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770)
770화 Pieza de Puzzle (15)
축구란 대체 무엇일까?
대체 무엇이기에, 우릴 이토록 열광케 할까?
넓은 공터와 대충 만들어 놓은 골대.
그리고 공만 있으면, 우린 축구라는 것을 한다.
“막아-!!”
“…….”
나는 대답한다.
축구란, 소년을 꿈꾸게 한다.
그리고 아마 소녀에게도 마찬가지다.
아마라고 말한 건, 내가 소녀일 순 없으니까.
난 밤하늘 별을 쳐다보던 소년이었다.
별.
그래 나는 분명, 밤하늘 위 별이 되고 싶었다.
저 높이 올라, 밝게 빛나기를.
.
(이안 다크) – BT Sports 코멘테이터
“This is Da-On. There he go. There he go.”
.
시간이 흘러 깨달은 건, 우리는 절대로 저 하늘 위의 별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우린 그렇게까지 높은 곳에 떠올라 있을 수 없고, 그래서 쉽게 손에 잡힌다.
탁.
“…….”
부우욱-!
“!!”
하지만, 우린 그 손길을 뿌리칠 수 있다.
우릴 멈추게 하거나 아래로 끌어내리려는 손길로부터 도망쳐 더 높이, 그리고 더 멀리 나아가는 게 가능하다. 그것은 결코 대단한 능력이 필요한 일은 아니다.
당신이 무엇을 사랑하고.
또 무엇을 열심히 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재능이란 어쩌면, 무언가를 잘하는 게 아니라 무언가에 미칠 수 있느냐를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축구란 무엇일까?
대체 무엇이기에, 나를 이토록.
.
(이안 다크)
“Brilliant run for Da-on. 어느새 페널티박스 안에 접근했습니다. AS 모나코는 그를 막을 수 없습니다.”
.
툭-
“?!?!”
축구공이 떠오른다.
그리고 시간은 점차 느려진다.
현재 내가 이렇게 느끼는 건, 분명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는 아드레날린 때문일 것이다. 나를 포함한 수많은 이들이 비슷한 경험을 했노라며 고백한 적이 있다.
앞으로 달려 나왔던 다니옐 수바시치의 손이 허공에서 허우적거리고, 그의 등 뒤에서 축구공이 피치에 떨어진다.
그리고 그것과 동시에, 최면에서 깨어나듯 모든 것들은 본래대로 되돌아온다.
초침은 정상적인 속도로 움직였고 깊게 잠수했다가 수면 위로 튀어나온 것처럼 귀가 뻥 뚫리며 주변의 소리가 들려왔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묻는다.
축구란 대체 무엇인가?
.
(스티브 맥매너먼) – BT Sports 컬러-코멘테이터
“오, 이런. 오, 이런 세상에나.”
(이안 다크)
“Daoooooooon-!!”
(스티브 맥매너먼)
“오- 오, 신이시여.”
(이안 다크)
“He`s done it again-!! Stunnishing!! This is Absolutely World Class Finish!!”
.
조금 전, 나는 하프라인 바로 위에서 팀의 빌드업을 돕고 있었다. 동점이 만들어진 이후부터 우리가 경기를 완전히 지배하던 중이었고, AS 모나코는 수비에 급급했다.
그렇게 후반전 20분이 되었을 무렵, 난 동료들의 위치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직접 드리블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일단 제자리에서 빙그르르 돌며 수비를 하러 온 베르나르두를 따돌렸고, 그대로 왼쪽 하프 스페이스를 따라 직선으로 달려 나갔다.
잠시 뒤에는 중앙으로 좁혀 수비한 지브릴 시디베와 만났는데, 그는 내 유니폼을 붙잡았고 그것을 뿌리치는 과정에서 상의 어딘가가 뜯어진 것 같았다.
그러고 나니 난 어느새 페널티박스의 앞이었고, 슈팅을 가져가는 척을 하다가 오른발 안쪽으로 볼을 앞으로 더 차 놓은 순간 파비뉴가 눈앞에서 무너져 내렸었다.
그 과정에서 덩달아 제메르송까지 속이게 되었는데, 난 거기에 신경 쓰지 않았고 대신 앞으로 달려 나오던 다니옐 수바시치를 보았다.
잔뜩 무게중심을 낮추고 두 팔을 좌우로 뻗은 그는 정석을 따라 각도를 좁혀 오고 있었다.
바로 그때 수바시치 뒤에 있는 골대의 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고, 그곳으로 볼을 보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어 오른발을 사용해 축구공의 밑을 살짝 찍어 올렸다.
용광로보다도 뜨겁게 달구어진 피치 위에서, 난 무릎을 꿇은 채 두 팔을 하늘로 뻗고 있다.
.
(스티브 맥매너먼)
“솔직히, 전 지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진심으로요. 제가 구사할 수 있는 어떠한 단어와 문장으로도, 이 남자가 하는 일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이안 다크)
“This is. Pure Football Magic. Insane Goal. And Another Memorable Beautiful Momen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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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토 로드리게스) – 미국 CBS Sports 해설위원
“Are you Kidding me? ARE YOU!! KIDDING ME?? 저는 그저 WOW라고 했을 뿐입니다! 도대체 저 친구가 무슨 짓을 하는 거죠?! 가능하다면 누군가 제게 설명을 좀 해 주시죠! 왜냐하면, 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
.
(로베르 피레스) – 프랑스 BeIN Sports 해설위원
“워-우. 워어어우. 도대체 제가 지금 뭘 본 거죠?”
.
아마도 나는 죽을 때까지 그 대답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건, 빌 샹클리(Bill Shankly)가 했던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다는 거다.
리버풀 FC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스코틀랜드 출신의 이 축구 감독은 흔히, [“폼은 일시적일지 몰라도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의 수많은 어록 중 내가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축구를 향한 애정이 고스란히 나타난 이 문장들이다.
[“어떠한 이들은 축구가 삶과 죽음만큼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난 그러한 태도에 매우 실망했다. 축구란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라고 확신한다.”]격렬하게 나를 끌어안은 코케를 시작으로, 수많은 이들에 둘러싸인 난 그들이 내뱉는 모든 목소리를 듣는다.
그들의 기쁨과 다른 감정들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외침은 현재 나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울려 퍼져 심장박동과 맞춰 울림을 전해 오고 있었다.
포기하려고 했던 15살의 어린 나의 기억이자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 준 고마운 녀석에게, 난 조용히 속으로 감사함을 표해 본다.
아무것도 아닌 내가 이렇게 많은 사람을 기쁘게 할 수 있는 건, 오직 축구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니 나는 평생, 축구에 진 빚을 갚기 위해 살아갈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이 변덕쟁이 녀석도 내게 자신이 무엇인지 알려 주지 않을까?
지금은 그저 나 자신을 헌신할 뿐이다.
바로 여기, 피치 위에서.
“¡¡VAMOS!! ¡¡MAS RUIDOSO!!”
열광이라는 말로도 부족한 모습의 팬들을 바라보며, 나는 더욱 힘껏 손을 휘저으며 그들이 더욱 크게 소리를 지르도록 만들었다.
그러면서 자리로 돌아가는 길에 본 AS 모나코의 젊은 선수들은, 누가 보더라도 넋이 조금 나가 있다.
.
(김정명) – SPORTV 캐스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의 AS 모나코 선수들. 전반전 2:1의 리드가 후반 23분 만에 뒤집힙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든 두 개의 골은 전부, 김다온의 발끝에서 나왔습니다.”
(한희준) – SPORTV 해설위원
“축구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스포츠를 통틀어서 가장 세계적인 선수가 아닐까 합니다. 다른 종목에도 뛰어난 선수들이 많이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축구가 지닌 영향력을 무시할 수는 없거든요? 현재도 그렇지만 이후로도, 축구에서 아시아의 선수가 독보적인 최고가 되는 일은 보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김정명)
“펠레, 마라도나, 플라티니, 크라위프, 지단. 그리고 메시와 호날두. 그다음이 바로, 대한민국의 김다온입니다.”
***
.후반 37분
아틀레티코 3 : 2 AS 모나코
삐-익!
주심의 휘슬이 울리고, 무언가를 예감한 베르나르두 실바가 고개를 아래로 떨어트리며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후반 30분이 지나면서, 베르나르두 실바는 달리는 것조차 버거울 만큼 지쳐 있었다.
대체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걸까?
그는 이미 그 대답을 알고 있다.
‘자기 자신을 미끼로 던질 줄이야.’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60여 미터를 스프린트 한 직후, 베르나르두 실바는 전반전과 판이하게 바뀐 김다온의 모습을 보며 자신이 함정에 걸려들었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이후 페이스 조절을 위해 10분 정도 무리하지 않으려고 했으나, 그러기 무섭게 김다온이 멋진 논스톱 슈팅으로 경기의 균형을 맞춰 버렸다.
그렇게 동점이 된 순간부터, AS 모나코의 젊은 선수들은 눈에 띄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킬리안 음바페는 무리한 1:1 돌파를 시도하다 볼을 넘겨주기 일쑤였고, 그러면서 정작 전방 압박을 소홀히 해 아틀레티코가 볼을 점유하는 원인을 제공했다.
전반전 아틀레티코의 오른쪽 측면을 찢어 놓았던 토마 르마르와 뱅자멩 멘디도 후반전에는 별로 힘을 쓰지 못했다.
디에고 시메오네의 적절한 수비 대처가 르마르와 멘디의 환상적인 연계를 무기력하게 만든 것이다.
상황이 그렇게 흘러가자, AS 모나코의 공격은 단조로워질 수밖에 없었다. 연계와 창의적인 부분을 제공하던 베르나르두 실바는 이미 지쳐 버린 상황이었다.
하지만 가장 결정적이었던 건, 사울 니게스의 포지션 이동이었다.
전반전 전형적인 중앙 미드필드처럼 뛰던 그가 왼쪽 하프 스페이스를 중심으로 공수에 폭넓게 관여를 시작하면서, 김다온이 플레이에 자유를 얻게 되었다.
두 사람은 때때로 포지션을 바꿔가며 뛰었고, 지친 베르나르두 실바는 활동적인 두 사람을 감당하지 못했다.
점차 오른쪽 측면이 무너지기 시작했고, 결국 그게 역전 득점을 허용하는 계기가 됐다.
베르나르두 실바가 김다온의 턴(Turn) 동작 단 한 번에 떨어져 나간 순간, 사실상 레오나르두 자르딩은 선수를 교체할 생각을 했어야만 했다.
그러나 자르딩은 팀의 중요한 자원인 베르나르두 실바를 쉽게 뺄 수 없었고, 결국 선수가 두 번이나 쥐가 나 피치에 쓰러지고 나서야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공격수인 발레리 헤르망(Valere Germain)을 투입하며, 킬리안 음바페를 측면으로 돌리는 수를 둔다.
절뚝거리는 걸음걸이로 몇 발을 나아갔을 때, 베르나르두 실바는 슬며시 가까이 온 자신의 친구를 보았다. 그는 약간 미안한 얼굴을 하며, 조용히 손을 내밀어 왔다.
“이 빚은 어떤 식으로든 갚게 할 거야.”
“각오하고 있어.”
“그것만으론 부족할걸?”
AS 모나코가 전반전 균형을 무너뜨리고 2:1로 앞서나가기 전만 하더라도, 베르나르두 실바와 김다온은 피치 위에서 농담 따먹기를 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두 사람은 서로를 보며 미소 지었고, 경기가 멈췄을 땐 익살맞은 표정을 한 채 장난을 치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경기가 뒤집힌 순간부터, 김다온은 입을 다물었고 베르나르두 실바 역시 조금 더 집중했다. 그리고 지금 대화를 나누기 전까지, 둘은 서로 한 마디도 주고받지 않았다.
교체를 준비 중인 사이드 라인이 가까워지고서야, 베르나르두 실바는 자신이 좀 더 영리하지 못했음에 실망한다.
“제발, 부탁할게.”
“응.”
발레리 헤르망이 뭔가를 만들어 주길 기도하며, 피치 밖으로 나선 베르나르두 실바는 힘겹게 앞으로 나아가 레오나르두 자르딩을 만난다.
AS 모나코의 감독은 수고했다는 말을 건네왔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답한 포르투갈 출신의 미드필드는 조금 더 걸어 사람들이 있는 벤치에 도착했다.
힘없이 털썩 주저앉은 베르나르두 실바에게로 의료진이 다가왔고, 곧바로 그의 종아리와 발에 얼음을 대 주었다.
“…….”
고개를 숙인 채 괴로운 듯 머리를 쥐어뜯기 시작한 베르나르두 실바. 그는 곧 의자에 등을 기대며 양손을 머리 위로 가져갔다.
그러곤, 크게 들이마신 숨을 입으로 토해 냈다.
“푸우우우-”
경기가 끝나려면 아직 시간이 남았지만, 동력을 잃어버린 AS 모나코의 모습은 전반전과는 전혀 달랐다.
지금도 킬리앙 음바페가 다시 1:1을 시도해 보지만, 김다온이 이를 간단히 막아 낸 다음에 볼을 앞으로 보내어 역습을 시작했다.
피치에 넘어진 음바페가 주심을 올려다보며 항의를 하려다, 주심이 자신을 쳐다보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곤 오른손으로 잔디를 뜯어 집어 던졌다.
흙과 잔디가 허공에 흩날리고, 가까이에서 이를 본 팬들은 오히려 그런 음바페를 조롱한다.
전반전과 같은 경기가 맞는지 의심이 될 정도로 완전히 뒤바뀌어 버린 흐름. 이 모든 것은 단 40분 만에, 김다온이 피치 위에서 벌인 일의 결과였다.
***
.후반 44분
아틀레티코 3 : 2 AS 모나코
촤—-악!!!
‘그렇지!’
디에고 고딘의 좋은 태클이 토마 르마르의 돌파 시도를 막아 내고, 주심이 코너킥을 지시하는 사이 몸을 일으킨 그가 주변을 향해 소리를 내질렀다.
지금의 이건 느슨한 수비를 펼쳐 위기를 초래한 사비치와 가비를 향한 것이다.
“멍청이들아!! 이걸 다 망치고 싶어?!?!”
“…….”
“병신들!! 한 번만 더 실수하면, 너희를 평생 저주하겠어!! 무슨 말인지 알아들어?!”
축구에서 한 골 차는 정신적으로 매우 힘든 상황이다. 추격하는 쪽보다, 추격을 당하는 쪽에 더 큰 부담이 된다.
그래서 종종 실수들이 나온다.
하지만 좋은 팀일수록, 이런 한 점 차의 승부에서 동료들을 채찍질해 줄 선수들이 많이 존재한다. 조금 전 고딘의 목소리와 같은 것들은, 정신을 일깨워 준다.
삐?익!!
역전 이후 계속된 공세에도 추가득점이 나오지 않으면서, 나는 한 번쯤은 위기가 찾아올 거로 생각했다.
일반적인 축구의 흐름이 그렇다.
발레리 헤르망에 이어 티모우에 바카요코를 투입한 AS 모나코의 목적은 기동력 강화에 있었고, 많이 뛰어 주는 선수가 보충되자 그들의 의지와 맞물려 점유율을 가져갔다.
흐름이 그렇게 되자, AS 모나코가 공격을 이어 갔다.
라다멜 팔카오가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고, 자유로운 상황에서 음바페가 헤더를 가져가기도 했다.
조금만 잘 처리되었다면 실점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장면이었지만, 다행히도 두 사람의 마무리는 형편없었고 그렇게 우린 위기를 넘어갈 수 있었다.
지금도 르마르가 코너킥을 띄워 보지만, 날카로움이 부족했던 킥은 그대로 오블락의 품에 안겼다.
그리고 그와 함께, 하프라인 쪽에 대기심이 나타났다.
〔“4분. 추가시간은 4분입니다.”〕
우리에게는 조금 길게 느껴질 수도 있는 추가시간이었지만, 후반전의 흐름을 생각하면 적절한 수준이라고 본다. 5분이었으면 심리적으로 조금 버거웠을 수도 있다.
충분히 시간을 끈 오블락이 짧게 볼을 앞으로 굴렸고, 우리가 의도적으로 흐름을 늦춰 가는 모습을 보이자 AS 모나코가 강한 전방 압박을 시도해 왔다.
지금까지 압박하는 시늉만 하던 음바페조차, 풀 스피드로 내달리며 볼을 탈환하려고 했다.
하지만, 우린 그들보다 더 노련하다.
팡-
“!”
윙백을 포함한 다섯 명의 수비와 두 명의 미드필드를 아래로 눌러 앉힌 우린, 수적 우위를 가져가며 압박이 이뤄지는 영역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앞으로 더 전진할 수 있는 상황을 맞이한 가비는 조금 전 교체로 투입된 카라스코에게 패스를 보냈다.
토레스를 대신하여 투입된 카라스코는 9번이 아닌 9.5번으로 뛰고 있다.
적극적으로 전방에서부터 수비해 주고, 최대한 많이 뛰어 주면서 볼 점유 시간을 늘리는 게 그의 역할이다.
한두 번의 스로인과 바카요코의 파울로 인한 프리킥이 진행되면서, 주어졌던 4분의 추가시간 중 절반가량이 흘러갔다. 여기에서 코케가 다시 늦장을 피웠고, 펠릭스 브리히가 경고를 꺼내 들었으나 그마저도 우리에겐 좋은 것이었다.
경고 한 장과 추가시간 4분 중 30초의 시간을 바꿨으니, 큰 이득이라고 볼 수 있었다.
삐-익!!
크게 휘슬을 분 펠릭스 브리히게 프리킥을 재촉하고, 퇴장까지는 무리였던 코케가 얼른 뒤로 다시 패스를 돌렸다.
그와 동시에 AS 모나코는 다시 전방 압박을 가해 왔고, 사울과 눈이 마주친 나는 측면으로 이동하란 손짓을 보낸 후에 중앙으로 움직여 패스의 경로를 더했다.
“여기!!”
날 발견한 고딘이 패스를 보내온다.
현재 주변엔 아무도 없다.
탁-
“…….”
패스를 발아래에다 받아 둔 순간, 난 전방 압박을 하느라 지쳐 버린 AS 모나코의 선수들을 보았다. 그리고 몸을 앞으로 돌리자, 잔뜩 올라와 있는 수비라인이 눈에 들어왔다.
티모무에 바카요코는 현재 카라스코에게 달라붙어 있었는데, 내가 그에게 패스를 보낼 거로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설령 카라스코가 비어 있었다고 해도, 내가 굳이 그에게 패스를 보내는 일은 없었을 거다.
왜냐하면 저곳은 패스를 보낸 다음이 힘겨운 장소였기 때문이다. 쉽게 수비가 공격수를 고립할 수 있었고, 하프라인까지 밀려 내려올 경우 볼을 빼앗길 가능성도 컸다.
그리고 그것을 유도하기 위해, 가뜩이나 전진해 있던 수비라인이 바카요코와 함께 카라스코를 밀어내고 있었다.
난 이를 이용할 수 있는 상황으로 연결되길 원했고, 그런 마음을 품은 순간 다리가 움찔거리고 있는 앙투안 그리즈만과 눈이 마주쳤다.
그래서 나는 본능이 시키는 바에 따라 즉각적으로 오른발을 휘둘러 버렸다.
파앙-!
“…….”
축구공이 발등을 떠나는 순간, 그리즈만과 AS 모나코의 수비라인이 교차하는 듯했다. 실제로 몇몇 모나코의 선수들은 부심을 향해 손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난 말한다.
AS 모나코는 젊다.
젊기에,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첫 번째 득점이 만들어지는 상황에서도 그랬지만, AS 모나코의 선수들은 부심에게 손을 들어 올리는 대신에 일단 그리즈만을 향해 뛰어가는 선택을 했어야만 한다.
만약 오프사이드가 맞다면 알아서 부심이 깃발을 들었을 거고, 이후의 플레이는 무효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나코의 선수 중 그리즈만을 추격하는 건, 1988년생의 수비수 카밀 글릭뿐이다.
베르나르두가 저평가받는다고 말했었던 제메르송은 부심을 향해 손을 들어 올린 남자 중 하나였다.
‘가! 이 빌어먹을 녀석아!’
부심이 깃발을 들어 올리지 않은 채로 달려가는 가운데, AS 모나코의 수비라인을 무너뜨린 그리즈만이 다니옐 수바시치와 마주한다.
그는 골키퍼의 앞에서 페인팅 동작을 주어 오른쪽으로 치고 나갔고, 움찔한 수바시치가 넘어지며 그리즈만의 발을 붙잡으려고 하지만 공격수의 움직임이 좀 더 빨랐다.
골키퍼까지 벗겨지며 텅텅 비어 버린 골대.
거기로, 그리즈만이 축구공을 밀어 넣는다.
{“-!!”}
{“–!!!!”}
“그러치이이이이익-!!!!”
선 자리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며 하늘로 고개를 치켜들어 포효하는 나. 잠시 뒤 고개를 내렸을 때 내가 기대했던 건, 코너플랫을 향해 달렸을 그리즈만이었다.
그런데.
‘응?’
득점을 만들어 낸 지점 근처에 선 그리즈만은, 뒤돌아선 채로 내가 있는 방향을 향해 손을 뻗어 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의아했던 나는 고개를 좌우로 돌렸다.
주변 어디에도, 동료들은 존재하지 않았다.
현재 이 위치엔 오직 나 혼자뿐이다.
‘대체 이건 또 뭐야.’
황당함을 느끼며 얼떨결에 나 역시 손을 위로 들어 올리려던 순간, 뒤에서 달려온 누군가가 나를 번쩍 들어 올렸다.
“으왓-!!”
“으아아~~!! 이 빌어먹을 녀석아!!!!”
“스, 스테판??”
나를 안아 올린 건 다름 아닌 스테판 사비치다.
“넌 개새끼야 진짜!! 이뻐 죽겠다고!!!”
“그거 어째 말이 안 되는데?”
“으아아아-!!! 우리가 이겼어!!!!”
“…….”
지금의 사비치에겐 아무 말도 들릴 것 같지 않아, 난 그를 포기한 채 고개를 다시 그리즈만이 있는 곳으로 돌렸다.
하지만 그는 어느새, 다른 이들에 둘러싸여 있다.
‘이거야 뭐 완전, 처음부터 끝까지 불협화음이네.’
말 그대로 피치의 가장 높은 곳에서 주변을 바라보고 있는 난, 그건 그것대로 낫다고 생각을 하며 고개를 위로 들어 올렸다.
새하얀 조명으로 인해 더욱 새까만 하늘.
하지만 그곳엔 분명 별이 있을 것이다.
‘해냈어.’
밤하늘의 별.
난 소년이 아닌 남자가 되어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여전히 별이 될 수는 없다.
‘영원히 그렇겠지.’
그러나 틀림없이, 오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전 세계에서 가장 찬란하게 빛날 것이다.
삑-!
{“예에에에에에에-!!!!”}
삐?익!!
{“우와아아아아악-!!!”}
삐—익!!!
2016/17 시즌.
나는 다시 유럽의 정상에 올랐다.
***
작가의 말 ? 월요일 우승 직후 장면 포함 후기까지 올라갈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다온이 이룩한 성취가 성취인 만큼, 제법 긴 여운이 담긴 전개가 이어질 겁니다.
드디어 라 리가가 끝났네요.
이젠 EPL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