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762)
762화 Pieza de Puzzle (7)
.전반 22분
아틀레티코 0 : 0 바르셀로나
지겹도록 말을 해 왔지만, MSN은 절대 수비를 위해 아래로 내려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질문하겠다.
왜 그들은 그렇게 할까?
수비적인 역량이 부족해서?
많이 뛸 체력이 안 되어서?
남은 여덟 명으로도 충분해서?
그게 아니라면, 더 많은 득점을 넣기 위해?
일정 부분 옳은 질문도 있긴 하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이유는 루이스 엔리케가 MSN이라는 조합을 전술적으로 다루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 그 첫 번째 증거.
{“우오오오-!!”}
.
(개리 탭하우스) – Sky Sports LaLiga 코멘테이터
“스쳐 지납니다! 다온을 상대로 훌륭한 돌파를 보여 준 리오넬 메시. 골키퍼의 손을 통과하는 날카로운 크로스를 반대편으로 보냈습니다만, 공격수의 발에 닿지 않습니다. 반면 반대 방향은 비어 있군요. 후안프란. 간단히 볼을 잡아냅니다.”
.
사람들이 보기에 지금은 메시가 드리블로 나를 따돌리는 것에 성공한 장면처럼 보일 것이다. 어쨌든 크로스로 이어졌으니, 난 그들의 생각을 존중한다.
하지만 결과에서 보듯, 나는 이번 FC 바르셀로나의 역습이 성공을 거두지 못할 거란 것을 알았다.
믿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메시가 골라인 쪽으로 달려갈 수 있었던 것은 내가 그렇게 하도록 유도를 했기 때문이다.
오른발로 크로스를 보낸 후 균형을 잃으며 넘어진 메시에게 다가가, 난 그를 향해 손을 뻗는다.
“펩이 보면 슬퍼할 거야.”
“……그래. 무슨 말인지 알아.”
“응.”
금방 내가 메시에게 던진 말은 결코 그를 도발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만약 그랬다면, 손을 뻗는 대신 아래로 내려다보는 행동을 취했을 것이다.
그편이 훨씬 더 효과가 좋으니까 말이다.
‘후우- 그래도 뺏지 못한 건 아쉽긴 해.’
반대 방향을 닫아 두려는 생각이 너무 강해서 그랬는지, 생각보다 메시를 따라붙는 일이 훨씬 더 힘이 들었다.
크로스 각도를 잘 닫아두어서 메시의 선택권을 좁혔다는 것을 제외하면, 조금 전은 50점도 안 되는 수비였다. 만약 메시가 좀 더 과감했다면, 운에 맡겼어야 했을 수도 있다.
축구공이 가랑이 사이를 통과하는 불상사가 펼쳐지기라도 했다면, 그다음은 장담할 수 없었다.
“얀!”
“?”
“천천히 해!”
FC 바르셀로나가 조금씩 공세를 높여 가는 중이기에, 오블락이 조금 시간을 끌어 줘야 했다. 지금의 이 속도는 우리의 것이 아니니, 거기에서 벗어나는 걸 급선무로 해야 했다.
팡-
주심 몰래 축구화의 끈을 풀며 시간을 끈 오블락이 우리에게 쉴 틈을 주었고, 이후 짧은 패스로 빌드업을 가져갔다.
MSN의 전방 압박은 위협적인 수준이 아니기에, 후방에서 볼을 돌리면서 상대 미드필드의 위치를 조금 위쪽으로 끌어 올리려고 했다.
설령 미드필드가 올라오지 않는다고 해도, 그것은 별문제가 되진 않는다.
그건 그것대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볼을 점유하며, 호흡을 고를 수 있다.
결국 먼저 인내심이 바닥난 바르셀로나가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미드필드가 아닌 MSN 쪽에서였다.
“뒤!”
조금 전까지 왼쪽에 섰던 네이마르가 중앙지역 10번 자리로 이동해 코케로부터 볼을 빼앗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건 여의치 않았고, 오히려 오른쪽에 공간만을 주었다.
안전하게 볼을 지킨 코케에게서 패스를 이어받은 고딘이, 오른쪽 공간에 자유롭게 있던 후안프란을 찾은 것이다.
“¡Subir! ¡¡Subir!!”
후안프란에게 패스가 연결됨과 동시에, 테크니컬 에어리어로 나와 서 있던 시메오네가 손을 휘저으며 우리에게 공격으로 나아가고 소리쳤다.
빌드업을 위해 후방에 자리를 잡았던 우린 일제히 라인을 높였고, 볼이 머무는 곳 반대편에 있었던 나는 굳이 중앙으로 좁히지 않고 사이드라인에 머무는 것을 선택했다.
왜냐하면 지금은 이것이 옳기 때문이다.
내가 사이드라인 앞쪽에 머무름으로써 하비에르 마스체라노의 위치를 측면에 강제할 수 있고, 덩달아 그를 백업해야 하는 피케 역시 볼과 최대한 떨어트려 놓을 수 있다.
실제로, 마스체라노는 내 근처에 서 있다.
전성기 시절 때에도 기동력이 썩 훌륭한 편은 아니었던 그이기에, 내가 속도를 붙이기 전에 수비해 내려면 늘 나와 가까운 곳에 있어야만 한다.
하지만 이건 수비의 기본을 따르는 것이라고 하기보다, 어쩔 수 없이 내린 판단에 가깝다.
이는 즉, 바르셀로나가 오늘 경기를 앞두고 혹은 인(In) 게임 상황에서 준 변화인 것이다.
전술적으로 절대 탄탄할 수 없다.
구멍은 쉽게 찾아진다.
파앙-
‘그렇지!’
지금도 오른쪽을 파고든 후안프란이 FC 바르셀로나의 수비를 왼쪽에 집중시킨 뒤, 드리블을 멈추면서 자연스럽게 중앙으로 패스를 이어 나갔다.
그리고 패스가 중앙에서 왼쪽으로 치우친 지점까지 연결이 되었을 땐, 코케와 사울 니게스가 자유를 얻은 상태였다.
‘이거거든.’
바로 이게, 이번 공격 때 측면에 머문 이유다.
동시에, 조금 전 수비도 설명이 된다.
“에-이!!”
축구공이 자신과 가까운 곳으로 움직이자, 마스체라노도 더는 나만 신경 쓸 수는 없게 되었다. 그는 나와 사울의 사이에서 포지셔닝을 잡아야 했고, 그것은 내게 기회가 되었다.
사울이 오프-더-볼로 마스체라노의 위치를 안쪽으로 끌어들이는 틈을 타, 마침내 측면을 벗어난 내가 손을 들어 올리면서 안쪽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눈이 마주친 코케는 곧바로 오른발을 휘둘렀다.
팡-!
직전 FC 바르셀로나의 역습 상황으로 돌아가, 당시 내가 그렇게 수비 방법을 택한 이유를 말해 주겠다.
토레스의 패스 실수가 이니에스타에게 연결된 순간, 난 전진하려던 것을 멈추면서 즉각 측면에 머물고 있던 메시를 향해 달려갔었다.
그리고 그에게 패스가 연결된 이후엔, 재빨리 고개를 한 번 돌려서 주변의 상황을 확인했다.
바로 그때, 나는 측면에서 중앙으로 좁혀 움직이는 네이마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미 루이스 수아레즈가 중앙에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나는 네이마르가 중앙으로 이동하기 시작한 것을 둘 중 하나로 해석했다.
메디아푼타(Mediapunta/AM)나 포켓(Pocket)에 자리를 잡은 뒤 거기로 이어질 패스를 기대하거나, 아니면 단순한 나쁜 판단에 의한 플레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어떠한 것이 되었건, 메시를 상대로 거기까지 계산하는 일은 하지 않는 편이 옳았다.
일단 눈앞의 상대를 가장 경계하되, 주변의 상황을 참고 자료 정도로 머릿속에 넣어두는 것이 옳았다.
그렇게 재빨리 머리를 굴린 결과, 나는 메시의 드리블 방향을 골라인 쪽으로 몰아가 크로스를 띄워 올리도록 하는 게 효과적일 거란 판단을 내렸다.
왜냐하면 골라인 부근에서 메시가 패스를 연결할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뿐일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안쪽으로 좁혀 움직일 길을 닫아 두었다.
본래 크로스란, 볼이 향하는 경로에 동료의 숫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득점 확률이 높아진다.
하지만 네이마르가 측면을 비워 두고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메시의 크로스가 중앙 영역을 벗어나게 되면 반대편에서 볼을 받을 바르셀로나의 선수가 사라졌다.
크로스가 이뤄지는 순간까지 컷백을 하는 패스 경로를 필사적으로 차단한 것 역시 같은 이유다.
컷백을 보내게 되면 수아레즈와 네이마르에게로 이어지는 패스 길이 생겨나지만, 단순 크로스가 되면 볼이 향하는 공간으로 수아레즈가 뛰어드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
반면 네이마르가 그대로 왼쪽 측면에 머물면서 함께 라인을 높였다면, 메시의 크로스가 수아레즈를 통과했어도 뒤에서 후속 기회를 노려봤을 수 있었을 거다.
그리고 메시 역시 포켓의 공간을 바라보며, 수아레즈와 네이마르를 미끼로 던져 두고 선택의 폭을 넓게 가져갈 수 있었을 것이다.
네이마르의 잘못된 선택 하나가 FC 바르셀로나의 역습을 망가뜨린 셈인데, 그렇다고 책임을 그에게만 돌리는 것 역시 잘못된 일이다.
결국 이 모든 상황을 통제하는 것은 감독의 영역이며, 결국은 감독이 선수를 특정 위치에 둘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넘었어-!!”
“오프사이드!!”
지금은 정확히 그 반대 상황이었다.
마스체라노의 시선이 팔린 사이, 난 그의 뒤를 파고드는 것에 성공했다. 지금은 가장 깊숙한 위치에 있지만, 패스가 떠날 땐 분명 한 사람이 나와 동일선상에 있었다.
내가 안으로 파고들기 직전, 토레스가 안쪽으로 뛰어드는 척을 해 주면서 사무엘 움티티를 끌어들였었다.
고작해야 2M 정도 반응을 했을 뿐이었지만, 바르셀로나의 오프사이드 라인을 무너뜨리기엔 충분한 동작이었다.
패스를 받아드는 위치를 보자마자 마스체라노와 피케가 손을 들어 올렸던 것도, 움티티가 끌려들어 가는 것을 보지 못했기에 한 행동이었다.
축구에서 사각(死角)이 얼마나 중요한지, 특히나 수비수가 어째서 사각을 최대한 줄여야 하는지를 보여 주는 장면이라 할 수 있다.
만약 마스체라노나 피케가 아까의 나처럼 고개를 한 번이라도 돌렸다면, 지금 손을 드는 시간에 내게 달라붙었을 거다.
“막아-!!!”
한참 늦은 루이스 엔리케의 외침을 뒤에다 남겨둔 채로, FC 바르셀로나의 오른쪽을 돌파하는 것에 성공한 나는 고개를 들어 반대 방향을 쳐다봤다.
움티티를 끌어들였던 토레스가 자연스럽게 밖으로 빠진 틈을 타, 두 명의 메디아푼타가 바르셀로나의 센터백 사이로 침투해 들고 있다.
가까운 니어(Near) 포스트 쪽으로는 사울이, 먼 파(Far) 포스트 쪽으로는 그리즈만이 뛰어들고 있었다.
‘아무나 걸리라지.’
어떻게 보면 조금 전의 메시와 흡사할 수도 있는 상황. 그렇지만 현재의 내가 훨씬 더 자유로웠고 선택할 수 있는 옵션도 둘이나 되었다.
사울과 그리즈만이 달려들고 있는 경로를 향해 정확히 볼을 굴리기만 한다면, 나는 훨씬 더 높은 확률로 득점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이건, 철저히 위치를 지켰기에 만들어진 기회다.
많은 이들은 펩 과르디올라가 포지션을 파괴했다고 말을 하지만, 정작 그는 세상의 어떠한 감독보다 자신의 위치를 지키도록 주문하는 남자다.
펩이 선수들에게 자유를 부여하는 위치는 오직 파이널 써드일 뿐이며, 그 외의 위치에선 그의 명령을 따라야 한다.
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그저 내게 남들보다 많은 자유가 부여되었기에, 그의 철학과 신념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움직일 수 있는 거다.
팡-!
왼발로 신중히 굴려 보낸 축구공이 발아래를 벗어나고, 그것은 사울과 실러선의 발과 손을 차례대로 거쳐 반대편에 자리 잡고 있던 그리즈만에게 정확히 도달한다.
올 시즌 많은 득점을 기록한 그에게, 빈 골대로 축구공을 밀어 넣는 일은 아무것도 아니다.
삑-! 삐?익!!
축구공이 그물에 안착함과 동시에 주심이 휘슬을 불어 득점을 선언하고, FC 바르셀로나의 선수들이 오프사이드를 어필하는 틈을 타 그리즈만과 나는 반대 방향으로 찢어졌다.
서로에게 가까운 코너플랫을 쳐다보거나 그쪽으로 나아가며, 각자 팬들을 향해 셀레브레이션을 펼친 것이다.
“¡VAMOS! 우린 챔피언이라고!!”
펩 과르디올라 방식의 축구가 시작된 장소였던 바르셀로나와 그의 다음 축구가 펼쳐진 곳이었던 뮌헨에서 함께했었던 내가 뛰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양 팀 모두 현재의 펩이 펼치는 축구와는 많이 동떨어져 있지만, 지금 거기에 가까운 방식으로 득점을 만들어 낸 쪽은 메시가 아닌 나였다.
***
.전반 41분
아틀레티코 1 : 0 바르셀로나
선제득점이 만들어진 이후, 펩 과르디올라는 매우 복합적인 심정을 느끼고 있었다. 그중 가장 지배적인 감정은, 고향 클럽의 추락으로 인한 슬픔이다.
‘똑같군.’
펩 과르디올라의 부임 이전, FC 바르셀로나는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었다.
감독으로 돌아온 요한 크라위프와 그가 직접 주도하여 만들어 낸 드림팀과 클럽 100주년을 맞이하여 이루어진 대규모의 투자 속에 20년의 황금기를 보낸 바로 다음의 일이다.
그리고 그 기간은, 20년 동안 이어 온 요한 크라위프 축구의 끝을 고하는 시기이기도 했다.
‘전혀 나아지지 않았어. 루초. 자네는 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던 건가?’
20년의 황금기 동안, FC 바르셀로나의 축구는 요한 크라위프의 축구를 유지보수하여 약간의 새로운 형태로 다듬어 내는 범주를 벗어나지 않았다.
워낙 많은 부분에서 혁신적이었던 크라위프의 철학이었다 보니, 누구도 그것을 뛰어넘을 생각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축구를 시도하려고 했던 바비 롭슨은 바르셀로나 특유의 정치(政治)를 이겨 내지 못하고 호나우두와 함께 클럽을 떠났고, 이후 임명된 루이 판 할은 크라위프의 철학을 충실히 계승한 사람이었다.
펩 과르디올라 직전 임명된 프랑크 레이카르트 역시, 요한 크라위프의 추천으로 FC 바르셀로나의 감독이 된 경우였다.
팡-!!
{“우오-!”}
{“아…….”}
토레스와 그리즈만의 좋은 연계에 의한 슈팅을 실러선이 멋진 선방으로 막아 내자, 에스타디오 비센테 칼데론에 안타까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잠깐 벌떡 일어섰던 사람에 의해 시야가 가로막혔던 과르디올라는, 여전히 같은 자세로 생각을 이어 나갔다.
‘루초. 내 축구는 대단하지 않아.’
펩 과르디올라가 FC 바르셀로나의 긴 역사에서도 가장 빛나는 시기를 안겨 준 다음부터, FC 바르셀로나의 보드진은 빠르게 클럽의 기조(基調)를 바꿔 나갔다.
이후 임명된 감독들에게, [“펩 과르디올라의 축구를 계승할 수 있겠느냐?”]는 요구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자넨 감독이야. 뭐든, 마음대로 할 수 있어.’
2014/15 시즌 FC 바르셀로나에 패배 챔피언스리그에서 탈락한 후, 펩 과르디올라는 루이스 엔리케에게 전화를 걸어 그만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을 했다.
메시의 환상적인 실력이 뮌헨이라는 거함을 격침시켰지만, 그 외의 모든 부분은 퇴보한 것처럼 느껴졌다며 말이다.
하지만 엔리케는 그것을 과르디올라의 질투로 느꼈고, 트레블을 차지한 뒤엔 자신의 방법이 옳다고 확신을 했다.
그렇게 2015/16 시즌에도 4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되자, 루이스 엔리케는 새로운 축구를 하려는 마음이 아예 사라져 버렸다.
MSN에 의존하는 성향은 점점 더 짙어졌고, 결국 올 시즌 무관(無冠)을 눈앞에 뒀다.
오늘의 승리로 컵 트로피 하나를 들어 올릴 수 있다지만, 과르디올라가 볼 때 그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또. 같은 실수를.’
오늘날의 FC 바르셀로나는 그 약점과 한계가 너무나도 명백한 팀이었다.
MSN의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측면을 넓게 벌리는 전술을 택했음에도, 중앙 미드필드의 기동력 부족으로 MSN의 컨디션에 좌우되게 되어 버렸다.
게다가 오늘은 제대로 된 오른쪽 풀백 없이 경기에 나섰는데, 그로 인한 문제가 곳곳에서 드러나는 중이었다.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는 분명 대인 수비와 태클에서 월드클래스급 기량을 선보이지만, 중앙이 아닌 측면에서 뛰었을 땐 장점을 발휘하기 힘들다.
더구나 그 상대가 김다온이다 보니, 철저히 측면에 고립되어 주변에 많은 공간을 노출하고 있었다.
지금도 김다온이 측면에 자리 잡은 틈을 타 다수의 아틀레티코 선수들이 주변 공간을 점유했고, 볼 근처로 모여든 바르셀로나는 다시 다른 곳에 공간을 내어주었다.
거기로 뛰어든 김다온이 패스를 받아 든 순간, FC 바르셀로나에 위기가 닥쳐올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다.
반대편 포스트를 겨냥한 김다온의 패스가 왼쪽 하프 스페이스에서 뻗어 나가고, 어느새 공격수가 되어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한 후안프란의 머리에 닿는다.
충분히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상황.
그러나.
{“-!!”}
{“이게 무슨……!”}
자신에게 찾아든 득점 기회가 낯설었던 건지, 후안프란의 헤더는 골대 위를 그대로 벗어나 버리고 만다.
{“지금 건 다섯 살 애라도 넣었겠다!!!”}
{“병신아!! 대체 뭐 하는 거야?!”}
가차 없이 목소리를 높이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팬들이 후안프란에게 야유하는 동안, 어느새 바뀐 표정의 과르디올라는 조금 전까지와는 상반된 감정을 느낀다.
현재, 김다온은 과르디올라가 바르셀로나와 뮌헨을 거쳐 완성해 나가는 축구를 실현 중인 선수였다.
포지션 플레이가 지닌 의미를 정확히 이해했고, 머리로 이해한 것들을 피치에서 보여 줄 수 있는 기술 역시도 갖추었다.
그런 김다온에게 있어, 9년 전의 축구를 유지보수한 것에 불과한 FC 바르셀로나의 축구는 손쉽게 공략할 수 있는 대상일 게 틀림없다.
펩 과르디올라는 그런 그가 자신의 팀에 왔을 때 일어나게 될 연쇄 작용을 기다리기 힘들었다.
어느새, 과르디올라는 흐뭇하게 미소 짓고 있다.
그리고 때마침 돌아보는 마넬 에스티아르테.
그는 맨체스터 시티의 감독이 김다온과 함께할 날을 학수고대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즐거워 보이는군.’
전반전이 거의 끝나가는 현재, 경기를 지배하고 더욱 많은 기회를 만들어 낸 쪽은 펩 과르디올라의 축구 방식을 조금 더 잘 이해하고 있는 김다온이 속한 팀이었다.
***
작가의 말 ? 단순히 글의 전개 및 효과를 위해 펩 과르디올라에게 중점을 맞추고 있을 뿐, 시메오네가 과르디올라의 축구를 따라 하고 있다거나 시메오네의 축구가 과르디올라의 축구에 미치지 못하도록 보이게끔 하려는 의도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