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80)
79화
지금 함께 뛰는 다른 사람들만큼은 아니겠지만, 나도 지금까지 수백 번이 넘는 11 : 11 축구를 해왔다.
이는 비단 실전만을 말하는 것이 아닌, 비공식 경기나 연습 등을 모두 포함해서 하는 말이다.
그리고 이 수백 번의 11 : 11은 모두 과정과 결과가 항상 달랐지만, 그래도 몇 가지 공통점은 존재했다.
이건, 그중에 하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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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20분
FC 포르투 1 : 0 SL 벤피카
파앙-!!!
{아아아아-}
“Que se Foda!!”(젠장!!)
아이마르는 자신의 실책을 만회하고자, 눈에 불을 켜고 뛰었다.
지금도 그의 날카로운 슈팅이 아슬아슬하게 빗나갔다.
안타까움에 비속어를 내뱉는 아이마르를 보다, 난 다시 몸을 돌려 본래의 위치로 돌아갔다.
이젠, 조금 살 것만 같다.
.
(다비드 아비야)
“벤피카의 흐름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이랬다면 더 좋았겠지만,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까요. 무엇보다, 제수스가 하비 가르시아를 아래로 끌어 내린 것은 올바른 판단이었습니다. 덕분에 측면에서 숫자를 늘릴 수 있었죠.”
.
감독님은 빠른 타이밍에 팀 전술에 변화를 주었다.
기본적인 포메이션은 여전히 4-2-3-1이었지만, 하비가 조금 더 아래로 내려서는 대신 센터백이 조금 좌우로 벌리며 쓰리백과 비슷한 모양이 되었다.
그에 따라 가라이가 조금 더 왼쪽을 담당해주게 되었는데, 항상 적절한 위치에서 백업을 해주어 헐크가 볼을 잡았을 때마다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오늘 경기에서 뛰고 있는 가라이나 루이장 모두, 발은 다소 느리지만 탁월한 위치선정과 빼어난 1 : 1 능력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하비까지 가세하면, 스피드는 최악이지만 위치선정과 대인 방어는 최상급인 조합이 탄생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조금 더 올라가도 돼.”
“Sim!”
헐크의 1 : 1에 거의 모든 것을 의존하던 FC 포르투의 공격력은 절반 이하로 반감된 느낌이다.
라다멜 팔카오(Radamel Falcao)의 이적 이후, 헐크가 포르투 공격의 절반 가까이 담당한다는 말은 사실이었나 보다.
외에도 벤치에 있는 하메스 로드리게스(James Rodriguez)와 부상으로 결장한 클레베르(Kleber)가 헐크와 함께 FC 포르투의 삼각 편대를 이끌었다고 하던데, 어째서 오늘은 하메스가 벤치에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굳이 최고 전력이 아니더라도, 우릴 이길 수 있다고 본 걸까?
‘재수 없어.’
어쩌면 다른 이유일 수도 있겠지만, 현재 FC 포르투는 내게 있어 뭘 해도 미운 팀이다.
그러니 곱게 보일 수가.
‘온다!’
팀의 전형이 바뀐 이후, 헐크에게로 향하는 패스를 디나이하는 일도 한결 쉬워졌다.
굳이 몸을 부딪치거나 뒤에서 위치를 잡지 않아도, 타이밍을 예측하여 앞에서 끊어내는 방향으로 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설사 놓친다고 해도 가라이가 항상 백업을 해주었고, ‘빠른 리커버리’는 내가 가장 잘하는 부분 중 하나이기도 했으니 이런 도박적인 수비를 한다 해도 크게 손해 볼 것은 없다.
그리고 이번에도, 제대로 볼을 끊어낼 수 있었다.
역습 시작.
“돌아와-!!!”
크게 소리 지르는 FC 포르투의 감독, 빅토르 페레이라(Victor Perreira)의 목소리를 들으며, 난 전방을 주시했다.
등 뒤에서 헐크가 달려오고 있을 것이기에, 얼른 볼을 어딘가로든 보내야만 한다.
실제로 등골이 서늘한 게, 꼭 귀신이나 산짐승에게 쫓기고만 있는 기분이 들었다.
‘어서, 빨리.’
찾았다.
패스를 차단한 후 후퇴하는 FC 포르투 선수들이 만든 공간으로 전진하던 나는, 중앙에서 왼쪽으로 커트해 들어가는 아이마르와 눈이 마주쳤다.
오른발을 휘둘러 곧바로 보내는 패스.
아니나 다를까.
촤—-악!!
금세 내 등 뒤에서 나타난 헐크가 속도를 늦추곤, 잔뜩 인상을 찌푸리며 말한다.
“아- 늦었다.”
“······.”
휴우-, 살았다.
헐크와 몸을 부딪치지 않았다는 안도감에 숨을 내쉬면서, 아이마르에게 굴러가고 있는 축구공을 유심히 관찰한다.
SL 벤피카로 이적해 왼쪽 풀백으로 출전하는 건 이번이 두 번째인데, 확실히 처음보다는 많이 나아진 느낌이다.
많은 훈련이 도움이 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특히, 막시가 알려준 내용이 컸다.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또 실수까지도 범하게 했던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고 나니, 자연스럽게 왼쪽에서 뛸 때 내가 가질 수 있는 장점들이 체감되었다.
FC 노르셸란에서 오른쪽 풀백으로 뛰며 중앙으로 좁혀 들어갔을 때만 해도, 내가 패스를 보내거나 선택할 수 있는 행동 옵션에 명확한 한계가 존재했다.
물론 그때는 왼발을 지금보다 더 못 써서 그랬겠지만, 대각선으로 뛰며 중앙으로 좁힌 뒤에는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항상 볼을 멈춰 세워야만 했다.
전술적인 부분이 아닌, 내가 오른발잡이라서다.
필드 전체를 보거나 다양한 옵션을 두려면 항상 몸의 위치를 바꿔야 했는데, 왼쪽에서 뛸 땐 그러지 않아도 됐다.
오른쪽 풀백일 때와 똑같이 대각선으로 뛰어 중원으로 좁혀 들어가도, 굳이 속도를 주이지 않아도 된다.
역시 뭐든.
“어?”
일장 일단이 있는 법이라 말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 생각을 끝맺을 수 없었다.
금방 패스를 받았던 아이마르가 크로스를 올려보냈고, FC 포르투의 중앙수비수 로날도가 좋은 위치선정을 보여주며 헤더로 그것을 멀찌감치 클리어했다.
그리고 이 클리어된 볼을 막시가 논스톱으로 아무렇게나 띄워 보냈는데, 어쩌다 그게 홀로 있던 카르도소의 앞에 떨어졌다.
전진하던 FC 포르투의 수비수들은 오프사이드임을 어필하기 위해 부심을 보며 손을 들어 올렸지만, 부심 앞에 있었던 건 다소 나아가는 것이 늦었던 알렉스 산드루(Alex Sandro)였다.
오프사이드를 주장하려는 일은 수포가 되고, 얼떨결에 기회를 맞은 카르도소가 볼을 향해 움직이는 가운데, 니콜라스 오타멘디(Nicolas Otamendi)가 열심히 리커버리에 들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에 너무 신경을 썼을까? 아니면 본인도 당황하여 퍼스트 터치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일까?
둘 다일 가능성이 크긴 하지만, 퍼스트 터치의 방향을 왼발 아래로 가져가 버린 카르도소는 오늘 경기 가장 좋은 기회에서 터무니없을 만큼 형편없는 슈팅을 날렸다.
어설프게 휘두른 왼발에 맞은 축구공이, 5살 아이가 찬 것처럼 힘없이 데굴데굴 굴러 골키퍼의 품에 안착해 버린 것이다.
타겟맨으로서 출중한 능력을 갖추었지만, 카르도소 역시 왼발을 거의 쓰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역할에선 한계를 보인다.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는 관중석에서 야유가 터져 나온다.
{아아아······.}
{이런 빌어먹을!! 너 어젯밤에 뭐했어?!?! 슈팅이 비리비리한 게 그게 다 뭐야!!!}
팬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지금은 넣어줬어야 할 장면이니까.
하지만, 그래도 확실히 팀은 더욱 나아졌다.
아마도 그 계기는 포메이션의 변화일 거다.
11 : 11 축구에서의 화학작용이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기에, 때때로는 선수의 위치를 바꾸는 것만으로 큰 변화가 일어나는 법이다.
그리고 그 변화를 두 눈으로 파악하고 또 머릿속에서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면, 그 속에서 자신의 새로운 역할을 찾아야 좋은 축구선수가 될 수 있다.
누구한테 배웠느냐고?
당연히 모르텐 감독님이다.
‘라인이 내려갔어.’
그래도 카르도소의 슈팅을 계기로 FC 포르투가 드디어 라인을 내렸고, 마침내 팀은 후방에서 편안한 빌드업을 가져가게 되면서 본연의 장점이 필드 위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든든한 두 명의 센터백과 하비가 수비의 중심을 잡아주는 동안, 비첼이 중원을 활발하게 오갔고, 니코 가이탄과 파블로 아이마르라는 두 아르헨티나 듀오가 절묘한 개인기를 선보였다.
놀리토야 늘 그래왔듯 놀리노처럼 뛰었다.
그는 어렵지 않게 FC 포르투에 큰 문제점을 안겨줬고, 그러면서 나 역시 오버랩을 나서는 등 왼쪽 측면 전체로 활동 범위를 넓힐 수 있었다.
참 신기하다.
겨우 포메이션을 조금 손봤을 뿐인데, 완전히 다른 팀처럼 뛰고 있다는 게 놀라울 뿐이다.
전에 넬송이 부진하다고 생각했을 때도, 감독님은 오히려 활약이 괜찮았던 양쪽 윙을 교체해 경기의 흐름을 바꾸셨다.
도대체, 어떤 원리일까?
“여기야!!”
그리고 이어진 전반 32분, FC 포르투 진영에서 혼전이 펼쳐지던 중 오른쪽으로 공이 흘렀다.
그곳에서도 다시 혼전이 펼쳐졌고, 막시가 경합하며 만들어진 루즈볼이 근처에 있던 가이탄의 앞으로 향했다.
페널티에어리어 안을 빠르게 확인한 가이탄이 크로스를 띄어 올리고, 이것은 날카롭게 파고들던 아이마르의 머리에 정확히 걸렸다.
골키퍼와 겨우 3m 정도 떨어진 곳에서의 헤더.
하지만.
“지엔장, 빌어머그을!!!!”
이번엔 에우통(Helton)의 선방이다.
그는 몸을 날려 슈팅을 막아냈다.
또 한 번의 좋은 기회를 놓친 아이마르가, 이번에는 아예 허공을 바라보며 소리친다.
아마 저 사람은 필드에서 가장 많은 감정을 표시할 거다.
“어?”
그런데.
“뒤를 봐!!! 온다!!!”
FC 포르투의 골키퍼 에우통은 처음엔, 좋지 않은 흐름을 바꾸기 위해, 일부러 오래 볼을 쥐며 충분한 시간을 들이려고 했다.
그리고 적당히 전형이 갖춰졌을 때, 손으로 볼을 굴려 로날도에게 축구공을 전달했다.
여기까진 아주 평범한 빌드업 과정이었다.
한데, 바로 다음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했다.
로날도는 마이콘을 향해 대충 패스를 보내놓곤, 미드필드의 위치를 지시하려고 했다.
그런데 마이콘 역시, 마찬가지의 일을 수행하느라 볼이 오는 것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
빠르게 굴러간 축구공이 마이콘의 곁을 스쳐 지났고, 뒷걸음질 치며 수비 위치로 돌아가던 난 충분히 볼을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해 곧바로 방향을 바꿔 앞으로 달려나갔다.
뒤늦게 마이콘이 볼을 향해 움직이긴 했지만, 그는 축구공을 찾느라 시간을 허비했고 또 준비 동작도 부족했다.
무엇보다, 축구공은 점점 더 그에게서 멀어지고 반대로 내게로 더 가까워지는 중이었다.
‘대충······.’
얼추 3~4m 정도 마이콘에 앞설 것 같았는데, 단순히 볼을 가져오는 게 아니라 다음을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빠르게 머리를 굴려 다양한 옵션을 상상했고, 시간이 많이 없었기에 그냥 가장 마음에 드는 것 하나를 선택했다.
‘가자!’
마이콘이 다리를 길게 뻗도록 만들고자, 난 의도적으로 마지막에 약간 속도를 늦췄다.
대신에 그만큼 더 정교한 동작을 할 수 있었고, 충분히 여유를 가지며 생각했던 동작을 수행해냈다.
틱-
“!!!”
발끝으로 축구공을 슬쩍 밀어내자, 늦다고 판단해 발을 크게 내디딘 마이콘의 가랑이 사이로 축구공이 빠져나간다.
그리고 이후에 볼을 차고 돌아나갈 경로도 미리 그려두었던 난, 마이콘을 스쳐 지나며 마음속으로 중지를 들어 올려줬다.
실제론 그럴 여유가 없으니까.
‘이게 다 과자 가족에서 배운 거다, 새끼야.’
현재 친하게 지내고 있는 친구들은, 나와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개인 기술들이 좋았다.
그래서 최근에는 친구들과 자주 어울릴 때마다, 그들이 가진 개인 기술들 몇 가지를 열심히 배웠다.
물론 그 친구들만큼 우아하게 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덴마크에서 뛸 때보다는 훨씬 더 볼을 예쁘게 찼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그렇게 마이콘을 따돌리자.
“슛!!!!”
골대와 골키퍼 외에 아무도 없는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슛하라고!!!”
이 짧은 시간에 두 번이나 커다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난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다.
달려나가던 힘을 몽땅 오른발에 실은 채로, 난 발 앞에 놓인 축구공을 강하게 후려 찼다.
퍼엉-!!!!
***
“으와아아아아아-!!! 우와아아아악-!!!”
“이런 빌어먹!!! 해낼 줄 알았어!! 이럴 줄 알 았다고!!”
“······.”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코치들에 둘러싸인 채, 조르제 제수스는 흐뭇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바라봤다.
곧이어, 장내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우린 의심하지 않습니다!! 스포르팅 리스보아 벤피카의 골!! 등번호 7번!!! 오스카-!!!]{카르도소!!!}
[오스카-!!!]{카로도소오오오아!!!!}
필드 위에서도 벤치의 모습과 마찬가지로, 골을 기록한 카르도소를 중심으로 선수들이 모여 있다.
하지만 이내 그들은 멀리에서 달려온 김다온에게 달려가, 하이파이브와 포옹을 나누는 등, 동점 골에 혁혁한 기여를 보여준 그에게 칭찬 세례를 아끼지 않는 모습이었다.
조금 전, 김다온이 시도한 중거리 슈팅이 오크사 카르도소의 골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그나저나, 로날도는 어떻게 됐어?”
“저기 좀 봐. 조금 심각해 보이는데?”
“뭐야, 저거? 피?”
“그런 것 같아.”
김다온의 슈팅은 애석하게도, 골대까지는 날아가지 못했다.
잔디에 낮게 깔려 뻗어 나가던 축구공은 곧, 몸을 날려 수비한 로날도의 안면을 정확히 두들겼다.
[퍼억-!!!!]관중들 모두가 소리만으로 끔찍함을 표현할 만큼, 김다온의 슈팅은 정말 강력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걸 얼굴로 받아낸 로날도는 그대로 필드에 쓰러져 버렸다.
순식간에 일어난 상황에 FC 포르투의 선수들이 정신을 차리기 전, 로날도의 얼굴을 맞고 튕겨 나간 축구공은 그 근처에 있던 카르도소의 발밑으로 향해버렸다.
김다온의 슈팅을 막기 위해 에우통은 이미 몸을 날려두었던 상태였고, 카르도소는 빈 골대에 손쉬운 골을 넣을 수 있었다.
그러니 사실 지금의 골은, 절반 이상 김다온이 만든 것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순간적인 판단. 무엇보다 스피드. 그리고 기교. 마지막에 슈팅까지. 정말이지, 완벽하군.’
축구지도자를 하다 보면, 세상의 군상들이 그대로 훈련장에 있다는 것을 쉽게 깨달을 수 있다.
모든 선수가 열심히 훈련하고 또 감독의 말을 잘 들을 것이란 생각은 이상향을 그리는 거나 다름없다.
현실은 고집이 센 25~35명의 다 큰 성인들이 7살짜리 어린아이처럼 투정을 부리는 걸 달래가며, 그들의 의사 하나하나에 맞는 행동들과 끊임없이 타협해 나가는 과정의 반복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개중에는 ‘모범생’이라 부르는 이들도 있기 마련이었고, 운이 좋다면 그보다 더 좋은 ‘우등생’을 만날 수도 있다.
이 둘의 차이가 무엇이냐면, 가르친 것만을 확실히 해내는 사람과 오히려 힌트만 던져줬을 때 더욱 많은 것을 해내는 사람에 있었다.
그리고 이 둘 중, 김다온은 후자에 속한다.
그는 오히려, 무조건 주입하는 방식의 훈련에 어려움을 겪었다.
본인 스스로 어째서 그렇게 뛰어야만 하는지, 또 팀이 바라는 의도가 무엇인지 충분히 이해했을 때 훌륭한 성취를 거뒀다.
어떠한 지도자는 이를 두고, 배움이 느리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지도자의 역량에 물어야 하는 문제다.
작년 여름 FC 노르셸란에서 물러난 모르텐 비그호스트 감독과 통화를 했을 때, 조르제 제수스는 그에게서 이런 김다온의 성향을 미리 들을 수 있었다.
[힌트를 하나 던져주시죠. 그럼 그는 숨겨진 것들까지 찾아서 전부 당신의 앞에 가져다 바칠 겁니다.] [우등생이로군.] [하-! 우등생? 천만에요, 조르제. 제가 봤을 때 그는 오히려 천재에 더 가깝습니다. 만약 천재라는 게, 다소 거칠고 투박해도 괜찮다면 말이죠.]확실히 김다온은 지금도 다소 거칠고 투박했다.
하지만 그렇기에, 세공하는 맛이 있었다.
FC 노르셸란에서 단 2년 반 만에 놀라운 성장을 보여준 것처럼, 김다온은 여기 SL 벤피카에서도 2달 만에 큰 진보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기술적인 영역이라든가, 축구선수로서의 순수한 기량은 아직 정체 중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그는 여전히 적응 단계다.
그러나.
‘기대하게 만드는군.’
포르투갈 무대에 완전히 적응한 뒤의 모습을 상상하게 만들 수준은 되었다.
그리고 그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 것이다.
삑-!! 삐익-!!
전반전 45분이 끝나고, 1 : 1의 성적표를 안은 채로 제수스는 언제나처럼 라커룸으로 먼저 들어섰다.
비록 팀의 모습은 100% 만족스러운 모습이 아니었지만, 최소 김다온에게 따로 지적할 사항은 없을 것이다.
“놀랍게도 말이야.”
이제 겨우 두 번째로 왼쪽 풀백에서 출전하게 된 18살의 어린 선수가, 전반전의 MVP가 될 줄은 그 누구도 몰랐을 것이다.
그것도, FC 포르투라는 거함과의 대결에서.
하지만 이 세상에는 언제나, 상상 속에서 일어나는 일보다 더욱 기상천외한 것들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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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종료
SL 벤피카 1 : 1 FC 포르투
[골] 오스카 카르도소 : 전반 34분(김다온) [교체]FC 포르투
로날도(OUT/부상)↔엘리아큄 망갈라(IN/전반35분)
잘마 캄포스(OUT/일반교체)↔하메스 로드리게스(IN/후반00분)
***
『SL 벤피카의 첫 번째 골 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