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813)
813화 Unbeatable (9)
하프스페이스, 전환.
포켓, 볼 키핑과 연계.
델란테로, 컷백.
펩이 우리에게 바란 모든 것들이 피치 위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파앙-!!
{“우오오오-!!”}
.
(앨런 패리) – Sky Sports 코멘테이터
“Another Save!! 페르난지뉴의 슈팅, 그러나 웨인 헤네시 골키퍼가 막아 냅니다! 3:0이 되었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내용입니다만, 경기는 여전히 0:0입니다. 이게 축구죠. 맨체스터 시티.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득점에는 애를 먹습니다.”
.
.
.전반 15분
맨체스터 시티 0 : 0 크리스털 팰리스
경기의 양상 자체는 지난 왓포드전과 흡사하다. 우린 상대를 완전히 진영에 가둬 두었고, 볼을 점유하며 상대에게 숨돌릴 틈조차 주지 않고 거세게 밀어붙였다.
전반전 40초 만에 마마두 사코의 헤더가 자책골로 연결될 뻔했던 것을 시작으로, 우린 득점으로 연결 지을 수도 있던 수많은 기회를 맞이했었다.
그러나 득점은 0:0.
축구가 이렇다.
“케빈!!”
자네와 위치를 바꾼 스털링이 뒤로 돌아 파고드는 움직임을 가져가고, 그에 맞춰 케빈이 완벽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는 스쿱(Scoop) 패스를 보냈다.
보통 저런 패스는 근거리에서나 하는 건데, 케빈은 30M 정도 되는 거리를 보냈다.
속도도 무척 빨랐고, 정확도야 말할 것도 없다.
케빈이니까 말이다.
스털링이 볼을 발아래에다 놓아두고, 그와 동시에 다비드 실바가 왼쪽 델란테로를 향해 뛰어 들어가며 팰리스의 수비수들에게 과제를 부여한다.
뒤쪽에서 슈팅 각도를 커버해줘야 할 스콧 단(Scott Dann)이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안쪽으로 딸려 들어가 버린다.
바로 저게 델란테로(Delantero)가 중요한 이유다.
저긴, 페널티 박스 안의 하프 스페이스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꼭 볼이 저곳으로 연결되지 않더라도 의미를 지닌다는 점이다. 단순한 오프-더-볼만으로, 상대 수비를 뒤흔들 수 있다.
‘천재적이야.’
새삼스럽게도, 나는 지금 펩이 얼마나 위대한 감독인지를 깨닫는 중이었다.
무언가를 새롭게 만드는 창조자는 아니지만, 기존의 것을 해석하고 이전에는 미처 몰랐던 의미들을 발견함에 있어서는 누구도 저 남자를 따라갈 수 없다.
그러한 의미에서 펩은 개척자(開拓者)였고, 우린 그가 일궈 낸 공간에서 움직이는 일꾼이었다.
다비드의 영리한 오프-더-볼로 인해, 라힘 스털링은 각도를 더 넓게 가져갈 수 있는 쪽으로 볼을 놓아두는 것만으로 슈팅을 가져갈 수 있게 됐다.
이론적으로라면 볼이 놓인 곳과 골대 사이에 선수가 있어야 했으나, 9월 A매치 주간 이후 우리를 상대한 모든 팀은 슈팅을 내어주는 공통적인 문제를 겪고 있다.
언젠간 대처법이 나오겠지만, 그전까지 상대는 계속해서 우리에게 슈팅을 내어줘야 한다.
다만 우리에게도 아쉬운 게 있다면.
{“아아…….”}
‘이런.’
한국 축구 팬들에게 ‘손흥민 존’으로 알려진 위치에서 슈팅을 제대로 때릴 수 있는 공격수가 없다는 점이다.
그나마 오른쪽에 선 자네가 괜찮은 슈팅을 날릴 수 있었지만, 녀석은 다른 공격수들만큼 펩의 공격 전술을 깊숙이 이해하고 있지 못했다.
만약 조금 전 상황에서 자네가 볼을 받았다면, 녀석은 십중팔구 본인이 직접 델란테로로 뛰어갔을 것이다.
그리고 페널티 킥을 유도하거나, 골라인 가까이 접근하여 중앙으로 패스를 보냈을 확률이 99%다.
자네는 지금도 주위에, [“델란테로가 뭐였지?”]라는 얼빠진 질문을 하곤 했다. 미팅 때 펩의 입에서 최소 열 번은 단어가 나온다는 걸 생각하면, 녀석의 집중도를 알 수 있다.
어쨌거나, 득점이 만들어지고 있지 않다는 것은 분명 실망스러운 일이다.
다행히 피치 위 누구도 조바심을 느끼는 것 같진 않았지만, 우리가 냉정함을 유지하는 것과는 별개로 이는 상대에게 반격할 수 있는 이유가 된다.
지독한 부진에 빠져 있다곤 하나, 크리스털 팰리스 역시 PL에서 잔뼈가 굵은 팀이다.
이대로, 일방적일 수는 없다는 거다.
“뭐야! 저기!!”
“헤에이!!”
하프라인 앞쪽 미드필드 지점에서, 첼시로부터 임대되어 온 루벤 로프터스-치크(Ruben Loftus-Cheek)가 드리블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펩과 내가 소리를 질렀다.
191cm/90kg의 우월한 피지컬을 지닌 로프터스-치크는 체구가 작은 선수 못지않은 드리블 능력을 지녔지만, 볼이 없는 상황에서의 움직임은 많이 떨어지는 유형이었다.
그래서 오늘 우린, 로프터스-치크가 최대한 볼을 소지하지 못하도록 준비를 해 왔다.
한데 페르난지뉴와 케빈 모두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지 못했고, 심지어는 너무 공격적으로 나와 있어 포백 사이에 넓은 공간을 만들어 두었다.
로프터스-치크에게 볼이 연결된 순간, 자연히 우리는 위기를 맞이하게 됐다.
‘멍청한.’
일방적인 공세 속에서도 득점을 만들어 내지 못한 것에 따른 문제가 바로 이런 부분에 있다. 조급해하지는 않더라도, 모르는 사이 포지셔닝이 달라진다.
훈련이 잘된 클럽이라면 그러한 일탈은 한둘에 불과하지만, PL은 전반적으로 수준이 높다.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보장한 덕분에, 중하위권 팀들의 전력이 상향평준화 되어 있기 때문이다.
리그 최상위권의 전력이 분데스리가나 라 리가와 비교해 떨어진다면, 중위권과 그 아래의 전력은 PL이 압도적이다. 리그 순위가 낮을수록, 그 격차는 점점 더 커진다.
이는 곧, 어째서 PL이 [‘모두가 모두에게 패배할 수 있는 리그.’]인지를 말해 준다.
보통은 한둘의 일탈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곳은 어떠한 클럽이든 이를 기회로 이용할 수준의 선수들이 있다.
‘뚫렸어.’
페르난지뉴의 케빈의 실책으로 로프터스-치크를 커버해야 했던 스톤스.
하지만 흐름을 탄 로프터스-치크는 그마저 따돌렸고, 페널티 박스 바로 앞에서 슈팅 공간을 확보하여 골대를 겨냥한 날카로운 슈팅을 가져갔다.
팅-!
{“워어-!”}
가까운 쪽 포스트로 찬 슈팅이 다이빙한 에데르송의 손을 넘어서지만, 천만다행히도 골대가 우리를 살렸다.
깜짝 놀란 팬들의 탄성이 터져 나오고, 볼이 골라인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확인한 나는 바로 돌아서서 오른손을 크게 휘두르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야이 멍청이들아!!!”
인간이라면 누구나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
그리고 상황 역시도 알고 있다.
하지만 팀이 제대로 노를 젓기 시작한 최근, 나는 맨체스터 시티로 온 후 처음으로 동료들의 기준치를 높이고자 목소리를 내는 중이다.
“네 위치를 지켜!! 당장!!”
뮌헨에서와 마찬가지로, 펩의 훈련은 공격 20/수비 80의 비율로 이뤄진다. 득점 없이는 승리가 어렵지만, 실점하지 않으면 패배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무승부는 승점 1점을 주거나 다음을 기약할 수 있게 해 주지만, 패배는 오직 어려움만을 전해 준다.
당연히 모두가 이것을 알고 있겠지만, 단순히 알기만 하는 것과 이해하는 것은 천지 차이다.
일방적인 공세 속에서, 내가 오히려 수비에 더 많은 집중력을 쏟아붓고 있는 이유다.
모두가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걸 알았기에, 난 흐름에 맞춰진 공격 가담을 빼면 평소보다 더 낮은 위치에서 볼을 커트하고 파울로 끊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우리가 지금껏 못해도 75%가 넘는 점유율을 유지하는 것이다.
“FUCK OFF!! 다들 정신 차려!!”
“…….”
“뭐가 중요한지 까먹지 말라고!! JESUS!!”
짜증으로 가득 차 한껏 소리를 내지르는 나였지만, 이전과는 달리 함께 피치에서 뛰는 동료들을 좋아하고 또 신뢰하고 있었다.
‘으이그 진상들.’
전반전 17분.
한 차례 작은 위기가 지나갔다.
***
(앨런 패리)
“Brilliant!!!”
.
.
“…….”
지구상의 모든 축구 감독은 가장 까다로운 순간으로 [“세트피스를 수비할 때.”]를 손꼽는다.
실제로 이뤄지는 세트피스와 그에 대비한 득점 비율은 생각보다 훨씬 더 저조하지만, 한 번이라도 축구를 해 본 사람이라면 그 순간의 부담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
(앨런 패리)
“Stunning Goal of Da-On.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열리지 않던 크리스털 팰리스의 골문을 뚫습니다!”
.
.
.전반 29분
맨체스터 시티 1 : 0 크리스털 팰리스
“후우~”
크리스털 팰리스의 감독 로이 호지슨이 무의식적으로 들이켰던 숨을 길게 토해 낸다.
그는 인상을 쓰며 머리를 긁적였다.
오늘 경기, 크리스털 팰리스는 전반 17분에 있었던 로프터스-치크의 슈팅을 제외하면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고 있었다.
‘결국 이렇게 되는군.’
로이 호지슨은 예전부터, ‘클럽과 대표팀 관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소방수’로 명성이 높았다. 그러나, 단 한 번도 수준급의 감독으로는 평가받지 못했다.
엉망이 되어 버린 난장판을 수습하고 팀을 하나로 묶는 능력 자체는 뛰어났지만, 결국 그게 전부였다.
전술적 철학이 뚜렷하지 않은 데다, 실제로 축구를 잘 이해하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호지슨이 꾸준히 감독으로서의 선호를 받아 왔던 건, 인간적으로 굉장히 훌륭한 남자였기 때문이다.
런던 크로이튼에서 태어나 평생을 축구계에 종사해 왔던 이 남자는, 모두가 인정하는 ‘좋은 사람’이었다.
“이봐-!!”
“…….”
“진정해! 이제 겨우 0:1이야!”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위로를 선수들에게 전달한 후, 자리로 돌아온 로이 호지슨이 물병을 집어 든다.
1976년 스웨덴의 할름스타트 BK를 감독한 것으로 시작해, 지금까지 총 22개의 클럽/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아 본 로이 호지슨은 경험이 말해 주는 본능을 믿고 있었다.
오늘 경기를 준비하며, 로이 호지슨은 자신의 선수들에게 박스 주변에서의 파울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었다.
[“맨시티엔 특별한 녀석들이 있다!!”]세트피스의 수비가 어려운 이유는 단순하게 ‘축구에서 유일하게 자유롭게 킥을 할 수 있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벽이 세워진다고는 하나, 축구공을 특정 장소에 멈춰 두고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킥을 가져갈 수 있는 순간은 세트피스 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나 맨체스터 시티처럼 세트피스(Dead Ball)의 전문가가 존재한다면, 그들은 이를 살아있는 것(Live)으로 바꾸어 놓는다.
‘무리해선 안 됐어.’
레이저빔과도 같은 슈팅으로 홈 팬들의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아간 김다온이 셀레브레이션을 펼치는 사이, 로이 호지슨은 쓸데없는 파울을 범한 카바유를 아쉬워한다.
몇 번이나 강조를 해 왔음에도, 순간을 참지 못하고 다비드 실바를 잡아챈 것이 마음에 남았다.
그렇지만 이는, 어째서 로이 호지슨이 그 수많은 경력에도 빅클럽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을 말해 주는 것이었다.
호지슨에겐 대안이 없었다.
축구는 그의 생각보다 훨씬 더 복합적인 스포츠여서, 어떠한 것을 해야 하거나 하지 말아야 한다고 할 때 그 이유나 대안을 충분히 제시해 줘야 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명장(名將)으로 존재해 온 감독들이 해왔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걸 깨닫기엔 로이 호지슨은 너무 경험이 많고 오래된 사람이었다.
대신에 그는 마저 남은 물로 목을 축이며, 어째서 김다온이 세계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게 되었는지를 생각했다.
‘시즌 당 최소 열 개는 될 거야.’
구체적인 수치를 확인해보진 않았지만, 로이 호지슨은 김다온이 세트피스에서 생산해 낼 수 있는 공격포인트를 두 자리 이상으로 예측했다.
수비력을 갖춘 사이드백이 세트피스의 전문가라면, 시대를 막론하고 모든 축구 감독으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다.
김다온의 전술적 역량을 충분히 이해할 수 없는 로이 호지슨이기에, 그는 조금 남다른 시각으로 32M 지점에서 득점에 성공한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보통이라면 32M는 치명적인 위협을 느낄 만큼의 거리가 되진 못했다.
“Bugger.”
다시 테크니컬 에어리어에 선 백전노장은 크리스털 팰리스가 정상적인 전력을 내기까진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늘 경긴, 어쩔 수 없다고도 믿으면서.
로이 호지슨은 속으로 백기를 들었다.
***
(제임스 맥기) – 미국 Fox Sports 캐스터
“WOW!!!”
.
.
.후반 44분
맨체스터 시티 6 : 0 크리스털 팰리스
맨체스터 시티에 있어 무척 특별한 오후였다.
세르히오 아궤로가 클럽 역사상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한 선수로 올라섰고, 전반 17분을 제외하곤 팬들이 단 한 순간도 불안해하지 않는 경기를 선보였다.
그리고 또 하나 더.
기쁜 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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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맥기)
“저는 지금 제 눈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대체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건가요? 이런 슈팅은 듣지도 또 보지도 못했습니다. 금방 본 장면을 설명하고 싶은데, 딱히 적합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네요. 시청자분들은 그럴 수 있습니까?”
(마크 헛친슨) – Fox Sports 해설위원
“일단 저는 아니라고 해 둬야 하겠군요. 그래도 만약 진부한 표현으로나마 듣길 원하신다면, 저는 지금의 이 득점이 정말 엄청났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임스 맥기)
“저도 그렇습니다, 마크. 지금 관중석의 팬들도 자신이 무엇을 본지 모르겠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결코 이상한 것이 아니에요. 왜냐하면 저희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죠.”
.
맨체스터 시티 이적 이후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음에도, 김다온을 향한 아쉬운 평가가 있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바로, 작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데뷔했을 때보다 조금 심심했기 때문이다.
클럽과 선수의 합류 상황이 전혀 달라서 생긴 차이임에도 불구하고, 팬과 미디어는 김다온이 맨체스터 시티에서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기를 원했다.
그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 따윈, 그들에게는 전혀 중요하지 않은 것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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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패리)
“이게 바로, 이 남자가 세계 최고라 불리는 이유입니다!”
.
.
(황은석) – SPORTV 캐스터
“팬들이 그토록 원해왔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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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하드 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팬들을 포함, 지금 이 경기를 시청 혹은 중계 중인 모두가 김다온이 현시점 세계 최고인 이유를 깨닫고 있다.
그만큼 조금 전 김다온의 득점은 인상적이었고, 맨시티 벤치의 사람들 역시도 점수를 잊은 채 기뻐하고 있었다.
평범하게 왼쪽 공격진영에서 이어받은 패스였고, 크로스를 띄울 수는 있어도 슈팅을 가져갈 거라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위치였다.
하지만 김다온은 수비가 느슨하다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슈팅을 가져갔고, 회전을 전혀 먹지 않고 날아간 축구공은 허공에서 춤을 추다가 웨인 헤네시의 손을 넘어섰다.
득점이 이뤄진 순간 김다온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것처럼 돌아서서 팬들을 향해 손을 뻗었고, 이는 사람들을 더욱 열광하게 만든 이유가 됐다.
어떤 대단한 일을 해냈을 때, 그게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처럼 구는 태도는 늘 멋을 지녔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지금 김다온의 득점이 맨체스터 시티의 여섯 번째 골이었다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
(앨런 페리, 제임스 맥기)
“SIX IN THE CITY, 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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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줄곧 그랬었다.
김다온의 득점은 특별할 때가 많았다.
물론 그렇지 않을 때도 있기는 했지만, 가장 결정적인 순간이나 팀이 가장 필요로 할 때면 그는 항상 팀을 특별한 위치로 끌어 올린 뭔가를 만들었다.
오늘은 시즌 초반의 경기일 뿐이고 리그 최하위 팀을 상대한 것이었지만, 유별나기로 소문난 잉글랜드의 팬과 미디어는 올 시즌 후 처음으로 김다온의 존재감을 깨닫는다.
PL에서 적응하지 못할 거란, 혹은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믿었던 이들 모두가 침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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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스미스) – Sky Sports 공동-코멘테이터
“에버튼과의 경기에서 나온 프리킥 득점도 무척 훌륭했습니다만, 지금 이게 다온이 프리미어리그에서 기록한 가장 환상적인 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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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순간, 기뻐하는 사람들을 등 뒤에 둔 펩 과르디올라가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리고 있다.
동작만을 두고 본다면 이전에 터진 골 때의 모습과 크게 다를 것 없었지만, 얼굴에서 드러나는 감정은 확연한 차이가 드러났다.
‘이런 대단한 녀석.’
오늘, 맨체스터 시티는 페예노르트나 왓포드 경기보다도 더 훌륭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후반 초반 존 스톤스가 불편함을 느끼며 교체되어 나오긴 했지만, 검진 결과 단순한 타박상이었음이 드러났다. 당장 다음 챔피언스 리그 경기를 소화해도 무리가 없었다.
그런데 교체로 투입된 에므리크 라포르트가 포백 체재에서 훨씬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물론 십 대 중반 이후 처음으로 쓰리백을 소화해서 어색한 탓이었지만, 라포르트가 뱅상 콤파니처럼 오타멘디를 조율할 수 있다는 건 커다란 수확이었다.
외에도 라힘 스털링과 교체된 베르나르두 실바는 두 번이나 골대를 맞추는 활약을 보였고, 후반 30분 투입된 야야 투레 역시 몸이 올라왔음을 말해줬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의 뒤엔, 화려한 무대 뒤에 숨어 희생한 김다온의 활약이 있었다.
전반 초반 선수들이 공격에만 집착할 때, 그는 페르난지뉴의 위치에 선다거나 하는 식으로 크리스털 팰리스의 역습을 막아냈다.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던 때엔 프리킥으로 선제 득점을 올렸고, 이후는 모두가 공격에 집중할 수 있도록 철저히 조력자의 역할에 충실했다.
사실상 쓰리백의 왼쪽 수비수처럼 보일 정도였다.
패배하더라도 어떻게든 시즌 첫 번째 득점을 올리겠다는 크리스털 팰리스의 집념이 있었지만, 경기 시작과는 다른 포메이션을 맞은 그들은 쉽게 공격을 전개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경기가 끝나가던 때, 오랜만에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한 김다온이 원더(Wonder)골을 기록했다.
두 차례의 득점 장면을 제외하면 딱히 두드러지지 않은 하루였지만, 그 두 개의 임팩트가 워낙 컸다.
‘그래. 우리에겐 저 녀석이 있었어.’
전날의 불안감을 완전히 벗어던진 펩 과르디올라가, 자신을 향해 손을 뻗는 김다온에게 마찬가지로 손을 들어 올린다.
그렇게 두 사람의 교감이 이뤄지고.
이는 고스란히 중계 카메라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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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패리)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펩 과르디올라가 다온을 열망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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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링컵 일정으로 잠시 쉬어가는 듯했던 SIX IN THE CITY.
그것이 부활한 지금, 맨체스터 시티의 칼날은 챔피언스 리그에서 만날 샤흐타르와 다음 PL 상대인 안토니오 콘테의 첼시 FC를 겨냥한다.
특히, 첼시와의 경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이 넘쳤다.
삑-! 삐?익! 삐—익!!
리그 6연승을 달성한 맨체스터 시티는 이제, PL의 전통 강호를 상대로 또 다른 시험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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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결과(2017/18 EPL 6R)
맨체스터 시티 6 : 0 크리스털 팰리스
[골] 김다온 : 전반 29분(F.K), 후반 44분(다비드 실바)리로이 자네 : 전반 44분(다비드 실바)
라힘 스털링 : 후반 06분(리로이 자네), 후반 14분(세르히오 아궤로)
세르히오 아궤로 : 후반 34분(리로이 자네)
김다온 ? 96분 출전(2골/평점 9.2/M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