아마 그렇겠네. 편견이 너무 많았나 봐.’
오른쪽은 오른발.
왼쪽은 왼발.
대체 누가 정한 규칙이고 누가 불어 넣은 편견일까?
단지 조금 편해서 그렇게 된 것뿐인데 말이다.
포르투갈에서의 첫 50일.
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것들을 배워가고 있다.
“아, 그리고 저 사ㅂ··· 웁??”
[쉬이이잇-! 다온아? 너 자꾸 그러다 맞어.] [웁? 웁웁?] [착하지이? 그냥 지금은 막시를 방해하지 마.] [웁. 웁.]고개를 끄덕이는 나를 보며, 경훈이 형이 내 입을 가렸던 손을 뗀다.
으- 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