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822)
822화 식욕은 먹으면서 는다 (3)
축구를 시작한 이래, 나는 이 스포츠가 단 한 번도 쉬웠던 적이 없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이것에 얼마나 무지(無知)한가를 처절하게 느끼고는 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조금이지만 예전보다 편안해지기는 했다는 점이었다.
그건 어쩌면 남들에게 증명해야 할 것들이 줄어들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현재의 위치를 지켜야 한다는. 예전과 다른 고민거리가 생겨나긴 했지만, 축구장 안팎에서 보내는 삶과 타인의 시각은 하루를 더욱 단순하게 바꾸어 주었다.
여기에 불만은 없다.
메시가 최고가 된 비결의 ‘삶의 단순화’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로, 나는 늘 그렇게 되기를 꿈꿔 왔다.
하지만 단 하나.
퍽-!!
“!!!”
“…….”
투쟁(鬪爭)해야 하는 부분이 줄어들었다는 것만큼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남들이 날 최고라 부르면서부터 시작된 일이다.
.
(배정세) – SBS 캐스터
“아- 김다온 선수에게 경고가 주어집니다.”
(박성문) – SBS 해설위원
“이렇게 되면 A매치 커리어 중 세 번째 경고입니다. 벌써 마흔 경기가 넘는 A매치를 소화하는 김다온 선수인데, 수비수로서 경고가 무척 적거든요?”
(배정세)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도 이 부분을 강조한 적이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수비 실력을 갖추었음에도 경고나 퇴장이 없는 것을 김다온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습니다.”
(박성문)
“그렇습니다. 클럽 커리어를 보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총 139경기를 뛰었는데, 경고는 총 4장입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도 경고가 단 두 개뿐이었고, EPL로 와서는 한 장입니다. 그리고 프로 커리어를 통틀어 퇴장이 하나도 없는데, 언제까지 기록이 이어질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는 정말 대단한 기록입니다.”
(배정세)
“바이에른 뮌헨과 독일의 전설 프란츠 베켄바워가 커리어 동안 퇴장이 하나도 없었던 걸로 아는데요.”
(박성문)
“그렇습니다. 거의 900경기 가깝게 뛰었지만, 퇴장이 없습니다. 얼마 전 은퇴한 필리프 람 선수도 퇴장이 없습니다.”
.
.
.전반 26분
대한민국 0 : 0 러시아
알렉산더 코코린의 더러웠던 파울로 인해, 나는 모처럼 개인적인 투쟁심을 갖게 됐다. 상대를 육체적/정신적으로 고통스럽게 하겠다는 마음이 생겨난 것이다.
과거에는 이런 감정이 주로 인종차별에서 비롯되었고, 지금 역시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눈깔 똑바로 떠.’
목덜미를 후드려 맞은 코코린의 시선과 똑바로 마주하며, 나는 한쪽 입꼬리를 살짝 들어 올렸다.
그러자 저 녀석의 시선이 더 살벌하게 바뀌었다.
‘빙고. 그랬구나? 너도 더러운 인간이었어!’
미쳤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뭐 어디 내가 이랬던 적이 한두 번도 아니고.
코코린이 밟아 줄 만한 보람을 느끼게 하는 부류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부터, 나는 오늘의 경기에 조금 더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매번 한식만 먹다가 향신료가 가득 들어간 자극적인 음식을 먹는 기분이랄까?
온몸 가득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게 느껴지고 있었다.
“다온아.”
“조심할게.”
“아니, 그거 말고.”
“어?”
“잘했어, 인마. 그래야 너답지.”
“…….”
나답다 라.
벌써 5년 넘게 나와 대표팀에서 함께하고 있는 성용이 형은 나의 원초적인 모습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었다.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어 가며 어린 시절의 행동을 치기(稚氣)라 부르는 것처럼, 나 또한 축구선수로서 살아가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팀을 위해 억누르는 부분이 생겨났다.
만약 이게 친선전이 아닌 월드컵과 같은 중요한 대회였다면, 나는 굳이 코코린에게 복수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승리하는 것만으로 충분한 답이 될 테니까.
하지만 오늘은 그렇지 않다.
평가전.
퇴장을 당해 팀에게 폐를 끼친다면 내가 잘못한 것이 맞지만, 그게 아니라면 좀 더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었다.
러시아 선수들과의 다툼에서 기량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확신도 있기에, 지금의 경고가 경기력 자체에 영향을 주지 않을 거란 생각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내게도 선은 존재한다.
여기까지.
‘그래도 넌 나중에 또 보자.’
꼭 거친 파울이 아니더라도, 코코린을 아프게 만들거나 짜증 나게 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었다.
나와 가장 친하게 지내 온 수비수 중 대다수가 남미 출신이란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실제로는 깨끗하게 플레이를 하더라도, 남을 괴롭힐 방법을 알고 있다.
에제키엘 가라이의 말을 빌리자면,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나 역시 가족을 위해 무엇이든 해야 했기에, 그들이 비밀스러운(?) 기술을 배우는 것에 거리낌이 없었다.
한국식 사고로는 거부감이 들겠으나, 난 그런 면에서 남들과는 조금 달랐다.
승리를 위해 어디까지 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형들은 어느 정도 체면을 지키려고 하겠지만 나는 십만 관중의 앞에서 발가벗고 춤을 출 수 있다고 말할 것이다.
그만큼 내게 승리는 중요했다.
패배가 싫고 승리가 우승을 안겨다 주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나를 업신여기는 이들에게 그들이 틀렸다는 걸 말하기 위해서도 필요했다.
‘어딜!’
유리 지르코프와 사이드라인 부근에서 몸싸움을 이어 가던 중, 뒤쪽에서 달려든 코코린이 나를 밀어 넘어뜨린다.
주심은 바로 휘슬을 불었고, 아까 코코린에게 주지 않았던 옐로카드를 이제 꺼내 들었다. 녀석은 군말 없이 경고를 받아들이며, 뒷걸음질을 치다 피치에 침을 뱉었다.
“퉤-!”
코코린으로부터 비롯된 열기가 경기를 거칠고 투박하게 만들고 있다.
일종의 진흙탕 싸움이 되어 가는 중인데, 그러한 진행이 되어서 유리한 쪽은 우리가 아닌 러시아다. 왜냐하면 우리가 경기를 지배했고, 볼을 점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저 녀석이 흐름을 가져갈 생각으로 나를 거칠게 대한 거라면, 마냥 멍청하지만은 않다는 뜻이 된다.
‘그거야 뭐 아무래도 좋고.’
영권이 형의 손을 붙잡으며, 다시 몸을 일으킨다.
“후우-”
수비 진영 오른쪽 지점에서 프리킥으로 재개되는 경기. 나는 앞으로 볼을 보내려는 민재를 말리며, 측면으로 볼을 돌리도록 만들었다.
투박하게 변한 흐름 속에서 볼의 점유권이 왔다 갔다 하는 빈도가 잦아지면서, 비대칭 전술로 이득을 보겠다던 삼파올리 감독님의 의도가 퇴색된 상태였다.
그렇기에 우린 볼을 조금 더 오랫동안 점유하며, 전형이 4-3-3에서 3-1-3-3으로 바뀔 시간을 벌어야 했다.
성용이 형도 나와 마찬가지의 생각이었는지, 충분히 패스를 앞으로 보낼 수 있었음에도 한 번 참고 하프라인 부근까지 전진한 내게 볼을 보내어 왔다.
자연스레, 경기의 속도는 늦춰진다.
어떠한 이들은 지금과 같은 장면을 답답하게 여길 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이건 선로에서 빗나간 팀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다.
이러면서 다들 우리가 본래 하려던 축구가 무엇인지를 깨닫고, 흥분한 마음을 진정시키게 된다.
남들은 연애할 때 그러지만, 축구선수는 평생 축구라는 녀석과 밀당을 잘해야 한다.
그럼 이렇게.
“…….”
“…….”
하프라인 부근 오른쪽 하프스페이스에 패스를 건네받은 순간, 눈이 마주친 흥민이 형이 빠르게 러시아의 라인 사이로 쇄도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난 그보다 전에, 오른발을 휘둘렀다.
팡-!
우리가 후방에서 볼을 돌리면서 러시아는 점유율을 되찾기 위해 자연스럽게 라인을 높였는데, 그로 인해 생긴 빈 공간을 흥민이 형이 놓치지 않은 것이다.
완만하지만 빠르게 날아간 축구공이 러시아의 진영을 대각선으로 가르고, 빅토르 바신(Viktor Vasin)을 떨쳐 낸 흥민이 형이 페널티 박스라인 바로 앞에서 볼을 컨트롤한다.
근처에서 접근한 게오르기 지키야(Georgiy Dzhikiya)가 몸을 날렸는데, 발에 걸린 흥민이 형이 그대로 넘어졌다.
“헤?이!!!”
당연히 파울이 선언되어야 할 장면이었고, 카사이 빅토르는 바로 휘슬을 불며 왼손을 페널티 스팟을 향해 뻗어 보였다.
‘그렇지!’
코코린의 거친 플레이 이후 양 팀의 분위기가 달아오르기 전까진, 주심 카사이 빅토르는 대체로 관대한 판정을 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잔뜩 날카로워진 피치를 정돈하고자 휘슬을 부는 일이 잦아졌고, 그래서 지금도 바로 P.K가 선언되었던 거다.
발이 닿지 않았다며 잔뜩 흥분한 지키야의 반응으로 봐선 흥민이 형의 다이브(Dive)일 수도 있겠지만, 중요한 건 이미 결과가 나왔고 판정이 번복될 일은 없다는 것이었다.
천천히 뛰어 다가간 내가, 의조 형의 손을 잡고 일어선 흥민이 형에게 질문을 던졌다.
“걸렸어?”
그러자 흥민이 형이 조용히 검지를 입에 가져다 댔다.
“안 걸렸어.”
“하하. 뭐야? 다이브네?”
“퍼스트 터치가 좀 길었다니까.”
“뭐야, 아마추어같이.”
흥민이 형과 끌어안고 비밀스러운 대화를 나눈 우린, 이를 절대로 발설하지 않기로 하며 P.K를 준비했다.
현재 팀의 페널티 키커 No. 1은 성용이 형이다.
“기라드 가자!!”
성용이 형을 응원하며 손뼉을 두들기는 나.
근처 코코린은 입술을 씹고 있다.
‘이게 업보라는 거야. 아냐?’
평가전에서 전반전이 끝나기도 전에 경고가 세 장이 나오고, P.K까지 선언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주심의 성향을 떠나, 경기의 취지를 살리기 위함이다.
휘슬의 잦고 드묾은 있을 수 있어도, 카드가 연속으로 꺼내어지고 P.K까지 곁들여지지는 않는다.
삐?익!
도움닫기를 시작한 성용이 형이 아킨페예프를 완벽히 속여 내며 페널티킥을 성공시키고, 셀레브레이션을 위해 달려 나가기 전 나는 곁에 있던 코코린을 슬쩍 쳐다보았다.
녀석은 내가 자신을 본다는 것을 분명 알고 있었지만, 애써 외면하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래서 난 어깨를 으쓱이면서, 동료들이 있는 곳으로 가 형들 사이로 뛰어들었다.
“역시, 기라드네!”
미소를 지으며 손을 들어 올린 성용이 형과 하이파이브를 나눈 후, 나는 고개를 들어 전광판을 한 번 쳐다보았다.
전반 30분.
약 10분 동안 이어졌던 혼돈 속에서, 먼저 정신을 차리고 결과를 만든 쪽은 우리 대한민국이다.
‘확실히 강해졌어.’
KFA 개혁 이후 일관적인 자세로 성장과 발전을 거듭해 온 현재의 대표팀은, 최고 수준이 아닐지는 몰라도 최고와 호각으로 다툴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것처럼 느껴졌다.
러시아와 모로코도 분명 좋은 상대이긴 했지만, 앞으로 대표팀에 필요한 건 더욱 강한 팀인 것만 같다.
‘알아서 잘해 주겠지?’
협회에 대한 신뢰를 보내는 것을 끝으로, 나는 오늘 경기 첫 번째 득점에 대한 셀레브레이션과 소감을 마치기로 결정했다.
약간 사그라든 개인적 투쟁심을 다시 불태우기로 하면서.
삐?익!
1:0
리드를 안은 상태에서 경기는 다시 시작되었다.
***
.후반 34분
대한민국 2 : 0 러시아
전반과 후반 사이좋게 한 골씩을 집어넣은 대한민국의 승리가 점쳐지는 가운데, 감독 호르헤 삼파올리가 세 장의 교체 카드를 동시에 꺼내 든다.
팀의 핵심인 김다온과 기성용, 그리고 손흥민을 한꺼번에 벤치로 불러들이기 위함이었다.
대신 유럽파가 뛰지 않은 경기에서 경쟁력을 보여 준 정우영/이용/남태희를 투입했다.
6장의 주어진 교체 카드를 전부 활용한 호르헤 삼파올리가, 피치를 빠져나오는 선수들을 맞이한다.
[수고했다.]오늘 김다온이 느낀 것과 마찬가지로, 호르헤 삼파올리 역시 대한민국 대표팀의 수준에 만족감을 표현하고 있었다. 그리고 더 강한 상대가 필요하다고도 말이다.
KFA는 현재 11월 평가전을 위해 남미국가와 접촉 중이었는데, 콜롬비아 혹은 우루과이가 물망에 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남은 한 경기를 위해 일본에 친선전 제안을 넣고 있었지만, 상대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대결을 피하는 중이었다.
아시안 컵이나 동아시안컵과 같은 대회에서 만나게 되는 게 아닌 이상, 일본 축구 협회는 대한민국 대표팀과 일정을 잡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패했을 때 잃는 게 더욱 크다는 것을 알았던 건데, 이는 2000년대 후반 대한민국 축구 협회가 취했던 태도와 완벽히 일치하는 것이었다.
당시는 오히려 일본 축구 협회가 정기적인 친선전을 제안해 왔고, 대한민국 대표팀이 이를 거부하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불과 몇 년 만에 상황은 뒤집혔다.
{“오오오오-!!”}
후반 23분 황의조와 교체되어 출전한 황희찬이 거친 몸싸움을 이겨 내는 모습을 보여 주고, 러시아의 미드필드 드미트리 타라소프(Dmitri Tarasov)가 드리블을 태클로 저지한다.
[에-이!!]이에 격정적으로 반응을 한 삼파올리가 카드를 줘야 한다며 오른손을 들어 올리지만, 오래전 안정을 되찾은 주심은 구두 경고를 주는 선에서 멈췄다.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던 삼파올리가 대기심을 향해 몇 마디를 던지지만, 어디까지나 이는 예행연습이었다.
하나에서 열까지 월드컵을 준비하는 단계인 만큼, 감독으로서 어필하는 것 역시도 연습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삼파올리가 어필을 하는 동안, 경기장 한쪽에 자리 잡은 피터 브라운드(Peter Braund)가 조용히 짐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선다.
최대한 눈에 띄지 않는 복장으로 조심스럽게 계단을 오르던 그였지만, 곧 한 남자로부터 인사를 전해 들었다.
스위스에서 듣기 힘든 영국식 영어로 말이다.
“역시, 당신도 있었군요.”
“…….”
“누구를 보러 왔죠? 아니, 괜한 질문이네요. 대한민국의 수비수겠죠? 4번?”
“……오랜만이네, 스튜어트.”
“딱딱한 인사군요. 우리끼리 그러깁니까?”
피터 브라운드는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시니어 스카우트로 활동해 왔다. 유망주가 아닌 1군 팀에 당장 필요한 선수를 관찰하는 이들을 시니어 스카우트로 부른다.
그러다 지난 3월 토트넘 홋스퍼의 시니어 스카우트로 이직했는데, 두 배가 넘는 연봉에 마음이 끌렸기 때문이었다.
맨유 시절, 브라운드는 해외 리그의 알짜배기 선수를 영입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워 왔다.
“자네는 어쩐 일이지?”
“뭐, 다온을 보러 왔죠.”
“그걸 나더러 믿으라는 건가?”
“그거야 당신의 자유죠.”
“…….”
“…….”
으레 그러하듯, 맨유는 맨시티를 싫어했고 맨시티는 맨유를 싫어했다.
팬이든 선수든 혹은 스태프든 상관없이, 같은 도시에 존재하는 이 두 개의 빅클럽은 각자 다른 이유에서 서로를 미워할 이유를 갖고 있었다.
처음 맨유는 맨시티가 해외의 자본 앞에 무릎을 꿇었다 비난했고, 그러다 글레이저 가문에 의해 인수된 이후에는 무분별하게 돈을 써 리그를 망친다고 지적했다.
반면 맨시티는 정작 본인들이 더 많은 돈을 쓰면서 성과를 내지 못한 걸 자신들에게 탓한다고 말했다.
2017년 여름 이적시장은 맨시티가 유럽에서 가장 많은 자금을 지출했지만, 맨유 역시 세 명의 선수를 영입하는 데 1억 4,100만 유로를 투자했다.
외에도 앙투안 그리즈만의 영입을 위해 추가로 1억 유로를 더 지출하려고 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FIFA의 영입 불가 징계를 받지만 않았어도, 맨유는 올여름 맨체스터 시티와 더불어 2억 유로 이상을 지출한 클럽이 되었을 거다.
그래서 맨시티 사람들은 맨유를 고귀한 척은 다 하지만 정작 뒤에서 구린 일을 하는 존재에 비유해 왔다.
클럽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스튜어트 톰슨 역시, 맨체스터 시티가 영입하길 원했던 선수를 클럽의 명성을 들먹여 가며 회유해 온 피터 브라운드를 좋아하지 않았다.
이제는 토트넘 홋스퍼 소속이 되었다지만, 공교롭게도 피터 브라운드의 이직 이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다닐루나 뱅자멩 멘디처럼 맨체스터 시티가 먼저 점찍었던 선수가, 현재 토트넘의 유니폼을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아는지는 모르겠지만, 꼭 밝혀낼 겁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
“당신의 시치미야 매일 아침 해가 뜨는 것만큼이나 당연하죠. 새로울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우리 내부에 스파이를 심어 놓은 거라면, 전 그 몇 배로 복수할 겁니다.”
“아무래도 자넨, 병원에 가 보는 게 좋겠네.”
“필요하면 가죠.”
“그럼. 먼저 실례하지.”
모자를 눌러쓰며 자리를 떠나는 피터 브라운드를 외면한 스튜어트 톰슨이, 그가 완전히 사라지기 전 크게 목소리를 높여 한마디를 더 보탰다.
“저 친구는 우리 겁니다!!”
“…….”
잠깐 멈춰 섰던 토트넘의 베테랑 스카우트가 경기장을 나선 후, 약간 화난 표정으로 있던 스튜어트 톰슨이 고개를 들어 올리며 길게 한숨을 내뱉었다.
라이벌에게 진다는 건, 후유증이 오래간다.
특히, 한 지붕 아래 식구라면 더 그렇다.
‘이번 영입은 꼭 성공하겠어.’
오늘의 김다온과 마찬가지로 투쟁심을 불태우기 시작한 스튜어트 톰슨이, 다가올 겨울 이적시장 대한민국의 젊은 센터백 영입을 추진할 결심을 굳힌다.
최종 결정은 치키 베히리스타인과 펩 과르디올라가 내리겠지만, 자신에 여기에 있다는 것 자체가 1차 관문의 통과였다.
현재 전북이 김민재의 이적료로 원하는 금액은 450만 유로(약 61억 원). K리그 출신 선수치곤 비싼 돈이지만, 맨체스터 시티와 같은 클럽에겐 전혀 부담되지 않는 수준이었다.
또 팬들 역시 이 이적료가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것을 알고 있을 터라, 당장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도 없다.
젊은 선수의 성장에 있어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기에, 스튜어트 톰슨은 김민재의 이적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오늘 A매치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젊은 센터백.
조금 전 스튜어트 톰슨과 피터 브라운드가 보여 주었던 신경전은 맨시티와 맨유. 그리고 맨시티와 토트넘이 앞으로 벌여 나갈 새로운 구도를 보여 주는 것이었다.
삑-! 삐?익! 삐—익!!
경기가 끝나고, 오늘도 어김없이 빼어난 모습을 보인 김다온을 위해 스튜어트 톰슨이 박수를 보낸다.
짝짝짝짝.
스튜어트 톰슨의 결심으로, 토트넘 단독 입찰로 진행되는 것 같았던 PL 내의 김민재 영입전에 본격적인 불이 붙었다.
.
.
.경기 결과(평가전)
대한민국 2 : 0 러시아
[골] 기성용 : 전반 30분(P.K/손흥민)김영권 : 후반 16분(기성용)
***
[‘강하다, 한국.’ 시종일관 우세한 대한민국이 러시아를 2:0으로 눌렀다. – 풋볼베스트일레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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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김영권 득점’ 삼파올리호, 러시아에 2:0 승리. – OS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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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문, “너무 이른 말일 수도 있겠지만, 2018 월드컵은 진짜 기대가 된다.”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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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니슬라브 체르체소프, “한국이 우리보다 훨씬 나았다. 체감상으론 올해 우리가 상대한 팀 중에서 가장 강하게 느껴졌다. 물론 우리가 6월 이후 A매치를 치르지 않았다는 것은 생각해야 한다. 다음 이란과의 경기에서 훨씬 더 나아질 것이다.” – 데일리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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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헤 삼파올리, “들뜨지 말아야 한다. 월드컵에서 우리가 상대할 팀 중 최소 두 팀은 러시아보다 강한 팀이 될 확률이 높다. 교체 후에도 경기력이 안정된 것에 만족한다. 모로코와의 경기 때는 약간의 변화를 줄 예정이다.” – 골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