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818)
818화 Unbeatable (14)
많은 이들이 안토니오 콘테 하면 쓰리백을 떠올리지만, 본래 이 남자는 포백을 더 선호하는 감독이었다.
현역 시절, 당시 팀을 지휘했던 마르첼로 리피(Marcello Lippi)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감독이 된 안토니오 콘테는 높은 수비 라인과 전방 압박을 선호했는데, 이는 마르첼로 리피가 지휘했고 안토니오 콘테가 뛰던 시절의 유벤투스와 같았다.
4-4-2에 기반을 둔 비대칭 전술을 사용했었던 것 역시, 스승 마르첼로 리피가 선보였던 전술적 탄력성을 최대한 살리고자 하는 의도가 숨어 있었다.
하지만.
전술적 탄력성.
혹은 전술 트랜지션(Tactical Transition).
이것은, 안토니오 콘테의 가장 큰 약점이다.
.
.
.전반 13분
첼시 0 : 0 맨체스터 시티
테크니컬 에어리어에 서서, 피치를 바라보던 안토니오 콘테의 눈매가 가늘어진다. 그리곤 잠시 후 고개를 아래로 숙이며 구둣발로 잔디를 살짝 쓸었다.
스윽-
“······.”
생각에 잠기는 안토니오 콘테.
그는 지금 고민하고 있다.
‘정면 도전이군. 예상하지 못했어.’
현재 맨체스터 시티는 측면에서 과감한 힘 싸움을 벌여, 첼시의 선수들을 중앙으로 몰아넣고 있었다.
김다온과 카일 워커의 역량이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와 마르코스 알론소보다 더 낫다는 판단에서 온 선택일 것인데, 문제는 그 생각이 주효했다는 것이었다.
양쪽 사이드라인을 맨체스터 시티의 풀백들이 지배하면서, 첼시의 윙백들이 빌드업에 전혀 보탬이 되어 주고 있지 못했다.
자연스레 첼시의 수비 라인은 낮아지게 되었고, 어쩔 수 없이 아래로 내려선 미드필드들로 인해 공격진에 선 두 명의 공격수는 고립되어 버렸다.
그렇다고 중앙으로 뚫고 나가자니, 맨체스터 시티의 저항이 너무나도 거셌다.
물론.
‘타개책이 없는 건 아니야.’
콘테는 대처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세컨드 스트라이커로 출전한 에당 아자르를 볼이 머무는 측면으로 이동시키고, 센터백과 미드필드의 위치를 조절해 숫자를 늘리면 됐다.
하지만, 안토니오 콘테는 그것이 올바른 판단인지를 확신할 수 없었다.
펩 과르디올라 정도 되는 남자라면, 당연히 자신이 그렇게 반응할 거로 예상하고 전술을 계획했을 것이다.
“······.”
콘테의 고민이 깊어지는 사이, 첼시의 선수들을 중앙에 몰아넣는 것에 성공한 맨체스터 시티가 역으로 측면으로 공략하여 기회를 만들어 낸다.
다비드 실바의 패스가 오버랩을 시도하던 카일 워커에게로 향했고, 온전한 자유를 확보한 맨시티의 오른쪽 풀백이 페널티 박스 안으로 크로스를 띄워 올린다.
축구공은 날카롭게 꺾이며, 골대 쪽으로 쇄도를 시작한 가브리에우 제주스에게로 향한다.
첼시에게 닥친 절체절명의 순간.
잠시 모두가 숨을 죽인다.
{“!!”}
{“우워어······.”}
한 끗 차이로 무산된 연결에, 스탬퍼드 브리지의 팬들이 안도의 탄성을 토해 낸다.
다리를 길게 뻗었던 제주스가 피치를 주먹으로 두드리며 아쉬워하고, 반대편으로 빠져나간 축구공을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가 받아든다.
리로이 자네가 바로 전방 압박을 시도해 보지만, 노련한 아스필리쿠에타는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압박하던 자네가 파울을 범했다.
삐?익!!
위기가 한 차례 지나간 후, 안도의 한숨을 내쉰 콘테가 벤치로 돌아가 코치들과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다.
콘테의 곁엔, 함께 오랫동안 일해 온 마시모 카레라(Massimo Carrera)가 있다.
“저들이 우리를 철저히 고립시키고 있어.”
“상황이 좋지 않네, 안토니오.”
“후우- 티에무에가 감을 잃었어.”
올 시즌 첼시에 합류한 티에무에 바카요코는 약간의 기복 속에서도 PL에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었다. 리그 5라운드를 이후론, 팀 내 미드필드 중 가장 폼이 좋았다.
하지만 칼링컵을 치른 다음 날, 훈련 후 집으로 가던 중 교통사고를 겪었다.
차선이 반대인 잉글랜드의 시스템에 혼란이 와 역주행을 하던 중, 교차로에서 튀어나온 다른 차량과 부딪힌 것이다.
가벼운 부상이긴 했으나 이는 잘 나가던 바카요코를 멈춰 세웠고, 이어진 리그 6라운드 경기에서 최악의 경기를 펼치게 된 이유가 됐다.
이어진 레알 마드리드와의 챔피언스 리그 그룹 스테이지 경기에서도, 실점으로 이어진 두 차례의 결정적 실수를 범했다.
그렇다면 투입을 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니겠냐고 말할 수도 있겠으나, 현재 첼시 FC에는 선수가 없었다.
무려 3,790만 유로(약 517억 원)라는 거금을 주고 영입한 대니 드링크워터는 아직 팀의 전술을 이해하지 못했고, 외에 중앙에서 쓸 수 있는 선수는 리저브 소속이 전부였다.
네마냐 마티치와 나다니엘 찰로바를 호기롭게 내보낸 뒤, 이후 영입에서 연이어 실패를 거뒀기 때문이다.
지난날 안토니오 콘테가 마리나 그라노브스카이아에게 불만을 표현한 후 다방면으로 움직인 첼시였지만, 로멜루 루카쿠의 영입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우수한 자원을 다른 클럽과 리그에 먼저 선점당해 버린 것이다.
그래서 콘테는 빅터 모지스(Victor Moses), 페드로(Pedro), 미시 바추아이와 같은 이들을 중앙 미드필드로 참여시켜 훈련을 진행해야만 했다.
폼이 떨어진 것을 잘 알면서도, 바카요코를 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지만, 경기를 지켜보는 축구 관계자들과 방송국 패널들은 어째서 콘테가 전술에 변화를 주지 않는지를 의아해했다. 뻔히 밀리는 것을 알면서, 어째서 가만히 있는 건지 이해가 어려웠다.
불행히도, 안토니오 콘테는 스승 마르첼로 리피의 가장 큰 장점인 전술적 탄력성을 가지고 있지 못했다.
과거에 굳이 비대칭을 이루는 전술을 선택했던 것도, 자신에게 부족한 전술적 탄력성을 보완코자 하는 이유가 숨어 있다.
위기가 닥쳤을 때, 안토니오 콘테는 고민한다.
뻔한 답을 상대가 모를 리 없다는 의문 때문에.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그 답뿐만이 아니라 위기 대처가 미흡하다는 부분도 오래전에 낱낱이 밝혀졌다는 걸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하프라인의 반대편.
펩 과르디올라는 웃고 있었다.
***
.전반 22분
첼시 0 : 0 맨체스터 시티
오늘 우리는 상당히 강도 높은 전방 압박을 이어 가고 있다. 전반 초반은 첼시도 그랬지만, 지금은 다소 일방적이다.
오른쪽 골라인 앞에서 볼을 잡았던 안토니오 뤼디거가, 빌드업을 더 이어 가지 못하고 티보 쿠르트와에게 볼을 돌린 것도 이런 전방 압박 때문이다.
자네의 압박과 나의 포지셔닝에 패스를 줄 곳을 찾지 못한 뤼디거가 결국 쿠르투와에게 패스를 보낸다.
하지만 이는 큰 실수였다.
우린, 이 장면을 원했다.
뤼디거의 패스가 쿠르투아에게로 향한 순간, 제주스가 즉각 움직여 첼시의 골키퍼를 압박했다.
“헤이!”
“!!”
팡-!!
{“우오-!”}
빠른 압박에 당황한 쿠르투아가 황급히 볼을 걷어 내려고 발을 휘둘렀을 때, 접근한 제주스가 오른발을 뻗었다.
축구공은 그의 오른 다리에 맞았고, 굴절된 축구공은 바깥쪽으로 움직여 그대로 골라인을 넘어섰다. 만약 방향이 골대 쪽이었다면, 바로 득점으로 연결됐을 장면이다.
패스를 보낸 뤼디거가 많이 놀랐는지 다리가 풀려 주저앉고, 외의 다른 첼시 선수들도 순간 말을 잃어버렸다.
만약 이것이 단순한 실수였다면 누군가 화를 내는 사람이 있었겠지만, 그렇지 않았기에 화를 낼 수 없었던 거다.
지금은 첼시가 사용하는 전술의 하나다.
.
(황은석) – SPORTV 캐스터
“강한 압박을 보여주는 맨체스터 시티! 그 앞에서 첼시는 아직까지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장지현) – SPORTV 해설위원
“당황스러울 정도의 경기 내용입니다. 전력상으로는 조금 뒤처지더라도 치고받는 경기가 될 거로 생각했습니다만······. 네. 맨체스터 시티의 컨디션이 훨씬 나아 보입니다.”
.
백쓰리를 사용하는 첼시는 센터백부터 시작되는 빌드업 때, 안토니로 뤼디거를 꼭 골라인 근처에 놓아둔다. 발밑 기술이 가장 좋고, 시야 역시 탁월해서다.
그리고 그렇게 되었을 때, 패스가 향하는 곳은 열에 여덟은 은골로 캉테(N`Golo Kante)다.
첼시를 한 단계 이상 진화시켰다고 평가받는 캉테는 현시점 PL 최고의 미드필드이자, 더 나아가 세계 최고로 평가해도 손색없는 선수다.
마티치의 이적 이후엔, 공격 가담도 늘어났다.
센터백의 패스를 받은 캉테가 앞으로 올라선 바추아이 혹은 파브레가스에게 볼을 연결하면, 그동안 위로 올라선 윙백이 포지션을 벌려 주는 게 첼시의 빌드업 패턴이다.
물론 바추아이가 아래로 내려서 패스를 받거나, 어쩔 땐 파브레가스가 센터백과 두 명의 미드필드 사이로 이동하여 레지스타(Regista) 역할을 소화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양쪽 측면이 꽁꽁 묶여 버리게 되면, 파브레가스는 아래로 내려서는 일을 할 수 없다.
자신이 아래로 내려서서 볼을 받아도, 이후 공격으로 이어 나갈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그럼 어쩔 수 없이 파브레가스는 계속 높은 위치에 머물러야 하는데, 이 말은 안토니오 뤼디거로부터 시작되는 빌드업 때 다음 볼 보급이 단순해진다는 의미였다.
축구는 결국 이해와 확률 싸움이다.
“가비!!”
“?”
부지런한 압박을 보여 주며 위협적인 장면을 만든 제주스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워 준다.
팀 전체가 높은 위치에서 압박하던 상황이라, 난 자네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윙어나 다름없는 위치까지 올라서서 포지셔닝을 잡고 있었다.
그렇다고 후방을 아예 비워 둔 건 아니다.
지금처럼 내가 이렇게 위로 올라서게 되면, 카일 워커가 후방에 자리를 잡아 센터백 둘과 쓰리백 형태를 이룬다.
오늘 베르나르두를 벤치에 둔 것도, 지금처럼 쓰리백 형태로 변환했을 때 라힘이 수비적으로 팀에 기여하는 부분이 좀 더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출발한 전술은 4-1-4-1이지만, 전방 압박이 이뤄질 땐 3-3-3-1에 가까운 형태로 바뀐다.
첼시와 같은 클럽을 상대로 이를 무리 없이 해내고 있다는 건, 우리가 얼마나 성장했고 또 얼마나 많은 발전을 이뤄 냈는지를 보여 주는 장면이다.
득점은 아직 없지만, 스탬퍼드 브리지 원정이 쉽게 풀려 나갈 거라고는 애초부터 생각하지 않았다.
“헤이!”
“!”
제주스의 압박 이후에도, 우리는 계속해서 볼을 점유하며 공격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에당 아자르와 미시 바추아이가 하프라인 부근에서 다비드를 함께 막아서 보았지만, 그가 버텨 줄 거라 믿었던 나는 전진하여 패스를 이어받았다.
이제 바추아이의 타깃은 나로 바뀌었고, 아자르는 자리에 남아 다비드 실바를 경계하는 방법을 택한다.
1:1 능력이 필요해진 순간.
난 자신이 있다.
툭-
“?”
사이드라인을 등진 상태에서, 나는 바추아이가 발을 뻗어 오는 타이밍에 맞춰 그의 가랑이 사이로 축구공을 통과시켰다.
깜짝 놀란 바추아이는 바로 나를 붙들었고, 굳이 저항할 이유가 없었던 난 나아가려던 것을 멈추며 주심 마틴 앳킨슨(Martin Atkinson)을 향해 손을 들어 올렸다.
마틴 앳킨슨은 PL에서 손꼽히는 주심 중 하나로 불리지만, 선수의 몸짓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종종 감정적 판단을 내린다.
“Come on! 이걸 좀 보라고요!”
“진정해. 카드 감은 아니니까.”
하지만 이번에 내 몸짓은 통하지 않았고, 바추아이에게 카드를 주겠다는 목표를 이뤄내지 못한 나는 아쉬운 입맛을 다시면서 프리킥을 찰 준비를 했다.
그러는 사이 반대편에선, 펩이 부지런히 목소리를 높여 지시사항을 전달해 오고 있었다.
케빈과 라힘에게, 뭔가를 요구하는 듯했다.
그게 무엇인지 알려면.
“니코!! 반대!!”
“······.”
팡-!
일단 저곳으로 패스를 보내어 봐야 한다.
프리킥을 후방의 오타멘디에게 보낸 뒤, 난 손을 뻗으며 반대 방향으로 볼을 전환하라고 소리쳤다.
오타멘디가 길게 보낸 패스가 카일 워커에게 도착했고, 약간의 빌드업이 이어진 후 페르난지뉴가 다시 볼을 받았을 때 라힘과 케빈 사이의 움직임이 발생했다.
오른쪽 페널티 박스 모서리 부근에 머물던 라힘이 첼시의 최종 라인을 파고드는 척 쇄도를 시작하자, 마르코스 알론소가 거기에 딸려 들어가 버린 것이다.
지금의 저건 명백한 실수다.
팀이 세 명의 센터백을 두고 있는 상황에서, 윙백이 굳이 무리하여 윙어를 쫓을 필요는 없다. 수비가 없는 상황이라면 모를까, 정돈된 지금은 할 필요가 없는 노력이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잠시 피치에서 사라진 케빈이 측면에서 등장했는데, 페르난지뉴가 이를 놓치지 않고 패스를 보냈다.
팡-!
‘나이스. 저거네.’
펩은 대단한 전술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훌륭한 관찰자이기도 했다.
벤치는 사실 가깝다는 것 말고는 전술의 변화를 관찰하기 좋은 각도가 아닌데, 그는 항상 모든 상황을 입체적으로 머릿속에 그리고 있다.
전술의 수정이나 보완이 빠른 이유가 거기에 있으며, 그가 전달한 내용은 90% 이상 경기에 도움이 된다.
오른쪽 측면에서 공간을 확보한 케빈이 안쪽으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깔아 보내고, 패스는 다시 한번 제주스를 향하지만 뤼디거가 조금 전 실수를 만회하는 태클을 선보인다.
촤아악-!
‘아, 젠장.’
코너킥을 얻어내긴 했지만, 뤼디거의 태클이 아니었다면 얼마든지 슈팅으로 연결할 수도 있는 장면이었다.
조금 전 빌드업 상황에서 실책을 저지르긴 했지만, 오늘 뤼디거는 결정적 기회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상황을 막아 내는 수비를 여러 차례 선보였다.
케이힐과 크리스텐센이 우리의 강도 높은 전방 압박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정신줄을 부여잡고 팀을 캐리하고 있다.
하지만 괜찮다.
지금 첼시는 간신히 버티고 있을 뿐, 피치 위에서 어떠한 날카로움도 드러내지 못하는 중이다.
팡-!
{“워어어-!”}
{“······.”}
페르난지뉴의 헤더를 막아 낸 티보 쿠르투아의 슈퍼 세이브. 3분이 멀다 하고 가슴을 쓸어내리기 바쁜 첼시 팬들의 앞섶이 조금 걱정되는 순간이 지나가고 있다.
.
(마틴 타일러) – Sky Sports 코멘테이터
“이건 정말이지,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전개입니다.”
***
{“이야아아아아아아-!!!”}
{“예에에에아아아!!”}
“······.”
“······.”
.
.
.후반 21분
첼시 0 : 1 맨체스터 시티
Great boast and small roast.
자랑은 번지르르하지만, 볼품은 없다는 뜻이다.
지금 막 TV를 켠 사람이라면 점수를 보고 그렇게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현장에서 경기를 취재하고 있던 기자들은 다른 의미로 놀라워하고 있었다.
‘과연 저들을 꺾을 수 있을까?’
잉글랜드의 축구전문 웹사이트 ‘Goal.com’ 소속으로, 첼시 특파원으로도 알려진 니자르 킨셀라(Nizaar Kinsella)가 자기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 본다.
웹사이트에서 업로드되는 ‘전술 분석(Tactical Analysis)’ 칼럼의 담당자이기도 한 킨셀라는, 아무리 생각을 해 봐도 맨체스터 시티가 패배하는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
그만큼, 눈으로 보는 맨시티의 전력은 압도적이다.
“이거 너무 일방적이잖아.”
“Too Fast. Too Strong.”
“휘이- 이대로 끝나면 7연승인가?”
무승부로 끝난다면 첼시가 선방할 거라는 의견이 기자석을 지배하던 중, 케빈 더브라위너가 균형을 무너뜨리자 기자들은 맨시티의 연승을 주목했다.
7연승인지를 묻는 한 기자의 말에, 뒤쪽에 있던 여성 기자가 그것을 정정해 준다.
“11연승이야.”
“뭐?”
“지난 시즌 막바지에 4연승을 했으니까. 정확히는 11연승이라고.”
“그래? 이런! 아스널이 얼마였지?”
“묻지만 말고 네가 직접 조사해 봐, 이 게으름뱅아!”
“Come On! 그러지 좀 말고!”
소란스러운 주변에서 신경 끄기로 한 니자르 킨셀라지만, 연승 기록은 자신도 살펴볼 필요가 있는 부분이었다.
만약 오늘 첼시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게 된다면, 일정상 맨체스터 시티는 몇 개의 기록을 깨기에 대단히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었다.
‘9연승이었던가?’
우선 가장 가까운 건, 개막 최다 연승 기록이다.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2005/06 시즌의 첼시 FC가 9연승으로 선두에 올라있다. 만약 이를 잉글랜드 축구 역사 전체로 옮기게 되면, 1960/61 시즌 토트넘의 11연승이 나온다.
‘스토크, 번리, 브로미치. 그리고······ 아스널?’
향후 맨체스터 시티의 PL 경기를 확인하던 킨셀라가, 11라운드 대진 상대인 아스널에서 마우스를 멈춘다.
2003/04 시즌 무패 우승을 달성한 아스널은 최다 경기 무패(49경기)라는 기록도 가지고 있다.
‘과연 여기까지 갈 수 있을까?’
호기심이 니자르 킨셀라를 생각에 빠지도록 만든 사이, 시간이 흐르고 다시 한번 스탬퍼드 브리지가 들썩이기 시작한다.
보통은 홈 팀이 기회를 잡았을 때 이러지만, 오늘은 기대감에 들떠서가 아니라 불안감에 몸서리를 치느라 경기장이 술렁거리고 있었다.
황급히 고개를 든 니자르 킨셀라는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볼을 잡고 있던 베르나르두 실바가 윙백과 센터백 사이 공간 뒤로 침투하던 김다온에게 패스를 연결했다.
경기 내내 그에게 시달린 아스필리쿠에타가 오프사이드를 주장하기 위해 손을 들어 올리지만, 개리 케이힐이 너무 낮은 위치에 있었다.
상황을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오늘 경기 내내 그랬던 것처럼 맨시티 공격수 중 한 명의 침투에 딸려 들어가 버린 것만 같다.
공격수가 침투로 오프사이드 라인을 1차로 무너뜨리고, 시간차를 두고 연이어 다른 선수가 파고드는 공격 전술은 전술 완성도가 높지 않고는 불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오늘 그건 맨체스터 시티는 몇 번이나 해냈고, 그때마다 안토니오 뤼디거와 티보 쿠르투아가 첼시를 실점 위기에서 구해 냈다.
하지만.
“오-!”
이번만큼은 고군분투를 이어 온 두 사람도 실점하는 것을 막아 내지 못했다. 김다온의 패스를 이어받은 제주스가 추가 득점에 성공한 거다.
균형이 무너진 이후 정확히 5분 만에 나온 추가 득점이었으며, 전반 30분 알바로 모라타가 부상으로 이탈한 첼시가 남은 20분 동안 동점 혹은 역전을 이뤄 내는 건 불가능해 보였다.
사실상, 맨체스터 시티의 승리가 확정된 순간이다.
타다다다닥-
타닥- 타다닥-
여기저기에서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셀레브레이션을 나누는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들을 본 킨셀라는 PL에 거대한 폭풍이 불어닥치는 중이라고 생각했다.
이미 상륙해 영향을 미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리버풀에 이어 첼시마저 완벽히 제압했다는 건 의미가 컸다.
더구나, 첼시는 2016/17 시즌 PL 우승팀이다.
한데 그런 그들을.
‘박살 내 버렸군.’
니자르 킨셀라는 어쩌면, 앞으로 생각해야 하는 건 맨체스터 시티의 PL 우승 여부가 아닌 그들이 얼마나 압도적인 시즌을 보낼지가 될지도 모른다고 예상했다.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난 팬들이 스탬퍼드 브리지를 떠나기 시작하고, 그 시간을 체크한 킨셀라는 랩톱 화면으로 시선을 옮겨 기사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제목은 이랬다.
Unbeatable.
맨체스터 시티는 도저히 꺾을 수 없는 팀처럼 보인다.
.
.
.경기 결과(2017/18 EPL 7R)
첼시 0 : 2 맨체스터 시티
[골] 케빈 더브라위너 : 후반 21분(가브리에우 제주스)가브리에우 제주스 : 후반 26분(김다온)
김다온 ? 95분 출전(1어시스트/평점 8.4)
MoM ? 케빈 더브라위너(1골/평점 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