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843)
843화 Fifteen and more (4)
2017년 12월 7일. 75007 파리, 프랑스. 샴 드 마스, 5 AV. 아나톨레 프랑스. 에펠탑(Tour Eiffel. Champ de Mars, 5 AV. Anatole France. 75007 Paris, France).
과거의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어땠을까?
파리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에펠탑의 높은 곳에 올라, 전 세계 축구인의 주목이 쏟아지는 자리에서 화려한 조명을 등지고 오른손에 발롱도르를 들고 있다고 말하면 과연 어땠을까?
[“꿈 깨.”]라며, 정신 차리라고 하지 않았을까?혹은 그냥 웃고 넘겨 버렸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건 꿈이 아닌 현실이다.
난 정말 에펠탑의 위에 서 있다.
치-익
– 잘 들려요?
“네. 크고 선명하네요.”
– 잘됐네요. 춥지는 않으시고요?
“전혀요. 맑고 따뜻한걸요.”
– 하하. 어제까지 칼바람이 불었다면 믿겠어요?
“그런가요?”
– 네. 그런데 오늘 날씨는 마치, 당신의 발롱도르 수상을 축하해 주는 것처럼 느껴지네요.
아까 자신을 마흘린 두네라고 소개한 여성이 내가 심심하지 않게 말을 걸어 주고 있었다.
슬쩍 손목에 찬 시계를 쳐다보았는데, 시간은 현재 오후 8시 57분이었다.
치-익
– 어쨌든, 기분은 어떠세요?
“무척 행복하죠. 꼭 저랑 놀아 주실 필요는 없는데요. 여기에서 보는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를 것 같거든요. 한 번도 파리가 이렇게 아름답다 느껴 보지 못했는데, 정말로 멋지네요.”
– 파리의 진가는 밤에 나타나죠.
“아무래도 그런가 봐요.”
얼마간의 대화가 더 이어지고 난 뒤, 마흘린이 귀에 있는 이어셋을 빼도 괜찮다고 말을 해 왔다. 보는 앞쪽으로 몇몇 이들이 다가왔고, 헬리캠이 띄워지는 소리도 들렸다.
이젠, 시상식을 준비해야 할 때다.
리허설은 충분히 가졌다.
“제가 사인을 드리면 뒤돌아서시면 돼요. 알겠죠?”
“네.”
“좋아요. 저를 잘 보고 계세요.”
정신없이 바쁜 플로어 디렉터가 카메라에 잡히지 않은 곳으로 움직여, 메인 디렉터의 신호를 기다린다.
잠시 뒤, 뒤돌란 수신호가 전해졌다.
몸을 돌린 나는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헬리캠을 똑바로 바라봤다. 오른손에 발롱도르를 든 채, 왼손으로는 두 번째 수상임을 의미하는 손가락 두 개를 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 때, 전(前) 프로축구 선수이자 은퇴 후 배우와 모델 등으로 활약하며 방송계에서 지내온 다비드 지놀라(David Ginola)가 나타났다.
“다오오오오오오온-!!”
프랑스 국가 대표 소속으로 A매치에 17회 출전한 다비드 지놀라는 꽤 준수한 윙어였다.
1985년 S.C 툴롱에서 데뷔한 뒤 RC 파리스와 브레스트를 거쳤고, 1992년 PSG에 합류한 후에는 3시즌을 소화하며 33골을 기록했다.
이후 EPL로 무대를 옮겨 2002년 은퇴할 때까지 뛰었는데, 은퇴 후에는 프랑스로 돌아가지 않고 영국 왕립연극원에 입학해 연기 수업을 받았다.
현재는 본인이 소유한 농가에서 생산한 와인 사업과 방송가 활동을 겸하고 있다.
“환상적이군요.”
“하하. 반가워요.”
“당신은 지금 손에 발롱도르를 들고, 에펠탑에서 파리를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기분이 어떠신가요?”
한국인들이 거부감을 느끼는 것 중 하나가 바로 [“Do you know…….”]로 시작하는 ‘국뽕’인데, 표현의 방식만 다르다 뿐이지 전 세계 어디를 가던 같은 개념이 존재했다.
오히려 국가자부심이라는 부분에선, 한국이 정서적으로 굉장히 낮은 위치에 있다.
지금만 해도 나는 거의 열 명이 넘는 프랑스 사람으로부터, [“에펠탑에 서서 파리의 야경을 보는 건 어떠냐?”]는 질문을 반복해서 들었다.
그것도 단순한 물음이 아니라, [‘어때? 멋지지 않아? 그러니 좀 더 칭찬해 봐.’]라는 의도가 섞인 것들이다.
하지만 난 그런 것이 싫지 않다. 오히려 그런 질문을 해 오는 사람들의 자부심이 보기 좋았고, 그래서 진심을 담아 멋지다고 답을 해 주고 있다.
발롱도르에 대한 수상 소감을 짧게 밝힌 후, 끝내주는 경치를 이야기했을 때 다비드 지놀라가 미소를 지은 이유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말을 했다.
“우린 이 풍경에 엄청난 자부심이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이것을 모두 즐길 자격이 있고요. 저랑 함께 가시죠.”
“땡큐.”
조금 전까지 내가 에펠탑의 한복판에 서 있었던 건, 어디까지나 퍼포먼스를 위해서다.
시상식이 진행될 곳은, 에펠탑 내부에 별도로 마련해 둔 스튜디오의 안이다. 계단을 내려선 나는 바닥에 깔린 레드카펫을 따라 지놀라와 함께 움직였다.
안으로 들어서는 길, 치열한 경쟁을 뚫고 내부에 출입하게 된 팬들이 내 이름을 부르며 환호성을 보내오고 있었다.
짧은 통로를 지나자, 다시 주변은 고요해진다.
“엄청난 사람들이 안에 있어요.”
“네. 아까 들었어요. 떨리네요.”
“하하. 먼저 들어가시죠.”
경호원들의 철저한 보호를 받으며, 나는 열려 있는 문 안쪽으로 들어섰다.
스튜디오 내부에 있던 이들이 내 모습을 확인하곤 박수를 보내오기 시작했고, 뒤쪽에서 다비드 지놀라가 다시 한번 나를 소개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Ladies and Gentleman! France Football 2017 Ballon d`Or! Mr. KIM DA-ON!!”
이번 발롱도르 시상식은 파티보다 만찬회에 더 가깝다.
교양과 격식을 갖춘 사람들이 서로의 기품과 우아함을 뽐내며 차를 마시고, 먹는 방법마저 까다로운 음식을 먹어야 하는 그런 만찬회 말이다.
이건 아마도 ‘프랑스 풋볼’이 추구하는 발롱도르의 정체성과도 상관이 있는 것 같다.
FIFA와 함께하며 발롱도르의 정체성이 퇴색되었다는 말까지 나왔었기에, 이들은 더더욱 묵직한 무게를 더하는 일에 힘을 쓰고 있다.
그 증거가 바로, 지금 내 앞에 있는 얼굴들이다.
‘……미쳤어, 진짜.’
파올로 말디니와 호베르투 카를루스 같은 전설들이 자리했고, 그 옆으로 차범근 위원님과 지성이 형이 보였다. 가장 끝엔, 대표팀의 삼파올리 감독님도 계셨다.
그리고 다른 쪽엔, 우리 맨체스터 시티의 칼둔과 다른 일행들이 보였다.
또 그 뒤로는 다른 발롱도르 포디움인 메시와 네이마르가 측근들과 함께 자리를 잡았다.
마지막으로, 나와 가장 가까운 곳에는 나의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다. 아내와 부모님 또 누나는 물론이고, 장인 장모님과 처제들도 모두 이곳에 와 있는 상황이다.
요나스야 당연히 가족의 곁에 있다.
우린 사실상의 형제나 다름없다.
“좋은 밤입니다, 여러분. 오늘과 같이 멋진 날, 여러분들을 보게 되어서 무척 반갑습니다.”
차례대로 사람들을 소개한 다비드 지놀라가 모든 이들이게 인사를 전하며, 내게 발롱도르를 수상한 소감을 물어왔다.
“I want to know how do you feel.”
파스칼 페레로부터 발롱도르 수상 사실을 전달받은 뒤부터,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나의 하루는 지금 이 순간 어떠한 말을 할지 고민하는 것으로 채워졌다.
두 번째 발롱도르이긴 했지만, 그래서 오히려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잘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래서 난, 아내의 조언을 따르기로 했다.
가장 나답게, 그리고 가장 솔직하게 말이다.
“매우 기쁩니다. 매년 이 시기가 지나가면, 저는 다시 발롱도르를 가지고 싶다는 꿈을 꿉니다. 지금은 그 꿈이 이뤄진 순간이죠. 다시 새로운 꿈을 꾸기 전까진, 계속해서 이 기분을 즐기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후, 나는 흐름에 따라 주변의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표현했다. 가족이 가장 먼저였고, 그다음은 9개월간 나와 함께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향했다.
“저는 마드리드에서 잊지 못할 시간을 보냈고, 거기에서 축구선수로서도 또 한 남자로서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틀레티코의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노력해 왔는지 잘 알기에, 제가 그들을 대표해 상을 받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맨체스터 시티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를 믿고 거금을 투자한 맨체스터 시티의 사람들과 펩, 그리고 클럽의 동료들을 위한 말들도 잊지 않았다.
끝으로는 대표팀의 관계자들과 삼파올리 감독님께도 감사를 표현했고, 차범근 위원님이나 지성이 형 같은 선구자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거란 말도 더했다.
조금 떨렸지만 그래도 실수 없이 소감을 끝내고 나자, 다비드 지놀라가 가족을 무대로 이끌었다.
아내와 엄마의 사이에서, 난 가족들이 내게 지니는 의미에 대해서도 밝혔다. 의도적으로 앞에서 생략한 요나스의 이름을 여기에서 꺼내 든 것도, 그가 나의 에이전트이기보다 가족에 더 가깝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후에는 마이크가 넘어가,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우선 그 시작은 칼둔이다.
“칼둔, 다온에 대한 당신의 생각을 말해 주시죠.”
“…….”
오늘과 같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남에게 칭찬을 듣는다는 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부끄러운 일이었다.
***
【같은 시각】
@같은 장소
“He is Wonder.”
이는, 칼둔 알 무바라크가 내뱉은 첫 번째 문장이었다.
“이 단어에는 여러 가지 뜻이 있습니다.”
“…….”
“하지만 이 단어에 존재하는 느낌은 공통적이죠. 무언가 신비롭고, 무언가 새로운 세계에 있는 듯합니다. 바로, 다온이 그러한 것처럼 말이죠.”
‘바로, 그거지.’
미국의 인터넷 플랫폼 기업인 ‘Amazon’은 현재 세계 최대의 온라인 쇼핑몰 기업이자, 세계 최대의 클라우딩 컴퓨터 서비스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본래 인터넷 서적 판매로 시작되었으나, 엄청난 성장을 거듭하며 미국 전체 온라인 소매시장을 장악해 버렸다.
올해는 불과 23년 만에 시가총액 5,588억 달러를 돌파했는데, 1년 이내에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말도 듣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엄청난 성장세를 바탕으로, ‘Amazon’은 꾸준히 그들의 활동 영역을 넓혀 왔다.
온라인 서점은 종합물류회사가 되었고, 게임/드론/모바일/서버, 클라우드. 심지어 오프라인에 이르기까지 ‘Amazon’의 영향력이 닿지 않는 곳이 거의 없을 정도가 됐다.
그리고 이런 ‘Amazon’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프라임 비디오는, 2014년부터 그들의 독점 콘텐츠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영화나 드라마는 물론, 2016년 NFL 팀인 애리조나 카디널스를 밀착 취재한 ‘All or Nothing’을 방영하며 다큐멘터리 시장에도 발을 내디뎠다.
특히 이 ‘All or Nothing’은 기존의 스포츠 다큐멘터리와는 비교조차 하기 힘들 만큼 깊이 있는 내용을 자랑했다.
그에 일조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다큐멘터리 책임 디렉터 마누엘 후에르가(Manuel Huerga)는, 자신의 새로운 도전이 성공적으로 흘러가고 있음에 만족감을 표현했다.
사실, 줄곧 그래 왔긴 하지만 말이다.
“이봐, 제대로 담고 있나?”
“네.”
“멋지군.”
영상을 담당하는 스태프에게서 답변을 받은 후, 고개를 끄덕인 마누엘 후에르가가 단상에 선 칼둔 알 무바라크를 바라본다.
벌써 5개월 가까이 동고동락해 오며 가까워질 대로 가까워진 사이였기에, 후에르가는 칼둔이 김다온을 표현하는 문장이 더욱 남다르게 느껴졌다.
‘보물과도 같겠지.’
7월 프리시즌부터 시작해 리그의 1/3 이상이 지난 오늘에 이르기까지, 맨체스터 시티는 가장 극적인 변화를 보여 준 클럽이 되어 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엔, 바로 앞에 발롱도르를 놓아두고 쑥스러운 얼굴을 한 김다온이 있다.
‘우리에게도 마찬가지야.’
시리즈의 첫 번째 영상이었던 ‘A Season with Arizona Cardinals’가 큰 흥행을 거두면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여기저기에 문의하였다.
같은 NFL 구단인 로스앤젤레스 램스를 시작으로, 수개월간 촬영팀과의 동행을 받아들여 줄 새로운 파트너를 물색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결과 로스앤젤레스 램스 외에도 댈러스 카우보이스와 순차적인 촬영 계약에 합의했고, 대학 풋볼팀인 미시간 울버린스와도 촬영 협의를 마친 상황이다.
하지만 그중 일부는 미식축구 외의 소재가 필요하단 의견을 내비쳤고, 미팅을 이어 나가던 중 우연히 김다온의 이름이 TV에서 들려왔다.
2016년 여름, 당시 김다온은 올림픽에서 뛰고 있었다.
[“바로 저거야!!”]유레카를 외치는 듯한 모습으로 벌떡 일어선 고위 관계자가 손가락을 튕긴 것을 시작으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김다온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제작을 기획했다.
한데 유일한 문제는, 당시 김다온의 상황이 다큐멘터리 촬영에 적합하지 않았다는 거다.
기존의 ‘All or Nothing’이 되었건 아니면 새로운 무언가가 되었건, 바이에른 뮌헨과 사이가 틀어져 클럽을 떠나길 바라는 김다온을 흥미롭게 다룰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얼마 뒤, 올림픽이 끝나갈 무렵 김다온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임대 사실이 발표되며 다큐멘터리 제작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버렸다.
그런데.
[Breaking News : Daon to Man City]김다온이 맨체스터 시티로 팀을 옮겨 펩 과르디올라를 만난다는 사실이 알려진 순간, 가라앉았던 주제가 순식간이 튀어올라 활활 불타기 시작했다.
세계 최고의 선수가 세계 최고의 감독과 재회해, 유럽 대항전 4강 진출 한 차례가 전부인 클럽을 빅이어로 이끈다는 것만큼 매력적인 소재는 존재하지 않았다.
물론 맨체스터 시티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할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충분히 끌리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단 하루 만에 맨체스터 시티 쪽과 협상 테이블을 차렸고, 그로부터 48시간 후에 최종 계약서가 만들어졌다.
바르셀로나 출신의 영화 및 다큐멘터리 감독 마누엘 후에르가에게 제안이 온 것도, 최종 계약서가 만들어질 무렵이었다.
그렇게, ‘Amazon’이 맨시티와 동행하게 된 것이다.
짝짝짝짝짝짝-
칼둔 알 무바라크의 애정이 듬뿍 담긴 언사가 끝난 뒤, 다비드 지놀라가 단상 아래로 내려가 대한민국 축구의 전설 중 하나인 차범근에게 마이크를 건넨다.
이어 박지성과 호르헤 삼파올리 순으로 이야기가 이어졌고, 마지막으로 참석이 조금 의아했던 두 명의 전설들에게 마이크가 넘어갔다.
처음은 호베르투 카를루스다.
“카를루스. 당신은 매우 특별한 의미에서 참석했다고요.”
“Si.”
“그게 뭐죠?”
현재 촬영 팀이 두 개로 나뉘어 발롱도르 수상식에 참여한 건, 이것이 특별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었다.
김다온 개인에게도 그렇지만, 오늘은 맨체스터 시티 클럽 역사상 최초로 시티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선수가 발롱도르를 수상하는 날이었다.
심지어 포디움에 들어간 선수도 전혀 배출하지 못했던 맨시티였기에, 많은 비중을 둘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호베르투 카를루스의 말을 기다리던 마누엘 후에르가는, 잠시 뒤 들려온 말에 적잖은 놀라움을 느낀다.
“저 친구가 저를 자랑스럽게 해 줬거든요.”
“자랑스럽게요?”
“네. 사이드백이 축구에서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를 세상 모두에게 말해 주고 있습니다. 파올로의 말을 가로채긴 싫지만, 이 사람도 실은 같은 이유에서 여기에 있는 거예요. 아무튼, 저는 이 말을 꼭 해 주고 싶었습니다. 다온. 너는 자격이 있어. 같은 수비수로서 무척 자랑스럽고, 자네가 만들어 준 새로운 시각이 축구의 저변을 넓혀 주었다고 생각해. 다시 한번 축하하고, 거기에서 멈추지 않기를 바라. 넌 여전히 23살이잖아.”
호베르투 카를루스에 이어, 파올로 말디니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선배 수비수로서 바라본 김다온의 모습과 그가 만들어 내는 모든 것들이 특별하다고 말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아이디어가 퍼뜩 떠오른 마누엘 후에르가가 뭔가를 열심히 메모하기 시작했다.
최근 며칠, 마누엘 후에르가는 김다온이 이뤄 낸 엄청난 업적 한 가지를 두고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을 이어 가고 있었다.
한데 지금 이야기를 듣고 나니, 복잡했던 생각이 한꺼번에 정리되어 가는 것을 느꼈다.
‘좋아서. 바로 이거야.’
공식적인 행사가 끝나고 1:1 인터뷰를 위해 자리를 옮기는 김다온을 바라보며, 마누엘 후에르가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고 있었다.
***
[2년 연속 발롱도르, 김다온. “무척 기쁘지만, 아직 메시와 호날두를 뛰어넘지는 못했다.” – 인터풋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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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김다온, 라이벌을 말하다. – OSEM]? 김다온, “경쟁자들이 없다면, 절대 이런 일들을 해낼 수 없었을 거다. 메시는 언제나 나의 우상이었고, 네이마르는 피치에서 경쟁하는 좋은 친구다. 작년과 올해는 내가 운이 좀 더 좋았을 뿐이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 경쟁을 이어 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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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롱도르 수상의 숨은 이유를 가족이라고 말한 김다온. “아내와 가족이야말로, 진짜 발롱도르.”- 풋볼베스트일레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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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롱도르 시상식에서도 주목한 김다온의 연속 경기 공격포인트 ? 스포츠뉴스24]? 김다온, “좋은 팀 메이트들이 있어 가능했던 일이다. 당연히 계속해서 기록을 이어 나가고 싶다. 연승과 공격포인트 둘 다 포기하고 싶지 않다. 물론 둘 중 하나를 택하라면 연승이다. 공격포인트야 끊겨도 상관없지만, 연승이 끊긴다면 무척 슬플 것 같다. (어디까지 갈 것 같나?) 글쎄. 한 가지 분명한 건 우리가 리그에서 15연승을 기록 중이란 사실이고, 모두가 그보다 더 많은 것을 원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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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teen and More ? BBC]***
※ 2017 발롱도르 순위
1. 김다온(대한민국/맨시티) : 1,067점
2.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바르셀로나) : 360점
3.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레알) : 298점
4. 네이마르(브라질/PSG) : 245점
5. 잔루이지 부폰(이탈리아/유벤투스) : 201점
6. 앙투안 그리즈만(프랑스/아틀레티코) : 83점
7. 루카 모드리치(크로아티아/레알) : 67점
8. 베르나르두 실바(포르투갈/맨시티) : 51점
9. 킬리안 음바페(프랑스/AS 모나코) : 45점
10.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폴란드/뮌헨) : 35점
***
작가의 말 ? 2017/18 시즌은 맨시티가 지나치게 독주하는 그림이었고, 그걸 더 압도적으로 풀어 나가는 건 밋밋하다 싶어 다큐멘터리 시점을 넣기로 했습니다.
다음 화부터, 챔피언스리그 4강전까지는 다큐멘터리 시점으로 진행되는 외전 형식이 이어집니다.
다큐멘터리 시작 시점인 프리시즌부터 중간중간 비워 두었던 내용이 채워집니다. 진행 속도는 기존보다 훨씬 더 빠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