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809)
809화 Unbeatable (5)
이것은 일방적인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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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다크) – BT Sports 코멘테이터
“Daooooooon-!! ……WONDERFUL!! Absolutely Stunning Goall. Of 2016 Ballon d`Or Winner!! Three Null, Manchester City!! 전반 27분 만에, 페예노르트를 완전히 무장 해제시켜 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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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27분
페예노르트 0 : 3 맨체스터 시티
말문을 잃어버린 페예노르트의 팬들은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광경을 참담한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전반 17분과 20분 두 차례 유효슈팅을 가져가며 잠깐 기적을 바라기도 했었지만, 현실은 무척 아프고 차가웠다.
특히 이번 김다온의 중거리 슈팅은 공포감이 느껴질 만큼 강력하고 또 소름이 돋을 만큼 날카로웠다. 아궤로의 슈팅이 맞고 흐른 페널티 박스 밖으로 흐른 걸 그대로 걷어찼다.
시속이 얼마나 될까?
충격을 받은 와중에도 꽤 많은 사람이 조금 전 김다온의 슈팅 속도를 궁금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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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맥매너먼) – BT Sports 공동-코멘테이터
“This is May be Another 200km/h Go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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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역사를 통틀어, 김다온은 가장 빠른 슈팅 속도를 지닌 선수였다. 단순히 체감상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밝혀진 진실이다.
김다온의 커리어에서 가장 위대한 업적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트레블 달성 이후, ‘ESPN’의 TV 프로그램 ‘Sports Science Video Achieve’는 2년 연속 발롱도르 수상자가 될 가능성이 큰 남자의 슈팅 속도를 분해했다.
그리고 그 결과, 무척 놀라운 결론이 맺어졌다.
당연히, 진행자들도 모두 놀라워했다.
이미 축구 역사상 가장 빠른 슈팅 기록을 보유한 김다온이었기에, 수치가 당연하게 여겨지면서도 그 숫자가 예상을 뛰어넘자 경악을 감추지 못한 거다.
프로그램은 25M 이내에서의 평균 슈팅 속도가 무려 73.8마일(약 118.8km/h)이며, 25M 밖에서는 이 수치가 78.2마일(약 125.9km/h)까지 치솟는다고 했다.
호베르투 카를루스의 평균 슈팅 속도가 60마일대 중후반이었음을 고려하면, 20km/h 정도 빠른 것이었다.
뒤이어, 진행자는 축구 선수의 99%가 김다온의 평균 슈팅 속도에도 미치지 못하는 최고 슈팅 속도를 기록한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는 중이라며 말이다.
[“이 친구는 돌연변이입니다.”]모두가 공감할 수밖에 없는 결론이 나온 뒤, 맨체스터 시티가 미국 투어에 나서자 다시 한번 김다온의 슈팅 속도가 미국 내에서 주목을 받게 됐다.
몇몇 페예노르트의 팬들은 일련의 사실들을 알았고, 김다온의 슈팅을 눈앞에서 직접 보게 되자 참담한 와중에도 호기심을 느꼈던 거다.
하지만, 아무리 외면을 하려고 해도 그들이 마주한 현실은 변하지 않는다.
0:3.
전반전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이미 경기의 결과가 나와 버리고 말았다.
일부 긍정을 유지하고 있는 이들이 힘겹게 목소리를 높여 보지만, 이미 페예노르트 팬들의 머릿속엔 그들이 가장 수치스럽게 여기는 숫자가 떠오르고 있었다.
0:10.
페예노르트는 어쩌면, 그날의 끔찍한 참상을 반복하게 될지도 모른다.
‘아니. 아닐 거야.’
가까스로 끌어모은 정신을 최대한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꿔 보려는 찰나, 이번에는 오른쪽 윙 포지션으로 옮겨간 케빈 더브라위너가 아궤로에게 다시 날카로운 크로스를 선물한다.
촤라락-!
{“!!”}
“!!”
삑-!
천만다행히도, 세르히오 아궤로가 흔든 것은 페예노르트 골대의 옆 그물이었다.
***
.하프 타임
페예노르트 0 : 3 맨체스터 시티
@페예노르트의 드레싱 룸
조반니 판 브롱크호르스트는 지금 어느 때보다도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0:3이란 점수도 점수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전의(戰意)가 사라지고 공포감에 휩싸인 선수들의 눈이었다. 흡사 나라와 가족을 적국에 빼앗긴 패잔병을 보는 듯했다.
‘어떤 말을 해야 하지?’
축구 감독에게 있어 가장 어려운 순간은 경기장 내에서 발생한 모든 문제에 대한 해답을 묻는 선수들의 눈빛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였다.
하지만 그보다 더 최악인 건, 문제를 해결할 의지조차 없는 선수단을 보는 것이었다.
도망치고 싶다.
뛰고 싶지 않다.
제발 나를 빼 달라.
이 지옥에서 구해 달라.
어린 선수들이 주축이 된 셀링클럽의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팀의 베테랑들마저도 자신과의 싸움에 갇혀 있었다.
그들로부터, 도움을 기대하긴 어려운 이유다.
클럽의 최연장자인 브래드 존스는 첫 번째 실점 이후부터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였고, 주장 겸 두 번째 연장자인 카림 엘 아흐마디(Karim El Ahmadi)는 녹초가 되어 있었다.
센터백 듀오 역시 크게 다를 것 없어서, 다들 제 앞가림을 하기에도 버거워 보였다.
난관이 부닥친 브롱크호르스트.
그는 더 망설일 수 없었다.
“힘든 하루다.”
“…….”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과야. 최소한 오늘은 맨체스터 시티가 우리보다 훨씬 더 나은 팀처럼 느껴진다.”
마지막 자존심을 세우기 위한 표현 방법이 입에서 나오는 문장들을 포장하지만, 브롱크호르스트가 하는 이야기가 의미하는 건 바로 이것이었다.
우린 패배했다.
물론 과거에 존재해 온 기적들처럼 후반전 놀라운 일이 벌어질 수도 있겠지만, 브롱크호르스트는 그 희박한 확률에 기대기보다 현실적인 부분을 좇고자 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았을 때, 페예노르트의 챔피언스 리그 조별예선은 다섯 경기나 더 남아 있었다.
“후반전, 선수를 바꾸겠다. 스티븐. 수고했다. 옌스. 네가 대신 뛴다.”
“……후우-”
안도의 한숨을 내뱉는 스티븐 베르흐하위스를 보며, 브롱크호르스트가 살짝 눈살을 찌푸린다. 믿었던 선수기에, 나약한 태도가 더욱 실망스러웠던 것이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이해도 됐다.
저 남자는 오늘 수비수처럼 보였다.
분명 그가 공격수이고 김다온이 수비수였음에도, 공격과 수비 포제션을 가져간 비율이 말이 되지 않았다. 모르는 이가 봤다면 공격과 수비를 반대로 말했을 정도다.
패배를 받아들이고 0:3임에도 팀을 더 수비적으로 가져가기로 하자, 브롱크호르스트의 두뇌가 일사불란하게 회전한다.
마치 처음부터 승리를 포기했기라도 한 것처럼, 어느 때보다도 전략과 전술을 짜는 데 막힘이 없었다.
덕분에 간신히 선수들에게 경기를 뛰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의욕을 부여했지만, 브롱호르스트 스스로는 지금껏 겪어 보지 못한 자괴감에 빠져든다.
‘대체 우리가 준비했던 건 뭐지?’
9월 A매치 주간부터 맨체스터 시티의 전력을 분석하고, 로날트 쿠만에게 자료를 요청해 가며 오늘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다.
전력이 열세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지만, 축구에서는 어떠한 일도 벌어질 수 있다는 말을 믿었다.
무엇보다, 경기를 준비하며 자신이 확인한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력은 높은 수준과는 거리가 멀었다.
리버풀 FC와의 경기에서 6:0 대승을 거두긴 했지만, 사디오 마네의 퇴장 전까진 1:0의 불안한 리드를 이어 가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래서 브롱크호르스트는 전반전이 끝나고 받게 된 결과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맨체스터 시티가 성장했다고?
아니면 자신들이 형편없다고?
무엇이 되었든,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
침묵하며 그라운드로 들어선 브롱크호르스트가 고개를 들어 올리자, 비어 있는 관중석이 눈에 들어왔다.
하프타임 흔한 풍경이긴 했지만, 평소와는 달리 저 빈 자리는 채워지지 않을 수도 있다. 만약 그것을 보게 된다면, 브롱크호르스트는 견디는 게 더 힘들 것 같았다.
팬들의 지지는, 자신들의 삶에서 무엇과도 바꾸기 힘든 중요한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응원을 보내오는 이들 없인, 지구상의 모든 운동선수는 자신의 육체를 혹사하는 바보 같은 결정을 한 사람을 벗어나기 힘들었다.
팬들이 있기에 스포트라이트가 있고, 팬들이 있기에 돈을 받을 수도 있었다.
“후우- 잔인한 밤이군.”
끝내 채워지지 않은 곳을 지켜본 브롱크호르스트의 얼굴에, 서글픈 자기혐오가 조금씩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오늘 경기장을 찾은 페예노르트 팬의 약 10%가, 전반전이 끝난 후 경기장을 떠나 버렸다.
***
(이안 다크)
“STONES!! 다시 페예노르트의 골문이 열립니다!! 이번에는 존 스톤스! 또 하나의 헤더로 오늘 경기 자신의 두 번째 득점을 기록합니다!!”
(스티브 맥매너먼)
“페예노르트의 선수들이 너무 순진했습니다. 첫 번째 실점 장면과 흡사한 플레이였는데, 그것에 전혀 대처하지 못한다니요. 힘겨운 상황이라는 점은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그래도 지금은 좀 더 잘했어야 합니다.”
(이안 다크)
“Two in a Row! 맨체스터 시티가 한 경기에서 여섯 개의 득점을 만들어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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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31분
페예노르트 0 : 6 맨체스터 시티
기만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사실 지금은 득점이 되지 않았으면 했다. 0:5가 된 순간부터, 관중석에서 울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지금만 해도, 한 여성 팬이 얼굴을 가린 채, 옆 사람에 기대어 슬퍼하고 있었다.
“오늘 머리가 참 좋은데?”
“내 말이! 처음이야!”
“뭐?”
“두 골을 넣은 거! 축구를 시작하고 처음이라고!”
“하하. 진짜?”
격렬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존 스톤스를 보며, 나는 조금 진정하라고 권유하려던 것을 포기하기로 했다.
축구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멀티골을 기록한 기쁜 날일 건데, 괜한 말로 그것을 망치기는 싫었기 때문이다. 스톤스는 즐길 자격이 있고, 당연히 그래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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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다크)
“다시 선수 교체를 준비 중인 펩 과르디올라. 페이비언 델프가 사이드라인에 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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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비언 델프가 교체를 준비 중이라는 건, 사이드백 중 하나가 빠진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난 특별히 불안해하지 않았는데, 순번상 카일의 차례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교체 후엔, 내가 오른쪽 사이드백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다.
실제로 대기심은 카일의 등번호인 2번을 높이 들었고, 상의를 바지에서 빼낸 그가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야유는 거의 없었고, 페예노르트의 선수들도 어째서 걸어 나가느냐고 카일을 재촉하지 않았다.
“다온!”
“Yup!! 알고 있어!!”
고개를 끄덕인 델프가 다른 동료들에게 벤치에서 전달받은 내용을 전한다.
지금 교체 이전, 펩은 귄도안과 자네를 투입해 팀에 변화를 주었다. 현재 우리는 4-3-3을 사용했고, 휴식을 취하는 중인 에므리크가 나를 보며 짓궂은 미소를 보내온다.
부상에서 회복되는 시점과 절묘하게 맞물려 뱅상이 다치게 되자, 자연스럽게 센터백 하나를 차지한 라포르트는 왼발 센터백이 지니는 이점을 마음껏 보여 주고 있다.
최근 두 경기만 놓고 본다면, 기존의 센터백이 모두 긴장해야 할 만큼의 경기력이다.
볼-플레잉 센터백이면서도 넓은 커버 범위를 지닌 라포르트 덕분에, 이전보다 훨씬 편하게 공격에 나서게 됐다.
그리고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이 있다면, 프랑스에서 태어나고 자랐음에도 스페인 사람처럼 행동한다는 것이다.
영어를 아예 하지 못하는 수준이라 인터뷰 때면 다른 언어를 해야 하는데, 모국어인 프랑스어가 아닌 스페인어를 사용하고 있다.
아틀레틱에서 꽤 각별한 사랑을 받은 것 같은데, 이미 몇 번 프랑스 대표팀 소집을 거절했다.
프랑스의 스쿼드가 워낙에 두터워 큰 조명을 받진 않았으나, 선수가 대표팀 소집을 거부했다는 건 꽤 신선한 일이었다.
최근 들어 알게 된 사실인데, U-17 연령별 대표 시절부터 프랑스 대표팀 특유의 파벌과 만연한 따돌림 문화에 질려 버린 탓이라고 한다.
지금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프랑스 대표팀 내의 분열은 대통령이 나서야 할 만큼 심각한 수준이었다.
반면 라포르트가 속했던 아틀레틱 빌바오는 순혈주의를 추구했음에도, 이를 뚫고 입단할 만큼 실력을 지닌 그를 가족과 다름없이 대했다.
완벽하게 같은 예는 아니지만, 덴마크 시절 귀화를 생각했던 입장에서 라포트르의 태도가 어느 정도 이해됐다.
촤—악!!
쟝-폴 뵈티우스의 전진을 내가 슬라이딩 태클로 막아서자, 벤치에 있던 라포르트가 크게 소리를 내지르며 박수를 쳤다.
응원과 격려의 의미도 담겨 있었지만, 그보다는 놀리는 쪽에 더욱 가까웠던지라 난 벤치를 바라보며 왼손 검지 손가락을 입으로 가져갔다.
“쉬잇.”
“하핫-!!”
한심한 척하는 연기를 하며 고개를 가로젓는 나였지만, 미소가 피어오르는 것은 어찌할 수 없었다.
라포르트는 좋은 수비 파트너이자, 가족들 모두가 인정한 좋은 사람이었다. 녀석은 지난 8월, 가족이 있을 때 우리 집에 방문해 부모님의 애정을 듬뿍 받았다.
녀석도 우리 부모님을 Korean Papa/Mama로 부른다.
어지간히 넉살이 좋지 않고서야 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그것이 밉지 않아 사랑을 받고 있다.
“존! 내가 뒤로 가!”
“…….”
그리고 당시 함께 우리 집을 찾았던 존 스톤스는 자신의 이름이 한국어로 돌(石)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엔, 본인의 소셜네트워크 해쉬태그에 항상 그것을 덧붙이는 중이다.
하여간 이 녀석이고 저 녀석이고.
‘귀여운 새끼들.’
나란히 나보다 한 살 어린 라포르트와 스톤스에게 ‘형님’이란 단어를 마스터하도록 만드는 게,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2017년의 목표 중 하나다.
팡-!!
굴러온 축구공을 길게 클리어한 후, 전방을 바라보는 나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여전히 만족스럽지 않고 또 더 발전해야 하긴 했지만, 최근 들어 나아지고 있는 팀을 보며 나는 다시 축구 그 자체를 순수하게 즐기고 있었다.
결국 해답은 늘.
삑-! 삐?익!! 삐—익!!
“그렇지!!”
승리(勝利)라는 녀석의 바로 곁에 놓여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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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결과(2017/18 UCL G.Stage)
페예노르트 0 : 6 맨체스터 시티
[골] 존 스톤스 : 전반 02분(다비드 실바), 후반 31분(케빈 더브라위너)세르히오 아궤로 : 전반 10분(카일 워커)
김다온 : 전반 27분
가브리에우 제주스 : 후반 13분(김다온)
케빈 더브라위너 : 후반 16분(베르나르두 실바)
김다온 ? 94분 출전(1골 1어시스트/평점 8.6)
MoM ? 베르나르두 실바(1어시스트/평점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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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패배를 인정한 조반니 판 브롱크호르스트, “맨체스터 시티는 매우 훌륭한 팀이다. 우린 최대한 버텨 보려고 했지만, 초반부터 그들이 우리의 의지를 꺾어 놓았다. 경기장을 찾아 준 팬들에게 사과한다.” – Go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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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김다온의 득점에 대해 극찬을 보낸 개리 네빌, “지구상의 어떠한 사이드백도 그런 득점을 만들 수 없다.” – Sky Sports U.K]***
2017년 9월 14일. 로테르담 상공(Over Rotterdam).
생각보다 훨씬 더 수월했던 챔피언스 리그 경기를 끝내고, 우린 서둘러 맨체스터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올라탔다.
♪PAIN-!♬
“PAIN-!”
♩You made me a, you mademe a believer-♩
“BELIEVER!!”
집으로 돌아가는 풍경조차, 여긴 지금까지 내가 뛰어 온 클럽과는 달랐다. 기내에서는 크게 음악이 울려 퍼졌고, 스털링이 가져온 사이키 조명이 빛났다.
듣기론 이러한 문화를 만들어 낸 사람이 야야 투레라고 했는데, 이젠 팀의 특색이 된 것 같았다.
여전히 빌보드에서 뜨거운 Imagine Dragons의 ‘Believer’를 따라 부르며, 동료들은 연이어진 대승을 축하하고 있다.
“God. 쟤를 좀 봐.”
“응?”
“처음부터 저랬던 것 같지 않아?”
“……하하. 그건 그러네.”
“내 말이 바로 그거야.”
노래를 부르는 무리에 섞여 선글라스까지 쓰고 있는 베르나르두는 잔뜩 상기되어 있다.
모처럼 선발로 나서며 풀타임을 뛴 데다가, 계속해서 호흡이 맞지 않던 케빈과 타협점을 찾아 무척 기쁜 것 같았다. 그리고 나도, 친구의 저런 모습이 반갑다.
“넌 뭐 하고 있어?”
“아- 그냥 영상을 좀 봤어.”
“젠장. 너도 일 중독이라니까?”
“내가?”
“응! 지금 여기에서 너랑 펩 말고 축구 영상을 보는 사람이 어디에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하하. 그런가?”
“Dude. 너무 범생이 짓도 좋지 않다고.”
“아까 엄청나게 즐겼잖아.”
“아, 그건 또 그러네. 아무튼. 당장 덮어.”
“헤이!”
랩톱을 닫아버린 스털링이 나를 흥겨운 파티를 벌인 이들의 틈으로 이끈다.
비행에 지장을 주어서는 안 되기에 오랫동안 이어지진 않겠지만, 이미 다음 곡을 재생한 자네로 보아 최소 10분은 더 떠들썩할 것 같았다.
리엄 페인(Liam Payne)의 ‘Strip that Down’이 들려오고, 가운데에 선 스톤스가 절제된 춤사위를 선보인다.
겉모습만 놓고 보면 믿기지 않겠지만, 스톤스는 클럽 내에서 가장 뛰어난 춤꾼이다.
“에이! 에이! 에이! 에이!”
스톤스의 몸짓에 맞춰 주변 이들이 추임새를 넣기 시작하고, 어느새 섞여 들어간 나 역시 휴대폰을 꺼내 들어 기내의 모습을 촬영했다.
그러던 중 누군가 샴페인이 생각난다 했고, 어딘가로 사라졌던 카일이 한쪽에서 탄산수를 잔뜩 들고 나타났다.
“Damn! 샴페인 대신 탄산수라니. 완벽하네!”
“큭큭큭. 그럼 술을 마시든가.”
“나보고 벌금을 내라고? 안 될 말이지.”
“아, 쫄았어?”
“어쭈? 지금 날 자극하는 거야?”
스털링이 기분파라는 건 모두가 알고 있었기에, 그를 도발하는 나를 주변에서 만류하기 시작했다.
경기가 끝나고 나이트클럽에 수시로 출입하는 몇몇 이들이었지만, 그래도 펩이 정한 [‘경기 후 2시간 이내에는 음주를 금한다.’]는 강령은 지키고 있다.
이것이 깨어지는 순간은 오직 트로피를 들어 올릴 때뿐이기에, 난 그 일탈이 찾아오는 날을 고대하는 중이다.
장담하긴 어렵지만, 단순한 재미의 측면에서는 뮌헨이나 아틀레티코보다 훨씬 더 나을 것 같았다.
“모두 흔들어!!”
“뭐? 뭐?! 난 이미 땄는데?”
“헤이! 눈치 없이 뭐 하는 거야?!”
먼저 뚜껑을 비튼 베르나르두를 지탄(指彈)하는 시간이 지나간 후, 탄산수 병을 잔뜩 흔들었던 우리는 동시에 뚜껑을 열어 뿜어져 나오는 액체를 서로에게 뿌렸다.
자네가 재빨리 기기들을 챙긴 덕분에, 젖어 버린 건 우리의 몸과 시트가 전부였다.
“헤이!! 이건 너무하잖아!!”
“이크! 브라이언이야!”
“이러다 비행기가 추락하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당장 노래 꺼! 그리고 다들 자리로 돌아가고!!”
“Yes Sir~~”
탄산수를 서로에게 끼얹은 것을 끝으로, 약 15분간 이어졌던 시끄러운 파티가 끝났다.
재미있는 건, 요란스럽고 시끄러웠지만 기내에 충격을 줄 만한 행동은 아무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심지어 탄산수를 뿌릴 때도 팔만 움직였고, 그것을 피하고자 움직이는 식의 과격한 행동은 하지 않았다. 대체 얼마나 자주 해 왔길래 그게 몸에 배어 있는 걸까?
난 지금부터, 그것을 알아 가려 한다.
“네가 이렇게 노는 건 처음 봐.”
“시즌 중에?”
“응.”
“하하. 뭐.”
“?”
“사람은 누구나 변하는 법이니까. 안 그래?”
“……Yeah~ 난 지금의 너가 더 마음에 들어.”
“큭큭. 그거 알아?”
“??”
“실은 나도 그래.”
“큭큭큭큭.”
오늘 난, 처음으로 동료들에게 가까이 다가섰다.
지금까지는 과거에 해 왔던 것들을 반복해 왔다면, 오늘은 맨체스터 시티의 문화를 받아들이고 그것의 일원이 되는 것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 기분은 무척 괜찮았다.
‘후우- 시티즌이라.’
조금 더, 나의 피는 붉은색에서 하늘빛으로 변하게 된 것 같다. 아마도 지금쯤이면 연한 보라색이 아닐까?
‘그거 끔찍하네.’
망상을 집어던지고, 조용히 눈을 감으며 잠을 청해 본다.
기내는 어느새, 조금 전의 시끄러움이 믿기지 않을 만큼 조용하게 변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