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819)
819화 Unbeatable (15)
경기 전 말했던 대로, 우리는 승리하고 돌아와 노래를 크게 틀어 두고 승리를 즐겼다. 노래가 다소 심심하다고 느낀 카일 워커가 선곡을 새롭게 했고, 분위기는 더 뜨겁게 달아올랐다.
실패한 이적 시장을 보냈다는 평이 주를 이루고는 있지만, 그래도 첼시는 지난 시즌 EPL 챔피언이다.
한데 그런 그들에게, 우린 승리를 거뒀다.
그것도 압도적인 모습으로.
♩Baby- This is what you came for······♬
신었던 양말을 구겨서 집어 던지고 거의 알몸인 모습으로 방방 뛰어가며, 디펜딩 챔피언을 꺾은 것을 자축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난 믹스드 존에 섰다.
“다온. 굉장한 출발입니다.”
“······.”
경기가 끝난 뒤 이어진 ‘Sky Sports’의 ‘After Game Show’에서, 펀디츠로 출전한 제이미 레드냅이 우리가 새로운 기록을 위한 9부 능선을 넘었다고 말했다.
그 기록이란 다름 아닌 PL 개막 최다 연승이었고, 또 다른 고비인 아스널 경기 전에 10연승을 달성할 수 있을 거로 내다본 것이다.
지금 내가 받은 질문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를 높게 평가해 준 것은 무척 고맙습니다. 그렇지만 앞으로 상대할 팀들도 훌륭한 팀입니다. 여긴 PL이고, 모두가 모두에게 패배할 수 있는 리그죠. 실제로 무언가를 거머쥐기 전엔, 누구도 그것을 성취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오늘은 승리를 즐기겠지만, 내일부터는 다시 집중해야 해요. 그리고 A매치 주간도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바라건대, 모두 건강하게 돌아와 다시 함께 뛰었으면 합니다.”
“네. 그리고 다음은······.”
기자는 뒤이어, 또 하나의 연속 기록에 대해서 말을 했다.
“7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입니다. 챔피언스 리그로 확대하면 9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입니다. 당신은 풀백임에도, 계속해서 많은 공격 포인트를 올려 왔죠. 그 비결이 뭔가요?”
“비결이랄 것은 딱히 없습니다······.”
***
【같은 시각】 맨체스터 M4 5EP, 잉글랜드. 안코츠, 23 블로썸 스트리트. 세컨드 시티.
한차례의 폭풍우가 휩쓸고 지난 세컨드 시티 내부는,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를 잘 말해 주고 있었다.
테이블마다 잔뜩 쌓인 맥주병들과 주방 직원들을 한숨짓게 만드는 설거지 더미들. 그리고 팔을 걷어붙이고 청소 중인 조엘 바버가 그 증거들이다.
하지만 현재, 모두가 하던 것을 멈추고 TV를 보고 있다.
.
(김다온)
“모든 건 승리를 위한 겁니다. 만약 제가 해트트릭을 기록하고 팀이 패한다면, 그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차라리 저는 제가 부진하더라도 팀이 승리하는 방법을 택할 겁니다. 그저 지금은 제가 공격에 나서는 게 팀에 더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변의 훌륭한 동료들이 제가 득점이나 어시스트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운이 좋았던 거죠.”
.
“허-! 운이라니.”
“?”
“지금까지 저 녀석이 한 이야기 중에서 가장 터무니없는 말이로군. 물론, 그래도 예뻐 죽겠지만 말이야. 큭큭큭큭.”
“······술을 너무 많이 마셨어요, 조니.”
“이런! 오늘 같은 날은 좀 봐줘도 안 되나?”
“저야 고맙지만, 애니가 화를 낸다고요.”
조니라 불린 초로의 남성에게서 잔을 회수해 간 바니 에겔튼이 대신 시원한 물 한 잔을 앞에다가 놓아두며 다시 TV 화면에 집중했다.
이전에도 몇 번 그랬지만, 김다온이 인터뷰에 나서면 펍 내부가 고요해지고는 했다.
떠들기를 좋아하는 잉글랜드 축구 팬의 입을 다물게 한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더 힘든 일이다.
하지만 현재, 맨체스터 시티의 팬들은 김다온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한다. 그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단어와 문장이 지금 조니 젠킨스(Johnny Jenkins)의 표정처럼 만들기 때문이다.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상황들을 알지 못하는 팬들은, 현재의 모든 공로를 김다온에게 돌리고 있다.
실제로도 그의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긴 했지만, 팬들이 느끼는 수준은 9할이 넘는다.
현재까지 맨체스터 시티가 내어놓은 김다온의 유니폼은 아직도 불티나게 팔려 나가고 있었으며, 페예노르트 원정에서 공개한 마케팅용 킷(Kit)마저도 없어서 못 팔 수준이었다.
거리의 소년 소녀들은 김다온의 유니폼을 입고 돌아다녔고, 그의 얼굴이 박힌 물건은 그게 무엇이든 인기 상품이 되고 있다.
김다온 이전 맨체스터 시티 팬의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남자는 세르히오 아궤로였지만, 현재 시내를 돌아다니며 느낄 수 있는 인기의 수준은 차원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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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스미스) – Sky Sports 믹스드 존 리포터
“마지막으로 팬을 위해 한 말씀 해 주시겠어요?”
(김다온)
“음, I Love you guys. A매치 동안 우리가 없어서 조금 심심하겠지만, 2주 뒤에 다시 웃게 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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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핫-!! 들었나? 응? 지금 들었어?”
파안대소한 조니 젠킨스 연신 손뼉을 두드리며 기쁜 표정을 숨기지 못한다.
세컨드 시티의 터줏대감이기도 한 이 노신사는 무려 61년 동안 맨체스터 시티를 응원해 왔다.
조니 젠킨스가 태어난 해인 1956년 맨체스터 시티는 클럽 통산 세 번째로 FA 컵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이에 흥분한 그의 아버지는 아들의 이름을 블루스로 지으려고 했다.
격렬히 반대한 어머니 덕으로 블루스라는 이름을 가지는 것은 피할 수 있었지만, 존 젠킨스는 누구보다 맨체스터 시티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성장했다.
물론, 시티의 팬으로 사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웃에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도시의 모든 영광을 가져가 버렸고, 2011/12 시즌 PL 우승을 차지하기 전까지 온갖 굴욕을 겪어야만 했다.
혈기 왕성한 시절에는 시티를 욕하는 사람과 술집에서 난투극을 벌인 적도 있었다.
어떠한 문화적 관점에서는 스포츠에 너무 많은 감정을 소모한다고 보이겠지만, 영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남자 대다수는 젠킨스와 같은 삶을 당연하게 여긴다.
축구는 이들의 집(Home)이고, 응원하는 클럽에서 뛰는 선수는 형제이자 아들이 된다.
“내일 마이크 녀석을 보는 게 기대되는군!”
“아, 그분 맨유의 팬이었죠”
“그래. 그 멍청한 녀석. 시즌 전에는 우리가 망할 거라고 악담을 퍼부었지. 하지만 결국 내가 말했던 대로 됐어! 녀석은 그저 추한 질투를 했던 것뿐이야! 하핫-!”
팁을 두둑하게 남긴 조니 젠킨스가 기분 좋게 펍을 나서고, 계산을 확인한 후 남는 부분을 공평하게 분배한 바니 에겔튼이 데이트(?) 중인 두 남녀를 바라본다.
“이만 퇴근해!!”
“?!”
“!”
“이제는 그리 바쁘지 않을 거야. 지금이라도 밖으로 나선다면, 영화 한 편은 볼 수 있을 거야.”
“어, 바니 저희는 그러니까······.”
“네! 고마워요!!”
“메, 멜로디?”
“Come on, 조엘. 우리 얼른 나가자.”
여자를 좋아하지만 정작 진짜 마음에 드는 여자 앞에서는 숙맥인 남자와 반대로 남자에 무관심해 보이지만 감정에 솔직한 여자의 모습에, 바니가 싱긋 미소를 지어 보인다.
그리곤, 조엘을 가까이로 불렀다.
“자네가 멜로디를 좋아하는 건, 이곳에 출입하는 모두가 알아.”
“모, 모, 모, 모두가요?”
“그래. 여기가 처음인 사람이라도, 자네가 멜로디를 보는 눈빛을 1분만 보면 바로 알아챌걸? 따로 50 퀴드를 더 챙겨놨어. 데이트하는데, 돈이 없어 곤란할 순 없지 않나?”
“······바니.”
“자네는 좋은 친구야. 그래서 멜로디에게 다가가도 가만히 내버려 뒀고. 무엇보다, 브라이튼 태생이면서 맨체스터 시티를 응원하는 해괴함이 마음에 들었지.”
다소 딱딱해 보이는 첫인상이었지만, 바니 에겔튼은 배려심이 넘치는 사람이다.
감격한 표정을 지어 보인 조엘 바버에게 얼른 옷을 갈아입으라고 말하며, 손님 없는 한가한 시간이면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잔을 닦으며 TV에 시선을 고정했다.
“가 볼게요-!!”
“내일도 도와드릴게요!”
“필요 없어! 멜로디나 데리러 오면 돼!”
“하하. Good Night, 바니!”
딸랑딸랑-
잠깐 소란스러워졌던 펍이 조용해지고, 주방에서 쌓인 설거지를 하던 바질 히메네스가 먹을 게 필요하지 않으냐고 말을 해왔다.
“그거 좋지. 다온 파스타?”
“다온 파스타. 알겠네.”
다온 파스타(Daon Pasta)란, 김다온이 과거 SL 벤피카 시절부터 식단으로 사용해 온 레시피를 의미했다.
작은 귀 모양의 오레키에테(Orrechiette)면에, 토마토와 크림을 섞은 로제 소스를 사용한다. 여기에 아스파라거스/구운 흰살생선/병아리콩/가지/치즈를 곁들인다.
김다온의 합류 후, 맨체스터 시티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레시피가 알려졌다.
선수마다 선호하는 파스타 스타일이 있다는 건 흔한 일이었지만, SL 벤피카 출신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다온 파스타를 주문하고 다른 이들도 연이어 요청하는 모습이 방송되면서 일종의 유행이 되어버렸다.
파스타를 판매하는 시내의 음식점 중 몇몇이 번듯하게 메뉴에 이를 추가했고, 세컨드 시티와 같은 펍에서는 일종의 비밀 메뉴처럼 사용되고 있었다.
피쉬&칩스가 소울푸드인 잉글랜드였기에, 대구와 볼락을 사용한 다온 파스타는 인기가 높았다.
“음- 맛있군.”
“그래. 고단백에, 영양 밸런스도 잡혀 있고. 일주일에 세 번은 이걸 챙겨 먹는다고 하지 않나. 좋은 음식이야.”“하하. 자네의 실력이 좋은 걸 수도 있지.”
“하-! 내가 그 정도로 실력이 좋았다면, 여기에서 일했을 거라고 생각하나?”
“큭큭큭. 그건 또 그렇군.”
바쁜 시간을 보낸 두 남자가 다온 파스타와 기네스 흑맥주를 놓아두고 하루를 정리한다.
내일부터 전 세계는 A매치 주간에 들어가고, 리그는 약 2주 이후에나 재개될 것이다. 하루라도 축구 없이 못 사는 이들은 이를 끔찍하게 생각하지만, 그래도 맨시티의 팬들은 행복했다.
리그 7연승과 개막 후 무패가 그들의 직장과 친구들과의 자리에서 대화할 거리를 줄 것이기 때문이다.
‘빌어먹게 행복하군.’
축구는 이들의 삶 그 자체다.
***
2017년 10월 1일. 런던 E16 2PX, 잉글랜드. 하트먼 로드. 런던 시티 공항(London City Airport. Hartmann Rd. London E16 2PX, England).
“Welcome aboard, Sir.”
A매치 주간의 시작인 오늘, 나는 히스로 공항으로 향한 다른 이들과는 다르게 런던 시내와 가까운 시티 공항에 도착했다.
클럽의 전용기가 이곳에 있기 때문이다.
“안쪽에 새로운 시설을 설치했습니다.”
“오-?”
“회장님께서 당신을 완벽하게 관리하길 원하셨거든요. 앞으론 별도의 주치의가 A매치 왕복 길을 동행할 겁니다.”
“······Really?”
“네. 처음이라 하더군요.”
“······.”
전용기 입구에서 날 맞이한 기장이 안쪽을 가리키며 스튜어디스가 안내할 거라고 말을 했다. 약간 부담을 느낀 상태로 걸음을 옮기자, 실제로 전에 보지 않던 부스가 눈에 들어왔다.
문으로 보이는 곳엔 Dr. Drogo Tillery라는 명패가 붙어 있었다.
‘이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데.’
호의 자체에는 큰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지만, 살짝 과하다는 생각이 들어 약간 미안하기도 했다.
스위스에서 유명한 게 뭐더라?
하지만 이내 나는 이미 천문학적인 돈을 가지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의 회장님이 가지지 못한 게 과연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정성이 들어간 무언가라면 모르겠지만, 그건 내가 스위스에서 가져올 수 없는 것이다.
‘속이 안 좋아졌어.’
더부룩함을 느끼며, 일단 가방을 한쪽에 놓아둔다.
“음료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크흠. 네. 감사해요.”
“필요한 게 있다면 언제든 불러주세요.”
“그러죠.”
오늘 내가 향하는 장소가 한국이나 다른 아시아의 국가가 아닌 스위스라는 게 다행으로 느껴진다. 부담감 속에서 함께하는 여행이 편할 리 없으니까 말이다.
물로 속을 달랠 생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음식을 놓아둔 곳의 앞으로 향했지만, 난 거기에서 다시 멈춰 버리고 말았다.
“What the······.”
가지런히 놓아져 있는 플라스틱 병.
이건 무척 익숙한 것이다.
“저······ 미스?!?!”
“네??”
목청을 높여 스튜어디스를 부르자, 하이힐 소리조차 내지 않으며 유령처럼 등장한 여성이 직업적인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리고 난 그런 그녀에게 이 병에 관해 물었다.
“아, 그것도 따로 준비한 겁니다.”
“맨체스터에서요?”
“아뇨. 이곳에서요.”
“······.”
스튜어디스의 말을 듣자, 오늘 오전에 있었던 일들이 설명됨을 느꼈다.
[“전 초콜릿을 좋아해요.”] [“······네?”] [“그중에서도 특히 프랄린요.”] [“??”]현재 클럽의 영양사는 한나 마이호(Hannah Mayho)다.
10대 시절 도로 및 트랙 사이클의 잉글랜드 대표로 뛰었고, 2009년에는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UEC 유로피언 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건강하면서도 당당한 여성으로, 다리 부상으로 이른 나이에 은퇴한 이후에는 영양학을 전공해 맨체스터 시티에 취업한 상태다.
그녀의 임무는 우리의 식단을 관리하고, 훈련과 경기 전후에 먹을 영양제를 조절하고 음료를 따로 만드는 것이다.
펩의 지론에 의거, 우리는 훈련과 경기 전후 회복에 도움이 되는 프로틴 음료를 마신다. 단순한 파우더가 아니라, 생과일 등을 넣어 직접 제조한다.
각자의 입맛에 맞춰 20개에서 30개의 음료를 하나하나 만들어야 하는데, 그래서 그녀는 늘 정신 없이 바빴다.
미리 만들면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홈이든 원정이든 식당에 들어서면, 한쪽에서 블렌더 앞에서 땀을 흘리는 한나를 보게 된다.
가끔 정신이 팔린 몇몇은 그녀의 노력에 고마움을 표현하지 않고, 그런 날이면 한나의 신경은 어김없이 날카로워졌다. 우리의 잘못이지, 그녀의 과민반응은 아니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병 안에 있는 음료도 한나가 제조한 것이었는데, 투명한 병에 부착된 메모지의 글자만 보더라도 알 수 있었다.
〔냉장고에 넣고, 잘 흔들어 드시오〕
유통기한을 고려해 내일 것까지를 만들어 둔 한나의 노고를 떠올리며, 난 자리로 돌아와 메시지를 보냈다.
전용기를 요구한 게, 과연 잘한 짓인지 모르겠다.
부르르르-
“응?”
테이블 위에 휴대전화를 올려 두고 한나가 만든 음료를 마시고 있을 무렵, 화면이 번쩍이며 메시지가 도착했음을 알렸다.
한나인가?
‘······아니네.’
메시지를 보내온 것은 칼둔이었다.
아니 이 정신 없는 양반이 진짜.
이미 완벽한 전용기에 20만 유로나 더 투자해 나를 위한 공간을 만들었다고?
확실히, 칼둔은 나를 다루는 법을 알고 있었다.
내게 비즈니스적인 접근은 늘 통한다.
“······.”
갑자기 바빠진 건지, 칼둔으로부터의 메시지가 끊겼다. 하지만 읽은 것은 확인이 되는지라, 괜한 말을 한 것은 아닌가 싶어서 조금 걱정도 됐다.
예의가 없었나?
그랬다면 사과해야 한다.
부르르-
“오-!”
화면이 꺼지기 무섭게 다시 불이 들어왔고, 손을 움직여 잠금장치를 푼 나는 도착한 메시지를 확인했다.
“······.”
보통의 선수라면, 회장이 투자한 돈을 운운하며 성적을 말했을 때 기분이 상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난 아니다.
돈 때문에 귀화를 생각하고 전용기를 가진다는 지극히 세속적인 꿈을 가진 10대였던 내게, 투자한 돈만큼의 회수를 기대한다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그것을 잘 알기에 칼둔도, 지금처럼 솔직한 이야기하는 거다. 오히려 잘 포장된 말을 했다면 싫었을 것이다.
부르르-
“······.”
놀랍게도, 칼둔은 진심이었던 것 같다.
‘살인 의뢰라······.’
차례를 기다리던 전용기가 활주로를 달리기 시작하고, 창밖을 바라보던 나는 칼둔의 메시지를 떠올리며 빙긋 미소를 지어 보였다.
어느새, 나는 부담을 느끼지 않게 되었다.
일방적 배려가 아닌 인정임을 알았달까?
무엇보다.
‘칼둔을 범죄자로 만들 수는 없지.’
맨체스터 시티의 회장이 살인을 청부했다는 뉴스를 막기 위해서라도, 나는 반드시 건강하게 맨체스터로 돌아가야 할 의무가 있었다.
집에서 날 기다리고 있을 아영이도 아영이지만, 외에도 많은 이들이 나의 무사귀환을 바라고 있을 거기 때문이다.
‘진짜 집이 되어 버렸네.’
Home.
시즌 개막 후 무패인 채로, 나는 잉글랜드의 하늘 위로 날아올랐다.
***
[Unbeatable : 현재까지 맨체스터 시티는 모든 PL 클럽보다 한 단계 위에 있다. – Goal.com/Written By ? Nigaar Kinsel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