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771)
771화 Pieza de Puzzle (16)
(이안 다크) – BT Sports 코멘테이터
“IT`S A HISTORIC MOMENT!! THIS IS! ATLETICO MADRID`S FIRST BIG-EAR OF FRANCHISE HISTORY!! 마드리드에서 빅이어를 거머쥔 클럽은 레알 마드리드뿐이었습니다만, 이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도 왕관을 하나 차지합니다!!”
(스티브 맥매너먼) – BT Sports 컬러-코멘테이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겐 환상적인 시즌이었습니다. 그들의 역사상 첫 번째 빅이어이자, 역사상 첫 번째 트레블을 달성에 성공했습니다.”
(이안 다크)
“바로 이 남자입니다. 다온은 점점 더 굉장한 일들을 해내고 있습니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거둔 두 차례의 트레블. 이 남자가 뮌헨을 떠나는 과정에서 참 많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스티브 맥매너먼)
“결과적으론, 다온이 계속 자신이 옳았음을 증명 중입니다. 다온이 뮌헨을 떠나려고 했을 때, 프란츠 베켄바워는 그가 평생 빅이어를 들어 올리지 못할 거라고 했었으니까요.”
(이안 다크)
“하지만 그가 틀렸죠. 벌써 세 번째 트레블입니다. 오직 펩 과르디올라만이 다온처럼 세 차례의 트레블을 경험했습니다. 이제 이것은 지구에서 이 두 사람만이 가진 기록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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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베르트 카이텔) – Sky Sports German 코멘테이터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축구 선수의 탄생입니다! 세 번의 트레블! 심지어 그중 하나는 스스로 택한 임대 이후 만들어 낸 기록입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시즌별 받았던 기대치를 생각해 본다면, 누구도 이번 다온의 성취를 깎아내릴 수 없을 겁니다!”
(야니크 코른베르크) – Sky Sports German 해설위원
“그는 진정으로 팀을 성장시키는 선수입니다. 네, 물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도 좋은 팀입니다. 그렇지만 트레블? 장담하는데, 이것을 예상한 사람은 그 어디에도 없었을 겁니다.”
(노르베르트 카이텔)
“젊고 뛰어난 두 남자의 우정입니다. 그의 가장 친한 벗과 포옹을 나눕니다. 베르나르두 실바. 이 남자도 작년까진 바이에른 뮌헨 소속이었습니다만, 이젠 다온과 함께 맨체스터 시티로 향하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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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준) – SPORTV 해설위원
“이렇게 되면 커리어 세 번째 트레블. 그리고 2년 연속 트레블입니다. 두 개의 서로 다른 클럽에서 연이어 트레블을 들어 올린 이 기록은 어쩌면 영원히 깨지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김정명) – SPORTV 캐스터
“조금 이른 이야기이기는 합니다만, 어쩌면 내년에도 트레블을 들어 올릴 가능성이 있죠?”
(한희준)
“그렇습니다. 이미 김다온과 베르나르두 실바의 이적이 확정되었고, 어제는 벤피카의 골키퍼 에데르송의 영입이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외에도 전 포지션에서 많은 선수의 영입을 노리는 맨체스터 시티이기 때문에, 다음 시즌에도 얼마든지 김다온이 트레블의 주역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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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토 로드리게스) – CBS Sports 해설위원
“과거 그의 성취를 깎아내리려는 것은 아닙니다만, 이번 트레이블은 정말 특별합니다. 정말, 정말로 말입니다. 다온은 뮌헨에서 떠나길 바랐습니다. 처음에는 그가 뮌헨을 배신한 것처럼 보였습니다만, 마티아스 잠머의 폭로 이후로 상황이 바뀌었죠. 지금의 이 우승으로, 다시 한번 논쟁이 점화될 겁니다. 뮌헨의 팬들은 그들의 클럽에게 이렇게 묻겠죠. 도대체, 너희들이 무슨 짓을 한 거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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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 피레스) – 프랑스 BeIN Sports 해설위원
“지금의 이 승리 전까지, 다온은 메시의 바로 아래에 있었다고 봅니다. 각자 두 차례의 트레블을 기록한 것은 같지만, 개인 수상 기록에서 메시가 월등했으니까요. 하지만 제 생각에는 이제, 둘은 같은 선상에 있습니다. 어쩌면 다온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트레블의 숫자에서 앞서는 것도 있지만, 이번 우승은 정말로 특별합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그가 어떠한 일을 했나요? 생각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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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리 베일리) – 스페인 BeIN Sports 컬러-코멘테이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단 한 번의 패배도 기록하지 않았던 시즌은 이번이 유일했습니다. 그리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이 두 팀을 컵 대회에서 만났었다는 점에서, 결국 그것이 현재의 결과를 있게 해 줬습니다.”
(레이 허드슨) – 스페인 BeIN 코멘테이터
“시즌 내내 환상적인 활약을 펼친 다온입니다. 오늘도 2골 1어시스트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벌써 챔피언스리그 통산 25골입니다. 이 남자의 포지션이 공격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것 또한 말도 되지 않는 기록임이 틀림없습니다.”
***
무려 114년이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최고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114년하고도 40여 일의 시간이 필요했다.
트레블을 확정 짓는 빅이어의 주인이 가려진 순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눈물을 터뜨린 이유다.
경기의 끝을 알리는 휘슬이 울렸을 때, 디에고 시메오네는 선 자리에서 그대로 무릎 꿇으며 이마를 피치로 가져갔다.
직전까지 멀쩡했던 그의 두 눈에 물방울이 맺혔고, 그것이 피치로 떨어져 내릴 무렵 환호하면 달려온 헤르만 부르고스가 그런 시메오네를 일으켜 세웠다.
“우리 해냈어, 디에고!! 우리가 해냈다고!!”
“……그래. 흐윽-”
누구보다 강인했던 남자의 뜨거운 눈물이 보는 이들의 감정을 요동치게 만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또 다른 곳,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는 자리에 있던 이들은 주변에서 쏟아지는 수많은 축하 세례에 눈물을 흘릴 기회도 제대로 잡지 못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회장 엔리케 세레소와 단장 안드레아 베르타, 이외 다수의 클럽 관계자들은 여기저기에서 정신없이 밀려드는 손을 잡기 바빴다.
“축하합니다.”
“기회를 붙잡았군요.”
“위대한 시즌이었습니다.”
위대한 시즌이었다고 말하는 한 남자의 말에, 안드레아 베르타는 벅차오르는 기분을 느꼈다.
본래 은행원 출신으로 이탈리아 브레시아 지방의 조기 축구팀을 관리하던 자신이, 불과 10년 남짓하여 트레블 팀의 단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축구라는 쇼 비즈니스의 화려한 역할을 담당하길 바라는 여타 단장들과는 달리, 안드레아 베르타는 늘 음지(陰地)에 머물며 조용히 팀을 지원하는 일을 맡고 있었다.
안드레아 베르타는 언론의 앞에 나서는 걸 좋아하지 않았고, 어떠한 일에 착수할 때면 그것이 외부로 새어 나가지 않는 것을 무척 중요하게 생각했다.
김다온과의 임대 계약을 진행하기 위해 그가 휴가를 보내던 발레아레스로 찾아갔을 때처럼 말이다.
[“왜 우리죠?”]2015/16 시즌이 끝난 뒤의 어느 날, 복잡한 이적 시장의 업무에 몰두하던 안드레아 베르타에게 뜻밖의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전화를 걸어온 이는 자신이 김다온의 업무를 대신하는 중이라고 말을 했었다.
[“임대로 영입할 의향이 있느냐고요?”] [- 그렇습니다.] [“……누구라고 하셨죠?”]‘아레나 11’로부터 발송된 이메일 명함을 정상적으로 받아 들고 그것을 재차 확인하는 작업을 거친 뒤에도, 안드레아 베르타는 자신이 들은 이야기의 진위를 의심했다.
당시 김다온은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클럽의 주요한 영입 목표였고, 뮌헨은 그를 지키겠다 선언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1억 6천만 유로를 제안했다는 이야기가 파다하게 퍼졌고, 그것을 거절한 바이에른 뮌헨이 2억 5천만 유로를 달라고 했다는 말이 그 뒤를 이었다.
그랬기에 김다온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의 임대를 바란다는 건, 사기꾼이 할 법한 이야기로 들렸다.
[- 그를 만나러 오시죠.] [“뭐라고요?”] [“6월 9일이 좋겠군요. 그는 일야 데 타고마고에서 휴가를 즐길 계획입니다. 거기가 어딘지는 당연히 아시겠죠?”] [“…….”]만날 장소를 정한 요나스 보럽은, 어째서 김다온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택했는지 설명했다.
가장 큰 이유는 디에고 시메오네의 축구를 배울 수 있다는 것과 리오넬 메시를 좀 더 많이 만날 수 있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그것 못지않게, 안드레아 베르타가 비밀을 유지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유럽. 아니, 전 세계에서 최고라는 점이 주요 원인이었다고 말했다.
[- 이번에도 그래 주시길 기대합니다.]그렇게 요나스 보럽과의 통화가 끝난 뒤, 안드레아 베르타는 한참을 멍하니 생각에 잠겨야 했다.
본래라면 자신이 들은 내용을 즉각 엔리케 세레소에게 보고해야만 했으나, 행여 그 과정에서 이야기가 새어 나가는 상황이 찾아올까 두려웠다.
만약 그랬다가 임대 계획이 무산되기라도 한다면, 자신은 두고두고 그것을 후회할 것 같았다.
점심을 먹은 직후부터 시작된 베르타의 고민은 해가 진 뒤에까지 이어졌고, 달이 하늘 높이 떠오르고 나서야 마침내 결심을 굳힐 수 있었다.
[‘Que demonios. 일단 속아 보자고.’]며칠 뒤, 안드레아 베르타는 김다온이 머무는 발레아레스로 찾아가 임대 계약서를 적었다. 그리고 이후 유럽이 떠들썩해지는 것을 목격했다.
독일 내 주요 언론을 통해 밝혀진 김다온의 이면 계약.
트레블을 기록한 직후에 나온 충격적인 발표였기에, 반향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DFB와 독일 국세청이 바이에른 뮌헨과 김다온의 계약을 조사하겠다며 나섰고, 독일의 총리 앙겔라 메르켈이 이례적으로 인터뷰까지 실시했다.
그렇게 영원할 것 같았던 뮌헨과 김다온 사이에 이상기류가 발생했고, 여기에 카를로 안첼로티가 결정타를 박으면서 올림픽 기간 중 임대가 확정되었다.
‘누가 알았겠어?’
김다온이 임대로 올 것이라는 희망 아래 이적 시장 계획을 수정하고 긴 인내심을 가져야 했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그 기간 불안하지 않았다고 말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결국, 그들은 보상을 받게 되었다.
긴 인내심과 신뢰를 지켜 준 것에 대해.
‘우리에게, 축구의 신이 찾아왔던 거야.’
피치에 있는 선수들을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내는 안드레아 베르타의 눈은 환한 얼굴로 피치 한쪽을 걷고 있는 김다온을 향하고 있었다.
***
같은 시각,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공격수 앙투안 그리즈만은 디에고 시메오네와의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오- 디에고. 이건 너무 비현실적이에요.”
“잘했다! 정말 잘해 줬어!”
“우리가 진짜 이걸 해냈다고요.”
“그래! 우리가 해낸 거야.”
앙투안 그리즈만의 디에고 시메오네를 향한 충성심은 절대적이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적 이후부터 매년 여름 이적설에 시달려 왔음에도, 계속 팀에 남겠다고 밝힌 이유였다.
하지만 2016년 여름, 앙투안 그리즈만은 자신의 충성심이 충분히 인정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2015/16 시즌 종료 후 주급 상승이 포함된 연장계약을 체결한 건 좋았으나, 김다온이 임대로 올 수도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부터 분위기가 묘하게 바뀌었다.
클럽의 사람들 모두가 김다온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디에고 시메오네도 인터뷰 자리에서 그의 합류가 팀을 성장시킬 거라 말을 했다.
부모의 애정을 독차지해 오다 그것을 동생에게 빼앗긴 어린아이가 된 것처럼, 앙투안 그리즈만은 그 즉시 강한 질투심을 느끼기 시작했다.
김다온이 동양인이라는 것 또한, 그의 오랜 권위 의식과 맞물려져 이런 감정을 배가시켰다.
그리고 김다온이 한창 올림픽을 뛰고 있을 무렵, 자신과 친한 이들을 집으로 초대한 앙투안 그리즈만이 그런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드러낸 일이 있었다.
[“걔가 우릴 바꿀 거라고? X까라고 해.”] [“…….”] [“걔는 과대평가됐어!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었잖아! 걔가 잘나서 트레블이 만들어진 건 아니거든?! 엿이나 먹으라고 해! 다들 그 빌어먹을 새끼에게 속고 있어! 그거 알아? 걔가 여기에서 뛰기 시작하면, 그 민낯이 드러날 거야! 사람들도 전부 그 볼품없는 실체를 알게 되겠지!!”]앙투안 그리즈만은 김다온이 싫었다.
자신에게 주어졌어야 했던 관심과 사랑을 가져가 버린 김다온이. 디에고 시메오네로부터 [“기대하고 있다.”]는 말을 들은 김다온이. 청소나 여타 다른 힘든 직업처럼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일하는 동양인이었던 김다온이 마음에 들지 않아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참을 수 없었던 건, 실제로 곁에서 바라본 김다온이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이었다는 점이었다.
자신이 거두어 온 성과에 잘난 척을 하지도, 겸손함이라는 얇은 가면 속에 본심을 감추고 있지도 않았다. 오히려 끊임없이 자신을 낮춰, 놀림거리가 되는 것을 허락했다.
정말로 절친한 벗이 아닌 이상, 리오넬 메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놀린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하다못해 자신 역시, 클럽의 관계자들로부터는 존중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김다온은 자신이 우스꽝스럽게 되는 것을 즐기는 사람처럼 보였다. 심지어 본인이었다면 눈길도 주지 않았을 말단 스태프들과도 허물없이 농담을 주고받았다.
어느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사람들 모두가 그를 좋아하게 되었고, 그리즈만은 새로운 세계를 보게 되었다.
여태껏 전혀 경험해 보지 못했었던 온갖 편의와 선물들이 김다온이 머무는 곳 주변으로 늘 모여들었다.
가장 압권은 작년 12월 17일 라스팔마스와의 리그 16라운드 경기를 앞뒀을 때였다.
전날 깜짝 생일파티를 해 준 것도 모자랐는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스태프들은 드레싱 룸 전체에 김다온의 활약이 담긴 사진들을 장식해 놓은 것이다.
더 나아가 김다온의 라커는 크리스마스트리보다도 화려하게 장식되었고, 한 직원의 아이가 색종이로 만들었다는 왕관 역시 놓여 있었다.
[“왜 저 녀석만 특별한 건데?”]전반기가 끝나고 만들어진 저녁 식사 자리.
앙투안 그리즈만은 어김없이 김다온을 향한 불만을 토해 냈지만, 이때 그의 곁을 지킨 이들은 프리시즌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리고 잠시 뒤, 그리즈만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김다온의 초대에 응한 사람들을 보게 되었다.
[“대체 그 녀석이 뭐가 특별하다고!!”]벌거벗은 왕이 되어 버린 그리즈만은 휴가 기간 머물렀던 해변에서 그의 연인 몰래 자신의 분노를 파도 소리에 묻어 흘려보내야 했다.
그리즈만은 상황을 뒤바꾸길 원했지만, 어느샌가 김다온은 아틀레티코 내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본인 스스로 선을 그으며 리더의 자리를 그리즈만에게 양보하려 했음에도, 모두가 김다온을 팀 내에서 가장 중요한 남자로 생각하게 되어 버린 것이다.
그리고 후반기 초반 팀이 부진하고 필리페 루이스의 부상이 겹치면서, 클럽은 더욱 김다온에 기대를 걸었다.
영원히 4-4-2를 사용할 것 같았던 디에고 시메오네가 쓰리백 전술로 변화를 주었고, 가비/고딘과 같은 클럽 내 리더들이 김다온에게 팀을 이끌어 달라고 부탁을 해 버렸다.
이에 그리즈만은 큰 허탈함을 느꼈고, 클럽 내 세 번째 주장직을 그에게 주겠다고 했을 땐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그것을 받아들였다.
자신의 충성심이 배신으로 돌아왔다는 기분을 느낀 그리즈만이 이적을 결심한 것 역시 이 무렵이었다.
하지만.
[‘저 빌어먹을 녀석…….’]레알 마드리드와의 챔피언스리그 4강전이 그리즈만의 마음을 바꾸어 놓았다.
준결승전 내내 김다온은 환상적인 활약을 펼쳤고, ‘이스코 시프트’라는 과감한 전술을 가져온 지네딘 지단의 의도를 무장해제 시켜 버렸다.
뒤이어 라 리가와 코파 델 레이 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된 순간, 그리즈만은 미워하는 걸 포기하기로 했다.
자신이 어떠한 감정을 가지건, 김다온의 삶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오늘 큰 용기를 내어 세 번째 득점 후 김다온을 향해 손을 뻗어 보았지만, 눈치 없이 끼어든 스테판 사비치가 관계의 출발이 될 수도 있었던 순간을 망쳐 버렸다.
‘제기랄. 너무 늦어 버렸나?’
과연 처음 시작이 이렇지 않았더라면, 자신은 김다온과 친해질 수 있었을까?
앙투안 그리즈만이 이렇게 가정을 해 보지만, 그래 봐야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일이었다. 결국 그는 생각을 포기했고,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면서 오늘의 승리를 기뻐하기로 했다.
가정 외에는 얻을 수 없는 것에 시간을 할애하기엔, 오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자신에게 찾아온 승리의 기쁨이 너무나도 컸기 때문이다.
시메오네와 포옹 후 걸음을 옮긴 그리즈만은 저 앞에서 기뻐하는 동료들을 향해 다가갔다.
그들은 이번 여름 김다온이 떠난 뒤에도, 계속해서 자신과 함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지킬 남자들이다.
“¡¡VAMOS!! 우리가 이겼어!!!”
자신의 축구 경력에서 가장 굵직한 한 줄을 새겨 넣은 그리즈만의 표정엔, 어린아이와도 같은 순수한 기쁨이 잔뜩 스며들어 있었다.
***
베르나르두와 헤어진 뒤, 나는 피치를 거닐면서 피치에 드러누워 있는 AS 모나코의 선수들을 찾아 움직였다.
AS 모나코의 젊은 선수들은 울먹거리며 고개를 푹 떨구고 있었고, 난 그들에게 찾아가 어깨를 두드린 뒤 일어서도록 만든 이후 포옹을 나누는 일을 반복했다.
“잊지 마. 너희도 챔피언이야.”
“훌쩍. 응.”
“팬들은 너희를 원망하지 않아. 오히려 자랑스러워하겠지. 저기를 좀 봐.”
“…….”
난 울고 있던 파비뉴를 일으켜 세워, 그가 박수를 보내오는 팬들을 바라보도록 만들었다. 그러곤 그의 어깨를 두들기며, 이번엔 단지 우리가 운이 좋았던 것뿐이라고 말해 주었다.
이후로도 나는 몇 번 더 같은 일을 반복했고, 그런 뒤에 AS 모나코의 감독인 레오나르두 자르딩을 만나게 됐다.
“축하하네.”
“네, 감사해요. 굉장한 팀이었어요.”
“하하. 그거 영광이군 그래.”
“진심이에요. 거의 지는 줄 알았어요.”
“후후. 다음을 또 기약하지.”
“네.”
오만해 보일 수 있는 이야기라 말을 아끼긴 했지만, AS 모나코는 올 시즌 우리를 상대로 한 경기에서 두 골을 기록한 유일한 챔피언스리그 팀이다.
시즌 전체를 통틀어서도 단 여덟 개의 클럽만이 우리를 상대로 한 경기 두 골을 뽑아냈다.
잠깐이긴 했지만, AS 모나코는 자신들에게로 찾아온 행운을 움켜 쥐어 그것을 주도권으로 만들었다. 두 번째 실점은 변명할 여지 없이 완벽히 압도당한 상황이었다.
만약 AS 모나코의 선수들이 조금만 더 경험이 많았다면, 우리에게 훨씬 더 곤란한 전개가 펼쳐졌을 거다.
“헤이.”
“응?”
AS 모나코의 선수들을 위로하거나 동료들과 만나 기쁨을 나누며 계속 피치를 걸어가고 있을 때, 뒤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와 몸을 돌려세웠다.
거기엔, 눈이 조금 부은 킬리앙 음바페가 있었다.
[유니폼을 바꾸고 싶은데 그래도 될까?]“아- 이거?”
[응. 그래도 돼?]주섬주섬 유니폼을 벗기 시작한 음바페를 보며, 나 역시 입고 있던 것을 벗어서 앞으로 건넸다. 그런 이후엔 서로 손을 맞잡고 포옹을 나눴다.
“너는 더 크게 될 녀석이야.”
[뭐?]“Go to Big League. Understand?”
[아- 응. 안 그래도 팀을 떠나려고 해.]“?”
[아무튼, 폴의 말이 옳았어. 널 보고 나면 축구에 대한 시각이 변할 거라고 말했거든. 처음에는 그 말을 믿지 않았지만, 지금은 믿어. 너는 진짜 대단한 녀석이야. 앞으론 네가 내 우상이라 말하고 다니겠어.]“하하하. 미안하지만, 난 그렇게 긴 말은 못 알아들어.”
[못 알아들었나. 하지만 괜찮아. 또 볼 거니까.]다시 보자는 말을 영어로 하는 음바페에게, 나는 미소를 지으며 녀석의 가슴팍을 두들겼다. 그러곤 받아 든 유니폼을 어깨에 걸쳐 둔 채, 앞으로 계속 걸음을 옮겼다.
저 앞, 사람들과 기쁨을 나누는 시메오네가 있었다. 그는 곧 나를 보았고, 바로 성큼성큼 걸어오기 시작했다.
그러곤.
“오우-!”
내가 깜짝 놀랄 만큼 격렬한 포옹을 해왔다.
“네가 최고다! 네가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야!”
“……그라시아스.”
도저히 놓아줄 것 같지 않은 시메오네의 품에 안겨, 나는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본래는 이럴 생각까진 아니었다고 말이다.
사실 팀 성적엔 큰 기대가 없었다.
‘이럴 줄은 몰랐지.’
나는 그저 펩과 함께하길 원했을 뿐이다.
여긴, 쉬어 가는 무대라고 생각했다.
최선을 다하지 않겠다는 말이 아니라,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한다고 해도 거기에 실망하지 않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고 표현하는 게 정확하다.
하지만 흘러가는 상황들이 쉬어 가려고 했던 나를 쉬지 못하게 만들었다.
발롱도르가 내게 무게를 덧씌웠고, 시즌 내내 이어졌던 마드리드 더비와 FC 바르셀로나와의 경기들은 내가 본래 쉬어 가려 했다는 것마저 잊어버리게 했다.
정신을 차렸을 땐 나는 이 팀의 사람들을 내 동료로 여긴 뒤였고, 책임질 사람들이 생긴 이상 쉬어가려 했다고 해서 게으름을 피울 수는 없었다.
뭐, 사실은.
‘난 그냥 지는 게 싫었을 뿐이야.’
승리에서 오는 기쁨보다 패배 이후에 겪는 아픔이 몇 배나 더 크게 다가오기에, 난 있는 힘껏 거기에서 달아나고자 했던 것뿐이었다.
그리고 그건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난 패배자가 되기 싫다.
‘그건 당신도 마찬가지겠죠?’
시메오네의 포옹에서 간신히 풀려난 이후, 하늘을 올려다본 나는 이번 시즌 단 한 번도 승리자가 되지 못한 어떤 남자를 떠올린다.
폭죽이 쏘아지고 있는 카디프의 하늘이, 맨체스터에서도 보일까 의문이었다.
나는 벌써, 다음을 생각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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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결과(UCL Final)
아틀레티코 4 : 2 AS 모나코
[골] 페르난도 토레스 : 전반 19분(사울 니게스)김다온 : 후반 08분(후안프란), 후반 22분
앙투안 그리즈만 : 후반 47분(김다온)
김다온 ? 97분 출전(2골 1어시스트/평점 10.0/M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