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776)
776화 Three Manciteers (4)
[(오피셜) 권창훈 볼프스부르크에서 이재성과 한솥밥 ? OSEM/2017.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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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EPL 및 세리에 A의 클럽이 대한민국의 센터백 김민재의 영입을 고려하고 있다. ? Goal.com/2017.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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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셜) 세리에 A의 우디네세 칼치오는 오늘, 대한민국 국가대표 왼쪽 풀백 정운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이적료는 250만 유로이며, 우디네세는 그가 알리 아드난, 쥬세페 페쩰라보다 더 뛰어난 사이드백이라 생각하고 있다 ? Sky Sports Italy/2017.06.27.]***
2017년 6월 29일. 맨체스터 WA15 0NJ, 잉글랜드. 헤일, 알트링엄. 16 힐 탑(16 Hill Top. Hale, Altringham. Manchester WA15 0NJ, England).
어제 오후, 휴가를 끝마친 우리 부부는 맨체스터로 돌아왔다. 그런 뒤에는 바로 집으로 와, 독일과 리스본의 창고에서 보내 놓았던 짐을 하나씩 풀기 시작했다.
집이 너무 큰 관계로 아직은 휑한 느낌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차츰 그것도 나아질 것이다.
“이건 어디에다 두지?”
“음…… 입구 쪽에다 두자.”
“복도 말하는 거지?”
“응.”
“좋아. 그럼 일단 이건, 여기다가.”
마드리드의 벼룩시장에서 구매했던 그림을 한쪽에다 놓아둔 뒤, 나는 다시 허리를 굽혀 상자 안에 있는 물건을 빼내기 시작했다.
용지를 매입하는 것부터 시작해 하나에서 열까지 우리 두 사람의 생각이 담긴 집이기에, 안에 장식해 둘 물건들은 전부 우리가 직접 구매한 것들이었다.
독일에서 살던 집에 걸려 있던 것이라든가 이번 휴가 기간 갤러리에서 구매한 그림과 장식품들이 하나씩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를 찾아가는 중이다.
그러다 잠시 지치면 함께 소파에서 휴식을 취했는데, 아영이는 새로운 집이 무척 마음에 드는 것 같았다.
“일은 언제부터 시작해?”
“자기랑 맞춰서.”
“그럼, 직원들도 여기로 오는 거지?”
“응.”
사실 집보다 먼저 완성된 공간은 아영이가 사용하게 될 작업실이었다. 그곳에서 아내는 새롭게 고용한 세 명의 스태프와 함께 일하게 되는데, 일종의 사무실이라고 보면 된다.
일종의 매니저와도 같은 역할을 할 나일라 로우(Nylah Lowe)와는 전에 인사를 나눴는데, 그녀는 맨체스터 대학에서 패션을 전공한 사람이다.
외에도 피터 쇼(Peter Shaw)라는 남성 직원 하나와 마일로 브룩스(Mylo Brook)라는 사람 역시 함께할 예정이었다.
“남자가 둘이나 되네.”
“설마 질투해?”
“아니, 그건 아닌데. 난 좀 있으면 미국에도 가고. 그동안 집 안에 남자들이 있는 게 조금…….”
살짝 퉁명스레 말하는 나를 본 아영이가 배시시 웃더니, 허리를 꼭 끌어안아 오면서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을 했다.
어째서 그러냐고 묻자, 그녀는 단순히 듣기 좋은 소리가 아닌 내가 정말 받아들일 수 있는 이야기를 해 줬다.
“피터랑 마일로는 연인이야.”
“어…… 그러니까?”
“응.”
“……그것참 잘됐네.”
자신이 거기까지 생각하지 않았을 것 같으냐고 말하는 아영이의 말에, 나는 미안한 얼굴이 되어 머리를 긁적일 수밖에는 없었다.
유치하고 바보 같은 질투라는 건 알지만, 그래도 이야기를 듣고 나니 안심이 됐다.
“내 인생에 남자는 자기 한 명뿐이야.”
“나도 여자는 자기밖에 없어.”
“응. 알아.”
그렇게 조용히 서로를 꼭 끌어안은 채 상대방의 온기를 느끼고 있을 무렵, 갑자기 창밖에서 천둥이 치더니 빗방울이 창문을 두들겨 오기 시작했다.
아영이가 화장실에 간 틈을 타, 창가로 다가간 나는 어제부터 종일 비를 뿌리고 있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생각해 보면, 아직 해를 보지 못한 것 같다.
잉글랜드 내에서도 변덕스럽기로 유명한 맨체스터 날씨라던데, 그 명성이 틀리지는 않았나 보다.
“환영 인사 한번 거하네.”
쿠르르릉-
쿠궁-!
한국에서는 이런 천둥 번개가 악귀들을 쫓아내 준다고 하여, 비가 오는 날 이사를 하면 잘 산다는 말이 있다.
단순한 속설일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나도 사람이다 보니 괜히 그런 것을 믿고 싶어진다.
심지어 루틴 덩어리인 축구 선수 아닌가?
이 또한 징크스라면 징크스다.
쿠르르릉-
또 한 번 저 멀리에서 울려 퍼지는 천둥소리를 뒤로한 채, 주방으로 향한 나는 잉글랜드 전통 방식의 티(Tea) 타임을 즐겨 보고자 했다.
잉글리시 브랙퍼스트라는 이름의 차 티백을 꺼내 들어, 두 개의 머그잔에 담은 뒤 포트에 물을 올렸다.
곧이어 물이 보글거리기 시작했고,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 있던 내 곁으로 아영이가 찰싹 붙어 왔다.
“차 마시게?”
“응. 여긴 잉글랜드니까.”
“가볍게 뭐라도 먹을까?”
“그러자.”
한가롭기만 한 오후, 아직은 낯선 집 안에서 가지는 아영이와의 시간은 내게 무척 중요한 평온함을 안겨다 주고 있다.
쏴아아아아-
쿠궁-!
쿵!
바깥 날씨는 점점 더 나빠졌지만 말이다.
아무래도 이 환영 인사는 조금 오래갈 것 같다.
***
※ 2017/18 맨체스터 시티의 프리시즌 일정
▷ 2017.07.14. ~ 2017.07.30. 미국 투어
▷ 2017.08.03. ~ 2017.08.04. 슈퍼 매치
***
[휴가를 끝마치고 내일 에티하드 캠퍼스로 복귀할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들 ? 맨체스터 시티 홈페이지/2017.06.30.(오전)]***
2017년 7월 1일. 맨체스터 M11 3FF,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선수단이 재소집되는 첫 번째 날, 출근 시간을 3시간여 앞두고 몇몇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손에 잔뜩 무언가를 집어 든 그들은 전부 같은 장소로 향하는 중이다.
사전에 전달받은 비품들을 챙겨, 피치의 지정된 위치에 가져다 두는 게 이들의 업무다.
“좋아! 리건, 대니, 아이삭! 너희 셋은 마이클과! 그리고 테이트, 버티, 쿠퍼! 너희는 나와 함께한다!”
“…….”
“어서! 서둘러! 해야 할 일이 산더미라고!”
맨시티의 유니폼&장비 담당 매니저인 리차드 분(Richard Boone)은 시즌 첫 번째 날은 그 어느 때보다도 완벽해야 한다고 믿는 남자다.
이런 그의 오른팔인 마이클 클리더로(Michael Clitheroe) 역시, 이러한 성향을 잘 알고 있다.
창고에서 가져온 장비들이 하나씩 연습용 그라운드 위에 놓이기 시작하고, 손에 든 노트와 피치를 번갈아 가며 본 리차드 분이 다른 부분은 없는지를 꼼꼼히 점검한다.
“What the hell. 대체 이건 뭐야?!”
“!!”
“누가 여기에 물병을 뒀어?!”
“저, 접니다!”
“당장 가져가! 여긴 물병이 있어야 할 장소가 아니라고! 이런, 젠장! 다들 정신 똑바로 안 차릴 거야?!!”
깐깐하기로 소문난 상사의 호통에 바짝 움츠러든 직원들이 한층 더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는 사이, 한 차량이 아카데미 시설을 지나 주차장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곧이어, 한 남자가 차에서 내렸다.
딸깍-
“…….”
탁-
삐빅-
맨체스터 시티의 훈련 시간은 보통 오전 10시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펩 과르디올라는 선수들에게 최소 8시 30분까지는 클럽하우스에 도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만약 이를 지키지 못했을 경우 벌금을 내야 하며, 반복이 된다면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다.
대다수의 축구 클럽이 비슷한 강령을 정해 두고 있기에, 이를 빡빡하게 여기는 사람은 아예 없다.
하지만 지금은 오전 7시가 조금 넘었을 뿐이다.
보통은 집에서 아침을 먹고 있을 시간이다.
멀리에서 들려온 차량의 잠금 소리에 리차드 분이 바로 반응할 수 있었던 이유 역시, 출근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뭐야? 벌써?’
의아했던 리차드 분이 주차장 쪽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간혹 새로운 직원이 주차할 곳을 잘못 찾기도 하는 일이 있었기에, 만약 그렇다면 정정을 해 주려고 했다.
지금의 저긴, 선수단과 관련 있는 사람들만이 차를 댈 수 있는 장소다.
프런트 오피스에서 근무하는 이들은 유스 시설 아래에 있는 직원 전용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도로 하나를 낀 맞은편에 자리한 맨체스터 시티 클럽하우스의 구조는 총 13개의 피치와 두 개의 대형 시설, 그리고 직책에 따른 독립된 세 개의 빌딩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차장 역시 두 군데에 존재했는데, 현재의 차 소리는 시니어(Senior/U-18)팀의 연습용 피치가 있는 뒤쪽에서 들려왔다.
그리고 그 아래에 있는 퍼포먼스 센터로 오려면 약 2분 정도를 걸어야 하는데, 1군 전용 피치 역시 퍼포먼스 센터를 중심으로 오른편에 자리 잡고 있다.
얼마를 더 걸었을 때, 리차드 분은 울타리 개념으로 심어 둔 나무의 옆에서 등장한 한 남자를 발견하게 되었다.
“어?”
맨체스터 시티의 로고가 박힌 트레이닝 복을 위아래로 맞춰 입고, 큰 검은색 가방을 메고 걸음을 옮기는 이는 백팩과 같은 검은색 머리카락을 하고 있었다.
순간 덜커덩 멈춰 버린 리치드 분. 그는 뭔가에 홀린 것처럼 멍하니 움직이는 이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잠시 뒤, 고개를 왼쪽으로 돌린 남성이 리차드 분을 발견하더니 환한 미소와 함께 손을 흔들어 왔다.
“Good Morning, Sir!”
‘선생님이라고?’
“혹시 저보다 빨리 온 사람 있나요?”
계속해서 당황하게 되는 가운데에서도, 리차드 분은 멀리에서 던져 온 질문에 대답하는 노련함을 발휘했다.
사내는 또렷한 미국식 영어 발음으로, 자신에게 앞서 클럽하우스에 도착한 사람이 있는지를 물었다. 그래서 그는 고개를 저으며 목청껏 소리쳤다.
“아니!! 자네가 처음이야!!”
“GREAT!! Thank you, sir!!”
“…….”
자신도 모르게 손을 흔드는 리차드 분의 곁에는 어느새, 그의 스태프들 전체가 모여 있었다.
“휘이- 7시 11분. 신기록인데요?”
“…….”
“괜히 최고가 된 게 아닌가 봐요. 안 그래요?”
“저 남자, 시설은 다 알고 있나?”
“그렇지 않을까? 잘 찾아가고 있잖아.”
“아니, 그거 말고. 내부 말이야.”
“뭣하면 내가 안내해 주고 올까? 잘하면 사진이랑 사인도 받을 수 있을 거잖아.”
“…….”
“저, 딕?”
아이삭이라는 이름의 직원이 자신의 별명(Dick)을 부른 순간, 몸을 휙 하고 돌려세운 리차드 분은 농땡이를 피우기 시작한 직원들을 향해 이렇게 소리쳤다.
“당장 돌아서 일해, 이것들아!!!”
“!!”
“!!!”
“안 그러면 내가 다리를 분질러 놓을 테니까!!!”
화들짝 놀란 직원들이 재빠르게 흩어지는 것을 보며, 그것이 한심하게 느껴진 리차드 분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도대체가 요즘 젊은것들은…….”
“하하. 우리 때와는 확실히 다르긴 하죠.”
“…….”
“응?”
“그래서 자네도 이렇게 농땡이를 피우는 건가?”
“그냥, 당신을 데리러 온 거죠.”
“하-! 핑계도 좋군.”
고개를 가로저은 리차드 분이 마이클 클리더로를 재촉했고, 근무를 시작한 후 처음 보게 된 풍경이 무척 낯설었던 그는 몇 번이나 걷다 멈춰 서서는 뒤를 돌아보았다.
“허. 그것참.”
“네?”
“아니, 아무것도 아닐세. 얼른 가기나 해.”
“이미 가고 있다고요.”
조금이라도 요령을 피우려는 직원들과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전과 다르지 않았지만, 맨시티의 유니폼&장비 담당 매니저는 뭔가 새로운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물론 그 역시 그게 무엇인지, 또 그게 어떠한 감정인지는 아직 모르고 있는 상태다.
***
【2시간 뒤】 더 퍼포먼스 센터.
맨체스터 시티에 속한 선수들이 전원 모인 자리.
펩 과르디올라가 미팅 장소로 들어선다.
딸깍-
“…….”
“…….”
삼삼오오 대화를 나누던 이들의 목소리가 줄어들고, 그런 선수들을 본 펩 과르디올라가 만족스러운 미소를 피워 올렸다.
그가 볼 때, 작년과는 많은 부분이 달랐다.
“Good Morning.”
““Good Morning!””
“새로운 시즌이다! 원래는 이런 미팅은 피치에서 해야 하지만, 조금이라도 빨리 너희들을 한자리에서 보고 싶어 급하게 이곳으로 불렀다. 그 점은 미안하게 생각한다. 이번 시즌은 우리에게 무척 중요한 시간이 될 거다.”
“…….”
맨체스터 시티는 단 하나의 트로피도 들어 올리지 못한 채 지난 시즌을 끝맺었다.
이는 펩 과르디올라의 감독 커리어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고, 그는 그러한 사실에 무척 큰 좌절을 느꼈다. 하지만 더 충격적이었던 건, 시즌이 끝난 후 선수들의 반응이었다.
길었던 10개월의 시간을 마무리하기 위해 모인 자리에서, 그 어떠한 선수도 무관(無冠)으로 시즌을 끝낸 것에 관한 분함을 표현하지 않았다.
그저 휴가나 혹은 자신의 미래에만 관심을 둔 채,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도 한 것처럼 잔뜩 거만하게 굴었다.
펩 과르디올라는 그것이 맨체스터 시티의 역사와 팀 문화를 보여 주는 것으로 생각했고, 두 번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팀을 쇄신코자 했다.
올 시즌 자신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이들의 영입을 서둘러 마감한 것 또한 그런 의지의 표현이었다.
“우린 이번 시즌 우승을 할 거다! 리그, 컵, 챔피언스리그. 우리가 참가한 모든 대회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할 생각이다! 나도 안다! 지금 나의 말에 누군가는 분명 부담감을 느끼고 있겠지! 그리고 난 그것을 이해한다! 왜냐하면 너희들의 배짱이 정확히 그 정도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
“하지만 우린 챔피언이 될 수 있는 팀이다! 스쿼드는 더욱 좋아졌고! 앞으로 더 그럴 것이다! 그리고 이건 누군가에겐 경쟁이 심해질 거란 의미가 되겠지! 그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이것 하나다!”
“…….”
“ACCEPT IT!”
“…….”
“받아들여라! 너희 스스로 진정한 챔피언이 되고자 한다면! 일단 먼저 팀 내의 경쟁에서 승리를 거둬야 한다! 이번 프리시즌의 모토도 바로 그것이다! 경쟁! 챔피언! 너희는 반드시 이 두 단어를 가슴속에 새겨야 한다!”
본래 펩 과르디올라는 이렇게까지 선수들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금방 말했듯, 맨시티 선수들의 정신력은 나약했다.
상대의 거센 저항에 쉽게 당황했고, 도전 앞에 겁을 먹고 뒷걸음질 치다 제풀에 쓰러졌다.
AS 모나코에게 패한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이 그 대표적인 예였으며, 시즌 첫 13경기를 훌륭하게 소화하고도 이후 급격히 무너진 것도 맨시티의 나약함을 보여 주는 사례였다.
그렇기에 펩 과르디올라는 선수들을 어르고 달래 가며 조금씩 자신감을 불어넣어 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자네가 날 이렇게 행동하도록 만들었지.’
오전 8시에 출근해 테이블에 앉자마자, 펩 과르디올라는 도메네크 토렌트로부터 김다온이 오전 7시 10분에 출근해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든 일을 전해 들었다.
본래 퍼스트 팀 센터의 입구엔 안내를 담당하는 직원이 있었는데, 그들이 출근하기도 전이라 누구도 김다온이 있다는 것을 몰랐다면서 말이다.
[“큭큭큭. 녀석이 전부 게으름뱅이로 만들었어.”]이런 도메네크 토렌트의 평은 잠시 뒤 하나씩 클럽하우스에 도착한 선수들에게도 적용되었는데, 7시 50분에 출근한 베르나르두 실바를 뺀 전원이 어색해했다는 후문이었다.
김다온을 위한 깜짝 환영 파티를 열어 준 케빈 더브라위너와 일카이 귄도안만이 그나마 편안하게 말을 걸었을 뿐, 다들 김다온을 조금 어려워했다.
지금도 김다온의 좌우엔 베르나르두 실바와 케빈 더브라위너가 자리하고 있었다.
‘바로 이게, 내가 원했던 거야.’
FC 바르셀로나와 바이에른 뮌헨이란 명실상부 최고의 클럽을 거쳐 온 펩 과르디올라에겐, 맨체스터 시티는 부족한 부분이 많이 보일 수밖에 없는 장소였다.
물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자신이 고용된 것이지만, 혼자만의 힘으론 벅차다는 걸 느끼고 있었다.
자신과 자신을 따르는 코칭스태프들 말고도, 선수단 사이에서 같은 열정과 꿈을 불어넣어 줄 존재가 필요했다.
때로는 함께 감독을 욕하며 선수의 편이 되어 주고, 그러다가도 필요할 땐 감독의 메시지와 철학을 팀 전체에 설파해 주는 리더가 말이다.
김다온은 바로 그런 남자였다.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한 첫 번째 시즌이라면 이야기가 조금 다르지만, 뮌헨에서 수많은 일을 겪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까지 거친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불과 4년 사이, 김다온이 지닌 위상은 장래가 촉망되는 유망주에서 전 세계 최고의 선수로 격상되었다.
이제는 그의 행동과 말 하나가 선수단 전체에게 영향을 미치는 단계가 됐다.
그러한 의미에서 김다온이 누구보다도 이른 시간에 출근했다는 건, 앞으로 맨체스터 시티에서 벌어질 일을 예고하는 것이었다.
맨체스터 시티는 챔피언이 되기 위해 나아갈 것이다. 그 속도는 무척 빠를 것이며, 하지만 동시에 얼마나 빠른지 모를 만큼의 안정감도 있을 것이다.
잔뜩 부담을 느낀 선수들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을 보며, 펩 과르디올라는 실망하기 앞서 다른 일을 먼저 하기로 한다.
김다온과 베르나르두 실바에게 손짓해, 두 사람을 자신이 있는 앞쪽으로 불러들인 거다.
“어떻던가?”
“뭐, 그냥.”
“솔직하게 말해도 되네.”
“먼저 말할래?”
김다온의 제안에 베르나르두 실바가 어깨를 으쓱인다.
“다들 겁을 먹은 것 같더라고요.”
“하하. 자네는?”
“제 생각도 같아요. 챔피언이 되길 두려워하는 것 같았죠. 좀 더 정확히는, 그 과정이 어렵고 힘들다는 것을 알기에 꺼린다는 느낌이었어요. 젠장, 펩. 그거 아세요? 앞으로 진짜 할 일이 많다는 거.”
“우리가 똥줄 빠지게 움직여야지.”
“그래~ 오늘 너 20분 늦었더라.”
“네가 20분 빨리 왔으니까 퉁 치자.”
“어째서 그렇게 되는데?”
“Vamos, Amigo. 부부는 한 몸이랬잖아.”
“아- 또 시작이네. 얘가 하는 말 들었죠?”
“……응? 펩?”
장난을 치며 티격태격하던 김다온과 베르나르두 실바가 바라본 펩 과르디올라는 현재, 얼굴 가득 미소를 지은 채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윽고, 손을 뻗은 과르디올라가 두 사람을 안았다.
“워-우!”
“아침치고는 진한 애정인데요?”
“하하. 이것도 모자라.”
그토록 바라던 동력(動力)을 얻은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모든 것을 맨체스터 시티의 새로운 역사로 뒤덮겠다는 그의 꿈은, 흐린 하늘의 도시로 온 지 1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움직이기 시작했다.
“챔피언이 될 시간이에요, 펩.”
“그래, 맞아. 그러려고 여기에 온 거니까.”
“후후후후.”
비로소 다시 모인 ‘맨시티의 삼총사(Three Manciteer)’의 긴 여정은, 이제 겨우 그 첫발을 내디뎠을 뿐이다.
***
작가의 말 ? 다음화에 훈련 첫날의 풍경을 조금 다룰 겁니다. 시즌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맨시티의 변화이고, 이전의 클럽 이야기와는 달리 도시 전체가 변화하는 모습도 약간은 섞어 가며 보여 드리려고 합니다.
이미 아시는 분들이 있겠지만 이번 소제목은 달타냥과 삼총사의 Three Musketeer에서 따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