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779)
779화 Concilio Et Labore (3)
2017년 7월 9일. 코범 KT11 3PT, 잉글랜드. 64 스토크 로드, 스토크 디`애버논. 첼시 FC 코범 트레이닝 그라운드(Chelsea FC Cobham Traning Ground. 64 Stoke Rd, Stoke D`Abernon. Conham KT11 3PT, England).
유럽 축구 관계자들의 사이에서, 첼시 FC의 감독 안토니오 콘테는 ‘소통이 무척 힘든 감독’으로 평가된다.
비범한 능력을 지녔지만, 타협하지 않는 성격과 갈등을 풀어 나가는 방식이 너무 독단적이라 클럽의 운영 자체에 차질을 주기 때문이다.
클럽의 보드진보다 미디어와의 관계가 좋다는 점도 부정적인 요소였는데, 오늘 첼시 FC의 기술 이사 마리나 그라노브스카이아(Marina Granovskaia)가 클럽하우스를 찾은 것 역시 마찬가지의 이유였다.
로멜루 루카쿠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 다수의 미디어로부터 안토니오 콘테가 첼시를 떠날 것을 고민한단 뉴스가 쏟아져 나왔다.
지난 시즌 PL 정상에 오른 직후부터 로멜루 루카쿠의 영입을 요청했던 콘테이기에, 첼시 FC의 관계자들은 이 이야기를 제법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안토니오! 이야기 좀 해요!”
“…….”
“안토니오!!”
“그만!!!”
“!!”
자신을 뒤쫓는 마리나를 향해 돌아선 안토니오 콘테가 두 손을 양옆으로 움직이며 그만 귀찮게 할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마리나는 그것을 들을 생각이 없었고, 그녀는 계속해서 안토니오 콘테를 쫓으며 로멜루 루카쿠를 놓친 것은 사고였다고 말을 했다.
그러면서 누구나 실수를 하지 않느냐고 했는데, 이는 지난달에 있었던 디에고 코스타와의 일을 말하는 것이었다.
“우리가 안일했어요. 그건 인정해요.”
“…….”
“바로 PLAN B를 가동했어요. 그리고 속도도 내기로 했고요. 모레, 뤼디거가 이곳으로 올 거예요. 그리고 일주일 안에 바카요코도 데려온다고 약속하죠.”
“…….”
“그러니까 안토니오. 우리 프로답게 굴자고요.”
“후우~”
가발 위로 손을 얹은 안토니오 콘테가 깊은 한숨을 내쉰다. 그리곤 먼 곳으로 시선을 돌리며, 이번에 루카쿠를 놓친 대가는 생각보다 클 것이라고 말했다.
매물로 나와 있는 또 다른 엘리트급 공격수인 알바로 모라타도 좋은 선수이긴 하지만, 루카쿠의 영입으로 기대할 수 있는 만큼은 할 수 없을 거라고도 말이다.
그리고 이에, 마리나 그라노브스카이아는 모든 것을 완벽히 이해한다고 답했다.
“남은 이적 시장에서는 만족할 만한 모습을 보여 드릴게요.”
“일단은 지켜보도록 하겠소.”
“네. 그렇지만, 안토니오?”
“?”
“당신도 좀 더 노력해 줘야 해요. 조금 더 많은 설명이 필요하다고요. 선수들도 지난 FA컵 결승전 결과에 상처를 받았어요. 그러니 당신도 그들을 달래 줘야 해요.”
“…….”
성적 자체만 놓고 보았을 때, 안토니오 콘테와 함께한 첼시의 2016/17 시즌은 성공 그 자체였다.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FA 컵에서도 준우승을 기록하며 완전히 달라진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바로 직전 해, 주제 무리뉴와 메디컬 스태프였던 에바 카네이로의 불화와 태업 등이 겹치면서 로만 이브라히모비치 시대 이후 최악의 성적을 거둔 직후 멋지게 반등한 것이다.
안토니오 콘테 부임 직전, 첼시는 PL에서는 충격적인 10위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16강전 탈락하며 이듬해 유럽대항전 진출에 실패한 상태였다.
이로 인해 최소 1억 4천만 유로의 경제적 손실을 입었고, 에바 카네이로와 선수단 사이의 섹스 스캔들과 태업 논란 등으로 클럽의 이미지 역시 땅바닥으로 추락했다.
사람들은 이 모든 게 클럽에 지나치게 간섭하고 감독이 선수단을 지배할 시간을 주지 않은 로만에게 책임이 있다고 말했는데, 이는 어느 정도는 올바른 이야기였다.
로만은 지나치게 선수들과 가까웠다. 스타 플레이어가 불만을 품으면, 지레 겁을 먹고 감독을 해임하여 선수들을 달래는 식으로 클럽을 운영해 왔다.
그 과정에서 선수단은 클럽의 권력을 붙잡았고, 주제 무리뉴가 자신들을 통제하려고 하자 태업으로 감독을 자리에서 끌어 내리는 아마추어 같은 모습을 보여 줬다.
결국 무리뉴가 해임되자, 첼시 FC의 선수단은 파티를 벌이며 바로 다음 경기에서 놀라울 정도로 많이 뛰는 모습을 보여 줬다.
하지만, 클럽 내에는 이에 반박하는 세력 역시도 존재했다. 그들은 선수단 일부를 제외한 이들이 보여 준 행동에 크게 실망한 상태였다.
그리고 무리뉴 해임 이후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이들이 자연스럽게 힘을 얻게 됐다.
바로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마리나 그라노브스카이아다.
그녀는 유능하고 강인한 여성이었다.
“당신의 실망은 이해해요. 선수들을 배려하기 위해 2주 휴가를 줬지만, FA컵 결승을 앞두고 말도 안 되는 몸 상태로 나타났으니까요.”
“내 실수였소.”
“아니요. 이건 선수들의 잘못이에요. 당신은 충분히 화를 낼 수 있지만, 좀 더 부드럽게 다가갔으면 하는 거죠.”
마리나의 설득에 안토니오 콘테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 역시, 선수단과 문제를 겪고 있었다.
선수들은 자신이 너무 함부로 대해진다고 여겼으며, 사생활과 소스(Sauce) 취향까지 간섭하려고 드는 콘테로 인해 피로함을 느꼈다.
전술적인 변화를 주려고 할 때도, 그 이유를 설명하기보다 역할만을 통보하며 자신의 말만 들으면 된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에도 불만을 품고 있었다.
직전 시즌의 성공에도 불구, 첼시 FC의 선수들은 안토니오 콘테를 신뢰하지 않았다.
“아, 그리고.”
“네?”
“윙백 영입도 서둘러 주면 좋겠소.”
“이미 대화 중이에요. 소아르스, 칸트레바. 일단 두 사람의 에이전트와 매일같이 통화를 하고 있죠.”
“그렇군. 그럼 이만.”
“네. 챠오.”
“…….”
돌아서서 건물을 향해 걸어가는 콘테를 보며, 마리나는 일단 급한 불은 껐다고 느꼈다.
당분간은 미디어를 통해 콘테의 거취와 관련한 이야기가 나도는 일은 없을 것이다.
클럽하우스에서의 짧은 긴급 회동을 끝마친 첼시 FC의 기술 이사가 차량이 오르고, 그녀는 담당 운전사에게 스탬퍼드 브리지로 가 달라는 부탁을 했다.
그리고 그러는 동안,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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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잉검) – BBC Radio 5 펀딧
“현대 축구의 흐름은 명확합니다. 엘리트 클럽들에는 모두 우수한 사이드백 필요합니다. 단순하게 잘하는 수준이 아니라, 경기 자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선수들이요. 최근 10년 동안 유럽 최고의 팀이었던 클럽을 생각해 보자고요. FC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그리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그들은 전부 뛰어난 사이드백을 보유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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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박하는 청취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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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잉검)
“잠시만요, 잠시만요. 당신이 틀렸어요. 다온이 어떠한 일을 해냈는지 알고 하는 말입니까? 최근 4년 동안 세 번의 빅이어. 지난 시즌엔 임대, 심지어! 임대로 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도 트레블로 이끌었다고요. 사이드백을 향한 축구의 정의가 바뀌고 있습니다, 여러분! 만약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여러분은 여전히 공룡의 시대에 살고 계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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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잉검의 열변이 끝난 후, 노래와 광고가 흘러나오는 타이밍에 맞춰 마리나 그라노브스카이아를 태운 차량 역시 신호에 걸려 멈춰 섰다.
“올리?”
“Yes Ma`am?”
“당신은 저 의견에 어떻게 생각해요?”
“네?”
“당신은 오랜 축구 팬이잖아요? 그리고 은밀하게 블로그도 운영하고 있고요.”
“죄송합니다. 블로그는 그냥…….”
“아뇨, 아뇨, 아뇨. 책망하려고 이러는 건 아니에요. 그저, 당신도 저 이야기에 공감하는지를 묻는 거예요. 솔직한 의견을 듣고 싶네요.”
“…….”
잠시 난감해하던 올리라는 이름의 운전기사가, 후방 거울로 다시 시선을 옮기며 솔직하게 말해도 되는지를 물었다.
그러자, 마리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저희가 엘리트 클럽이 되길 원한다면 있죠? 네. 우리도 다온과 같은 사이드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몇 년은 명백히, 그들이 차이를 만들고 있으니까요.”
“흐음- 신호가 바뀌었네요.”
“Yes, Ma`am. 필요한 게 있다면 언제든 말씀하세요.”
“고마워요, 올리. 지금은 괜찮아요.”
“네.”
블로그를 언급한 탓에 운전사가 자신의 눈치를 본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거기에 신경 쓰고 싶지 않았던 마리나가 차창 밖의 풍경이 눈길을 뒀다.
처음 그녀가 첼시 FC로 왔을 때, 클럽의 상황은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다.
모든 곳에 비리가 가득했고, 대부분의 업무 처리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다.
로만의 자신은 서서히 증발하고 있었다.
‘이제야 겨우 시대의 흐름을 쫓을 수 있게 됐어.’
FFP를 한참 벗어나 있던 첼시의 재정 상태를 원래대로 돌려놓기까지, 마리나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엄청난 일들을 해냈다.
물론 그녀도 완벽하진 않아서 2015년 여름처럼 실패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 누구도 마리나가 클럽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임을 부정하지 않는다.
특히 선수단의 구성에 있어서는 첼시 FC의 감독과 완전히 같은 선상에 있다.
‘사이드백이라.’
자신이 조금만 더 축구에 일찍 눈을 떴더라면, 김다온을 바이에른 뮌헨에 빼앗기지 않았을 것이다. 당시 주제 무리뉴 설득을 인정받아 이사로 승진된 그녀는, 사이드백을 그리 중요한 존재로 인식하지 않았었다.
오히려 세스크 파브레가스, 안드레 쉬얼레, 디에고 코스타와 같은 선수들을 영입하는 데 집중했다.
그리고 현재, 그녀가 틀렸다는 게 지난 4년 동안의 결과로 증명된 상태다.
‘이쪽을 좀 더 열심히 살펴야겠어.’
전 세계 최정상에 우뚝 선 김다온으로 인해 벌어지고 있는 사이드백의 가치 상승. 이는 불안함을 간신히 억누르고 있는 첼시 FC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
[(오피셜) 헐 시티로부터 앤드류 로버트슨을 800만 유로에 영입한 리버풀 FC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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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류 로버트슨의 영입이 강한 사이드백을 만들기 위한 위르겐 클롭 감독의 의지였다고 설명한 마이클 에드워즈 리버풀 기술 이사 ? Sky Sports]? 마이클 에드워즈, “앤드류 로버트슨은 우리의 장기 계획에 포함된 선수가 될 수 있다. 위르겐 클롭 감독과 나는 그의 성공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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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날은 현재의 전력에 만족하고 있으며, 추가 영입의 계획은 없다. 아르센 벵거는 새로운 시즌 쓰리백 전술을 구상하고 있지만, 과연 그들의 사이드백 뎊스로 PL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 I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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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을 뒤엎고 PSG행을 결정한 다니 아우베스. 사전 교감에 성공한 맨시티는 그의 휴가가 끝나기를 기다렸지만, 치아구 시우바와 마르퀴뉴스를 동원한 파리가 다니 아우베스를 하이재킹 하는 것에 성공했다. – Goal.com]***
2017년 7월 13일. 맨체스터 M11 3FF,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더 퍼포먼스 센터. 브리핑/영상 분석실.
하루하루 많은 것을 알아 가는 요즘, 내가 가장 자주 생각하고 있는 건 펩이 정말 엄청난 타협을 해 왔다는 것이었다. 뮌헨이었다면 상상도 못 했을 것들을 받아들였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저 녀석이다.
리로이 자네.
“흐아-”
리로이 자네가 길게 하품을 하고 그것을 본 내가 발끈해서 일어서려고 한 순간, 곁에 있던 베르나르두가 왼팔을 붙들며 단호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난 고개를 돌려 펩을 바라보았는데, 그 역시 눈빛으로 내게 참으란 신호를 보내오고 있었다.
‘빌어먹을 녀석.’
결국 포기해 버린 나는 의자에 몸을 파묻은 이후에 길게 숨을 내쉬었다.
“후우-”
사람들의 오해와는 달리, 리로이 자네는 펩이 원한 영입은 아니었다.
맨시티는 사네가 유스이던 시절부터 관심을 두며 지켜보았고, 2015/16 시즌 샬케의 주축으로 성장하자 5천만 유로를 투자해 영입에 성공했다.
펩 역시 자네의 기량과 성장 가능성은 인정하고 있었기에, 클럽이 오랜 기간 공을 들여온 것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영입에 아무런 토를 달지 않았다.
지난 시즌 초반 힘겨운 적응기를 거쳐 경기력이 살아나기 시작한 중반 이후부터는, 펩의 중용을 받으며 자신이 차세대를 이끌어갈 수 있음을 증명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본 자네는 무성의하고 노력 없이 재능만으로 축구를 하는 머저리였다.
쿵-
달그락!
“!!”
전날의 훈련을 분석하는 미팅이 끝난 후, 식당으로 들어선 나는 짜증을 참지 못하고 주먹으로 테이블을 내리쳤다.
그리 강하지는 않았지만, 주변은 깜짝 놀란 듯했다.
“이건, 아니야. 누가 저 녀석을 혼내야만 해.”
“참아. 그래도 지금은 아니야.”
“그럼 언제?”
“최소한 하나라도 경기를 치른 다음에 그러자. 아니면 쟤가 더 큰 문제를 일으킨 다음이라든가.”
“후우~ 그거 알아, 베르나르두?”
“화가 난다고?”
“응. 바로 그거야.”
한국에서 쓰는 표현 중에 ‘악마의 재능’이라는 게 있다. 본래는 일본의 관용구였지만, 지금은 한국에서도 널리 활용되어 보편적인 인식을 얻게 되었다.
뛰어난 재능을 가졌으나 그에 터무니없이 못 미치는 도덕관념이나 부족한 태도 문제를 가진 사람을 두고 우리는 흔히 ‘악마의 재능’이라고 말한다.
축구계에서의 대표적인 예는 안토니오 카사노와 마리오 발로텔리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탈리아 출신의 두 공격수는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실력과 재능을 모두 갖췄다는 평을 받았지만, 피치와 훈련장 안팎에서의 태도 문제로 추락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사람들은 흔히 실력만 좋으면 태도는 나빠도 된다고 여기지만, 실제 그런 선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성실함이 부족한 선수는 한순간 반짝일 수는 있어도, 절대 지속적인 성공을 거둘 수 없다.
그리고 일단 한 번 추락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망가져 버린다.
현재까지 내가 본 리로이 자네는 카사노와 발로텔리의 길을 걸을 확률이 99%였는데, 녀석은 미팅 시간에 하품한다거나 그라운드에서 스털링과 끊임없이 장난을 쳤다.
그나마 스털링은 그럴 때마다 집중하라고 반응했지만, 자네는 그것마저도 농담으로 받아들였다.
“생각해 봐. 뮌헨이었다면 어땠을까?”
“말이라고 해? 당장 쫓겨났겠지.”
“바로 그거야.”
펩 과르디올라는 선수들이 모범생이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일종의 비유기도 하지만, 설명 그대로 선수들이 학생과 같은 자세로 훈련이나 미팅에 임하기를 원한다.
수업에 열심이지 않은 학생은 자신의 강의를 들을 자격이 없었고, 충분히 반성할 때까지 클럽하우스로 들어설 수 없었다.
다소 강압적인 것은 맞지만, 프로는 프로다워야 한다는 면에서는 선수에게 훨씬 더 많은 책임이 있다.
그런데, 펩은 자네의 태도를 참아 넘겼다.
왜냐하면 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베르나르두가 클럽에 가세했지만, PL에서도 성공할 거란 보장은 없고 그건 나 역시 마찬가지다.
물론 우리 세 사람은 서로가 잉글랜드에서도 성공할 거란 믿음을 가지고 있지만, 신이 아닌 이상 무엇도 장담할 수 없기에 조심하는 태도는 나쁠 게 없었다.
그래서 더 자네에게 화가 났다.
녀석은 펩을 모른다.
그렇기에 존중하지 않는다.
“빌어먹을. 네가 진짜 잘해 줘야 해.”
“그거 고맙네. 부담을 얹어 줘서.”
“진짜 부담돼?”
“아니. 당연히 나는 잘할 거거든?! 말이 되는 소리를 해! 이런! 시끄럽고, 얼른 접시나 비워.”
“응.”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임대 때도 그랬지만, 클럽의 신입생이 된다는 건 좋은 것보다 그렇지 않은 게 훨씬 더 많았다.
벤피카나 뮌헨 이적 때는 그것을 전혀 느끼지 못했지만, 최근엔 처음부터 알아 나가야 하는 것이라든가 발언의 폭이 좁다는 것 등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만약 내가 맨시티의 베테랑이었다면, 하품하는 자네에게 그따위로 할 거면 나가라고 소리쳤을 거다.
“응?”
“?”
불편한 마음으로 과일을 입으로 옮기던 중, 맞은편에 앉은 베르나르두가 고개를 들어 시선을 나의 뒤쪽에 뒀다.
난 몸을 살짝 돌렸고, 식당에 설치되어 있는 대형 스크린에서 한 가지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건 바로, 어제 있었던 이야기의 추가 소식이었다.
하루 전, 맨시티는 오른쪽 풀백으로 노리던 다니 아우베스를 PSG에 빼앗겼다.
에이전시 및 선수 본인과의 협상을 모두 끝냈고, 아우베스가 휴가를 끝마치는 대로 테이블을 차려 계약을 완료키로 했다. 실제로 그도, 내게 메시지를 보냈었다.
줄곧 좋은 관계를 유지해 온 아우베스였기에, 난 그의 합류를 무척 반겼다. 카일 워커에게 양보한 등번호 2번도, 아우베스가 쓰는 것이라 괜찮았다.
그런데, 갑자기 PSG가 우리가 제안한 금액의 두 배에 달하는 주급을 제시하며 그를 낚아채 갔다.
어제 훈련 도중 치키가 급하게 찾아왔었는데, 펩이 그를 따라 어딘가로 향한 후 도메네크의 지휘 아래 오후 스케줄을 마무리했던 것도 그것 때문이었다.
배신감을 느끼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지만, 두 배의 주급이란 이야기에 어쩔 수 없다고도 생각했다.
다만, 연락이 일절 없는 것은 서운했다.
변명이라도 해 줬으면 좋았는데 말이다.
그리고 그 일이 있고 나서 두 시간 뒤, ‘ITK’가 우리가 토트넘의 조건을 맞춰줬다는 보도를 했다. 카일 워커의 판매를 둔 이적료 협상이 끝났다면서 말이다.
지금 화면에 뜨는 것도 바로 그것이다.
카일 워커의 맨시티 합류.
이적료는 5,400만 파운드(약 795억 원)로 추정되고 있었는데, 역대 수비수 이적료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여기도 영입에 박차를 가하네.”
“…….”
“그렇지 않아?”
“…….”
“Hey. Amigo.”
화면에 계속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던 나.
베르나르두의 목소리를 잠깐 외면했었던 나는 다시 몸을 돌려 녀석을 쳐다본 후, 주앙을 조금 더 재촉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을 했다.
현재 우리는 훈련 때 사이드백 자원이 없어 리저브에서 콜업을 하거나, 다른 포지션의 선수를 사이드백에다 놓아두는 비효율적인 일을 반복하고 있었다.
카일 워커의 합류로 일단 좌우에 하나씩을 보유하게 되었지만, 제대로 된 백업은 전무했다.
이번 시즌 펩은 3-4-3과 3-5-2를 번갈아 쓰려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 4명의 사이드백이 필요하다. 많게는 다섯까지도 괜찮다.
재빨리 접시를 비운 뒤, 식당 밖으로 빠져나온 나는 발렌시아에 합류한 주앙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우리가 그를 필요로 한다는 말.
과연 내 진심이 얼마나 전달될지는 모르겠지만, 다양한 이적설에 시달리는 주앙이 다른 유혹을 뿌리치고 이곳으로 합류해 주길 기도하고 있었다.
이번 여름은 그 어느 때보다 개인적인 친분이 이적시장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다.
‘여긴 부지런한 녀석들이 필요해.’
성실한 주앙의 모습을 떠올리며, 나는 내 나름대로 클럽을 바꿔 가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Uncle Yaya! Uncle Yaya!!”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자네의 목소리에 그만, 한국어로 작게 욕설을 내뱉고 말았다.
[……병신 새끼.]슬쩍 고개를 돌려 바라본 저 아래에서, 야야 투레를 놀리는 리로이 자네와 그것을 휴대폰으로 찍고 있는 라힘 스털링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난 지금, 저게 무척 마음에 들지 않는다.
***
[미국 투어 출발을 앞두고 카일 워커와의 계약을 마무리 지은 맨체스터 시티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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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셜) 카일 워커 선수의 입단을 환영합니다 ? 맨체스터 시티 홈페이지]***
※ 2017 U.S ICC 경기 일정
2017.07.2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VS 맨체스터 시티
2017.07.26. 레알 마드리드 VS 맨체스터 시티
2017.07.29. 맨체스터 시티 VS 토트넘 홋스퍼
***
작가의 말 ? 맨체스터 시티 적응/기본적 분위기 및 이적시장에 중점을 둔 내용은 여기서 끝납니다. 다음 주부터는 축구 그 자체의 비중이 높아지고, 외의 부분은 곁다리 느낌으로 다뤄집니다.
최근 PL을 시청하시는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이번 화 초반 첼시 관련 내용은 뛰어난 사이드백으로 넘쳐나게 될 PL을 예고하는 복선으로 봐주시면 됩니다.
주말 감기 조심하시고.
월욜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