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814)
814화 Unbeatable (10)
2017년 9월 24일. 맨체스터 WA15 0NJ, 잉글랜드. 헤일, 알트링엄. 16 힐 탑.
예상했던 대로, 귄도안은 약간 침울한 상태였다.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겪었는데,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햄스트링을 다쳤기 때문이다.
사람들과 함께 모여 저녁을 먹는 내내 애써 밝은 티를 냈지만, 남자들끼리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오게 되자 진심을 털어놓았다.
귄도안이 괜찮은 척했던 건, 여자친구인 실라 사힌을 걱정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였다.
“완전 X 같아. 알지?”
운동선수들은 크게 세 가지 이유로 다친다.
큰 충격이 외부로부터 가해지거나, 충분할 만큼 몸이 풀리지 않았거나, 아니면 선천적으로 몸이 약한 경우다.
첫 번째 이유를 사고(事故), 두 번째 이유를 부주의(不注意)라고 한다면, 세 번째를 우리는 비극(悲劇)이라는 단어로 말하고는 했다.
불행히도 귄도안이 그렇다.
축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볼을 다루는 기술 역시 뛰어나지만, 동포지션 선수들 대비 피지컬이 크게 떨어지는 편이다.
근육이 잘 붙는 체질도 아니거니와, 선천적으로 약한 근섬유 탓에 특별한 외부의 충격이 없었음에도 그냥 달리다가 다치는 경우가 많았다.
칼링컵에서 나온 부상도, 경보 속도로 달리던 중 갑자기 통증을 느끼고 주저앉은 것이었다.
7월에 이미 복귀가 가능한 상태였음에도 펩의 설득으로 10주가량을 더 몸을 만드는 일에 투자해온 그였기에, 지금처럼 좌절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이겨낼 거야.”
“그래. 넌 강한 녀석이니까.”
“하하. 그것보다는 다치는 일에 익숙하다고 해두자. 전혀 기분 좋은 말은 아니지만 말이야. 그리고 무엇보다…”
“?”
“재미있어 보였어. SECHS IN DER STADT.”
SECHS IN DER STADT.
SIX IN THE CITY의 독일어 버전이다.
“난 그냥 이 길고 지옥 같은 반복에서 벗어나고 싶을 뿐이야.”
“…”
아영이의 드레싱 룸을 둘러보고 온 여자들이 귀가를 재촉하면서, 우리의 이야기도 여기에서 마무리됐다.
현관 밖으로 나서 배웅하는 길, 나는 동료 한 명 한 명과 포옹을 나누면서 내일 클럽하우스에서 보자는 이야기를 전했다. 우리는 모레, 챔피언스 리그 경기를 치른다.
딸깍-
다시 집안으로 돌아와 간단히 정리를 마친 후, 아영이와 나는 잠시 둘만의 시간을 가졌다.
최근 호평 속에 포트폴리오 작업을 끝마친 아영이는 ‘질 샌더 패션하우스’와 전속 디자이너 계약을 맺었다. 본래는 본인의 브랜드를 론칭코자 했지만, 심사숙고 끝에 방향을 바꿨다.
브랜드를 가지는 건 나이가 좀 더 들고난 뒤에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었기에, 프리랜서 디자이너로서 10년 정도 경력을 쌓기로 한 것이다.
무엇보다, 지금 당장은 나를 내조하는 일에 소홀해지고 싶지 않다고 했다.
“내일 뭐 입지?”
“조금 쌀쌀할 거라던데.”
“움-”
고민을 시작한 아영이가 자리에서 일어나고, 그녀가 옷을 가져올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나는 테이블 위 리모컨을 집어 들어 TV를 켰다.
보통 2층 거실 TV의 채널은 ‘BBC’나 ‘Sky Sports’에 고정되어 있는데, ‘BBC’에서 어제 방영했던 ‘Match of the Day’의 재방송을 하고 있었다.
매주 토요일 저녁, 잉글랜드의 남자들을 TV 앞으로 불러 모으는 주요 원인이다.
화면 속, 진행자 개리 리네커가 패널들과 함께 첼시 FC의 경기를 분석하고 있다.
홈 개막전에서 번리에게 충격 패를 당한 첼시 FC는, 이후 4승 1무를 기록하며 리그 3위까지 올라섰다. 어제도 스토크 시티를 상대로 네 골을 퍼부었다.
주요 전술은 3-4-2-1.
감독 안토니오 콘테의 아이콘이다.
‘과연 저대로 나올까?’
나는 첼시와의 경기에서도 SIX IN THE CITY가 재현될 거라곤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물론 그것을 추구하겠지만, 다음 PL 경기는 조금 현실적으로 보려고 한다.
오늘 회복 훈련 때 결심한 것인데, 그렇게 해야 너무 들떠 있는 동료들을 진정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알바로 모라타가 TV 속에서 해트트릭을 완성하고, 위층에서 들려온 아영이의 목소리를 들은 나는 2층의 불을 모두 끄며 계단을 올랐다.
불이 켜진 드레싱 룸 안에서, 아영이는 고심한 끝에 고른 두 개의 옷을 내게 보여주고 있었다.
“이게 더 예쁠 것 같아.”
“진짜?”
“응.”
“음- 좋아. 이거 입을래.”
거의 저물어간 하루, 한가로이 아내와 일상을 보내며 나는 일요일을 이렇게 마무리한다.
***
2017년 9월 25일. 맨체스터 M11 3FF,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더 퍼포먼스 센터, 실내 연습용 그라운드.
태풍이라도 온 듯한 날씨 탓에, 오늘 훈련 역시 실내에서 진행되게 되었다. 이쯤 되자, 어째서 클럽이 실내 그라운드에 이토록 공을 들였는지를 알 것도 같았다.
체감상, 맨체스터의 날씨는 맑은 날과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이 정확히 반반이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특별하고 말이다.
“!!”
“워-우!”
실내를 밝힌 불빛이 한 차례 깜빡거린 순간, 모두가 움찔하며 동작을 멈췄다. 그리고 그중 유별나게 반응한 이들은 자연스럽게 주변의 놀림감이 되었다.
무서운 것이 싫어 공포영화를 일절 보지 않는 스털링도 그중 한 사람이었는데, 하이에나처럼 달려든 자네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친구를 놀리는 데 진심을 발휘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한심하지? 안 그래?”
“응?”
“지금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잖아.”
“나는 아무 말도 안 했어.”
“Come on, 이제는 네가 무슨 생각인지 조금 보인단 말이야. 하지만 너무 미워하지는 마. 착한 친구니까.”
“미워하는 게 아니야.”
“그래?”
“저 녀석이 낭비하고 있는 것들을 보고 있는 거지.”
“워-우. 그건 좀 아픈 말이네.”
“큭큭큭. 가자.”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되기 전, 축구공을 가지고 몸을 푸는 시간이 이어진다.
실내에서 진행되는 회복과 비디오 분석 시간을 제외하면, 모든 훈련은 축구공과 함께한다. 지금은 보편화된 방법이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이를 낯설어하는 사람들이 존재했다.
뮌헨에서 뛸 때 이적해온 몇몇 친구들이 바로 그랬다. 그들은 달리기하는 데 볼이 너무 많다면서 웃곤 했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어색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바이에른 뮌헨 이적 이전부터 SL 벤피카에서 항상 해왔던 것이기 때문이다.
[‘축구는 볼을 가지고 하는 스포츠라 모든 훈련에는 볼이 동반되어야 한다.’]라는 생각은 ‘전술적 주기화’의 가장 기본적인 개념이었고, 제수스 감독님은 이를 가장 일찍 도입한 축구 감독 중 한 사람이셨다.수없이 많은 훈련법과 전술을 공부한 펩 역시, 비토르 프라지(Vitor Frade)가 완성한 ‘전술적 주기화’를 택하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 이적 후 빠르게 적응을 마칠 수 있었던 것엔, 훈련에 익숙해질 때까지 드는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는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이건 아마도, 펩이 SL 벤피카 출신의 선수를 선호하는 또 하나의 이유일 것이다.
뻗어 나가는 큰 줄기는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펩과 제주스 감독님의 철학은 같은 뿌리를 두고 있다.
“와하하하하!!”
최근의 성적을 나타내듯, 훈련장의 분위기는 날이 갈수록 더 좋아지는 중이다.
내기에서 패한 베르나르두가 이마를 맞고 싶지 않아 도망을 쳐보지만, 포위망을 펼친 주앙과 내가 결국 녀석을 그라운드 위에 넘어뜨렸다.
뒤이어 에데르송이 합류했고, 스톤스까지 더한 우리 네 명은 베르나르두의 이마와 머리를 가볍게 두들겼다.
“한 판 더!!”
진 것이 억울한 베르나르두가 복수할 기회를 요청해왔지만, 한쪽을 가리킨 나는 펩과 다른 코치들이 실내로 들어서고 있다는 것을 말해줬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될 때였는데, 내일 경기를 대비한 전술 훈련이 있을 예정이었다.
‘그러고 보니.’
맞붙게 될 샤흐타르엔, 오랜 기간 얼굴을 보지 못한 옛 동료가 뛰고 있다.
“헤이, Amigo.”
“?”
“혹시 이스마일리랑은 연락해?”
“아니. 원래 그렇게 친하지도 않았어.”
“그랬나?”
나와 같은 2013년 여름 샤흐타르 도네츠크로 이적한 이스마일리는 현재 우크라이나 리그 최고의 왼쪽 풀백으로 평가받으며, 브라질 대표팀에 승선키도 했다.
물론 A매치 출전 횟수는 아직 없었지만, 빅리그의 클럽과 꾸준히 연결될 정도로 주목받는 중이다.
대진이 확정되고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번호가 바뀌었는지 엉뚱한 사람이 받았다.
소셜네트워크 계정도 만들어만 놓고 사용은 거의 않는 그였기에, 아직 연락이 닿지는 않은 상태다.
“모두 집합!!”
펩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내일 경기장에서의 만남을 기약하기로 한 나는 얼른 움직여 사람들 사이에 섰다.
시즌 챔피언스 리그 두 번째 경기.
우리의 목표는 당연히 승리였다.
***
2017년 9월 26일. 맨체스터 M11 3FF, 잉글랜드. 애쉬튼 뉴 로드. 에티하드 스타디움.
.경기 시작 1시간 전
맨체스터 시티 0 : 0 샤흐타르
&Match-Up`s Best Elven(맨시티/상대팀)
&Tactics(맨시티/상대팀) : 4-3-3/4-2-3-1
GK ? 에데르송 / GK ? 안드리 퍄토우
RB ? 카일 워커 / RB ? 보흐단 부트코
CB ? 니콜라스 오타멘디 / CB ? 이반 오르데츠
CB ? 에므리크 라포르트 / CB ? 야로슬라프 라키츠키
LB ? 김다온 / LB ? 이스마일리
DM ? 페르난지뉴 / CM ? 프레드
CM ? 케빈 더브라위너 / CM ? 타라스 스테파넨코
CM ? 베르나르두 실바 / RAM ? 마를로스
RW ? 가브리에우 제주스 / CAM ? 타이손
LW ? 리로이 자네 / LAM ? 베르나르드
ST ? 세르히오 아궤로 / ST ? 파쿤도 페레이라
.
.
샤흐타르와의 경기를 준비하는 내내, 펩은 이들이 그룹 스테이지에서 가장 강한 경쟁자이며 동시에 뛰어난 팀이라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해왔다.
특히 중앙 미드필드인 프레드(Fred)와 이스마일리, 두 명의 브라질 듀오를 경계했다.
“이즈!”
“A?Y! 이게 누구야!!”
“하하. 잘 지낸 거야?”
경기 소식을 통해서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아무래도 ‘유로 마이단’이 발생했던 우크라이나 클럽의 소속이다 보니 내심 걱정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기존의 정권을 몰아내고 새로운 과도기 정부를 수립하게 된 일종의 쿠(Qu)였던 만큼, 치안이 매우 불안했었다.
실제로 많은 비(非) 우크라이나 축구 선수들은 이로 인해 팀 합류를 거부하기도 했고, 샤흐타르의 프레드 역시 같은 이유로 2년간 샤흐타르 유니폼을 입지 않았었다.
제주스 감독님도, 마찬가지의 이유로 이스마일리의 복귀를 권유키도 했었다고 한다.
“다행히 나는 괜찮았어.”
“그래?”
“응. 클럽이 잘 지켜줬거든. 가족들을 보지 못하는 건 아쉬웠지만 말이야.”
“그거 다행이네.”
“그렇지.”
복도에서 만난 이스마일리는 얼굴이 무척 좋아 보였다. 나는 그러한 사실에 안심했고, 새롭게 바뀐 전화번호를 물으며 옛 친구와 잠깐 대화를 나눴다.
그러던 중 몇몇 샤흐타르 선수들이 다가왔는데, 그들은 내게 인사를 건네며 친근하게 굴었다.
눈앞에 있는 선수들 모두가 브라질 사람이었다는 건, 내게는 무척 흥미로운 사실이었다.
‘잘 지낸 이유를 알 것도 같네.’
챔피언스 리그 그룹 스테이지 대진이 확정되었을 때, 많은 이들이 SSC 나폴리가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으로 내다봤었다.
하지만 우리가 페예노르트를 6:0으로 제압했었던 날, 샤흐타르가 자신들의 안방에서 나폴리를 2:1로 꺾어버렸다.
경기 내용도 훌륭했는데, 2:0이 되어버린 직후 당황하던 나폴리 선수들의 표정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경기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게 바로, 지금 내 앞에 있는 브라질리언들의 호흡과 최전방 공격수 파쿤도 페레이라(Facundo Ferreyra)의 실력이었다.
“그러면 있다가 보자고.”
“그래. 오랜만에 봐서 좋았어.”
“나도.”
이스마일리와 인사를 나눈 후, 동료들이 있는 곳으로 얼른 발걸음을 옮긴다.
간단한 인사만을 건넸던 베르나르두가 대화를 잘하고 왔느냐며 물었고, 새로운 전화번호를 받았다고 답한 나는 그를 따라 같은 스트레칭 자세를 취했다.
오늘 베르나르두는 중앙 미드필드로 출전하게 됐는데, 이 친구의 탈(脫)압박 능력이 오늘 팀의 경기력을 결정지을 거다.
30여 분가량 이어진 웜업이 끝난 후, 다시 드레싱 룸으로 돌아온 우리의 앞에 펩이 등장했다.
“말했지만, 샤흐타르는 무척 좋은 팀이야.”
“…”
“많이 뛰는 팀이고, 끈질긴 미드필드를 가졌지. 조금만 볼 처리가 늦었다간, 금세 압박을 당하고 말 거다. 그러니 너희들은 판단을 빨리해야 해. 어디에 동료가 있고, 어디로 패스를 보낼지를 미리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
차분하게 시작되었던 펩의 팀 토크는 곧 약간의 격렬함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러한 펩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그가 입바른 말로 샤흐타르를 칭찬해 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방심을 막으려 상대를 높이 산 게 아니라는 거다.
샤흐타르는 실제로 강한 팀이고,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발목을 낚아채기 딱 적합한 팀이기도 했다.
주장이자 정신적 지주인 다리요 스르나(Darijo Srna)가 결장했다는 점을 잘 이용해야 할 것이다.
“오늘은 네가 조금 더 해줘야 해.”
“네.”
팀 토크가 끝난 후, 펩은 나를 붙들고 이야기를 몇 마디 더 이어갔다.
“마음껏 공격해도 좋아. 네가 왼쪽 측면에서 날뛰어서 미드필드를 끌어들이게 되면, 결국 중앙에도 공간이 생길 거야. 때로는 널 거칠게 대하겠지. 이겨내야 한다.”
고개를 끄덕이는 나의 얼굴을 양손으로 붙잡은 펩이 믿고 있다면서 볼에 뽀뽀를 하고는 뒤로 돌아섰다.
그리고 그는 케빈에게도 몇 마디를 덧붙였고, 정신없이 드레싱 룸을 돌아다니면서 활기가 더 커지도록 만들었다.
펩은 언제나 시끄러운 드레싱 룸을 좋아했다.
그게 경기력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기억해라! 저들은 도전자야!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마지막까지 방심을 경계한 펩이 떠난 후, 준비를 끝마친 우리는 서로 대화를 나누며 드레싱 룸을 나섰다. 그의 노력 덕분인지, 모두가 잘 집중하고 있는 듯했다.
감독이란 전술적으로도 훌륭해야 하지만, 상대의 수준을 선수들에게 정확히 인지시키는 능력도 필요하다.
그러한 면에서, 오늘의 펩은 무척 돋보였다.
계단 앞에서 마주친 샤흐타르의 선수들 역시, 준비가 무척 잘 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뛸 때 저들을 7:0으로 꺾은 경험이 있지만, 그때보다 지금의 샤흐타르 전력이 더 뛰어났다. 당시는 말했던 것처럼 ‘유로 마이단’으로 혼란스러울 때였다.
그리고 현재의 맨체스터 시티가 2014/15 시즌의 바이에른 뮌헨보다 강하다고 장담하기 힘들다.
‘지금은 그렇지.’
유일하게 빅이어를 들어 올리지 못했던 시즌의 뮌헨보다 현재의 맨시티가 약할 수도 있다는 건 나를 슬프게 만들지만, 한편으론 이 팀의 발휘되지 않은 잠재력을 믿고 있었다.
여긴 완성된 곳이 아닌, 완성되어가는 곳이다.
그리고 난 그걸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후우-”
나는 나를 이긴다.
2014/15 시즌의 나보다 지금의 내가 더 좋은 축구 선수가 되었다는 걸, 난 오늘 또 하나의 반전을 꿈꾸는 샤흐타르 선수들에게 보여줄 생각이다.
복도 밖 그라운드 안에서는 지금, 우리를 소개하는 장내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날뛰어도 좋다는 펩의 허락을 받은 나의 다리는 당장 피치 위에서 달리고 싶다며 내게 신호를 보내오고 있었다.
【“Left-Back, No.22!”】
“KING!!!”
【“Kim Daon~!”】
“YEAH-!”
사정을 봐주는 일 따윈, 절대 없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