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825)
825화 Mate (2)
아무래도 A매치 주간은 우리 맨체스터 시티에겐 독(毒)보다는 약(藥)이 되어 주고 있는 것 같다.
조금 전에 만들어진 스털링의 두 번째 득점. 스토크의 수비를 얼어붙게 만든 완벽한 침투 패스가 자네에게로 향했을 때, 우린 당연히 그가 슈팅을 가져갈 줄 알았다.
하지만 정말 놀랍게도, 자네는 골키퍼와 마주한 1:1 상황에서 직접 마무리를 가져가는 대신 더 좋은 위치에 있던 스털링에게 패스를 보냈다.
평소의 자네를 아는 우리로선 득점의 기쁨보다 더 놀라울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고, 득점이 만들어진 후 눈이 마주친 케빈과 나는 약속이나 한 듯 입술을 내밀며 어깨를 으쓱였다.
그 역시, 자신의 어시스트가 적립될 줄 알았던 거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아직, 조금 전 상황이 믿기지 않아 얼떨떨하다.
.
.
.전반 21분
맨체스터 시티 2 : 0 스토크 시티
어쨌든 중요한 건, 0:0 균형이 무너진 순간부터 스토크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측면 장악력이 취약하다는 다이아몬드 4-4-2의 약점이 도드라진 건데, 그렇다고 중앙 미드필드를 측면으로 보내 버리게 되면 숫자 싸움에서 완전히 밀려 버린다.
분명 축구는 11:11의 싸움인데, 전술과 상황은 이를 항상 12:10 혹은 그보다 더 일방적으로 몰아간다.
그리고 흐름이 이렇게 진행되었을 때, 더 빛나는 게 바로 개인의 기량이다. 리드하고 있는 우리도, 뒤지고 있는 스토크도 마찬가지다.
만약 개개인의 기량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면, 지난 A매치 모로코와의 평가전에서 대표팀이 그랬던 것처럼 불리했던 흐름을 바꿔 나갈 수 있다.
하지만 불행히도, 스토크 시티는 그러지 못했다.
{“우오오오오-!!”}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든 제주스의 슈팅이 골포스트를 아슬아슬하게 빗나가고, 탄성을 토해 냈던 팬들은 절묘했던 감아차기를 향한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우리는 지금 2분이 멀다고 슈팅을 쏘아 대는 중이었는데, 스토크 선수들의 넋이 나간 게 느껴질 정도였다.
하지만 늘 명심해야 할 것은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았으며, 언제든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
0:2가 된 이후 스토크가 정신을 차리고 반격하는 상황이라면 또 모르지만, 지금 흐름은 한 골을 더 올려야 할 때다.
만약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이자까지 더한 카운터를 얻어맞을 수도 있기에, 펩도 더 몰아붙이라며 팔을 걷어붙이고 성화(成火)인 거다.
내 생각엔 앞으로 5~7분 정도가 승부처다.
경우에 따라, 경기를 결판낼 수도 있다.
실수 한두 번이 나와 최대 2실점까지 허락할 수도 있다고 가정한다면, 세 골이면 승점 3점을 확보하는 수준이다.
그러니, 조금 더 힘을 내야 한다.
나 또한.
쿵-
“!”
답답했는지, 측면으로 빠져 있던 샤치리를 밀쳐 넘어뜨려 볼을 빼앗아 낸다.
예상대로 크레이그 포슨은 오늘 무척 관대한 자세로 경기에 임했고, 경기 초반 스토크 시티가 거친 플레이로 변수를 주는 데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완벽히 주도권을 잡은 지금은 그것마저도 이용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지금 나의 수비 동작은 주심 열 사람 중 여덟아홉은 파울을 불 만한 것이었지만, 크레이그 포슨은 두 손을 좌우로 움직이며 휘슬을 아꼈다.
그렇게 넘어진 샤치리를 남겨 두고, 나는 앞으로 움직여 스토크의 오른쪽 풀백 톰 에드워즈(Tom Edwards)를 압박했다.
자연스럽게 중앙을 비워 두고 측면으로 움직인 제주스로 인해, 스토크의 수비에는 큰 부하가 걸리게 된다.
공격 진영에 자리 잡은 우리보다 더 많은 숫자를 놓아두고 있긴 했지만, 말했듯 개인 기량에서 압도하는 중이기에 숫자는 별다른 의미를 주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나의 전진이 의미를 지니려면, 눌러앉은 톰 에드워즈를 밖으로 끄집어내야 한다.
어떻게?
‘쉽지.’
겁먹은 수비를 끌어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상대로 하여금 내가 실수를 저질렀다고 믿게 만드는 것이다. 정면 대결이 자신 없으니, 허점 노출에 쉽게 반응할 거기 때문이다.
과거 현란한 드리블로 유명했던 데니우손(Denilson)은, 이를 ‘Drible de Isca’라고 표현했다.
미끼 드리블이라는 뜻이다.
툭-
‘어서. 어서 물어.’
의도적으로 드리블을 길게 가져간 순간, 움찔하기만 하고 있던 톰 에드워즈가 앞으로 달려 나왔다. 물론 무작정 달려 나온 게 아니라, 주변에 동료가 있다는 걸 고려해 내린 판단이다.
주위를 채운 동료가 달려들기 위한 용기를 주었다면, 난 거기에 미끼를 던져 에드워즈가 그것을 발휘하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생기게 될 공간을 톰 에드워즈는 보지 못했고 나는 보고 있었다.
만약 다니 아우베스나 다니 카르바할과 같은 엘리트 풀백을 상대하고 있었다면, 나는 이렇게 위험을 무릅쓴 시도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것 외에도 다른 선택지가 존재하고, 그편이 훨씬 안전하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내가 도박수를 던진 건, 톰 에드워즈가 그들만큼 뛰어난 사이드백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어서였다. 스토크가 경직되어 있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고 말이다.
달려드는 톰 에드워즈를 바라보며 속도를 계속 붙였던 나는, 그의 바로 앞에서 축구공을 오른쪽 발바닥을 이용해 옆으로 긁어내는 것에 성공했다.
뒤이어, 클리어를 원했던 에드워즈의 오른발이 본래 축구공이 놓여 있던 곳에서 휘둘러진다.
“!!”
‘미안.’
왼쪽으로 가져갔던 축구공을 다시 오른발 등으로 밀어 보내며, 난 그렇게 에드워즈를 간단히 따돌린다.
그 뒤에서 기다리고 있던 것은 과거 맨유에서 뛰었던 ‘셀레브레이션 파괴 기계’ 대런 플레처와 자네를 막고자 측면으로 잔뜩 이동한 퀴르트 주마다.
‘단순해.’
대런 플레처가 포백의 앞이 아닌 이렇게 페널티 박스 모서리 부근까지 이동한 이유는, 첫 번째 실점 상황에서 나온 문제를 다잡기 위한 것이었다.
맨투맨을 계속 고집하고 있는 지금, 센터백 중 하나를 중앙에 남겨 두면서 동시에 박스 주변의 공격수를 마크하기 위해선 대런 플레처가 볼이 있는 곳으로 움직여 줘야 한다.
중앙과 반대 방향이 비게 된 것은 다른 두 명의 중앙 미드필드가 커버했는데, 이는 수비 숫자를 채우고 첫 번째 실점 상황 장면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어도 공격을 세 명의 선수에게만 맡길 수밖에 없다는 단점이 있다.
그렇지만 어쨌든 박스 주변은 가득 채울 수 있어서, 전환으로 인한 허점은 확실히 줄어들었다.
‘그런데 말입니다.’
과연 이러한 변화가 우리의 공세를 늦출 수 있을까?
마크 휴즈가 원하는 대로 일이 진행되려면, 우리 역시 특정한 접근 방식으로 공격을 하고 있어야 한다.
파이널 써드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패스를 보내고, 상대의 어떤 포지션이 약하니 거기를 중점적으로 공략하라는 식으로 지시를 받았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리고 이건, 펩의 철학 아래에서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일이다.
펩의 훈련은 7할이 수비에 있고, 남은 3할은 수비 때 지켜 낸 볼을 어떻게 빌드업하고 그 이후에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을 가정할 수 있는 능력을 익히는 것에 투자된다.
네가 어디로 이동하면, 어디가 따라 움직일 거야.
그럼 어디가 빌 테니 어디로 패스를 보내면 돼.
이후 너의 선택지는 이것과 이거야.
대강 이해가 될까?
펩은 우리의 앞에 수많은 가능성을 보여 준 뒤, 그것을 펼쳐 나가는 게 우리의 능력이자 축구의 재미라는 걸 끊임없이 말해 주고 있다.
그리고 지금의 나 역시, 스토크 시티의 변화한 수비 방법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냈다.
얼핏 퀴르트 주마가 자네에게 잘 달라붙어 있는 것같이 보이지만, 떨어지는 판단력과 집중력은 민첩성이 요구되는 측면 수비에는 적합하지 못하다.
만약 자네에게 붙은 수비가 케빈 빔머였다면 생각을 달리했겠지만, 지금은 망설일 이유가 없다.
팡-
“…….”
정면으로 밀어붙일 뿐이다.
‘가! 이 빌어먹을 녀석아!’
이렇다 할 고민 없이 펩이 선발 명단에 이름을 적어 넣을 정도로, 9월 A매치 주간 이후의 자네는 PL 최고 수준의 윙어처럼 뛰고 있다.
설사에서 똥으로 변한 수준이긴 해도, 훈련 태도도 약간 개선되었다.
처음엔 그 이유를 몰랐지만, 이번 A매치 주간 팀 메신저에서 자네의 여자친구가 임신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아버지가 된다는 사실이 녀석에게 동기부여를 준 것 같았고, 재능과 실력은 확실했던 만큼 집중력이 더해지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플레이를 펼치기 시작했다.
지금도 자네는 완벽한 턴 동작으로 나의 패스를 앞쪽으로 잘 가져다 두었다.
그러곤 드리블을 가져갈 거란 예상을 깨고, 바로 반대 방향으로 크로스를 보내는 선택을 가져갔다.
중앙을 홀로 커버하고 있던 빔머는 박스 밖으로 패스가 전달되었을 때를 대비해, 앞으로 상당히 나와 있는 상태였다.
자네의 크로스가 띄워진 후 허겁지겁 후퇴하여 골대로 달려가 보지만, 굴러가는 축구공을 차단하려면 발이 세 배 정도는 길어져야 할 것이다.
그렇게 축구공이 이어진 자리엔, 쇄도 중인 라힘 스털링이 있었다.
그의 가까운 쪽 포스트는 텅텅 빈 상태였고, 선수를 막기 어렵다고 판단한 에릭 피터르스와 잭 버틀란드가 스털링이 슈팅을 가져갈 곳으로 판단되는 위치로 달려 나갔다.
하지만 슈팅을 가져갈 경우, 빗맞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98%는 득점이 될 것 같다.
그런데.
‘어?’
다시 한번 피치 위에, 놀라운 마법이 펼쳐졌다.
분명 높은 확률로 득점을 만들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크로스에 맞춰 중앙으로 파고든 다비드 실바에게 패스를 보내 버린 것이다.
이는 조금 전 모자랐던 2%를 채우는 행동이자, 다비드 실바의 득점으로 연결되는 어시스트 패스였다.
삑-! 삐?익!!
다비드의 슈팅이 그물을 가른 순간, 나도 모르게 두 손을 머리로 가져가고 말았다.
‘도대체 오늘 뭐야? 무서워.’
자네의 양보를 받은 스털링이 이번에는 다비드에게 득점 기회를 양보했다.
이러한 선순환은 바이에른 뮌헨이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도 볼 수 없었던 것이었고, 단 한 번도 일어나리라 기대하지 않았던 것이기도 했다.
만약 내가 맨시티가 아닌 다른 클럽에서 뛰었다고 해도 마찬가지였을 거다.
‘지금 나랑 농담하자는 거지?’
한동안 그대로 얼어붙어 있었던 나는, 벤치를 향해 돌아서며 펩의 반응을 확인했다.
역시나, 펩도 조금 전의 나와 같은 자세였다.
다만 그는 아직 회복하지 못한 것 같다.
‘그거 있죠?’
아무래도, A매치 복귀 후 가진 미팅 자리에서 우리가 나눴던 대화는 무의미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
천국(Heaven).
만약 누군가 지금 펩 과르디올라에게 기분이 어떠냐고 묻는다면, 이 단어가 가장 먼저 튀어나올 것이다.
.
(빌 레슬리) – Sky Sports 코멘테이터
“This is absolutely Cruel Game for Stoke City.”
(돈 굿맨) – Sky Sports 공동-코멘테이터
“완벽합니다. 오늘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력을 이 표현 외로는 달리 설명할 수 없습니다. 전력에서 앞서는 것은 분명합니다만, 그 이상의 격차가 드러나는 게임입니다. 마크 휴즈의 커리어를 통틀어 가장 어렵고 또 치욕적인 경기로 남겠군요.”
(빌 레슬리)
“Eight and Null, Manchester City. This is new record. 이대로 경기가 끝난다면, 맨체스터 시티의 프리미어리그 역사에서 가장 큰 점수 차의 승리가 될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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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현) – SPORTV 해설위원
“정말 대단합니다. 이렇게 되면 PL 여덟 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입니다. 맨체스터 시티 소속 선수로는 최초이고, 본인의 커리어에 있어서도 첫 번째 기록입니다.”
(황은석) – SPORTV 캐스터
“말씀처럼 정말 대단한 김다온 선수입니다. 여덟 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 그리고 챔피언스리그까지 포함하면 이제 아홉 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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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45분
맨체스터 시티 8 : 0 스토크 시티
펩 과르디올라는 과거, 8:0의 승리를 몇 차례나 경험해 보았다. 선수로서도 그렇고, 감독으로서도 마찬가지다.
2010년 11월 20일 FC 바르셀로나를 지휘하며 UD 알메리아를 상대로 한 8:0 승리가 있었고, 바이에른 뮌헨 시절에는 함부르크 SV를 9:0으로 격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은 차원이 달랐다.
여긴 EPL이다.
강팀과 약팀이 존재하고 때때로 큰 점수가 나오기도 한다지만, 이토록 일방적인 숫자는 몇 년에 한 번도 만들어지지 않을 만큼 쉽게 볼 수 없는 것이었다.
지난 시즌만 해도 다섯 골 경기가 리그 6라운드 만에 나왔고, 본머스/리버풀/토트넘이 각각 한 차례 6:1 승리를 거둔 게 2016/17 시즌 EPL 최다 득실 차 경기였다.
그만큼 여긴, 전력의 격차가 적은 리그다.
‘후우- 마크가 상심했겠어.’
모든 감독이 그러하듯, 펩 과르디올라 역시 이런 대승 앞에서는 충격을 받았을 상대 감독을 먼저 걱정한다.
평소라면 경기 후 간단한 악수만을 나누고 사색의 길로 들어섰겠지만, 오늘은 마크 휴즈에게 긍정적인 이야기를 건네는 데 시간을 더 투자하기로 했다.
대기심은 추가시간 4분을 들어 올렸지만, 주심은 아마 더 이상의 참사를 막기 위해 일찍 휘슬을 불 것이다.
그리고 그에 대해, 누구도 불만을 갖지 않을 거다.
오히려 드물게, 포슨의 운영을 칭찬할 수도 있다.
삑-! 삐?익! 삐—익!!
예상대로, 포슨은 추가시간 40초 만에 휘슬을 분다.
피치 위의 스토크 선수들이 충격에 그대로 드러눕고, 이를 본 펩 과르디올라가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 씁쓸한 미소를 짓고 있던 마크 휴즈에게로 얼른 걸어갔다.
“마크.”
“좋은 팀이로군, 펩. 빌어먹게 좋은 팀이야.”
“유감입니다. 저도 이건 예상 밖이었어요.”
“하-! 상투적인 위로가 없군. 그건 마음에 드네.”
“그게 도움이 되진 않을 테니까요.”
“전형적이야. 아무튼 고맙네.”
“그럼.”
이후로도, 과르디올라는 안으로 들어서는 대신 피치 안으로 걸어가 주저앉은 스토크의 선수들을 위로했다.
몇몇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는데, 그들은 과르디올라의 목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결국, 펩은 위로를 포기해 버렸다.
‘얼른 가야겠어. 인터뷰도 있으니.’
몸을 돌린 펩 과르디올라가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하는 사이, 존 스톤스와 기쁨을 나눈 카일 워커가 김다온을 바라보며 연신 고개를 가로저었다.
스톤스가 이유를 묻자, 워커는 오늘 자신이 본 것을 덤덤한 목소리로 풀어냈다.
“저 녀석의 발끝에서 시작된 것들을 봐.”
“…….”
“내 계산에는 최소 네 개의 골이 쟤부터 시작했어. 그리고 하나는 직접 만들었지. 그럼 다섯 개야.”
실질적으로 김다온의 공격 포인트는 마지막 여덟 번째 득점 하나였지만, 카일 워커는 그것만으론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심지어 욕심을 부리지도 않잖아.”
지난 시즌 협력이 전혀 되지 않는 풀백들과 호흡을 맞췄던 존 스톤스는 프리 시즌 자신이 경험했던 것들을 떠올리고 있었다.
카일 워커는 공격과 공격 포인트에 관해 말하고 있었지만, 자신은 그보다는 수비적인 기여를 높이 사고 싶었다. 물론 여기엔 곁의 동료도 많은 지분이 있다.
현재 맨체스터 시티는 수시로 카일 워커가 오른쪽 센터백이 된 쓰리백 형태로 변환을 했고, 그러면서 김다온이 공격 진영 깊숙이 침투할 수 있는 여유를 주었다.
높은 공격성과 빼어난 전진 능력을 갖췄음에도, 그것을 억누르고 센터백이 되어 주는 것 역시 대단한 능력이다.
그래서 스톤스는 워커가 김다온을 표현하는 방식이 더 마음에 들었다.
마치, 분한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다온이 수비를 볼 수도 있을 거야. 그러니까, 네가 전진해 있는 동안 말이야.”
“아니. 지금은 아니야.”
“그래?”
“응. 최소한 뭐가 더 팀을 위해 나은지는 나도 알고 있거든. 나중이라면 또 모르지만, 지금은 이게 더 나아.”
“뭐, 그렇다면 그런 거지.”
“가자.”
“응.”
맨체스터 시티는 바이에른 뮌헨처럼 이미 완성된 팀도, 그렇다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처럼 오랜 기간 한 명의 감독에 의해 조련된 클럽도 아니다.
로베르토 만치니와 마누엘 페예그리니라는 전혀 다른 철학을 지닌 감독이 원해 영입된 선수들이 짬뽕처럼 섞인 클럽이었고, 실제로 작년까진 리그에서 가장 큰 스쿼드를 보유했었다.
그래서 처음 펩 과르디올라가 왔을 때, 맨시티에는 체계라는 게 잡혀 있지 않았다.
선수들은 오랜 기간 자신이 어떠한 축구를 해야 하는지 혼란을 겪어 무색무취하게 변한 지 오래였고, 베테랑의 비중이 너무 높아 유연성 역시도 부족했다.
그러다 올 시즌 스쿼드가 갈아엎어지고 과르디올라가 바라는 핵심 선수들이 영입되면서, 마침내 이곳도 있다고만 여겨졌던 잠재력을 폭발시키기 시작했다.
오늘의 경기 결과와 경기 전후 카일 워커가 보여 주고 있는 태도가 그것을 잘 보여 주고 있다.
♩Ooh, na-na, yeah. Don’t act like you know me, like you know me, na-na, yeah. I am not your homie, not your ho–♬
대승을 축하하는 노래가 크게 울려 퍼지는 맨체스터 시티의 드레싱 룸. 선수들은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혹은 반나체 상태로 방방 뛰며, 모든 PL 팀들에게 외치고 있었다.
Don’t act like you know me.
나를 안다는 것처럼 굴지 마.
지금까지 보여 준 경기력과 실력이 최대치가 아님을, 선수들은 누구보다도 굳게 믿는 중이다.
승리가 맨체스터 시티에 불러오고 있는 순풍(順風).
이는 오늘도 넉넉히 불어오고 있다.
***
작가의 말 ? 실제론 7:2 경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