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768)
768화 Pieza de Puzzle (13)
카메룬 이민자의 집안에서 태어난 AS 모나코의 공격수 킬리앙 음바페는, 자신이 축구 선수가 된 것을 ‘운명’이라는 단어로 표현해 왔다.
축구 선수 출신인 아버지와 핸드볼 선수 출신 어머니의 사이에서 태어난 음바페의 어린 시절은, 축구가 아니고는 설명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어린 음바페는 해가 뜨기 무섭게 축구공을 가지고 축구장으로 향했으며, 해가 진 이후에는 집으로 돌아와 잠이 들 때까지 축구 경기를 시청했었다.
그리고 음바페에겐, 이러한 열정에 걸맞은 재능 역시도 함께하고 있었다.
어느 날, 소문을 듣고 음바페가 속했었던 AS 봉디를 찾은 첼시의 스카우트 다니엘 보가(Daniel Boga)는 연습을 지켜본 후 음바페의 어머니를 찾아가 이렇게 말을 했다.
[“아드님은 머잖아 세계 최고가 될 겁니다.”]직후 다니엘 보가는 지금 당장 첼시로 돌아가 다른 스태프들을 데려올 테니, 음바페와의 두 번째 트라이얼(Trial)을 진행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음바페의 어머니 파이자 라마리(Fayza Lamari)는 이를 수락했고, 일주일 뒤 다섯 명의 첼시 관계자들 앞에서 뛰는 아들을 함께 지켜봤다.
당시 11살이던 음바페는 긴장한 기색도 없이 자신의 재능을 드러냈고, 60분의 테스트가 끝난 이후에 첼시의 유스 캠프에 참가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러자 어린 음바페는 초롱초롱한 눈으로 부모님을 바라봤고, 꼭 거기에 한 번 참여해 보고 싶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하지만.
[“전 반드시 여기로 돌아올 거예요.”]그것이 프랑스와의 이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분명하게 밝혔다. 축구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음바페는 클레르퐁텐을 향한 강한 열망이 있었다.
잉글랜드 첼시로 떠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디디에 드로그바를 만나고 2년 뒤 레알 마드리드로부터 같은 제안을 받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만났을 때보다, 12살의 주말 처음 클레르퐁텐으로 향하던 날이 더 기뻤다고 말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실제로 진로를 정할 14살의 나이가 되었을 때 음바페의 앞에는 수많은 명문 클럽의 초대장이 있었지만, 그가 택한 것은 프랑스 내에서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한 AS 모나코였다.
[“난 득점을 하는 것도 좋았다. 하지만 내가 진정으로 바라던 플레이는 지단처럼 뛰는 것이었다.”]킬리안 음바페의 우상은 당연하게도, 그의 유소년 시절 프랑스를 이끌었던 지네딘 지단이었다.
외에는 호날두를 조금 좋아하긴 했지만 우상이라 말할 수준은 아니었고, 리오넬 메시는 분명 최고이기는 했으나 자신이 선호하는 스타일의 선수가 아니었다.
여전히 음바페의 우상은 지네딘 지단이었고, 자신의 우상을 격파한 아틀레티코를 꼭 꺾고 싶다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뭐? 대체 언제?’
탁-
사각(死角)에서 튀어나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축구공을 가로채는 김다온을 보며, 킬리안 음바페는 약간의 혼란을 느끼는 중이었다.
‘저 남자는 지금 왼쪽에 있었어야 했잖아!’
허탈함을 느낀 음바페의 발에 멈춘 사이, 아틀레티코의 역습은 빠르게 진행된다.
.
.
.전반 18분
아틀레티코 0 : 0 AS 모나코
경기 초반부터 에너지를 잔뜩 끌어 올린 AS 모나코의 파상공세는 약 15분가량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골대를 매섭게 위협했다.
얀 오브락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실점을 허락했을 장면도 나왔고, 코너킥에 이은 카밀 글릭(Kamil Glik)의 헤더가 옆 그물을 흔드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상대적으로 경험이 풍부한 아틀레티코의 선수들은 침착함을 유지했다.
흔들리는 선수가 엿보이면 어김없이 격려의 목소리를 높였고, 의도적으로 빌드업의 속도를 늦춰 AS 모나코의 흐름을 어긋나게 만들었다.
멀리까지 응원을 온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팬들이 침묵할 정도로 인상적이었던 AS 모나코의 공세는, 이런 아틀레티코의 대응 속에 서서히 무뎌져 갔다.
그러다 자신들이 칼을 휘두르는데 정신이 팔려 늪에 빠져 가라앉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땐, 김다온의 수비에서 시작된 역습이 토레스의 슈팅으로 이어진 다음이었다.
파앙-!
AS 모나코의 오프사이드 라인을 절묘하게 파고든 토레스의 오른발 슈팅이, 다니옐 수바시치의 다이빙을 스쳐 지나가 그대로 그물에 처박힌다.
수비수들이 뒤늦게 손을 높이 들어 올리며 부심을 바라보지만, 독일 출신 부심의 깃발은 하프라인을 가리키고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휘슬.
삑-! 삐?익!!
순식간에 달아오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팬들이 내지르는 함성으로, 비교적 잠잠했던 밀레니엄 스타디움이 크게 들썩이기 시작한다.
.
(이안 다크) – BT Sports 코멘테이터
“페르난도 토레스! 전반전 19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먼저 앞서나가기 시작합니다!”
(스티브 맥매너먼) – BT Sports 컬러-코멘테이터
“완벽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방식의 득점입니다. 다온이 음바페로부터 볼을 끊어 낸 순간, 공격진영의 선수 전체가 달리기 시작했죠. 사울 니게스의 패스가 굉장히 훌륭했고, 토레스의 마무리 역시 군더더기가 전혀 없었습니다.”
.
.
(한희준) – SPORTV 해설위원
“제가 아까 AS 모나코가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었지 않습니까? 노련한 선수들이 많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기에, 득점이 없으면 점점 더 AS 모나코가 불리해지는 그림이었습니다.”
(김정명) – SPORTV 아나운서
“김다온의 수비에서부터 시작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날카로운 역습, 페르난도 토레스의 득점으로 먼저 1:0으로 앞서 나갑니다.”
.
고개를 아래로 떨어트린 킬리앙 음바페는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이 볼을 빼앗기며 시작된 역습 상황에서 실점이 나왔기 때문이다.
젊기에 싱싱한 에너지로 가득한 그이지만, 동시에 젊기에 쉽게 움츠러들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선수들이 많은 AS 모나코이기에, 실망스러운 실점 상황에서도 레오나르두 자르딩은 질책 대신 격려의 목소리를 높인다.
“괜찮아!! 고개를 들어!!”
“…….”
거기에 힘을 얻어 고개를 든 음바페는 생각한다.
자신이 지금까지 위대한 일을 해 왔다고 말이다.
클럽 역사에서 해내지 못한 일들을 해냈으며, 그런 자신은 이미 세계적인 레벨이었다.
‘Putain. 난 이미 역사라고.’
오만하게까지 보이는 지독히 높은 자존감과 스스로 문화 중 일부라 말하는 욕설을 입에 달고 사는 음바페의 모습은, 그가 전형적인 프렌치라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
.전반 27분
아틀레티코 1 : 0 AS 모나코
지금까지 나는 피치 위에서 수많은 선수를 만나 왔다. 세계적인 선수부터 내게 무언가를 배우길 바라는 10대 소년 소녀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그리고 가끔 내가 이런 경험을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 오면, 그들이 지닌 개성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예를 들어, 벤피카 시절에 만난 헐크는 몸 전체가 둔기라는 느낌을 주는 선수였다. 마치 토르의 손을 떠난 묠니르(Mj?llnir)가 피치에서 뛰노는 느낌이랄까?
가장 막기 힘든 선수는 절대로 아니지만, 가장 피치에서 마주하기 싫은 선수 중 하나라는 것은 분명했다.
‘또 오겠다고?’
이러한 관점에서 보았을 때, 킬리안 음바페가 내게 전해 주는 느낌은 그레이하운드(Greyhound)였다. 긴 다리로 성큼성큼 빠르게 뛰어다니는 모습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빠른 속도와는 대비되는 게으름을 지녔다는 점도, 음바페가 그레이하운드와 닮은 이유였다.
전반 초반 AS 모나코가 강도 높은 전방 압박을 가져갈 때도, 음바페는 시늉만 하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음바페에겐, 꽤 끈질긴 면모가 존재했다. 그레이하운드가 사냥감을 포착했을 때처럼, 뭔가를 달성하고자 하는 생각이 들면 몇 번이고 거기에 부딪히려 했다.
지금의 경우는 바로 나다.
내가 그의 사냥감이 됐다.
‘어우, 무서워라.’
현재 자신의 근처로 베르나르두와 지브릴 시디베가 접근해 있음에도, 음바페는 연계가 아닌 나와의 1:1을 펼치려고 하는 중이었다.
장담하는데 속으로 베르나르두가 이미 몇 번이나 음바페의 머리를 쥐어박았을 거다.
기껏 주변 공간을 찾아 움직인 동료들의 노력을 무의미하게 만들었음은 물론, 드리블 돌파에 있어서도 전혀 성공을 하고 있지 못했으니 말이다.
다시 한번 말하는데.
‘전혀’다.
“…….”
“…….”
음바페의 가장 큰 장점은 주어진 공간으로 뛰어들 때 나오는 스프린트에 있었지만, 수비수를 마주한 상황에서의 드리블 역시도 수준급이다.
탄탄한 관절과 유연한 인대 그리고 훈련을 통한 근육과 이를 뒷받침하는 타고난 발재간이 없으면 불가능한 가속과 감속을 너무나도 쉽게 보여 주곤 한다.
기본적으로 볼을 다루는 기술 역시 훌륭했고, 페인팅을 통해 수비수의 심리를 흔들기도 했다.
물론 아직 많은 부분에 있어 덜 다듬어지고 계산보다 본능에서 나오는 플레이에 더 가깝기는 했지만, 18살의 나이에 이 정도로 축구를 한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다.
과연 18살의 나와는 어땠을까?
그땐 음바페가 날 이겼을까?
‘……어쩌면?’
당시의 내가 FC 노르셸란을 떠나 SL 벤피카에 막 합류한 직후인 데 반해, 음바페는 올 시즌 AS 모나코 소속으로 26골 11도움을 기록했다.
자신감이 부족하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18살의 음바페가 18살의 나보다 좀 더 나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 멀었어.’
탁-
“!!”
현시점에서는 내가 음바페보다 확실히 더 우위에 있다. 조금 전 음바페가 시도한 페이크 동작과 드리블의 방식은, 지금까지 내가 숱하게 경험해 본 것이었다.
춤을 추듯 몸을 움직이며 내 무게 중심을 틀어 보려고 했던 음바페가 오른발로 볼을 접는 순간, 축구공이 굴러가는 곳에 발을 가져다 대어 볼을 빼앗았다.
드리블이 막힌 음바페는 잠깐 휘청거리다가 바로 재압박을 가해 왔는데, 이런 끈질김은 칭찬받을 플레이다.
그러나 압박만 줘도 괜찮았을 음바페의 수비는 다소 격렬했다. 밀려 들어오는 힘에 저항하지 않았던 내가 넘어진 순간, 주심이 바로 휘슬을 분 것이다.
그와 동시에, 가까운 곳에 있던 베르나르두가 양손을 들어 올리면서 짜증 섞인 목소리를 내뱉었다.
“MERDA(젠장)!!”
넘어진 내 주변에 서서 허리춤에 손을 얹은 음바페의 얼굴에는 겸연쩍음이 가득했다.
.
(한희준)
“오늘 음바페가 한 수 배우고 있죠? 김다온이 있는 오른쪽으로 움직여서 계속해서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습니다만, 결과가 신통치 않습니다. 메시와 호날두를 상대로도 좋은 수비 지표를 기록했던 김다온에게 고전하고 있습니다.”
(김정명)
“김다온의 수비 장면을 볼 때면, 수비도 이렇게 보는 맛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해 주는 것 같습니다. 지금도 완벽하게 볼이 굴러오는 방향에 발을 가져다 댔습니다.”
(한희준)
“그 대단한 파올로 말디니가 인정한 수비수입니다. 워낙 많은 부분에 걸쳐 기여하고 있어 깜빡할 때도 있긴 합니다만, 기본적으로 김다온 선수는 수비수입니다.”
.
선제골을 기점으로, 모나코의 선수들이 당황하고 있다는 게 잘 느껴졌다. 베르나르두와 팔카오가 분투해 주고 있긴 하지만, 모나코 특유의 연계는 잘 보이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풀백의 전진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지 못하는 게 원인이라고 본다.
그리고 그 시발(始發)은 전반 초반 AS 모나코가 좋았을 때 왼쪽을 중심으로 움직이던 음바페가 오른쪽으로 이동한 다음부터였다.
토마 르마르(Thomas Lemar)와 뱅자멩 멘지가 있는 왼쪽 측면에서는 간간이 크로스가 올라오고 있지만, 오른쪽에서는 매번 음바페가 흐름을 끊어 버리고 있다.
만약 시디베가 중앙으로 움직여 주는 풀백이었다면 이런 플레이도 용납할 수 있었을 거다. 그렇지만 지금은 두 명의 동료를 낭비하는 것밖에는 안 된다.
그것을 알고 있는 베르나르두가 아까부터 소리를 지르고 있지만, 음바페는 이를 전혀 듣지 않았다.
‘꼭 누굴 보는 것 같네.’
음바페의 모습에서 쉽게 그리즈만을 투영할 수 있었던 나는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플레이를 멈추지 않도록 하고자 한마디를 던져 보기로 했다.
“Proche(아슬아슬했어).”
“?”
“Vous avez failli gagner(거의 네가 이길 뻔했다니까)?”
“…….”
음바페가 똥을 씹은 불쾌한 표정이 되어 물러나는 것을 보며, 나는 그 뒤에서 조용히 미소를 지어 주었다.
“꼬맹이네. 쉽게 도발에 넘어왔잖아?”
조금 전의 프랑스어를 내가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지금의 이 대사가 정확히 그리즈만이 훈련 때 자주 하는 문장이었기 때문이다.
경쟁심이 (말 그대로)남달랐던 그리즈만은 동료들을 상대로도 저런 도발의 말을 자주 내뱉곤 했다.
그걸 뤼카가 내게 알려 주었는데, 하도 많이 듣다 보니 똑같은 문장을 말할 수 있게 되었다.
‘휴우- 그렇지만, 우리도 딱히 좋지는 않아.’
AS 모나코의 기세가 다소 꺾였기는 했지만, 우리 역시 경기를 지배하고 있지는 못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AS 모나코의 젊은 선수들이 가진 실력이 뛰어났다.
베르나르두와 음바페에 의해 굴러가고 팔카오가 마무리해 주는 팀이라고 여겼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특히, 최근 컨디션이 좋은 후안프란을 강제로 내려앉게 만든 왼쪽 측면은 농담이 아니라 FC 바르셀로나나 레알 마드리드보다 더 매섭게 느껴졌다.
토마 르마르는 부족한 점이 거의 보이지 않는 측면 자원이었고, 뱅자멩 멘디는 피치에 풀어놓은 짐승 그 자체였다.
두 사람이 서로 패스를 주고받으며 자연스럽게 라인을 높이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뮌헨에서의 첫 트레블 시즌 리베리와 알라바가 보여 준 플레이가 절로 연상됐다.
하지만, AS 모나코의 핵심은 바로 저 남자다.
바로.
‘또 끊겼어.’
파비우 엔히키 타바리스(Fabio Henrique Tavares).
흔히, 파비뉴라 불리는 친구다.
분명 빠르지도 않고 많이 뛰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데도, 우리가 볼을 점유하고 공격을 전개하는 순간이면 어김없이 가장 까다로운 위치에 자리를 잡았다.
그로 인해 우리의 공격 루트는 우회되는 경우가 잦았고, 이는 곧 지연을 의미했기에 AS 모나코의 수비는 대처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지금도 파비뉴로 인해 코케에게서 뻗어 나가는 패스 길에 제한이 생겼다.
그리고 내가 움직이려고 하는 위치에도 베르나르두가 귀신같이 자리를 잡고 있어서, 평소만큼 공격에 관여하기가 쉽지 않았다.
어떻게든 가비가 페널티 박스 안으로 볼을 투입해 보지만, 결국 축구공은 AS 모나코의 소유가 된다.
“괜찮아! 더 많이 말하면 돼!!”
아쉬워하는 동료들을 보며 목소리를 크게 한 번 크게 높였다. 피치 위에서의 대화가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느끼던 시점이었기에, 한 차례 환기가 필요했다.
이후 돌아서는 내게 베르나르두가 농담을 던져왔고, 그것을 가볍게 받아친 나는 수비 위치를 찾아 이동했다.
계속해서 오른쪽에 머물던 음바페는 이번엔, 정중앙에 서서 패스를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저렇게 되면, 팔카오가 프리롤로 움직인다.
골키퍼가 짧게 건넨 패스가 파비뉴를 거쳐 왼쪽 측면으로 향하고, 능숙하게 수비를 상대한 토마 르마르가 중앙으로 좁혀 움직였다.
그러자, 거기로 후안프란이 끌려 들어갔다.
볼을 끊든 파울을 하든 반드시 결과를 만들어야만 하는 플레이였으나, 토마 르마르는 그런 후안프란을 따돌린 후 주앙 무티뉴에게 볼을 전달했다.
초반은 왼쪽을 중심으로 머물던 무티뉴였지만, 선제골 실점 이후엔 파비뉴의 주변을 위성처럼 움직이면서 부족한 기동력을 채워 주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기억해야 할 건, 포르투갈 시절부터 주앙 무티뉴는 훌륭한 패서였다는 점이다.
팡-!
중앙으로 좁혀 준 측면 미드필드와 그로 인해 발생한 공간으로 뛰어 올라간 풀백. 거기로 패스가 전달된 순간, 위기가 찾아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지만 우린 쓰리백과 두 명의 윙백을 쓴 전형이었고, 재빨리 측면으로 벌린 사비치가 커버에 들어갔다.
앞서 과감한 선택을 하고도 수비에 성공하지 못한 후안프란 역시, 하프라인을 타고 움직이는 토마 르마르에게 달라붙으며 적절한 수비를 보여 줬다.
수비가 정돈되며 모나코의 공격을 지연시키는가 싶었던 순간, 박스 안을 쳐다본 멘디가 바로 왼발을 휘둘렀다.
처음은 니어포스트로 파고든 음바페를 겨냥하는 줄로만 알았는데, 정작 축구공은 페널티 박스 바깥으로 향했다. 그리고 거기엔, 어느새 포켓까지 움직인 파비뉴가 있었다.
본래라면 가비나 코케가 저 위치에 있어야 했는데, 지금은 다들 포지셔닝이 좋지 못했다.
굴러오는 축구공을 향해 그대로 파비뉴가 왼발을 가져가 슈팅을 시도하지만, 그의 슈팅은 디에고 고딘의 몸을 맞고 굴절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그건.
‘응?’
“…….”
‘이런!!’
처음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움직이고 있었을 베르나르두가 있는 곳으로 흘러갔다.
히메네스의 뒤쪽에서 나타난 녀석이 높이 떠올랐다 떨어지는 축구공을 정확히 컨트롤한 순간, 뒤늦게 달려가던 나는 그만 눈을 감아 버리고 말았다.
축구에서 왜 집중력과 쉬지 않은 달리기가 중요한지, 나의 친구가 몸소 모두에게 가르쳐 주고 있다.
삑-! 삐?익!!
훈련의 결과물을 잘 보여 주는 공격 전개와 수비 과정에서 나온 몇 개의 보이지 않는 자잘한 실수. 그리고 굴절이라는 변수까지 종합된 지금의 실점 장면은, 축구에서 득점이 만들어지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
그리고 조금 더 전술적으로 살펴보자면, 결국 음바페가 중앙에 머물고 풀백 전진의 의미를 살린 게 결정적이었다.
음바페는 볼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수비를 특정 위치로 유도할 수 있는 선수였고, 준비된 전술 속에서 조용히 움직인 파비뉴는 그걸 이용할 줄 알았다.
토마 르마르, 주앙 무티뉴, 벵자맹 멘디로 이어진 왼쪽에서의 측면 연계 역시도 좋았다.
결승전인 만큼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거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지만, 우린 이쯤에서 인정을 해야 했다.
AS 모나코는 우리가 처음 생각하고 또 분석해 왔던 것보다 더 훌륭한 팀이다.
1:1이 되어 버린 경기가 그걸 증명한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팡-!
{“!”}
{“!!!”}
동점 골로 잔뜩 기분이 좋아진 AS 모나코의 젊은 선수들이 우리를 한층 더 강하게 밀어붙일 거라는 점이었다.
실점 후 단 3분.
연이어 왼쪽이 뚫리면서 역전 골을 허락해 버린 지금, 우리들의 대화는 끊겼고 갈 곳을 잃은 동료들의 눈동자는 연신 방황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물론이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전개.
토마 르마르의 크로스를 원터치로 방향만 바꿔 득점에 성공한 킬리앙 음바페가 코너플랫으로 달려가 셀레브레이션을 펼치고 있다.
‘제기랄.’
매번 그랬기는 하지만, 빅이어란 녀석은 여전히 쉽게 그 주인을 택할 마음이 없는 것 같다.
.
.
.전반 종료
아틀레티코 1 : 2 AS 모나코
[골-AT]페르난도 토레스 : 전반 19분(사울 니게스)
[골-AS]베르나르두 실바 : 전반 33분
킬리앙 음바페 : 전반 36분(토마 르마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