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844)
Sp1. Win or Nothing
그것은 거대한 감정이다.
환희이기도 했고, 눈물이기도 했으며, 누군가의 삶을 선한 방향으로 이끌어 갈 거대한 흐름이었다.
축구.
이를 주제로 한 남자가 텅 비어 있는 에티하드 스타디움의 한가운데로 걸어가 놓여 있는 하늘색 의자에 앉는다. 그리고 그런 그를 하늘에 뜬 드론이 촬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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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X월 X일. 맨체스터 M11 3FF, 잉글랜드. 애쉬튼 뉴 로드. 에티하드 스타디움.
잠시 시간이 지나, 남성의 주변으로 사람들이 하나둘 등장하기 시작한다.
가장 먼저 다가간 갈색 머리의 사내는 의자에 앉았다가 일어선 이와 무척 가까운 사이처럼 보인다. 둘은 서로 푸근한 미소를 지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러는 사이 한쪽에 촬영 장비가 차려지고, 얼마의 시간이 더 지났을 때 세월을 드러내는 잿빛 머리카락을 가진 이가 검은색 뿔테 안경을 고쳐 쓰며 주변에 준비가 되었는지를 묻는다.
약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말에, 살짝 불만을 느낀 잿빛 머리카락의 이가 튼튼해 보이는 목제 의자에 앉으며 다시 혼자가 된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러곤 이내 보기 드문 푸근한 미소를 지어 보이면서, 조금 떨어진 곳의 남자를 조용히 쳐다보았다.
“감독님?”
“응?”
“완벽해요. 준비가 끝났어요.”
“멋지군. 좋아. 시작하지.”
“네.”
치-익.
무전을 통해 전달된 메시지가 하늘색 의자에 앉은 남성에게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던 한 여성에게 전달된다.
고개를 끄덕인 여인이 바로 곁의 카메라맨에게 신호를 주었고, 마지막으로 렌즈 속의 모습을 확인한 그는 왼손을 살짝 들어 올리며 촬영 시작의 카운트다운을 알렸다.
넷.
셋.
둘.
그리고 하나.
카메라맨의 손가락이 모두 접히고, 적절한 간격을 두고 여성이 앉은 남성에게 질문을 던진다.
“시즌은 어땠나요?”
질문이 끝난 순간,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적막이 찾아들었다. 하늘색 의자에 앉은 남성은 희미한 미소를 띤 채,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는 듯했다.
몇 초가 그렇게 지나가고, 살짝 숨을 들이마신 남성의 입에서 이런 말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Wondrous(경이로웠죠).”
푸르른 하늘 위, 에티하드 항공의 비행기 한 대가 긴 여정을 떠나고 있다.
***
나레이션 : 맨체스터 시티의 감독 펩 과르디올라는 전 세계에서 승리하는 방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남자일 것이다. 선수로서도 또 감독으로서도, 그는 여러 차례 세계 정상에 올랐다. 특히, 바이에른 뮌헨에서의 3년은 굉장했다.
@@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의 응원
바이에른 뮌헨의 팬들 : 우린 펩을 가졌다네! 우리가 펩 과르디올라를 가졌어! 그는 전 세계 최고의 감독이야! 그가 은퇴할 때쯤이면, 분명 알렉스 퍼거슨보다도 더 위대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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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Pep Ball. 사람들은 그의 아름다운 축구를 이와 같은 애칭으로 부른다. 하지만, 현재 과르디올라는 프리미어리그에 있다. 선수로서도 또 감독으로서도, 과르디올라에게는 최초의 경험이다.
@@ 인터뷰
치키 베히리스타인(맨체스터 시티의 스포르팅 디렉터) : 그는 언제나 프리미어리그를 원했습니다. 오래전부터 제게 그런 말을 해 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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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프리미어리그. 전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리그이며, 아마도 전 세계에서 가장 폭력적인 리그일 것이다. 높은 수준을 자랑하지만, 잔인하기 짝이 없다. 과연 펩 과르디올라의 축구가 이곳에서도 통할 수 있을까?
@@ 인터뷰
칼둔 알 무바라크(맨체스터 시티의 회장) : 우리에겐 확신이 있었습니다. 펩 과르디올라의 축구가 이곳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말이죠. 그는 이곳에 오기 전에 앞서, 스페인과 독일이라는 서로 다른 두 개의 리그에서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넷. 6년 동안 무려 네 개의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거머쥐었죠. 그러니, 이곳에서도 못 할 것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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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하지만, 펩 과르디올라의 맨체스터 시티 생활은 생각만큼 잘 풀려 나가진 않았다.
@@ 중계방송
알란 패리 : 4:0! 에버튼이 맨체스터 시티를 구디슨 파크에서 완전히 압도하고 있습니다!
마틴 타일러 : 산체에에에에스!! 2:1!! 앞서 나가는 아스널!! 이 득점은 치명적입니다!! 연장전 실점을 허락하는 맨체스터 시티! 아스널이 FA컵 결승 진출에 한발 다가섭니다!
이안 다크 : 경기 끝납니다! 맨체스터 시티의 챔피언스리그 여정은 16강전에서 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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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맨체스터 시티에서 가진 펩 과르디올라의 첫 번째 도전. No Trophy. 이는 그가 감독이 된 후 첫 번째다.
@@ 인터뷰
치키 베히리스타인 : 펩의 잘못이 아닙니다. 애초부터 우리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죠. 스쿼드는 노쇠했고, 균형은 무너져 있었습니다. FC 바르셀로나처럼 리오넬 메시 같은 선수가 있지도 않고, 바이에른 뮌헨처럼 이미 최고의 전력을 갖춘 상태도 아니었습니다. 말 그대로 도전이었죠. 첫 번째 시즌은 단지 팀을 알아 가는 과정일 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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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결국 무관으로 끝나 버린 시즌이었음에도, 맨체스터 시티와 펩 과르디올라는 실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3개월 뒤 시작될 시즌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왜냐하면 시즌이 끝나고 얼마 뒤, 맨체스터 시티에 합류할 한 남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다온.
@@ 중계방송
에네코 산도발 : 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올- 골,골,골,골,골,골,골,골,골,골,골,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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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2016년 발롱도르에 빛나는 이 대한민국의 풀백은 현시점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 중 하나이자, 아마도 앞으로 10년 동안 정상에 서 있을 남자일 것이다. 그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리그, 챔피언스리그, 컵. 이 세 개 대회의 트로피를 안기며, 서로 다른 두 개의 리그에서 연속으로 트레블을 성공하는 진기록을 만들어 냈다.
@@ 인터뷰
인터뷰어 : 다온과 다시 함께하게 되었을 때의 기분이 어땠죠?
펩 과르디올라 : Very Good.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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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이것은 펩 과르디올라와 김다온이라는 두 남자가 맨체스터 시티에서 9개월간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스리그, 그리고 두 개의 국내 컵 대회에서 총 63경기를 치르는 여정을 담은 하나의 드라마. 그리고 평범한 이들의 이야기이다.
***
2017년 6월 7일. 맨체스터 M90 1QX, 잉글랜드. 링 웨이. 맨체스터 국제공항.
잉글랜드는 100년 넘게 축구의 종주국임을 자부해 왔다. 이들에게 축구는 단순한 스포츠 이상이며, 그들이 태어난 순간부터 죽는 순간까지 평생 곁에서 함께하는 동반자다.
특히 맨체스터라는 도시에서, 축구는 종교와도 같다.
{“KING IS HERE!! HERE MANCHESTER!!”}
“이런 장면을 본 적이 있나요?”
“아뇨. 전혀요.”
치키 베헤리스타인이 감격적이라는 표정으로, 공항 건물 밖에서 노래하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현재 이곳으로 온 맨체스터 시티의 관계자 중 다수가, 블라인드를 살짝 걷어 자신의 휴대전화로 바깥의 풍경을 영상으로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인터뷰를 시작해야 할 시간이 가까이 다가왔다는 사실에, 베히리스타인은 조금 아쉬워하며 한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딸깍-
따로 마련된 조용한 공간 안에, 치키 베헤리스타인이 아직은 낯선 한 여성을 마주 본다.
“그럼, 시작할까요?”
“네. 지금 기분이 어떠세요?”
“음, 무척 고무적입니다.”
오늘은 김다온이 형식적인 입단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맨체스터를 찾는 날이다. 그리고 이 순간을 손꼽아 기다려온 맨체스터 시티는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를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그의 영입이 가지는 의미는요?”
“우승. 리그뿐만이 아니라, 챔피언스리그와 우리가 참여하는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현재, 그보다 팀을 성장시키고 팀에 승리를 가져다주는 축구 선수는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맨체스터 시티는 바이에른 뮌헨과의 계약이 1년 반밖에 남지 않은 김다온으로 영입하기 위해, 1억 2,500만 유로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지출하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일어나지 않을 일이다.
그러나.
“그는 그럴 만한 값어치가 있습니다.”
맨체스터 시티의 스포르팅 디렉터는 클럽이 오히려 저렴하게 그를 데려온 것이라 말하고 있다.
“다온은 클럽과 도시에 빛을 안겨다 줄 겁니다. 그것도 한두 해가 아니라, 굉장히 긴 시간 동안을요. 그걸 생각하면 1억 2,500만 유로는 값싼 지출이죠.”
“……인터뷰 감사드려요.”
“천만에요.”
치키 베히리스타인이 인터뷰 장소를 떠나고, 자리에 남은 여성 인터뷰어와 카메라맨이 서로 대화를 주고받는다.
“맹신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아?”
“다온이잖아. 그의 커리어를 좀 보라고.”
“나도 그건 알아. 하지만, 축구가 단 한 명으로 완전히 달라지는 스포츠는 아니지 않아? 메시나 호날두도 있긴 하지만, 둘은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고 있어.”
“요점이 뭐야?”
“맨체스터 시티는 그런 클럽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약하다는 거지. 아무리 전력보강을 하고 아무리 다온이 대단하다고 해도, 난 그들이 바라는 만큼의 성공을 거둘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아. 그냥, 좋은 영상만 제공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야.”
“두고 봐야지.”
“응. 그 말이 맞아.”
정리를 시작하는 두 사람의 귓가에, 한참 전에 시작되었던 노랫소리가 다시 들려오기 시작한다.
{“KING! KING!! KING IS HERE!!”}
‘왕이라니. 웃기지도 않아.’
여성 인터뷰어는 아직 프리미어리그에서 뛰지도 않은 김다온의 별명이 왕(KING)이라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
@@ 인터뷰
펩 과르디올라 : 프리미어리그에 속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망설이지 말고 그것을 붙잡아야 합니다. 쇼비즈니스나 이미지라는 측면에서 굉장히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죠. 여긴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리그입니다. 이곳에서 성공한다면, 그건 곧 축구계의 가장 큰 시장에서 성공했다는 뜻이 됩니다. 돈, 명예.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거머쥐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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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펩 과르디올라의 부임 첫해. 많은 이들이 스페인과 독일에서 보여 준 과르디올라의 축구가 잉글랜드에서도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를 불안해했다. 사람들은 과르디올라의 축구가 아름답지만, 프리미어리그의 거친 플레이가 그 아름다움을 더럽힐 것이라고 말했다.
@@ 인터뷰
인터뷰어 : 첫 시즌은 어땠죠?
펩 과르디올라 : 끔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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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펩 과르디올라에 있어, 2017년은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가장 힘든 시기였다. 그는 승리 후에도 웃지 않았고, 때때로 자신에게 주어지는 압박감에 완전히 잠식된 사람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코치와 선수들은 과르디올라의 축구가 대단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 인터뷰
미켈 아르테타 : 감독님보다 더 열심일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심지어 대단하기까지 하죠. 그분의 열정과 철학은 놀라울 정도입니다. 곁에 있으면, 절로 불이 붙게 되죠.
케빈 더브라위너 : 늘 새로운 것을 가르쳐 줍니다. 축구를 바라보는 시각을 완전히 바꿔 놓죠. 그분의 말을 듣고 있으면, 전혀 다른 세상에서 축구를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다비드 실바 : 경기를 준비할 때 했던 이야기들이, 피치 위에서 실제로 일어납니다. 경기가 있는 날마다, 그런 마법을 매번 경험하게 되죠. 그게 몇 번 반복이 되면…… 감독님이 이야기를 시작했을 때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어 : 펩 과르디올라의 축구가 어렵나요?
케빈 더브라위너/다비드 실바 : 하하하.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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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펩 과르디올라는 오만과 자만심이 2016/17 시즌 실패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것은 무척 겸손한 표현이다. 많은 전문가가, 지난 시즌 맨체스터 시티에는 과르디올라의 축구를 완벽히 소화해 줄 선수가 없었다는 데 입을 모은다.
@@ 인터뷰
로빈 코웬(BBC) : 펩 과르디올라의 축구는 단 한 순간도 흥미를 잃어버린 적이 없습니다.
앤디 그레이(Talksport) : 지금까지 과르디올라가 이끌었던 클럽에는 늘 전술적 천재들이 있었죠. 바르셀로나 시절에는 이니에스타, 부스케츠, 차비와 같은 남자들이 있었고, 뮌헨의 다온이나 필리프 람 같은 남자들이요.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에는 그와 같은 선수들이 없습니다.
존 챔피언(BT Sport) : 어쩌면 다비드 실바를 천재로 묘사할 수는 있겠죠. 하지만 그는 너무 오래 다른 축구를 해 왔습니다. 케빈 더브라위너는 아직 더 배워야 하는 선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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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다온의 합류는 그래서 더욱 펩 과르디올라에게 특별할 수밖에 없다. 누구보다 과르디올라의 축구를 잘 이해하며, 과르디올라의 상상력을 그라운드 위에서 실현해 줄 유일한 선수로 평가받는다. 그런 그가 훈련 첫 번째 날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에게 보여 준 것들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적으로 다가섰다.
***
2017년 7월 1일. 맨체스터 M11 3FF,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더 퍼스티 팀 피치.
축구 클럽의 훈련 모습은 각양각색이지만, 펩 과르디올라가 이끄는 팀에서는 늘 감독이 가장 크고 가장 많은 말을 하는 사람이 되어야 했다.
“계속해서 패스해!!”
팡-
팡-
“패스가 너희들에게 진실을 말해 줄 거다!! 2초!! 2초 이상 볼을 가지고 있으려고 하지 마!! 적은 굶주려 있다!! 그리고 볼은 그들의 먹잇감이야!!”
클럽 역사상 처음으로 훈련 첫 번째 날 2시간 일찍 출근한 김다온으로 인해, 졸지에 게으름뱅이가 되어 버린 시티의 선수들은 어느 때보다 열심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들은 2016 발롱도르 수상자가, 1군 무대 데뷔를 기다리는 유망주보다 더 열심이라는 게 살짝 부담스러웠다.
“Stop! Stop!!”
훈련을 멈춘 펩 과르디올라가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는 동안, 부지런히 시선을 움직이고 있는 김다온은 어디가 어떻게 수정되어야 하는지를 계속해서 생각했다.
피치 위의 선수 중 약 80%가 실수하고 있다는 펩 과르디올라의 목소리가 끝난 후 다시 훈련이 이어지지만, 10초도 채 되지 않아 다시 모든 것은 멈춰 버린다.
“STOP!!!”
벌써 1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들은 과르디올라의 축구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지 못했다.
그나마 반복적인 훈련으로 흉내는 낼 수 있었지만, 김다온처럼 완벽히 소화해 내는 일은 불가능하다.
촤라락-!
“Very Good! 바로 그거다!”
99%의 축구 선수들은 패스가 몇 초 빠르게 혹은 늦게 보내어지면서 바뀌는 결과를 상상할 수 없다.
하지만 현역 시절 펩 과르디올라는 그런 것들을 보아 왔고, 감독이 된 이후에는 미세한 타이밍 차이에 따라 발생하게 될 경우의 수를 모두 예측할 수 있게 됐다.
유일한 문제라면 훈련이 아닌 실전에서는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을 선수들에게 말해 줄 수 없다는 점이었다.
바로 그것 때문에, 지난 시즌 과르디올라가 애를 먹은 것이다. 그가 머릿속으로 떠올리고 있는 플레이를 재현할 한 명이 없어, 원하는 수준의 축구를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오늘.
“Stop!!”
훈련을 멈추고 설명을 이어 가는 일은 언제나처럼 계속되고 있었지만, 과르디올라의 의지를 발현해 줄 김다온으로 인해 제대로 된 플레이가 훈련 첫날부터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 중, 눈치가 빠른 두 사람이 이를 바로 따라 하기 시작했다.
페르난지뉴와 다비드 실바가 김다온과 함께. 혹은 때때로 상대 팀이 되어, 김다온의 플레이로부터 얻은 힌트를 바탕으로 과르디올라가 요구하는 패스를 가져간 것이다.
대중에게도 잘 알려진 ‘펩 모드(Pep Mode)’에서 잘 드러나듯, 과르디올라는 자신의 넘치는 생각과 번뜩이는 기지를 단어와 문장으로 충분히 설명하고 있지 못했다.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들에게도, 김다온의 합류는 펩 과르디올라의 축구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STOP!!”
“?”
“응?”
플레이가 물 흐르듯 흘러간다 싶을 때, 펩 과르디올라가 갑자기 훈련을 멈췄다. 이어지는 침묵 속, 몇몇 선수들은 자기 자신 혹은 주변을 둘러보며 실수를 한 사람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바로 그때.
“바로 그거다.”
“?!”
고개를 끄덕인 펩 과르디올라가 조금 전의 플레이를 그대로 설명하며, 훈련 첫 번째 날부터 그 정도의 성과를 보여 준 것은 대단하다며 칭찬을 이어 나갔다.
그 모습에, 어떤 이들은 생각한다.
‘우리가 작년에 언제 처음으로 칭찬을 받았었지?’
경기에서 승리한 다음에는 몰라도, 훈련장 안에서 칭찬을 들었던 횟수는 손에 꼽을 만한 수준이라고 생각한 케빈 더브라위너가 근처에 있는 김다온을 슬쩍 쳐다본다.
‘도대체 뭐가 다르다는 거야?’
아직 의문이 가득한 벨기에의 미드필드가 살짝 짜증 난 표정이 되어 그라운드에 침을 내뱉는다.
“퉤-!”
맨체스터 시티의 첫 번째 훈련.
이곳엔 긍정적인 것도.
아직 해결되지 않는 문제도 남아 있다.
***
@@ 인터뷰
인터뷰어 : 다온의 훈련 첫인상은 어땠죠?
케빈 더브라위너 : 좋지만은 않았죠. 하하하하. 그를 이미 분데스리가에서 보았지만, 함께 뛰어 본 건 처음이었죠. 조금 나선다는 생각이 들었고, 자신이 옳다는 듯이 행동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저는 여긴 프리미어리그이고, 다른 리그에서처럼 생각할 시간이 길지 않을 거라고 했죠. 뭐, 결과적으로는…… 제가 제 무덤을 판 꼴이 되었지만요. 하하. 그는 정말이지…….
***