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838)
838화 르네상스 (5)
[10년 뒤 발롱도르 후보 25인 ? 90min]? 카림 아데예미(S.V 운터하힝)
쥬드 벨링엄(버밍엄)
에두아르도 카마빙가(스타드 렌)
페데리코 키에사(피오렌티나)
지안루이지 돈나룸마(AC 밀란)
안수 파티(FC 바르셀로나)
주앙 펠릭스(SL 벤피카)
필 포든(맨체스터 시티)
파블로 가비(바르셀로나)
메이슨 그린우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엘링 홀란(몰데 FK)
카이 하베르츠(바이어 레버쿠젠)
알렉산데르 이사크(보루시아 도르트문트)
킬리안 음바페(AS 모나코)
유수파 무코코(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자말 무시알라(첼시)
페드리(CF 후벤투트 라구나)
예레미 피노(비야레알)
호드리구 고이스(산투스)
조반니 레이나(뉴욕 시티)
부카요 사카(아스널)
제이든 산초(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비니시우스 주니오르(CR 플라멩구)
플로리안 비르츠(쾰른)
김다온(맨체스터 시티) : 믿기지 않겠지만, 10년 뒤에도 다온은 33살이다. 2018년 2월 33살이 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같다.
현시점 이미 최고의 선수가 10년 뒤에도 발롱도르 후보일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일이다.
그리고 그 실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우린 김다온의 시대에서 살아가는 중이라 표현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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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1.경기 결과(UCL G.Stage)
맨체스터 시티 2 : 0 페예노르트
[골] 베르나르두 실바 : 전반 29분(야야 투레)라힘 스털링 : 후반 43분(일카이 귄도안)
김다온 ? 79분(평점 7.7)
MoM ? 일카이 귄도안(1어시스트/평점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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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롱도르 발표 D-12 ? 프랑스 풋볼]***
2017년 11월 26일. 허더스필드 HD1 6PG, 잉글랜드. 스타디움 웨이. 더 욘 스미츠 스타디움(The John Smith`s Stadium. Stadium Way. Huddersfield HD1 6PG, England).
.경기 시작 2시간 전
허더스 필드 0 : 0 맨체스터 시티
&Match-Up`s Best Eleven(맨시티/상대팀)
&Tactics(맨시티/상대팀) : 4-3-3/4-5-1
GK ? 에데르송 / GK ? 요나스 뢰슬
RB ? 카일 워커 / RB ? 토미 스미스
RCB ? 니콜라스 오타멘디 / CB ? 장카
LCB ? 뱅상 콩파니 / CB ? 크리스토퍼 쉰들러
LB ? 김다온 / LB ? 스콧 말론
CDM ? 페르난지뉴 / DM ? 조너선 호그
RCM ? 다비드 실바 / RAM ? 톰 인스
LCM ? 케빈 더브라위너 / CM ? 대니 윌리엄스
RW ? 라힘 스털링 / CM ? 아론 무이
LW ? 리로이 자네 / LAM ? 라지브 판라파라
ST ? 세르히오 아궤로 / ST ? 로랑 드푸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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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발롱도르의 계절이다.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는 요한 크라위프 이후 8번째 연속 발롱도르 수상자 탄생 가능성을 말하고 있다.
‘Sky Sports’의 리포터 제흐 슈리브스(Geoff Shreeves)는 그 주인공을 마주했다.
경기 전에 송출될 인터뷰를 준비된 장소에서 진행하기 위함이었다.
“반가워요. 컨디션은 어때요?”
“늘 똑같죠. 나쁘진 않아요.”
“나쁘진 않은데, 그 정도로 뛰는 겁니까? 좋으면 얼마나 대단할지 상상도 되지 않네요.”
“그게 바로 제가 슬픈 부분이죠.”
“하하. 좋은 답변이네요. 준비는 되셨어요?”
“Yup. Let`s go.”
PD를 돌아본 제흐 슈리브스가 큐 사인을 받은 이후 직업적인 자세로 돌아가 인터뷰를 시작한다.
첫 번째 질문은 소셜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크게 화제가 된 ‘90min’의 기사와 관련된 부분이었다. 10년 뒤에도 발롱도르 후보가 될 수 있다는 말에, 김다온이 살짝 미소 짓는다.
“10년 뒤에 다시 이야기해 보죠.”
“하하.”
“그냥 농담이었어요. 음- 만약 그렇게 될 수 있다면 정말로 기쁠 겁니다. 그 말은 10년 뒤에도 최고 수준에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니까요. 저를 그렇게 봐주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건 너무 먼 미래의 일이고, 거기까지 생각하기엔 당장 해야 할 일들이 많으니까요.”
잉글랜드의 축구 팬들에게 있어, 대한민국이란 나라의 이미지는 대부분이 박지성과 손흥민에 의해 형성이 되어 왔다.
성실하고 겸손하며, 팀을 위해서 헌신하는 유형이라는 게 보편적인 생각이었다. 다만 한편으론, 예의와 겸손이 지나쳐 자신감 부족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물론 그것이 박지성이나 손흥민을 미워한다거나 평가절하하게 되는 이유가 되진 않았지만, 가끔은 그들이 이기적으로 구는 모습도 보기를 원했다.
제흐 슈리브스 역시 첫 번째 대답에서 같은 느낌을 전달받았지만, 그는 뭔가 재미있는 답이 더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김다온은.
‘재미있는 남자거든.’
그래서 그는 두 번째 준비한 질문을 꺼내 들었다.
“당신이 가장 유력한 후보라고 믿나요?”
“와-우. 그거 직설적이네요.”
“그야, 모두가 그렇게 말을 하니까요.”
지난 10월 9일 발롱도르 최종 후보 30인이 ‘프랑스 풋볼’의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된 후, 일부 극성스러운 이들은 최종 후보가 무슨 소용이냐 말을 해 왔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트레블로 이끈 순간, 발롱도르의 주인공은 이미 결정된 것이라면서 말이다.
설령 김다온이 2017/18 시즌 전반기를 통째로 결장하더라도, 점수의 차이만 있을 뿐 최종 결과는 절대로 바뀌지 않을 거라고 입을 모았었다.
하지만 미디어는 발롱도르라는 최대의 축구 시상식 이벤트를 두고, 그렇게 쉽게 분위기를 몰아가고픈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잠깐은 경쟁자를 도드라지게 만드는 것도 생각했지만, 세금 횡령/팀 성적/소속 클럽과 같은 부차적인 요소들이 발목을 붙잡았다.
결국, 미디어는 가장 쉬운 방법을 택했다.
침묵.
보통이라면 최종 후보 발표 직후부터 발롱도르로 떠들썩해야 했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았던 이유다.
김다온이라는 독보적인 후보가 있는 지금, 제아무리 발롱도르라는 이슈라도 대중에게 팔릴 기간은 기껏해야 한 달 정도가 최대치였다.
11월 A매치 주간 이후 갑작스럽게 발롱도르와 관련된 기사가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온 것도 그 때문이다.
처음 것보다 좀 더 재미있는 답변을 기대한다는 표정이 되어, 제흐 슈리브스가 마이크를 앞으로 내민다.
“무척 감사한 평가죠. 메시, 크리스티아누, 네이마르. 잔루이지 부폰과 레비도 훌륭한 선수들이니까요. 제가 말한 레비는 레반도프스키에요. 토트넘의 레비가 아니라. 어쨌든, 그들보다 더 유력한 후보로 평가해 주는 것은 무척 기쁩니다. 제가 1년을 아주 잘 보낸 것 같네요.”
“…….”
예상과는 다른 겸손한 답변에 조금 실망하며 마이크를 거둬들이려는 찰나, 김다온이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또.”
“?”
“발롱도르는 굉장한 상이고 그걸 받는다면 제가 기쁘지 않을 리는 없을 겁니다. 다만 요즘 저는 다른 것을 생각해요. 올해의 평가도 무척 감사하지만, 내년에도 같은 위치에 있으면 더 좋을 거라고요. 그 말은 제가 챔피언스리그나 월드컵에서 어떤 성과를 거뒀다는 의미가 되겠죠. 그러니 지금의 저를 칭찬해 주고, 내년을 위해서 더 열심히 하고 싶네요.”
자신을 칭찬한다는 말에 숨겨진 의미를 제흐 슈리브스는 단번에 알아챌 수 있었다.
기대한 만큼 재미있는 답변은 아니었지만,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위치에서의 충분한 자신감과 경쟁자들을 챙기는 기품 있는 모습을 보여 준 인터뷰였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현재의 클럽과 자국민을 생각하는 모습과 다음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게, 원동력인 건가?’
사실 김다온은 지금까지 존재해 온 최고들과는 커리어의 결이 다소 달랐다.
시대적 상황이 주요 원인이긴 했지만, 펠레는 커리어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산투스 FC 한곳에서만 보냈고 디에고 마라도나도 나폴리에서의 8년이 가장 빛나는 순간이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역시 스포르팅 시절 유망주로 주목받아 맨유에서 성장한 후, 레알 마드리드 진출 초기 커리어 최고의 시간들을 보냈다.
리오넬 메시야 모두가 알고 있듯, FC 바르셀로나에서 오랜 시간을 뛴 선수다.
하나 김다온은 SL 벤피카에서 성장한 후, 불과 5년 동안 세 번의 이적/임대를 경험했다. 물론 그 이유는 펩 과르디올라와 함께하고 싶어서였지만, 평범한 경우는 아니었다.
그래서 어떠한 이들은 김다온의 충성심을 의심하며, 그가 ‘돈’ 혹은 챔피언의 가능성이 큰 클럽으로만 이적한다며 비난을 쏟아붓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쉽게 반박 가능했다.
만약 김다온이 챔피언의 가능성이 큰 클럽을 찾아 이적하길 원했다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임대나 맨체스터 시티를 행선지로 찾지 않았을 거다.
그리고 돈이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면, 보너스 포함 최대 6,600만 유로(약 901억 원)를 제안했던 PSG를 택했을 테니 말이다.
물론 맨체스터 시티도 천문학적인 금액을 김다온에게 지불하고 있긴 했지만, 2017년 여름을 기준으로 맨시티는 챔피언스리그 우승권의 전력도 아니었고 PSG만큼 많은 돈을 주는 클럽 역시도 아니었다.
오직 펩 과르디올라와의 재회를 위해.
몇몇 낭만적인 이들은 이 스승과 제자의 재회를 아름답게 바라보며, 두 명의 세계 최고가 서로에게 강하게 끌린 것뿐이라고 이번 이적을 정의했다.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었지만, 김다온과의 인터뷰를 끝낸 제흐 슈리브스는 지금 막 떠오른 하나의 가능성을 머릿속에 그리기 시작했다.
어쩌면 그는 그저, 도전하고 싶은 것일 수도 있다.
‘만족하지 못했다는 건가?’
세상의 그 누구도 23살의 나이에 김다온만큼 많은 것을 이뤄 내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의 집 어딘가에 있을 트로피들과 세간의 평가가 바로 그 증거다.
그런데도 김다온은 자주, 현재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태도를 대중들에게 보여 주고 있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그에게 환호한다.
이러한 태도라면, 지금껏 누구도 해내지 못한 일들을 보여 줄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벌써 그는 두 개의 다른 클럽에서. 심지어 한 곳에서는 임대생 신분으로서 트레블을 이뤄 냈다. 그것을 인정받아 2016년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가 받는 상을 독식했다.
한데 사람들이 그에게 더 많은 것을 보여 달라고 말하기도 전, 김다온은 본인이 먼저 새로운 목표와 가능성에 대해 말을 하고 있었다.
도전이라는 수단을 통해.
“좋은 인터뷰였어. 그렇지 않아?”
“하하. 나쁘지 않았죠.”
“나쁘지 않았다니. 젠장. 저 친구가 프리미어리그로 와서 다행이야.”
오랜 기간 최고가 되지 못한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스리그에서 연이어 좌절하며 겪은 굴욕들은 축구 종주국임을 자부하는 잉글랜드인들에겐, 세상 그 무엇보다 수치스러운 일이었다.
그렇기에 더, 잉글랜드는 맨체스터 시티와 김다온이 함께 이어 나가고 있는 연속 경기 기록에 환호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들의 성공에 배 아파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존재하겠지만, 한편으로는 프리미어리그가 다시 경쟁력을 갖췄다는 것을 기쁘게 생각할 게 틀림없었다.
과연 그게 가능할까?
‘그랬으면 좋겠네.’
잉글랜드 축구를 사랑하는 하나의 평범한 사람으로서, 제흐 슈리브스는 김다온이 그리고 있는 도전이 성공하기를 조용히 기도해 보았다.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많은 것을 준비해 왔다고 밝힌 허더스필드.
제흐 슈리브스는 우선, 그들이 과연 맨시티와 김다온의 기세를 꺾을 수 있을지부터 지켜보기로 했다.
***
.경기 시작 20분 전
@허더스필드의 드레싱 룸
허더스 필드의 감독 다비트 바그너(Daivd Wagner)는 한때, ‘위르겐 클롭의 남자’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둘은 1990/91 시즌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에서 처음 만났고, 1998/99 시즌에는 FC 귀터슬로와 FSV 마인츠 05 소속으로 피치 위에서 격돌하기도 했다.
그리고 당시, 다비트 바그너는 위르겐 클롭과 같은 라인에서 상대하며 해트트릭을 기록했었다.
지금까지도 사적인 자리에서 종종 회자 되는 이 경기를 계기로, 바그너는 클롭과 본격적으로 친분을 쌓아 갔다.
은퇴를 생각하던 위르겐 클롭은 다비트 바그너가 축구를 바라보는 시각에 흥미를 느꼈고, 도르트문트의 감독으로 부임한 뒤 야인으로 지내던 바그너를 2군 팀으로 불러들였다.
그리고 이후 몇 년간, 바그너와 클롭은 좋은 호흡을 자랑하며 도르트문트 클럽 전체의 기틀을 잡았다.
그래서 위르겐 클롭이 리버풀의 감독으로 부임했을 때, 모두가 다비트 바그너 역시 함께 잉글랜드 머지사이드로 이사를 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뜻밖에도 다비트 바그너는 허더스필드의 감독이 되었고, 2016/17 시즌 클럽을 EPL로 승격시키며 제2의 위르겐 클롭 탄생을 예고했다.
또 승격 이후에도 훌륭한 모습을 보여 주는 중이다.
EPL 출범 이후 최초로 승격팀 개막 2연승을 기록하기도 했고, 9라운드 경기에서는 무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2:1로 제압하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벌써 세 차례나 4골 차 이상으로 패배하기도 하는 등 승격팀다운 기복을 보여 주는 허더스필드지만, 홈에서는 3승 2무 1패를 기록하며 강인함을 뽐내고 있었다.
이는, 다비트 바그너가 자신감을 표출하는 이유였다.
“저들은 지쳤다. 그리고 우린 그걸 이용해야만 해.”
“…….”
“알고 있을 거다. 전방 압박은 필요치 않아. 우린 내려앉고 또 내려앉는다. 공세를 취할 때에도, 맨체스터 시티가 박스 안에 선수를 많이 두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본인의 전술적 색은 뚜렷하지 않았지만, 다비트 바그너는 상대 전력을 분석하는 일에는 제법 재주가 있었다.
그는 맨체스터 시티가 박스 안에 많은 숫자를 두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하는 한편, 하프 스페이스/포켓/델란테로와 같은 주요 지점에 선수를 놓아두는 일에 집중했다.
11월 18일 이후 8일 만에 경기를 치르는 허더스필드와는 달리, 맨체스터 시티는 페예노르트 원정이 중간이 끼어 있었다.
뱅상 콩파니가 리그 12라운드 때 복귀했지만, 그 경기에서 존 스톤스가 햄스트링 다치며 3주에서 최대 5주까지 결장이 확정된 상태다.
그리고 출전 선수 중 절반 이상이 11월 A매치 주간 이후 모든 경기에 뛰고 있어, 체력적인 면에서도 부침이 있을 수 있다.
이런 다양한 요소들을 종합한 결과, 다비트 바그너는 전반을 지키고 후반에 반격하는 큰 그림을 그리기로 했다.
“사람들은 우리가 패배할 거라 말한다!”
“…….”
“그리고 우리가 패배하길 원하지!”
“…….”
“왜냐하면 사람들이 보길 원하는 건, 맨체스터 시티의 연승 기록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거기 때문이다! 우린 분명 작은 팀이다! 하지만, 우린 큰 심장을 갖고 있다! 떨지 마라! 그리고 너희들을 믿어라! 오늘, 우린 저들의 연승을 멈춘다!”
강함과 약함의 경계가 뚜렷할수록, 축구 감독은 정신적인 부분을 챙기는 일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육체를 뛰어넘은 정신과 인간이 가진 가능성이 이변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두려움을 떨쳐 버려야 했다. 겁을 먹는 순간 인간은 부정적인 가능성을 눈앞에다 놓아두고, 그중 가장 좋은 탈출구를 찾아 움직이는 본능을 지녔다.
삶을 살아가면서는 좋은 부분일 수도 있겠지만, 승부가 펼쳐지는 피치 위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두려움 없는 도전만이, 결과를 만들 수 있다.
이는 도르트문트 2군 감독 시절, 위르겐 클롭과 함께하며 그에게 배운 것이었다. 게겐프레싱(Gegenpressing)을 펼치기 위해선, 가장 먼저 두려움을 털어 내야 했다.
“Come On!!”
“두려워 마! 저들도 인간이야!!”
자신의 팀 토크에 충실하게 반응하는 선수들을 보며, 다비트 바그너는 만족감을 표현한다.
선수단 몸값 총액이 3,300만 유로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허드스필드와 무려 14명의 몸값이 허더스필드 몸값 총액 이상인 맨체스터 시티는 얼핏 다윗과 골리앗처럼 보인다.
하지만 구약성경 속 다윗이 골리앗을 투석구로 죽인 것처럼, 허더스필드 역시 맨시티를 꺾을 수 있었다.
길고 짧은 건, 대보기 전에는 모르는 법.
다비트 바그너는 자신의 팀을 믿었다.
‘두려움은 없군. 아주 좋아.’
2015/16 시즌을 끝마친 뒤, 다비트 바그너는 허더스필드의 가장 큰 약점이 자신감 부족과 모래알과도 같은 조직력에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
선수들은 스스로를 패배자라 여기거나, 혹은 허더스필드를 상위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디딤돌 정도로 생각했다.
자연히 클럽에 대한 애정이나 팀 케미스트리같은 것은 꿈도 꿀 수 없었다.
그래서 다비트 바그너는 스웨덴에 있는 유명한 3박 4일 생존 코스에 선수들을 데려가, 전우애를 다질 수 있는 혹독한 시간을 보냈다.
곁에 있는 동료의 소중함을 깨닫고, 뿔뿔이 흩어져 있던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플레이오프 승부차기 끝에 EPL 승격을 확정 지었을 때, 피치에서 날뛰며 눈물짓던 선수들이 입을 모아 그때의 경험이 결정적이었다고 말한 이유다.
승격 이후 동고동락한 동료가 몇 떠나고 함께하지 않았던 새로운 얼굴들이 가세했지만, 여전히 허더스필드는 끈끈해 보인다.
“오늘 우리를 박살 내러 왔군요.”
“하하. 그저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잘 부탁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경기 전 잠깐 펩 과르디올라와 악수를 교환한 다비트 바그너가, 지난날 0:6 패배를 겪은 위르겐 클롭의 복수를 꿈꾼다.
‘보게나, 위르겐. 멋진 경기를 보여 주겠네.’
현재 바그너가 손에 쥔 수첩엔, 위르겐 클롭과 통화를 나누며 얻은 정보와 대(對) 맨체스터 시티 상대 전략이 몇 개의 페이지에 걸쳐 상세하게 적혀 있었다.
주심의 휘슬과 함께, EPL 13라운드 경기가 시작된다.
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