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778)
778화 Concilio Et Labore (2)
2017년 7월 4일. 맨체스터 M4 5EP, 잉글랜드. 23 블로썸 거리, 안코츠. 세컨드 시티(Second City. 23 Blossom St, Ancoats. Manchester M4 5EP, England).
축구가 곧 삶인 유럽의 국가들은 각자의 역사와 성격에 맞춰진 축구 문화를 보유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종주국을 자청하는 영국인들은 축구를 무척 독특하게 표현한다.
바로.
“집에 간다고?”
“네. 내일이요.”
“집이 어디라고 했지?”
“브라이튼. 가서 버거를 먹고, 해변에서 친구들이랑 칩을 먹으려고요.”
“젠장, 그거 멋지겠네.”
“그렇죠? 저도 꽤 기대하고 있어요.”
“해변에서의 칩이라. 향수(鄕愁)를 불러일으키네.”
맨체스터 중심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
이곳엔 세컨드 시티라는 이름의 스포츠바가 있다.
근사한 해 질 녘의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야외 테이블이 있으며, 실내에는 여러 개의 대형 스크린과 98인치 TV에 연결된 플레이스테이션 역시도 갖춰진 곳이다.
퇴근 후 파인트와 간단한 안주를 즐기며, 축구에 빠져들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다.
“그나저나, 기쁘시겠어요.”
“뭐가?”
“세상이 온통 다온의 이야기뿐이잖아요. 그가 몇 시에 출근했는지, 또 훈련장에서 얼마나 환상적이었는지를 다루는 기사만 하루에도 수십 개씩 나온다고요.”
“하-! 그게 시티에 트로피를 안겨다 주진 않아.”
“뭐, 그렇긴 하죠.”
“맥주 더 줄까?”
“그럼요.”
한쪽으로 걸어간 사내가 새로운 잔에 맥주를 따르기 시작하고, 그것을 잠시 쳐다보던 이는 바테이블 앞에 있는 대형 스크린으로 시선을 옮겼다.
화면 속 BT Sports의 스튜디오 패널들은 현재, 각종 이적 루머를 두고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다.
“그래서 어떤 것 같아요?”
“뭐가?”
탁-
완벽한 거품 비율을 자랑하는 맥주잔을 내밀며, 무심한 얼굴을 한 붉은 머리카락의 사내가 질문에 질문으로 답한다.
그러자 잔을 집어 든 이가 두 사람의 이름을 꺼내 들었다.
“카일 워커? 다니 아우베스? 어떤 쪽이 더 나아요?”
“흐음- 글쎄. 둘 다 장단점이 있는 선수들이야.”
“이렇게 말해 보죠. 만약 당신이 감독이라면요?”
“…….”
“바니?”
세컨드 시티의 사장인 바니 에겔튼(Barney Eggelton)은 잠시 고민을 하다가, 카일 워커가 맨체스터 시티에 더욱 잘 맞는 선수일 거라고 답했다.
전성기 기준이라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지금은 젊은 카일 워커가 팀에 더 필요하다면서 말이다.
“무엇보다, 걔는 잉글랜드인이잖아.”
“네, 그게 크긴 해요.”
“홈 그로운도 채울 수 있고, PL에서만 뛰었어. 그게 결정적이지. PL은 다른 리그하고는 달라. 다른 곳에서 아무리 날고 기었던 녀석이라도 고꾸라지는 게 바로 여기라고.”
“그때 그 독일 녀석이 들으면 거품 물 이야기네요.”
“그 녀석은 머저리였어, 조엘.”
“하지만 맞는 말이긴 했죠.”
“…….”
맨체스터 대학이 여름 방학에 들어간 지난 6월 중순 무렵, 평소 이곳을 종종 찾곤 했던 독일 유학생 하나가 소란을 일으킨 일이 있었다.
엄밀히 따지자면 시비는 다른 사람이 걸었지만, 이곳을 난장판으로 만든 결정적 원인은 그에게 있었다.
평소처럼 바를 찾아 술을 마시고 플레이스테이션을 할 차례를 기다리던 그 유학생은, 잉글랜드인 친구와의 대결에서 승리한 후 너무 들떠 버리고 말았다.
[“내가 이겼어! 내가 이겼다고!!”] [“A- Bugger!”] [“독일 3! 잉글랜드 0! 봤지? 이래서 너네 나라가 축구를 못 한다는 거야! 영원히 위대한 독일을 이길 수 없을 거라고! 월드컵! 챔피언스리그! 최근에 전부 독일이 차지했잖아!”] [“헤-이!! 거기 X같은 새끼! 지금 뭐라고 했어?!”] [“?!”]술병과 잔이 허공을 나르고, 집기 상당 부분이 망가질 정도로 싸움은 격렬하게 이어졌다.
보통의 다툼이었다면 주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두 사람을 떼어 놓으려고 했겠지만, 독일 유학생의 목소리가 워낙 컸던 탓에 다들 그가 두들겨 맞는 것을 즐기기만 했다.
담배를 태우고 오느라 뒤늦게 싸움을 확인하게 된 바니 에겔튼은, 당장 두 사람을 떼어 놓은 후 둘에게 당분간 바에 출입하지 말라고 소리쳤다.
경찰차와 구급차가 출동해야 했을 정도로 큰 싸움에 휘말린 이들이 그것을 기억할까는 의문이긴 했다.
“걔는 여기가 어딘지를 알았어야만 해.”
“네- 그건 맞아요.”
“……그렇지만.”
“?”
“확실히 요즘 잉글랜드는 구리긴 해.”
“…….”
한 달 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빅이어를 들어 올리면서, 2000년대 이후 스페인의 클럽이 여섯 번째로 유럽 최고의 클럽 타이틀을 가져가게 되었다.
독일이 4회로 그 뒤를 이었고, 3회를 기록한 잉글랜드는 이탈리아와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그것 역시 무척 대단한 기록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잉글랜드인들은 이를 굴욕으로 여겼다.
하지만 생각을 해 보면, 유러피언 컵에서 챔피언스리그로 타이틀이 바뀐 이후 잉글랜드는 단 한 번도 특정 시대를 주도해 본 일이 없었다.
챔피언스리그 전환 이후 최초의 우승팀은 프랑스 리그 앙의 마르세유였고, 잉글랜드 클럽은 1998/99 시즌 맨유가 우승하기 전까지 결승전 문턱에도 도달해 보지 못했다.
PL은 확실히 과대 포장되어 있다.
“젠장, 나도 한 잔 마셔야겠어.”
우울함이 밀려든 바니 에겔튼이 질 좋은 싱글몰트 위스키 한 잔을 몸속으로 털어 넣을 무렵, 바의 문이 열리며 손님들이 안으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이제부터 이곳은 바빠질 예정이었고, 오늘은 적막이 좋았던 유일한 손님은 자리에서 일어서기로 한다.
“돈은 여기 두고 갈게요.”
“그래! 연락하고! 알겠지?”
“네, 바니! 수고해요!”
딸랑딸랑-
여름을 잉글랜드 남부의 해변 도시에서 보내겠다고 말한 이가 문을 열고 사라진 후, 얼른 바테이블을 정리한 바니 에겔튼에 새로운 손님들을 맞이한다.
마찬가지로, 그에겐 무척 익숙한 얼굴들이다.
“그 이야기를 들었어요, 바니?”
“어떤?”
“다온이 테러 희생자들을 위해 테러 때 남모르게 100만 유로를 기부했었대요.”
“진짜?”
“네. 오늘 이브닝에서 기사가 났어요.”
고개를 끄덕인 이가 리모컨을 잡고 채널을 BBC로 바꾸기 무섭게, 화면 속 뉴스를 전하는 여성 앵커가 김다온의 기부 소식을 알리기 시작했다.
아리아나 그란데의 콘서트가 있던 지난 5월 22일, 맨체스터에서 벌어진 비극적인 일을 달래 주는 뉴스였다.
“정말 대단하지 않아요?”
“…….”
“저때 다온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소속이었다고요. 물론 이적은 확정되었지만, 이건 진짜 굉장한 거라고요.”
“…….”
김다온이 기부한 100만 유로가 사고 후 이웃을 위해 헌신했던 이들에게 전달되었다고 웃으며 말하는 여성앵커를 보며, 바니 에겔튼은 피어오르는 미소를 감추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그는 고작 이런 걸로 기뻐하기엔, 지금까지 맨체스터 시티와 잉글랜드가 당해 온 수모가 너무 커다랗다고 생각했다.
‘아니, 아직이야.’
특정한 분야에서의 고집이 남다른 잉글랜드 인들에게 있어, 축구란 그들의 가장 원초적인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는 집(Home) 그 자체였다.
***
2017년 7월 8일. 맨체스터 M11 3FF,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더 퍼포먼스 센터. 선수단 전용 식당/카페테리아.
프리시즌이 시작된 지도 어느새 일주일이 흘렀다.
“헤이!!!”
“오, 이런. 또 시작이네.”
첫날부터 얼핏 느끼기는 했지만, 여긴 정말로 바이에른 뮌헨과 많은 부분에서 비슷했다. 문화가 아닌, 선수단의 분위기가 말이다.
일단, 여기엔 대표적인 트롤러(Trawler)들이 있다.
한국에서 표현하는 어그로꾼들 말이다.
라힘 스털링과 르로이 자네가 맨시티 내의 대표적인 트롤러 들이었는데, [“두 사람이 있는 곳엔 반드시 문제가 벌어진다.”]라는 말이 존재할 정도였다.
지금만 해도 도망치는 스털링과 자네를 뭐 때문인지 잔뜩 화가 난 야야 투레가 쫓고 있었다.
평소에도 두 사람은 야야 투레를 ‘Uncle Yaya’라고 부르며, 시도 때도 없이 신경을 긁어 대는 일을 하곤 했다. 한날은 그의 짐을 몽땅 바닥에 엎어 버리기도 했다.
“Fuck You!! 다 뒈져 버려!!”
스털링과 자네를 쫓기 버거웠던 투레가 내 근처에서 달리기를 포기하고, 난 잔뜩 화가 나 있는 그에게 뭐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것인지를 물었다.
그러자 야야 투레가 뚝 끊어져 있는 헤드셋의 줄을 내게 보여 주었다.
“그래. 완전히 이해했어.”
“제기랄. 이거 비싼 거라고.”
“쟤네도 아는 거지?”
“장담하는데, 죽여 버릴 거야.”
“기왕이면 그 현장에 불러 줘.”
“후우~”
자신의 에이전트에게 완벽히 심리적 지배를 당하고 있다는 것만 빼면, 야야 투레는 기본적으로 함께 지내기 좋은 동료에 속했다.
언제 어디에서나 유쾌했고, 고민하는 이에게 먼저 다가가 손을 내밀 줄 아는 그런 남자였다.
이런 야야 투레의 유일한 취미가 바로 디제잉이었는데, 클럽하우스 한쪽엔 그를 위한 전용 디제이 부스가 설치되어 있었다.
휴식 시간 야야 투레가 취미를 즐기고자 음악을 틀기 시작하면, 춤추는 것을 좋아하는 이들이 거기에 몸을 맡겼다.
금방 도망친 두 녀석과 존 스톤스와 같은 남자들이 맨체스터 시티의 소문난 춤꾼이다.
“지금은 조금 너무했네.”
“그러니까. 야야가 저걸 많이 아끼잖아.”
“칼리드에게 받은 선물이라고 하지 않았어?”
“설마 그 대단한 DJ 칼리드?”
“응. 난 그렇게 알고 있어.”
“휘이~ 이번은 좀 문제가 크겠네.”
“병신 새끼들.”
한심하다는 듯 고개를 가로젓는 일카이 귄도안에게 조용히 동감하고 있을 때, 저 한쪽에서 두 남자가 걸어와 자리를 만들어 달라며 손짓을 해 왔다.
손에 간단한 간식거리를 든 이는 클럽 내 유이한 아르헨티나 듀오인 세르히오 아게로와 니콜라스 오타멘디다.
그런데 이 둘은.
“I Hate You.
“Me too.”
기본적으로 내게 시비를 거는 남자들이다.
나쁜 의미가 아니라, 장난으로 말이다.
“너는 진짜 재수 없어.”
“진심 토할 것 같아.”
왜냐하면 세르히오 아게로는 맨시티에서 그리고 오타멘디는 FC 포르투에서 내게 당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 두 사람이 시비를 걸어올 때마다.
“아- 어디서 패배자들의 냄새가 나네.”
“뭐?!”
“헤이!!”
“응? 오-! 너희 이야기를 한 게 아닌데? 그냥 어디에선가 익숙한 패배의 냄새가 풍겨 와서 말이야. 오, 미안. 혹시 이런 내 이야기가 너희의 트라우마를 건드렸을까? 응?”
보다시피 이렇게 더 얄밉게 반응하곤 했다.
그럼 둘은 못 견디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Vaffanculo!!”
“오, 그래. 이번엔 이탈리아네. 챠오~”
사실 저 둘은 애초부터 지금 이 자리에 앉는 게 목적이 아니었다. 그냥 지나가는 길에 나를 보곤 한마디 시비를 건 후, 내 반응을 보려고 했던 것뿐이다.
“너 진짜 잘한다.”
“그거 칭찬이지?”
“물론.”
“당케.”
“쿡쿡쿡쿡.”
맨체스터 시티에 합류한 후 느끼고 있는 건, 어느새 나도 꽤 유럽 축구에서 많이 굴렀다는 거였다.
대부분이 최소한 한 번 이상 얼굴을 본 이들이었고, 에데르송도 히우 아브 FC에서 뛰던 시절에 보았던 나를 기억한다며 친근하게 다가왔었다.
그래서 내가 진짜 모르는 이들은 맨체스터 시티 유스 출신의 선수일 때가 많았다.
지금 쭈뼛거리면서 다가온 루카스 은메차(Lucas Nmecha)와 필 포든(Phil Foden)처럼 말이다. 그리고 그 뒤에는 또 다른 유스 소속의 두 남자가 있었다.
제이던 산초(Jadon Sancho)와 브라힘 디아스(Brahim Diaz)로, 은메차를 뺀 남은 세 사람은 맨체스터 시티의 원더 키드로 불리는 중이다.
“오케이. 넌 어디 고를 건데?”
“한국.”
“뭐? 진짜?”
고개를 끄덕인 필 포든이 대한민국 대표팀을 고르더니, 잔뜩 경직된 채로 내가 앉은 방향을 향해 슬쩍 눈을 돌렸다.
“훌륭한 선택이야, 필. 훌륭한 선택이고말고.”
“!!”
2000년생의 포든은 마치 귀여운 포메라니안 같다.
훈련 두 번째 날 처음으로 대화를 주고받은 뒤부터, 내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나타나 근처에 자리를 잡곤 나의 신경을 끌기 위한 노력을 했다.
만약 녀석에게 꼬리가 있었다면, 나를 본 순간부터 헬리콥터처럼 돌아가고 있었을 것이다.
작년 12월 펩으로부터 필 포든이 훌륭한 재능을 지녔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나는, 최대한 녀석에게 친절하게 대하면서 친분을 쌓아 나가고 있었다.
“뭐야? 내 자리는 없어?”
포든과 은메차의 치열한 FIFA 17 대결을 지켜보고 있을 무렵, 한쪽에서 슬렁슬렁 걸어온 베르나르두가 자리가 없다며 툴툴거리기 시작했다.
그런 녀석의 곁엔, 우리와 같은 벤피카 출신의 에데르송이 자리하고 있었다.
현재 베르나르두와 나는 번갈아 가며 벤피카 커넥션을 챙기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는 되도록 우리끼리 어울리는 것을 자제했다.
과거 과자 가족을 만들었을 때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클럽 내에서 어떠한 파벌도 만들지 않기 위함이었다.
“그러면 네가 여기 앉아.”
“응? 그럼 너는?”
“난 잠깐 과일을 좀 가지러 갈래.”
“오. 그럼 그럴까?”
고개를 끄덕인 베르나르두가 냉큼 내 자리에 앉고, 난 시무룩한 포든의 머리를 손으로 매만진 뒤에 먹고 싶은 것이 있다면 가져다주겠다며 제안을 했다.
“어, 진짜 부탁해도 돼요?”
“물론이지. 그게 왜?”
“보통 이런 일은 저희가…….”
“나도 알아. 그래서 비밀인 거야. 쉿. 알겠지?”
“!!!”
금세 환해진 포든이 같은 과일을 가져다 달라며 부탁을 해 오고, 고개를 끄덕인 나는 에데르송을 재촉하여 함께 식당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위치가 바뀐 거다.
[이제 좀 적응했어?] [아니, 아직.] [그래. 주말에 밥 먹기로 한 거 기억하지?] [응. 물론이야.]에데르송은 아직 영어를 능숙하게 하지 못했고, 펩은 언제나처럼 새롭게 입단한 선수를 위해 3개월의 여유 기간을 줬다.
지금 우리가 포르투갈어로 대화하는 이유다.
[벤피카의 사람들이 온통 네 이야기만 했어.] [그래? 뇌물을 바친 보람이 있네.] [하하. 그것 때문은 아닌 것 같던데?] [……좋은 곳이지. 안 그래?] [그래, 맞아.]축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 에데르송은 레프트백으로 뛰었다. 왜냐하면 그가 가장 축구를 못했기 때문이다.
유소년 레벨에서 축구 실력이 가장 떨어지는 선수가 좌우 풀백에서 뛰는 건, 국가를 막론하고 전 세계에서 보편적으로 벌어지는 일인 것 같다.
어쨌든 레프트백으로 뛰고도 에데르송은 느린 발 때문에 애를 먹었는데, 어떻게든 축구가 하고 싶어 골키퍼로 뛰게 된 첫날 눈부신 선방을 보여 줬다고 한다.
그리고 그날, 어린 에데르송은 자신이 골키퍼를 하기 위해 태어났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참으로 귀엽지 않나?
[두 명의 모라에스가 벤피카의 주전 골키퍼라니.] [큭큭큭. 그 이야기도 다들 했었어.] [그래도 제수스 감독님을 못 만난 건 아쉽기는 해.] [그러게- 하지만 후이도 좋은 사람이었어.] [그 이야기도 하긴 하더라.]구단주와의 불화로 제수스 감독님이 스포르팅 CP로 팀을 옮긴 후, 벤피카는 비토리아 FC에서 지도력을 인정받은 후이 비토리아가 감독을 맡게 되었다.
부임 첫해와 이듬해 더블을 일궈 내며 지도력을 인정받긴 했지만, 내부 관계자들은 에두 크루즈와 제수스 감독님이 피땀 흘려 일구어 낸 유스의 덕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후이 비토리아의 부임 후 유스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는데, 이는 나 역시 우려하는 부분이었다.
‘그래도 이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게 좋겠어.’
에데르송과 좋은 이야기만 주고받고 싶었던 나는, 화제를 다른 곳으로 옮겨 맨체스터에서의 생활과 서로의 관심사에 관한 대화를 나누었다.
그리고 그렇게 식당으로 들어서서 접시를 집어 들었을 때, 갑자기 스피커의 볼륨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리자, 진지한 표정을 한 코칭스태프들이 볼륨을 높이고 TV에 눈을 고정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건 또 뭐야?’
덩달아 호기심이 생겨 고개를 돌리자, 화면 속의 한 남자가 속보라며 어떠한 소식을 전달해 왔다.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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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백스터) – Sky Sports U.K 스포츠 앵커
“지금 막 들어온 소식입니다. 에버튼 FC 소속의 로멜루 루카쿠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했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에버튼 FC 소속의 스트라이커 로멜루 루카크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이 지금 막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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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금 전까지 들려오던 접시를 닦던 소리마저 멈춘 식당을 보며, 나는 잉글랜드의 축구 문화가 지금까지 내가 있어 온 다른 곳과는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실은 맨체스터로 온 뒤부터 줄곧 느껴 왔던 것이긴 했지만, 이 나라는 유별나다고 할 만큼 축구에 집착했다.
경기장 내의 응원 분위기나 클럽을 향한 열정과 애정은 독일이나 스페인도 못지않았지만, 삶 속에 스며들어 있는 농도는 잉글랜드가 몇 배는 더 진하다.
만약 여기가 독일이나 스페인이었다면, 로멜루 루카쿠의 이적 소식은 TV가 아닌 인터넷을 통해 전파됐을 것이다.
‘난 지금 그런 곳에 와 있는 거야.’
지역 라이벌 클럽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영입 소식. 그리고 그것이 전달해 오는 긴장감은 벌써 나를 피치에서 달리고 싶게끔 만들고 있다.
잉글랜드.
맨체스터.
현재 내가 속한 나라와 도시의 모든 것을 알기엔, 나는 겨우 막 걸음마를 내디딘 어린아이에 불과했다.
***
[(오피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에버튼 FC의 로멜루 루카쿠 영입을 완료했다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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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멜루 로카쿠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한다는 충격적인 뉴스가 전해지면서, 첼시 FC의 안토니오 콘테가 크게 화를 냈다는 후문이다. 본래 맨유는 알바로 모라타의 영입에 관심이 있었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실제로는 모라타를 미끼로 루카쿠의 영입에 전력투구했다. 루카쿠가 휴가를 보내고 있는 로스앤젤레스로 포그바가 향한 것도, 맨유의 보드진이 루카쿠를 설득해 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루카쿠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은 멋진 전략의 승리로 끝이 났다. – 레녹스 베이커(기자) Via Twi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