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821)
821화 식욕은 먹으면서 는다 (2)
2017년 10월 7일. 1140 빈, 오스트리아. 게르하르트-하나피-플라츠 1. 알리안츠 슈타디온.
.경기 시작 1시간 전
대한민국 0 : 0 러시아
&Match-Up`s Best Eleven(대한민국/상대팀)
&Tactics(대한민국/상대팀) : 4-3-3/3-5-2
GK ? 김승규 / GK ? 이고르 아킨페예프
RB ? 김다온 / RCB ? 빅토르 바신
CB ? 김영권 / CB ? 게오르기 지키야
CB ? 김민재 / LCB ? 페도르 쿠드라쇼프
LB ? 오반석 / RM ? 알렉산드르 사메도프
DM ? 기성용 / CM ? 알렉산드르 에로킨
CM ? 구자철 / CM ? 달레르 쿠자예프
CM ? 권창훈 / CM ? 안톤 미란추크
RW ? 이재성 / LM ? 유리 지르코프
LW ? 손흥민 / ST ? 알렉산드르 코코린
ST ? 황의조 / ST ? 표도르 스몰로프
.
.
A매치 경기를 준비 중인 스위스 축구 협회와 SK 라피드 빈의 클럽 관계자들은 가득 찬 관중석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예상한 그대로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지난 9월 대한민국 축구 협회로부터 A매치를 치를 장소를 문의받았을 때, 그들은 이번 A매치 주간이 다소 정체된 스위스 축구 리그에 좋은 자극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2000년대 이후 절대 강자로 자리한 FC 바젤의 독주로 인해, 스위스 국내 리그의 인기는 서서히 추락하는 중이었다.
FC 바젤과 일부 클럽을 제외한 나머지 팀의 평균 관중 숫자가 약 20%가량 줄어들었고, 이는 리그 운영과 발전에 가장 중요한 중계권료 협상의 불이익으로 돌아왔다.
팬이 없는 리그에 자본이 투자될 리 없으니 말이다.
전통적인 유럽의 강호로서 평가받는 스위스긴 했지만, 이런 국내 리그의 경쟁력 저하는 최근 몇 년 줄곧 우려 대상이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2017년 상반기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따돌리고 마침내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선수로 꼽힌 김다온의 방문은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었다.
막연한 기대이긴 했지만, 일찌감치 좌석을 꽉 채운 이들을 보며 안드린 블룸(Andrin Blum)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스위스축구협회 부회장인 안드린 블룸은, 자국 대표팀 경기를 관전코자 취리히로 떠난 도미니크 블랑(Dominik Blanc)을 대신해 이곳 알리안츠 슈타디온을 찾은 상태다.
“보이나? 굉장하군. 한 시간 전에 좌석이 꽉 차다니.”
“쉽게 볼 수 없는 일이죠.”
“결국 스타야. 리그를 부흥시킬 방법은 좋은 선수를 가지는 걸세. 우리는 포르투갈이나 덴마크를 모델로 삼아야 하는데, 현실은 이도 저도 아니지. 하지만 이걸 보게. 팬은 정직한 법이야.”
한국인으로 보이는 동양인들이 드문드문 보이긴 했으나, 많아 봐야 1,500명을 넘기 힘들 것이다.
남은 25,000여의 사람들은 대부분이 유럽인들이었고, 그들은 눈앞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가 조국을 위해 뛰는 모습을 보고자 티켓값을 지불했다.
지금까지 김다온이 뛰어 온 클럽과 대한민국 대표팀의 유니폼이 곳곳에서 보이는 가운데, 관중석 한쪽에서 커다란 함성이 번져 나오기 시작했다.
웜업을 위해 양 팀 선수들이 입장 중이었고, 바라던 이의 얼굴이 보이지 않자 잦아들려고 했던 박수 소리가 이내 다시 뜨겁게 달아올랐다.
{“다온–!!”}
{“여길 좀 봐요!!”}
{“사인 좀 해 줘요!!”}
{“다온-!!!”}
여유가 넘치는 얼굴로 그라운드에 들어선 김다온이 뒤를 돌며 두 손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그러곤 자신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박수로 화답했다.
비명에 가까운 여성 팬들의 목소리가 환호성 사이를 비집어 뚫고 나오고, 경기장의 분위기는 마치 유명 가수의 콘서트 현장처럼 바뀌어 버렸다.
이후로도 팬들은 김다온의 행동 하나하나에서 눈을 떼지 못했는데, 이를 알았는지 그는 서비스에 가까운 장면들을 그라운드 위에서 만들어 냈다.
팅-!
{“우와아아아-!”}
{“오오오-!!”}
골대에서 대략 25M 정도 떨어진 위치에서, 정교한 킥으로 크로스바를 계속해서 맞춘 것이다.
처음 한두 번까지는 호기심으로 바라봤던 팬들도, 크로스바를 맞추는 일이 연속 다섯 차례를 넘어가자 기대감을 갖고 김다온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급기야.
팅-!!
{“SECHS-!!!”}
{“여섯!”}
여섯 번째가 되었을 때부터는 숫자를 합창하게 되어 버렸다. 이 합창은 여덟까지 이어졌고, 아홉 번째 킥이 아슬아슬하게 위로 빗나가자 본인의 일처럼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하지만 아쉬움은 잠시였을 뿐, 팬들은 볼거리를 제공해 준 김다온을 향해 환호성과 박수를 전달했다.
열 번을 채우지 못한 것에 머쓱함을 표현하던 김다온 역시,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다시 한번 손바닥을 두들겼다.
어느새 여긴, 대한민국의 홈구장처럼 바뀌어 버렸다.
‘한국인이야. 한국인을 영입해야겠어.’
감탄하기 바쁜 안드린 블룸의 곁에 있던 SK 라피드 빈의 회장이, 대한민국 출신의 축구 선수를 영입할 계획을 세운다.
클럽의 명성 등을 고려하면 대표팀급은 힘들겠지만, 젊은 유망주는 한둘 데려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들이 제2의 김다온으로 성장할 수 있다.
FC 노르셸란과 SL 벤피카가 누리고 있는 반사이익을 생각한 미하엘 크라머(Michael Kramer)가 조용히 휴대전화를 꺼내 들어 단장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슈퍼스타란, 늘 이렇게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법이었다.
***
.경기 시작 05분 전
대한민국 0 : 0 러시아
예전부터 줄곧 그랬었지만, 대표팀에 오게 되면 클럽에서 배운 것을 자꾸 접목해 보게 된다. 나만 그러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다.
런던 월드컵 당시 성용이 형은 셀틱 FC에서 배운 노하우 등을 우리에게 전해 줬었고, 브라질 월드컵 때는 내가 뮌헨의 문화 일부를 대표팀으로 가져왔었다.
오늘 역시 마찬가지다.
“열심히 하자. 잘하자.”
경기를 위해 복도로 나서기 전, 우린 드레싱 룸의 앞에서 한 명 한 명과 손을 맞잡으며 파이팅을 다짐했다.
맨체스터 시티에서 하던 것을 내가 미팅 때 제안했고, 삼파올리 감독님을 포함한 선수단 전체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오늘 경기부터 그렇게 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 뒤 다 함께 복도로 나섰는데, 반대편에 있던 한 남자가 반갑게 웃으며 손을 내밀어왔다.
러시아와 CSKA 모스크바 부동의 주전 골키퍼 이고르 아킨페예프다.
“Good Luck.”
“하하. 너도.”
17살의 나이에 강호 CSKA 모스크바의 주전 자리를 차지한 아킨페예프는, 이후 지금까지 러시아 리그 최고의 골키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에는 수많은 빅클럽과 링크되기도 했지만, 모스크바가 워낙 거액을 요구해 이적이 이뤄지진 않았었다.
그러다 2010년을 기해 어이없는 실수가 잦아졌고, 이를 기점으로 빅클럽의 관심은 잠잠해진 상태가 됐다.
물론, 여전히 골키퍼가 필요한 클럽의 영입 목록으로 거론되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챔피언스리그에서 맞붙어 본 경험으로 말하는데, 실수가 잦다는 점만 뺀다면 클래식 골키퍼 중에서는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힌다고 보고 있다.
[이봐, 이고르. 너 대체 뭐 하는 거야?]“응?”
서투른 영어를 사용 중인 아킨페예프와 몇 마디 더 잡담을 나누고 있을 때, 한쪽에서 등장한 남자가 비릿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지금도 가끔 보는 표정이었고, 난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를 잘 알고 있다.
[적. 그것도 냄새나는 동양인이랑 떠들겠다고?] [입조심해! 듣는 귀가 많아!] [쥐뿔도 신경 안 써. 그러니까 네가 요즘 얼을 타는 거야. X같은 동양인들이랑 놀고 있으니.]알아들을 수 없는 러시아어로 떠들고 있는 이 녀석은, 러시아의 공격수인 알렉산드르 코코린(Aleksandr Kokorin)이다.
현시점 러시아 최고의 공격수 중 하나로 평가받는데, 전형적인 스트라이커라기보다는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웨인 루니와 같은 선수라고 보면 됐다.
그렇다고 웨인 루니의 수준과 같다는 건 아니다.
내가 볼 땐 최소 두 단계는 아래다.
‘이 새끼, 기분 나쁘네.’
코코린의 시선과 표정 모두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나는 아킨페예프에게 인사를 남기며 돌아섰다.
일단, 그라운드에서 보자는 생각이었다.
“입장합니다-!!”
앞쪽에서 진행 요원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가장 앞쪽에서 걷는 주심을 따라 남은 이들도 발걸음을 옮겼다.
나 역시, 앞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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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세) – SBS Sports 아나운서
“대한민국의 축구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금부터 대한민국과 러시아. 러시아와 대한민국의 A매치 평가전이 스위스의 알리안츠 슈타디온에서 펼쳐집니다. 완전체에 가까운 전력을 꾸린 러시아 대표팀. 월드컵 개최국으로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며 많은 준비를 해 왔습니다. 비록 FIFA 랭킹은 대한민국보다 아래이지만,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은 러시아를 훌륭한 전력을 지닌 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박성문) – SBS Sports 해설위원
“그렇습니다. 유로 2008 때만큼은 아니긴 합니다만, 여전히 좋은 선수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이 자국 리그라 조직력인 면에서도 강점이 있습니다.”
.
삐?익!!
오늘 경기의 심판진은 헝가리 출신들이 맡았다. 주심 카사이 빅토르(Kassai Viktor)는 유럽 대항전과 A매치 경험이 많은 베테랑으로, 대체로 실수가 적은 편이다.
러시아의 선축으로 경기가 시작된 가운데, 초반 진영의 변화를 확인하며 탐색전을 시작한다.
일단 러시아는 유행 중인 3-5-2를 택했다.
.
(박성문)
“러시아는 일단 쓰리백입니다. 3-5-2로 볼 수도 있지만, 3-5-1-1 혹은 3-4-2-1로 볼 수도 있습니다. 알렉산드르 코코린이 9.5번. 그러니까 사실상 섀도스트라이커로 뛴다고 볼 수 있거든요? 그리고 대한민국도 4-3-3 혹은 4-1-4-1로 볼 수 있는 전형으로 나섰습니다만, 저는 오늘 삼파올리 감독이 비대칭 전술을 사용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배정세)
“왼쪽 풀백으로 나선 오반석. 본래는 센터백입니다만, 오늘은 왼쪽 풀백으로 출전했습니다.”
.
전반 초반, 나는 일단 러시아의 에이스를 견제할 생각으로 수비에 힘쓰고 있다.
“욱!”
“…….”
후방에서 전해진 패스가 유리 지르코프(Yuri Zhirkov)에게 이어진 순간, 나는 빠르게 접근해 압박하여 이 남자가 볼을 뒤로 돌리도록 만들었다.
자국 미디어로부터 ‘러시아의 호날두’라는 평을 듣는 지르코프는 왼쪽 라인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러시아의 감독 스타니슬라브 체르체소프(Stanislav Cherchesov)가 쓰리백을 택한 것도 지르코프의 장점을 살리기 위함인데, 오늘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다.
외에도 최전방 공격수 표도르 스몰로프(Fyodor Smolov)가 위협적으로 평가받는 선수였는데, 민재가 오늘 밀착 마크를 하기로 했다.
그에 따라 영권이 형은 자연스럽게 커버에 집중하게 됐고, 성용이 형이 아래로 내려서서 라볼피아나(Lavolpiana)로 뛰게 되었다.
지금, 이런 메커니즘이 시험받는다.
[에-이!!]스몰로프가 아래로 내려서며 우리 센터백 라인의 움직임을 실험하고, 민재를 등진 그가 연계를 가져가려고 하지만 민재가 한발 앞서 볼을 커트해 냈다.
K리그 팬들로부터 괴물(Monster)이란 별명을 받은 민재는, 데뷔와 동시에 국내 최고의 센터백으로 도약했다.
그로 인해 지난여름 토트넘/벤피카/밀란/세비야 등과 링크가 났다.
하지만 민재는 전북에 진 빚을 갚고 싶다며, 유럽 진출을 K리그 우승 뒤로 미뤘다.
‘구웃. 좋은데?’
볼을 가로챈 민재가 높은 위치까지 전진하여, 라인 전체를 한껏 끌어 올렸다.
그 과정에서 안톤 미란추크(Anton Miranchuk)의 보디체크를 이겨 내는 모습을 보여 줬는데, 오늘 경기장을 찾은 스카우트의 눈을 단숨에 휘어잡았을 것이다.
전에도 말했지만, 민재는 현대 축구가 요구하는 센터백의 모든 자질을 가진 녀석이다.
쓰리백/포백에 구애받지도 않고, 오른발잡이지만 왼쪽 센터백 포지션에서 뛰는 것에도 부담을 느끼지 않아 어떠한 역할이든 맡길 수 있다.
지금까지 내가 보아 온 모든 유망주 중에서, 민재는 단연 최고 수준의 재능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난 민재의 영입을 펩에게 추천했다.
‘보고 있으려나?’
파울이 나온 상황.
고개를 돌려 관중석을 쳐다본 나는 이곳 어디엔가 있을 맨체스터 시티의 스카우트를 생각하고 있었다.
***
.전반 20분
대한민국 0 : 0 러시아
‘좋은 팀이군.’
전반의 약 40%가 지난 현재,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유럽 클럽의 스카우트는 대한민국의 전력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단단하다고 생각을 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좌우의 밸런스가 완벽하게 갖춰져 있다는 점이었다.
맨체스터 시티에서와는 달리, 대한민국 대표팀에서의 김다온은 주로 오른쪽 풀백으로 나서고 있다.
그리고 그 반대편엔, 지난 시즌 커리어 최고의 활약을 펼친 토트넘 홋스퍼의 공격수가 버티고 있었다. 유럽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미드필드가 버티는 중원도 건실했다.
왼쪽 풀백으로 출전한 오반석이 경기 초반 몇 번의 실수를 저지르긴 했지만, 대한민국의 전술이 본격적으로 비대칭이 되면서는 안정을 되찾았다.
김다온과 손흥민을 양쪽 측면에 배치해 둔 대한민국은, 사실상 3-1-3-3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파앙-!!
{“워어-!!”}
구자철의 날카로운 슈팅이 러시아의 골대로 매섭게 향했지만, 이고르 아킨페예프가 멋진 다이빙으로 세이브를 해낸다.
하지만 오늘, 러시아의 골키퍼는 화가 많이 나 있다.
[идиоты!! сделай это правильно!!]멍청이들아!! 똑바로 해!!
너무 쉽게 슈팅을 허락한 동료들을 향해 손을 휘둘러 가며 불만을 표현하는 아킨페예프였지만, 내부 업무에서 벗어나 그라운드로 돌아온 스튜어트 톰슨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손흥민과 김다온이 러시아의 윙백을 측면에 단단히 붙들어 두면서, 기존 오른쪽 윙어로 나섰던 이재성이 프리롤로 움직이며 끊임없이 수비에 혼선을 주었다.
지금도 이재성은 페널티 박스로 쇄도하는 움직임을 선보이며 러시아의 수비수를 끌고 들어갔고, 그러자 자연스레 앞쪽에 있던 구자철에게 슈팅 기회가 생겼다.
이를 놓치지 않고 패스를 보낸 권창훈을 칭찬해야겠지만, 팀 전체의 수준이 높다고 보는 게 올바른 평가였다.
“에-이!! 돌아와!! 뛰어!!”
‘역습인가?’
대한민국 벤치에서 커다란 목소리가 튀어나오고, 코너킥 상황에서 공중볼을 잡아낸 아킨페예프가 빠르게 앞으로 볼을 연결하여 역습을 시도한다.
재빨리 스프린트를 시작한 유리 지르코프가 대한민국의 오른쪽 진영을 파고드는 찰나.
‘응?’
{“오오오오오-!”}
시야 바깥쪽에서 등장한 김다온이 엄청난 속도로 달려 지르코프의 전진을 막아 냈다. 스프린트만으로 탄성이 나올 만큼, 격이 다른 스피드였다.
그렇게 지연이 이뤄지는 사이, 역습 기회를 놓친 러시아가 모처럼 볼을 점유하며 빌드업을 이어 간다.
‘맨 마킹이 잘 됐어.’
하지만 대한민국의 수비는 이미 전형이 갖춰진 상황이었는데, 모두가 맨 마킹을 가져가며 패스가 이어졌을 경우 그것을 차단하거나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위치를 확보했다.
이렇게 되면 열에 아홉은 최전방의 공격수가 아래로 내려서서 숫자를 보태야 공격이 원활해졌는데, 오늘 표도르 스몰로프는 힘든 하루를 보내는 중이다.
지금도 김민재의 몸싸움에 밀려 앞으로 넘어졌고, 헝가리 주심의 파울 판정이 아니었다면 얌전히 볼을 넘겨줬을 것이다.
억울해하는 어린 수비수를 기성용이 달래는 사이, 러시아가 슈팅이 가능한 위치에서 프리킥을 준비한다.
‘펩이 탐낼 만한 녀석이기는 해.’
스카우트 자격으로 스위스로 온 스튜어트 톰슨은 김민재의 기량에 전반적으로 만족하고 있었다.
김다온의 말대로, 재능이 넘치는 수비수였다.
뱅상 콩파니가 2018/19 시즌까지 동행한다고 예상했을 때, 추가로 영입할 수비수와 함께 맨체스터 시티의 일원으로 활약하는 그림이 그려졌다.
현재 맨체스터 시티가 주목하는 또 다른 어린 수비수인 에리크 가르시아(Erik Garcia)나 필립 산들러르(Philippe Sandler)보다도 나아 보였다.
겨울 이적 시장 전까지 면밀한 관찰과 분석이 뒤따라야 하겠지만, 김다온의 추천 이유는 확실한 것 같았다.
{“아…….”}
허공으로 날아가 버린 프리킥에, 얼마 없는 러시아 팬들의 입에서 탄식이 튀어나왔다.
다시 대한민국의 볼.
경기가 이어진다.
‘괜찮은 영입이 될 수도…… 응?’
계속해서 김민재의 영입 가능성을 생각하던 중, 갑자기 스튜어트 톰슨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러곤 목에 핏대를 세워 가며, 조금 전에 있었단 장면에 대한 불만을 표현했다. 거리가 거리인지라 그라운드로 전달될 리 없는 목소리였지만, 그건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조금 전, 알렉산드르 코코린이 고의로 김다온의 뒤꿈치를 밟아 그를 넘어뜨렸다.
휘슬은 불렸으나 옐로카드는 나오지 않았고, 고통스러운 얼굴로 쓰러진 김다온이 왼발을 부여잡고 피치를 뒹굴고 있었다.
빠르게 대한민국 대표팀이 투입된 가운데, 결백하다는 표정을 짓는 코코린의 앞으로 걸어간 기성용이 신경질적으로 가슴팍을 밀치는 행동을 취했다.
[헤?이!!!]그라운드가 순식간에 끓어오르고, 경기장 전체에서 울려 퍼지는 야유 소리는 중립국인 스위스의 팬들이 어떠한 나라를 응원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줬다.
여전히, 흥분을 삭이지 못하는 스튜어트 톰슨.
그는 김다온의 상태가 염려되었다.
‘이래서 A매치는…….’
클럽 관계자로서 A매치를 향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 스튜어트 톰슨의 마음은 멀쩡히 일어서는 김다온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안정된다.
“휴우-”
그리고 이는, 대한민국 벤치에서도 동시에 벌어진 장면이다.
“괜찮은 거 맞지?”
“그러네. 아이 씨. 놀랐네, 진짜.”
“휴우- 쟤 뭐야?”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로서, 김다온은 스위스란 낯선 나라에서도 듬뿍 사랑을 받는 중이었다.
***
작가의 말 ? 요즘 잦은 오타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를 드립니다. 해당 부분은 어떠한 핑계로도 변명할 수 없는 기본적인 소양인 만큼, 앞으로 더욱 주의하여 살피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를 드립니다.
김군 올림.
이번 주는 오타 점검 이슈로, 금.토.일 하루 1편 연재 방식으로 마저 남은 세 편을 채우겠습니다. 검토에 시간을 투자한 뒤, 다음 주 다시 정상 연재 주기로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