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835)
835화 르네상스 (2)
.후반 16분
대한민국 2 : 0 콜롬비아
{“—!!!!”}
{“야!!”}
삐?익!! 삑! 삑!!
후반전, 콜롬비아는 선수교체로 변화를 꾀했고 그 뒤부터 경기가 조금씩 거칠어지고 있다. 콜롬비아 선수들은 흘러가는 상황에 분명한 짜증을 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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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 – MBC 해설위원
“왜 자기가 화내죠? 지금은 본인이 파울을 해 놓고 오히려 성질을 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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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중심에 서 있는 건, 카를로스 산체스를 대신해 투입된 에드윈 카르도나(Edwin Cardona)다.
아르헨티나 리그의 보카 주니어스에서 뛰는 볼란치(Volante)로, 190cm의 큰 키와 좋은 체격 조건을 갖추고 있다. 플레이 스타일은 조금 거친 편인데, 그보다 인성이 영 문제였다.
[엄살 피우지 말고 당장 일이나! Chino!!] [에-이!!!]조금 전, 에드윈 카르도나가 청용이 형을 강하게 밀쳐 넘어뜨렸다.
화도 나고 걱정도 되었던 나는 파울이 불림과 동시에 곧장 청용이 형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는데, 몸을 숙인 카르도나가 해서는 안 되는 말을 하는 걸 듣게 되었다.
Chino는 단어 자체로만 보면 중국인을 뜻하지만, 지금은 분명한 차별적 의미를 담고 있다.
뻔히 여기가 한국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Coreano가 아닌 Chino라는 단어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단어를 듣는 즉시 격분한 나는 카르도나의 몸에 손을 대며 녀석이 다시 허리를 펴도록 만들었다. 그러곤 이마를 얼굴 쪽으로 들이밀며, 스페인어로 경고를 날려 보냈다.
[여긴 한국이야, 이 새끼야.] [이건 또 무슨…….]조금 더 카르도나를 몰아붙이려고 하고 있을 때, 갑자기 누군가 몸통에 손을 두르곤 나를 떨어트려 놓으려고 했다.
“야, 참아. 참아. 그럴 필요 없어.”
성용이 형이 나를 카르도나로부터 떨어트리기 무섭게, 저 녀석이 눈을 좌우로 쭉 찢으며 혀를 내미는 행동을 취했다. 그러자 이번엔 곳곳에서 큰 소리가 튀어나왔다.
가장 화를 낸 건, 자철이 형이다.
“레프리!!!”
경기가 생각대로 풀리지 않고 있다지만, 지금 카르도나의 행동들은 도를 넘어도 한참을 넘은 것이었다.
차별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녀석은 피치 위에서 뛰는 상대를 전혀 존중하고 있지 않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런 몰상식한 행동을 두 번이나 연속해서 할 수는 없다.
조금 전까지 신경질적으로 굴던 하메스도, 지금은 내 앞으로 와 대신 사과를 보내오고 있었다.
[너도 쟤가 한 행동 봤잖아!] [미안. 딱히 악의가 있어서 한 행동은 아니야.] [악의가 없다고? Chino라고 부르고 눈을 쨌는데?] [진정해. 화내 봤자 나아질 것은 없어.]하메스가 나를 말리는 동안, 부심에게 다녀온 주심이 카르도나의 앞으로 걸어가 빨간색 카드를 꺼내 들었다.
깜짝 놀라며 억울함을 표현하기 시작한 카르도나가 어필을 이어 가 보지만, 지금 그가 한 행동은 퇴장감이 맞고 단순히 오늘 경기에서의 제재만으로 끝나지도 않을 거다.
짜증이 난 듯 유니폼을 바지 밖으로 빼내며 몸을 돌리는 카르도나를 향해, 난 목소리를 한 번 더 크게 높였다.
[여기에서 안 끝나!! 알아들어?!!]오늘 경기가 끝나고 나면,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카르도나를 비난할 것이다.
그리고 난 그것이 아시아인을 가볍게 여기는 모든 이들을 향한 메시지가 되기를 원했다. 더불어 곧 있을 러시아 월드컵 때도, 인종차별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했다.
친선전에서의 퇴장.
그것도 인종차별로.
에드윈 카르도나는 반드시, 오늘 자신이 저지른 행동을 수치스럽게 생각해야 한다.
삐?익!
다시 경기가 진행되고, 한 명이 불리해진 콜롬비아는 전형을 4-2-3-1에서 4-2-3의 형태로 바꾸었다.
오른쪽에서 플레이메이킹을 보조하던 마테우스 유리베(Mateus Uribe)가 중앙 미드필드로 이동했고, 10번이던 하메스가 오른쪽으로 움직여 윙이 되었다.
피치 위에서 천방지축으로 날뛰며 문제를 일삼던 골칫덩어리가 사라지자, 축구는 다시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남아 있던 앙금 역시도, 감정이 과열되어 있던 이들이 교체되어 나가면서 자연스레 사그라들었다.
나 역시, 그중에 한 사람이다.
[수고했네.] [네.]후반 33분.
삼파올리 감독님은 날 벤치로 불러들이고, 이용 형을 대신 교체로 투입했다. 앉을자리의 곁엔, 마찬가지로 이전에 교체되어 나온 성용이 형과 흥민이 형이 앉아 있었다.
오늘은 최대 다섯 장의 교체를 사용할 수 있는데, 지금 내가 빠져나오면서 그것을 전부 활용했다.
“얘는 왜 아직도 화가 나 있어.”
“아, 몰라. X나 짜증 나.”
“쟤 아까 뭐라고 했는데?”
멀리에 있어 정확한 상황을 몰랐던 흥민이 형에게, 나는 에드윈 카르도나가 한 짓을 말해 줬다.
“진짜? 미쳤네.”
이후 우리는 PL 등지에서 뛰며 경험한 인종차별 이야기로 시간을 채웠는데, 사실 눈을 찢는 행동은 원정 경기 때 보지 않으면 심심하다고 말할 만큼 흔한 것이었다.
원정지에서 득점이라도 하고 셀레브레이션을 펼치면, 시야에 있는 홈팬 중 최소 열 명 정도는 그런 행동을 한다.
굳이 그러한 행동에 상처받지도 않고 신경도 별로 쓰이지 않을 정도로 멘탈이 단련된 상태이긴 했지만, 팬이 하는 것과 같은 선수가 하는 것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했다.
무엇보다 백인들로부터 차별을 당한다고 주장하는 흑인이나 히스패닉이 아시아인들을 아무렇지 않게 차별하는 걸 볼 때면, 과연 그들이 차별을 주장할 자격이 있는가 싶다.
그리고 이럴 때면, 나는 내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 보게 된다.
무엇이 옳은 일일까.
삑-! 삐?익! 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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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형곤) – MBC 캐스터
“이렇게 경기가 끝납니다! 대한민국이 손흥민의 연속골로 FIFA 랭킹 13위 콜롬비아를 2:0으로 제압하고, A매치 무패 기록을 계속해서 이어 나갑니다!”
(서현욱) – MBC 해설위원
“조금 아쉽습니다. 만약 이번 A매치 주간이 끝난 뒤에 월드컵 추첨 포트가 완성되었다면, 포트 2까지도 바라볼 수 있었는데 말이죠. 그렇지만 대한민국, 정말 강합니다. 후반전 에드윈 카르도나의 퇴장이 있었다곤 하지만, 90분 내내 콜롬비아보다 우위에 있는 모습을 보여 줬거든요. 4일 뒤 세르비아와의 평가전도 그렇고, 월드컵에서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가 정말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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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끝나고, 동료들을 마중하기 위해 나선 피치 위에서 앞으로 다가온 하메스가 복도에서 유니폼 교환을 요청하며 다시 한번 진심 어린 사과를 보내왔다.
이 녀석도 오늘 딱히 깨끗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건 승리욕이 과해서 저지른 행동으로 볼 수 있을 만한 수준이었다.
[알고 보면 좋은 녀석이야. 나도 말을 해 둘게.] [누구나 다 알면 좋은 친구지. 안 그래?] [……아까의 일은 정말 유감이야. 대신 사과를 전해 줘.] [그래. 다음은 중국이랬지?] [응.] [잘 다녀와. 뮌헨으로도 잘 돌아가고.]하메스와 헤어져 드레싱 룸으로 향하는 길.
만약 이곳 어딘가에 카르도나가 사과를 하러 기다리고 있었다면, 나는 어쩌면 녀석을 용서했을지도 모른다.
감정에 치우친 실수야 누구나 저지르니까.
그렇지만, 카르도나는 이곳에 없다.
그래서 난.
‘이게 옳아.’
동료들과 함께 승리를 축하한 후, 믹스드존으로 걸어 나간 나는 미디어가 보는 앞에서 분명한 의사를 밝혔다.
난 카르도나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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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종료(평가전)
대한민국 2 : 0 콜롬비아
[골] 손흥민 : 전반 13분(이재성), 전반 37분(김다온)***
[김다온, 에드윈 카르도나 ‘눈 찢는’ 인종차별 관련 작심 발언 ? OSEM]? 김다온, “내가 다가갔을 때, 그는 분명 Chino라고 말했다. 그건 명백한 인종차별 발언이었고, 그래서 화가 났다. 하지만 그는 사과는커녕 오히려 더욱 큰 실수를 했다. 나는 FIFA가 제대로 이를 조사해 주기를 바란다. 아시아인들은 늘 이런 부분에서 약자였다. 그런 악순환은 이제 끝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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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도 패하고 매너에서도 패배한 콜롬비아. – 풋볼베스트일레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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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서 사과를 전한 호세 페케르만 ? 한국스포츠]? 호세 페케르만, “당시 카르도나의 행동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주심이 퇴장을 명령했다면, 무언가 분명 잘못된 행동을 했을 것이다. 이유가 어찌 되었건, 나는 감독으로서 한국 선수단과 한국인들에게 사과를 전하고 싶다. 한 가지 변명을 하자면, 카르도나는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다. 그에게 따로 사과를 권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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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온, 화내다. – BBC]? 한국이 콜롬비아에 2:0 승리를 거둔 경기에서, 콜롬비아의 미드필드 에드윈 카르도나가 부적절한 행동을 저질렀다. 다온은 경기 직후 카르도나를 비난했으며, 현재 카르도나의 소셜네트워크 계정엔 수백만 개의 피드백이 달리고 있다. FIFA 또한, 이와 관련한 조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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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온의 메시지에 곧바로 응답한 FIFA의 부회장 살만 알 칼리파 ? 골닷컴]? 살만 빈 이브라힘 알 칼리파, “축구장 안에서는 어떠한 종류의 차별도 일어나서는 안 된다. 우리는 곧바로 이 사건을 조사할 것이며,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때는 적합한 처벌을 내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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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지는 비난에 눈물의 공개 사과를 한 에드윈 카르도나 ? 스포츠뉴스24]? 에드윈 카르도나, “나는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다. 나와 가족들을 향한 비난을 제발 멈춰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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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女 아나운서, “고작 이런 행동에 화를 내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 풋볼베스트일레븐]? 콜롬비아의 여성 아나운서 사라 우리베가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인종차별 행동을 하며 한국인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그녀는 Canal Col 1의 한 프로그램에 출현, 눈을 찢는 행위를 하며 “Mi mama china(엄마는 중국인). Mi papa japones(아빠는 일본인). Yo por bobito naci al reves(눈이 찢어져 세상이 틀어져 보이는 거꾸로 태어난 멍청한 자식이다).”라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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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축구협회와 정부에 공식적으로 항의 서한을 보낸 대한민국 축구협회. – OS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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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온, “사라 우리베는 동양인뿐만 아니라, 눈이 작은 모든 사람을 세상이 거꾸로 보이는 멍청한 사람이라고 비하했다. 나는 그녀가 얼마나 무례한지를 알게 되어 무척 놀랐다. 무지는 자랑이 아니다. 부디 먼저 인간이 되기를 권하고 싶다.” – Sky 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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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윈 카르도나를 콜롬비아로 돌려보낸 콜롬비아 국가 대표팀. – 매일한국]? 모 콜롬비아 대표팀 관계자는 에드윈 카르도나가 중국인들로부터 살해 협박을 받고 있다며, 그를 중국에 머물도록 만드는 일은 옳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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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의 왕과 그의 나라를 건드린 결과 : 대한민국과 콜롬비아의 평가전에서 벌어진 일과 그 이후의 사건에 대해 ? 아 볼라]***
2017년 11월 14일. 대한민국, 울산광역시 남구 문수로 44. 울산문수축구경기장.
.경기 시작 2시간 전
대한민국 0 : 0 세르비아
&Match-Up`s Best Eleven(대한민국/상대팀)
&Tactics(대한민국/상대팀) : 4-3-3/4-2-3-1
GK ? 조현우 / GK ? 블라디미르 스토이코비치
RB ? 김다온 / RB ? 안토니오 루카비나
CB ? 김민재 / CB ? 브라니슬라브 이바노비치
CB ? 김영권 / CB ? 마티야 나스타시치
LB ? 홍철 / / LB ? 이반 오브라도비치
DM ? 이창민 / CM ? 네마냐 마티치
CM ? 구자철 / CM ? 마르코 그루이치
CM ? 권창훈 / RAM ? 두샨 타디치
RW ? 이근호 / CAM ? 루카 밀리보예비치
LW ? 황희찬 / LAM ? 아뎀 랴이치
ST ? 황의조 / ST ?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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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대한민국 축구계의 명성에는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 일본과 더불어 아시아라는 변방의 강팀으로 평을 받았지만, 현재는 엄연한 강팀으로 평가를 받았다.
나흘 전, 중국을 2:0으로 제압한 세르비아 대표팀은 최근에 발생한 논란을 극도로 경계했다.
지금의 이런 이야기가 나오게 된 이유다.
“말해 왔지만, 어떠한 논란도 있어서는 안 된다.”
“…….”
“우리는 여기에 축구를 하러 왔다. 그것 외에는 무엇도 중요하지 않아.”
세르비아의 감독 믈라덴 크르스타이치(Mladen Krstajic)가 선수들을 향해 어떠한 논란도 만들지 말아야 한다며 열변을 토하고 있다.
전임이던 슬라보룹 무슬린(Slavoljub Muslin)의 갑작스러운 자진사퇴 후, 믈라덴은 팀을 간신히 제어해 오고 있었다.
앞서 중국 원정을 치르고 온 상황이라 불필요한 문제는 생각하지 않은 그였지만, FIFA가 이번 평가전을 주목하고 있는 지금은 한 번쯤 이야기해야만 했다.
특히 에드윈 카르도나가 FIFA로부터 A매치 20경기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은 지금은 더더욱 그랬다.
A매치 20경기 출전 정지는 FIFA 역사상 가장 엄한 징벌로, 아시아와 북미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얻는 김다온을 의식한 처벌이라는 평이 주를 이뤘다.
현재, FIFA는 김다온으로 인해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중이다.
“오직 이 경기만을 신경 쓴다. 그 자체로도 한국은 이미 강한 팀이야. 우리가 월드컵 예선전에서 만나 온 팀보다 더 강하다고 보는 게 옳다.”
포트 4에 속한 세르비아는 한국을 제외하면 아시아 국가를 만날 일이 없었다.
그런데도 대한민국 축구협회의 친선전 제안을 받아들였던 건, 아시아 국가의 전력 탐색보다 그 자체로 충분한 시험이 될 거라 여겼기 때문이다.
이는 네마냐 마티치와 두샨 타디치(Du?an Tadi?)가 중국과의 친선전에서 휴식을 취하고, 오늘 경기에 선발로 출전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였다.
세르비아 축구협회와 대표팀의 관계자들은, 대한민국과의 경기가 전력 확인에 도움이 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후우~”
첫 번째 미팅이 끝나고 난 뒤, 선수들이 웜업을 위해 그라운드로 떠난 동안 믈라덴 크르스타이치가 감독실에 남아 설치된 소파에 길게 드러누웠다.
보통이라면 아시아의 팀을 상대로 열세에 있음을 인정하지 않겠지만, 한국은 유일한 예외였다.
‘어쩌면 만날 수도 있어.’
포트의 편성상, 세르비아는 대한민국을 월드컵 조별 예선 무대에서 만날 수도 있다. 최선은 러시아-페루-코스타리카와 한 조가 되는 것이지만, 최악은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다.
실제로 포트가 형성된 뒤, 유수의 축구 전문 미디어와 관계자는 포트 3의 한국을 덴마크와 더불어 변수를 줄 팀으로 평가를 했었다.
그만큼 한국의 전력은 높은 평가를 받았고, 믈라덴 역시 실제 조 추첨에서는 피해 가기를 바라던 중이었다.
“헤이.”
“?”
“촬영을 위해 두 명 정도를 빼내어 갈 거예요.”
“아, 그랬었지. 알겠네.”
“네.”
원정팀 감독실에서 휴식을 이어가던 중, 믈라덴 크르스타이치는 팀의 중심인 네마냐 마티치와 두샨 타디치가 별도의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다가올 23일 대한민국은 수능이라는 중요한 시험을 치르게 되었는데, 세르비아가 그걸 응원하기로 되어 있었다.
언급된 두 선수는 따로 짧은 영상을 찍고, 한국의 10대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해 줄 예정이었다.
‘뭐, 그들의 삶은 중요하지.’
믈라덴 크르스타이치는 주변 영향에 부담이 없다.
중고교 학창 시절을 보낸 이들에게 대학 입시가 중요한 건, 국가와 문화를 막론하고 늘 중요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런 기회를 얻는 게 뜻깊다고 생각했다.
더구나 네마냐 마티치는 김다온과 친밀한 사이였고, 이틀 전부터 미디어가 재회(再會)를 주제로 둘의 관계를 다루기도 했다.
SL 벤피카 때부터 서로를 신뢰해 온 두 사람은 맨체스터 더비라는 라이벌리를 중심으로 다시 대립하게 되었다.
당연히 잉글랜드의 극성스러운 미디어는 이를 놓치지 않았고, 김다온의 합류 직후부터 둘의 만남을 기대하며 한껏 자극적인 기사를 토해 내고 있었다.
그러나.
[넴!!!]웜업을 앞두고 만난 두 사람은 그런 자극과는 거리가 멀었다.
마티치를 만난 김다온이 반갑게 손을 뻗어 옛 동료를 끌어안았고, 각자 환하고 밝은 표정을 지어 보인 두 사람은 그간 나누지 못했던 대화에 푹 빠져들었다.
그리고 이는 경기 시작 전과 경기 중반에도 이어져서,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펼쳐진 친선전은 시종일관 화목한 분위기 속에서 그 끝을 매듭짓게 되었다.
삑-! 삐?익!! 삐—익!!
2:2 무승부.
각자 최상의 전력으로 힘껏 맞붙은 두 팀은, 결과에 만족해하며 경기 후 서로에게 먼저 다가가 악수를 교환하고 월드컵에서의 선전을 기원했다.
물론 김다온 역시, 세르비아의 선수들 사이로 섞여들어 너 나 할 것 없이 파이팅을 건넸다.
[그게 뭐라고?]경기 후 인터뷰가 확실시되는 네마냐 마티치에게, 김다온은 한국의 축구 팬이 사랑할 만한 문장을 알려 주는 일을 계속해서 이어 나간다.
[잘 들어.] [응.] [내.] [눼.] [마음속에.] [마음소게.] [저~~~장.]나의 능청맞은 행동까지 성심성의껏 따라 하는 마티치를 보며 잠깐 죄책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그보다 나는 오랜 친구가 놀림거리가 된다는 생각에 짜릿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자, 다시~?]내 마음속에 저장과 제스처를 하나하나 가르쳐 가며, 난 마티치가 옛 동료이자 좋은 친구로서 한국 팬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로 남아 있기를 진심으로 기도했다.
[쪼오짜아앙.] [바로 그거야. 저-장.] [쪼어짜앙.] [그래. 그 정도면 충분해.]에드윈 카르도나와 사라 우리베가 나를 슬프게 했지만, 피치 위에는 좋은 사람이 훨씬 더 많다고 생각을 하며 이번 A매치 주간을 마무리 지었다.
2017년 11월에도 A매치에서 패배하지 않은 대표팀은, 내년 3월에 다시 소집될 예정이다.
그러니 그때까진, 오롯이 클럽에 집중할 수 있다.
아직 나는 맨체스터 더비를 치르지도 않았고, 올 시즌 가장 위협적인 복병인 토트넘과도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삑-! 삐?익! 삐—익!!
대한민국 역대 최장 A매치 무패 기록을 이어 가고 있는 현재, 나는 이것을 맨체스터 시티로 옮겨 갈 생각에 잠깐의 쉬어 갈 틈도 없이 바로 다음을 생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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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결과(평가전)
대한민국 2 : 2 세르비아
[골] 이근호 : 후반 07분황의조 : 후반 41분(이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