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805)
805화 Unbeatable
2017년 9월 9일. 맨체스터 M11 3FF, 잉글랜드. 애쉬튼 뉴 로드. 에티하드 스타디움.
.경기시작 2시간 전
맨체스터 시티 0 : 0 리버풀
&Match-Up`s Best Eleven(맨시티/상대팀)
&Tactics(맨시티/상대팀) : 3-5-2/4-3-3
GK ? 에데르송 / GK ? 시몽 미뇰레
RCB ? 존 스톤스 / RB ? 트렌트 알렉신더-아놀드
CB ? 니콜라스 오타멘디 / CB ? 조엘 마티프
LCB ? 에므리크 라포르트 / CB ? 라그나르 클라반
DM ? 페르난지뉴 / LB ? 알베르토 모레노
RM ? 카일 워커 / DM ? 엠레 잔
CM ? 케빈 더브라위너 / CM ? 조던 헨더슨
CM ? 다비드 실바 / CM ? 조르지뇨 베이날뒴
LM ? 김다온 / RW ? 모하메드 살라
ST ? 세르히오 아궤로 / LW ? 사디오 마네
ST ? 가브리에우 제주스 / ST ? 호베르투 피르미누
.
.
2015/16 시즌이 끝나고 난 뒤, 리버풀 FC의 감독 위르겐 클롭을 향한 평가는 다소 엇갈렸다.
클롭을 상징하는 게겐 프레싱의 이식은 성공적으로 이뤄졌으나, 독일과는 다른 리그 환경과 빈약한 스쿼드로 인한 전력 저하가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어진 2016/17 시즌, 리버풀은 2010년대를 통틀어 가장 훌륭한 출발을 했다.
유럽 대항전 진출 실패로 인한 부족한 지원 속에서도, 특유의 안목을 발휘한 위르겐 클롭이 뛰어난 실력을 지닌 선수들을 영입한 덕분이다.
하지만 리버풀은 여전히 스쿼드가 부족한 클럽이었고, 사디오 마네의 네이션스컵 차출과 쿠티뉴의 부상이 겹친 2017년을 기점으로 부진이 거듭되었다.
그래도 시즌 막바지 힘을 발휘하며 목표로 했던 Top 4 안착에는 성공했지만, 리버풀엔 스쿼드의 강화라는 특명이 내려졌다.
특히 클롭 체재의 첫 2년 동안 지속해서 문제가 제기되었던 수비는 시급한 개선 사항이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리버풀은 마네에게 집중되었던 공격의 편향성을 개선하는 것 이상의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 또한 팀을 떠나길 원하는 쿠티뉴의 태업도 문제였다.
FC 바르셀로나에서 뛰길 원하는 쿠티뉴는 리버풀에서 뛰고 싶지 않다며 공개적인 의견을 밝혔고, 급기야는 등 부상을 핑계로 뛸 수 없음을 클럽에 알렸으나 얼마 후 브라질 대표팀 훈련을 소화하며 거짓말을 했음이 드러나기도 했다.
그나마 며칠 전 클롭과의 면담을 가진 후 팀훈련에 다시 합류하긴 했지만, 리버풀의 전력은 여전히 정상이 아니다.
“세르히오, 당신은 리버풀을 상대로 환상적인…….”
“…….”
드레싱 룸으로 향하는 길, 예전부터 리버풀을 상대로 좋은 활약을 펼친 아궤로가 ‘Sky Sports’와 인터뷰를 나눈다.
나는 그런 그를 지나치며 계단을 올랐다.
실내는 약간 분주한 상태다.
“오늘 주심은 누구야?”
“모스 아니야?”
“아, 젠장. 그랑은 별로 궁합이 좋지 않아.”
“다이빙을 조심해.”
“그게 어디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이야?”
“그건 그러네.”
동료들과 함께 안으로 들어선 후, 주/부심을 확인하는 것으로 경기 준비에 들어간다.
조나단 모스(Jonathan Moss)는 부지런하지 못한 주심으로, 경기당 평균 3~4개 정도의 경고를 꺼내 든다.
2011/12 시즌까지는 퍽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이후 점점 살이 찌면서 경기의 템포가 빨라지기 시작하면 그것을 쫓는 걸 어려워한다고 들었다.
볼과 가깝지 못한 곳에서 판정을 내리는 순간이 잦다 보니, 이따금 터무니없는 실수를 저지르곤 한다.
PL의 감독들이 VAR의 도입을 촉구하는 이유 중 한 사람인 만큼, 쓸데없는 오해를 사는 일을 자제해야 할 것이다.
심판들을 만나러 떠났던 브라이언 키드와 다비드가 드레싱 룸으로 돌아오고, 먼저 준비를 끝낸 골키퍼들이 만시시도르와 함께 밖으로 나섰다.
뒤이어 하나둘 동료들이 드레싱 룸을 떠났고, 나도 베르나르두와 함께 훈련을 치르기 위해 바깥으로 나섰다.
{“휘이이이익-!!”}
{“맨체스터 시티!!”}
줄곧 느껴 온 것이지만, 경기장이 채워지는 속도는 PL이 가장 느린 편이다. 독일이나 스페인이었다면 못해도 만 명이 넘는 팬들이 입장했을 건데, 지금은 많아야 5천 명 수준이었다.
하지만 그게, PL 팬들의 열정이 떨어짐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저 축구를 좀 더 폭넓게 즐길 뿐이다.
경기장 주변에 있는 스포츠 펍에서 맥주와 칩을 즐기다가 경기 시간에 맞춰 찾기도 하며, 아니면 좀 더 다이내믹한 경기장 내의 시설을 이용하기도 한다.
“Let`s go, Guys! Let`s go!!”
새로운 맨시티 아래 첫 번째 경기.
지금까지의 과정 자체만 놓고 본다면, 지난 세 경기와 거의 다르지 않다. 특별한 이야기를 나누지도 않았고, 파이팅의 목소리가 더 높아진 것도 아니다.
하지만 미묘한 것들이 변했다.
뱅상의 부탁을 받은 야야 투레가 편한 트레이닝복을 갖춰 입고 경기장을 찾은 게 대표적인 예다.
에이전시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문제와는 별개로, 야야 투레는 클럽 내에서 큰 영향력을 미치는 존재였다. 많은 사람이 그를 믿고 의지한다.
따로 경기장에 먼저 도착한 투레가 우리를 클럽 하우스에서 맞이했을 때, 모두가 그를 보며 반가워했다.
“좋아! 그만!”
“후우–”
웜업의 끝을 알리는 부아나벤투라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숨을 내어 쉬며 고개를 들어 올린 나는 비가 한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한 하늘을 쳐다봤다.
재미있는 건, 먹구름은 딱 한 조각뿐이라는 거다.
‘하여간, 변덕스럽긴.’
도저히 그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날씨.
그게 바로 맨체스터의 매력이다.
“헤이. 뭐 해? 가자.”
“응. 가자.”
마지막으로 바라본 하늘에선, 먹구름 뒤로 태양이 수줍게 그 모습을 빼꼼 드러내고 있었다.
***
.전반 02분
맨체스터 시티 0 : 0 리버풀
전반 초반, 기선제압 상황에서 점유율을 높여 가고 있는 쪽은 리버풀이다.
“온다-!!”
“앞에 막아!!”
팡-!
조던 헨더슨의 코너킥이 가까운 쪽 포스트를 향해 날카롭게 꺾여 들어오고, 볼이 향하는 곳에 있던 조엘 마팁을 스톤스가 잘 억누르며 에데르송이 손쉽게 캐치를 해냈다.
빠르게 앞으로 달려 나간 에데르송이 바로 공격을 전개하려고 하지만, 나와 다비드가 동시에 소리쳐 그런 그를 억제한다.
“잘했어.”
“……얼른 옆으로 가.”
“안정적으로 해. 알겠지?”
“…….”
고개를 끄덕인 에데르송을 확인한 후, 나는 천천히 달려 왼쪽 사이드라인으로 움직였다.
오늘 우리는 3-5-2로 나섰는데, 순간적으로 4-4-2로 전환하는 움직임을 가져가고 있다.
빠른 선수들로 채워진 리버풀 FC의 공격수들을 상대로 윙백의 위치를 끌어 올리면서 생간 뒷공간을 커버하기 위한 변칙적인 수였다.
볼이 머무는 곳으로 각각의 측면 센터백이 벌려 서면, 페르난지뉴가 재빨리 중앙으로 움직여 오타멘디의 파트너가 되어 주는 방식이다.
이들 넷이 리버풀의 공격수들의 템포를 지연시키게 되면, 앞쪽의 미드필드가 아래로 내려와 수비를 도와야 한다.
오늘 내 상대는 모하메드 살라(Mohamed Salah).
과거 첼시 FC에서 뛴 적이 있는 공격수다.
“뒤!”
타다닥-!
패스를 받아 볼을 연결할 곳을 찾고 있을 때, 뒤쪽에서 페르난지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린 나는 접근하는 살라를 발견할 수 있었고, 재빨리 왼발을 움직여 축구공을 오른쪽 다리 뒤로 밀어 보낸 후 태클에 걸려 그대로 피치에 넘어졌다.
쿵-
삐-익!
조나단 모스가 휘슬을 불어 파울을 선언하고, 엎어져 있다가 몸을 돌린 나를 향해 살라가 손을 뻗어왔다.
“고의는 아니었어.”
“그래. 나도 알아.”
모하메드 살라는 과거, 주제 무리뉴가 직접 점찍은 선수였다. 그리고 FC 바젤에서 뛰었을 땐, 주호 형의 룸메이트로 지내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난 첫인상부터 마음에 들었다.
“다음에는 그냥 날 내버려 둬.”
“하하. 그래. 그래 볼게.”
“안 그럴 거지?”
“당연하지.”
“큭큭큭. 그래.”
아까 조던 헨더슨이 띄워 올린 코나킥은 모하메드 살라가 만들어 낸 것이었다. 녀석은 나를 앞에다 두고 드리블을 시도했는데, 여의치 않자 안쪽으로 틀어 슈팅을 가져갔었다.
반응하기 어려운 타이밍에 이뤄진 동작이었고, 그건 내게 앞으로 이 남자를 경계해야 함을 말해 주었다.
내가 파울을 당하고 약 3분 뒤, 볼을 처리하는 속도가 조금 늦었던 더브라위너의 실수를 이용한 리버풀 FC가 다시 한번 살라를 통한 역습을 시도했다.
빌드업을 통해 라인 전체가 높아지던 상황이었던지라, 최악의 상황에서 볼을 빼앗긴 셈이다.
준비했던 방식의 수비 메커니즘을 가져갈 수 없었던 오타멘디가 일단 살라를 저지할 목적으로 움직였고, 곧 페널티박스 라인 부근에서 그와 충돌했다.
삐—익!!
또 한 번 들려온 휘슬.
중요한 건 P.K 여부다.
테크니컬 에어리어에 선 위르겐 클롭이 펄쩍펄쩍 뛰며 페널티를 주장하지만, 태클을 당해 넘어졌던 살라는 프리킥을 알리는 주심의 판정을 순순히 받아들인다.
그러자 곧, 클롭이 진정했다.
‘이러다 당하겠어.’
모하메드 살라와 사디오 마네라는 두 명의 스프린터를 전방에 놓아둔 리버풀을 상대로, 계속해서 지금과 같은 방법을 유지해 나가는 게 올바른지 확신이 어려웠다.
페르난지뉴에게 수비적인 부담이 지워진 상태기에, 볼을 점유하기도 쉽지 않다.
‘조금 다르게 뛰어야겠어.’
전반전 8분.
난 탐색전을 끝내고 결론을 내린다.
팡-
페널티박스 안에서 높이 뛰어오른 에데르송이 두 손을 쭉 뻗어 프리킥을 잡아내고, 볼을 안전하게 지키고자 엎어진 그에게로 많은 박수가 쏟아진다.
[리크! 리크!!] [??] [내가 낮게 있을 거야. 무슨 말인지 알지?] [아- 그래. 알아들었어.] [좋아.]아직 영어가 서툰 라포르테에게, 스페인어로 앞으로는 내가 낮은 위치에서 뛸 것임을 알렸다.
이제부터 난, 페르난지뉴의 파트너가 되어 볼을 점유하고 빌드업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탤 것이다. 왼쪽 공격진영은 당분간 비워 둬도 된다.
그게 경기의 승패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테니까.
지금은 이게 우선이다.
“페르!!”
“!”
팡-!
페르난지뉴로부터 패스를 이어받아, 중원에서의 경쟁을 이어 나간다.
재빨리 접근한 조던 헨더슨을 턴(Turn) 동작으로 가볍게 벗겨 냈고, 뒤이어 달라붙은 엠레 잔을 상대로도 드리블을 가져가며 탈(脫)압박을 시도했다.
두 다리로는 축구공을 지키며, 상체 전부를 활용해 리버풀이 자랑하는 미드필드를 따돌리려 한 것이다.
그리고 압박이 뚫릴 위기에 처하자, 다소 거칠게 몸을 쓴 헨더슨이 허벅지를 걸어 넘어뜨렸다.
다시 경기가 멈췄고, 나는 헨더슨에게 야유를 보내는 팬들의 목소리를 뒤로한 채 재빨리 일어서서 오른쪽 측면의 카일 워커에게 축구공을 밀어 보냈다.
경기가 잠시 멈출 거라고 예상한 리버풀의 선수들이 멈칫하는 사이, 워커가 케빈에게 볼을 잇는다.
25M 거리에서 슈팅 기회가 만들어졌고 케빈의 발끝을 떠난 축구공이 리버풀의 골대를 겨냥하지만, 옆으로 다이빙을 가져간 시몽 미뇰레(Simon Minolet)가 가볍게 막아 낸다.
{“아-”}
모처럼 만들어진 기회가 무산된 것에 팬들이 아쉬움을 토하지만, 이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던 나는 손뼉을 두드리며 케빈과 팀 전체에 목소리를 높인다.
사실상 기선제압에서 밀렸다고 볼 수 있었기에, 슈팅이 무산된 이후의 반응도 중요했기 때문이다.
“기운 내! 이제부터 볼을 점유할 거니까!”
“…….”
“정신 바짝 차려!! Come On!!”
리버풀이 계속해서 우릴 공략하려고 들겠지만, 나는 클롭의 공격 방법을 극복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비니의 일을 하는 거야.’
최근 뱅상이 팀을 위해 헌신했듯, 나 역시 피치 위에서 팀이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자 한다.
결국 그로 인하여 팀이 변화할 테니까.
당분간, 난 가자미가 될 예정이다.
***
.전반 14분
맨체스터 시티 0 : 0 리버풀
(앨런 패리) – Sky Sports 코멘테이터
“패스하는 아궤로. 페르난지뉴.”
.
.
김다온이 중앙으로 움직여 빌드업에 참여한 이후, 리버풀 FC는 빠르게 주도권을 내어주는 중이었다.
지금도 다비드 실바와 김다온이 더미(Dummy)가 되어 리버풀의 수비를 페널티박스 쪽으로 끌어들이자, 골 에어리어 외곽에서 페르난지뉴에게 슈팅 기회가 생겼다.
동료의 목소리를 놓치지 않은 세르히오 아궤로가 패스를 연결했고, 퍼스트터치를 잘 가져간 페르난지뉴가 원터치 후 바로 슈팅을 시도했다.
팡-!
{“워오오오-!!”}
.
(앨런 패리)
“It is Saving. 좋은 다이빙이었습니다. 페르난지뉴가 득점을 노렸지만, 시몬 미뇰레가 훌륭하게 방어해 냅니다. 그렇지만 맨체스터 시티. 점점 더 기세를 높여 갑니다.”
(앤디 힌치클리프) – Sky Sports 공동-코멘테이터
“다온을 중앙으로 보낸 효과가 주효하고 있습니다. 수비에서의 위험부담을 감수하는 일입니다만, 지금까진 그 보상이 더욱 커 보입니다.”
.
맨체스터 시티의 오늘 경기 두 번째 코너킥이 준비되고, 박스 안에 자리 잡은 리버풀 FC의 수비수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는 흘러가는 시간을 야속하게 여긴다.
기껏 김다온과 같은 라인에서 맞대결을 펼칠 줄 알았는데, 전반전 8분 이후 거리가 점점 멀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볼란치(Volante)처럼 뛰고 있는 김다온은 수비의 특정 순간에만 자신과 같은 공간에 머물렀다.
그로 인해, 아놀드는 가벼운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
‘이건 아니야.’
파앙-!
케빈 더브라위너의 코너킥이 날카롭게 리버풀의 박스를 겨냥하고, 몸을 띄워 올린 조엘 마티프(Joel Matip)가 머리를 가져다 대는 것에 성공하며 축구공을 클리어해 낸다.
이를 박스 바깥에서 다비드 실바가 받아 내지만, 공간이 보이지 않았던 베테랑 미드필드는 여유를 가졌다.
몸을 반대 방향으로 돌린 그가 패스를 보낸 곳엔, 하프라인 바로 앞에 서 있던 김다온이 있었다.
여유 있게 전방을 쳐다보던 김다온이 오른발을 휘둘렀고, 이는 리버풀의 오프사이드 라인을 깨트리는 움직임을 가져간 카일 워커에게로 이어졌다.
“헤이!!!”
손을 들어 올린 몇몇과 움직이는 몇몇.
그 사이로 카일 워커가 땅볼 크로스를 보내고 가브리에우 제주스가 마무리를 하지만, 부심이 이미 깃발을 높이 들고 오프사이드를 선언하고 있었다.
강력히 부정하는 카일 워커와 허탈한 표정의 제주스가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는 사이, 앞으로 뛰어나가는 것이 늦었던 아놀드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후우- 살았어.’
자신이 볼 땐, 지금은 오프사이드가 아니었다.
코너킥 수비가 끝나고 오른쪽으로 움직이던 동작이 늦어, 자신이 한두 발 골대와 가까운 위치에 서 있었다.
아마도 TV는 이 모습을 화면에 담았겠지만, 오늘 경기의 부심은 그것을 똑바로 지켜보지 못했다. 그리고 PL은 주심이 판정을 내리면 그걸로 끝나는 리그다.
결국 그렇게, 맨시티의 득점 하나가 사라진다.
.
(앤디 힌치클리프)
“오, 이건 아니죠. 이번 건 오프사이드가 아닙니다. 알렉산더-아놀드가 분명 좀 더 뒤에 있었습니다.”
(앨런 패리)
“맨체스터 시티로서는 아쉬운 판정입니다.”
.
부심의 오심(誤審)으로 위기를 넘긴 리버풀이었지만, 불리해진 상황을 극복하지는 못했다.
이따금 모하메드 살라와 사디오 마네가 김다온이 비워둔 오른쪽 측면 공간으로 뛰어들어 공격을 시도했으나, 라포르트의 좋은 수비가 그것을 번번이 막아 냈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패스가 이어질 때도 있었지만, 오타멘디/페르난지뉴/김다온을 뚫어 내긴 역부족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던 때.
팡-!
‘응?’
오른쪽에서 연결된 패스를 이어받은 다비드 실바가 몸통을 반대 방향으로 돌려세운 후, 왼쪽 사이드라인을 겨냥한 패스를 찔러 보냈다.
거기엔 어느새 측면으로 움직임 김다온이 있었고, 그의 전진은 굉장히 쉽게 이뤄졌다.
중앙과 오른쪽 측면을 중심으로 공격을 이어 온 맨체스터 시티였기에, 그에 맞춰 대응한 리버풀의 수비 역시 한곳으로 치우쳐진 상태였다.
‘좋았어! 기회야!’
드디어 김다온을 맞닥뜨린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가 적극적인 의욕을 가지며 달려 나가고, 이를 본 위르겐 클롭이 다급히 손을 들어 올리며 목소리를 크게 높인다.
“트렌트!! 나서지 마!!”
현재 알렉산더-아놀드를 중심으로 주변에 널찍한 공간이 펼쳐져 있었는데, 클롭은 어린 풀백이 달려들었을 경우 뒤를 허용하기 더 쉬워지는 것을 염려했다.
그리고 예상대로, 가브리에우 제주스가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의 뒤로 발생한 공간으로 뛰어 들어갔다.
이러한 모습에 리버풀 FC의 수비가 크게 흔들리고, 중앙을 지켜야 했던 조엘 마티프는 어쩔 수 없이 좌우 간격을 벌리며 제주스를 커버할 수 있는 위치로 움직였다.
동시에 엠레 잔과 조던 헨더슨에게 소리쳐, 맨체스터 시티가 하듯 자신의 이동으로 생겨날 공간을 커버하길 요청했다.
“엠!! 조던!!”
고작해야 이름을 외친 것일 뿐이지만, 높은 수준에서 뛰어왔고 현재도 뛰고 있는 선수들은 이것만으로도 어떠한 플레이를 해야 할지를 알고 있었다.
‘막을 수 있어.’
제주스를 따라 움직이던 마티프는 엠레 잔과 조던 헨더슨의 커버가 이뤄진다면, 박스 안에서의 기회는 허용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박스 바깥에서의 슈팅을 허용할 수도 있겠지만, 오늘 미뇰레의 컨디션을 믿고 있었다.
어차피 박스 안에 리버풀 FC의 선수들이 많아, 슈팅을 가져갈 궤적도 제한적이다.
“여기!!”
페널티박스 왼쪽 라인 부근으로 움직인 가브리에우 제주스가 손을 뻗으며 패스를 요구하고, 거기로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 순간 김다온이 전혀 엉뚱한 곳을 쳐다봤다.
현재 그의 눈은 중앙으로 향해 있었고, 아놀드가 달라붙기 직전 왼발을 움직여 축구공을 옆으로 밀어 보냈다.
팡-
‘뭐?’
가장 넓은 공간으로 뛰어들었고 또 충분히 패스를 받을 수 있던 제주스를 미끼로 가져간 플레이.
김다온에게서 축구공을 연결받은 케빈 더브라위너가 몸을 돌려 원터치를 가져간 후, 대각선으로 파고드는 아궤로를 겨냥해 다시 패스를 찔러 보낸다.
그리고 그것은 예측하지 못한 패스를 가져간 김다온으로 인해 멈칫했던 조던 헨더슨과 엠레 잔을 통과한다.
데굴데굴 굴러간 축구공이 세르히오 아궤로의 발에 다다르고, 뒤에서 라그나르 클라반이 달라붙어 보지만 슈팅을 저지하기에는 역부족이다.
“!!”
“…….”
미뇰레를 얼어붙게 만든 아궤로의 슈팅이 리버풀의 골대 오른쪽 아래를 통과하고, 득점에 성공한 아르헨티나의 국가대표 공격수가 환호하는 팬들의 앞에서 날아오른다.
지금까지 숱하게 많은 기회를 날려 보내며 지난 경기 때 벤치에 앉아야 했던 아궤로였지만, 오늘 자신에게 주어진 첫 번째 득점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VAMOS-!!! 이래도 내가 우스워!!!”
기선제압을 빼앗긴 상황에서부터 시작된 김다온의 선택과 그로 인해 빚어진 득점.
비록 공격 포인트를 가져간 것은 다른 이들이었지만, 몇몇은 이번 득점이 있기까지 무엇이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를 알고 있다.
.
(앤디 힌치클리프)
“맨체스터 시티의 훌륭한 패싱 게임이었습니다. 다비드 실바. 다온. 케빈 더브라위너. 이들 세 사람의 패스와 세르히오 아궤로의 멋진 마무리가 오늘 경기 첫 번째 득점을 만들어 냈습니다.”
(앨런 패리)
“생각보다 더 빨리, 그리고 쉽게 점수가 만들어졌습니다. 불의의 한 방을 허용한 리버풀. 빨리 실점을 털고 다시 집중해야 할 겁니다.”
.
전반전 26분.
맨체스터 시티가 한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